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 Free 러브 앤 프리 - 스무 살, 세상의 길목에서 나와 마주하다
다카하시 아유무 지음, 이동희 옮김 / 에이지21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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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정면으로 마주한 청춘의 방랑 기록!"



저자는 결혼식 후 며칠 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내와 단둘이 세계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며 짧은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 기록으로 남긴다.


이 책은 그 여행에서 순간순간 기록한 메모와 사진들을 엮어 만든 책으로, 머문 장소와 사람, 풍경에 대한 사유와 느낌들이 솔직하게 담겨있다.


또한 여행에서 나를 마주하고 발견한 기록, 취향 등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여행을 통해 삶을 직접 부딪히면서 얻은 경험들에서는 자유롭게 살아가는 태도와 스스로의 삶을 정면으로 마주한 사유의 기록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총 7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결혼 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세계를 여행하며 자유롭게 살아본 기록과, 그 여정 속에서 떠올린 사유들을 엮은 책이다.


유라시아,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동남아시아까지. 세계 곳곳을 방랑하며 머문 자리마다 사람과 장소, 풍경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저자는 이런 순간들을 마음에 새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짧은 글귀와 사진으로 기록해 책으로 엮어낸다. 더 나아가 여행 속에서 얻은 깨달음과 아이디어는, 이후 자신의 사업으로까지 이어진다.


결혼과 동시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난 이 여행이 있었기에, 어쩌면 저자는 0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세계여행을 통해 자유롭게 살아가는 태도를 배우고, 나를 마주하면서 진짜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취향을 발견하는 동시에, 삶을 바라보는 시선도 새롭게 갖게 되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삶을 그 자체로 사랑하는 마음가짐을 깨닫게 되면서, 한두 번의 실패나 거절 정도로는 쉽게 좌절하지 않게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에는 그런 그의 마음가짐과 태도, 깨달음들이 짧은 메모와 사진으로 담겨 있는데, 하나하나 살펴보며 내 마음가짐을 새롭게 정비해 보는 시간으로 가져봐도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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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게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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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의 즐거움



여유가 생겨서일까.

여행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일의 과정'을 즐기게 되었다.

담배도 한 개비씩 종이에 말아 천천히 음미하며 피운다.

매끼 식사도 재료를 준비해서 느긋하게 만들어 먹는다.

무엇을 봐도 '이건 어떻게 만들었을까?'

'누가 왜 만들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에 의해 물건이 만들어진다.

그 물건을 '만든 사람의 생각'과

그 '과정'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1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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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과정'은 놓친 채 '결과'에만 집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자는 여행을 통해 일의 과정 자체를 즐기게 되었고, 덕분에 평소 우리가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영역까지 상상하고 고려하며 삶이 더욱 풍요로워졌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 인생에 진짜 필요한 것은 이런 여유와 상상력, 그리고 과정을 즐기는 태도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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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World



존 레논은 'One World'라는 사랑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여행지에서 만난 아저씨는 'One World'라는 사랑을

전 세계의 민속품을 모아놓은 작은 잡화점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

이 아저씨도 존 레논만큼 좋다.


사랑의 표현 방식에 규칙 같은 건 없다.

3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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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해 보자. 그 어떤 규칙도 필요 없다. 그저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표현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


때로 우리는 규칙이나 방식에 얽매여 진짜 사랑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때가 있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면 된다. 지금 바로 실행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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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

출발선에서 끝까지 해낼 수 있을지 걱정하며

뭉그적대기만 하는 것도 이제 피곤하지 않아?


슬슬 길 위로 나가 달려 보자고.

좀 느리면 어때 뛰지 않고 걸어면 어때. 꼴찌면 어때.

한 걸음씩 내디딛을 때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날 거야.


이봐, 제자리걸음만으로도 밑창은 닳는다고.

3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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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런저런 일로 뭉그적대기만 하는 것에 나 역시 지쳐있어서였을까? 이 문장 전체가 그대로 내 마음속에 고스란히 들어왔다.


이제 슬슬 시동을 걸고, 나만의 속도와 방향대로 내디뎌 보고 싶다. 느려도, 꼴찌여도 상관없다. 어차피 내 인생 내 속도대로 달리는 것이니.


어차피 제자리걸음을 해도 시간과 에너지는 닳는다. 그러니 이제는 그만 조금씩이라도 속도를 내보려고 한다. 그리고 그런 나 자신에게 무한한 응원과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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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세계를 방랑하는 동안

대단하게 생각한 것들이 심플하게 변해 갔다.


