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요일의 여행 - 개정판 모든 요일
김민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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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통해 배운 삶의 태도와 새로 발견한 '나'에 대한 이야기"



이 책은 다양한 곳을 여행하며 느낀 설렘과 풍경들을 담고 있는 여행기인 동시에, 여행을 통해 발견한 '나'의 취향과 속도를 함께 담고 있는 에세이로, 담백하게 이야기를 그려낸다.


천천히 걷는 여행을 하는 기분으로 페이지를 읽어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주변의 풍경들을 감상하게 되고, 또 직접 여행을 통해 부딪히며 발견한 저자의 깊은 내면에 다가서게 된다.


진짜 좋아하는 것, 여행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만의 철칙,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등 여행을 통해 배운 나의 취향과 속도를 일상에도 가져와 적용하면서 나만의 인생 페이지를 서서히 채워나가게 된다.


때로는 길을 잃거나 고난에 부딪히는 순간들도 만나겠지만, 여행을 하며 모든 것이 완벽한 일정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기에 저자는 나의 의지와 색깔대로 삶을 채워나가며 삶 전반을 완성해 나간다.


총 26편의 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여행기인 동시에 저자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에세이다. 여행을 통해 깨달은 나에 대한 발견, 그리고 그것들을 일상에 적용하며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삶에 대해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처음 제목을 보고는 장기 여행에 대한 여행기를 다룬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하나하나 읽다 보니 여행기라기보다는 슬로라이프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 더 많이 들었다.


무심코 흘려보낼 때는 미처 알아채지 못하는 풍경, 그리고 세세히 들여다봐야만 보이는 나의 취향과 나만의 속도들을 저자는 여행을 통해 알아가게 되면서 그것을 일상의 자기 삶에도 적용하게 된 것이다.


이 책에는 그러한 자기발견에 대한 내용들이 주를 이루는데, 하나하나 살펴보다 보면 나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사실 그것들이야말로 내 인생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토대가 됨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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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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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책에 '여기서 행복할 것'이라는 말을 써두었더니

누군가 나에게 일러주었다.


'여기서 행복할 것'의 줄임말이 '여행'이라고.

나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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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행복할 것'이라는 말은 곧 '지금 행복할 것'이라는 말과 동급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을 여행처럼, 살아가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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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숙소는 중요하다. 좋은 식사만큼이나 여행에서 중요하다. 다만 좋은 숙소가 꼭 비싼 숙소는 아니다. 지금 내게 좋은 공간. 내가 편안해지는 공간.

(...)

나에게 좋은 숙소란 나의 일상 같은 숙소였다. 완벽해 보이진 않지만, 내 몸을 구겨 넣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지는 숙소. 지금 막 도착했지만, 며칠은 산 것처럼 순식간에 익숙해지는 숙소. 긴 하루를 끝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 편안하게 한숨을 내쉴 수 있는 숙소. 완벽하지 않더라도 내게 완벽한 숙소.

32~3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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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는 순간, 내가 머무는, 내 몸을 의탁하는 공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느낀다. 더불어 나 역시 좋은 숙소가 중요한 사람 중에 하나임을 깨닫는다.


현재 머물고 있는 숙소와 관련한 내용을 제대로 마무리 짓고 나면, 정말 좋은 숙소에 내 몸을 의탁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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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그 모든 불행에 대처하는 방법은 아무도 모른다. 오직 자기 자신만이 그때그때 답을 찾아내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찰리 브라운이 말했다. '인생이란 책에는 뒷면에 정답이 없'다고. 정확하게 같은 결론이다. 여행이란 책에도 정답은 없다. 그 순간, 그 장소에서 나의 선택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8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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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 여행도 정답이 없는데, 그동안 왜 그토록 정답 없는 정답지를 그렇게 찾아다녔는지 모를 일이다. 이제부터는 삶과 여행 모두에서 나만의 정답지를 찾아볼 예정이다.


내가 원하는 방향과 속도를 참고해서 내가 바라는 선택을 통해. 그리고 그 선택이 후회로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나만의 인생을 갈고닦아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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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내가 좋아하는, 남들과 상관없이 내가 사랑하는, 바로 그것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 어쩌면 그것을 찾는 것만으로도 남들과는 다른 여행의 출발선에 서게 될 것이다.

12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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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을 마음에만 두지 않고, 실제로 그것을 찾아 떠나는 행동, 그리고 그것을 실제로 성취해 보는 것만으로도 남들과는 확연히 다른 경험치를 쌓을 수밖에 없다.


