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6일 오후 7시 40분 인천발 아시아나 비행기.
근무를 일찍 파하고, 서둘러 집에 가서 어젯밤 자정이 넘도록 챙겨둔 트렁크를 들고 작은 배낭을 매고 버스터미널로 갔다. 앗! 콜택시까지 타고 왔는데, 설 연휴 전이라 그런지 차가 조금 막혀서 눈 앞에서 공항행 버스를 놓쳤다. 다행히 다음 버스는 김포공항 안들르는 인천공항 직행. 하행선은 벌써부터 버스가 막혀서 정시대로 출발 못한다고 안내방송 나오는데, 상행선은 문제 없나보다. 그래도 국도는 좀 막혔지만, 일단 오산 인터체인지에서 고속도로를 타자 그 다음부터는 쌩쌩 달려 계획대로 5시쯤에 인천공항 도착.
연휴 전이라 공항 붐빌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네? 3시반까지 회사에 잡혀있던 친구도 곧 도착. 순조롭게 탑승수속을 하고, 이코노미 클래스 맨 앞자리로 배정받았다. Lucky!
그래도 연휴라, 공항은 점점 붐비기 시작. 항공기 출발 안내 게시판을 보니까, 같은 시간대에 여기저기로 출발하는 비행기들이 가득 몰려있다. 결국 예정시간을 30분 넘겨서야 탑승.
비행기 좌석에 앉아서.
All About 앙코르 유적. 처음에 숙박이나 식사 등 여행계획 세울 때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유적지 보면서 참고하기에는 참 좋았어요. 그 밑에 A4종이가 일단 짜본 일정표. 가서 다녀보면서 계속 수정.
짜잔! 기내식입니다. 그 날 아침부터 정신없어서 거의 못 먹었었기 때문에 따끈한 쌀밥과 생선튀김과 야채에 소소를 얹은 저 식사는 꿀맛이었죠. 생선과 소고기 중 선택 가능했습니다. 음료수는 그냥 물과 홍차, 주스만 마셨구요.
기내상영영화프로그램을 보니, 출국편은 '어느 좋은 날', 귀국편은 '프레스티지'. 야아~ 둘다 보고 싶었지만 놓친 영화들인데!!! 그런데, 비행기가 워낙 작나보니 천장에서 손바닥만한 모니터가 내려와서 상영해주다 보니까 이거 창가 자리는 영 안보이더라구요. 결국 포기하고 창밖으로 별 보고, 남중국 해안가의 화려한 불빛들을 보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전신의 피가 밑으로 쏠리는 느낌에 퍼뜩 눈을 떴더니, 착륙을 얼마 앞두고 음료수 서비스를 하고 있더라구요.
이게 우리가 탄 에어버스. 제주도 가는 비행기보다 작은 거 같습니다. 통로를 사이에 두고 좌석이 좌우로 3개씩. 일찍 탑승수속 안하면 통로를 사이에 두고 일행이 갈리는 경우가..들었던 대로 비행기는 바로 시엠리업 공항 청사 코 앞에서 멈추고 승객들은 내려서 바로 공항 청사로 들어가는 방식.
새로 지은 아담하고 깔끔한 공항청사. 후끈한 공기. 열대식물의 냄새.
반코트는 일찌감치 인천공항에서 트렁크에 접어넣어 부쳤고, 긴팔 티셔츠에 조끼, 청바지 차림으로 걸어가는데 약간 찜찔방에 들어간 느낌이었습니다.
청사 안에 들어가자마자, 각 관광사 표지판을 들고 몰려있는 한무리의 와이셔츠와 넥타이 부대들. 잉? 그들이 바로 출입국 관리소 공무원들이 아니었겠습니까.. 미리 인터넷을 통한 비자도 받아가고, 일착으로 청사에 입장했겄만, 결국 단체관광객들 다 내보내고, 그것도 현지 교민인듯한 분이 계속 기다리고 있는 우리를 위해서 직원에게 한번 큰소리 쳐주시고나서야 겨우 입국수속을 해줬습니다. 그래봤자 비행기 내리고 20분밖에 안기다렸지만, 이건 시간의 문제가 아님...
그리고 호텔 밖으로 나오니 현지시간 밤 11시반. 그 시간에 도착한 비행기가 아시아나 하나고, 대부분이 단체팀이니 그들은 이미 대기하던 버스에...호객행위를 하던 몇몇 택시 기사들을 지나쳐서 나오려니 컴컴... 택시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택시라고 해도 번호판도 없는 불법 승용차 영업. 시엠립에서 정식 택시 표시판 달린 차 못봤습니다. 호텔로 가는 도중 어디서 왔냐, 얼마나 있을 거냐, 앞으로 어떻게 다닐거냐...뻔한 얘기 하다가, 하루에 기본 25불이라길래 주워들은 정보랑 같아서 일단 내일 아침에 호텔로 와달라고 했습니다. 아침 8시에 오겠다길래, 안된다고! 우리는 공항 오기 전까지 일했고, 이 여행 오느라 친구는 요즘 계속 야근까지 해서 내일은 늦잠 좀 자야겠다고 10시까지 오라고 했습니다.
자정무렵 도착한 앙코르 호텔은 처음에는 약간 실망했지만, 그 밤중이라 당직 직원 혼자 프론트를 지키고 있어서 그랬겠죠. 다음날 아침에 보니 꽤 좋았습니다.
호텔 홈 페이지는 http://www.angkor-hotel-cambodia.com
www.asiahotels.com에서 스탠더드 트윈룸을 1박 45불에 예약했습니다.
다 좋은데 방에 전기 모기향, 전기 포트, 물컵이 없는 게 아쉬웠습니다.
방에서 과일을 먹었더니 모기가 많아진 거 같아서, 모기향 좀 줄 수 없냐고 전화했더니 에프킬러를 든 직원이 나타나서 에프킬러를 뿌려주고 갔습니다...우리나라 전기제품 사용가능하니, 집에서 전자모기향을 하나 챙겨가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에프킬러 뿌린 다음에는 모기가 안 물었구, 우리나라 모기처럼 물은 자리가 퉁퉁 불고 정신없이 가렵지는 않아서 다행이어요.
참, 컵라면 먹으려고 룸서비스로 뜨거운 물 시켰더니, 그냥 녹차 마시기에 좋을만한 온도의 몰 한 주전자가 왔는데, 그게 2달러였습니다. 전기포트를 가지고 다닐 수도 없고 참...디럭스 룸에는 전기 포트가 있답니다만, 그것 때문에 디럭스룸에서 묶을 수는 없죠. 그냥 컵라면 며칠 안먹고 말지요.
그리고 냉장고 옆에 유리로 만든 주스잔이 딱 하나 있어서 거기다 차를 타서 돌려 마셔야했습니다. 잔 받침은 있던 걸로 봐서, 아마 주스잔이 더 있었던 같은데 깨진 걸 보충 안해놓은 거 같습니다.
그 외에는 헤어드라이어도 있고, 목욕 가운도 있고, 수건도 충분하고, 각종 목욕 용품도 있고, 물 잘 나오고 에어컨 잘 나오고...좋았습니다. 나중에 보니, 건물과 건물 사이에 위치해서 전망이 아예 없는 뒷쪽 방도 있던데, 저희는 작으나마 정원에 면한 방이어서 환하고 좋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