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안아준다는 것 - 말 못 하고 혼자 감당해야 할 때 힘이 되는 그림책 심리상담
김영아 지음, 달콩(서은숙) 그림 / 마음책방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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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나를 만나기 위한 그림책 심리 상담!"


처음에 이 책을 보자마자 핑크색 책 표지가 눈에 확 들어왔다. 여기에 더해 편안한 느낌의 일러스트들이 시선을 잡아끌면서 얼른 읽어보고 싶은 마음을 갖게 했다. 그래서 펼쳐들었고, 그 자리에서 뚝딱 완독으로 마무리했다.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편안하면서 명료했다. 내담자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기다려주는 형태를 취하지만, 그렇다고 늘어지는 느낌은 아니다. 무엇보다 내담자에 맞는 그림책을 추천해 주는 부분은 직관적이면서 확실한 치유 느낌으로 다가온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상담 시 때로 시나 소설, 수필, 영화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고 하는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에 역시 그림책만 한 게 없는듯하다.

어떤 이들은 그림책을 두고 아이들만 보는 책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이 책과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그림책을 읽다 본다면 그런 편견이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그림책을 더 선호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총 17가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저자가 다양한 내담자와 상담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결혼을 앞둔 신부의 이야기에서부터 아이들과의 상담이 두려운 교사,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가 심한 회사원, 연애만 하는 여자의 이야기, 부모를 잔인하게 죽인 남자 이야기, 남편의 화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중년의 여성 이야기 등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만나볼 수 있는 '우리' 혹은 '이웃'의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이들은 저마다 상담 후 자신의 상황에 맞는 그림책을 처방전으로 받게 되는데, 그 이야기를 통해 내담자들은 자신의 상황을 보다 직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덕분에 더 이상 회피하지 않고 문제에 직면하게 됨으로써 자신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할 수 있게 된다. 상담 방식은 1 대 1부터 부부가 함께, 혹은 그룹 형태로 진행되기도 하는데, 상황에 따라 어떨 때는 부드럽게 또 어떨 때는 단호하게 대처하며 내담자들의 묵은 상처를 바로 볼 수 있게 돕는다.

문득문득 감정이 치고 올라와 나 자신조차 나를 컨트롤할 수 없을 정도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면, 그리고 그 상처가 평생 나를 괴롭히고 있다면 이 책에서 저자가 처방하는 방법처럼 그림책을 찾아 읽으며 내 안의 나를 제대로 마주해보면 어떨까 한다.


이 책에 담긴 사연들을 살펴보면 저자와의 상담을 통해 그림책으로 치유를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더불어 상처를 피하기보다 당당히 맞서서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상처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우울하거나 무겁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상담을 위해 치료제로 처방한 그림책이 궁금해지고, 또 내담자들의 변화에서 희망을 보게 된다.

살다 보면 말 못 할 고민거리나 상처를 껴안고 살아가게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저자의 처방처럼 나에게 맞는 그림책을 찾아 내 안의 나를 직시하고 또 보듬어주면서 마음을 안아주면 어떨까 한다.

때때로 타인에게 도움을 구할 수 없을 때 이 방법은 가장 쉬우면서도 큰 도움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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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중요한 건 대상 자체가 아니라 그 대상에게 주었던 자기 마음이라는 점이다. 대상 자체의 의미보다 대상에게 주었던 자기 생각을 더 기억하고,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확신은 그래서 필요하다.
상대가 누구이든, 처음에 상대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든, 그 상대를 선택한 것이 옳았다는 자기 확신이 있어야 그 관계가 원만히 지속할 수 있다.

사람은 무엇을 선택하든 자기가 옳았다는 확신을 원한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고 당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23~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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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자기 확신이 없다면, 그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특히 부부나 가족, 연인, 친구 등과 같은 밀접한 관계일수록 더 그렇다.

만약 그 관계에 확신이 없다면, 항상 불안과 초조함이라는 감정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관계를 맺어가는 데 있어 상대가 누구든 간에, 내 마음이 어떤지를 먼저 들여다보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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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 속에 오래도록 방치된 마음은 때로 본성의 나를 잃게 만들고 심지어 '나는 누구지?'라고 하는 근본적 물음으로 자신을 혼란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물음이 종국에는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다. 가두고 피했다고 해서 영영 넘어갈 성질의 것이 아니란 뜻이다.

감정은 자신의 의식과 별개로 또 하나의 인격을 갖추고 있다. 의식적으로 감정을 아무리 도려냈다 해도 여전히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이다.