다채롭고 풍성한 인생을 살고 싶다면,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고 행동으로 옮겨보자. 거기에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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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회사 일을 하다가 문득, 밥을 먹다가 문득, 지하철 안에서 문득, 이상하게도 문득문득 생각나는 것은 그런 순간들이다. 너무 아무것도 아니라서 이름조차 붙일 수 없는 순간들. 그리하여 이름조차 붙일 수 없는 그리움들. 이런 그리움이 유난히 지독한 날에는, 약이 없다. 다시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다. 유용한 시간을 그만두고 무용한 시간을 찾아 길 위에 다시 설 수밖에 없다.

16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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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문득문득 삶에서 그리움이 몰려올 정도가 되면, 결국 해답은 한 가지 밖에 없다. 떠나는 것. 떠나지 않고는 문득문득 떠오르는 순간들을 어떻게 잠재울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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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답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운이 좋다면 여행 끝에 원하던 답에 도착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행을 더 오래 간직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여행이 던지는 질문을 품고 내가 살던 곳으로 돌아오는 것. 또렷한 답이 요원할지라도 그 질문을 품고 나의 일상을 살아가는 것. 그렇게 살아가다가 문득, 중요한 선택 앞에서 문득, 아니, 사소한 선택 앞에서도 문득, 그 질문을 내게 돌려주면 된다. 그러다 보면 결정적인 순간에 내가 살고 싶은 방향을 택하는 용기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그것이 여행을 더 오래 더 깊이 간직하는 법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275~27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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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얻은 질문을 여행을 통해 휘발시키기보다, 여행에서 얻은 질문을 가슴에 품고 계속 일상에서 고민해 보는 것.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여행을 더 오래, 더 깊게 간직하는 법이 아닐까.


여행에서 얻게 되는 질문들은 때로는 평소 내가 품고 있던 또 다른 나에 대한 의문이거나, 선택 앞에서 망설이던 문제일 수 있다. 혹은 잠시 일상에서 떨어져 나를 바라보며 생겨난 질문일지도 모른다.


여행지에서의 의문으로 남겨두기보다, 그 질문들을 가슴에 품고 일상에서 문득문득 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바라던 삶을 향해 나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여행에서 얻은 용기와 질문, 그리고 기대를 조금씩 내게 돌려주며 일상과 여행 사이의 벽을 허물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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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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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특별한 이벤트로만 생각하면, 여행에서 얻은 좋은 에너지와 깨달음은 그대로 휘발되고 만다. 반면, 여행에서 얻은 질문과 기대, 희망, 반성 등을 그대로 일상에 데려와 답을 찾아가다 보면 그것은 나의 삶에 그대로 녹아들기 마련이다.


부족한 나의 내면을 채우게 되고, 내가 바라던 내 삶을 향해 더 나아가게 된다. 저자는 여행을 통해 진짜 나를 만났고, 그것을 하나의 이벤트로만 여기지 않고 일상에까지 데려와 삶에 적용시켰다.


그리고 그 매개체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이 책의 가장 첫 페이지에 언급된 와인에 적셔진 수첩이 아니었을까 싶다. 여행에 대한 자신만의 기대, 생각, 질문, 느낌들을 빽빽이 기록했던 바로 그 수첩 말이다.


저자는 기록을 통해 일상 속에 여행의 순간들을 끌어와 기억하고 곱씹으며 꿈을 키우고 기억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긴 시간이 지난 후 꿈을 이루게 된다.


여행은 일상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우리를 다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렇다면 이것을 백분 활용해 저자처럼, 일상으로 끌어와 적용해 보면 어떨까.


그때의 느낌, 온도, 생각, 깨달음, 반성, 꿈 그 어떤 것도 좋다. 조금씩 잘게 쪼개 무료한 일상에 조각들을 조금씩 녹이다 보면 여행지에서 품었던 커다란 꿈 혹은 내가 바라던 내 모습에 조금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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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실수 마음별 그림책 6
코리나 루켄 지음, 김세실 옮김 / 나는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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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는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완전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책!"



읽으면서 내내 누군가 진작 이 책을 나에게 보여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실수'에 관대하지 않은 우리나라이기에 어쩌면 더 의미 있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실수를 많이 하는 아이들이나 혹은 실수 때문에 여전히 움츠러드는 어른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실수해도 괜찮다고. 중요한 것은 실수를 바라보는 '관점'에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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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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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실수 하나를 시작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점차 걷잡을 수 없는 위대하고 놀라운 반전을 안겨준다.


