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야식
하라다 히카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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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진 마음과 속을 채워주는 밤의 도서관!"


밤에만 열고, 사망한 작가들의 책만 수집하는 도서관이 있다면 어떨까? 밤과 죽음이 공존하는 도서관. 어쩐지 음침할 것 같지만, 실상 이 도서관이 주는 느낌은 그 반대다.

삶에 지쳐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치유의 장소이자 든든하게 속을 채워주는 장소가 되어 주고, 장서를 아끼고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온전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되어 준다. 또 학자들에게는 연구에 도움이 되는 희귀자료를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되어 주기도 한다.

덕분에 여타 도서관과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지만 여전히 이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이 있으며, 특히 생전 작가들이 사후 자신의 장서를 이곳에 기부하고 싶다는 약조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죽음'과 '밤'이 주 무대지만, 그에 반해 내용면에서는 '힐링'과 '치유'가 주된 키워드다. 이는 목차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는데, 밤의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야식 메뉴로 목차를 설정함으로써 허기진 배와 마음을 채워주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이 도서관은 운영시간이나 운영되는 방식, 또 도서관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의 조합들이 매우 흥미로운데,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밤에만 운영되는 이 도서관은 '밤의 도서관'이라 불리며, 통상 일반적인 도서관이 문을 닫는 시간에 열어 자정까지 운영된다. 도서관이지만 입장료가 있고, 작고한 작가들의 책을 기부받아 운영되는 형태다.

직원들을 위해 무상으로 기숙사를 제공하며, 유료로 야식도 제공된다. 야식 메뉴는 책에 나오는 요리를 재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맛은 기가 막힌다.

직원들은 대부분 SNS를 통해 발굴되어 오너의 얼굴, 목소리 등 그 어떤 것도 공개되지 않은 형태로 면접이 진행된다. 이들은 모두 개인적인 사정이나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다.

신기한 것은 도서관 안에 헌책방 주인, 서점 직원, 도서관 직원이 함께 상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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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도서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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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위치

▶티켓 판매대와 입장 게이트가 별도로 있음

▶유료로 진행
-입장료 1000엔
-월간 이용권 1만 엔
-연간 이용권 5만 엔

▶저녁 7시부터 자정까지 오픈

▶직원 근무시간: 오후 4시부터 심야 1시까지(휴식시간 1시간)

▶작고한 작가들의 장서를 보관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는 없는 귀중한 책이 보관되어 있음

▶도서관 직원들은 까만색 앞치마를 입음

▶도서관 직원들의 업무는 작가가 작고한 뒤 책을 기부받아 도서관에서 전시하고 정리하는 일이 주요 업무

▶대여는 하지 않음

▶실수령액 월 15만 엔, 무료 기숙사 제공

▶오너와는 Zoom으로 면접 진행하며 음성변조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음성으로만 면접 진행

▶책을 전시하기 전에 반드시 장서인을 책 뒤표지 안쪽에 찍어서 누구 건지 알 수 있도록 표시

▶보통 저녁 10시쯤 야식을 먹으며, 2층 한쪽 끝에 식당이 있으며, '도서관 카페'라고 적힌 나무 간판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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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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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직원>

■히구치 오토하
-소설을 이끌어 가는 주요 등장인물
-키가 160센티미터 조금 못됨
-책과 관련 있는 일을 하고 싶어 문학을 전공하고 국어 교원 자격증과 서예 교사 자격증까지 땀. 하지만 취업활동에 실패하면서 결국 고향으로 돌아와 서점에서 계약 사원으로 일함. 그러나 어떤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일을 그만두게 됨.
-퇴사를 고민하던 중 취직 후 운영하던 SNS를 통해 취업 제안 다이렉트 메시지를 받고 밤의 도서관에 입사하게 됨
-입사 후 장서 정리 부서에서 근무


■사사이 유즈루
-도서관 매니저
-키가 175센티미터 정도에 말랐고, 생김새는 평범하지만 코의 형태가 아름답다.
-기숙사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별도로 생활
-약간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도서관 오너
-누구와도 직접 만나지 않는 미스터리한 인물
-세븐레인보우라는 이름으로 SNS에 올라온 사람들의 활동을 관찰하고 도서관으로의 이직을 권유


■기타자토 마이
-접수처 담당
-가라테 전국 대회 우승자


■에노키다 미나미
-약 160센티미터 정도로 보임
-시 계약조건으로 인해 3개월 단위로 도서관 사서로 아르바이트하다가 밤의 도서관으로 이직


■도카이 나오토
-180센티미터쯤 되는 큰 키에 몸집이 단단해 보임
-10년 넘게 헌책방에서 일했음


■아코
-장서 정리 부서에서 근무
-작은 서점에서 근무하다 밤의 도서관에 입사하게 됨
-딸이 하나 있지만 연락 두절 상태


■마사코
-장서 정리 부서에서 근무
-대형 도서관에서 일하다가 밤의 도서관으로 이직


■도쿠다
-몸집이 통통하고 둥근 안경을 썼음
-반년 전 입사
-사사이 매니저보다 열 살 연상이지만 평사원인 것에 불만
-조금 신경질적이고 연공서열에 집착하는 면이 있지만 그 외에는 다정하고 일도 잘함


■구로이와
-도서관 탐정
-전직 경찰
-도서관 이용 시간에 근무하며 경비원 역할

■기노시타
-전직 유명 셰프로 현재 밤의 도서관 식당에서 근무
-여러 권의 책을 읽고 책에 등장하는 음식을 실제로 요리하여 야식으로 제공

■고바야시
-도서관의 청소원 겸 연립주택 관리인
-나이 든 여성으로 작고 마름
-새하얀 단발머리
-사람들과 말을 섞지 않는 것이 특징


<단골 고객>

■니노미야 기미코
-도서관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살며, 단골 고객 중 한 명
-거의 매일 같이 와서 다카기 고노스케의 책장 앞에 머무름
-다카기 작가의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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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도서관 야식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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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 메뉴는 책에 나오는 요리를 재현하는 방식이며, 식사에 커피 포함해서 300엔!


▶월요일은 <시로밤바>
-이노우에 야스시의 <시로밤바> 책에 나오는 요리를 재현한 것으로 오누이 할머니가 만드는 카레라이스다.

▶<마마야>의 당근밥
-수프, 반찬 두 개, 그리고 주황색 당근밥
-무코다 구니코 씨가 여동생에게 운영하길 권한 요릿집으로 '마마야'의 콘셉트는 여자 혼자서 연근조림이나 고기 감자조림 같은 안주로 술을 한잔하고, 마무리로 한 입 카레를 먹을 수 있는 가게였다고 함

▶<빨간 머리 앤>의 밤
-버터 오이 샌드위치와 로스트 치킨 샌드위치
-식후 커피와 함께 주사위 모양의 앤의 초콜릿 캐러멜까지 포함

▶다나베 세이코 나이트
-매주 금요일은 다나베 세이코의 날
-그녀의 날은 다른 작가와 달리 '오코노미야키의 날'이나 '오사카식 오뎅의 날'등이 있어서 메뉴가 하나는 아니다.

▶모리 요코의 통조림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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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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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는 야식 메뉴로 설정되어 있지만, 실상 이 이야기의 메인은 도서관과 관련된 이야기와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주라고 할 수 있다.

비밀스러운 도서관이 생겨나게 된 배경, 그리고 미스터리한 오너와 매니저, 도서관 직원들이 '밤의 도서관'으로 흘러들어오게 된 배경과 그들의 속 사정을 하나하나 살펴보다 보면 어느새 허기진 마음이 조금씩 채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것이다.

잠 못 드는 밤, 특별하지만 소박한 야식과 함께 밤이 주는 침묵을 친구 삼아 작고한 이들이 남긴 희귀한 장서들에 둘러싸여 힐링의 시간을 맛보면 어떨까?

첫 에피소드의 주인공인 히구치 오토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중간중간 도서관 직원들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속 사정에 대한 에피소드는 이야기를 한 층 더 풍성하게 해준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에피소드인 오너와 매니저에 얽힌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로웠는데, 마치 판타지 세계에서 볼법한 사랑 이야기에 더해 가족 간의 애틋한 이야기가 남다르게 다가와 더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닐까 싶다.

스릴러와 추리소설에 버금가는 밤의 도서관에 얽힌 이야기를 흥미롭게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에 다다라서는 쓴맛 없이 깔끔하고 개운한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하나의 오점도 없이 밝혀지는 이들의 숨겨진 속 사정에는 사랑, 이별, 그리움, 질투, 새 출발, 단념, 다짐 등등의 감정을 엿볼 수 있는데, 밤의 도서관에서 이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서서히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나가는 장면은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특히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못했던 오너의 마음을 오토하가 정직하게 마주함으로써 매니저와의 관계 변화는 물론, 도서관 재오픈에 대한 긍정적 시그널까지 예감할 수 있어나도 모르게 다음을 기약하게 된다.

