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 - 분단된 나라의 슬픔, 비무장지대 이야기 평화그림책 2
이억배 글.그림 / 사계절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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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된 지구와 상반되는 갈라진 한반도-60여년 전의 상흔은 여전히 아물지 않고 지독히 쓰라리다-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 속지>

 

 

 두꺼운 표지를 펼쳐들면 처음 만나는 두 면의 속지에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세계지도가 그려져 있다. 이 세계지도에는 나라간 구별이 없다. 모두 한덩어리된 하나된 지구 모습이다. 안타깝게도 단 한 곳만 빼고 말이다. 우리 나라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빨간 철책의 상흔, 6월이라 그런지 그 빨간 자국이 이상하리 만큼 더 저리게 느껴진다. 한국 전쟁이 일어난지 60년이 된 2011년에 발행된 평화그림책 두번 째 시리즈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의 첫인상은 그랬다.

 

 

<낡아 빠진 기차 뼈대와 구멍난 철모 그사이로 피어나는 봄, 그렇게 한반도에서 봄이 찾아오길-"비무장지대에 봄이오면" 겉표지>

 

통일 전망대에 오르면 500원 동전 하나로 철조망 건너 이북 땅을 바라볼 수 있다. 망원경 안을 통해 보이는 저 건너 땅에도 우리가 사는 남쪽에서처럼 봄이 내리고 있다. 진달래가 피고, 새가 날아들고, 멧돼지 가족이 한가롭게 물을 마시고, 점박이물범이 자맥질을 하고, 그렇게 땅은 하늘은 자연은 봄을 가슴으로 맞아들고 있지만 그 주변을 기대어 살아가는 인간이 봄을 맞이 하는 모습은 다르다. 허물어진 진지를 쌓고, 녹슨 철조망을 수리하고, 줄지어 행군하고 고단한 훈련을 받고.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겨울이 와도 비무장지대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동물과 식물들은 그 들의 모습 그대로 계절의변화에 맞춰 살아간다. 고향 물냄새를 맡고 거슬러 오르는 연어 산비탈을 넘나드는 산양 북쪽에서 날아드는 철새들 사이로 버려지고 녹슬어 간 기차와 총 구멍이 난 철모, 여기저기 붙어 있는 지뢰 표시판이 조화를 이루어 살아간다는 게 현실에 가슴이 먹먹하다.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겨울에도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뀌어도 고향 북녘땅을 그리워 하며 전망대를 찾던 할아버지가 더이상 전망대에 오르지 않는다. 대신 굳게 닫힌 철문을 열어젖히고 비무장 지대에 피어난 풀밭 위에 누워 그 곳을 노니는 동물들과 한 마음이 된다.

<인간이 쳐놓은 철조망은 인간에게만 계절의 변화를 허락해 주지 않는다. 그곳을 거처로 살아가는 동물과 식물에게는 그저 일상일 뿐. 평범한 일상이 우리들에게는 6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허락되지 않는다.>

 

 

<우리에게 봄은 무엇인가? 녹슨 철조망을 수리하고 총부리를 견고히 하는 것? 아직 한반도에 봄은 오지 않았다.> 

 

 

 

 책을 읽으며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고 괴롭히는 제국주의 세력의 욕심으로 나라가 분단되고 가족이 생이별을 하고 그런 아픔이 모두에게 공유되지 못하고 일부의 문제로 치부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우리 아이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6월 첫번재 그림책 읽어주기 도서로 선정된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의 마지막 페이지처럼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빨간 상흔이 사라지고 사람들의 마음을 갈라놓은 상처도 아무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도해 본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진심을 담아 그 날이 오기를 같이 기다리는 평화의 작은 싹으로 커가길 소망한다.

 

 

<누구를 위해서 통일을 해야 하는건 아닐 것이다. 그냥 통일은 아니 평화롭게 하나로 살기 원하는 것은 그냥 이 땅을 사는 범인의 기본적인 소망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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