축소해서 보느냐, 확대해서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그림이 되는 저자의 관점을 통해, 실수에 대한 관념을 완전히 다른 체계로 인식하게 만든다.


작은 얼룩 같은 점은 실수로 남을 수도 있고, 새로운 가능성과 생각의 반전을 이끌어내는 또 하나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저자는 그것을 그림을 통해 표현해 냈는데, 글밥을 읽지 않아도 눈으로 보기만 해도 절로 '우와'라는 감탄이 흘러나온다.


작은 실수를 실수로 인식하지 않고, 색다른 것으로 받아들여 거기에서부터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더함으로써 실수는 실패가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음을 전한다.


만약 실수나 실패로 좌절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메시지와 희망, 그리고 위로를 얻어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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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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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는 실패가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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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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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초반에 저자가 실수한 것처럼, 짝짝으로 그려진 눈동자의 크기나 어딘가 어설프게 그려진 그림들만 보고 실패작이라며 단정 지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렇게 실패작이라는 이름표가 붙은 것들은 그대로 사장되거나 거들떠보지 않는다. 그림뿐 아니라 과제, 행동, 업무, 관계 등 많은 것들에서 우리는 그렇게 취급하며 삶을 이어 나간다.


하지만, 저자는 그 논리를 뒤집으며 사실 실수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말하며 자신의 그림으로 그것을 증명해낸다.


그뿐 아니라 실수를 통한 성장과, 시각의 전환, 그리고 긍정적 마인드까지 모두 담아내며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양식에 변화를 이끌어 낸다.


실수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뿌리 깊이 박혀있는 사람들에게 있어 이 책은 깊은 울림을 주는 동시에, 우리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앞으로는 실수를 실패라 여기지 말고, 새로운 시작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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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늙은 산양 이야기
고정순 지음 / 만만한책방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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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대하는 늙은 산양의 자세!"



가끔 잠시 머리 비움을 위해 그림책을 일부러 챙겨 볼 때가 있다.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 밝은 생각을 하거나, 심플한 그림들로 리프레시 하고 싶어서.


그런데 문제는 심플한 글과 그림을 잘 보고 난 후 발생한다. 요즘의 그림책들은 아이들만을 위한 그림책이라기보다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도 많아서 단순히 '아 그렇구나'하고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아주 단순한 그림과 글밥만 읽었을 뿐인데, 왜 글로 옮기려 하면 성인문학보다 더 어려워지는지 모를 일이다.


이 책도 그런 책 중 하나였는데, 삶과 죽음에 대해, 그리고 죽음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하게 했던 책이다.


그리고 미리 펼쳐놓듯 글을 써보면서, 그림책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늙은 산양의 숨겨진 마음까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덕분에 '내가 죽음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면'이라는 가정도 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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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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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 지팡이를 짚고 걷는 한 산양이 언젠가부터 자꾸 지팡이를 놓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죽음이 가까이 왔음을 직감하게 된다.


그는 이렇게 죽을 수 없다는 생각에, 죽기 딱 좋은 곳을 찾아 여행을 떠나게 된다.


자신이 젊은 시절 거리낌 없이 노닐던 들판, 절벽, 강 등을 가보지만 막상 그 장소들은 하나같이 지금의 늙은 자신이 머무를 곳이 아니라는 것만 깨닫는 계기가 된다.


지친 산양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되고, 하룻밤만 편히 쉬고 다음 날 더 먼 곳으로 떠나기로 결심하고 오랜만에 편안한 잠자리에 들게 된다.


그리고 깊이 잠든 산양은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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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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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늙은 산양은 자신만의 의미 있는 죽음을 맞이하고 싶어 먼 여정을 떠나지만 결국 다시 돌아와서 가장 편안한 곳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A. 이미 죽음을 직감하고 있던 산양은 사실 언제 어디서든 죽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여정을 떠난 동안에는 죽음을 맞이하지 않고, 젊은 시절 마음껏 뛰놀던 장소들을 돌아보며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렇게 현재 자신의 상황과 쇠퇴를 받아들이게 되면서, 결국 익숙한 집으로 돌아와 편안하게 잠든 후 죽음을 맞이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과정은 받아들임과 내려놓음을 상징하는 또 다른 표현일지도 모른다.