어쩌면 그래서 오토하가 이 소설의 주요 인물이자 화자가 된 것이 아닐까 싶다. 휴무 이후 어떤 식으로 밤의 도서관이 재오픈할지, 또 그때 이들의 관계와 상황은 어떻게 변화할지 내심 기대가 된다.


<오토하 ep>

책과 관련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여러 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지만, 결국 도쿄에서 방법을 찾지 못한 그녀는 고향으로 내려와 서점의 계약 사원으로 일하게 된다.

쥐꼬리만한 월급에 연일 부려먹는 상사로 인해 지칠 대로 지쳤던 오토하는 마침 어떤 일에 휘말리게 되면서 서점을 그만두게 된다.

서점 취직 후 SNS를 통해 평소 익명으로 글을 올리고는 했는데, 현재 상황에 대한 넋두리 글을 올리게 되면서 다이렉트 메시지 하나를 받게 되고, 이 일로 인해 밤의 도서관으로 이직을 하게 된다.


<미나미 ep>

시 규약 때문에 3개월 단위로 사서 아르바이트가 연장되는 시스템에 불공정함을 느끼던 미나미는 SNS를 통해 이런 처우에 대해 토로 글을 올리게 되고, 이를 본 오너의 제안으로 그녀 또한 '밤의 도서관'으로 이직하게 된다.

지금보다 3만 엔이나 많아지는 급여, 무료 기숙사에, 부모님의 잔소리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그녀는 놓치고 싶지 않았고, 무엇보다 결혼 전 혼자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던 차에 이 모두를 이룰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미나미에게는 남들이 모르는 고민이 한 가지 있었는데, 특별히 책을 좋아하거나 많은 책을 읽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필요한 책만 읽고 그 이상은 특별히 더 찾아서 읽거나 공부하지 않았는데, 남들은 그녀를 독서가처럼 보았기 때문이다.

이런 괴리감 때문에 그녀는 언젠가 이 가면이 벗겨질까 봐 늘 두려워한다.


<마사코 ep>

대형 도서관에서 오래 일한 마사코는 어느 날 문득 자신의 상태가 이상함을 느낀다. 집에 읽지 않는 책이 쌓여만 가고 집중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인지하지 못했고, 그다음은 시간이 없으니까, 바쁘니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몇 년이 걸려 간신히 자신의 이런 상태를 인정하게 된다.

한때는 다독가라 할 만큼 책을 즐거하고 집중력이 좋았던 그녀가 책을 읽지 못하게 되면서, 그녀는 독서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사정에 관해 인터넷 커뮤니티 도서관 관련 게시판에 무심코 글을 남기게 되고 그것을 본 어떤 이의 제안으로 면접을 보고 밤의 도서관에서 근무하게 된다.


<도카이 ep>

10년 넘게 헌책방에서 일한 도카이는 학생 때 우연히 들른 헌책방 사장님과의 인연으로 프랜차이즈 헌책방부터 시작해 꽤 일찍이 성공한 케이스다.

그러다 업계에서 유명한 라이트노벨 작가 '토리코롤 미쓰미'와 친분을 가지게 되었고, 심지어 작가로부터 자신이 죽으면 자신의 책을 도카이 씨가 처분해 달라는 부탁 말까지 듣게 된다.

하지만 작가가 급사하게 되면서 책은 모두 '밤의 도서관'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에 도카이는 '밤의 도서관'에서는 책의 가치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책이 죽어버릴 것 같다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밤의 도서관'의 연락처를 알아냈고, 토리코롤 미쓰미 선생의 장서 정리를 돕고 필요 없는 책은 양도받고 싶다는 제안을 먼저 하게 된다.

이에 오너는 최소 3년간 도서관에서 일한다는 조건을 붙이고, 도카이가 받아들이게 되면서 밤의 도서관에서 근무하게 된 것이다.

어느새 3년의 기한 중 반년을 채운 도카이는 앞으로 어떻게 할지 종종 생각하고 있다.


<아코 ep>

아코에게는 유일한 가족인 딸이 한 명 있다. 하지만 연락 두절이 된지는 오래되었다. 남편은 딸이 어렸을 때 죽었는데, 이후 딸에게 지나치게 집착하고 기대를 과하게 하면서 어느 날 딸이 집을 나가버렸다.

그리고 연락이 두절되었다.

아코는 시골에 있는 아주 작은 서점을 어떻게 할까 내내 고민하다가, 이번 도서관 휴무일을 계기로 마침내 팔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판 금액을 딸의 계좌번호로 보내주고 딸을 놓아주기로 결심하게 된다.


<사사이 유즈루 ep>

어릴 적 부모를 여의고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내던 그는 뒤늦게 이모와 연락이 닿으며 이모와 함께 생활하게 된다. 이모는 세계 곳곳을 떠돌며 생활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사사이 역시 특별한 걱정 없이 이모를 따라 전 세계를 누비며 생활하게 된다.

그러던 중 사사이가 갑자기 앓아눕게 되면서 이모는 자유롭게 살던 생활을 청산하게 되고, 이 일을 계기로 이들의 떠돌이 생활은 방향을 달리하게 된다.

그리고 사사이 역시 자유롭게 살던 생활을 접고 학교를 성실히 다니며 졸업까지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밤의 도서관'을 운영하겠다는 이모의 계획에 사사이가 동참하게 되면서 이들은 함께 밤의 도서관을 운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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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가 하고 싶은 일이 '밤의 도서관'이었다. 이모는 미술을 공부하면서 과거를 보존하는 것에서 큰 의미를 찾았다.
(...)
"그러니까 나는 과거를 봉인하려고 해."
나는 '밤의 도서관'이라는 구상을 듣고 바로 말했다.
"그거 나도 같이하게 해줄래요?"
(...)
이모가 그 일에 목숨을 거는 이유도 어렴풋하게 알 것 같았다. 지금까지 이모에게 받은 은혜를 갚을 수 있다는 것도.
내 말을 듣고 이모가 고개를 끄덕였다.
334~33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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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도서관에 숨겨진 비밀 ep>

■이모가 '밤의 도서관'을 만든 이유
사랑하는 이가 쓴 유일한 소설책을 사후 자기 곁에 두기 위해. (그는 사후 장서를 일본 '밤의 도서관'에 기증한다고 유언장을 작성했다. 그건 정체 모를 동양인 여성 개인으로서는 절대 받을 수 없는 것이었다)

■'밤의 도서관'을 밤에만 여는 이유
1)낮에는 햇빛 때문에 귀중한 책이 상하기 때문
2)낮 시간의 도서관을 자기가 쓰고 싶기 때문

낮이면 이모는 도서관의 진실한 주인이 된다. 오로지 책과 언어의 바다에 푹 빠져 독서를 이어간다.

■도서관 현관에 있는 나방 표본
도서관 현관에 있는 나방 표본은 그(이모가 사랑하는 사람)가 보낸 것으로, 나방의 이름은 곧 도서관의 비밀을 푸는 열쇠이자 힌트가 된다.

이모의 이름은 고바야시 고코, 무지개의 아이라고 쓰고 고코라고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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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았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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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도서관의 좋은 점은 생각할 시간이 많다는 거야."
(...)
"월급은 박봉이고 대우도 그냥 그렇고, 일도 조금 지루한 면이 있지만 생각할 시간만은 충분해. 그런 것 같지 않아?"
24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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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시간, 생각할 시간이 많다는 것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 자기 안에 깊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 여유가 있다는 점이 아닐까?

덕분에 '밤의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미래에 대해, 타인에 대해, 그 외에 많은 것들에 대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일반적인 직장 생활에서는 절대 가질 수 없는 그 무엇을 '밤의 도서관'에서 만큼은 누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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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언제까지 있을지는 모른다.
그래도 영원하지 않기에 이토록 아름다운 것이라고 오토하는 생각했다.
36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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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하지 않기에 아름답다'라는 말은 중의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특히 밤의 도서관이 작고한 이들의 책을 기부받아 전시하는 장소이기에 그 의미는 더 남다르게 다가온다.

이를 우리 삶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 우리 삶 또한 영원하지 않기에 어쩌면 더 아름다운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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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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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 크게 부딪히지 않아 스트레스가 적으며, 고요하고 생각할 시간이 많은 환경, 여기에 더해 맛있는 야식은 물론 무료로 제공하는 기숙사까지!

월급이 조금 적을지언정 그럼에도 어찌 보면 요즘 사람들에게 이곳 '밤의 도서관'은 최고의 꿈의 직장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너가 누구인지, 어떤 경로로 이곳에 취직할 수 있는지 등 알려진 정보가 없어 이곳은 미스터리하면서 신비감을 조성하는 곳이기도 하다.

