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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아이와 함께, 유럽 - 초6에게 맞히는 사춘기 예방주사
김춘희 지음 / 더블:엔 / 2014년 8월
평점 :
대한민국이라는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 살면서 유럽 여행을 꿈꿔보지 않은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여전히 꿈으로만 간직하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꿈을 이루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 저자는 프랑스 니스의 여름 해변 사진을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처음 이후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어느 날 열세 살 아이를 위한 사춘기 예방주사라는 명목하에 그 꿈을 이뤘다. 낙엽이 지는 늦가을의 영국을 시작으로 뾰족지붕 마을 네덜란드, 달콤한 초콜릿의 나라 벨기에를 거쳐, 찰랑찰랑 세느강과 블링블링 에펠탑이 있는 프랑스까지, 엄마와 두 아이의 좌충우돌 유럽 여행기가 기대된다.
여행은 떠나기 전 여행을 준비할때 더 흥분되고 즐겁다고 했던가. 무려 30박 31일이라는 긴 여정을 무사히 다녀오기 위해 준비를 철저히 해야함은 당연하겠다. 배낭 메고 혼자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든든한 아빠없이 아이들하고만 떠나는 여행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숙박부터 교통, 박물관, 미술관 등 투어 예약 서류만 파일철에 정리해 놓은 것이 한가득. 이 엄마 은근 꼼꼼하다. 짐을 꾸리는 과정에서 양말 한켤레를 두고 넣어야 될까 말아야 될까를 고민할때는 '풋~'하고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 든 생각은 나중에 나도 아이와 유럽 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도움이 많이 되겠구나 싶었다. 여행 준비를 어떻게 하고 유럽에서의 생활, 아이와 함께 가보면 좋을 명소나 맛집 등을 소개 하는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두 아이의 엄마가 아이들과 유럽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위트있고 재치있고 엮어낸 엄마의 유럽 여행 일기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잼있게 읽을 수 있었던것 같다. 나도 아이가 있는 아빠로서 정말 공감이 되고 어느 장면에서 같이 웃고 같이 울먹였다.
지금보다 젊었던 대학시절 유럽여행을 꿈꾸면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은 바로 이탈리아다. 로마 고대역사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가보고 싶었던 곳인것 같다. 특히,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엔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다행히 결혼 후 신혼여행으로 꿈에 그리던 이탈리아에 갈 수 있었는데 홍콩을 경유해서 무려 18시간의 긴 비행에도 불구하고 로마에 도착해 저 멀리 콜로세움을 보았을 때의 감격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이탈리아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한가지 굳은 결심은 했는데 그건 나중에 아이를 낳고 아내와 아이와 셋이서 함께 꼭 다시 와야겠다는 결심이었다. 트레비 분수에는 전해져오는 유명한 전설이 있다. 그곳에 동전을 던지면서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루어 진다는 전설 말이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 진다고 했던가. 그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
아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은 어쩌면, 아니 당연히 혼자 떠나는 여행보다 배로 어렵고 고단할 것이다. 특히, 말이 잘 통하지 않는 해외 여행이라면 더 말해 무엇하랴. 여행에 필요한 것은 시간, 돈, 용기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여행을 떠날 '용기'가 아닐까 싶다. 지금도 가장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어리고 젋을 때 배낭여행을 가보지 못한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후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보다 더 큰 꿈이 생겼기 때문이다. 바로 사랑하는 내 아이와 함께 떠나는 가족여행이라는 꿈 말이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오던 엄마와 두 아이의 겁없는 유럽 여행기를 읽으면서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얻은것 같다. 소중한 아이들과 멋진 해외여행을 꿈꾸고 있지만 용기가 없어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