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눈의 괴짜 화가 최북 징검다리 역사책 5
정창권 지음, 정은희 그림 / 사계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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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국어시간이었다. 자신이 가장 존경하고 본받고 싶고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 소개하는 글쓰기 수업을 하였다.

가장 존경하고 본받고 싶은 사람을 고민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하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고민의 고민의 거듭한 결과와는 달리 아쉽게도 아이들이 소개의 대상으로 고른 인물들은 30년 전 내가 초등학교 다닐때와 별반 다를바 없다. 세종대왕, 이순신, 유관순.

수천년의 인류 역사를 거치며 현존하는 80억의 인구 중에 존경하고 본받을 사람이 이렇게 제한적이라니. 물론 스티브 잡스나 무라카미 하루키와 같은 참신한(?) 인물을 소개하고려고 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유재석, 하하, EXO처럼 연예인을 등장시키는 아이들도 있었으나 대개의 아이들 선택은 고전적이었다.

이때 내가 아이들에게 소개해 준 인물은 조선시대 '김득신'이었다. 아이들은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다는 눈치다. 1만번 이상 읽은 책이 수만권, 11만번 이상 읽은책도 있는 어릴적 멍충이 취급을 받았던 그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자 아이들 눈빛이 반짝인다. 그러면서 슬그머니 '한쪽 눈의 괴쫘 화가 최북'이라는 책을 소개했다. 사실 이분은 나도 처음들어보는 인물이었다. 처음 뵙는 분이라 호기심이 더 생겼고 아이들 역시 그런 눈치였다. 괴팍한 성격에 밥보다 술을 찾는 최북은 당대 최고의 그림 실력으로 그림을 그려달라는 사람들로 줄을 섰다.

<한쪽 눈의 괴짜 화가 최북(사계절)>은 최북의 일생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화가들의 그림 그리는 방법, 그림 그리는 도구, 당시 화풍을 경쾌하고 가볍게 풀어나가며 독자들의 머리 속으로 파고 든다. 그림 한 장 한 장을 따로 설명하지 않고 스토리텔링을 하듯 이야기하며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도 읽는 이를 편하게 한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인격적으로 체력적으로 학문적으로 완벽한 인물이 아닌 이것저것 구멍도 부족함도 많인 인물이지만 그런 인물이기에 "최북"이란 화가에 더 애정이 간다. 가치 있으나 알지 못하고 지나칠 수 있는 좋은 분을 <한쪽 눈의 괴짜 화가 최북(사계절)>을 통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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