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
이랑 지음 / 이야기장수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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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년'이라는 말속에 함축된 의미가 뼈아프게 다가왔던 이야기!"



처음에 책 제목과 소개 글에 홀려 읽기 시작했는데, 막상 읽고 나니 어딘가 모를 숙연함과 강렬한 슬픔, 그리고 분노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나 역시 가부장제와 남아선호사상에 한발 걸쳐서 자라온 세대라 당시 여성들이 겪어야만 했던 불합리함과 억울함, 고통 등을 모르지 않는다. 어쩌면 그래서 더 '미친년'이라는 말이 주는 의미와 뉘앙스가 더 깊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너무도 지극히 개인적이면서 고통스러운 가정사라 한국에서는 출판할 생각이 없어서, 일본과 대만에서 먼저 출간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특정 누구의 이야기라기보다 그냥 그 시대를 살았던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무조건 아들 먼저, 딸은 항상 뒷전. 그래서 기본적인 대우나 대접이 하늘과 땅 차이였으며, 이로 인해 딸들은 항상 희생하고 버려지는 일이 부지기수였던 시절.


그로 인해 벌어지는 여러 불안과 갈등, 대물림되는 학대, 우울감 등이 당시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아마 많은 여성들이 겪고 또 겪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한동안 세대가 변하고 남녀평등을 주장하던 시기에는 여러모로 갈등이 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과정 하나하나 세대를 걸쳐 저자는 '미친년의 역사'라는 이름으로 기록하고 있는데, 어찌 보면 이것은 한 가정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총 19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에는 저자의 유년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미친년들의 역사'를 담고 있다.


할머니(혹은 그 이 전 세대)부터 엄마, 그리고 자신에게 연결되는 각 세대 여성들의 삶이 왜 고통과 슬픔의 역사가 되었는지 개인적 상황과 경험에 기대어 이야기한다.


여기에는 의도치 않은 죽음부터 갑작스러운 죽음, 그리고 병환으로 인한 죽음까지 다양하게 다뤄지는데, 대를 이어 겪어온 지난한 여성들의 삶과 죽음이라는 키워드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황이라 더 안타깝게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유년 시절 여러 사정상 부모의 사랑이나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한 저자는 늘 오줌 쌀 것 같은 긴장감과 불안한 시절을 보냈음에도 엄마 탓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시대, 그 배경이 엄마를 '미친년 인생'으로 만들었다 말하며 이제는 자신의 세대에서 그 '미친년의 인생'을 끊어내리라 다짐한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 다짐)


실상 세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것이라 예측했지만, 주변인들보다 오히려 오래 살아남아 이제는 혼잣말을 노랫말로 바꾸어 약함과 슬픔을 위로와 사랑의 말로 건네고 있는 저자.


그 시절, 여성들의 헌신과 노력, 피와 땀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가 과연 존재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치열하게 살아온 미친년들의 이야기를 이번 기회를 빌어 깊이 들여다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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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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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저자)

-1986년 1월, 9개월 만에 태어난 조산아

-아들인 줄 알았으나 딸

-두 살 터울 남동생이 장애를 갖고 태어난 뒤, 부모로부터 애정을 받지 못한 저자는 언니가 유일한 구원자였음


■김경형

-1960년생으로 이랑의 엄마

-1983년 1월 오빠 친구 '이석'과 결혼

-가족과 남편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아이들에게 풀었음


■이석

-1956년생으로 이랑의 아빠

-폭력적이고 가부장적


■이슬

-이랑의 언니이자 집안의 첫째 딸

-스무 살 무렵부터 각종 정신과 약을 달고 살았음.

-몇 번의 자살 시도를 포함해 공황장애와 조울증, 우울증, 불면증을 20년 가까이 겪으면서도 장학금을 받으며 사범대 졸업

-특수교사로서 인정받아 매년 교육청으로부터 공로상이나 감사패를 받음

-늘 자신보다 가족들을 먼저 챙겼던 다정한 언니

-2021년 12월 10일 오전, 사망


■이완

-집안의 막내아들

-신체장애와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나 돌 때까지 깁스를 하고 살았음

-돌이 지나 내반족 수술을 받고 1년 뒤, 처음으로 자기 다리로 걷게 됨

-둘째(이랑)이 딸로 태어나면서 남편은 중절수술을 권유했지만, 당시 종교를 갖게 된 엄마가 이를 거부하며 막내아들을 출산


■준이치

-20년간 함께 살다 세상을 떠난 이랑의 반려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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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과 죽음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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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12일 친구 M 자살

▶2020년 7월 동갑내기 친구 D 간암으로 사망

▶2021년 10월 저자 '이랑' 자궁 경부암 수술

▶2021년 12월 10일 언니 이슬 사망

▶2022년 11월 1일 외할머니 사망

▶2025년 2월 28일 반려묘 준이치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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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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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곳이 필요했지만, 숨을 곳이 없었다. 눈을 떴다 감을 때까지 누군가와 함께 있어야 했다. 몸에는 긴장감이 하염없이 흘렀다.

1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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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지속되는 불안한 가족환경 속에서 숨을 곳도 없이 누군가와 매일 마주치며 살아야 하는 기분, 아마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아이이기에 더 대책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살았어야 하는 상황들이 떠올라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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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긴장도가 높아질 때 자주 느꼈던 '오줌이 마려운 기분',

극한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발현된 '정신이 붕붕 떠오르는 기분',

숨을 쉬어도 숨이 들어가지 않아 '너무 쫀쫀한 목폴라를 입고 있는 기분',

서 있을 수 없는 정도로 '땅이 울렁거리는 기분'.


