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아프기로 했다 - 모든 것에 지쳐버린 나 데리고 사는 법
김영아 지음 / 라이스메이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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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프랭클식 인생론에 빗대어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최근 김영아 저자의 책을 연달아 읽고 있는데, 이 책은 그 세 번째 책이다. 이 책은 빅터 프랭클식 인생론(로고 테라피)을 토대로 독자들의 고단한 삶과 해결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으로, 우리가 아픈 이유를 짚어보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살펴본 후에, 단단한 나로 거듭나는 방법에 대해 다룬다.


저자의 직업이 치유 심리학자인 만큼 저자가 펴내는 책들은 공통적으로 마음을 어루만지고 상처나 삶을 다독이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는데, 어떤 소재의 옷을 입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이 책을 포함해 여태까지 읽은 총 3권의 책 중에서는 필사 책을 제외하고, 그림책을 소재로 삼은 <마음을 안아준다는 것>이라는 책이 조금 더 쉽고 공감력 있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도 역시 도움 될만한 내용들이 있었기에 이를 함께 나눠보려 한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빅터 프랭클의 대표적 이론인 '로고테라피'의 이론에 바탕을 두고 우리 삶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장에서는 오늘날 청년들을 힘들게 하는 다양한 감정들을 짚어 본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아 할 이유를 발견하는 법에 관해 이야기했다.


두 번째 장에는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지 못하는 청년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책임지는 자유의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마지막으로 강조한 것은 시련의 가치, 그리고 고난을 극복한 뒤에 찾아오는 삶의 진정한 행복이다.


이를 통해 우리를 괴롭히는 감정들의 민낯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아픔을 극복할 수 있는 탈출로를 찾아보면 좋겠다. 더불어 빅터 프랭클이 이야기하는 '행복'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보면 좋겠다.


빅터 프랭클은 행복과 같은 쾌락은 좇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결과로서 따라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말에 따르면 어쩌면 우리는 허황된 것을 좇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그토록 찾는 행복이란 무엇이고, 또 이것을 찾기 위해 우리는 어떤 근본적인 물음을 해야 하는지, 또 행복이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이 책과 함께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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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둘러보면 나보다 멋진 사람도, 똑똑하고 잘나가는 사람도 있다. 내게 없는 것을 가진 사람,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쉽게 해내는 사람도 많다. 때로는 그러한 사실 때문에 열등감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부분의 문제를 전체로 확장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남보다 부족한 부분이 있을 뿐, 존재 자체가 열등한 것은 아니다.


열등감이 무엇으로부터 시작됐는지 이제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지 정해야 한다. 열등감이 자신을 좀먹도록 내버려 둘 것인가, 아니면 극복함으로써 자신을 한 단계 성장시킬 것인가. 삶이란 참 고약해서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는 않지만, 다행스럽게도 선택만큼은 항상 자신의 몫이다

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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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가 발달함에 따라 과거에 비해 우리는 너무 쉽게 타인의 삶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새로운 정보를 쉽게 얻고, 새로운 자극제가 되기도 하지만, 반면 우리의 열등감을 폭발시키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열등감조차 내가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때론 나를 좀먹는 감정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나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무엇이 될 수도 있다.


만약 지금 누군가를 떠올리며 열등감에 좀먹히고 있다면, 다른 선택을 통해 나의 감정을 구원해 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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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의 이야기를 하고, 또 상대방의 진짜 이야기를 들으면 너 역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며 힘들게 살고 있구나 하는 동지의식도 느낀다. 그리고 이런 길도 친구가 함께 있어 결코 외롭지 않다는 것도 깨닫게 되고 힘을 얻는다.


무엇보다 자신의 고민이, 누군가 이미 겪었던 일이라면 나는 먼저 지나친 사람의 소중한 경험담과 인생의 지혜도 얻을 수 있다. 그것이 삶에 대한 통찰이고 에너지이다. 이런 관계는 나를 방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충전시킨다.

11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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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에너지를 방전시키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모두 나를 과시하기 위한 혹은 드러내기 위한 가짜 이야기를 남발하기에 그렇다.


그렇기에 듣는 상대방 또한 마주 앉아 있는 것이 곤혹일 수밖에 없다.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지도, 행복하지도 않다.


그래서 어찌 보면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친분 유지를 위한 비즈니스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때문에 삶을 함께 헤쳐나가는 동반자나 동지의식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때문에 우리는 관계나 만남을 이어가는 것에 꽤 큰 피로감을 느끼고, 또 방전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남 그 자체가 지혜를 나누고, 경험을 나누는 장이 되어야만 다음의 만남이 기대되고 또 충분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텐데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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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바라기에는 참으로 팍팍한 세상이다. 하지만 '인간이란 최악의 조건에서도 그것에 저항하고 용감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라는 빅터 프랭클의 믿음을 나 역시 가지고 있다. 또한 '인간이 언제까지나 그런 존재로 남을 것이라는 사실을 예상치 못한 정도까지 목격했다'는 그의 말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

있는 그대로의 '나'와 '내 삶'에 집중할 때 비로소 '내가 가진 능력'이 눈에 보인다. 금수저를 들지 않더라도, 자기 안에 빛을 간직한 사람은 그 자체로 빛나는 법이다.

145~14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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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라 안팎이 어수선해지면서 점점 더 팍팍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주변 환경에 동화되기보다, '나'와 '내 삶'에 집중하는 것이다.


어떤 최악의 상황에서도 무사히 잘 버텨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현재를 제대로 직시하고 자기 자신을 믿었던 사람들이다. IMF 때도 그랬고,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그러했다.


나와 내 삶에 집중하다 보면 내가 가진 능력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통해 문제 해결능력을 갖추게 된다. 그러니 최악의 상황에 도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럴 때일수록 외부보다 내면에 더 집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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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조금 떨어져 자신을 바라보자.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자신에게 말을 건네도 괜찮고, 누군가에게 남 이야기를 하듯 자기 이야기를 전해도 좋다. 자신이 한 행동을 빠짐없이 적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

제멋대로 끓어오르기만 했던 감정의 정체가 조금씩 확연해질 것이다. 불행에서 벗어나는 길 또한 그 윤곽을 드러낼 것이다. 문제의 해결은 언제나 문제의 인식에서 시작된다.

22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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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중요한 것은 적절한 거리감이다. 너무 가까우면 정작 제대로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는 타인은 물론 나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만약 지금 어떤 문제에 직면했다면, 조금 거리를 두고 떨어져서 생각해 보자. 지금 진짜 문제는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써야 하는지.


