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비슷한 제목의 '이웃집 살인마'라는 책은,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살인이 사실은 생면부지의 타인이 아닌 근처에 있는 이에 의해 이뤄진다는 내용의 진화심리학 책이었다. 살인자는 응당 공감결여자이거나, 타고난 포악성을 가진 사람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충격적이면서도 충분히 납득이 갈만한 내용이었다. 이 책은 비슷하게 우리 주변인에 의해 벌어지는 폭력이나 살인, 범죄의 원인을 범죄심리학으로 설명해준다. 중요한 것은 왜 그 사람의 위험성을 느꼈으면서도 이를 벗어나지 못하느냐는 것에 대한 설명이다. 흥미로운 책이다.
벌이 사라진다면 인류도 멸망한다는 이야기는 이제 더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진다면 인류는 4년 안에 멸망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벌은 태생적으로 면역이 약해서 지금의 환경이라면 가까운 미래에 사라질 수도 있다. 이 책은 1988년 흔한 벌이던 짧은털뒤영벌이 사라진 후 이를 복원하기 위한 전체의 과정을 담은 책이다. 뒤영벌이 인간에게 주는 이로운 면 때문이 아니라, 사라지거나 멸종의 위기에 놓인 생명체를 복원해 낸다는 것은 인류가 발전시킨 과학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고자 한다면 누구에게나 허용되고, 모두에게 개방되었던 사건들에 대해서는 답을 찾기 힘들 것이다. 대신 억압되거나, 은밀히 행해지면서도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포르로그래피'라면 어떨까. 항상 금기의 대상이 되었고, 교양있는 이들에게 멸시화 배척이 당연한 것처럼 보였던 이 역사는 인류의 본심을 담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포르노그래피의 정치적, 문화적 의미 뿐만 아니라 철학적, 형식적 특성 등을 다루는 논문을 10개 모았다. 포르노그래피가 연결하고 있는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의미를 돌아보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사기에서 가장 기억에 나는 인물을 꼽으라면 한 명은 '한신'이고 한 명은 저자인 '태사공'을 고를 것이다. 그들의 삶이 감동과 임팩트를 주는 이유는 하나, 바로 굴욕의 순간을 견디고, '완성'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것은 사기의 큰 맥락과도 상통하는데, 사마천은 이를 '천도시야비야'라며 선한 이는 일찍 죽고, 잔인하고 남을 괴롭히는 이는 어찌 오래살 수 있냐며 하늘을 원망했다. 그가 만약 순간의 굴욕을 견디지 못했다면 '사기'는 이 세상에 없는 책이었다는 사실에 나는 종종 가슴을 쓸어내린다. 사기 전문가 김영수 교수가 이번에는 사기에 대한 모든 것이라는 야심찬 제목으로 본격적으로 사기 이야기를 풀어 낸다. 사마천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 있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내용이 실렸을 지 궁금한 책이다.
누군가가 강력하게 나와 다른 의견을 주장하는데, 그룹에 속한 대다수 사람들이 그 의견을 지지하는 것 같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경우 침묵한다. 이는 책의 서문처럼 사람들이 '실수보다 고립'을 더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 이는 독일의 사회과학자 노엘레 노이만의 '침묵의 나선 이론의 내용이다. 그 그룹에 속하지 않은 이들에게 그것은 이해할 수 없는 비겁한 행동처럼 보이지만 우리 대부분은 '상황'의 힘에 지배된다. 상황의 힘은 스탠리 밀그램의 '권위에의 복종'에서도 그 내용을 익히 본 바 있다. 밀그램은 실제 침묵의 나선 이론을 실험해 프랑스 국민과 노르웨이 국민의 60%, 80%가 다수의 견해에 동조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