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개봉한 지 2년이상 지났고, 입수한 지도 1년이상 지난 패트레이버 극장판3 - 폐기물13호를 이제야 보았다. 제작발표가 있고나서 완성까지 몇년걸린 작품이더라. 그 사이, 제작사인 매드하우스를 통해 내 손에까지 흘러들어왔던 콘티 복사본. 아, 이런 내용이로군. 그다지 새롭지는 않네.특차2과 제2소대는 거의 나오지 않잖아. 무겁겠군.나중에 보지...? 그러다 1년이 훌쩍 흘러버렸다.
패트레이버 시리즈는 만화단행본도, TV시리즈도, OVA시리즈도, 극장판도 전부 최고로 꼽기에 주저하지 않는 작품. 특차2과 제2소대 멤버들의 개성이 넘치는 생활 묘사, 샤프트사와 벌이는 긴박한 대결, 잔뜩 내리깐 목소리로 심각한 대사들을 읊어대는 것까지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었다. 특히 극장판들은 카와이 켄지의 음악이 크게 울리기 시작하면서 엔딩크레딧이 오를 때마다, 한마디로 뭐라 말할 수 없는 느낌을 내게 안겨주곤 했었다.
극장판3편-폐기물13호. 중반부까진 따분한 편이었다. 모든 것이 지나치게 정적이고, 폐기물13호의 디자인도 외소하고 진부해보였다. 몇번씩이나 [일시중지/재생]버튼을 눌러야했다. 하지만,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월광]과 빗소리를 BGM으로 관계자들(특차2과 멤버들도 등장시간은 짧지만 한몫했다)이 동경만에 조성된 인공섬 위에 세워진 스타디움으로 모여들면서부터, 익숙한 감각이 다시 찾아왔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며 BGM이 볼륨을 올리는 순간, 또한번 복잡한 감정이 섞인 한숨을 내쉬어야했다. 극장에서 봤으면 더 좋았을 걸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