삼자의 관점에서 상황을 제대로 바라보거나, 나의 상황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기록을 통해 점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제대로 직시하는 것이며, 거기에서부터 시작이다. 그래야 제대로 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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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프랭클은 행복에 대해 인간은 그것을 추구할 필요가 없으며, 추구할 수도 없다고 단언했다. 쾌락이란 본래 목표가 아닌 하나의 결과로서 얻어지는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시 말하면 행복은 어떤 목표를 달성했을 때 부수적으로 얻을 수 이는 결과이다. 궁극적으로 행복을 소원하면서도 정작 행복을 어떻게 얻는지 모르는 우리들에게 빅터 프랭클의 말은 더욱 날카롭게 다가온다.


행복을 염두에 두고 그것을 얻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저 내 삶에서 의미 있는 일을 묻고, 찾고,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행복은 시나브로 당신 곁에 찾아올 것이다.

23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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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사람들은 행복을 좇는다. 행복을 목표로 두고 그것만을 위해 전진하고 또 전진하다. 그런데 빅터 프랭클은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행복은 목표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로서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생각해 보면, 미래의 행복을 위해 포기하고 내려놓는 것들이 참 많은데, 어쩌면 우리는 잘못된 방법을 시도했는지도 모르겠다. 주어진 삶과 과정을 즐기고 최선을 다했다면 행복은 결국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뭔가 대단한 것에 도전하고 목표하는 것보다, 어쩌면 행복은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과 같은 아주 가까운 것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는 행복을 목표로 두기보다, 그저 현재의 삶에 충실해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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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괴로워한다. 자기를 과대평가하며 그걸 알아 주지 않는 세상을 원망하거나 반대로 과소평가하여 지나치게 자신감 없이 살아가는 식이다.


다행인 것은 누구나 자기 안에 '부족한 나'만큼 '괜찮은 나' 또한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괜찮은 모습만 내세울 필요도, 부족한 모습에만 집착할 이유도 없다. 그저 양쪽을 통합해서 바라보는 시선이 중요하다.


'부족한 나'를 인정할 때 괜찮은 부분을 키워갈 수 있으며, '괜찮은 나'를 발전시킬 때야말로 부족한 부분을 이겨낼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250~2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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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들은 상호보완적이라, 부족한 것이 있으면 그만큼 괜찮은 면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나 자신 또한 마찬가지다.


이때 중요한 것은 두 가지 모두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인데, 보통 사람들은 좋은 면만 부각시키거나 받아들이려고 해서 늘 문제가 된다.


세상에 '완벽'이란 있을 수 없는 만큼, 부족하거나 모자란 나도 함께 인정해 주고 받아들여주자. 그러면 부족한 나를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으며, 이때 괜찮은 나는 성장의 동력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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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난 후, 우리를 괴롭히는 무기력, 분노와 혐오, 고립과 상처 등의 감정들이 어쩌면 우리 스스로 자처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남과 비교하며 우위를 가리고, 그러면서 내 안에 부족한 나는 거부하거나 회피하면서 점점 더 알 수 없는 미궁 속을 거닐었던 것은 아니었나 싶다.


사실 주변의 환경이 어떻든 내 중심이 바로 서 있다면, 감정적 동요도 크지 않을 것이고, 또 불행으로 치닫는 상황까지 가지는 않을 텐데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외부 환경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진짜 중요한 나 자신은 보지 못한 것은 아니었나 싶다.


더불어 잘못된 목표 설정으로 인해 지금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놓친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됐다. 행복은 결국 어떤 과정에서 얻게 되는 결과일 뿐인데, 왜 과정은 등한시하고 결과만을 앞세워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온갖 고단한 삶을 짊어지며 살게 되었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항상 바뀌는 주변 환경보다, '나'와 ' 내 삶'에 더 주목하는 것, 그리고 내 삶의 의미 있는 일을 묻고, 찾고, 해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가슴에 새겨본다.


삶에 지쳤는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나와 내 감정을 되돌아보는 것에서부터 다시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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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예약 - 나의 유럽 드리밍북
청춘유리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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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여행을 꿈꾸는 나에게 있어 여행책은 사전 답사와 같은 느낌을 준다. 심지어 이미 다녀온 곳조차 책을 통해 다시 돌아보다 보면, 새로운 곳이 되어 버려 복습이 아닌, 예습이 되어 버린다.

계절에 따라, 시간에 따라, 각도만 달리해도 다르게 보이는 여행지의 풍경 덕에 언제나 여행책은 설렘과 기대감을 안겨준다.

이 책도 그런 부푼 마음을 안고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 보면 어느새 유럽의 전경들이 스쳐지나 가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된다. 계절에 만날 수 있는 꽃이 핀 정원, 사람들의 모습, 바람과 온도 등이 떠오르며 여행지만의 매력을 흠뻑 만끽하게 된다.

이 책에는 특정 지역에 대한 소개나 가는 방법, 여행 팁과 같은 내용들은 만날 수 없다. 오롯이 저자의 흔적을 따라 걷는 길과 풍광, 그리고 저자가 남긴 여행에 대한 소감만 있을 뿐이다.

여기에 더해 나머지 공간은 여행지에서의 사진과 독자들의 메모를 위한 공간으로 채워지며, 독자들 역시 유럽 여행을 꿈꾸게 만든다.


총 41개의 MOMENT로 구성된 이 책에는 저자가 유럽 여행을 하며 느낀 소감과 사진, 그리고 독자를 향한 질문과 유럽 여행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메모 공간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MOMENT에 남긴 메모들을 보다 보면, 과거 여행했던 순간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륙하기 전 비행기에 탑승했을 때의 설렘, 여행하면서 만나게 되는 이국적인 풍경, 향기를 통해 새삼 깨달은 낯섦, 문득 느껴지는 공허함이나 위로 등과 같은 감각들이 되살아 나며, 다시금 여행했던 그때 그 순간으로 데려다 놓는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떤 정보를 얻기 위한 목적이라기 보다, 여행 그 자체를 느낄 수 있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여행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여행했을 때의 감각을 되살려 오감으로 여행의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여행은 하고 싶지만 여러 여건상 당장 떠날 수 없다면, 이 책으로나마 잠시 유럽 여행을 떠나보자! 준비되었는가? 유럽행 티켓을 예매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Are you re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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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활용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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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곳곳에는 저자가 독자를 위해 마련해 둔 페이지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나만의 루트를 짜기, 여행 일정 짜기(먹고 싶은 것, 가볼 만한 곳, 사고 싶은 것 등), 방문지(박물관, 미술관, 스포츠 경기장 등)의 티켓 수집 후 기록하기, 나만의 다이어리 작성, 여행지에 걸맞은 플레이 리스트 남기기, 엽서적기 등.

