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간만에 점심을 먹고 산책을 했다. 그래도 작년까지는 밥먹고, 회사뒤편의 정동길을 걷곤 했었는데, 요즘은 점심시간에 요가 배운다고 계속 산책을 못했었다. 그러다, 오늘 간만에 산책을 할 수 있었다.(어제 넘 심하게 넘어져 오늘은 요가를 할수가 없었다ㅡㅡ;) 정말 날씨가 '꺄악'소리나게 좋았다. 어찌 그리 구름 한점이 없는지.. 바람도 살랑살랑한것이 그리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알맞은 바람이었다. 나무들에서는 새로 갓나온 푸른 잎사귀가 어찌나 싱그러운지...

왜 예전에는 그토록 계절이 지나가는거에 대해서 무심했을까? 그냥 봄이 오면 오나보다, 여름이면 물놀이 할 생각만 하고, 겨울엔 춥다고 투덜거리기만 했는데, 이젠 한계절이 그렇게 이쁠수가 없다. 이게 나이먹었다는 증거인가보다. 난 나뭇잎 색깔에도 여러가지가 있다는걸 작년에서야 알았다. 그냥 다 같은 녹색인줄 알았는데, 초봄에는 연한 녹색이었다가 점점 짙어지는 나뭇잎들... 정말 보고만 있어도, 싱싱한것이 어찌나 좋던지..

이런날은 딱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다 정작 주말에 날씨가 좋아도, 봄바람 쐬러 가면서도 피곤함에 절어, 졸곤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얼마 안되는 시간을 쪼개서 만끽하는 봄은 나른해 하던 나를 깨우기에 알맞은것 같다. 그냥 사무실에서 뛰쳐나와 바닷가 옆에 끼고 소리지르면서 드라이브 하고 싶다. 너무 과한 소망일까? 그치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이런 상상을 하면서 하루가 견뎌지고, 힘이 나는걸 어쩌겠는가...지금의 이런 기분이 오후내내 지속되길 빌면서 오후 업무를 시작해 봐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내몸에는 이런저런 상처가 많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멍이 많다. 멍이 가실만 하면 다른곳에서 시퍼런 자국이 남곤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누구에게 맞아서가 아니라 혼자 부딪히고, 넘어져서이다. 이런 날 보고 엄마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신단다. 다른 사람들 처럼 높은 힐을 신는것도 아니고, 뾰족구두를 신는것도 아닌데, 어찌 그리 잘 넘어지냐고...

나는 작년까진 일년에 한번씩 크게 넘어졌었다. 계단에 구른다던가, 아님, 비탈길에 넘어져서 청바지를 찢어먹는다던가...(물론, 넘어지는것 외에도 다리의 여기저기는 의자나 모서리에 부딪혀서 멍은 계속 있었다.) 그러다가, 올해는 무슨 마가 꼈는지 한달에 한번씩 넘어지고 있다. 1월에는 스키장가서 보호대 안하고 멋지게 탄다고 타다가 뒷사람이 휙밀치는 바람에 무릎에 심한 멍이 들었었다. 결국, 그날은 오전권을 딱 2번 타는것에 만족해야 했다. 2월은 뚱이 졸업식에 그 사람많은 곳에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날은 아픈것보다 어찌나 창피하던지.. 손바닥의 피가난 상처보다 그 창피함에 일어나서 바로 다시 뛰어갔었다. 3월에는 바다에 놀러갔다가 난간에서 발 헛디뎌서 넘어져서 보기좋게 무릎에 멍이 들었었다. 그러던중, 오늘 4월의 넘어짐을 당했다. 화장실에서...

샤워하고 난뒤, 사람들은 슬리퍼를 신고 미끄러워서 넘어진다고 하는데, 나는 맨발로 들어가다가 자빠지고 말았다. 어찌나 심하게 넘어졌는지 아직도 엉덩이가 아파서 제대로 앉아있기가 너무 힘들다. 도대체 어찌 생겨먹은 애길래, 이렇게 잘넘어지는 걸까? 어릴때도 이랬나?

그렇다. 난 어릴때도 잘 넘어졌다. 남들 다 잘 놀면서 기차 놀이할때 혼자 넘어져서 바지 수없이 찢어먹었고, 아직도 나의 무릎엔 그때의 상처가 흉이 되어 남아 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서도 심하게 넘어져, 지나가는 아저씨가 흙 털어주고, 피나는곳에 응급처치를 해준적도 있다. 한번 넘어져도 어찌나 심하게 넘어지는지... 다리가 다른 사람보다 약한가? 아님, 내가 앞을 제대로 안쳐다보나?

