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철학자들의 말말말
소피 부아자르 지음, 로랑 오두엥 그림, 이정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인문학 강의, 인문학 서적이 쏟아진다. 마치 유행처럼 불어닥친 인문학, 고전, 철학 열풍에 어렵고 고리타분하다며 밀쳐두어 켜켜이 먼지 쌓인 책들을 나도 꺼내들기 시작했다.

어린이 도서에도 이런 출판계의 바람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는 것일까?

고전, 인문학, 철학 관련 책들이 제법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어린이들에게 기존의 철학책을 그대로 번역해서 전할 수는 없기에 아이들의 눈높이와 수준에 맞는 다양한 방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철학자들의 말말말(주니어김영사)>은 여러 철학자들이 남긴 말을 바탕으로 철학적 사상을 풀어간다. 마치 수수께끼 풀이책을 보듯이 하나의 철학자 명언에 한두쪽씩 분량을 할애에 일상생활 속에서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철학자들의 딱딱한 말이 큰 글씨로 먼저 제시되지만 다양한 예시와 상황들이 제시되기에 그 듯을 파악하는데 어렵지 않다. 하지만 어렵지 않은 대신 잃는 것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것은 철학자의 사상와 문맥이 정확히 전달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좀더 정확하고 깊이 있는 사상을 전해주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 책은 그 목적에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철학을 처음 접하고 철학자들의 이름조차 생소한 아이들이라면 가볍게 읽고 '철학? 그거 뭐 어려운 것도 아니네."라는 생각으로 그것들과 좀더 친숙하고 가깝게 만들고자 한다면 적당한 책이라 하겠다.

 

<어릴때부터 학자들의 말을 많이 듣고서 깊이 생각하는 습관을 갖게 되면, 무슨 일을 하게 되든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인생의 버팀목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추천의 글 중에서->

 

 

 

 물론 아이들이 처음 접하는 어려운 용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은 아쉽다. 예를 들어 임마누엘 칸트의 말

" 네 행동의 준칙이 언제나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되도록 하라."

 

 읽는 순간 어른인 나조차도 이게 뭔 말인가 싶다. 준칙, 보편, 입법. 모두 초등학교 아이들의 일상생활 속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단어들이 아닌가? 어디 주석이라도 있나 살펴 봤는데 어느 곳에도 단어에 대한 사전적 의미의 설명은 없다.

그래도 철학자의 말 아래 펼쳐지는 상황을 보면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다. 레오는 아빠와 함께 양로원에 할아버지를 찾아 뵙기로 했는데 할아버지가 걱정하실 만한 일을 말하지 않기로 약속해 놓고 할아버지에게 모든 것을 신나게 털어놓고 만다. 그 뒤 농구장에 같이 가기로 약속했던 아빠도 약속을 지키지 않으며 레오가 약속지키지 않았던 것을 이야기 하며 약속이란 나한테 유리할 때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지켜야 하는 것이라 말한다.

 

칸트의 말 아래 에피소드를 읽다보니 아하~!하는 탄성과 함께 칸트의 말이 쏙 이해되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도 에피소드와 철학자의 말을 그렇게 금방 연결지을 수 있을까? 단언컨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자의 어려운 말을 그대로 풀어 쓰고, 어려운 용어에 대한 사전적 해석이 없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우선 철학자의 말을 아이들의 용어로 풀어놓는다면 그것은 그 철학자의 사상을 그대로 전할 수 있는 함축적 언어가 되지 못할 것이다. 아아들의 말로 바꾸는 것은 철학자의 말을 풀이한 해설서일뿐 그 철학자의 사상이 담긴 말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용어 설명으로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해석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문맥을 이해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된다.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철학자들의 말말말(주니어김영사)>은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을 위한 책이다. 어려운 단어와 낱말정도는 스마트폰으로 사전 검색이면 뚝딱 해결된다. 오히려 필요이상의 주석은 전체 흐름을 끊는 우를 범할 수 있었을 것이다.

 

 

총 6장로 나누어진 책의 말미에는 6장동안 다루어졌던 여러 철학자의 말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간단한 보드게임과 각 철학자들에 대해 조금더 상세히 살펴볼 수 있는 부록이 마련되어 있다. 부모와 자녀가 같이 읽고 함께 마무리 짓는 독후활동도 의미 있으리라 생각된다.

 

 

 

철학적 배경 지식이 없는, 인문학과 친하지 않은, 그렇지만 관심을 가지고 싶거나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아이들을 위해 추천할 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솔직히 나차럼 철학과 평소 친하지 않은 어른이라면 그들에게도 충분히 권할만한 책이라 하겠다. 쉽고 간결하며 중요 내용만 쏙쏙 뽐아주는 족집게 철학선생님을 모신듯한 느낌의 책이다.

 

 

 

 

 

 

 

<부끄럽지만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한 철학자는 소크라테스라고만 생각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한건가요? 혹시 저 말고 다른 분은 없으신가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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