이름 모르는 감정들 속에서 나는 혼자만의 이름 짓기를 꾸준히 해왔다.

19~2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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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만의 표현법과 이름 짓기만으로도 충분히 그 감정과 상황들이 절로 느껴질 만큼 공감 가는 문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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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에 집을 떠나 가장 먼저, 가장 많이 한 행동은 '큰 소리로 울기'였다.

(...)

내내 가짜 미소를 지으며 살던 집을 벗어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

울고 나면 개운해지는 것도 있었지만, 체력 소모가 심하고 금방 열이 났다. 체력을 깎아가면서 크게/많이 우는 것이 점점 어려워졌다.

(...)

금방 동나는 체력을 아낄 전략이 필요했다.


나는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

끝없는 혼잣말이었던 소리가 언제부터 노래가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20~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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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떠나 가장 먼저 한 행동은 '큰 소리로 울기'. 늘 긴장감으로 가득 찼던 집에서 하지 못했던 내 안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행위였다. 이후 이것은 체력 고갈로 인해 혼잣말로 변형이 되었고, 언젠가부터 이 혼잣말은 노랫말이 된다.


덕분에 우리가 지금 작가와 가수로서 그녀를 만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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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언니 그리고 남동생, 우리 셋은 오래전부터 '이 씨 집안의 대를 우리 선에서 끊어야 한다'고 결의했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뜻이다. 우리들은 엄마와 아빠, 조부모와 친척들을 둘러싼 지옥 같은 드잡이와 폭력적인 상황에 수없이 노출되며 자란 가정폭력 피해 생존자들이다.

2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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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마디로 얼마나 치열하고 힘든 유년 시절을 보내는지 가히 짐작이 될 정도다. 오죽했으면 '우리 선에서 이 씨 집안의 대를 끊어야 한다'고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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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포함해 여러 어른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한 기억은 많지만, 막상 어른들에게 적절한 보호와 도움을 받으며 자란 것 같지가 않다. 반복되는 갈증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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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의 서러움과 결핍은 유난히 더 오래가는 것 같다. 아니 평생을 가는 것 같다. 아무리 노력해도 돌아오지 않는 애정으로 인해 얼마나 애가 타고 힘이 들었을까?


어쩌면 이후 집을 나가고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들은 그런 자신의 결핍을 채우기 위한 행위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일련의 일들 덕분에 어쩌면 미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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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와 남아선호사상에 물든 대가족 집안에서 태어난 우리 엄마 김경형의 '미친년 인생'은 엄마 탓이 아니다.

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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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탓이라고 해도 사실 누구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을 텐데, 저자는 엄마 탓이 아니라고 말한다. 어쩌면 그 시대에 그렇게 살아낼 수밖에 없었던 엄마의 사정과 시대를 이해하기 때문은 그녀는 '미친년 인생'이 엄마 탓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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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우리 집의 일부였고 쓰레기였고, 동시에 돈이었다. 무기였고 가구였고 희망이었다.

6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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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집 분위기임에도 항상 책장에 꽉꽉 채워져 있었던 책들. 그것은 때론 무기로 돌변해 저자를 공격했고, 또 때론 혼자 시간을 때우는 데 도움을 주는 희망이자, 어떨 때는 너무 많아서 처치 곤란한 쓰레기가 되기도 했다.


때론, 가난한 집에서 돈 대신 쓰이는 도구로 활용되기도 했는데, 그래서 저자는 책을 이렇듯 여러 의미로 기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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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니의 죽음이 '자살'이라기보다 힘이 다 빠져 죽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죽음은 뭐라고 부를까. 소진사? 가끔 그렇게 가진 힘을 다 소진하고 죽는 사람들의 소식을 듣는다. 평생 남을 위해 살던 사람들.

11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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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뛰쳐나와 나의 삶을 택한 저자. 반면 끝까지 집에 남아 끝까지 가족들을 챙겼던 언니 이슬. 그 때문일까? 그녀의 자살이 모든 것을 소진하고 시들어 간 사람처럼 느껴진 것은.


가족 모두를 챙기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홀로 감내하며 살았던 그녀. 그 와중에도 장학금을 받고, 특수교사로서도 모범을 보였던 그녀.


사정을 알고 보면 오히려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긴 시간 지냈다는 것이 더 의아하게 느껴지는 그녀. 이제는 그곳에서나마 편히 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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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옷에는 'LOVE'라는 글자와 스마일 그림이 많이 있었다. 내 귀에 있는 귀걸이 세 개도 전부 하트 모양이다. 우리는 이렇게나 사랑을 갖고 싶어 했다. 하염없는 사랑을 받고 싶어 했다.


우리는 정말 사랑을 좋아했다.

1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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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이슬과 동생 이랑은 전혀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다. 공주 같고 화려한 걸 좋아했던 언니, 그에 반면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던 저자.