크고, 넓고, 다양하고, 복잡한 세계를 접할수록

내가 대단하게 생각한 것이 보잘것없이 느껴졌다.

1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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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가는 문장 중 하나였다. 나는 인생이라는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부분인데, 저자는 세계를 방랑하면서 이런 깨달음을 얻은 듯 보인다.


좁은 세계에서는 내가 가지지 못했거나 더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나 물건을 보면 대단하게 여기에 된다.


하지만 크고, 넓고, 다양하고, 복잡한 세계를 경험해 보면 그 모든 것이 사실은 하찮은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진짜 중요한 가치와 행복은 다른 것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삶과 생각이 많이 심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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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그건 바로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것.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자신과 이야기하라.


자신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에게 질문하라.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모든 대답은 반드시 네 안에 있다.

190~19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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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기본은 나를 제대로 아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찾는 모든 해답은 결국 '내'안에 있다. 우리는 이것을 몰라 보통 빙빙 돌고 돌아 결국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위 문장을 반복적으로 읽고 익혀 헛수고의 시간과 노력을 아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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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것은 용기가 아니라

각오다.

결정만 내리면 모든 것은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19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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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 또한 어쩌면 용기가 아니라 각오인지도 모르겠다. 일단 결정하면 결국 시작되기 마련이니, 무언가를 시도하기를 원한다면 고민하지 말고 결단을 내리는 것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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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추구하지 말고

자유를 외치지 말고

그냥 자유를 누리며 살자.

2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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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그냥 누리며 살면 되는데, 역사를 돌아보면 어리석게도 추구하거나 외치며 산 세월이 너무 길다.


이제부터라도 그냥 누리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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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내가 선택하는 거야.


오직 내 마음의 소리가 이끄는 대로.

218~21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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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나의 선택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어야 유의미하다. 그리고 그렇게 내 마음의 소리가 이끄는 대로 선택해야 후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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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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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저자가 여행하면서 느낀 짧은 글귀와 다양한 사진들이 규칙 없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마치 패션잡지나 포트폴리오를 마주하는 느낌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아이디어 노트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는 단순히 여행기를 남기지 않고, 여행하며 사람·풍경·경험에서 얻은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들을 잘 갈무리해 메모 형태로 남겼다.


그 깨달음들은 추후 자신만의 포토에세이로 재탄생했고, 아마 인생을 살아가는 데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그 메모들을 보면서 배움을 얻고 있듯이 말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 여행, 욕심을 채우지 않은 여행이었기에 그만큼 마음은 더 값진 것들로 채울 수 있었을 것이다.


덕분에 나도 오랜만에 내 삶을 돌아보며, 멈춰있던 수레바퀴를 굴려볼 결심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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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랑과 꽃과
나태주 지음 / OTD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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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지만, 취향 저격의 시들만 모아놓은 나태주의 시집!"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꽤 많이 만나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집이 내 취향에 가장 가까웠다. 이번 시집이 독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은 작품들만 모아서 낸 시집이라서일까. 공감 가는 포인트의 시들도 많았고, 또 다른 독자들의 시평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꽤 흥미로웠다.


그래서 이번 서평에는 각 시별로 느꼈던 감상 포인트들에 조금 더 중점을 두고 써보려고 한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시집에서는, 스쳐 지나가지만 소중한 순간들을 포착해 시로 옮겨온 시인의 태도를 중심에 둔 시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독자들의 시평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화려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들의 시구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고, 그래서 더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시들이 많았다.


시인은 이 책을 빌어, 유명한 시집이기보다는 유용한 시집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는데, 실제로 이 시집을 접한 사람들에게는 ‘유용한 시집’으로 더 오래 기억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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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온 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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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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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만 말이야

가는 사람은 가는 사람이고

남는 사람은 남는 사람이란다

까닭이나 핑계가 따로 있을 수 없지


외롭고 아프고 쓸쓸한 것도 말이야

그것도 그 사람 몫일 뿐인 거란다.


(2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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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냉정해 보이지만, 현실적인 감각으로 바라보면 오히려 더 큰 위로와 다독임이 느껴지는 시구다. 처음 이별을 경험하면 당황스러움에 더해 깊은 슬픔에 빠져들기도 하는데, 그런 일들을 여러 방식으로 겪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냉정함과 이성적인 시선에 닿게 되는 것 같다.


충분한 경험과 연륜이 쌓여야만 건넬 수 있는 위로의 말이기에, 그래서 더 깊이 와닿았던 시구다.



