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안쓰럽고 미안하다가도 어제처럼 구는 날은 한심해.. 

애들 앞에서는 무조건 내편만 들어줬으면 좋겠어.. 

당신은 며칠에 한번씩 보는 아이들이라 작은 꾸지람조차도 가슴 아프겠지만 

난 매일매일 겪어야 되는 아이들이라 어느 정도의 위엄은 필요하다구.. 

악역은 내가 맡을테니 당신은 좋은아빠 역할만 하라고 했던말.. 기억해?? 

그렇다면 당신과 내가 손발이 맞아야하는 거잖아. 

내가 당신한테 무슨 말을 하겠어.. 

점심이나 잘 챙겨 먹어.. 

그냥... 너무 답답해서... 터져버릴 것 같아서... 이해해??   



어제 오후12시 쯤 남편에게 보낸 장문의 문자다. 

연이어 전화벨이 울리는 걸 애써 못들은 척 했다.  

(남편은 문자보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까닭에 답문은 거의 전화로 한다.) 

끝까지 안받고 있었더니 음성메세지를 남기더만.. 

회사일로 급히 처리할 게 있는데 전화를 안받으면 어쩌냐고.. 

(남편은 폰뱅킹이나 인터넷뱅킹도 못하는 까닭에 현금결제는 매번 내가 해준다.) 

순진한 나는 그말이 진짜인 줄 알고 전화를 했다. 

목소리를 듣더니 "됐어!!!!!!" 한마디만 하고 끊어버리더만...ㅋ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아빠가 수업중에 전화했더라고, 진동모드라 부재중으로 떴더라고, 점심먹고 아빠께 전화했더니 그냥 큰딸이 보고 싶어서 했다고 그러더란다.  

걱정했나보다. ㅋ 

나랑 끝까지 통화가 안됐으면 딸아이는 조퇴를 하고 왔을지도 모른다. 

근데 내 문자 어디에 그런 걱정을 유도할 만한 구절이 있었던 걸까??  

그리고 남편은 무엇을 걱정했었던 걸까?? 

가출?? ㅋ 

암튼 출장에서 돌아오면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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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3-31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됐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런, 큰 아이 삐지셨습니다~~~~ 대인배이신 책가방님^^ 잘 얼러주세요~~

책가방 2011-04-01 01:22   좋아요 0 | URL
ㅋ단단히 삐졌나 보더라구요.
아까 아이들이랑 통화하면서도 엄마 바꾸라는 말이 특별히 생략된 걸 보면..ㅋ

hnine 2011-03-31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문자 메시지를 보내시는군요.
저는 바로 그게 안된다지요.
(알았네요, 저의 문제점)

책가방 2011-04-01 01:23   좋아요 0 | URL
대화를 하게 되면 자꾸 언성이 높아지더라구요.
엄마아빠의 추한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일수는 없잖아요.
신혼때는 편지도 자주 했었는걸요.
효과 직빵입니다.^^

순오기 2011-03-3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감정을 전달하는 책가방님 멋져요~ 남자들은 아니 남편들은 손에 꼭 쥐어줘야 아니까요. 그런데 목소리 듣고 '됐어'라니~~~~~~~~ㅋㅋㅋ

책가방 2011-04-01 01:27   좋아요 0 | URL
말 안해도 다~~ 알아서 해주길 기다리다가는 숨넘어 가겠더라구요.
그걸 일찍 깨달았던 것 같아요.
안하는 게 아니라 모르는거구나...
그래서 가르쳐야겠다고 생각을 한거죠.ㅋ
예전엔 남자가 어디 부엌에!!! 하며 펄쩍 뛰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교육의 결과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답니다.ㅋ
자신도 두 딸아이의 아빠니까.. 여자의 삶을 생각해본 것 같기도 하구요..

"됐어!!!!" 그거... 정말 글이 아닌 소리로 들었어야 하는 건데...ㅎㅎㅎㅎ

마녀고양이 2011-03-31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웃으면 안 되는거죠, 이거?
그런데 왜 이리 웃음보에, 그담에는 실실 미소가 흐르는건지?

음, 울 신랑은 어제 무단 외박입니다. 캬.
그런 신랑 보다가 책가방님의 옆지기님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너무 샤방합니다~ 부럽다~~

책가방 2011-04-01 01:29   좋아요 0 | URL
저도 웃었는걸요.ㅋ 웃으셔도 됩니다..ㅎㅎㅎㅎ

제 남편은 일년의 2/5정도를 집에 안들어와요.
그래서 남편이 집에 있으면 우리들만의 생활리듬이 깨지는 느낌이라 오랫동안 출장이 없을 땐 언제가나.. 싶기도 하답니다.ㅋ

노이에자이트 2011-03-31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과 아버지가 화목하군요.자상한 게 제일입니다.

