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달까지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쥘 베른' 하면 책을 읽지 않는 이들도 제법 들어봤을 이름이다.

<80일간의 세계 일주>, <해저 2만 리>, <12소년 표류기(원제 : 2년간의 휴가)> 뭐 이런 이야기들,

읽지는 않았어도 어린이용 동화로 편집되고,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며,

때로는 영화 원작이 되기도 해서 아주 익숙해진 이야기다.

물론, 요즘 애들은 모르지만.

1865년에 출판된 이 책은 쥘 베른의 '경이의 시리즈' 중 네 번째로 출판된 책이다.

그는 1828년에 태어난 찐 19세기 사람으로

영국의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발전이 세계로 퍼지던 시절, 바로 그때 사람이다.

1851년 시작된 세계 박람회, EXPO가 영국과 프랑스, 미국 등에서 개최되며

자신들의 기술이 얼마나. 멋지고 대단한지를 경쟁적으로 자랑하던 시절.

그의 책들은 대부분 이러한 과학 열정이 불타는 시대를 배경으로

기술 발전으로 인한 인간의 탐험정신을 확장하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다른 배경으로는 '남의 땅도 내 땅'이라는 제국주의 정책이 있었지만.

이 책 역시 당시의 기술의 발전과 모험심 충만함을 자랑한다.

미국 남북전쟁이 종전하자 할 일이 없어진 '탄도학 기술자'들이 모여 좋았던 옛 시절을 그리다가

'탄도학'을 이용해서 달로 대포를 쏘아 올리자며 뭉친다.

이 과정이 제법 그럴듯한데,

1. 달까지의 거리, 지구 자전과 공전, 속도를 계산하고

2. 발사하기 적정한 장소와 시간을 정해서

3. 대포의 길이와 지름, 재료를 탐구한데다

4. 대포알의 모양과 두께랑

5. 필요한 화약의 재료와 양을 계산하는 문제,

6. 쏘아 올린 대포알을 관측할 수 있는 망원경 제작까지

이런저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책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열광하는 대중과 비용 조달 문제까지 꼼꼼하게 해결하고

"나는 모르니까 가서 확인해 보겠다"라며

무인 대포를 3인 유인 대포로 변경시킨 모험가도 합류한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하는 노력이 펼쳐진다.

온갖 이론과 토론을 구름고래는 훌러덩 넘어갔으나

옮긴이 주석에 따르면 이것이 당시 최신 기술로 계산된 해답이며

현재의 해답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하니

작가의 상상력과 선견지명에 다시 놀라게 된다.

(군산복합체나 인종학 등 당시의 관념도 살짝 엿볼 수 있다.)

책이 거의 끝나갈 때까지 궁금했던 건

"그래서 달에 갔어, 못 갔어?"였는데,

달을 살짝 비껴나며 달 주위를 빙빙 돌게 된 포탄을 관측하게 되며

결국은 못 간 걸로 끝.

책을 읽는 동안 21세기 사람인 구름고래는 160년 전, 기술 자랑에 하품했는데

마지막을 읽고 나서 후속편 <달나라 탐험>을 장바구니에 넣어버렸다.

19세기에도 독자 낚시는 대단했나 보다.


구름고래 논술토론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미국에서 남북전쟁이 벌어지는 동안, 메릴랜드 주의 중심도시 볼티모어에서 영향력 있는 클럽이 새로 창설되었다. 선수와 상인과 기술자의 나라인 미국에서 군사적 본능이 얼마나 활기차게 발달했는지는 잘 알려져 있다. - P9

논란의 여지가 없는 계산을 바탕으로 해서 나는 정확하게 겨냥된 포탄이 초속 12킬로미터의 초속도로 날아가면 달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존경하는 동지 여러분, 나는 그 작은 실험을 해 보자고 정중하게 제안하는 바입니다!" - P32

그러자 니콜은 다른 방식으로 공격해왔다. 계획 자체가 모든 관점에서 볼 때 쓸모가 없다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그 한심한 대포가 설치될 인근 도시와 그 괘씸한 구경거리에 정당성을 부여해 줄 시민들에게 실험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강조한 것이다. 니콜은 또한 포탄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고 그렇게 되면 다시 지구로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렇게 거대한 포탄의 무게에 거리의 제곱을 곱하면 낙하의 충격이 엄청나게 커서 낙하지점은 엄청난 피해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P106

오늘은 부정되었지만 내일은 현실이 된 일이 얼마나 많은가! 언젠가는 사람이 달에 가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은가? 하지만 어쨌든 그런 식으로 제 목숨을 위험에 내맡기고 싶어 하는 사람은 미치광이가 분명하다. 그의 계획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턱이 없으니까. - P172