그냥 돌아보고 오는 것만으로는 오래 기억되지 않는다.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여행지를 탐색하고 기록으로 남기다 보면 더 의미 있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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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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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프랑스가 가장 아름다워지는 7월이 찾아왔다. 여름이 만개할수록 이 땅은 보랏빛을 머금고 풍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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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떠오르자 라벤더들은 더욱 또렷하게 흔들렸고, 서 있던 모든 이들이 하나같이 같은 곳을 응시했다.
4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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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프랑스는 나의 버킷리스트에 있는 여행지 중 하나로, 개인적으로 꿈꾸는 풍경은 노란 미모사가 핀 풍광이다. 한 소설책을 읽고 머릿속으로만 늘 상상하고 있던 풍경인데, 이 책에서 보랏빛이 물든 라벤더의 풍경을 보다 보니, 그냥 계절 상관없이 남프랑스를 다녀오는 것이 더 시급해 보인다. 어쩜 이렇게 예쁜 색을 입고 있는지, 그저 감탄만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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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사랑하는 이유는 아주 단순한 것으로부터 온다. 속계에서 떠나 낭만 속에 살고 있는 듯한 착각인지 현실인지 모를 여행지에서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낳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 타고 가던 기차에서 내려 목적지 없이 길을 걸어도 불안해하지 않는 것. 언제고 내 행복을 선택할 수 있는 것.
5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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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나는 더 자유로워진다. 어쩌면 그래서 여행을 더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살고 있는 이 땅에서 묶여있던 굴레, 관습, 나이, 성별 등에서 풀려나며 나는 자유인이 된다.

덕분에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과는 쉽게 친해지고, 또 쉽게 마음을 터놓게 되는 것 같다. 그냥 나 자체로 행복할 수 있는 순간, 그게 바로 여행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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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내게 늘 치열했지만 매 순간이 새로움이었고, 네 삶에 즐거움이 있다면 이런 것이다 하고 알려 주는 우거진 숲속의 표지판 같았다. 그리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도망치고 포기하고 늦어서 좌절하는 것이 인생의 실패와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여행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려는 마음은 아니지만 역시나 가 본 사람은 안다. 큰 것을 얻으려 하면 뭔가를 잃어버려 가벼워지게 하고, 비우고 나면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채우게 만드는 것이 여행이라는 것을.
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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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여행을 다녀온다고 해서 일상에서 크게 바뀌는 것은 없다. 하지만 내 마음만큼은 다르다. 새로움과 즐거움을 얻고, 또 인생을 조금은 더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조금 천천히 가도 된다는 것을, 많은 것을 꼭 소유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비운만큼 채울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또 가벼운 발놀림을 위해서는 어깨에 짊어진 짐이 가벼워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가지고 있던 상념들을 많이 내려놓게 된다.

이처럼 여행은 나를 비우고 새롭게 다짐을 하게 만든다. 덕분에 쓰러지지 않고 인생을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자꾸 여행을 꿈꾸게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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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풍경 만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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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장 가고 싶은 유럽의 도시는 어디인가요?

Q. 때때로 여행은 냄새나 소리, 색깔로 기억되기도 하죠.
     당신에게 유럽은 어떤 모습인가요?

Q. 당장 떠날 수 없는 지금, 가장 그리운 것은 무엇인가요?

Q. 생각만으로도 설레는 유럽의 풍경이 있나요?

Q. 죽기 전에 유럽의 단 한곳만 갈 수 있다면 어디를 선택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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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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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계산이나 계획보다, 감각이나 느낌만으로 떠올려보는 유럽여행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해 보니 좀 더 로맨틱한 느낌이 든다.

하나에서 다른 것으로 넘어가는 사이 놓친 풍경이라던가, 그때 느낀 감정이라던가, 먹었던 음식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자투리 시간마저 소중하게 다가온다.

'그때의 순간들을 당시에 남겨두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하는 생각이 들며 아쉬움도 남는다. 더불어 약간의 돌발행동(이를테면 갑자기 낯선 곳에서 생각나는 이에게 엽서 보내기)을 해봤어도 재미있는 경험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나에게 있어 유럽여행은 텍스트나 지식으로만 알고 있던 스케치에 경험이라는 파스텔톤을 입히는 느낌인데, 이 책을 말미암아 더 많은 유럽 도시들을 탐방해 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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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아무래도 내가 너를 - 나태주 한서형 향기시집
나태주.한서형 지음 / 존경과행복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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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언어와 향기로 가득했던 책!"


단순한 시집으로 존재하기 보다, 다양한 콜라보를 통해 만나는 나태주 시인의 시는 색다른 맛과 느낌을 선사한다. 이번에 만나본 책은 향과 함께 한 시집으로, 일명 '향기 시집'이다.

손에 집어 든 순간부터 후각을 자극하며 향으로 먼저 다가왔던 이 책은 나무 향과 꽃 향, 흙 향이 어우러진 느낌을 풍기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덕분에 한참을 킁킁거리며, 향기에 빠져있었다. 또 시를 읽는 내내 사랑의 언어와 향에 매료되어 이색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책에 들어가기에 앞서 저자는 '책 사용법'이라는 페이지를 통해 독자에게 책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중에서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세 번째 방법인 '너무 힘든 날 마음을 사랑으로 채우고 싶을 때'에 서술한 내용이다.

나태주 시인은 가장 소중한 사람은 '나'이며 나를 소중히 해야 남에게 나눠줄 마음도 생긴다고 말하고 있는데, 에너지가 방전되는 날이 많은 요즘을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방법이 아닐까 한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을 살펴보면, 3부까지는 사랑에 대한 시를 담고 있고 4부는 두 작가가 사랑에 대해 주고받는 인터뷰 형식의 글이 담겨있다.

향을 느끼며 사랑에 대한 시를 만나는 것도 좋았지만, 사랑의 의미를 인터뷰 형태로 나눈 두 작가의 솔직 담백한 에세이 글은 '사랑'을 다시 생각해 보게 했다.

읽는 내내, 그리고 읽고 나서도 한참을 손에 물든 향기 덕에 '사랑'을 곱씹어 보게 만든 이 책을 이제부터 소개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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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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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
첫 시집 <대숲 아래서>를 출간한 후 <좋은 날 하자>까지 50여 권의 시집을 펴냈고, 산문집, 향기 시집, 그림 시집, 동화집 등 200권이 넘는 저서를 출간했다.