방치하다 보면 결국에는 주체였던 자신이 무의식이라는 녀석에게 휘둘리는 비주체가 될 수 있다. 무미건조한 감정으로 삶이 메마르다고 느꼈을 때, 이전에 없던 감정이 나를 불편하게 해서 '지금-여기'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가 바로 그 순간이다.

비주체에서 주체로 회복한다는 것은 무의식을 의식화하는 것이다. 이제라도 외면하고 무의식 속에 가둔 나의 감정에 관심을 가져보자.
60~6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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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에 밀어뒀다고 생각했던 감정들이 특정 상황에 불쑥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다. 이를테면 술을 먹거나, 한계에 내몰리는 상황과 같을 때 말이다.

그럴 때 숨겨져 있던 감정은 주체인 나를 밀어내고 나도 모르는 사이 불쑥 일을 저질러 버리고 만다. 이때 우리는 비주체에 잠식 당하면서 혼란을 겪게 된다.

그리고 이내 다시 이성을 되찾은 나는 그 상황을 수습하고 상황 설명을 하느라 진땀을 빼게 된다. 이런 불편을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면, 종종 무의식을 의식화하여 내가 놓친 감정이 무엇인지, 회피하고 미뤄둔 감정은 무엇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야 내 삶이 망가지지 않을 수 있다.

감정은 눌러 참는다고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고로, 내 안에 슬픔과 상처를 보듬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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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때마다, 상담 때마다 심지어 방송에서도 나는 그림책을 단순히 그림이 있는 책이라고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그림책은 쉽게 풀어내지 못할 다양한 주제를 시공을 초월해서 임팩트 있게 전하는 면에서는 탁월한 매체임이 틀림없이 때문이다. 나아가 강력한 치유 도구이기도 하다.
8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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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사람들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편견이나 선입견에 둘러싸여 무엇을 판단하고 정의 내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 생각은 한계를 만들고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없게 만든다.

소설을 쉽게 보고, 그림책을 만만하게 보는 것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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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일은 나 자신을 믿는 일이다.
도전하지 않는다는 건 나 자신에게 믿을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실패가 아니라 포기다. 자발적인 나의 의지로 도전하게 되면 결과가 어떻든 '나는 나를 믿었다'라는 황금 같은 경험이 남는다.

최선을 다했다는 경험 하나가 백 개의 실패 경험을 백지화시킨다.
10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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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게 된다. 실패를 두려워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 말은 곧 내가 나 자신을 믿을 수 없다는 말과도 같으며, 그것은 곧 포기하는 상태를 말한다.

포기하는 인생을 살고 싶은가 아니면, 도전하며 수백 개의 경험을 쌓는 인생을 살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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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착한 아이가 믿는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다.
믿으면서 간절히 열망할 때 내 안의 믿음과 열망이 기적을 가져온다. 뜬구름 잡는 신비 타령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의 숱한 경험이 그것을 증언한다.

그래서 살면서 한 번이라도 기적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장영희 교수가 그랬던 것처럼 이런 말을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이다.
힘들어서 아파서 너무 짐이 무거워서 어떻게 살까, 늘 노심초사했고 고통의 날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결국은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열심히 살며 잘 이겨냈다.
그것이 기적이다.


기적이 왔다면 그건 누구의 선물도 아니다.
바로 내가 만든 것이다.
27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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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라고 하든 나는 기적을 믿으며 살고 싶다. 희망하는 만큼 노력할 것이고 노력하는 만큼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을 알기에 나는 더더욱 기적을 믿으며 살고 싶다.

더욱이 기적은 노력하는 내가 만들어 내는 것이고, 그 결과에 대한 선물은 오롯이 내가 받는 것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기적을 향해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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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언급된 그림책들 중 마음이 가는 그림책들은 추후를 위해 따로 리스트 업 해두었다. 일부러 찾아 읽기도 하는데, 그림책을 통해 멘탈도 잡고 상처도 치유할 수 있다니 이보다 더한 보람이 또 있을까?

실제로 성인이 되어 읽는 그림책들은 아이 때 보던 그림책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특히 요즘 출판되는 그림책의 경우, 오히려 어른 이에게 더 도움이 되는 그림책들이 훨씬 더 많다. 그래서 되려 몇 페이지도 되지 않는 그림책에서 더 깊은 영감과 교훈을 얻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마음이 다쳤을 때, 상담사를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나와 잘 맞지 않는 상담사를 만나게 되면 오히려 더 큰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그럴 때 상처를 덜 받으면서 내면을 들여다보고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인, 그림책 보기를 해보면 어떨까 싶다. 생각보다 유익하고, 또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근처에 도서관만 있다면, 서점을 이용할 수 있다면 누구나 그림책을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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