그럼에도 이 둘은 공통적으로 사랑을 갖고 싶어 했다. 어린 시절 딸이라는 이유로 늘 제대로 받을 수 없었던 애정을, 넘치게 받고 싶었다. 그들은 사랑을 정말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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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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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도 아니고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라는 제목에 더해 소개 글에서 살짝 엿본 글귀 중 '언니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은 밤새 춤을 추었다'는 장면은 어쩐지 희귀하면서도 괴상하게 느껴졌다. 그래서였을까? 이 책은 단번에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읽고 난 후에는 왜 앞서 읽었던 사람들이 그토록 눈물을 흘렸는지, 또 한국에서 출간하는 것을 꺼려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은 어쩌면 다소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함축된 '미친년'의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것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남성 우월주의와 가부장제에 짓눌려 희생을 강요당했던 여성들의 한의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미치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었던 시대, 그 시대를 살아온 이들의 정서와 한은 대물림되어 고스란히 딸에서 딸로 이어져온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거쳐온 저자와 언니, 그리고 남동생은 오죽하면 우리 대에서 이 모든 것을 끝내겠다고 이야기할 정도다.


결국 견디다 힘이 다 빠져버린 언니는 먼저 소진사했고, 저자의 주변에 가까웠던 이들은 2016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하나둘 다양한 이유로 세상을 떠났다.


누구나 죽는다지만, 이렇게 행복이라는 것을 제대로 맛보기도 전에, 인간다운 삶을 제대로 살기도 전에 하나 둘 스러져 가고, 소멸되는 모습을 보면 시대에 수긍하며 사는 것이 맞는지, 버티며 사는 것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낙인찍혀 험난한 인생을 살아야 했던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들. 이제는 그만 과거의 고통에서 벗어나 현재를 그냥 나로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그다음 세대, 또 그다음 세대가 '한'에 잠식 당한 '미친년'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 살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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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지음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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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통해 삶을 생각하게 만드는 에세이"



미디어를 통해 고독사를 마주할 때마다, 나는 그것이 비단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든 그 대상자가 나 또는 주변의 가까운 지인 중 한 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둘러봤을 때 가족의 유무, 결혼의 유무를 떠나 누구든 언제나 홀로 고립될 수 있는 상황에 놓일 수 있기에 나는 우리가 늘 이 점을 염두에 두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고독사 이후의 모습은 어떨지에 대해 평소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에세이 덕분에 사후의 모습과 그 흔적을 어떻게 지우고 다시 채우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총 2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어느 특수청소부가 전하는 이야기를 통해 고독사한 사람들의 남다른 사연과 흔적, 그리고 특수청소하는 과정과 상황 등을 엿볼 수 있다.


1장에서는 고독사한 사람들의 특별한 사연을 중심으로 다뤘다면, 2장에서는 특수청소부로서 느낀 힘듦과 보람, 그리고 일을 하면서 느낀 소회와 에피소드 등에 대해 다루면서 고독사의 현실과 민낯을 덤덤하고 솔직하게 전한다.


이것을 마주하다 보면 과거와 달리 이제는 나이, 성별, 재력 등과 상관없이 늘어가고 있는 고독사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이와 더불어 사는 동안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게 된다.


쓸데없이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기만 했던 물건들, 그리고 정작 해보고 싶은 일은 해보지 못하고 쓸쓸히 죽어가야 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려보며 나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면 좋을지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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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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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가난한 이가 혼자 죽는 것 같다. 그리고 가난해지면 더욱 외로워지는 듯하다. 가난과 외로움은 사이좋은 오랜 벗처럼 어깨를 맞대고 함께 이 세계를 순례하는 것 같다.

(...)

가난하다고 너무 심각해지지 말자. 그대가 현자라면 언제나 심각한 사람이 손해라는 것쯤은 깨달았으리라. 어차피 지갑이 홀쭉하나 배불러 터지나 지금 웃고 있다면 그 순간만은 행복하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만큼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47~4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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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하는 이들의 통계를 보면 대체적으로 가난하고 고립된 이들의 비중이 많은 듯하다. 그 둘이 떼려야 뗄 수 없는 오랜 벗인 양 긴 시간 함께할수록 사람들에게는 더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마치 고독사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그런 것에 더 매몰되지 말자고, 심각해지지 말자고 이야기한다. 심각할수록, 깊이 파고들수록 손해 보는 것은 결국 나이기에 그저 현재 이 순간 행복하게 지내는 것으로 훌훌 털어버리자고 말한다.


결국 누구나 언젠가 죽는다. 그러니 죽는 것에 너무 두려움을 갖기보다 가난해도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것들에 웃을 수 있다면 결국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인간승리가 아닐까 한다.


가난해도 부자여도 외로울 수 있다. 그러니 가난함과 외로움을 한데 묶어 스스로를 고독사로 연결 짓지 말고, 그냥 있는 현실 속에서 즐거움을 찾아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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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잘 잔다고 착각하는지도 모르겠네요.

-네, 착각이라니요?

(...)

-어쩌면 이제 괴로운지 어떤지도 모르고 그냥 버티는 건 지도 모르겠네요. 스스로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냥 견디는 것은 아닌지... 그렇게 자주 받는 질문인데도 언제나 대답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도 사실은 그런 점을 무의식중에 외면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1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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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넘기는 것처럼 보여도 실상 우리는 어쩌면 그냥 버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수십 년의 긴 시간 동안 특수청소부로 일해온 저자처럼 말이다.


나는 잘 지내고 있다고, 괜찮다고 말하지만 진짜 잘 지내고 있는지 이번 기회를 빌어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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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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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살다 고독사한 집의 흔적은 말 그대로 처참하다.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기도 하고, 오물이나 피 등이 뒤섞여 심한 악취가 베여있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동물의 사체가 여기저기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또 가끔은 이웃집으로부터 불편한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 등 특수청소부의 일은 생각보다 고되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이 일을 저자가 해온 데에는 아마 그만한 가치와 깨달음이 있어서가 아닐까 한다. 저자는 한 사람을 위한 특별한 청소를 하며 종종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는 하는데, 덕분에 어쩌면 자신의 인생을 더 귀하게 여기는 법을 깨달았는지도 모르겠다.