■한서형 향기 작가
식물의 향기를 예술로 표현하는 국내 1호 향기 작가.
눈에 보이지 않는 향을 다루는 일을 지극히 시적이고 영적이라 여겨 매일 명상하고 '행복할 때만 향을 만든다'라는 원칙을 고수한다. 작가가 만든 향기의 영혼이 결국은 향기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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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 '향'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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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전집에 수록된 칠천여 편의 시를 읽고 또 읽으며 '사랑'을 고르고, '사랑' 향기를 그렸다. 그렇게 시작은 달콤했다가 매혹적이었다가 격렬했다가 포근해졌다. '사랑은 동그라미'라는 나태주 시인의 말을 마음에 품고 동그라미를 닮은 향을 계속 그렸다. 

어느 여름날 아침, 한 달 전 만들어 숙성 중인 향기를 맡은 후 또다시 '실패 분류'로 옮겨두고는 축 처진 어깨로 정원을 거닐 때, 문득 어디선가 다정한 향기가 말을 걸었다. 올해 키우기 시작한 식용 장미 '로사 라즈베리'였다.

갓 피어난 분홍색 꽃잎을 한 장 따서 흐르는 물에 씻어 입에 넣고 씹으니, 머리끝까지 장미 향이 솟아오르며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사랑이 차올랐던 것.

그렇게 스케치북을 펼쳐 장미를 그리다가 동그라미를 그리고 동그라미 두 개를 겹치면 하트 모양이 되는 걸 발견했다. 동글동글 하트. 물을 충분히 머금은 붓으로 몽글몽글 하트 구름을 그리고 튼튼한 줄기를 더하고, 자그마한 이파리까지 그리고 나니 귀엽고 사랑스러운 꽃이 되었다. 세상에 없는 꽃, 모두 분홍색인 '사랑꽃'. 이내 이 꽃에 향기를 만들어 주기로 결심하게 된다.

그렇게 주인공을 장미로 정하니 함께 할 향들이 자연스레 떠오르게 된다. 우선 페르시아어로 '신의 선물'이라는 뜻을 가진 '야스민'이 어원인 재스민 앱솔루트는 '향기의 왕', '밤의 여왕'이라 불릴 정도로 강렬하고 매혹적인 향이다.

때를 맞추어 정원에서 피어난 듯 자연스러운 비율을 찾아내고 일랑일랑과 로즈 제라늄을 더해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을 응원한다. 그리고 용기를 북돋워 사랑을 지키는 힘을 주는 샌들우드와 시더우드, 페루 발삼이 어우러진 나무와 나뭇진이 튼튼한 가지처럼 향을 지탱한다.

가만히 눈을 감고 조금 더 음미해 보면,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향이 나는 새싹이 돋는 순간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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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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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과 담소를 나누다가 "향기 시집이 하나의 장르가 되면 좋겠어요."라는 말이 씨앗이 되어 '사랑', '소망', '감사', '행복'이라는 주제로 시와 향을 담은 향기 시집 시리즈를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랑은 분홍색, 소망은 하늘색, 감사는 초록색, 행복은 노란색이에요."라고 색도 골라 주었다고 하는데, 이를 나태주의 사원색이라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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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배운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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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이라는 시에 쓰인 표현 중 '바장이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부질없이 짧은 거리를 오락가락 거닐다.
2.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어서 머뭇머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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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와 '향기' 음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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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손에 집어 든 순간부터 향은 후각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는 더 강하게, 그리고 한곳에 집중할 때는 은밀하게.

책을 덮고 난 이후에도 향은 계속 그 자리에 남아 오랫동안 '사랑'을 추억하라고 부추긴다. 삭막했던 책장의 주변 책들까지 사랑에 뒤덮이는 느낌이다.

시를 다 읽고 난 후 새로이 다시 정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나태주 시의 마지막 단락에만 마침표(.)가 찍혀있다.

이 책에 실려있는 모든 시가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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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사랑은 두 사람이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나란히 앉거나 서서
한 곳을 바라본다는 말 맞다
(...)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소리를 듣고
때로는 같은 생각을 하며
조금씩 조금씩 상대방을
닮아간다는 것!
그것이 사랑이 아닐까
얼굴 표정도 닮아가고
목소리도 닮아가고
생각도 닮아가고
끝내는 사는 모습이며 몸짓까지 닮아
그래서 끝내는 편안해지는 것
그것이 아닐까?
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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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랑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위의 시로 답하고 싶다.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그러다 이내 서로의 몸짓과 사는 모습까지 닮아가는 것이라고. 그래서 함께 있는 것이 편안하다 느끼는 것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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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이제


사랑은 이제
나의 일이 아니다
사랑은 이제 너의 일이다
네가 내게로 오면 사랑이고
네가 내게로 오지 않으면
그냥 사랑이 아니니까

사랑은 아주
단순하고도 쉬운 것
그러나 세상 어느 것보다도
힘들고 까다로운 것
그것은 이미 사랑이
나의 일이 아니고
너의 일이기 때문

다만 나는 오늘도
너를 기다리는 사람
언덕 위에 버려진
하나의 돌덩이

혼자서 꿈꾸고
혼자서 꽃을 피운다.
2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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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의 고백처럼 느껴지기도 하나, 한편으로는 이처럼 절절한 사랑고백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있어 사랑은 단순하고 쉽지만 너의 선택을 기다리는 나에게 있어 사랑은 '세상 어느 것보다도 힘들고 까다로운 것'이라는 말은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나는 완전히 너에게 마음을 굳혔다는 믿음과 온 사랑을 다 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프러포즈나 결혼식의 서약의 글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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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당신은 왜 내가
우산을 가졌으면서
우산을 펼치지 않고 그냥
길을 가는지 모르시지요?
두 손에 가방을 들었기 때문이라구요?
아닙니다
당신이 받쳐주는 우산 속에 나도 들어가
당신과 함께 걸어보고 싶어서입니다.
3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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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시작하는 연인의 달콤한 모습이 연상되는 시다. 슬쩍 자신의 마음을 내보이며, 함께 우산을 쓰는 연인 사이가 되고 싶다는 고백과도 같이 느껴져 풋풋함과 함께 확 마음을 사로잡는 달달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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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사랑은


때로 사랑은 같은 느낌을 갖는다는 것
함께 땀 흘리며 같은 일을 한다는 것
정답게 손을 잡고 길을 걷는다는 것

그것에 더가 아닙니다

때로 사랑은 서로 말이 없이도
서로의 가슴속 말을 마음의 귀로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

그보다 더 좋을 게 없습니다.
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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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이것에 '더'해 무엇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자체로 좋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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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사랑은 형식이 아닙니다
굴레가 아니고 껍질이 아니고
억지가 아닙니다

사랑은 형식을 벗어나야 합니다
굴레를 벗고 껍질을 벗고
억지를 벗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랑은
마음과 마음이 만나야 합니다
생각과 생각이 만나야 합니다
느낌과 느낌이 만나야 합니다
꿈과 꿈이 만나야 합니다.
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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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속 내면을 마주하는 것! 그래서 형식을 벗고, 굴레를 벗고, 껍질을 벗고, 억지를 벗어야만 비로소 마주할 수 있는 것!

