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집에 가는 길 김용택 시 그림책
김용택 시, 주리 그림 / 바우솔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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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름고래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그림책은 <할머니 집에 가는 길>입니다.

주인공 아이는 버스를 타고 봄, 여름, 가을, 겨울ㅡ

사계절마다 할머니집에 갑니다.



할머니 집 가는 길에

산벚꽃이 하얗게 피어 있어요

할머니 집 가는 길에

진달래꽃 붉게 붉게 피어 있어요

……

할머니 집 들어서면

오냐 온냐 내 새끼 많이 컸구나

내가 내가 어여쁜 꽃이 됩니다



봄이 가득한 길을 따라 걸어가면 길 끝에 마중 나온 할머니는 아이를 반겨주지요.



여름이 되어, 아이는 할머니집을 찾아가요.

이번에 마중 나온 건, 개구리입니다.

개구리의 풀피리 소리를 따라 매미도 염소도 울고

꾀꼴새도 "노랗게" 울며 날지요.




가을이 되고 아이는 마중 나온 허수아비를 따라 할머니를 찾아가지요.

가을길은 '벼들이 노랗게게 익어"가고 "할머니들이 허리 굽혀 콩을 거두"는 길입니다.




눈 내린 겨울이 되어 아이는. 할머니집에 갑니다.

아이보다 커다란 두루미가 마중나왔어요.

아이는. 두루미를 타고 하늘을 날아갑니다.


두 팔 벌리고 뛰어나와 아이를 반기는 할머니와 강아지가 정겹습니다.

김용택 시인의 정감 있는 시어와

사실과 판타지가 절묘하게 섞인 주리의 그림으로

사계절의 변화가 생동감 있게 펼쳐집니다.

이제 곧 가을입니다.

도시에 살며 자연의 변화를 실감하기 어려운 요즘,

책을 읽고 나면 창밖을 바라보고 나가고 싶어질 거예요.

유치원생과 초등 저학년 이상 친구들에게 추천합니다.



구름고래 논술토론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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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임승수의 마르크스 자본론 강의 원숭이도 이해하는 시리즈
임승수 지음 / 시대의창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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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고전이면서 세계 사상사와 혁명사에 길이 남은 책,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그 영향만큼이나 여러 버전의 해설서가 존재한다.

어렵고 길어서 총 세 권으로 이루어진 전권을 읽은 사람은 아마도 매우 적을 듯한데,

이 책은 그 해설서 중에 좀 쉽게 쓰인 편이다.

강사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강의하듯 썼기 때문으로

산업예비군=잉여노동자=백수로 이어지는 사고의 흐름처럼

우리 시대를 예로 들고 있어서 이해하기가 쉽달까.

<자본론>을 처음 접했을 땐 매우 충격을 받았다.

화폐와 자본의 차이부터, 주기적인 호황과 공황이 반복되는 이유 등

지속 가능하지 못한 경제 환경인 자본주의를 적나라하게 지적하기 때문인데

특히 일방적인 확대만이 가능한 자본주의의 특성상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로 이어지는 국제 정세까지

내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지닌 문제가 어디서 오는지를 짚고 있어서다.

책의 제목에 있는 '원숭이도 이해하는'을 생각해 보면

원숭이가 매우 똑똑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자본의 증식 과정, 착취율 계산 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지적 활동이 필요한데 요즘의 원숭이는 옛날과 다른가 보다.

중학생에겐 어렵고 최소 고등학생은 되어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이 책은

자본주의를 분석하여 자본의 폐해를 지적하며

제국주의와 세계대전, 냉전으로 이어지는 20세기의 이야기의 배경이 된다.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출판된 것은 1867년.

160여 년 전의 책이 가지는 의미와 한계도 생각해 보게 하고.

우리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 차분하게 생각해 봅시다. 과연 자본주의.사회란 어떤 사회를 일컫는 말일까요? - P23

사회형태를 규정할 때는 그 사회의 지배적 생산관계가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적 생산관계가 지배적이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인 것이죠. - P29

마르크스가 얘기한 교환가치는 한마디로 ‘상품이 노동의 결과물이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상품이 시장에서 교환된다는 의미는 각각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 투입된 노동이 교환되는 것이며, 뒤집어 얘기하면 노동의 결과물이 아닌 것은 교환 가치가 없어 상품이 될 수 없다는 뜻이죠. - P49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력을 팔지 않으면 생존과 번식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생산수단은 자본가의 손에 있고 노동자는 몸뚱이밖에 없으니까요. 원시공동체 사회에서는 수렵과 채집 활동으로 얻은 것을 함께 나눠 먹고살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합니다. 아이가 아파도 내 돈으로 치료해야 하고, 아이가 대학에 가도 내 돈으로 학비를 대야 합니다.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당연히 이기심만이 자신을 구원할 수 있습니다. 어쭙잖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경쟁에서 뒤처질뿐더러 호구 되기 십상입니다. - P184

마르크스는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를 해석했을 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참된 지식은 실천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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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과 선과 새
조오 지음 / 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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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름고래입니다.

오늘 소개할 <점과 선과 새>는 지난달에 출간된 책으로

<나의 구석>, <나의 그늘>로 국제적으로 주목받은 작가 조오의 신작입니다.

표지엔 까마귀와 참새 한 마리가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저녁놀이 지자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집니다.


발랄한 인사를 마치고 날아간 참새는

인간이 세운 투명한 방음벽에 머리를 찧고 말았습니다.


까마귀는 머리를 다친 참새를 집으로 데려가서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행동에 옮기죠.


투명한 구조 벽에 열심히 점을 찍던 까마귀는

선으로 단단한 벽을 메우는 다른 새를 만납니다.