' 나는 사는 동안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죽은 이후 어떤 흔적을 남길 것인가' 돌아보며 사는 삶이란 어쩌면 준비된 인생이자 죽음 그 자체가 아닐까 한다.


무방비하게 죽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인생을 원 없이 살고 때가 되었을 때 정갈하게 죽는 것.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언젠가 맞이할 죽음이라면, 평소에 언제든 대비할 수 있는 삶을 살자 생각하게 되었다. 사는 동안에도, 사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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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정원
아야세 마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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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게 그려낸 감각을 사물에 투영한, 익숙하면서도 다소 기묘한 느낌을 주는 소설!"



누군가 나에게 이 책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처음에 제목과 표지를 보고 상상했던 것과는 너무 다른 전개와 표현 방식에 깜짝 놀랐다고. 더불어 신선한 발상과 감각적인 심리가 너무 새롭게 다가왔다고.


그래서인지 손에 잡은 순간 그대로 몰입해서 읽었고, 소설에 등장하는 이들이 가진 마음의 형태들이 그대로 이미지화되어 읽는 동안 머릿속을 잠식했다.


다소 독특하다거나 당혹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도 존재했는데, 신기하게도 부드럽게 연결된 스토리 덕에 독자인 나 역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집착과 갈망, 그리고 관능적인 이야기까지 더해 오묘하지만 신선한 표현방식에 꽤 흥미롭게 다가왔는데, 이런 식으로 풀어서 설명하지 않는다면 남들은 절대 모를 궁극의 비밀 단어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들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단편 모음집이다. 익숙한 상황들에 저자만의 독특한 시각과 감각들이 더해지며,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는데 그게 또 은근히 매력적으로 다가와 몰입도를 높인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꽤 자주 아름다운 듯하지만 기묘하게 뒤틀린 것 같은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그마저도 생소하다기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가끔씩 일상 속에서 느끼게 되는 어떤 감각들이 이렇게 새로운 모습으로 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경험해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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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 간략하게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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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하게 움푹한 곳

-소재: 일인용 안락의자

-오롯이 나를 안락하게 품어주는 유일한 것은 한눈에 반해 구매한 일인용 안락의자 '누아르'뿐인 여성이 현실의 타협점과 자신의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


■230밀리미터의 축복

-소재: 230밀리미터의 구두

-행복했던 시간은 어느새 사라지고 현실 속에 홀로 남은 남자는 우연히 윗집에 사는 여자의 신발을 고쳐주게 되면서 다시금 잃어버린 시간과 가정의 기억을 환기하게 된다. 그러면서 어느새 치유의 시간을 갖게 되는 남자의 이야기


■마이, 마이마이

-소재: 몸에서 떨어져 나온 구슬

-멀어져 가는 남자친구의 마음을 알아차린 여자는 어느 날 우연히 남자의 몸에서 떨어진 구슬을 발견하게 된다. 뒤이어 자신의 몸에서도 같은 구슬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이 구슬은 사실 어린 날의 수치에서 비롯된 욕망과 환상의 잔재임을 알게 된다. 이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여자의 이야기


■떨리다

-소재: 몸에서 자라나는 돌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자라는 돌. 이 돌을 꺼내 서로 좋아하는 사람의 몸에 넣으면 돌끼리 공명해 더 큰 행복을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 하지만 실제로 마주하는 사랑의 대상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매그놀리아 남편

-소재: 목련 꽃이 된 남편

-잘나가는 아내와 어쩐지 잘 풀리지 않는 남편. 그 와중에 남편은 맡은 배역에 몰입하게 되고, 어느새 목련꽃 그 자체가 되어 버린다. 아내는 그런 남편을 정성스레 돌보지만 어느 순간 남편이 바라던 욕망이 이루어진 것을 목도하자 한순간 그 모든 관계를 망쳐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미묘한 여러 감정이 뒤섞인 한 여자의 이야기


■꽃에 눈이 멀다

-소재: 인간의 몸에 태생적으로 품고 태어나는 꽃

-태생적으로 자신이 태어난 지방의 기후나 환경에 따른 꽃과 함께 태어나는 사람들은 식물과 함께 나고 자란다. 아이들은 5년의 시간 동안 부모와 함께 살다가 성인이 되면 모두 독립을 하고, 몸속의 식물 침식이 깊어지면 그 사람은 곧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다. 삶의 한 사이클을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는 기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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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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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하게 움푹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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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더없이 아름답고 강한 것이 나를 두 팔로 안아든 것 같다.

매끈매끈한 등받이에 뺨을 기댔다. 아아,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누아르'라고 부르기로 했다.

쇼핑몰 가구점에서 이 소파를 발견했을 때 가격과 재질이 적힌 태그에 '컬러: 누아르'라고 적혀 있었으니까.

1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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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다. 좋은 향이 나고 따뜻하고 안심했다.

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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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확실한 내 편이라고 믿은 품에서 미끄러져 떨어진 경험이 있다. 그러니 안심하고 몸을 맡길 곳을 갈구하게 된다.

3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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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확실한 내 편이라고 믿었던 사람한테 버려진 상황, 뒤이어 현재에도 자신을 포근히 감싸주고 안정감을 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한 그녀는 자신만의 일인용 안락의자를 구매해 욕구를 대신 충족한다.