■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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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아름답게

비워둔 자리

누군가 깨끗하게

남겨둔 자리


그 자리에 앉을 때

나도 향기가 되고

고운 새소리 되고

꽃이 됩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아름답고 깨끗하게

비워둔 자리이고 싶습니다.


(3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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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인생 전반에 내가 가지고 있는 기본 개념이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공감이 갔던 시구 중 하나다. 이 시에서는 '자리'로 표현하고 있지만, 나는 그 자리에 다양한 단어와 의미를 얹어볼 수 있다고 느꼈다.


'아버지'나 '어머니'의 자리가 될 수도 있고, 직장에서는 특정 직급이나 포지션으로 읽힐 수도 있다. 혹은 내가 인생 전반에 머무르며 남긴 영향력으로도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나는 향기나 새소리보다 오히려 무향 무취로 머물다 사라지고, 이후에는 말끔한 본래의 상태로 남기를 바라는 쪽이지만 말이다.



■아끼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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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 아끼지 마세요

옷장 속에 들어 있는 새로운 옷 예쁜 옷

잔칫날 간다고 결혼식장 간다고

아끼지 마세요

그러다 그러다가 철 지나면 헌 옷 되지요


마음 또한 아끼지 마세요

마음속에 들어 있는 사랑스런 마음 그리운 마음

정말로 좋은 사람 생기면 준다고

아끼지 마세요

그러다 그러다가 마음의 물기 마르면 노인 되지요


좋은 옷 있으면 생각날 때 입고

좋은 음식 있으면 먹고 싶을 때 먹고

좋은 음악 있으면 듣고 싶을 때 들으세요

더구나 좋은 사람 있으면

마음속에 숨겨두지 말고

마음껏 좋아하고 마음껏 그리워하세요.


그리하여 때로는 얼굴 붉힐 일

눈물 글썽일 일 있다 한들

그게 무슨 대수겠어요!

지금도 그대 앞에 꽃이 있고

좋은 사람이 있지 않나요

그 꽃을 마음껏 좋아하고

그 사람을 마음껏 그리워하세요.


(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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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내가 취했던 실수(너무 아끼기만 하다가 똥된 일)들이 생각남과 동시에, 현실적인 감각을 일깨워 주는 시라 읽으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던 시다.


잠시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는다고 한들, 지금 현실 속에서 내가 내 감정에 솔직하게 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는데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러 이유로 지금 내 감정이나 물건들을 그저 아끼기만 한다. 결국 아끼기만 하다가는 썩어 문드러지기만 할 뿐인데, 왜 과거에는 그토록 아끼기만 했었던 건지.


이제는 이 시의 마지막 시구처럼, 현재에 내가 느끼고 좋아하는 것들을 마음껏 누리고 즐기면서 살아가 보려 한다.



■초라한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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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것을 주었을 때

사람들은 좋아한다


여러 개 가운데 하나를

주었을 때보다

하나 가운데 하나를 주었을 때

더욱 좋아한다


오늘 내가 너에게 주는 마음은

그 하나 가운데 오직 하나

부디 아무 데나 함부로

버리지는 말아다오.


(6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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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로 갈수록 어딘지 모르게 섬뜩한 느낌이 들면서도,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느낌이다. 무언가를 누구에게 주느냐에 따라 그 감정의 결도 사뭇 달라질 듯하다.


만약 상대가 불특정 다수거나 별 의미 없는 사람이라면, 너무 서글프게 다가올 것 같다. 상대방은 나에게는 유일무이한 소중한 단 한 가지를, 그저 유일한 하나라는 이유로 가지고 싶어 하는 느낌이 들어 더 그렇다.


특히 마지막에 '부디 아무 데나 함부로 버리지는 말아다오'라는 시구 때문에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반면 사랑하는 이에게 보내는 프러포즈의 느낌이라면, 다소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유일무이한 내 마음을 받아 달라는 의미를 가슴 절절하게 표현한 것처럼 보여서다.


제목이 <초라한 고백>인데 요즘 사회적으로 워낙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이 또한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본다.



■작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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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지금 어디서 누구하고

무엇을 하든지 네가

너이기 바란다


너처럼 말하고 너처럼 웃고

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너처럼 잘 살기 바란다


이것이 나의 뜻

너를 사랑하는 나의

작은 마음이란다.


(7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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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나 자신으로 살기를 바라는 예쁜 마음이 잘 담긴 시인 것 같아 계속 곱씹게 된다.


