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이 - 흥남부두의 마지막 배, 온양호 이야기
선안나 글, 김영만 그림 / 샘터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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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

    목을 놓아 불러봤다.

    찾아를 봤다."

                  <<굳세어라 금순아>> 中에서..

 

 

 이 노래가 이렇게나 구슬프고 가슴 아픈지 몰랐다. 부끄럽게도 그냥 귀에 익은 옛 가요정도구나 생각햇었다. 노래 가삿말의 흥남부두는 샘터 출판사  <온양이>의 배경이다. 이 작품은 한국 전쟁 당시 흥남철수가 이루어졌던 1950년 12월 중반, 어쩔수 없이 아픈 할아버지를 남겨두고 피난길에 올라야 했던 세모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국 전쟁 당시 북으로 진격하였던 국군과 미군은 중곤군의 갑작스런 개입으로 전세가 불리해지가 군인들과 무기, 물자를 남쪽으로 안전하게 철수하기 위한 작전을 세웠는데 그 장소가 바로 흥남부두였고 이 곳에서의 철수 작전은 세계 전쟁사상 가장 큰 규모로 약 10만 명의 군인과 1만 7천대의 차량을 비롯한 장비와 물자를 철수시켰고, 원래 계획에 없던 피란민 10만명까지 수송하게 된다. 살고자 몰려든 구름 같은 사람들을 차마 버려둘 수 없어 실시된 이송작전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구조로 알려져 있다.

 이 때 미국의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1만 4천명의 피란민을 태워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을 구조한 배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하였다. 군함에서부터 작은 고깃배까지 한 사람이라도 더 태우려고 애썼던 200여척의 배 중에서 1950년 12월 24일 철수 작전의 마지막 배가 바로 온양호이고 그 처절했던 흥남부두를 떠난 온양호에서 태어난 갓난아기 이름이 "온양"이다. 한국 전쟁이라는 가슴 아픈 역사와 그 속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사료로 쓰여졌기에 글과 그림 곳곳에서 전쟁으로 인한 고통과 슬픔이 묻어나지만 그런 아픔 속에서 태어난 온양이를 통해 삶과 생명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놓치지 않도록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1950년 12월의 어느 날, 중공군의 인해 전술에 밀려 국군과 미군은 후퇴에 후퇴를 거듭하게 된다. 전쟁통에 B29 폭격으로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한 달 넘게 앓아누운 할아버지와 몇 달째 전쟁터에 나가 소식이 끊긴 아버지를 뒤로하고 명호와 동생 명남이 그리고 만삭의 어머니는 피란길을 오르게 된다. 함흥에서 시작된 세 모자의 피란길의 목적지인 흥남부두는 부지런히 걸으면 하루면 도착할 거리지만 흥남으로 가는 길목마다 막아선 헌병과 살을 에는듯한 추위와 눈보라 때문에 갖은 고생을 하며 나흘만에 겨우 도착하게 된다. 하지만 희망을 땅이라 생각했던 그곳에는 한 눈에 차지도 않을 만큼의 많은 피란민과 10여만명의 군인들, 심지어는 구석에서 나뒹구는 꽁꽁언 시체까지 참혹하기 이를데 없었다. 하지만 미리 표를 받은 소수의 사람들만이 배에 승선할 수 있다는 말에 남은 사람들은 죽기 샃기로 배에 올랐고 수많은 피란민을 그대로 두고 갈 수 없다는 판단에 군인과 군수물자 사이로 피란민들이 함께 승선하게 된다. 12월 24일 철수 작전의 마지막 날, 명호의 가족도 천신만고 끝에 가까스로 배에 오르고 조금 뒤 요란한 폭발음과 함께 부두 전체가 불길에 휨싸이는 걸 보면서 밤새 진통을 앓던 엄마가 막내 동생을 낳게 된다. 처절한 순간, 모든 것이 날아가 버린 절망의 순간에 태어난 이 아이에게 배에 함께 타고 있던 사람들은 온양이라는 이름을 지어 준다.

 

 "다시는 이리 모진 추위 겪지 말고, 따뜻하고 환하게만 살아라."라는 소망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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