책가방 2011-04-01 01:31   좋아요 0 | URL
남편은 강한 척 하지만... 딸들 앞에서는 한없이 약한 남자가 되더군요.
외식 메뉴도 항상 딸들이 골라요...ㅜ.ㅠ

노이에자이트 2011-04-01 16:52   좋아요 0 | URL
자식들에게도 지나치게 엄하고 권위주의적인 남자도 있는데 그보단 훨씬 낫죠.

sslmo 2011-04-01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가방님, 언젠가 님 생일이라고 따님의 친구들이 문자를 보냈다는 게 생각나요~
큰 아이^^, 작은 아이 육아에 대해서 님께 한수 배워야 할 듯~^^

제 남편은 말없음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예요.
초창기엔 남편이랑 스무고개도 했었는데...
저는 묻고 남편은 예스, 노우로 대답하고...
이젠 긍정과 부정, 그 중간의 애매모호한 예스까지 구분해 낼 수 있어요~

책가방 2011-04-02 00:48   좋아요 0 | URL
전 아마도 아이들을 크게 성공시킨 엄마는 되지 못할 듯 해요.
제가 큰 욕심이 없다보니 아이들도 꿈이 크질 않더라구요.
대신 진짜 행복이 뭔지를 알았으면 하는 바램은 있답니다.

저도 주로 제가 조잘거리는 편이예요.ㅋ
무한도전 얘기도 해주고, 아이들 남자친구 얘기도 해주고, 이웃집 속사정도 얘기해주고... 물론 귀 귀울여 듣진 않지만 이젠 대답을 받아내는 노하우도 생겨서 아주 가끔 섭섭하기도 하지만 그러려니 한답니다.^^

소나무집 2011-04-01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은 2/5 정도만 집에 들어옵니다. 이름하야 주말 가족~
그런데도 저는 남편에게 악역을 잘 맡깁니다.
왜냐 난 당신보다 더 많은 시간을 아이들하고 보내야 하는데 그 많은 시간 동안 나쁜 엄마가 될 순 없잖아~ 그러니까 주말 동안 딱 한번만 화끈하게 나쁜 역할 대신 해줘! 하면서요.ㅎㅎ

책가방 2011-04-02 00:53   좋아요 0 | URL
우리애들은 아빠가 엄하게 나오면 적응을 못하더라구요.
오랫동안 아빠의 엄한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어서 그런지..
그래도 효과는 엄마의 끝없는 잔소리보다 훨씬 크더군요.
이참에 저도 아빠에게 약간의 악역을 맡겨볼까요???

잘잘라 2011-04-01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됐어!, 뚝-
귀여우심.. ㅋㅋ

근데요, 제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요, 배우들도 비슷한 캐릭터만 자꾸 하다보면 슬럼프가 온다잖아요, 만약 누가 저한테 악역이든 천사든 한가지만 계속하라고 하면 저는 아마 반항아부터 될것같아요.

책가방 2011-04-02 00:55   좋아요 0 | URL
제 남편은요... 착한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답니다.
틀림없이 아이가 잘못해서 엄마한테 혼났음에도 불구하고... 자러 들어가는 아이를 따라가서 아이의 넋두리를 다 들어준답니다. 둘이서 열심히 엄마를 씹고 그래요..ㅋ

따라쟁이 2011-04-01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답해서. 터져버릴까봐 걱정이 되셨던 게지요. ㅎㅎㅎ
근데 됐어.. 하고 뚝 끊어버리시는건 정말 귀여우시다. ㅎㅎㅎ

저는 그런 사람이 좋거든요. 속이 보이는 사람. 아. 귀여워.. 막 이러면서 ㅎㅎㅎ

책가방 2011-04-02 00:56   좋아요 0 | URL
ㅋ 진짜 속마음을 못 숨기는 스타일이예요.
거짓말을 하면 코가 벌렁벌렁해지기 때문에 금방 들통이 나죠..ㅎㅎㅎ

세실 2011-04-07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너무 답답해서... 터져버릴 것 같아서... 이해해??
요기에 답이 있네요. 혹시 책가방님 가슴 터질까봐....요 펑하고. ㅋㅋ
울 옆지기도 제가 문자하면 바로 전화해요. ㅋ

책가방 2011-04-11 17:50   좋아요 0 | URL
아직 삐져있긴 하지만 시키는 건 다 해주더라구요..ㅋ
아이 셋을 키운다는 말이 딱 맞아요..ㅎㅎㅎ

꿈꾸는섬 2011-04-08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남편이랑 말이 잘 안될땐 문자로 보내요.ㅎㅎ
그래도 자상한 남편분이란 생각이 드네요.^^

책가방 2011-04-11 17:51   좋아요 0 | URL
말로 하다보면 억양에 자연스레 불만이 묻어나서 일이 더 커지는 경우가 많은데 문자는 의외로 할말 다 하면서 어느정도 감정도 숨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자상하다기 보다는... 순진한 쪽인것 같아요..^^

순오기 2011-04-12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은 언제까지 봐야 할까요?
이제 새글이 고프단 말에요~~~^^

책가방 2011-04-12 13:18   좋아요 0 | URL
전 쓰는 것 보다 읽는 게 더 좋은뎅...^^

감은빛 2011-04-14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왠지 읽다보면 절로 입 가장자리가 말려 올라가게 되는 글인데요.
이런 글 읽으면 굉장히 부러워요!
저희는 작은 일에도 살벌하게 싸우거든요.
둘 다 워낙 한성깔씩 하는 인간들이라......

책가방 2011-04-14 12:59   좋아요 0 | URL
혹시 아직 결혼 10주년이 안된 부부가 아니신지..??
저도 그 전엔 정말 살벌하게 싸웠었답니다.
요즘은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아니까 적당한 선에서 그만둘 줄도 알게 되었구요.
세월이 지나면 나아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