나처럼 말하고 나처럼 웃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나처럼 잘 살기 바란다


누군가 내가 이렇게 살기를 빌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더없이 행복하지 않을까?



■너를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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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와서

내가 하는 말 가운데서

가장 고운 말을

너에게 들려주고 싶다


세상에 와서

내가 가진 생각 가운데서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


세상에 와서

내가 할 수 있는 표정 가운데

가장 좋은 표정을

너에게 보이고 싶다


이것이 내가 너를

사랑하는 진정한 이유

나 스스로 네 앞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이다.


(8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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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나 연인이 이런 마음으로 나를 대해준다면 너무나 행복할 것 같다. 더불어 내가 세상에서 가장 귀한 대접을 받는 사람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지 않을까. 가장 고운 말, 가장 예쁜 생각, 가장 좋은 표정, 여기에 더해 가장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풀꽃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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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을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9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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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정말 그렇다. 상대방의 무엇을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이웃이 되고, 친구가 되고, 연인이 된다.


00호에 사는 누구인지를 알면 우리는 이웃이 된다.

어떤 취향을 가졌고,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를 알면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어떤 형태로 사랑하고 싶은지를 알게 되면 모양이 맞는 이들끼리 연인이 되기도 한다.



■잠들기 전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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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오늘도 하루

잘 살고 죽습니다

내일 아침 잊지 말고

깨워 주십시오.


(1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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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적 표현으로 '오늘 하루도 잘 살고 죽는다, 내일 아침 깨워달라'고 쓰여 있는데, 그 어떤 하루를 표현한 문장보다도 가장 찰떡같은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연령대에 따라 받아들이는 느낌의 격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시절에는 그저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시구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두려움과 어떤 간절함이 동반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서 '오늘도 하루 잘 살고 죽습니다'라는 말은, 어떻게 보면 무사히 하루를 보내고 편히 잠든다는 표현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 '무사함'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내일 아침 잊지 말고 깨워 주십시오'라는 표현에서는 지각, 두려움, 간절함 같은 다소 다른 결의 감정들이 함께 느껴져, 사람마다 다양한 의미로 다가올 것 같은 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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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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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집은 유난히 곱씹게 되는 시구나,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는 시구들이 많았다. 아마 그만큼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아온, 검증된 시들이라서 더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개인적으로는 생활밀착형 내용을 담은 시들이 많아 더 의미 있게 다가왔는데, 소박하지만 일상 속에서 문득문득 마주치게 되는 상황이나 감정들을 건드리는 시들이라 더 흥미롭게 눈여겨보게 되었던 것 같다.


특히 위에 언급한 시들은 내가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이나 관념, 사람에 대한 시선과 맞닿아 있어 더 특별하게 다가왔는데, 읽는 사람이나 그때의 감정에 따라 전혀 다른 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닿았던 시구들을 가까이에 두고, 한 번씩 곱씹으며 일상 속에서 '되고 싶은 사람'이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해 봐도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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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가 버리고
에바 린드스트룀 지음, 이유진 옮김 / 단추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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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서로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를 몰랐던 것일지도.."



도서관 관심 목록에 담아 둔 책들을 하나 둘 꺼내서 읽어보는 중인데, 이 책도 그 목록에 있던 책 중 하나였다. 그런데 어쩐지 그림책치고는 책 제목이 좀 남다르게 다가왔다. <모두 가 버리고>라니.


책의 내용도 이 제목과 별반 다르지 않았는데, 주인공 프랑크의 외로움과 쓸쓸함이 한눈에 들어오는 스토리였다.


솔직히 말해 처음에 이 책의 마지막 장을 읽고서는 한동안 멍해져 있었다. 그리고 이내 '그래서 결론이 뭐지?'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드문드문 프랑크의 뒤를 쫓다가, 불현듯 모두 사라져 버린 마지막 페이지에서 과연 독자가 무엇을 발견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다시 첫 페이지부터 차근차근 몇 번을 되짚어 읽었다. 그리고서야 작가가 열린 결말로 마무리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열린 결말의 마지막을, 내 나름대로 결론 내려보게 되었는데 그 이야기를 지금부터 풀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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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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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는 늘 그렇듯 오늘도 공원에서 노는 아이들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다가 홀로 쓸쓸히 집으로 돌아가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재미있게 놀고 있었는데, 그들 중에는 프랑크가 늘 지켜보는 또래 친구인 티티, 레오, 밀란도 포함되어 있었다.