소설을 살펴보면, 이곳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저마다의 사정과 상처를 안고 이곳에 들어왔다. 그리고 가지각색의 화려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조합이 형성되기도 한다.

이들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일을 하며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돌아보며 숙고의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마침내 숨죽이며 고민하던 것들에서 벗어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서서히 전진한다.

어쩌면 '밤의 도서관'은 이처럼 방황하고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는 시간이자, 외부 세계에서 빠져나와 도망칠 수 있는 아늑한 도피처와 같은 곳일지도 모르겠다.

충분히 생각하고, 맛있는 음식(야식)을 먹으며, 고요히 지낼 수 있는 곳. 여기에 더해 서로를 보듬으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곳!

마음의 안식을 얻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환상의 공간이 어쩌면 '밤의 도서관'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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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독서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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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시인'이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정작 제대로 작품을 만나보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423편, 약 7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분량의 책을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읽고 보니 작가와 더 많은 작품이 궁금해진다.


더불어 삶의 지혜와 영감을 전하는 데 '단 한 줄'이면 충분하구나 깨닫게 된다. 구구절절 읊어대며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하기보다 핵심만 짚어 전하는 문장 속에서 확실한 해답을 얻는다.


어쩌면 온몸으로 부딪히고 깨우치며 얻은 인생의 문장들이기에 더 깊이 와닿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만약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 혹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와 같은 의문들로 머릿속이 어지럽다면, 저자가 차곡차곡 쌓아 전하는 문장들 속에서 삶의 희망과 방향을 찾아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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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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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인생을 돌아보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가난과 노동과 고난으로 점철된 인생길에서 그래도 자신을 키우고, 지키고, 밀어 올린 것은 '걷는 독서'였다고. 그러면서 이것이야말로 어쩌면 모든 것을 빼앗긴 인생에서 그 누구도 빼앗지 못한 나만의 자유였고 나만의 향연이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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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았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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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짧아도 영원을 사는 것.

영원이란 '끝도 없이'가 아니라

'지금 완전히' 사는 것이다.


No matter how short,

life is a matter of living eternity.

Eternity is not a matter of

'having no end,' but of 'living fully now.'

3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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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영원을 산다'라는 해석을 영원히 산다라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지금 완전히' 사는 것으로 해석했다.


'얼마나 오래'가 아니라, '지금 온전히 집중하는 삶!'. 그것에 영원히 있다고 본 것이다.


생각해 보면 삶을 물리적인 시간만 가지고 '산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예컨대, 식물인간 상태로 오래 산다고 우리는 산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시간만 흘려보내는 것 또한 제대로 사는 것이라 말하기 어렵다.


때문에 짧은 생을 살아도, '지금 완전히' 내 삶에 충실하다면 우리는 영원을 사는 게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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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지상에

비밀히 던져진 씨앗 하나.

아무도 모른다.

내 안에서 무엇이 피어날지.


I am a seed sown

secretly here on earth.

Nobody knows

what will blossom within me.

3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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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정말 딱 적절히 표현한 문장이 아닐까 한다. 우리 모두는 어떤 씨앗을 품고 태어났는지 아무도 모른다. 어떤 꽃을 피우고 어떤 모양새로 성장할지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 수 있다.


때문에 우리 모두는 비밀을 품고 태어난 씨앗이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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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밖에 모르는 삶은 흔한 비극이다.

자기마저 모르는 삶은 더한 비극이다.


A life aware only of itself

is a common tragedy.

A life unaware even of itself

is a greater tragedy.

6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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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은 내가 나를 왜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는지 확실히 일깨워 주는 문장이다. 비극적인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가?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는 어떤 사람인지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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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생각의 차원이고

생각의 방향이다.


More important than

the speed of a thought

is its level

and direction.

7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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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자리에 '삶'을 대입시켜보자.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해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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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얻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이다.


More important than gaining something

is not losing myself.

1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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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사람들은 무언가를 얻으려 나 자신을 잃는 경우가 있다. 아니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나 자신보다 세상에 중요한 것은 없다. 부디 잘못된 신념에 사로잡혀 나 자신을 잃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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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런 책 백 권을 읽는 것보다

단 한 권의 책을 거듭 읽는 게 낫다.


Reading one book over and over

is better than reading

a hundred of that kind of books.

18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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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하며 느낀 경험이자, 그래서 더없이 공감이 갔던 문장이다. 요즘은 쉽게 작가가 되는 만큼, 그저 그런 책을 생각 없이 출판하는 출판사나 작가가 많다.


그런 책을 만나면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다는 생각에 허무함이 느껴질 때가 많은데, 부디 남의 귀한 시간을 허비하는 그저 그런 책의 출간은 여러모로 자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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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위대한 현자도

사심이 깃들면

한순간에 바보가 된다.


No matter how wise someone is,

when self-interest comes sneaking

in a flash he's a fool.

25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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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심이 깃들어서 멍청한 짓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흔하게 만나볼 수 있다. 뉴스만 보아도, 직장동료나 상사, 친구, 지인 등만 보아도 욕심, 명예욕, 승진욕, 손해 보고 싶지 않은 마음 등의 사심으로 한순간에 추락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아무리 자신을 우선시하는 것이 본능이라지만, 적어도 적절한 선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 과욕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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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서'라는 건 없다.

나에게 우선순위가 아닐 뿐.


There is no such thing

as 'being busy.'

It's just that

I have no order of priorities.

31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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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을 읽으며 뒤통수를 얼얼하게 한방 맞은 기분이었다. '바빠서'라는 핑계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뒤로 미뤘는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당장 행하지 않은 수많은 것들은 결국 '바빠서'가 아니라 나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기 때문에 실행되지 못한 것이다. 그 말이 맞다. 그 말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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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곶감을 무서워하는 것은

곶감이 뭔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는 건 그리 두렵지 않다.

무지가 두려움을 부른다.


The reason the tiger fears

the dried persimmon

is because it does not know what it is.

What we know is not so frightening.

Ignorance invites fear.

42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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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두려움에 갇히게 하는 것은 '무지'다. 컴컴한 어둠이 두려운 것은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처럼, 무지가 우리를 두려움으로 이끄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두려움을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은 앎을 습득하는 것이다.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시간을 쏟으면, 우리는 두려움에서 점차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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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고통 중에 가장 큰 고통은

나 홀로 버려져 있다는 느낌.

인간은 세계 전체가 등을 돌려도

속마음을 나누고 나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 사랑이면 살아지는 것이다.


Among the many kinds of pain,

the greatest pain is feeling

that I am abandoned.

Even if the whole world turns its back,

so long as there's one person

there beside me

sharing innermost feelings and trusting me,

so long as that love is there, I'm alive.

47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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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숫자에 연연하며 살고 있다면, 이제 그 생각에서 벗어나자. 진짜 힘든 순간 나에게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것은 수많은 지인의 숫자가 아니라, 내 곁에 있어주는 단 한 사람이다.


경험해 본 사람들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나를 믿어주고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단 한 사람의 존재야말로, 살아갈 힘이자 유일한 버팀목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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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일 때 충만하지 못하면

함께여도 충분하지 못하다.


If you cannot be satisfied when alone,

you cannot be satisfied even together.

53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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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은 외로워서 누군가를 만나고 결혼을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결국 그런 사람들은 누군가를 만나고 결혼을 해도 결국 그 외로움이 채워지지 않는다.


방법은 오직 하나, 홀로일 때 충만해야 한다. 홀로일 때 행복해야 함께 해도 행복하다. 내 감정을 내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어야 결국 누군가와 함께 할 때도 그 감정이 고스란히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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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진면목은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에

확연히 드러난다.


Each person's true qualities

are surely revealed

at the best moments

and the worst moments.

60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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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 모두를 경험한 뒤에도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평생 갈 사람이 아닐까 한다.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은 내가 될 수도, 혹은 상대방이 될 수도 있다. 그 모든 순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변함없는 태도를 보여주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인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너를, 너는 나를 신뢰할 수 있고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함께 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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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는 준비가 없다.

삶에는 유보가 없다.

삶은, 지금 여기 이 순간이다.


There is no preparation for life.

There is no delay in life.

Life, is here now, this moment.

6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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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는 준비도 유보도 없다. 그저 흘러간다. 모든 순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똑같은 것처럼 보여도 결코 똑같은 날은 단 한순간도 없다.


그렇기에 삶은, 지금 여기 이 순간이라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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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소중한 것들은

잃어보지 않고는 귀한 줄 모른다.


Unless you loose them,

we do not realize

the value of truly precious things.

7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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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알지만 우리가 매번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이유는 아마도 진실로 소중한 것들은 잃어보지 않고는 귀한 줄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부디 이제라도 나와 내 주변을 살펴보며 진짜 소중한 것의 가치를 제대로 판별하고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아니, 소 한 마리를 잃었을 때라도 부디 외양간을 고치기를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더 많은 것들을 잃지 않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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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말 것.

