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만드는 방법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17
에블린 드 플리허 지음, 웬디 판더스 그림, 최진영 옮김 / 책속물고기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방학을 앞두고 아이들에게 당부한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즐거운 방학 보내기. 학교와 학원에 쫓기느라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일들을 찾아 도전해 보고 공부와 시험 스트레스로부터 잠시나마 해방되어 신나게 놀아보라는 의미로 정한 첫 번째 목표입니다.

둘째, 건강한 방학 보내기. 자기 몸을 스스로 지키고 방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각종 수인성 전염병이나 교통사고, 안전사고로부터 위협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하자는 의미로 건강한 방법을 보내자고 약속했습니다다.

셋째, 알찬 방학 보내기. 정신없이 신나게 노는 것도 좋고 도서관의 책 속에 푹 빠져 지내는 것도 좋고 무엇이든 좋으니 하기 싶은 일을 실컷 해보고 후회 없이 보내보자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방학을 제대로 보내기 위해서는 큰 틀에서의 다짐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계획과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시간 계획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줄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던 찰나에 눈에 띈 책이 바로 책속물고기의 신간 <시간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책의 제목만 보고 혼자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쳤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시간 활용법에 관한 서적일까? 고학년과 저학년 수준에 나눠서 설명이 되어 있으면 더 좋을텐데. 하지만 받아서 막상 읽어보니 <시간을 만드는 방법>은 어린이에게 시간 관리 방법을 일깨워주는 실용서적이 아닌 시간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소재로 한 철학 동화책이었습니다.

 

126일 토요일, 주인공 펠릭스에게 끔찍한 미션이 주어집니다. 그것은 다음날 일요일 오후 3시에 독신으로 살고 게신 즈베임 이모를 펠릭스 혼자 찾아가 생일 축하 인사를 드리고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11살이 된 지금까지 펠릭스는 단 한번도 즈베임 이모를 혼자 찾아간 적이 없고 이모를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아니 좋아하지 않는게 아니라 이모를 마녀쯤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뼈까지 다 보일 정도로 마른 상체와 상체에 비할 수 없을만큼 거대한 하체를 가진 이모는 겨우 1시간 정도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푹 꺼진 쇼파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조차 몸서리 치질 정도로 펠릭스에게는 가깝지 않은 인물입니다. 어떻게든 혼자서 이모를 찾아가야하는 순간만큼은 피하고 싶은 펠릭스가 내세운 변명은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엄마에게서 되돌아온 단호한 대답은 시간이 없으면 만들라!”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시간을 만들어 내기 위한 펠릭스의 좌충우돌기가 시작됩니다. 엄마의 안경을 찾으로 갔다 만난 이상한 펩 아저씨, 할아버지 유령, 친구 피터의 조언과 도움으로 즈베임 이모네 집에 있는 큰 괘종시계의 바늘을 돌려놓아서 1시간을 10분쯤으로 만들어 보자는 계획을 세우지만 펠릭스의 계획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고양이가 달아나면서 모든 것은 물거품이 됩니다. 결국 독특한 외모에 괴팍한 성격을 가진 이모와 꼬박 온 시간을 다보내야 하는 펠릭스.

 

처음 내가 생각했던 시간 관리 실용서적은 아니었지만 시간이라는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묵직하지만 우리가 뗄레야 뗄 수 없는 주제를 펠릭스라는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낸 장면 장면이 엉뚱하면서도 기발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시간 만들기의 계힉은 터무니 없지만 공감할 수 있엇고 결국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지만 시간 만들기의 실마리를 찾은 펠릭스의 마짐가 모습도 희망적이었고 시사하는 점이 있었습니다. 좋은 책을 읽고 나면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 생각이 들고 그 값진 시간은 또다른 시간의 여유를 만들어 내는 듯 합니다. <시간을 만드는 방법>를 읽고 서평을 쓰는 지금 이 시간은 소중한 제 시간을 더욱 소중하게 만들어준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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