집에 도착한 프랑크는 외로움과 쓸쓸함에 눈물을 흘리게 되고, 이후 그 눈물을 모아 마멀레이드를 만들기 시작한다. 400밀리리터의 설탕을 붓고 한 시간, 두 시간, 설탕이 녹을 때까지 꼼꼼하게 젓는다.


그렇게 몇 시간이고 저으면서 농도가 맞지 않을 때는 조금 더 울어서 농도를 맞추며, 마침내 맛있는 마멀레이드를 완성하게 된다.


그리고 완성된 마멀레이드를 식히기 위해 창문과 문을 여는데, 사실 이때 티티, 레오, 밀란은 공원에서부터 프랑크의 뒤를 따라와 창문 너머로 그를 지켜보고 있던 상황이었다.


열기를 식히기 위해 창문과 문을 열던 프랑크는 자신을 보고 있던 세 친구를 발견하게 되고, 마침내 그들을 초대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완성된 마멀레이드에 빵을 굽고, 차를 준비해 함께 맛있게 먹던 이들은 어느새 모두 사라져 버렸고, 그렇게 이야기는 끝이 난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남은 것은, 그들이 먹고 남긴 빈 그릇뿐이었다.


추측해 보건대, 평소 프랑크만 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세 친구 역시 남몰래 프랑크를 힐끗거리며 지켜보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그러다 마침 오늘, 쓸쓸히 집으로 향하는 프랑크를 세 친구는 따라가게 되었고, 눈물로 마멀레이드를 만드는 모습까지 목격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건넨 프랑크의 티타임 초대에 응한 친구들은, 맛있게 간식을 먹고 나서 아마 함께 공원으로 뛰어나가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

마무리

=====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프랑크는 꽤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공원을 드나들며 홀로 지냈던 것으로 보인다. 또래 무리에 차마 다가가지도, 그렇다고 마음을 내려놓지도 못한 채 꽤 마음고생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유난히 외로웠던 그날, 우연한 계기를 통해 프랑크는 친구들에게 티타임을 제의했고, 그 제의에 응한 덕분에 이들은 비로소 같은 자리에 앉게 된다.


이런 정황을 따라가다 보니, 어쩌면 이들은 서로에게 관심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그저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긴 시간 그런 상태로 머물러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독이나 외로움에서 벗어나거나,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결국 누군가의 용기 있는 첫 손짓이 필요하다. 그것을 이들 중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기에 지금까지 거리감을 두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열린 결말로 마무리한 상태라, 나는 내 상상대로 이를 계기로 친구가 되었다고 받아들였지만, 장르나 취향에 따라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여러 갈래로 이야기를 펼쳐보다 보니, 오히려 책을 읽을 때보다 읽고 난 후 더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를테면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마음을 우리 현실과 연결해 본다거나, 프랑크의 고독을 지금을 사는 사람들의 심리와 나란히 놓아본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다.


이 그림책은 그림이나 내용만 보면 꽤 단조로운 편인데, 이상하게도 책장을 덮고 나면 깊은 여운을 남긴다. 눈물로 만든 마멀레이드, 착각 속에 홀로 외로움을 견디는 프랑크, 다가가는 방법을 몰라 맴도는 시간들까지. 여러모로 생각할 것이 많은 그림책이라는 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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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양장) - 살아 있음의 슬픔, 고독을 건너는 문장들 Memory of Sentences Series 4
다자이 오사무 원작, 박예진 편역 / 리텍콘텐츠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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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을 쉽게 이해하고, 깊이 다가갈 수 있게 도와주는 책!"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은 처음 접해보는데, 은근히 빠져드는 매력이 있는 듯하다. 원문을 읽어보지 않은 상태라 실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책 안에서는 꽤 흥미롭게 다가왔다.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안에는 총 12편의 작품이 실려있는데, 어느 것 하나 빼기 아쉬울 만큼 시선을 끄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었다.


책의 소개 글에서 다자이 오사무에 대해 '인간의 본질'을 탐구했던 작가, '고독을 직면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 때문에 다소 철학적이거나 하드한 느낌의 소설이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첫 페이지를 읽고 괜한 기우였음을 알 수 있었다.


오히려 인간 내면의 상처나 이중성, 도망과 회복, 절망과 연민 등을 솔직하게 그려내고 있어, 자연스럽게 문장과 줄거리에 몰입하며 읽어 나갔던 것 같다.