Q. 죽음의 순간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A. 산양은 젊은 시절의 몸과 시간을 그리워하며 여정을 떠났지만, 결국 다시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림책에서는 장소 탐색처럼 표현되었지만, 사실 이 여정은 자기 쇠퇴를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자신이 머무를 수 없는 곳을 체험하고 난 뒤, 현재의 나를 받아들이고 안락한 잠에 빠져드는 순간, 산양은 삶 전체를 돌아보며 죽음을 준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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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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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의 죽음을 직감했을 때, 과연 나는 어떤 행동을 취하게 될까. <어느 늙은 산양 이야기>를 읽으며 가장 많이 고민해 본 부분이다.


어쩌면 나 역시 산양처럼 어딘가로 여행을 떠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젊은 날을 회상하는 여행이라기보다는, 미처 해보지 못한 꿈에 도전해 보거나 가보지 못한 곳에 방문해 보는 여정에 더 가까울 것 같다.


어쩌면 여느 때와 다름없는 매일을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남은 내 삶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당신은 당신의 죽음을 직감했을 때 어떤 행동을 취하게 될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없다면, 지금 한 번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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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 Free 러브 앤 프리 - 스무 살, 세상의 길목에서 나와 마주하다
다카하시 아유무 지음, 이동희 옮김 / 에이지21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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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삶을 정면으로 마주한 청춘의 방랑 기록!"



저자는 결혼식 후 며칠 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내와 단둘이 세계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며 짧은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 기록으로 남긴다.


이 책은 그 여행에서 순간순간 기록한 메모와 사진들을 엮어 만든 책으로, 머문 장소와 사람, 풍경에 대한 사유와 느낌들이 솔직하게 담겨있다.


또한 여행에서 나를 마주하고 발견한 기록, 취향 등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여행을 통해 삶을 직접 부딪히면서 얻은 경험들에서는 자유롭게 살아가는 태도와 스스로의 삶을 정면으로 마주한 사유의 기록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총 7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결혼 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세계를 여행하며 자유롭게 살아본 기록과, 그 여정 속에서 떠올린 사유들을 엮은 책이다.


유라시아,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동남아시아까지. 세계 곳곳을 방랑하며 머문 자리마다 사람과 장소, 풍경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저자는 이런 순간들을 마음에 새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짧은 글귀와 사진으로 기록해 책으로 엮어낸다. 더 나아가 여행 속에서 얻은 깨달음과 아이디어는, 이후 자신의 사업으로까지 이어진다.


결혼과 동시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난 이 여행이 있었기에, 어쩌면 저자는 0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세계여행을 통해 자유롭게 살아가는 태도를 배우고, 나를 마주하면서 진짜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취향을 발견하는 동시에, 삶을 바라보는 시선도 새롭게 갖게 되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삶을 그 자체로 사랑하는 마음가짐을 깨닫게 되면서, 한두 번의 실패나 거절 정도로는 쉽게 좌절하지 않게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에는 그런 그의 마음가짐과 태도, 깨달음들이 짧은 메모와 사진으로 담겨 있는데, 하나하나 살펴보며 내 마음가짐을 새롭게 정비해 보는 시간으로 가져봐도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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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게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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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의 즐거움



여유가 생겨서일까.

여행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일의 과정'을 즐기게 되었다.

담배도 한 개비씩 종이에 말아 천천히 음미하며 피운다.

매끼 식사도 재료를 준비해서 느긋하게 만들어 먹는다.

무엇을 봐도 '이건 어떻게 만들었을까?'

'누가 왜 만들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에 의해 물건이 만들어진다.

그 물건을 '만든 사람의 생각'과

그 '과정'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1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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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과정'은 놓친 채 '결과'에만 집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자는 여행을 통해 일의 과정 자체를 즐기게 되었고, 덕분에 평소 우리가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영역까지 상상하고 고려하며 삶이 더욱 풍요로워졌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 인생에 진짜 필요한 것은 이런 여유와 상상력, 그리고 과정을 즐기는 태도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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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World



존 레논은 'One World'라는 사랑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여행지에서 만난 아저씨는 'One World'라는 사랑을

전 세계의 민속품을 모아놓은 작은 잡화점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

이 아저씨도 존 레논만큼 좋다.


사랑의 표현 방식에 규칙 같은 건 없다.