나는. 신학자가 아닙니다. 화학자도 동물학자도 물리학자도 아닙니다. 따라서 우주를 지배하는 위대한 법칙을 모르기 대문에 나는 그저 이렇게만 대답하겠습니다. 다른 세계에서 생명체가 살고 있는지 어떤지 ㄴㅏ는 모른다. 모르니까 가서 확인해 보겠다! - P196

관측을 계속하면 언젠가는 결론이 나오겠지만, 지금까지 대포 클럽의 실험이 낳은 결과는 우리 태양계에 새로운 천체 하나를 보탠 것뿐이다. - P28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할머니 집에 가는 길 김용택 시 그림책
김용택 시, 주리 그림 / 바우솔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안녕하세요 구름고래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그림책은 <할머니 집에 가는 길>입니다.

주인공 아이는 버스를 타고 봄, 여름, 가을, 겨울ㅡ

사계절마다 할머니집에 갑니다.



할머니 집 가는 길에

산벚꽃이 하얗게 피어 있어요

할머니 집 가는 길에

진달래꽃 붉게 붉게 피어 있어요

……

할머니 집 들어서면

오냐 온냐 내 새끼 많이 컸구나

내가 내가 어여쁜 꽃이 됩니다



봄이 가득한 길을 따라 걸어가면 길 끝에 마중 나온 할머니는 아이를 반겨주지요.



여름이 되어, 아이는 할머니집을 찾아가요.

이번에 마중 나온 건, 개구리입니다.

개구리의 풀피리 소리를 따라 매미도 염소도 울고

꾀꼴새도 "노랗게" 울며 날지요.




가을이 되고 아이는 마중 나온 허수아비를 따라 할머니를 찾아가지요.

가을길은 '벼들이 노랗게게 익어"가고 "할머니들이 허리 굽혀 콩을 거두"는 길입니다.




눈 내린 겨울이 되어 아이는. 할머니집에 갑니다.

아이보다 커다란 두루미가 마중나왔어요.

아이는. 두루미를 타고 하늘을 날아갑니다.


두 팔 벌리고 뛰어나와 아이를 반기는 할머니와 강아지가 정겹습니다.

김용택 시인의 정감 있는 시어와

사실과 판타지가 절묘하게 섞인 주리의 그림으로

사계절의 변화가 생동감 있게 펼쳐집니다.

이제 곧 가을입니다.

도시에 살며 자연의 변화를 실감하기 어려운 요즘,

책을 읽고 나면 창밖을 바라보고 나가고 싶어질 거예요.

유치원생과 초등 저학년 이상 친구들에게 추천합니다.



구름고래 논술토론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임승수의 마르크스 자본론 강의 원숭이도 이해하는 시리즈
임승수 지음 / 시대의창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경제학 고전이면서 세계 사상사와 혁명사에 길이 남은 책,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그 영향만큼이나 여러 버전의 해설서가 존재한다.

어렵고 길어서 총 세 권으로 이루어진 전권을 읽은 사람은 아마도 매우 적을 듯한데,

이 책은 그 해설서 중에 좀 쉽게 쓰인 편이다.

강사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강의하듯 썼기 때문으로

산업예비군=잉여노동자=백수로 이어지는 사고의 흐름처럼

우리 시대를 예로 들고 있어서 이해하기가 쉽달까.

<자본론>을 처음 접했을 땐 매우 충격을 받았다.

화폐와 자본의 차이부터, 주기적인 호황과 공황이 반복되는 이유 등

지속 가능하지 못한 경제 환경인 자본주의를 적나라하게 지적하기 때문인데

특히 일방적인 확대만이 가능한 자본주의의 특성상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로 이어지는 국제 정세까지

내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지닌 문제가 어디서 오는지를 짚고 있어서다.

책의 제목에 있는 '원숭이도 이해하는'을 생각해 보면

원숭이가 매우 똑똑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자본의 증식 과정, 착취율 계산 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지적 활동이 필요한데 요즘의 원숭이는 옛날과 다른가 보다.

중학생에겐 어렵고 최소 고등학생은 되어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이 책은

자본주의를 분석하여 자본의 폐해를 지적하며

제국주의와 세계대전, 냉전으로 이어지는 20세기의 이야기의 배경이 된다.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출판된 것은 1867년.

160여 년 전의 책이 가지는 의미와 한계도 생각해 보게 하고.