우리 안에 깊이 감춰준 마음과 생각과 느낌과 꿈이 만나야 비로소 진짜 사랑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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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말하게 하라 4


꽃은 멀리서 볼 때 꽃답고
산은 멀리서 볼 때 산답다
하늘의 흰 구름도 멀리서만이
흰 구름이고
강물도 멀리서만이 강물인 것,
너 또한 멀리 있을 때
너답고 아름다워라
만나서보다는 헤어져서 더욱 너는 너이고
앞모습일 때보다는 옆모습일 때
너는 더욱 아름다워라
그리하여 끝내
내게서조차 잊혀지므로
너는 하나의 향기가 되리.
6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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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여운이 남는 시다. 나와 가까운 사이일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너를, 나와 멀어졌을 때에야 비로소 너다운 모습을 발견한다는 말은 이제 추억으로 남은 사이라는 말이다.

긴 시간이 지난 후 잔향으로만 남은 너를 추억하는 시를 읽으며, 문득 가까이에 있는 너를 다시 떠올려 보게 만든다. 너무 가까이에 있어 미처 너의 매력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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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꽃만 그런 게 아니다


이름을 알게 되면
자주 눈에 띈다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더욱 자주 눈에 띈다

그리워하게 되면
못 잊는 그 무엇이 된다

마침내 눈앞에서 사라졌을 때
가슴속으로 들어와 꽃으로 바뀐다.
8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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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렇게 마음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미 마음에 들어찬 그것이 사라졌을 때 우리는 뒤늦게 '사랑'이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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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답함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다

좋지 않은 것을 좋게
생각해 주는 것이 사랑이다

싫은 것도 잘 참아주면서
처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중까지 아주 나중까지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
10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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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사랑에 대해 누군가 묻는다면 위의 시로 답해보자. 사랑하면 콩깍지가 씌인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주고, 좋지 않은 것을 좋게 생각해 주는 것.

여기에 더해 싫은 것도 참아주며 평생을 그렇게 함께 하는 것이 사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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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오래 함께 마주 앉아서
바라보는 것

말이 없어도 눈으로 가슴으로
말을 하는 것

보일 듯 말 듯 얼굴에
웃음 머금는 것

그러다가 끝내는 눈물이 돌아
고개 떨구기도 하는 것.
1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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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떠오르는 일련의 모습들을 다 담고 있는 시다. 마주 바라보고, 눈빛으로 말하고, 입가에 웃음이 가시지 않다가도 불현듯 눈물짓게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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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향기에 대해 향기 작가 한서형이 묻고 시인 나태주가 답한 내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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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형 Q.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나태주 A.
사랑은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에요.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면 사랑이 마르지 않아요. 내가 소중하니까 엄마가 소중하고, 내가 소중하니까 네가 소중한 거예요, 모두는 아니겠지만 대부분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그 사람이 나에게 필요한 것을 가지고 있어섭니다. 특히 상대에게서 내가 꿈꾸는 것이나 자기 마음속에 있는 이데아를 발견했을 때 사랑하게 되죠.

사랑은 이기적입니다. 자기를 사랑하니까 남을 사랑하는 거예요. 만약에 연인 사이에 상대에게 폭력적이라면 그 사람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겠지요.


■한서형 Q.
시인님의 사랑은 어떠셨어요?

■나태주 A.
나는 사랑이 제일 어려웠어요. 사랑을 제대로 못 해봐서 사랑 시를 많이 썼어요. 사랑을 완전하게 했다면 아마 사랑 시를 쓰지 않았을 겁니다. 사랑에 대한 미흡함과 그리움, 호기심이 있어서 쓰는 겁니다.


■한서형 Q.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사랑하고 싶은 독자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나태주 A.
가장 소중한 사람은 '나'입니다. 내가 가진 것이 없는데 어떻게 남에게 나누어 주겠어요. 내가 더 부드럽고 더 따뜻하고 아름답고 좋은 것을 가졌을 때 다른 사람에게도 줄 수 있는 거예요.

사랑은 사람을 살게 하는 에너지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한시도 사랑 없이 살 수 없어요. 세상 모든 사람이 사랑을 포기하지 말고 살면 좋겠어요.

지나치게 뜨겁지 않은 사랑, 너무 성급하지 않은 사랑, 가까이에 있지 않아도 늘 마음속으로 그를 위해 기도하고 응원하는 사랑을 하시길 바라요.


=====
마무리
=====

최근 사랑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에 대해 새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더불어 나를 다독이고 위로하는 것 앞에 우선해야 할 것이 '나를 사랑하는 것'임을 깨닫는다.

또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타인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보듬을 마음이 생긴다는 것도 배웠다. 어떤 책에서 타인을 위해 살라는 말이 그토록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결국 그 말은 나를 사랑하라는 말임을 이제는 안다.

나를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을 시작으로, 타인을, 더 나아가 세상을 사랑하며 살아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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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안아준다는 것 - 말 못 하고 혼자 감당해야 할 때 힘이 되는 그림책 심리상담
김영아 지음, 달콩(서은숙) 그림 / 마음책방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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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나를 만나기 위한 그림책 심리 상담!"


처음에 이 책을 보자마자 핑크색 책 표지가 눈에 확 들어왔다. 여기에 더해 편안한 느낌의 일러스트들이 시선을 잡아끌면서 얼른 읽어보고 싶은 마음을 갖게 했다. 그래서 펼쳐들었고, 그 자리에서 뚝딱 완독으로 마무리했다.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편안하면서 명료했다. 내담자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기다려주는 형태를 취하지만, 그렇다고 늘어지는 느낌은 아니다. 무엇보다 내담자에 맞는 그림책을 추천해 주는 부분은 직관적이면서 확실한 치유 느낌으로 다가온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상담 시 때로 시나 소설, 수필, 영화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고 하는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에 역시 그림책만 한 게 없는듯하다.