암튼, 큰일이다. 한번 멍이 들면 또 잘 안없어지는 탓에 또 한달동안 쑤시는 엉덩이 신경쓰면서 살아야 하나보다. 에궁~ 내 팔자여~ 오늘 자면서 또 얼마나 아파하면서 자야 할지.. 눈앞이 깜깜하다. ㅜ.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얼마전에 회식을 했었다.. 그러나 그 회식은 한사람으로 인하여 모든 사람에게 최악의 회식이라는 오명이 붙여질수 밖에 없었다.  P라는 사람의 처음 인상은 참 좋았었다.. 말도 조용조용, 행동도 조용조용, 다른 사람을 배려한듯한 행동, 모든 사람에게 깍듯하게 차리는 예의..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P라는 사람이 회사에서 그리 잘 조합이 되지 않는 사람이란걸 알았다.

내가 처음 입사해서 작년까지는 P가 회식을 해도 그리 술을 즐겨 하지 않았다. 그저 마셔도, 맥주 1잔정도.. 나는 그사람이 술을 즐겨하지 않거나, 아님 술이 약해서 안마시는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었던것이다. 본인이 술버릇이 심하다는 것을 알고 그동안 자제를 해왔던거다. 작년부터 서서히 술의 양이 점점 많아지더니, 노래방에선 테이블에 올라가서 노는 대담성도 보여줬다. 그래도 그냥 그러려니, 그렇게 노는 사람도 많으니까 하면서 넘어갔다.

그러나, 이번 회식에서 그 사람은 그동안 속에 꺼내고 꺼냈던 말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임원 한분은 그냥 자리에 뜨는 사태까지 발생했고, 나머지 사람들도 정말 분위기 수습하느라 진땀을 빼야했다. 서로 즐기자고 마련한 회식장소가 무슨 고문하는 장소도 아니고, 자리 지키고 앉아있기도 무척 힘들었다.

다음날, P는 완전히 기억이 안난다고 했다. 보통 1차정도는 기억을 할텐데, 아무것도 기억이 안난다고 한다. (그러면서 본인이 1차에 5만원정도를 매니저한테 팁준건 기억한단다) 모든 사람들의 속을 그렇게 뒤집어놓고, 본인은 기억안난다 한마디로 모든것이 끝났다. 그냥 열받은 사람은 혼자서 화를 다스리고 다스려야 했다.

예전에 대학다닐때 술버릇이 고약한 친구들이 있었다. 그런때에 선배들은 그렇게 술버릇이 고약한 넘들은 술먹고 집에 바래다 줄게 아니라 그냥 쓰레기장 아님 시궁창에 처박아 둬야 약간이라도 그 버릇이 고쳐진다고 말하곤 했다. (듣기만 했지, 실행에 옮겨본적은 없어서 사실인지는 입증되지 않았다) 이건 직장 상사니 그렇게도 못할 노릇 아닌가? 자신을 감당할수 없을만큼 술을 왜먹는걸까? 술의 기운에 빌려서 하고 싶은말 해서 본인은 속이 후련해지는진 모르겠지만 (또 모르겠다.. 그렇게 말한것 조차 기억을 못하니, 담에 술먹을때 또 했던말 또할지는) 정말 이건 아니다 싶다. 버릇중에 젤 안좋은 버릇이 술버릇인거 같다. 그냥 조용히 술먹고 옆에서 쓰러져 자는게 낫지싶다.

평소에도 그다지 감정이 좋은 사람이 아니었기에 현재는 거의 얼굴도 보기 싫은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사람과 계속 대면하면서 회사생활 해야 하다니.. 그래서 사회생활이라는게 어려운가보다. 힘들고 힘들다. 더군다나, 둥근성격의 소유자가 아닌, 싫은 사람과 있을때는 티가 팍팍 나는 나로서는 정말 그사람보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는 내가 쩜 심한 길치인줄 알았다.  아무 생각없이 앞사람 등만 보고 거의 따라가다보니, 다음에 같은 장소에 가려고 하면 어찌 갔는지 아무리해도 기억이 안난다. 오늘도 예전에 같던 건물에 가려고 맘먹고 갔는데, 옆건물에서 '여기가 아닌것 같은디'하면서 헤맸었다. ㅡㅡ; (이렇게 쓰고 보니, 심한 길치긴 길치네...)

근데, 내 남친 뚱이는 나보다 더 심한 길치이다. 나랑 강남역에 몇번을 갔는데, 아직도 출구를 찾아 헤매며, 나의 동네에서도 거의 갈피를 못잡곤 한다. 그래서 우린 남들이 자주 한다던 드라이브도 못하고, 어딜 가려해도 발걸음이 제대로 떨어지질 않는다.. 슬픈 현실이다.