그리고 더 많은 새들이 날아와 투명한 유리창을 알록달록 아름답게 채우죠.


이제 새들은 유리창에 부딪히지 않을 수 있게 되었을까요?

귀여운 새들과 따뜻한 색감으로 가득 찬 이 책의 마지막에 가서야

까마귀의 방에 있던 깃털들의 의미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초등 전 학년에게 추천합니다.

오늘도 즐거웠어.

또 만나자

혼자가 아니었어.

이 책은 어릴 때 학교 창가에서 본 새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묻어 두었던 말을 이제야 조심스레 꺼내 봅니다.

각기 다른 목소리가 모여 만들어 낼 기적을 믿으며,

어딘가에 살고 있을 작은 새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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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스토
루리 지음 / 비룡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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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름고래입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표지부터 매우 강렬합니다.

<메피스토>,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에 나오는 악마입니다.


아무도 악마를 구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악마는 떠돌이 개의 모습으로 남았지요.

아이가 뒤돌아 보았을 때, 악마에겐 처음으로 '편'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둘은 함께 못된짓을 하고 다녔습니다.

둘은 즐거웠지요.



즐거운 시간은 지나고 어느 날 모든 것이 멈췄습니다.


지워지는 기억에, 메피스토는 다시 혼자가 되기 싫어

'금지된 마법'을 쓰지요.

외톨이 아이와 혼자 남은 떠돌이 악마 메피스토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긴긴밤>의 작가 루리가 들려주는

외로움과 우정, 상실과 위로의 이야기.

초등 고학년 이상 어린이와 청소년,

어른들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옛날 옛날에

신과 악마가 인간 하나를 두고 내기를 했어.

악마는 그를 타락 시킬 수 있다고 했고,

신은 그를 구원할 수 있다고 했지.

악마는 인간과 함께 온갖 못된 짓을 하고 다녔어.

이겼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신이 나타났어.

모두를 구하러 온 거야.

못된 짓을 한 인간도, 상처받은 인간도, 모두.

이야기는 그렇게 모두가 구원받고

행복하게 끝이 나는 듯했지.



악마 메피스토만 빼고.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어.

언젠가부터는 못된 짓을 할 새도 없이.

지옥은 어던 곳이냐고 네가 물었어.

지옥에 가면,

가장 미워했던 존재의 모습으로 평생을 지내게 돼.



그래,

지옥에 가면

너는 네 모습 그대로,

나는 내 내 모습 그대로 지내게 되겠지.



그럼 천국은 어떤 곳이냐고

네가 다시 물었어.

나도 몰라.

가 본 적이 없어서.

가장 좋아했던 존재의 모습으로

살게 되려나.



그래,

그럼 나는 네가 되고,

너는 내가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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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예술 작품을 되살릴까?
파비에네 마이어.지빌레 불프 지음, 마르티나 라이캄 그림, 이사빈 옮김, 김은진 감수 / 원더박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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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름고래입니다.

약 10여 년쯤 전에 프레스코 벽화를 복원했는데

원형을 알 수 없게 복원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또 17세기 바로톨레메 에스테반 무리요의 '성모 잉태'화에 대한 복원이 이렇게 되었다는 기사도 보았지요….

며칠 전엔 1725년에 세워진 교회의 조각상을 복원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모두 다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결과였는데

<에케 호모>는 금세 굳어버리는 프레스코화의 특성을 몰랐던 동네 할머니가

바르톨로메의 성모 잉태화는 가구 복원 업자가

교회의 천사상 역시 비전문가가 복원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두 스페인에서 일어난 일인 것도 공통점)

<에케 호모>는 이후 더 유명해져서

작은 마을에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하는데

아이러니합니다.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진짜 미술 작품의 복원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요.

때마침 발견한 이 책 <어떻게 예술 작품을 되살릴까?>가 정답을 알려주었습니다.



이 책은 도난당해 훼손된 그림을 복원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그림을 어떻게 관찰하는지,

조명은 어떤 걸 사용해서 그림의 이력과 훼손을 찾을 수 있는지

어떤 안료로 그림을 그렸고 현재의 안료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 알려주고

종이가 어떻게 다른지, 몇 겹으로 그림이 이루어졌는지 등을

디테일하게 알려주는데 얼마나 정밀한 작업을 통해서 한 땀 한 땀 복구하는지 놀랍습니다.



캔버스의 천이 찢어지면 그걸 금속침으로 한 올 한 올 정돈하고 꿰매는 '실 메우기'

접착제 자국을 없앨 때 용제로 접착제를 한 방울씩 녹이고 그나마도 얼른 빠져나가라고 이용하는

'진공 테이블' 같은 걸 보면서

진짜 신기하고 그 끈기와 세밀한 작업에 감탄밖에 안 나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테이프로 덕지덕지 붙여서 복원해서 훼손된 우리 옛 그림들과 위에 설명한 작품들도

여기기 나오는 전문가의 손길을 거쳤더라면

완벽한 복원이 이루어졌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절로 들었습니다.

훌륭한 복원가가 많을 텐데,

우리 문화재나 스페인의 문화재 모두 제대로 된 복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크고 얇아서 어린 친구들을 위한 그림책처럼 보입니다만

이 책의 대상은 청소년입니다.

하지만 초등 고학년 이상,

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사랑하는 모두가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https://m.blog.naver.com/bookanddebate



예술은 커다란 기억 같은 것입니다.
……
기억을 잃어버린 사람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그리고 한 사회의 기억인 예술이 사라진다면
그 사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예술작품을 보존하는 사람이 누구냐고요?
예술 작품을 사랑하고 조심스럽게 다루고,
소중하게 여기고,
관심을 가지는 모든 사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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