그녀가 왜 일인용 의자를 구매하게 되었는지, 또 이것을 통해 어떤 대리만족과 욕구, 갈망을 채우는지를 엿볼 수 있다.


어찌 보면 우리가 사는 현실 속에서도 절실히 필요한 물품이 바로 '일인용 안락의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230밀리미터의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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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를 치렀어요,라고 그 편지는 시작했다.


[당신에게 받은 신발의 장례를 치렀어요.]

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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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단편의 첫 문장이 꽤 인상적으로 다가왔는데, 다 읽고 보니 결국 이 문장이 결론과 직결되는 문장이기도 했다.


가노는 한때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가정을 꾸렸지만 아내의 임신시기 서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면서 관계도 틀어지게 된다.


이 일로 아내와 헤어지고 딸과도 떨어져 사는 가노는 한동안 우울한 일상을 살아가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윗집에 사는 루루코의 신발을 고쳐주기 시작하면서 잃어버린 시간들을 상기하게 되고, 서서히 회복의 시간을 갖게 된다.


그 정점은 새 삶을 시작한 루루코가 과거 신었던 신발의 장례를 치러줬다는 이 부분인데, 이로써 가노는 어딘가 허망했던 과거 자신의 수고를 누군가 소중히 여겨줌으로써 치유와 회복을 하게 된다. 더불어 상처 입은 지난날과도 영원히 안녕을 고하게 된다.



<꽃에 눈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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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지방의 기후나 환경에 따라 피부에 피는 꽃이 달라진다. 유전자와 함께 물려받은 식물은 인간의 육체에 뿌리를 내리고 숙주의 면역을 높여 풍토를 버티게 한다.

(...)

식물 침식이 깊어지는 것, 그것이 우리의 노화였다. 마지막은 다들 꽃과 풀 덩어리가 되어 흐물흐물 무너져 흙으로 돌아간다. 엄마도, 아빠도, 그전 세대도 그랬다. 특별하지 않은 단순한 죽음이다.

21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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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편소설은 세대와 유전자를 상상력과 잘 결합하여 맛깔나게 만든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우리가 사는 환경과 유전자에 따라 다르게 피는 꽃, 그리고 그 꽃이 시들어갈 때, 그것이 우리 몸을 잠식할 때 우리 몸은 노화하고 결국 죽음을 맞는다.


그리고 식물의 특성을 살려 이것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어느 세대도 예외는 없었고 그렇게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 꽃은 흙에서 다시 피어난다.


이 설정은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또 낯설게 다가오는데,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이미지가 쉽게 그려졌다. 재미있으면서 독특하게 느껴졌던 건, 몸에서 자라나는 가지나 꽃잎을 톡톡 따서 먹기도 하고 털 관리처럼 관리도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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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거였어."

(...)

"나와 다른 식물이 자라고 내 젖을 빨며 자랐으니깐 나와 가까운 것이 될 줄 알았어."

"다른 거야. 전혀 다른 것이지."

236~23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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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부모의 종속 혹은 소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점을 콕 짚어 스토리에 녹여낸 점이 꽤 인상 깊게 다가왔다.


특히 강화된 성장과정에 임팩트를 주어 5년간 모계의 손에서 자라는 아이일지라도 결국 그들은 반드시 자립을 해야 하며, 아이와 부모는 엄연히 다른 존재임을 이 소설에서 확실히 보여준다.


아이들은 엄마의 유전자를 물려받고, 엄마의 젖을 빨며, 엄마의 손에서 성인이 될 때까지 자라지만, 결국 모든 아이는 독립해서 스스로의 삶을 꾸려나가며, 이것을 부모가 아무리 막는다 해도 결코 실행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 이야기에서는 분명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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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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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일상 속 이야기에 저자만의 소재와 상상력을 덧입혀 만든 여섯 편의 단편은 아름다운 듯 보이지만 실상은 어딘가 뒤틀려 있다. 그래서인지 기묘하다 느끼면서도 자꾸만 눈으로 글자를 좇게 만든다.


욕망과 결핍, 집착, 상처 등 여러 감정들이 다양한 소재를 만나 다채롭게 피어나고 허물어지며 그려내는 모양새는 어느새 머릿속에 절로 그려지며 이미지화된다.


그게 일인용 의자의 안락함으로, 낡은 구두가 수선을 통해 새로운 구두로, 특정 무늬를 가진 구슬로, 감정에 따라 생겨나는 돌로, 꽃이 된 남편으로, 태어날 때부터 유전자처럼 함께 상생하던 식물로 형상화되며 감정은 다양하게 피어나고 변화한다.


결국 이 모든 감각과 감정들은 우리가 현실 속에서 수없이 겪는 것들로, 그래서 낯선 한 편 새롭게 느껴져 더 공감의 마음을 가지고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만약 내가 느끼는 어떤 감각들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저자처럼 나만의 소재를 덧입혀 섬세하고 집요하게 나열해 보면 어떨까?


어쩌면 그 속에서 나만의 표현과 언어를 새롭게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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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다릴 시간에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 - 나를 잃지 않고도 사랑하고 사랑받는 법
질리언 투레키 지음, 조경실 옮김 / 부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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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타인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이어가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책!"



과거보다 관계를 잘 이어가는 것이 더 어려워진 시대! 이 책은 특히 연애와 사랑 속에서 반복적으로 겪는 상처와 관계에 주목하며, 문제가 되는 패턴을 분석해 그 본질을 짚어 이야기한다.