어떤 이들은 그림책을 두고 아이들만 보는 책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이 책과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그림책을 읽다 본다면 그런 편견이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그림책을 더 선호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총 17가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저자가 다양한 내담자와 상담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결혼을 앞둔 신부의 이야기에서부터 아이들과의 상담이 두려운 교사,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가 심한 회사원, 연애만 하는 여자의 이야기, 부모를 잔인하게 죽인 남자 이야기, 남편의 화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중년의 여성 이야기 등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만나볼 수 있는 '우리' 혹은 '이웃'의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이들은 저마다 상담 후 자신의 상황에 맞는 그림책을 처방전으로 받게 되는데, 그 이야기를 통해 내담자들은 자신의 상황을 보다 직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덕분에 더 이상 회피하지 않고 문제에 직면하게 됨으로써 자신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할 수 있게 된다. 상담 방식은 1 대 1부터 부부가 함께, 혹은 그룹 형태로 진행되기도 하는데, 상황에 따라 어떨 때는 부드럽게 또 어떨 때는 단호하게 대처하며 내담자들의 묵은 상처를 바로 볼 수 있게 돕는다.

문득문득 감정이 치고 올라와 나 자신조차 나를 컨트롤할 수 없을 정도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면, 그리고 그 상처가 평생 나를 괴롭히고 있다면 이 책에서 저자가 처방하는 방법처럼 그림책을 찾아 읽으며 내 안의 나를 제대로 마주해보면 어떨까 한다.


이 책에 담긴 사연들을 살펴보면 저자와의 상담을 통해 그림책으로 치유를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더불어 상처를 피하기보다 당당히 맞서서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상처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우울하거나 무겁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상담을 위해 치료제로 처방한 그림책이 궁금해지고, 또 내담자들의 변화에서 희망을 보게 된다.

살다 보면 말 못 할 고민거리나 상처를 껴안고 살아가게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저자의 처방처럼 나에게 맞는 그림책을 찾아 내 안의 나를 직시하고 또 보듬어주면서 마음을 안아주면 어떨까 한다.

때때로 타인에게 도움을 구할 수 없을 때 이 방법은 가장 쉬우면서도 큰 도움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한다.


=====
사람들에게 중요한 건 대상 자체가 아니라 그 대상에게 주었던 자기 마음이라는 점이다. 대상 자체의 의미보다 대상에게 주었던 자기 생각을 더 기억하고,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확신은 그래서 필요하다.
상대가 누구이든, 처음에 상대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든, 그 상대를 선택한 것이 옳았다는 자기 확신이 있어야 그 관계가 원만히 지속할 수 있다.

사람은 무엇을 선택하든 자기가 옳았다는 확신을 원한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고 당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23~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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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자기 확신이 없다면, 그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특히 부부나 가족, 연인, 친구 등과 같은 밀접한 관계일수록 더 그렇다.

만약 그 관계에 확신이 없다면, 항상 불안과 초조함이라는 감정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관계를 맺어가는 데 있어 상대가 누구든 간에, 내 마음이 어떤지를 먼저 들여다보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
무의식 속에 오래도록 방치된 마음은 때로 본성의 나를 잃게 만들고 심지어 '나는 누구지?'라고 하는 근본적 물음으로 자신을 혼란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물음이 종국에는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다. 가두고 피했다고 해서 영영 넘어갈 성질의 것이 아니란 뜻이다.

감정은 자신의 의식과 별개로 또 하나의 인격을 갖추고 있다. 의식적으로 감정을 아무리 도려냈다 해도 여전히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이다.

방치하다 보면 결국에는 주체였던 자신이 무의식이라는 녀석에게 휘둘리는 비주체가 될 수 있다. 무미건조한 감정으로 삶이 메마르다고 느꼈을 때, 이전에 없던 감정이 나를 불편하게 해서 '지금-여기'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가 바로 그 순간이다.

비주체에서 주체로 회복한다는 것은 무의식을 의식화하는 것이다. 이제라도 외면하고 무의식 속에 가둔 나의 감정에 관심을 가져보자.
60~6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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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에 밀어뒀다고 생각했던 감정들이 특정 상황에 불쑥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다. 이를테면 술을 먹거나, 한계에 내몰리는 상황과 같을 때 말이다.

그럴 때 숨겨져 있던 감정은 주체인 나를 밀어내고 나도 모르는 사이 불쑥 일을 저질러 버리고 만다. 이때 우리는 비주체에 잠식 당하면서 혼란을 겪게 된다.

그리고 이내 다시 이성을 되찾은 나는 그 상황을 수습하고 상황 설명을 하느라 진땀을 빼게 된다. 이런 불편을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면, 종종 무의식을 의식화하여 내가 놓친 감정이 무엇인지, 회피하고 미뤄둔 감정은 무엇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야 내 삶이 망가지지 않을 수 있다.

감정은 눌러 참는다고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고로, 내 안에 슬픔과 상처를 보듬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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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때마다, 상담 때마다 심지어 방송에서도 나는 그림책을 단순히 그림이 있는 책이라고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그림책은 쉽게 풀어내지 못할 다양한 주제를 시공을 초월해서 임팩트 있게 전하는 면에서는 탁월한 매체임이 틀림없이 때문이다. 나아가 강력한 치유 도구이기도 하다.
8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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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사람들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편견이나 선입견에 둘러싸여 무엇을 판단하고 정의 내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 생각은 한계를 만들고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없게 만든다.

소설을 쉽게 보고, 그림책을 만만하게 보는 것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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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일은 나 자신을 믿는 일이다.
도전하지 않는다는 건 나 자신에게 믿을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실패가 아니라 포기다. 자발적인 나의 의지로 도전하게 되면 결과가 어떻든 '나는 나를 믿었다'라는 황금 같은 경험이 남는다.

최선을 다했다는 경험 하나가 백 개의 실패 경험을 백지화시킨다.
10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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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게 된다. 실패를 두려워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 말은 곧 내가 나 자신을 믿을 수 없다는 말과도 같으며, 그것은 곧 포기하는 상태를 말한다.

포기하는 인생을 살고 싶은가 아니면, 도전하며 수백 개의 경험을 쌓는 인생을 살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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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착한 아이가 믿는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다.
믿으면서 간절히 열망할 때 내 안의 믿음과 열망이 기적을 가져온다. 뜬구름 잡는 신비 타령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의 숱한 경험이 그것을 증언한다.

그래서 살면서 한 번이라도 기적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장영희 교수가 그랬던 것처럼 이런 말을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이다.
힘들어서 아파서 너무 짐이 무거워서 어떻게 살까, 늘 노심초사했고 고통의 날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결국은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열심히 살며 잘 이겨냈다.
그것이 기적이다.