미래를 위해 오늘을 살지 말 것.


Don't sell the past to live today.

Don't live today for the sake of tomorrow.

80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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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는 방법은 여럿이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오늘에 집중해서 오늘을 살기보다,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고, 미래를 위해 오늘을 사는 방법을 택한다.


덕분에 '오늘'은 늘 불행과 불안으로 가득하고, 과거와 미래도 덩달아 흔들린다.


행복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과거와 미래를 위해 '오늘'을 활용하기보다, '오늘'에 집중해 '오늘'을 온전히 사는 것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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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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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임팩트 있었던 한 줄의 문장들로 인해 삶을 다시 제대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덕분에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방향을 설정하고 배울 수 있었다.


유한한 삶을 제대로 운영하고 활용하는 법, 오늘을 제대로 마주하고 집중하는 법, 삶에 필요한 진짜 가치를 구별하는 법 등 우리가 살면서 놓치는 디테일한 면면을 깨우치게 하는 지혜 덕분에 삶의 방향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얻은 기분이다.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는 살아가기 말고, '제대로' 사는 법을 일깨워 주는 문장을 통해 올바른 삶의 이정표를 발견해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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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다정한 책장들 - 24개 나라를 여행하며 관찰한 책과 사람들
모모 파밀리아 지음 / 효형출판 / 202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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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꿈꿔볼 책장 여행! 이 책의 저자는 10년을 준비해 육아 휴직계를 내고 마침내 온 가족이 130일동안 유럽 24개국 113개 도서관과 서점을 방문하는 꿈같은 책장 여행을 떠나게 된다.


관광이나 휴식의 목적이 아닌, 책장 여행을 목적으로 온 가족이 여행을 떠난다는 점이 신선하기도 했고, 또 가보고 싶어도 쉽게 갈 수 있는 여행이 아니기에, 대리만족 삼아 이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볍게 맛보기 형태로 유럽의 도서관과 책, 서점, 문화 등을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디테일하고 깊이 있게 알고자 한다면 부족하다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여태껏 본 적 없는 테마(책과 글쓰기) 중심으로 여행을 한다는 점은 새롭게 다가왔고, 가족단위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아이들이 책(혹은 글쓰기, 문해력 발달 등)과 더 가까워지는 방법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꽤 유용한 책이 될 수 있다는 점에는 동감한다.


또 유럽의 책 문화와 도서관, 책방 등을 간략하게나마 접해볼 수 있어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보다 폭넓은 시야도 가질 수 있다.


특히 최근 문해력 논란과 독서율의 급감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이를 벗어날 해결책과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삶과 소통의 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꽤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총 1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책장 여행을 목적으로 24개 나라를 여행하며 관찰한 책과 사람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처음부터 관광이나 쉼을 위한 여행이 아닌, 책과 글쓰기를 목적으로 떠난 가족여행이기에 꽤 긴 준비 기간도 거쳤다.


아이들의 이름에서 글자 하나씩을 따서 '모모 파밀리아'라는 이름까지 붙이고 떠난 여행에서 이들은 이제 대한민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서문화와 책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 가지각색의 도서관의 모습과 곳곳에서 발견되는 작은 책방, 그리고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독서하는 모습까지 만나보게 된다.


심지어 책방 오픈런까지 경험하는 낯선 경험까지 하게 되는데, 이를 지켜보며 신기하면서도 어쩐지 그 삶에 뛰어들어 보고 싶은 욕망이 샘솟는 것을 느꼈다.


연출하기에 따라 책과 그리고 책을 읽는 공간이 이렇게 다른 느낌으로도 다가올 수 있구나 새삼 느끼면서,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당장 만나볼 수 없는 공간들이기에 최대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진들을 많이 첨부했으며, 도움이 될만한 문장들도 함께 기록해 보았다. 이를 통해 책장 여행의 매력을 함께 느껴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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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즐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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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장의 첫 페이지에는 국가명과 도시, 그리고 방문 장소가 함께 표기되어 있다. 또 지도를 통해 도서관(책방, 서점 등)의 위치를 표기하고 있어 지리적 위치를 파악하는데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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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Eng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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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들리 엔드 하우스는 영국의 법관이었던 토마스 오들리 경이 왕에게 수여 받은 건물로 본래를 수도원이었던 곳을 저택으로 개조한 후 케임브리지의 작가와 학자들이 글을 쓰던 거처로도 활용했던 곳이다. 드넓은 잔디밭과 정원, 웅장한 본채와 그에 못지않은 별채까지 카메라에 채 담기 힘든 규모로 영국 귀족의 위상을 입증해 준다. 재미있는 건, 이처럼 기록된 공간일수록 실제로도 책이 많다는 사실이다.

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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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연극이 되고, 영화가 되고, 상품이 되어 세계화되는 걸 목격한 영국인들이 문학가에게 신뢰와 존경을 보내는 일은 당연한 이치다. 그럴수록 본질을 잃지 않은 좋은 책이 만들어지는 풍토는 단단해져 책은 그들의 자부심이 된다. 휴대폰의 습격에 책이 밀려나는 현실에도 책이 사라질까 전전긍긍하기보단 세상을 구원할 책이 분명 나타날 거란 믿음으로 제2, 제3의 셰익스피어, 조앤 롤링을 조급하지 않은 마음으로 기다릴 줄도 안다. 그게 바로 책을 일상으로 만드는 무한궤도이다.

3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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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을 통해 책을 대하는 영국인들의 자세가 남다름을 느낀다. 한때 휴대폰과 미디어의 발달로 책이 사라질까 전전긍긍해 하던 우리네 모습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어쩌면 이것은 실제로 문학이 확장되고 그것이 여러 문화에 적용되는 것을 목도한 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자부심이 아닐까 한다.


노벨 문학 수상자를 꾸준히 배출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으로, 책을 일상으로 만든 덕분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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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Scotland

아일랜드 Ireland

북아일랜드 Northern Ire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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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도서관을 할머니들이 관장하는 모습을 보니 그들이 도시 역사의 산증인으로 인정받는 것 같아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해졌다. 노인의 역량이 과소평가되는 일은 절대 없을 폴커크는 바로 노인을 위한 나라였다.

(...)

폴커크는 켈피스 조각이 뜻하는 바처럼 도시 전체의 화합을 위해 노인에게 책을 맡겼다. 그게 바로 모두가 쓸모 있어져 최대로 행복해지는 방법일 거라 믿으면서 말이다.


노인이 모두와 행복하게 사는 나라를 만든 폴커크야말로 모두를 위한 나라였다. 이 도시에서 깨달은 감동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내가 말하지 않았던가?


Lovely~!

79~8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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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실정을 잠깐 이야기해보자면, 영국과는 사뭇 다르다. 일단 폴커크의 도서관을 관장하는 노인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꾸준히 책을 접하고 그것이 쌓여 산증인으로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도서관에 근무하는 노인들의 경우 능력이 아닌, 아름아름 인맥과 지인 찬스를 통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전문성보다는 보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고, 그마저도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하고 있어,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경우도 있다.


비단 도서관뿐만이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노인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어떤 분야에 산증인이라 말할 수 있는 노인의 수는 급감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

만약 책이 안 팔려 고민이라면, 더블린 연수를 떠나는 게 어떠하겠느냐 제안할지도 모르겠다. 이미 짐이 꽉 차 책을 사지 않고 안간힘으로 버티던 우리의 지갑을 처음으로 열리게 했던 곳이니까 말이다.

(...)

그들의 저력이 묻어나는 마케팅은 서점에서 찾을 수 있다. 목 좋은 상권을 선점하며 경쟁적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아일랜드의 대표 서점 체인인 듀브레이와 이슨의 공통점은 손 글씨로 책을 소개한다는 거다.


책꽂이 군데군데 직원들이 손으로 작성한 책의 후기를 붙여놓았는데, 궁금해서 읽다보면 그 책을 사야 할 것만 같은 충동에 휩싸인다.

(...)

전문적인 수다쟁이 직원이 마케팅에 한몫 한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일례로 듀브레이 서점에서 딸에게 줄 동화책을 고르는 손님에게 여러 분야의 책을 총망라하며 추천하는 직원을 본 적 있다.

(...)

책을 잘 알고 있다는 전문가가 자신만만하게 소개하는 책을 저 집 아이에게 빼앗길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부슬부슬 비가 내리던 더블린의 마지막 날, 공항에 가기 두 시간 전 들렀던 업스테얼즈 서점에서 우리는 마지막 마케팅 비법을 알아냈다. 이틀 전 우연히 이 서점에 들렀다가 본 바구니에는 비밀스럽게 포장된 책 꾸러미가 럭키박스처럼 들어 있었다. 흥미롭게도 포장된 책 앞에는 책에 대해 말해주는 단서가 쓰여 있었는데...

(...)

우리의 지갑은 마침내 더블린에서 열렸다.