그 핵심은 바로 타인이 아닌 나 자신으로, 저자는 관계를 바꿀 열쇠는 이미 스스로 쥐고 있다고 말한다. 종종 우리는 어떤 이유로 '나'보다 '타인'에게 기대어 인생의 답을 찾으려 할 때가 있는데, 이 때문에 불행의 늪에 빠져 악순환을 겪게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시선을 다시 나에게로 돌려 내면의 주도권을 되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아홉 가지 진실을 언급하며, 우리가 스스로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뿐 아니라 타인과도 건강하게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총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연애와 사랑 속에서 혼자 애쓰는 관계에 지친 이들에게 건네는 건강한 관계 회복법을 담은 책으로, 나를 잃지 않고도 사랑하고 사랑받는 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저자 자신의 뼈아픈 경험이 많이 녹아들어 있어, 어떤 면에서는 어느 정도 검증된 해결책이자 방법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꼭 연인 사이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이 책에서 말하는 아홉 가지 방법들은 자존감을 높여 주고 나 자신과의 관계를 공고히 해 주는 방법들이기에 삶을 살아가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혼자 있어도 행복한 삶, 그리고 그 삶에 시너지를 주는 인연을 건강하게 이어가고 싶다면 저자가 말하는 아홉 가지 기준을 내 삶에 도입해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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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들에게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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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사랑받기 위해 애쓰면서 자신을 미루는 태도를 지닌 사람


●상대에게 인정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 스스로를 축소시키는 태도를 가진 사람


●관계가 끝날까 봐 자신의 기준을 내려놓는 행동이 결국 자기 사랑이 부족한 상태에서 반복되는 패턴으로 이어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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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사랑과 관계에 관한 아홉 가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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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1: 모든 건 나로부터 시작한다.

▶진실 2: 마음은 전쟁터다.

▶진실 3: 욕망과 사랑은 다르다.

▶진실 4: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진실 5: 목소리를 내어 진실을 말해야 한다.

▶진실 6: 최선의 내가 되어야 한다.

▶진실 7: 상대가 나를 사랑하도록 설득할 수는 없다.

▶진실 8: 누구도 나를 구하러 오지 않는다.

▶진실 9: 부모와의 관계를 치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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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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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맺는 모든 관계에는 한 가지 공통 요소가 있는데, 그건 바로 '나 자신'이다. 관계 속에서 내가 하는 역할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줄곧 불만과 무력함을 느끼고, 자신을 피해자라고 여기게 된다.

2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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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관계에서도 나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나의 정체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관계를 맺게 되면 당연히 혼란과 혼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보통은 그 부작용으로 피해의식과 무력감, 자괴감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관계를 건강하게 이어 나가고 싶다면 우선 나부터 바로 세워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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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과정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은, 자신이 지닌 결점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관계 속에서 치유란, 자신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오더라도, 그 두려움이 관계를 압도하고 규정하지 못하도록 다르게 반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마음을 열고, 자기 생각을 말하며, 낡은 행동 패턴을 깨는 걸 의미한다. 아무리 잘 맞는 사람을 만나더라도 우리는 결국 자기 자신과 마주해야 한다.

34, 4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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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어려움이 있다면 우선 나부터 바로 보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먼저이지 않을까 한다. 다소 부족하거나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조차 나 자신이므로 회피하려 하기보다 마주 보고 열린 자세로 받아들인 뒤, 나와 타인의 단점이나 부족한 부분을 서로 나누며 서서히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나를 죽이거나 회피하지 않는 것이다. 타인과 동등한 선상에 나를 두고 함께 맞춰 가는 것이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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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건강한 관계를 원할 때 우리가 할 일은, 상대와 소통 없이 혼자 상상으로 만들어 낸 이야기에 의문을 던지는 것이다.

6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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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관계를 더 악화시킬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상상의 늪에 빠지기보다, 내가 왜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지 의문을 가지고 빠져나오는 것이 필요하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나누다 보면 생각 외로 별것 아닌 일일 수도 있으니, 너무 혼자만의 상상에 빠지는 것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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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을 높이고 싶다면, 산을 올라야 한다.

(...)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하더라도 용기 있게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 그 과정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용감하게 직면할 때, 성장의 가능성이 열린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스스로 생각했던 한계를 넘어서 자신을 대단한 존재라고 느끼게 된다.

143~14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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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해 망설이다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일단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도전해 보자.


두려움을 직면하고 일단 맞서게 되면 조금씩 성장의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생각했던 한계는 사실 별것 아닌 일일 수도 있으니, 너무 두려워하기보다 일단 시작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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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관계는 곧 안전한 관계다. 서로를 선택하되, 그 선택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거나 부정해서는 안 된다.

25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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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관계를 유지함에 있어 정말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로, 특히 연인 관계에서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한쪽이 매달리거나 혹은 희생하며 관계를 유지하는 연인들을 한 번씩 목격하게 되는데, 건강한 관계를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서로 보완이 되고 신뢰와 믿음이 전제되는 만남이 되어야 건강하게 인연이 지속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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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행복과 안녕에 해롭다는 걸 알면서도 관계를 이어 간다면 불안은 반드시 찾아온다. 아무리 강한 유대감이 있어도 그 불안을 다 잠재울 수는 없으며, 이것이 우리가 결국 마주해야 할 진실이다.