기적이 왔다면 그건 누구의 선물도 아니다.
바로 내가 만든 것이다.
27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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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라고 하든 나는 기적을 믿으며 살고 싶다. 희망하는 만큼 노력할 것이고 노력하는 만큼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을 알기에 나는 더더욱 기적을 믿으며 살고 싶다.

더욱이 기적은 노력하는 내가 만들어 내는 것이고, 그 결과에 대한 선물은 오롯이 내가 받는 것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기적을 향해 나아가고 싶다.


*****

이 책에서 언급된 그림책들 중 마음이 가는 그림책들은 추후를 위해 따로 리스트 업 해두었다. 일부러 찾아 읽기도 하는데, 그림책을 통해 멘탈도 잡고 상처도 치유할 수 있다니 이보다 더한 보람이 또 있을까?

실제로 성인이 되어 읽는 그림책들은 아이 때 보던 그림책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특히 요즘 출판되는 그림책의 경우, 오히려 어른 이에게 더 도움이 되는 그림책들이 훨씬 더 많다. 그래서 되려 몇 페이지도 되지 않는 그림책에서 더 깊은 영감과 교훈을 얻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마음이 다쳤을 때, 상담사를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나와 잘 맞지 않는 상담사를 만나게 되면 오히려 더 큰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그럴 때 상처를 덜 받으면서 내면을 들여다보고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인, 그림책 보기를 해보면 어떨까 싶다. 생각보다 유익하고, 또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근처에 도서관만 있다면, 서점을 이용할 수 있다면 누구나 그림책을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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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카시대
스토리공장 지음 / 펜타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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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통해 만나보는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들!"


이 책에 실린 14편의 소설들을 읽으며, '그땐 그랬지'라는 생각에 한동안 빠져 있었다. 특히 이 소설에서 시대상으로 다루고 있는 당시 한국은 산업화로 인해 생활상이 급변하는 시기였고 그렇기에 사건사고도 많이 일어나던 때였다.

또 각종 가전기기의 발전, 집집마다 한대씩은 보유하게 된 차,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 등 이슈가 많았던 시대였기에 더 남다르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다시는 만나볼 수 없는 그만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책에는 그래서 반가움과 두려움, 기쁨과 슬픔과 같은 상반되는 감정들이 함께 공존한다.


총 2부로 구성된 이 책에는 한때 우리 삶 깊숙이 자리하고 있던 차와 함께 역사를 살았던 이들의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다.

특히 가파르게 성장과 하락을 보여줬던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한눈에 한국사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마이카'가 존재한다.

남다른 자부심과 성공을 대변하던 차를 소유한다는 것의 의미와 차와 함께 울고 웃으며 추억하던 때의 이야기는 그래서 한편으로는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역사 속에만 존재하는 차, 역사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차 등을 살펴보며 차와 함께 성장해 온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한때 차는 단순한 소유물 이상의 가치를 지닌 또 하나의 동반자이자 나의 성장을 이야기할 수 있는 존재였다. 그런 차를 통해 깊숙이 묻어둔 '공감'과 '추억'을 떠올려보며, 부모님의 이야기,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떠올려봐도 좋겠다.


이 책에는 포니 엑셀, 제네시스 G80, 카니발, 마티즈, 록스타, 프라이드, 삼륜차, 투싼 등 총 14가지의 차종을 만나볼 수 있는데, 살펴보면 모두 한 번쯤 들어봄직한 이름들이다.

더불어 한때는 길거리에서 많이 보던 차들이라 더 익숙하게 다가온다. 여기에 더해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이야기가 함께 버무려지며 마치 '응답하라'와 같은 드라마를 다시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자동차와 함께 변화해온 삶 속에 시대상과 생활상이 깊이 스며 들어 있어 더 그러했는지도 모르겠다. 자동차에 대한 개념이 조금 남달랐던 시대 속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만큼은 그리운 시절들을 떠올려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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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대 '차'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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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에피소드가 끝나는 마지막 장에는 이처럼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차에 대한 간략 소개를 만나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기본적인 차에 대한 정보는 물론, 당시 차가 시장에서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 또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 인식되었는지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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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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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식 포니 엑셀
한국 차 최초로 미국에 진출해 인기를 끌었던 차!

소설 속에 등장하는 영숙 씨는 남녀 차별이 만연하던 1950년대 어린 시절을 보낸 인물이다. 그녀는 집안의 반대를 끝끝내 물리치고 중고등학교 졸업했으며, 이후 아버지의 강권으로 얼굴 한번 제대로 보지 못한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결혼과 동시에 그녀의 고생 2차전이 시작된다. 이에 그녀는 두 손 두발 걷어붙이고 물심양면으로 돈을 벌기 위해 밖으로 향한다. 아이를 업고 광주리는 머리에 이고 행상 일을 하며 남편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게 된다.

나중에는 어깨너머로 배운 건강원을 열어 돈을 벌기 시작하는데, 이 덕분에 자식들 교육은 물론 아들들이 결혼한 후 집까지 마련해 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때 그녀와 함께 했던 것이 바로 포니 엑셀이었다. 건강원을 열며 급하게 면허를 따고 산 타가 포니였는데, 이 차 덕분에 배달을 하며 수익을 많이 올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나중에는 아들들이 배달 일을 도와주게 되면서 포니는 여기저기 긁히고 문짝을 가는 등 온갖 수난을 겪게 된다. 하지만 덕분에 오랫동안 생활비는 물론 꽤 풍족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이후 상처투성이가 된 포니를 사위에게 인수하게 되면서 영숙 씨와 함께 전성시대를 누렸던 포니는 그녀와 안녕을 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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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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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80
세련된 디자인과 혁신적인 기술을 결합한 제네시스 프리미엄 모델!

앞선 이야기와 연결되는 이 이야기는 영숙 씨의 딸과 사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때는 본격적인 마이카 시대가 시작된 1990년대로, 소탈한 성품을 가진 남편은 도무지 대학교수 같지 않은 사람이었다.

남편은 신차만 나오면 대리점에서 팸플릿을 가져와 너덜너덜해지도록 들여다보는 게 취미였는데, 언젠가 차를 살 때 미리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교수 남편에 교사 아내가 맞벌이하니 중형차 정도는 금방 살 것 같았지만 그게 참 어려웠는데, 네 명의 딸을 낳다 보니 교육비로 들어가는 비용이 컸고, 또 번듯한 아파트를 사는 게 다음이니 좀처럼 자동차 차례는 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 1990년 밀레니엄이 오기 직전, 13년간 엄마와 세 남자의 운전 연습용으로 정들었던 포니는 폐차장으로 보내지고 할부를 잔뜩 낀 새 차를 사게 된다. 그 차는 봉고 같은 승합차 차종의 하나인 현대 스타렉스로 식구가 6명이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여기에 더해 못 말리는 효자였던 남편이 자기 부모보다 더 극진히 장인, 장모를 모시게 되면서 친인척 행사만 되면 몰고가 어른들을 태우고 다니는데도 활용되면서 그렇게 무려 스타렉스는 20년 동안 현주 가족의 발이 되어준다.