마케팅을 풀어 말하면 제품이 시장에 나가 고객엑 팔려나가도록 하기 위한 모든 활동의 총칭이다. 한 단어로 대체할 말은 없지만, 굳이 한마디로 정의해야 한다면 나는 '확신'이라고 말하겠다. 책을 파는 사람조차 이 책이 확실히 좋다고 믿을 만큼의 '자기 확신'.

85~8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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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영업의 키는 '자기 확신'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내가 파는 상품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하면, 그 상품을 사는 구매자 역시 그 물건을 구매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봤을 때 저자가 짚은 마케팅 비법 3가지는 핵심을 찌르는 말이라 할 수 있겠다. 첫째, 손글씨로 책 소개하기, 둘째, 전문적인 수다쟁이 직원의 추천, 셋째, 럭키박스 형태의 포장과 흥미로운 단서제공 방법.


우리나라에서도 한번쯤 시도해 볼 만한 마케팅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이벤트성으로 럭키박스처럼 책은 공개하지 않고 단서만을 제공한 뒤에 고객에게 선택하게 하는 방법은 어쩐지 매우 흥미로울것 같다.


손글씨를 활용하는 방법은 실재로 어느 약국에서 약사분이 활용하고 있는 방법이라고 전해들은적이 있는데, 이 방법으로 매출을 꽤 올렸다고 들었다.


전문성을 띤 수다쟁이가 전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는 엄마나 아이, 혹은 관심없는 이들마저 귀를 쫑긋하게 하지 않을까 한다.


동네책방이나 대형서점별 규모나 행사 취지에 따라 적절히 아이디어를 반영해 책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책까지 추천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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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Netherlands

덴마크 Denmark

에스토니아 Esto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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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 가볍게 돌아볼 요량으로 들렀던 에스토니아 탈린은 숙소를 잡지 않은 우리를 가장 한탄하게 만들었던 곳이다.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건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 키 높이만큼 책을 쌓아 두고두고 읽는 유럽의 책벌레들!

(...)

도서관에서는 예사롭지 않은 독자들이 나의 사진찍기를 방해하고 있었다. 초상권을 고려해 공간 사진만 찍길 원하는 내 앞에서 책에 초집중하는 책벌레들이 우글우글 했기 때문이다.

(...)

탈린 외곽에 위치한 포흐얄라 리드 서점은 길을 잘못 들었다는 의심이 극에 달할 때쯤 허름한 길가에서 발견되었다.

(...)

눈앞에 펼쳐진 건 벼룩시장에서 책을 건지려는 인파의 출렁거림이었다. 책을 향하는 그들의 혼잡함은 유럽에서 느껴본 최고의 어질한 감동이었다.


"에스토니아는 크게 성공할 나라인 거 같아."

혼잣말이 우렁차게도 흘러나왔다.


뜻밖의 책 사랑을 목격해 벅참을 안고 돌아온 탈린 시내에서 참한 걸음으로 도시를 둘러보다가 무의식적으로 이끌려 들어간 곳이 뤼텔 앤 마틸다 서점이었다.

(...)

찬찬히 둘러보고 서점 방명록에 흔적을 남기고 나와 마침 광장에서 숨을 고르려던 그때, 그 순간조차 우리 눈앞에 나타난 건 역시나 책이었다. 어째서 이 나라엔 도심 광장의 정중앙에까지 무료 책장이 있단 말인가.

(...)

그날부터 에스토니아는 우리에게 영국을 대신할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

161~16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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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돌아볼 요량으로 들른 에스토니아였건만, 마침내 찾던 주 무대가 여기에 숨어있을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자기 키 만큼 책을 쌓아두고 읽는 경이로운 풍경을 여기저기에서 만나볼 수 있다니, 나도 한번쯤 꼭 목격하고 싶은 장면이다.


이렇듯 책을 자주 또 가까이에서 접하는 이들이 많으니 어디서든 책장을 만나는 일이야 식은 죽 먹기일터. 덕분에 책을 좋아하는 책돌이, 책순이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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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Austria

독일 Germ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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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사교육을 언제 시작할지, 어느 기관에 보내야 하는지를 물어올 때면 그 전에 꼭 아이의 그릇부터 크게 만들어 놓으라고 당부하곤 했었다. 아이의 그릇이 종지라면 제아무리 좋은 교육도 흘러넘쳐 담아낼 수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아이는 '나는 해도 안 되는 사람이구나.'라고 상심하며 좌절, 분노, 무기력을 느낄 거라고 말이다. 그에 덧붙여 이런 말도 했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그릇을 키우면서 부모가 그게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본다는 거야. 그릇이 지닌 성분, 모양, 질감, 특징, 취약점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누구겠어? 바로 부모인 거지. 그런 부모는 그릇이 언제 어떻게 어디에 쓰여야 할지를 알아서 헤매질 않는다니까."

(...)

책으로 둘러싸인 환경을 만들어 주고, 책을 주제로 가족이 대화했던 시간은 우리 가족 모두의 그릇을 키웠다. 이제 우리 부부는 아이가 내는 성과가 아니라 과정에 더 집중해 줄 자신감마저 생겼다. 그릇끼리 부딪치는 날은 있을지언정 그릇이 넘쳤다고 비난하는 아우성은 없을 거라는 뜻이다.

225~22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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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가족의 책장여행은 그릇을 키우기 위한 과정이었다 말해도 손색이 없을듯 하다. 처음에는 책장여행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아이들도 점차 자발적으로 그 여행을 즐기게 된 것을 보면,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피력할 수 있게 된 것을 보면 성공적인 그릇키우기 여행이 아니었나 싶다.


덕분에 부모 또한 아이와 함께 대화하고 과정을 지켜보며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늘 퇴근후 결과만 맞이했던 아빠가 이 여행을 통해 더이상 성과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다는 말에서 어떤 확신이 선다.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그릇키우기의 과정을 함께 해주는것, 바로 그것이 응당 부모가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말이다. 결과로 말하기에 앞서 절실하게 요구되는 유일한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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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서 건강한 갈등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도 한다. 엎치락뒤치락 갈등하는 사이 편협을 벗어던진 작품이야말로 폭넓은 세계관을 지니기 때문이다. 말하지 못할 주제가 많아지면 책은 최대한 몸을 사린 채 글자 수를 채워넣지 못할 테고, 양서로 분류될 수 있는 책은 금서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책은 말할 수 있는 비밀이어야 한다.

2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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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허무하게 끝맺음을 하는 책들이 있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 수 없는, 작가만 아는 말할 수 없는 비밀로 채워진 책들말이다.


반면, 수많은 갈등을 겪고 그것을 풀어나가며 엎치락뒤치락 하다 힘겹게 결과에 도달하는 책들은 모든것을 작가와 독자가 함께 겪어 왔기에 깊이있는 울림과 깨달음을 준다.


말할 수 있는 비밀 덕분에 독자는 이야기에 매료되며, 깊이 빠져들게 된다. 문학의 재미는 바로 이런것에서 온다.


때문에 가끔 몸을 사린 책들을 만나게 되면, 허무한 느낌과 동시에 나만의 금서로 지정하게 된다. 더 이상 책으로서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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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Switzerland

포르투갈 Portugal

스페인 S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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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 방문한 도서관을 소개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찾은 곳은 유니 마일 도서관으로 서적이 주는 정보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제공될 권리가 있다고 믿는 그들은 열람실에서조차 아주 어린 외국인의 방문에 눈총을 주지 않는다.


두 번째로 찾은 곳은 1559년에 설립된 제네바 도서관으로 제네바 출신 인사들의 저서 및 논문 등을 소장하고 있는 역사적인 장소이다.


제네바대학 도서관은 학생이 방해받지 않도록 일반인의 열람 및 대출을 제한하면서도, 제네바의 지성미를 여과 없이 보여줄 수 있는 일부 열람실은 개방해 모두를 만족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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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가 습격한 세상의 모습이 그와 똑같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총천연색 화면과 콘텐츠가 있는데 책을 볼 마음은 결단코 생겨나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아이들이 자기 주도하에 화면을 포기하고 책을 볼 거란 상상은 안 하는 편이 낫다.


어른인 나도 마터호른을 앞에 두고 가방에 넣어둔 책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하물며 아이가 책을 스스로 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미디어와 책이 양립할 수 없음을 깨달은 부모라면 아이의 미디어 시청을 적절히 제지할 줄도 알아야 한다. 제한이 없다면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화면이 압승할 것이기 때문이다.

3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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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마터호른의 풍경을 앞에 두고 비로소 깨닫는다. 미디어와 책은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어른조차 스스로 제어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하물며 아이들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을 확신하면서 부모가 적절히 시청을 제지하고 컨트롤할 수 있어야 비로소 아이가 책을 볼 기회가 생길 수 있음을 전하고 있다.