261~2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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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책에서 관계가 틀어지는 여러 사례를 보여주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사전에 분명 스스로 조짐을 직감하지만 이를 무시한다는 점이다.


이 관계가 내가 원하는 만남과 맞지 않다는 것을 이미 무의식중에 간파하지만, 그 신호를 무시하고 이어가기 때문에 결국 불안이 찾아오고 관계는 틀어지며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점을 들어, 그 불안을 자각한다면 스스로 끝내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그래야 스스로의 자존감을 지키는 동시에 선택권을 가지고 자신의 행복을 이어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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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게 아니라, 이미 있는 행복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이다.

28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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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어떤 이들은 자신의 결핍이나 불행한 부분을 타인을 통해 채우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관계는 불균형만 초래할 뿐이다.


건강한 관계란 행복을 만들어 주는 게 아니라, 이미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행복을 증폭시켜 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그러니 나 혼자로도 충분히 행복할 방법을 먼저 찾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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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들이 정말로 당신을 저버린 건 아니에요. 그저 당신과 전혀 맞지 않았고, 경고 신호가 있었지만, 당신이 그걸 보려고 하지 않았던 거죠. 보시다시피, 아무도 당신을 구하러 오지 않아요. 당신을 데려가 영원히 행복하게 해 줄 그런 기사님은 없어요. 사랑이 모든 걸 해결해 주지도 않고, 사람만으로는 관계를 오래 유지할 수도 없어요."

(...)

"'정말로' 존재하는 건 인생을 함께 만들어 갈 사람이에요."

(...)

"그 사람이 당신을 구하러 당신 인생에 찾아오는 건 아니에요. 왜냐하면 당신은 구해야 할 대상이 아니거든요."

28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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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말하는 핵심 메시지가 모두 담겨 있는 부분이 바로 이 문단이 아닐까 한다. 종종 연인 사이에서 관계가 깨지면 상대방을 저주하며 자신이 버림받은 피해자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며 스스로의 위험 신호를 무시했기에 벌어진 일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세상에 나를 구해 줄 백마 탄 왕자는 없으며, 사랑이 모든 걸 해결해 준다고 이야기하는 동화 속 이야기는 그저 허황된 환상일 뿐이다.


그러니 사랑에 모든 걸 걸고 내 삶을 구하려 하기보다, 스스로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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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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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서 실패를 맛보는 이유는 대체로 위험 신호를 무시하고 관계를 이어 나가기 때문에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타인을 통해 무언가를 이루려 하기보다, 스스로의 관계를 회복하며 삶의 의지를 다지고 성장을 도모해 보면 어떨까 한다.


책 제목처럼 나를 구해 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은 의미 없는 짓이다. 그 시간에 나를 사랑하고 내면을 들여다보며 내 삶을 주도적으로 바꿔 나가 보기를 추천한다.


그러다 보면 상처받은 자아를 치유하고, 내가 무엇을 바라고 원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커질 것이고, 그러다 보면 관계에서도 나를 죽이거나 미루기보다 동등한 위치에서 최선의 나로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를 바로 알면,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두려울 것이 없다. 누군가를 통해 결핍이나 행복을 채우려고 애쓰기보다, 나 자체로 온전히 완성된 행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다른 인생, 다른 삶을 살고 싶다면 일단 나를 찾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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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완벽한 장례식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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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통해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따뜻한 온기가 스며 있는 소설!"



책 제목을 처음 마주했을 때는 주인공의 장례식에 대한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펼쳐진 내용은 예상과는 꽤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죽음과 장례식 같은 소재로도 이렇게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구나, 새삼 깨닫게 되었다.


종합병원 옆에 자리한 매점, 그리고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하필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주인공의 첫 소개를 읽을 때는 조금 으스스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까지는 어느 정도 그런 나의 예상을 충족시켜(?) 주는 흐름으로 진행되었지만, 이내 반전의 이야기들이 이어지며 삶을 조금 다른 각도로 바라보게 되었다.


종합병원과 그 옆에 자리한 매점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인물들의 관계도 이야기에 큰 몫을 했는데, 그 관계들이 어떻게 펼쳐지고 연결되는지 살펴보는 재미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삼종합병원 옆 작은 매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약간의 판타지적 요소와 함께 풀어낸 소설이다.


주인공인 나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대부분 그녀가 상대하는 이들은 병원이나 혹은 근처에서 죽음을 맞이한 귀신들이다.


그들은 마지막에 끝까지 붙들고 있던 마음을 이루기 위해 나희를 찾아오게 되는데, 소원이 이루어지면 가벼운 마음으로 장례지도사를 따라 이승을 떠난다.


각 에피소드들은 무섭다기보다 오히려 애잔하거나 감동으로 다가오는데, 때로는 안타까움으로 남는 이야기도 있다. 그들의 다양한 사연은 살아 있는 우리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질문을 하게 만드는데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나는 마지막 순간 어떤 것을 떠올리게 될까

▶지금의 삶에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무엇일까

▶아직 전하지 못한 말은 누구에게 남아 있을까


이 말은 곧 추후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지금의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관계 속에서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을까, 마음에는 있지만 현실에서 아직 해보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와 같은 질문으로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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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및 배경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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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종합병원과 매점

-주 배경지


■정나희

-20살

-야간 아르바이트 경험 다수

-아빠는 동네에서 오랫동안 분식집 운영 중

-고등학교 졸업 후 1년 동안 돈을 벌어 대학에 갈 생각임. 그래서 한 달 급여가 300만 원인 매점 야간 알바가 유독 더 놓칠 수 없는 상황임.