우리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 차분하게 생각해 봅시다. 과연 자본주의.사회란 어떤 사회를 일컫는 말일까요? - P23

사회형태를 규정할 때는 그 사회의 지배적 생산관계가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적 생산관계가 지배적이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인 것이죠. - P29

마르크스가 얘기한 교환가치는 한마디로 ‘상품이 노동의 결과물이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상품이 시장에서 교환된다는 의미는 각각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 투입된 노동이 교환되는 것이며, 뒤집어 얘기하면 노동의 결과물이 아닌 것은 교환 가치가 없어 상품이 될 수 없다는 뜻이죠. - P49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력을 팔지 않으면 생존과 번식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생산수단은 자본가의 손에 있고 노동자는 몸뚱이밖에 없으니까요. 원시공동체 사회에서는 수렵과 채집 활동으로 얻은 것을 함께 나눠 먹고살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합니다. 아이가 아파도 내 돈으로 치료해야 하고, 아이가 대학에 가도 내 돈으로 학비를 대야 합니다.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당연히 이기심만이 자신을 구원할 수 있습니다. 어쭙잖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경쟁에서 뒤처질뿐더러 호구 되기 십상입니다. - P184

마르크스는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를 해석했을 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참된 지식은 실천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 P31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점과 선과 새
조오 지음 / 창비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녕하세요 구름고래입니다.

오늘 소개할 <점과 선과 새>는 지난달에 출간된 책으로

<나의 구석>, <나의 그늘>로 국제적으로 주목받은 작가 조오의 신작입니다.

표지엔 까마귀와 참새 한 마리가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저녁놀이 지자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집니다.


발랄한 인사를 마치고 날아간 참새는

인간이 세운 투명한 방음벽에 머리를 찧고 말았습니다.


까마귀는 머리를 다친 참새를 집으로 데려가서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행동에 옮기죠.


투명한 구조 벽에 열심히 점을 찍던 까마귀는

선으로 단단한 벽을 메우는 다른 새를 만납니다.

그리고 더 많은 새들이 날아와 투명한 유리창을 알록달록 아름답게 채우죠.


이제 새들은 유리창에 부딪히지 않을 수 있게 되었을까요?

귀여운 새들과 따뜻한 색감으로 가득 찬 이 책의 마지막에 가서야

까마귀의 방에 있던 깃털들의 의미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초등 전 학년에게 추천합니다.

오늘도 즐거웠어.

또 만나자

혼자가 아니었어.

이 책은 어릴 때 학교 창가에서 본 새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묻어 두었던 말을 이제야 조심스레 꺼내 봅니다.

각기 다른 목소리가 모여 만들어 낼 기적을 믿으며,

어딘가에 살고 있을 작은 새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피스토
루리 지음 / 비룡소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녕하세요 구름고래입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표지부터 매우 강렬합니다.

<메피스토>,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에 나오는 악마입니다.


아무도 악마를 구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악마는 떠돌이 개의 모습으로 남았지요.

아이가 뒤돌아 보았을 때, 악마에겐 처음으로 '편'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둘은 함께 못된짓을 하고 다녔습니다.

둘은 즐거웠지요.



즐거운 시간은 지나고 어느 날 모든 것이 멈췄습니다.


지워지는 기억에, 메피스토는 다시 혼자가 되기 싫어

'금지된 마법'을 쓰지요.

외톨이 아이와 혼자 남은 떠돌이 악마 메피스토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긴긴밤>의 작가 루리가 들려주는

외로움과 우정, 상실과 위로의 이야기.

초등 고학년 이상 어린이와 청소년,

어른들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옛날 옛날에

신과 악마가 인간 하나를 두고 내기를 했어.

악마는 그를 타락 시킬 수 있다고 했고,

신은 그를 구원할 수 있다고 했지.

악마는 인간과 함께 온갖 못된 짓을 하고 다녔어.

이겼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신이 나타났어.

모두를 구하러 온 거야.

못된 짓을 한 인간도, 상처받은 인간도, 모두.

이야기는 그렇게 모두가 구원받고

행복하게 끝이 나는 듯했지.



악마 메피스토만 빼고.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어.

언젠가부터는 못된 짓을 할 새도 없이.

지옥은 어던 곳이냐고 네가 물었어.

지옥에 가면,

가장 미워했던 존재의 모습으로 평생을 지내게 돼.



그래,

지옥에 가면

너는 네 모습 그대로,

나는 내 내 모습 그대로 지내게 되겠지.



그럼 천국은 어떤 곳이냐고

네가 다시 물었어.

나도 몰라.

가 본 적이 없어서.

가장 좋아했던 존재의 모습으로

살게 되려나.



그래,

그럼 나는 네가 되고,

너는 내가 될 거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