확신한 자기 주도, 컨트롤이 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아이나 어른이나 미디어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매한가지다. 때문에 통제하고 제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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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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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고 자주 접하려고 노력하지만, 실상 사람 많은 도서관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데,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어쩐지 도서관을 탐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샘솟았다.


우리나라의 도서관들은 보통 공간 구성이 대부분 비슷해서 처음 한번은'우와' 하다가도 두 번은 잘 안 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도서관과 책방들은 어쩐지 호기심을 자아내는 공간들이 꽤 많았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공간들로 꾸며진 내가 모르는 책방이나 도서관이 어딘가에는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나름의 꿈을 꾸게 되었는데, 언젠가 그런 공간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책이란 무엇이고, 책을 기준으로 다른 나라의 저력을 이해하는 게 적절한지, 또 적절하다면 우리가 계속 책에 머물러도 될지에 대한 확인 작업을 하기 위해 책장 여행을 떠났다고 전하고 있는데, 굳이 이에 대한 답을 하지 않아도 충분한 답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책을 선호하는 민족, 책을 가까이에 두는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는 어디와도 견줄 수 없다. 그 자체로 저력을 지니며, 오랜 시간 쌓아온 내공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책은 시간의 흔적이고, 또 시간이 쌓이는 만큼 더 큰 힘을 발휘한다. 그렇기에 단발성이나 긴박하게 읽는 걸로는 공백을 채우기 힘들다.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문해력 논란과 독서율의 급감은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노력한다고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가족이 떠난 책장 여행은 우리 시대에 꽤 의미 있는 여행이라 할 수 있겠다. 누구도 감히 시도해 보지 못한,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선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책에 흥미를 가지게 하고, 자발적으로 그 행위를 즐길 수 있게 도우며, 이어서 글쓰기까지 연계하는 방식은 많은 부모들이 바라 마지않는 최고의 독서법이다.


보통의 부모들은 정작 자신은 동참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이 따르기만을 바라는데, 이들 부부는 직접 그 과정에 뛰어듦으로써 자녀들과 소통하고, 솔선수범했다는 점에 있어 좋은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책과 가까워지고 싶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면, 이들 가족처럼 시선을 더 확장시켜 책과 가까이 지내는 이들의 사례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이들의 생활상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어떤 일상을 보내는지, 이들의 환경은 어떤지 살펴보다 보면 그 속에 젖어들어 나 또한 그런 일상을 보내게 될 것이다.


때로는 공간에 직접 침투해 몸소 체험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가까이에 있는 것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일단 첫 발을 떼는 것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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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이름 붙이기 - 마음의 혼란을 언어의 질서로 꿰매는 감정 사전
존 케닉 지음, 황유원 옮김 / 윌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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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정의하고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만든 신조어 사전!"


기쁨, 슬픔, 황홀함, 사랑, 걱정, 우울, 화남 등 나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누군가에게 전달하려 할 때, 우리는 때때로 말이 다음을 다 담지 못한다고 느낄 때가 있다.

내가 느끼는 어떤 감정을 표현할 적절한 어휘나 방법을 찾지 못해 헤매게 되는 경우나 혹은 보통의 어휘들로 상태를 전달할 수밖에 없을 때 대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내가 느끼고 있는 그 상태에 대해 제대로 의미 전달을 하지 못하거나, 얕은 진폭의 감정 정도만 간략하게 전달할 수밖에 없는데, 충분하지 않음에도 그걸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이런 불완전한 언어의 빈틈을 메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2009년부터 십이 년간 감정들을 하나하나 명명하고 질서정연하게 정리하는 일명 '슬픔에 이름 붙이기' 프로젝트를 시작함으로써 혼란하고 미묘한 감정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런 저자의 십이 년의 결과물이자, 그가 만든 애매한 감정 표현을 위한 '신조어 사전'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애매모호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신조어 사전으로, 의미 전달을 위해 저자가 고심해서 만든 정의들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각 어휘들이 생성된 배경은 제각각이지만, 그 속에 포함된 정의와 의미는 그동안 미처 다 담지 못했던 우리 내면의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 있는 문이 되어줄 것이다.

한글이 아닌 외국어, 여기에 더해 새로 창조한 언어이기에 단어 그 자체로 보기보다, 그 속에 담아둔 의미들에 더 중점을 가지고 살펴보았다.

판타지 영화에서 마법사가 세상 처음 들어보는 말로 주문을 외우듯, 살다가 필요한 순간 나의 감정을 터트릴 무언의 도구로써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한다.

이 책에 담긴 신조어들은 요즘 세상에 흔하게 생성되고 소멸되는 신조어들과는 다른 목적과 의미로 만들어졌다. 때문에 어찌 보면 단어 그 자체보다, 의미에 더 집중해서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단어 그 자체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저 의미를 담고 표현할 수단이자 그릇일 뿐이다. 의미는 우리 안에 있으며,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는 결국 우리가 만들어 나가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창조하기보다 그저 주저앉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자는 긴 시간 동안 끊임없이 노력하고 창조해 냄으로써 수많은 어휘들을 탄생시켰다. 이 책을 살펴보며,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이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정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또 그것들이 보통의 언어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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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탄생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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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이름 붙이기>는 저자 존 케닉이 우리가 하지 못한 그 일을 과감히 실천에 옮겨 '슬픔'에 관한 구체적인 단어들을 만들어 모아 출간한 신조어 사전이다. 무려 대략 십이 년의 세월 동안 말이다.

이 책의 임무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기이함-일상생활의 이면에서 웅웅거리는 모든 아픔, 걱정거리, 분위기, 기쁨, 충동-에 빛을 드리우는 것이다.

평생 느껴왔음에도 알지는 못했던 무언가를 위한 단어가 다른 누군가와 공유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은 위안이 된다. 그것은 심지어 이상하게 힘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당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 당신이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 당신이 기이한 일련의 상황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려 애쓰는 한 평범한 인간일 뿐이라는 사실을 누군가가 상기시켜주는 일은.

그리하여 이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태어났다.

단어들은 절대 우리를 제대로 대변해 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떻게든 시도해 봐야만 한다. 다행히도 언어의 팔레트는 무한대로 확장이 가능하다.

언어에서는 모든 게 가능하다. 즉 번역 불가능한 감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정의하지 못한 만큼 모호한 슬픔은 없다. 우리는 그저 그 일을 하기만 하면 된다.

이 책은 사전이자 모든 것에 대한 한 편의 시다. 책은 여섯 장으로 나뉘어 있고, 각 장에는 외부 세계, 내적 나아, 당신이 아는 사람, 당신이 모르는 사람, 시간의 흐름, 의미의 추구 같은 주제에 따라 모은 정의가 담겨 있다.

이 사전에 수록된 단어는 모두 신조어다. 어떤 단어는 쓰레기 더미에서 구출해서 재정의한 것이고 또 어떤 단어는 완전히 꾸며낸 것이지만, 대부분은 사어이거나 활어인 수많은 다른 언어의 파편을 한데 꿰맨 것이다. 이 단어들은 반드시 대화에서 사용되길 바라는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존재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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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켄츠방스포스텔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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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어둠 속에서 모닥불을 쳐다보며 원초적 무아지경에 빠져드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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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카이룬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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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푹 빠져서 했던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마치 당신의 머리가 자동으로 그것 모두를 꿈으로 단정 짓고는 벌써 기억에서 지우기 시작하기라도 한 듯, 그것이 머릿속에서 재빨리 사라져가는 걸 느낄 때의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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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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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절대로 채워지지 않는 정신 속 텅 빈 공간; 더 많은 음식, 더 많은 칭찬, 더 많은 관심, 더 많은 애정, 더 많은 기쁨, 더 많은 섹스, 더 많은 돈, 더 많은 햇살의 시간, 더 많은 인생을 바라는 무한한 굶주림; 가지고 있는 모든 좋은 것을 너무 빨리 빼앗기고 말 거라는 생각에, 결국 세상에서 먹혀버리기 전에 세상을 먼저 허겁지겁 삼켜버려야겠다고 마음먹게 되는 공황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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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로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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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세상일에 신경을 덜 쓰고픈 욕망; 삶을 움켜쥔 손에서 힘을 뺀 채 그것을 느슨하고 유쾌하게 들고 있을 방법, 즉 재빨리 몸을 움직여 삶을 배구공처럼 공중에 계속 띄운 채 신뢰하는 친구들이 자유로이 튀기게 해서 공이 늘 살아있게 만들 방법을 찾아내고픈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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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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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한밤중에만 문득 떠오르는 듯한, 때로는 몇 주 동안 잊고 살지만 결국 또다시 어깨에 내려앉아 조용히 둥지를 트는 듯한-이미 마감을 넘긴 업무, 사라지지 않는 죄책감, 닥쳐오는 미래에 대한-되풀이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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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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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여러 해 동안 느껴보지 못했다가 되살아난, 감정을 자극하는 플레이리스트가 우연히 아이팟 셔플에 남아 있지 않았더라면 완전히 잊고 말았을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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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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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원한다고 생각했던 것을 정확히 얻었지만 그것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을 때의 공허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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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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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자신이 어떤 경험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다는 좌절감. 마치 밀려오는 기대감 때문에 무심코 마음의 자력을 잃어버리기라도 한 듯, 으르렁대는 잡음 이상으로 강렬한 무언가를 촉발시키기 위해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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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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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용사) 비밀을 혼자서만 간직해야 한다는 사실에 외로움을 느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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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어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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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사랑하는 사람과 작별할 때 가끔 느끼는 두려움. 이번을 마지막으로 상대를 못 보게 되진 않을지, 상대에게 아무렇게나 건네는 작별 인사가 마지막 인사가 되진 않을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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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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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용사) 먼 곳의 대재앙보다 자신의 사소한 문제에-내전보다 가족간의 말다툼에, 기후변화보다 사흘 동안 앓아야 하는 열병에-훨씬 더 신경을 쓴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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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글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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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강렬한 사교 행사가 있은 다음 날, 목소리와 웃음소리의 빛이 조용한 어둠으로 가라앉을 때 문득 느끼는 격렬한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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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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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용사) 한밤중에 혼자만 깨어 있다는-차 한 잔과 노트북을 벗 삼아 혼자 앉아 있거나 아무도 없는 거리의 한가운데를 따라 천천히 걷고 있다는-사실에 은근히 커다란 기쁨을 느끼는. 세상을 다 뜯어내서 단순히 검은 상자만 남은,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아직 공연 전인 텅 빈 극장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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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오브 에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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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어떤 경험이 자신에게는 전혀 특별하지 않게 다가오지만 주변의 다른 사람에게는 평생 낱낱이 기억될 만큼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공포증, 집착, 평생의 관계,  평생의 커리어를 낳을 수도 있다는-깨달음.