3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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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해 보자. 그 어떤 규칙도 필요 없다. 그저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표현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


때로 우리는 규칙이나 방식에 얽매여 진짜 사랑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때가 있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면 된다. 지금 바로 실행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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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

출발선에서 끝까지 해낼 수 있을지 걱정하며

뭉그적대기만 하는 것도 이제 피곤하지 않아?


슬슬 길 위로 나가 달려 보자고.

좀 느리면 어때 뛰지 않고 걸어면 어때. 꼴찌면 어때.

한 걸음씩 내디딛을 때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날 거야.


이봐, 제자리걸음만으로도 밑창은 닳는다고.

3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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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런저런 일로 뭉그적대기만 하는 것에 나 역시 지쳐있어서였을까? 이 문장 전체가 그대로 내 마음속에 고스란히 들어왔다.


이제 슬슬 시동을 걸고, 나만의 속도와 방향대로 내디뎌 보고 싶다. 느려도, 꼴찌여도 상관없다. 어차피 내 인생 내 속도대로 달리는 것이니.


어차피 제자리걸음을 해도 시간과 에너지는 닳는다. 그러니 이제는 그만 조금씩이라도 속도를 내보려고 한다. 그리고 그런 나 자신에게 무한한 응원과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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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세계를 방랑하는 동안

대단하게 생각한 것들이 심플하게 변해 갔다.


크고, 넓고, 다양하고, 복잡한 세계를 접할수록

내가 대단하게 생각한 것이 보잘것없이 느껴졌다.

1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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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가는 문장 중 하나였다. 나는 인생이라는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부분인데, 저자는 세계를 방랑하면서 이런 깨달음을 얻은 듯 보인다.


좁은 세계에서는 내가 가지지 못했거나 더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나 물건을 보면 대단하게 여기에 된다.


하지만 크고, 넓고, 다양하고, 복잡한 세계를 경험해 보면 그 모든 것이 사실은 하찮은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진짜 중요한 가치와 행복은 다른 것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삶과 생각이 많이 심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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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그건 바로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것.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자신과 이야기하라.


자신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에게 질문하라.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모든 대답은 반드시 네 안에 있다.

190~19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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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기본은 나를 제대로 아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찾는 모든 해답은 결국 '내'안에 있다. 우리는 이것을 몰라 보통 빙빙 돌고 돌아 결국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위 문장을 반복적으로 읽고 익혀 헛수고의 시간과 노력을 아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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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것은 용기가 아니라

각오다.

결정만 내리면 모든 것은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19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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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 또한 어쩌면 용기가 아니라 각오인지도 모르겠다. 일단 결정하면 결국 시작되기 마련이니, 무언가를 시도하기를 원한다면 고민하지 말고 결단을 내리는 것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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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추구하지 말고

자유를 외치지 말고

그냥 자유를 누리며 살자.

2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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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그냥 누리며 살면 되는데, 역사를 돌아보면 어리석게도 추구하거나 외치며 산 세월이 너무 길다.


이제부터라도 그냥 누리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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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내가 선택하는 거야.


오직 내 마음의 소리가 이끄는 대로.

218~21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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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나의 선택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어야 유의미하다. 그리고 그렇게 내 마음의 소리가 이끄는 대로 선택해야 후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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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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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저자가 여행하면서 느낀 짧은 글귀와 다양한 사진들이 규칙 없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마치 패션잡지나 포트폴리오를 마주하는 느낌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아이디어 노트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는 단순히 여행기를 남기지 않고, 여행하며 사람·풍경·경험에서 얻은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들을 잘 갈무리해 메모 형태로 남겼다.


그 깨달음들은 추후 자신만의 포토에세이로 재탄생했고, 아마 인생을 살아가는 데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그 메모들을 보면서 배움을 얻고 있듯이 말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 여행, 욕심을 채우지 않은 여행이었기에 그만큼 마음은 더 값진 것들로 채울 수 있었을 것이다.


덕분에 나도 오랜만에 내 삶을 돌아보며, 멈춰있던 수레바퀴를 굴려볼 결심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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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랑과 꽃과
나태주 지음 / OTD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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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지만, 취향 저격의 시들만 모아놓은 나태주의 시집!"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꽤 많이 만나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집이 내 취향에 가장 가까웠다. 이번 시집이 독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은 작품들만 모아서 낸 시집이라서일까. 공감 가는 포인트의 시들도 많았고, 또 다른 독자들의 시평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꽤 흥미로웠다.