그러던 중 스타렉스가 서서히 고장 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남편의 새 차에 대한 관심 또한 비례해 커지기 시작했는데, 남편이 가지고 싶어 하는 차는 6천만 원이 넘는 제네시스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의 차가 아니었다.

그래서 현주는 처음에는 펄쩍 뛰었으나, 남편이 전립선암에 걸리게 되면서 결국 제네시스를 사줄 수밖에 없게 된다. 이제 갓 60을 넘긴 부부에게 암 선고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기에 그 일을 계기로 부부의 삶에도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그렇게 현주는 명예퇴직하면서 받은 위로금으로 7천만 원이 넘는 제니시스 G80을 사주었고, 다행히 간단한 수술로 남편 또한 완치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 다시 재발하게 되면서 남편은 수술을 거부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요도를 도려내야 해서 비닐 오줌보를 허리에 차고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남편은 백방으로 대체 의학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여러 치료방법을 시도해 봤지만 결국 돈만 날리고 몸은 극도로 쇠약해지게 된다.

보다 못한 현주가 결국 강제로 종합병원에 끌고 가 검사를 해보니 이미 암이 여러 장기에 퍼져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렇게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다.

수술도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서, 남편은 그렇게 한 달을 못 넘기고 2023년 늦봄,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주인을 잃은 검은색 G80은 지하주차장에서 방치되게 된다.

남편이 말한 대로 본인 생에 마지막 차가 되어 버린 그 차가 마치 남편을 데려간 것만 같았기에 더 현주는 더 지하주차장에 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현주는 남편과의 마지막 추억이 깃든 마실 길에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딸들을 불러 그곳을 가게 된다.

그런데 오랜만에 지하주차장을 찾은 현주는 깜짝 놀라게 되는데, 뿌옇게 먼지가 내려앉아 있던 차가 말끔히 세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사위가 몰래 와서 세차를 하고, 방전된 배터리를 살려놓았던 것이다.

그렇게 현주는 딸들과 함께 마실 길로 향하게 되고 운전하는 내내 남편이 곁에 앉아 지켜보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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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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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포텐샤
기아자동차에서 마쓰다 자동차 루체를 기반으로 생산했던 고급 세단!

명우는 딸과 고3 아들 셋이서 함께 살고 있다. 아내는 반년 전 세상을 떠났다. 한창 고생하고 이제 좀 여유 있게 살아보나 하던 시점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명우는 직장을 그만두고 새롭게 무역사업을 하며 한동안 고생을 하게 된다. 하지만 아내의 지극한 내조 덕분에 제법 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직원이 다섯이나 되었던 때였다.

그때쯤 명우는 포텐샤로 차를 바꾸게 되는데 아내는 처음으로 멋진 세단을 타게 되었다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명우 부부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보상이라도 하듯 포텐샤를 타고 다달이 두 번씩은 주말여행 겸 드라이브를 즐겼는데, 그렇게 채 1년도 못 채우고 아내가 몸에 이상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대학병원에서 폐암 3기 판정을 받게 되면서 독한 항암치료와 빠른 전이로 인해 반년도 안 돼서 아내가 세상을 떠나게 된다.

아내가 떠나고 명우는 종종 차 옆자리에 투군가 타고 있는 걸 느꼈는데, 그럴 때마다 차를 바꾸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차를 산 지 2년밖에 안 된 차를 말이다.

여느 날과 같은 출근길, 명우는 성수대교 진입로 전에 갑자기 답답함을 느끼고 차를 갓길에 세우게 된다.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출발하여 성수대교 다리 절반쯤 지난다 싶을 때 '쾅!' 소리를 듣게 된다. 그리고 차에서 내려 사태 파악에 나서던 때, 성수대교 한가운데로 추락하는 버스의 뒤꽁무니를 목격하게 된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두어 시간 후 사무실에 도착해 TV를 통해 비로소 벌어진 재앙을 알게 된다. 명우는 그날 이후 일절 차를 바꾸는 것에 대해 고민하지 않게 된다.

왜냐하면 그 아침, 갓길에서 잠시 숨을 골랐던 십여 초, 아내를 느꼈던 그 짧은 시간이 명우의 생과 사를 갈랐기 때문이다.

그렇게 '부적'과 같은 그 차의 엔진룸에서 가래 끓는 소리가 날 때까지 명우와 운명을 함께 했다.

사실 성수대교 사고가 있던 그 해를 전후해서 재난급 사고들이 유난히 쉬지 않고 발생했는데, 열차 전복사고, 예비군 훈련장 폭발사고. 아시아나 비행기 추락 사고, 유람선 침몰사고, 성수대교 붕괴, 지하철 공사장 가스폭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등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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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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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보니, 그때 그 시절의 아이콘이라 말할 수 있는 것 중에는 '패션', '음악', '브랜드' 외에 '차'도 포함됨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대한민국이 고도성장을 이룩하던 때에 차는 단순한 부 이상의 가치를 지닌 상징적 의미를 지닌 것이었기에 어쩌면 더 '시절 아이콘'에 적합한지도 모르겠다.

시대를 거듭하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차는 매번 달라졌고, 또 성장해왔다. 가족구성원에 따라, 직업에 따라, 기능에 따라 차는 다른 매력과 쓸모로 각 가정에 스며들었다.

이 책에는 그런 시대성과 문화, 세대의 이야기를 함께 만나볼 수 있는데 그래서인지 지금은 잃어버린 정감 있는 모습들도 더러 엿볼 수 있다.

또 지금은 절대 생각할 수 없는, 시스템이 자리 잡기 전의 아날로그적인 모습도 담고 있어 디지털 세대들에게는 조금 신기한 경험이 될지도 모르겠다.

부모님이나 직장 상사가 '라떼는~'하고 이야기하던 시대의 모습들, 이를테면 IMF 시대, 2002년 월드컵 등 역사의 순간들도 목도할 수 있을 것이다.

문득 '우리 집 첫 차'에 신나서 방방 뛰던 어린 시절의 모습이 떠오른다. 잊고 살았지만, 사진 속에는 존재하는 그 차를 오랜만에 앨범에서 꺼내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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