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인데 뭘 그래? 처음 성장그림동화 1
제니스 레비 지음, 신시아 B. 데커 그림, 정회성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무겁다. 마음이.

 

 이런 주제의 책이 나올때마다 그리고 그 책을 읽을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매번 소망해 본다.

 이런 주제의 책이 나오지 않는 세상이 되게 해달라고.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교육의 화두가 되어버린 "집단 따돌림"은 더이상 생소한 이야기가 아니다. 왠간히 듣고 이젠 제법 익숙해져야 할만큼 빈번하게 거로되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변함없이 날카롭게 가슴을 후벼파는 안타까운 말이다. 그리고 우리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반드시 해결하고 뿌리뽑아야 할 일임에도 분명하다.

그런데 이런 집단 따돌림의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닌가 보다. 지난해 이맘 때쯤 읽었던 푸른숲주니어의 "도둑맞은 이름"도 비슷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그 배경이 스페인이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주니어김영사의 <장난인데 뭘 그래?>라는 이야기의 배경은 미국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유럽이나 미국같은 선진국도 비슷한 주제의 작품을 연이어 내놓는거 보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닌듯 싶어 더욱 애가 탄다.

 

 

<장난인데 뭘 그래?(주니어김영사)>는 집단 따돌림의 가해자인 제이슨과 제이슨의 아버지의 대화로 시작된다. 제이슨이 같은 학교 급우 패트릭의 외모를 비하는 별명을 부르며 지속적으로 놀림을 시작하고 패트릭은 그러한 일상에 힘들어 한다. 어느날 패트릭의 아버지가 제이슨의 집을 찾아와 그동안의 일을 이야기 하게 되고 제이슨의 아버지는 자신의 어릴적 경험을 들려주며 제이슨의 마음을 돌리려 애쓴다.

 

 

 <자신의 어릴적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아버지의 대화 요청이 따분하기만 한 제이슨>

 

 

 제이슨의 아버지가 어릴적 그도 제이슨과 같이 집단 따돌림을 주도하는 가해자였다. 제이슨의 아버지가 피해학생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얼굴과 목, 팔에 주근깨가 많고 개구리 울음을 잘낸다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외모적 특징을 비꼬아 '얼룩개구리'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점심도시락을 깔아뭉개고 윗도리를 나뭇가지에 걸쳐 놓는 등의 행동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국 이사를 가고 학교마저 떠나야 했던 건 다름아닌 피해학생이었다.

<어릴적 주근깨가 많은 친구를 따돌리기에 앞장섰던 제이슨의 아버지>

 

 

 

30년이 지난뒤 철물점에서 우연히 두 사람은 만나게 된다.

제이슨의 아버지보다 머리 두개쯤은 더 커진 그 피해학생은 경찰관이 되어 있었고 30년 만에 만난 첫마디가

"나는 너 같은 사람을 벌주는 경찰관이야."

라고 할 정도로 어릴적 상처는 깊고 깊고 깊었다.

 

 어릴적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은 후 제이슨은 패트릭을 찾아가서 서먹한 대화를 시작한다. 하지만 짧은 몇마디 속에서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둘이 같이 미래를 그리는 친구사이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둔하고 땀만 흘리는 뚱보라고 생각했던 패트릭은 사실 살갑고 힘이 쎈 친구였고 팔씨름을 좋아하는 제이슨과 비슷한 취미를 갖고 있었다. 친구에 대해 조금만 더 알아도 조금만 더 이야기를 나누고 조금만 더 들여다보아도 문제될 것이 없는 말과 행동들조차 그동안 놀림과 조롱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땀 많은 뚱보로만 알았던 패트릭과 제이슨이 서로 이렇게 통하는 면이 있다니?>

 

 

 

 패트릭과 제이슨 사이의 문제 해결은 너무나도 간단했다. 그냥 찾아가서 몇마디 나누고 서로를 조금더 알아가는것.

"사람은 마음 속에 두 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는데 한마리는 착한 개고 다른 한마리는 나쁜개다. 그 두마리는 늘 으르렁 거리면 싸운다. 하지만 이기는 것은 주인이 밥을 많이 주는 쪽이다. 어느 쪽이 이기는가는 결국 주인이 결졍하는 거다."

 제이슨의 아버지는 제이슨의 할아버지가 해 주신 말을 제이슨에게 들려주었던 이야기이다.

 집단 따돌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간의 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그 대화의 물꼬는 가해자였던 제이슨의 아버지로부터 시작되었다. 제이슨이 패트릭을 찾아갈 수 있도록 그렇게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제이슨의 아버지가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된다.

<마음 속 두마리의 개 중 착한 개가 이기도록 만드는 것! 그게 바로 우리 부모가 할 일이고 책임이다.>

 

 

 

 우리네 부모님들은 그들의 자녀가 집단 따돌림의 피해자가 되지는 않을까 늘 걱정이다. 흔히 말하는 왕따가 되지 않을까 요리조리 뜯어보고 살핀다. 하지만 혹시 우리 아이가 가해자라면 이라는 생각을 해 본적은 있던가?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다시 피해자가 되는 것은 학교폭력의 흔한 악순환이다. 우리는 우리 아이가 피해자가 되지 않을까만 걱정할 것이 아니라 가해자가 되지는 않을까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학교 폭력은 문제가 있는 특정한 가정의 아이들에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다. 제이슨의 아버지처럼 피해자의 마음을 같이 헤아리고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장난인데 뭘 그래?(주니어김영사)>에서는 아이들의 변화의 중심에 어른들이 서라고 말하는거 같다.

 

 

 어떠한 장난도 서로 합의된 모두가 행복한 상황이 아니라면 장난이라 할 수 없다. 나만 즐겁고 나만 행복하고 나만 깔깔거리는 장난은 장난이 아니라 폭력이고 무기이다. 아이들은 잘 모른다. 왜 그런 행동이 살벌한 공포가 되는지. 이것이 학교폭력을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학생들간의 문제라고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끝으로 집단따돌림의 가해학생이었던 어느 어머니가 인터넷 게시판에 남긴글로 글을 맺고자 한다.

 http://youtu.be/iZwWscEs0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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