*****

황홀해, 행복해, 공허해라는 단어로는 뭔가 부족하다 느꼈던 의미와 감정들을 신조어에 묶어 표현해 보니, 이전보다는 훨씬 더 꽉 찬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저자가 임의로 만든 단어이기에 이 표현과 의미를 아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느끼는 내 감정에 대해 보다 풍성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낀다.

평소 단조로운 말들에서 결핍을 느꼈던 이들이라면, 시처럼 음악처럼 담아낸 이 책의 신조어를 활용해 보다 풍성하고 아름다운 표현들로 나의 감정을 드러내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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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딱이
임성민 지음 / 아름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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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똑딱이와 산책하며 떠오른 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을 읽다 보면, 평소 나는 얼마나 사색의 시간을 가졌나 하고 되돌아보게 된다.


그러면서 하루 중 약간의 시간을 떼어 나만의 사색할 시간, 산책할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비록 반려견은 없지만, 혼자라도 터벅터벅 걸으며 하루 동안의 일들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봄으로써 생각의 비움과 깨달음의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싶다.


평소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감정이라던가, 아니면 수시로 나를 괴롭게 만드는 사람,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들을 되짚어보며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차곡차곡 쌓다 보면, 더 나은 내일이 되지 않을까 한다.



총 1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반려견과 생활하며 느끼는 생각의 꼬리를 잡아 인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읽다 보면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거리들이 엿보이는데, 저자의 생각에 더해 내 생각은 어떤지를 덧붙여보게 된다. 나는 이때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 특정 단어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관계에서 오는 불편함이나 즐거움은 무엇인지 살펴보면서 나를 더 발견하게 된다.


만약 여태껏 떠밀려오듯이 삶을 살았다면, 더 늦기 전에 멈춰서 나 자신을 비롯해 내 주변을 한 번쯤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들리지 않았던 진짜 중요한 가치를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

똑딱이가 오면서 많은 것이 변하고 모든 게 달라졌다. 눌러붙은 익숙함이 긁어졌고, 갈라지던 감성에 물기가 올라오면서 오래된 먼지 같던 것들이 나름 본래의 색을 띠었다.


불을 끄면 무덤 속 같은 귀가 멍한 갑갑함에 우울함이 꾸역거리던 밤의 공포는, 귀여운 새근새근 소리를 머금은 만화 속 어둠으로 바뀌었다. 한낮의 지루함 따위는 까먹었다.


우리는 별것도 아닌데 행복해했다.

(...)

그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심코 지나쳤던 주변의 작은 것들이 크게 다가왔다.

(...)

또한 그동안 들리지 않던 것들이 다시 들렸다. 고루함이라며 묻어버린 것들이 드러났다.

(...)

자신이나 타인에게 당연해서 대충 넘어가는 일이 반복되면서 인간관계의 많은 것들이 안 보이고 안 들렸다.

하지만 초보 개 엄마인 나는 전과 달리 사람들이 해주는 말을 주의 깊게 듣고 명심하고 실행하려 노력했다.

(...)

그러다 보니 깨달았다. 잊고 있었다는 것을. 사람도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는, 우리는 자신을 포함한 인간에게 되레 소홀해졌다.

4~6페이지 中

=====


저자는 반려견 똑딱이와 함께 하면서 많은 것들이 변하고 달라졌다고 말한다. 무심하게 지나쳤던 것들이 새롭게 보이고, 들리지 않던 것들이 들리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어쩌면 똑딱이는 저자의 삶에 있어 어떤 계기를 만들어 준 매개체였을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고루하고 지루하던 일상에 색이 덧입혀졌고, 또 주변에 존재했지만 잊거나 넘겼던 것들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고 말한다.



=====

인간은 개처럼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타인뿐만 아니라 심지어 본인도 모른다. 말하지 않으면 괜찮나 보다 하지만 인간은 말을 못해서가 아니라 그냥 말을 못 한 것이다.


그러다 괜찮다고 꾹꾹 눌러 담았던 멀쩡해 보이던 것들이 터져 드러났을 때는 손 쓸 방도가 없다.


우리도 너무 늦기 전에 스스로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 보살핌의 방법은 어렵지 않다. 우리가 사랑하는 반려견에게 하는 것처럼, 관심과 애정을 우리에게도 하면 된다.

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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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을 키우면서 저자가 느낀 것 중 하나는 '나' 자신도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꾹꾹 눌러 담으며 참고 또 참기보다, 평소 나 자신에게 관심과 애정을 주면서 꾸준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말한다.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를 잊고 산다. 부디 앞으로는 나를 방치하기보다 그 어떤 것보다 나를 사랑하고 보살피는데 우선순위를 두면 어떨까 한다.



=====

가족이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우리를 감싸고 있는 울타리지만 삶을 감싸지는 않는다. 가족은 삶이라는 전체 안에 포함된 삶의 부분이다.

(...)

가족은 서로에게 언젠가 좋은 기억을 만들어 주면 된 거다. 좋은 기억은 뇌에 투약한 영양제로 투약 시점부터 뇌가 멈출 때까지 효능이 줄어들지 않는다.


가족은 기대를 위한 대상이 아닌, 힘들 때 기대라고 어깨를 피하지 않는 존재이다.

27페이지 中

=====


가족에 대한 정의를 '희생'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있다. 나 역시 한때는 나보다 가족을 우선순위에 두고 희생하는 것이 마치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던 때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보다 우선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가족도, 부모도, 자식도 마찬가지다. 앞으로는 가족에 대한 정의를 조금 다르게 정의해 보면 어떨까 한다.


내 삶 전체가 아니라 일부분이라는 것, 서로 독립된 개체로 좋은 기억을 만들어 주는 존재라는 인식, 여기에 더해 기대하는 대상이 아닌, 힘들 때 서로 기댈 수 있는 존재라고 말이다.



=====

잘 지낸다는 것은 호감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비호감으로 느껴지는 부분보다 클 경우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자신의 기준에서 심한 비호감일 때, '저런 사람과 어떻게 지내지?' 이렇게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의 다른 부분에 호감을 크게 느끼는 사람들은 유야무야 단점들이 무뎌지거나 참아진다.


그리고 호감과 비호감을 결정하는 요인은 시대나 장소에 따라 변한다. 모든 특성은 시대나 상황에 따라 다르게 규정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개개인에게 스며들어 취향인 듯 들어온다.

63~6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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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과 비호감을 구분 짓는 것에는 취향도 반영된다. 내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무엇을 평가하는지, 또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어떤 것은 호감이 되기도 하고 또 어떤 것은 비호감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놓고 보니 세상에 완전한 호감과 비호감은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사람의 생각은 언제든 변할 수 있고, 취향 또한 변할 수 있으니 말이다.



=====

나를 그 누구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소중한 사람임을 스스로 인식하며 행동한 상태에서, 타인 또한 중요한 사람인 것을 표현한다면 상대방은 호감을 느끼게 된다.


내가 나를 대하는 태도를 보고 남도 나를 대한다.