뚱이는 오늘 회사에서 출장을 갔었다. 수원에 사는 사수와 함께.. 근데, 이 나쁜넘의 사수가 아주 편하게 갈려고 작정을 했는지, 아침 8시15분까지 수원의 어느아파트 몇동앞으로 오라고 시켰단다. 초행길이라 뚱이는 무척 서둘렀나보다. 아침에 출근하는데, 사수집에 너무 빨리 도착했다며 커피자판기를 찾아 헤매는 뚱이와 통화해주느라 전철에서 책도 못봤다 ㅜㅜ . 30분전쯤 뚱이는 수원이라며 문자가 왔다. 아마, 사수 집에 바래다 주고 집에 가는 도중에 문자를 했나보다. 근데, 15분쯤 아주 이상한 길이라며 불안한 문자가 오기 시작했다. 난 바로 전화를 걸었다.

나 -  어딘데?

뚱이 - 몰라 발안 이라는 표지판이 막떠

나 - 그거 밑에지방 아니냐? 잘 찾아서 조심히 가봐

뚱이 - 내가 길찾구 다시 연락할께

그리고 조금전 문자가 왔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화성이란다. 이런~ 뚱이는 화성에 한번도 안가봤다. 나도 물론 화성이 예전에 살인사건이 있었고, 그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 밖에는 아는게 없다. 물론 수원과 화성은 그리 멀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길치에겐 정말 그 거린 서울에서 대전만큼의 길이다 (나의 과장이 넘 심했나?)

암튼, 뚱이는 열심히 지금 수원이나 화성의 도시를 헤매고 있을것이다. 불쌍한것.. 부디, 오늘 내로 집에 도착하길 기원해야겠다. 참고로, 뚱이의 집은 분당이다. ㅋㅋㅋ(다 그만그만하게 지도로 보면 붙어 있는것 안다) 나도 이제 퇴근 준비를 해야겠다. 오늘 하루도 무사하게 흘러가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요새만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어쩜 이렇게 나는 말을 못할까?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들을 그렇게 술술 풀어가면서 말들을 잘하는데, 난 뭐가 모잘라서 사람들 앞에만 서면 말을 못하는지 정말 이해할수가 없다.

대학교 다닐때도, 나는 사진동아리에 들었었다. 사진 찍는것 까진 좋았는데, 일주일에 한번씩 품평회 하는 기회가 있었다. 칠판에 사진이 걸린것 까진 좋았는데, 사진에 대해서 설명을 하려니 입이 떨어지지 않아, 온갖 수줍음을 다 떨면서 겨우 몇마디 하고 내려왔다. 사람들은 나보고 경영학도 맞냐고.. 어찌 그리 말을 못하냐고 어찌나 구박을 해대던지.. 그래도 경영학이라는 특성 덕분에 졸업을 할때는, 유창하진 않지만, 내가 준비한것은 대중앞에서 발표는 할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그것만으로 끝나는게 아니었다. 학교생활에서는 준비기간이 있고, 주어진 시간에 발표를 하지만, 직장생활에서는 예기치 않게 사람들하고 마주할때가 많다. 갑자기 식사를 같이 하게 되었다거나, 회의를 하게 되었다거나... 그런 기회가 오기만 하면 거의 어렸을때 자주 하던 얼음땡 놀이의 얼음이 되버리곤 한다. 거의 아무말도 못하고, 다른 사람의 말에 맞장구 쳐주는 정도.. 정말 내가 생각해도 나 너무 한심한거 같다.

그러다가, 뒤돌아서서 모임이 끝나면 그제서야 머릿속에 여러 말들이 터져나오기 시작한다. (이건 도대체 무슨 조화란 말인가? 거참~) 예전에 어학연수 할때도 그랬다. 홈스테이 할머니랑 거의 저녁마다 TV 시청하면서 이런저런 말을 했더랬는데, 그때는 거의 초등학교 수준의 말만 하다가 할머니가 졸립다고 들어가서 나도 내방에 들어오면 어찌나 할말이 많이 생각나던지.. 그래서 나의 영어실력도, 듣기는 상이나 말하기는 거의 중하다.

어찌하면 나의 이런 못난 성향을 바꿀수 있을까? 걱정이다 정말 걱정이야.. 실어증만큼 무서운거다 이건... 내 자신이 이렇게 답답할 수가... 정말 가까운 사람들하고는 안그러는데... 에궁~ 내 팔자여~ 너도 참 세상 어렵게 산다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