-귀신을 본 후 야간에서 오후 1시 ~ 밤 10시까지 근무로 변경

-열세 살 때 엄마가 암으로 사망

-어릴 때부터 귀신을 보는 아이였음


■이미수

-50대 여성

-마음씨 좋은 매점 사장

-나희가 귀신을 본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자신의 근무시간과 바꿔줌


■김수영

-과거 매점 아르바이트생

-나희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귀신을 보는 사람

-현 여행 작가


■윤성우

-매일 새벽 2시 똑같은 모습으로 매점 창문에 나타남

-항상 붕대와 소독용 알코올이 있냐고 물어봄

-다른 귀신들과 달리 소원을 들어주었음에도 계속 나타남


■조연자

-흉측한 몰골로 나타나는 할머니 귀신

-매일 새벽 2시 시계 아래 흰 벽 앞에 환자복을 입고 나타남


■박현우

-삼종합병원의 의사

-매점 단골 중 한 명


■고순영

-중년의 행정 직원

-매점 단골 중 한 명

-고3 아들이 있음(백연석)


■장례지도사

-귀신들의 소원을 들어줄 때마다 나타나는 의문의 장례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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갼략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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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병원 장례식장 옆 작은 매점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주인공 나희는 대학교 입학 전 1년간 자신의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시급이 센 이곳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 새벽마다 이상한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그 손님들의 공통점은 하나였는데, 그림자가 없는 귀신들이었던 것이다.


이 손님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러 온 것이 아니라 각자 죽기 전에 남겨 둔 마음, 혹은 미처 끝내지 못한 부탁을 하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나희는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게 되면서 살아 있는 사람들과 죽은 사람 사이에 남아 있는 후회, 미안함, 사랑, 전하지 못한 말과 같은 것들을 하나씩 풀어 주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 또한 무한한 애정을 주었던 부모님과 자신의 삶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된다. 각 에피소드들은 다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ep. 01

병원 근처 미용실 사장님과 반려묘 이야기


●ep. 02

치매 아내를 둔 기업 사장님 이야기


●ep. 03

문제아였던 고등학생 강선빈의 이야기


●ep. 04

수영의 베스트 프렌드 최희진의 마지막 이야기


●ep. 05

다른 귀신들과 달랐던 윤성우와 진돌이, 그리고 조연자여사의 이야기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삶에서 소중히 해야 할 것들을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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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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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참 다양한 형태로 불시에 찾아온다. 아마 사람의 숫자만큼 죽음의 가짓수도 많을 것이다. 누구나 자기 몫의 죽음을 목에 건 채 타고나는 법이다.

7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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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종종 무한한 삶을 살 것처럼 굴지만, 실제로 누구나 죽음을 맞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다양한 형태로 불시에 찾아온다.


그 시기와 방법을 알 수 없기에 더 귀하고 소중한 삶인데, 우리는 이것을 잊고 너무 삶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모를 뿐이지, 우리는 누구나 자기 몫의 죽음을 목에 건 채 타고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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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죽음이 이렇게까지 가까울 줄 알지 못했다. 누구나 죽음의 시기를 모른다. 희진은 어려서부터 미리 죽음을 준비했는데도 몰랐다.

20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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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이들 모두가 자신의 죽음이 그렇게 이를지 몰랐을 것이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심지어 오랜 시간 투병을 하며 죽음을 준비해 온 희진조차 자신의 죽음이 이렇게 갑자기 다가올 줄 몰랐다고 하는 장면에서 ‘죽음’이 얼마나 급작스럽게 찾아오는지 실감이 났다.


이처럼 죽음과 맞닿아 있는 소설이나 에세이, 이야기들을 접할 때면 매번 새롭게 마음을 다잡게 되는 것 같다. 후회 없도록 오늘에 충실하며 살자고.



=====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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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죽음, 귀신, 장례식장과 같은 어두운 소재를 주제로 하고 있음에도 생각보다 무겁게 다가오지 않는 소설이었다. 오히려 오늘의 나는 어떻게 살고 있나를 되돌아보며, 죽음과 삶의 경계선에서 감동과 온기,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생략된 후반부 이야기인 1년 뒤 나희의 대학 생활이 어쩐지 기대되고 또 궁금해졌다. 여기에는 새롭게 시작될 인연에 대한 이야기도 한몫을 했는데, 특히 두 사람의 인연이 그러했다.


첫 번째는 영혼의 상태에서 처음 만났던 윤성우와 과연 어떤 식으로 다시 재회하게 될지에 대한 부분이다. 다음으로는 나희의 아버지와 과거의 인연을 말끔히 정리한 매점 사장 이미수와의 관계에 대한 부분인데, 분식을 좋아하지 않는 미수가 유독 나희 아빠의 분식과 반찬을 맛있어하는 모습에서 어쩐지 다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또 매점의 인연으로 새롭게 연결된 여행작가 수영의 이야기와, 단골손님이자 종합병원 의사인 현우가 나희가 귀신을 보며 했던 행동들을 이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도 궁금해졌다.


또 병원 행정 직원 순영의 아들 연석이 자신을 괴롭혔던 선빈에게 사과를 받은 이후 과연 삶이 어떻게 바뀌었을지도 기대가 되었는데, 추측건대 모두 자신만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이들은 남들이 쉽게 경험해 보지 못한 귀한 일을 직접 겪어 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삶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삶의 방향을 한 번 찾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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