그래서 이번 서평에는 각 시별로 느꼈던 감상 포인트들에 조금 더 중점을 두고 써보려고 한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시집에서는, 스쳐 지나가지만 소중한 순간들을 포착해 시로 옮겨온 시인의 태도를 중심에 둔 시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독자들의 시평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화려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들의 시구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고, 그래서 더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시들이 많았다.


시인은 이 책을 빌어, 유명한 시집이기보다는 유용한 시집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는데, 실제로 이 시집을 접한 사람들에게는 ‘유용한 시집’으로 더 오래 기억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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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온 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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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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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만 말이야

가는 사람은 가는 사람이고

남는 사람은 남는 사람이란다

까닭이나 핑계가 따로 있을 수 없지


외롭고 아프고 쓸쓸한 것도 말이야

그것도 그 사람 몫일 뿐인 거란다.


(2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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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냉정해 보이지만, 현실적인 감각으로 바라보면 오히려 더 큰 위로와 다독임이 느껴지는 시구다. 처음 이별을 경험하면 당황스러움에 더해 깊은 슬픔에 빠져들기도 하는데, 그런 일들을 여러 방식으로 겪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냉정함과 이성적인 시선에 닿게 되는 것 같다.


충분한 경험과 연륜이 쌓여야만 건넬 수 있는 위로의 말이기에, 그래서 더 깊이 와닿았던 시구다.



■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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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아름답게

비워둔 자리

누군가 깨끗하게

남겨둔 자리


그 자리에 앉을 때

나도 향기가 되고

고운 새소리 되고

꽃이 됩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아름답고 깨끗하게

비워둔 자리이고 싶습니다.


(3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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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인생 전반에 내가 가지고 있는 기본 개념이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공감이 갔던 시구 중 하나다. 이 시에서는 '자리'로 표현하고 있지만, 나는 그 자리에 다양한 단어와 의미를 얹어볼 수 있다고 느꼈다.


'아버지'나 '어머니'의 자리가 될 수도 있고, 직장에서는 특정 직급이나 포지션으로 읽힐 수도 있다. 혹은 내가 인생 전반에 머무르며 남긴 영향력으로도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나는 향기나 새소리보다 오히려 무향 무취로 머물다 사라지고, 이후에는 말끔한 본래의 상태로 남기를 바라는 쪽이지만 말이다.



■아끼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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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 아끼지 마세요

옷장 속에 들어 있는 새로운 옷 예쁜 옷

잔칫날 간다고 결혼식장 간다고

아끼지 마세요

그러다 그러다가 철 지나면 헌 옷 되지요


마음 또한 아끼지 마세요

마음속에 들어 있는 사랑스런 마음 그리운 마음

정말로 좋은 사람 생기면 준다고

아끼지 마세요

그러다 그러다가 마음의 물기 마르면 노인 되지요


좋은 옷 있으면 생각날 때 입고

좋은 음식 있으면 먹고 싶을 때 먹고

좋은 음악 있으면 듣고 싶을 때 들으세요

더구나 좋은 사람 있으면

마음속에 숨겨두지 말고

마음껏 좋아하고 마음껏 그리워하세요.


그리하여 때로는 얼굴 붉힐 일

눈물 글썽일 일 있다 한들

그게 무슨 대수겠어요!

지금도 그대 앞에 꽃이 있고

좋은 사람이 있지 않나요

그 꽃을 마음껏 좋아하고

그 사람을 마음껏 그리워하세요.


(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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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내가 취했던 실수(너무 아끼기만 하다가 똥된 일)들이 생각남과 동시에, 현실적인 감각을 일깨워 주는 시라 읽으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던 시다.


잠시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는다고 한들, 지금 현실 속에서 내가 내 감정에 솔직하게 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는데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러 이유로 지금 내 감정이나 물건들을 그저 아끼기만 한다. 결국 아끼기만 하다가는 썩어 문드러지기만 할 뿐인데, 왜 과거에는 그토록 아끼기만 했었던 건지.


이제는 이 시의 마지막 시구처럼, 현재에 내가 느끼고 좋아하는 것들을 마음껏 누리고 즐기면서 살아가 보려 한다.



■초라한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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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것을 주었을 때

사람들은 좋아한다


여러 개 가운데 하나를

주었을 때보다

하나 가운데 하나를 주었을 때

더욱 좋아한다


오늘 내가 너에게 주는 마음은

그 하나 가운데 오직 하나

부디 아무 데나 함부로

버리지는 말아다오.