(...)

남을 너무 의식하며 나를 방치하면 남들도 그는 배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82페이지 中

=====


과거에는 잘 몰랐는데, 어느 정도 사회생활과 사람들을 겪고 보니 확실한 것은 내가 나를 함부로 대하면 남도 나를 함부로 대한다는 것이다.


의도해서 한 행동이 아닐지라도, 너무 나를 낮추거나 배려라는 이름으로 나를 우선순위에서 뒤로 미루면 남도 어느 순간 당연한 듯 나를 우선순위에서 빼버린다.


배려, 양보, 이해 모두 좋은 의미고, 좋은 덕목이지만 때로는 나를 위해서 이런 것들을 잠시 미뤄두는 것도 필요함을 느낀다.



=====

세상의 나로 내가 선택되었는데 책임감 없이 저만치 두면 나는 희미해져 없어질 수밖에 없다. 당연하지만 그 누구도 책임 지거나 안쓰러워하지도 않는다.

(...)

자신을 스스로 배려해야 한다.


자신이 특별한 이유를 타인에게서 인정받으려 할 때 평범해진다.

(...)

누구나 자신에게 평범하지 않다. 나는 자신이기 때문에 가장 특별하다.

(...)

타인에게 특별함을 부여받을 필요는 없다. 이미 나는 자신에게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존재다.


특별한 우리 모두지만, '나'는 고려하지 않고 타인에게 특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나에게 '자신'이 없어서이다.


가장 특별하고 소중한 당신, '자신'을 가지고도!

83~84페이지 中

=====


타인에게 인정받으려 노력할수록 나는 나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나는 나 자체로 특별한 존재인데,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나의 특별함을 버리고 타인에게 맞춰 삶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나의 특별함은 사라지고 어느새 수많은 사람 중에 하나가 된다. 그저 그런 평범한 사람이 된다.


삶에 있어 타인의 빛나 보이는 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나만의 특별함을 찾는 연습을 계속해보자. 그러다 보면, 내가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인지 알게 될 것이다.



=====

'원래'의 의미는 '근본'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해하게 된다. 또한 '원래'는 미리 예방하거나 앞으로의 행동 방식의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

'넌 원래 그래'라고 말하는 의도는, '너는 딱 그 정도야. 발전 가능성이 없어'라며 잘못된 인간관계의 탓을 자신은 제외한 채 상대방에게 모두 돌리고 있다. 그래서 매우 이기적인 말이다.


이 말을 들은 상대방이 굳이 대꾸한다면, '내가 뭘' 정도가 될 것이다. 잘못된 관계를 풀어내는 상황에서 잘못의 초점이 한 사람에게 갈 수 있다. 이런 경우는 관계가 좋아지지 않고 악화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원래'는 강력한 말이다. 그래서 인간관계에서 잘 못 사용하면 잘못이다.

(...)

드라마를 한참 보는데 여기에도 '원래'가 나왔다. 신경 써서 들으니, 드라마에서 종종 사용하고 있었나 보다. 이성적이지 않은 잘못된 인간관계의 안하무인격 상황이나 성격을 표현할 때 짧으면서 효과적이다.


이는 힘이나 위치를 이용해서 개인이나 혹은 소수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사용하는 '원래'이다.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작위적으로 만든 '원래'는 권력 남용이다.


구체적 토론을 초반부터 방지하지 위해 공정하지 못한 작위적 방식에 '원래'의 사전적 의미를 새겨 구성원들이 깨닫지 못하는 사이 당연하다는 분위기로 몰아간다. 지속되어 익숙해지면 타당하지 않더라도 쉽게 돌이켜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성적이지 않은 이유임에도, 불편하거나 눈치 보지 않으면서 상대를 쉽게 매도할 수 있다.


'원래'를 남용하는 상황이 있다면 물들기 전에 구성원들이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원래 그런 게 어디 있어" 이런 반응보다, "원래 그런 건 없어!"로 '원래'의 의미를 부여해서 맞받아쳐야 한다.

110~11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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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라는 의미를 살펴보면, 양극단의 의미를 내포하는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긍정적으로 잘 쓰이면, 어떤 사물이나 성질에 대해 미리 예방하거나 행동방식의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반대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게 되면 한없이 추락할 수 있는 단어가 바로 이 '원래'라는 말인듯하다.


최근에는 좋은 의미보다 부정적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는 것 같아 '원래'라는 단어가 처음부터 부정적 단어인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 이 말을 부정적으로 활용해 부디 자신의 정당성이나 이기심, 권력남용에 이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겉모습만 봐서는 아픔의 경험은 절대 알 수 없다. 모든 아픔이 티가 나는 것은 아니다.

(...)

타인의 아픔은 알 수 없다. 그래서 축소해서는 안 된다.

225, 2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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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특히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행위는 더 조심해야 한다. 외적으로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뿐더러, 아픔의 경험은 더더욱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자신보다 어려 보인다는 이유로 자리 양보를 강제로 요구하거나 반말을 찍찍 내뱉는 사람들이 있다. 나이가 어려 보인다는 이유로 존중받지 못할 이유도 없으며 진짜 자신보다 어리다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는데도 말이다.


또 하나의 사례를 살펴보면,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노약자석을 두고 분쟁이 오가는 경우가 많은데, 언제부턴가 '노약자석'을 '노인석'으로 착각해 시비를 거는 노인들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엄연히 나이 불문, 성별 불문 약자인 사람들도 앉아서 갈 수 있는 좌석인데 멀쩡해 보인다고, 젊다는 이유로 한 소리 하며 쫓아내는 사람들을 보면 '전세 냈냐?'하고 한소리 하고 싶은 때가 여러 번이다.


심지어 요즘은 공짜로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무례한 발언을 일삼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저렇게 나이 먹지 말아야지' 싶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가 멀쩡하거나 건강한 상태는 아니다. 또 건강하더라도 피곤하거나 힘든 날에는 앉아서 갈 수도 있다.


부디 타인의 상태를 겉모습으로 판단해 오인하고 마음대로 축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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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경험이 기억에 박혀 있는 경우 빠지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적어도 그때로 돌아가려는 생각을 지금, 현재 잡아둘 수는 있다. 힘든 기억은 그저 저편에 놓고 그곳으로 가까이 가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힘든 것은 그때로 족하다. 지금은 그때가 아니다!

23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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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거나 상처받은 기억은 기억 속에서 잘 없어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흐릿해질지언정, 완전한 삭제는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힘든 기억이나 상처는 저 멀리에 두고, 가까이하지 않으려 그토록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

남보다 많이 예민한 나는 관계를 줄이니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나에게는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은 즐거움을 추구하는 방식보다 고통을 줄이는 방식이 나았다.


그렇다고 이러한 삶에 대한 방식이 소극적이거나 수동적인 것도 아니다.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알려고 하고 이를 방어하는 자세는 전보다 삶을 능동적으로 만들어줬다.

28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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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공감 갔던 글 중 하나다. 어느 날 나에게 있어 나를 불행하게 하는 것들을 곰곰이 따져봤더니, 결국 외적인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외적인 것들을 하나 둘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어느 날부터 새로운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과 여유도 생겼다.


예전에는 외부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 온 힘을 쓰느라 수동적인 삶을 살았다면, 오히려 정리하고 난 후에는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덕분에 마음속에만 담아두었던 취미들을 하나씩 실행하며 사는 것은 물론, 질적으로도 만족스러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


이 책을 읽으며 최근 몇 년간의 삶을 되돌아보았다. 그러면서 삶의 가치와 중요한 우선순위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나에게 의미 있었던 것들과 나를 불행하게 했던 것들, 그리고 어떤 계기로 나를 변화시켰던 것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말이다.


아직 현재 진행형 중이지만, 현재까지는 '만족'스러운 것을 보면, 스스로 꽤 잘 해 나가고 있는듯하다. 과거에는 나에게 맞지 않는 것들을 여러 이유로(친구니까, 직장이니까, 사회규범이니까 등등) 놓지 못하고 억지스럽게 끼워 맞추려 노력했는데, 이만큼 살아보니 맞지 않는 것을 굳이 맞출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 알아온 인연이지만 맞지 않으면 관계가 끊길 수도 있고, 맞지 않는 직장이라면 이직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사회규범조차 시대가 변하면 언제든 변할 수 있으니, 굳이 고리타분하게 맞춰가며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


이 모든 것들을 인정하고,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보니 왜 그토록 오랫동안 그 원 안에서 고통받으며 살아왔나 싶은 생각이 든다. 조금 더 일찍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 나만의 길을 걸어갔으면 훨씬 더 나은 기회들을 포착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게 빠져나와 나만의 시선과 생각에 중점을 두고 인생을 걸어나갈 수 있음에 감사한다. 내가 나를 잃어버리지 않고, 나답게 살아보니 진짜 행복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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