(6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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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로 갈수록 어딘지 모르게 섬뜩한 느낌이 들면서도,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느낌이다. 무언가를 누구에게 주느냐에 따라 그 감정의 결도 사뭇 달라질 듯하다.


만약 상대가 불특정 다수거나 별 의미 없는 사람이라면, 너무 서글프게 다가올 것 같다. 상대방은 나에게는 유일무이한 소중한 단 한 가지를, 그저 유일한 하나라는 이유로 가지고 싶어 하는 느낌이 들어 더 그렇다.


특히 마지막에 '부디 아무 데나 함부로 버리지는 말아다오'라는 시구 때문에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반면 사랑하는 이에게 보내는 프러포즈의 느낌이라면, 다소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유일무이한 내 마음을 받아 달라는 의미를 가슴 절절하게 표현한 것처럼 보여서다.


제목이 <초라한 고백>인데 요즘 사회적으로 워낙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이 또한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본다.



■작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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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지금 어디서 누구하고

무엇을 하든지 네가

너이기 바란다


너처럼 말하고 너처럼 웃고

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너처럼 잘 살기 바란다


이것이 나의 뜻

너를 사랑하는 나의

작은 마음이란다.


(7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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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나 자신으로 살기를 바라는 예쁜 마음이 잘 담긴 시인 것 같아 계속 곱씹게 된다.


나처럼 말하고 나처럼 웃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나처럼 잘 살기 바란다


누군가 내가 이렇게 살기를 빌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더없이 행복하지 않을까?



■너를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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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와서

내가 하는 말 가운데서

가장 고운 말을

너에게 들려주고 싶다


세상에 와서

내가 가진 생각 가운데서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


세상에 와서

내가 할 수 있는 표정 가운데

가장 좋은 표정을

너에게 보이고 싶다


이것이 내가 너를

사랑하는 진정한 이유

나 스스로 네 앞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이다.


(8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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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나 연인이 이런 마음으로 나를 대해준다면 너무나 행복할 것 같다. 더불어 내가 세상에서 가장 귀한 대접을 받는 사람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지 않을까. 가장 고운 말, 가장 예쁜 생각, 가장 좋은 표정, 여기에 더해 가장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풀꽃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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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을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9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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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정말 그렇다. 상대방의 무엇을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이웃이 되고, 친구가 되고, 연인이 된다.


00호에 사는 누구인지를 알면 우리는 이웃이 된다.

어떤 취향을 가졌고,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를 알면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어떤 형태로 사랑하고 싶은지를 알게 되면 모양이 맞는 이들끼리 연인이 되기도 한다.



■잠들기 전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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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오늘도 하루

잘 살고 죽습니다

내일 아침 잊지 말고

깨워 주십시오.


(1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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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적 표현으로 '오늘 하루도 잘 살고 죽는다, 내일 아침 깨워달라'고 쓰여 있는데, 그 어떤 하루를 표현한 문장보다도 가장 찰떡같은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연령대에 따라 받아들이는 느낌의 격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시절에는 그저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시구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두려움과 어떤 간절함이 동반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서 '오늘도 하루 잘 살고 죽습니다'라는 말은, 어떻게 보면 무사히 하루를 보내고 편히 잠든다는 표현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 '무사함'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내일 아침 잊지 말고 깨워 주십시오'라는 표현에서는 지각, 두려움, 간절함 같은 다소 다른 결의 감정들이 함께 느껴져, 사람마다 다양한 의미로 다가올 것 같은 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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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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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집은 유난히 곱씹게 되는 시구나,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는 시구들이 많았다. 아마 그만큼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아온, 검증된 시들이라서 더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개인적으로는 생활밀착형 내용을 담은 시들이 많아 더 의미 있게 다가왔는데, 소박하지만 일상 속에서 문득문득 마주치게 되는 상황이나 감정들을 건드리는 시들이라 더 흥미롭게 눈여겨보게 되었던 것 같다.


특히 위에 언급한 시들은 내가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이나 관념, 사람에 대한 시선과 맞닿아 있어 더 특별하게 다가왔는데, 읽는 사람이나 그때의 감정에 따라 전혀 다른 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닿았던 시구들을 가까이에 두고, 한 번씩 곱씹으며 일상 속에서 '되고 싶은 사람'이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해 봐도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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