12편의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을 살펴보면, 한 명의 작가가 쓴 소설이 맞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만큼 다양하고 다채로운 인간 군상과 주제, 그리고 스토리를 만나볼 수 있는데 입맛 따라 골라읽은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독특하게 다가왔던 건 <직소>라는 작품인데, 성경 속 인물을 다루고 있음에도 종교적 색채를 싹 빼고, 복잡한 인간의 심리를 흡인력 있게 다루고 있어 꽤 재미있게 읽었다.


후반부 해설을 통해 다자이 자신의 자의식이 많이 반영된 소설이라는 해석을 보면서 그래서 더 디테일이 살아있었던 건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됐던 소설이다.


총 4개 파트, 12편의 작품으로 구성된 이 책은, 다양한 인간의 내면에 대해 다루고 있는 다자이 오사무의 문장을 주제별로 엮은 책으로, 그의 소설을 깊이 이해하고 싶거나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딱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편역자는 초반에 주인공 캐릭터에 대해 간략히 설명함과 동시에 간단한 줄거리를 먼저 설명하는 방법을 취한다.


이후 주요 문장을 통해 말맛과 의도를 보여주고, 작품의 후반부에서는 전체적인 해설과 작가가 전하고자 했던 인간 심리와 성찰 과정, 깨달음까지 전하며 마무리 짓는 패턴을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덕분에 나처럼 다자이 오사무 작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도 어렵지 않게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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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다자이 오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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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학의 독보적인 거장으로, 인간의 고독과 절망을 깊이 탐구한 작품을 남겼다. 그의 본명은 쓰시마 슈지다.


일본 아오모리현의 부유한 가문에서 11남매 중 열째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부터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음에도 부모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 시기,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문학으로 십 대 시절부터 글쓰기를 즐기며 작가를 꿈꾸기 시작한다.


도쿄 대학에 진학한 다자이 오사무는 서양 문학을 공부하며 본격적으로 문학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학업보다는 문학과 유흥에 몰두했고, 결국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다. 이때부터 그의 인생은 빠르게 망가진다. 우울증에 시달리던 다자이는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하는데, 이러한 고통과 불안은 작품 속 주인공들에게 고스란히 반영된다.


다자이의 삶은 유흥과 방황의 연속이었다. 그는 사랑을 갈구했지만, 동시에 관계에서 끊임없는 불안을 느꼈다. 이러한 감정들은 마지막 연인인 야마자키 도미에를 만나면서 극대화된다. 1948년, 다자이는 연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함께 강에 몸을 던진다.


다자이 오사무는 고독에서도 인간의 본질을 탐구했던 작가로, 현재 그의 생애와 작품은 우리 삶을 들여다보는 돋보기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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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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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사양>은 몰락한 귀족 가문의 삶을 통해 전후 일본 사회의 변화와 상실, 극복 의지를 담은 작품으로, 특히 주인공 가즈코의 1인칭 시점에서 그녀의 내면과 독백이 전개된다.


이 작품은 시대와 개인, 개인과 개인 내면의 갈등을 통해 사회와 인간의 본질을 성찰하게 한다.


이 소설은 상실과 몰락이 반드시 종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새로운 시작의 가능성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가즈코가 그랬던 것처럼 영감을 통해 자기 삶의 진정한 방향을 찾고, 고통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으면 어떨까.



■인간실격


<인간실격>은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고독과 정체성 상실을 탐구한 작품으로, 주인공의 삶을 통해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 '타인 앞에서의 자아', '자기 자신과의 대면' 등 현대 사회에서 흔히 겪는 내적 갈등과 소외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요조는 타인에게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기보다 '광대'라는 가면을 쓰는 방식을 택한다. "광대를 연기했다"라며 끊임없이 고백하는 요조를 통해, '타인에게 보이는 나'와 '내가 아는 나' 사이의 간극에서 느껴지는 불안과 고통이 단순한 방어기제를 넘어, 사회적 규범과 기대 속에서 자신의 본질을 감추고 살아가는 우리 모습과도 닮아 있다.


<인간실격>은 단순히 절망의 기록이 아닌, 실패 속에서도 인간으로 남으려는 몸부림으로 읽힐 수 있다. 그렇기에 작품 속 요조의 삶을 통해 많은 사람이 진정한 위로와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쩔 수 없구나


<어쩔 수 없구나>는 매우 짧고 위트 있는 문체와 대비되는 주제로, 전쟁 중 피난민과 농민의 대립을 통해 당시 시대상을 풍자적인 톤으로 그려내는 단편이다.


특히 이 작품의 마지막 문장 "어쩔 수 없구나"는 다자이의 다른 작품에서도 자주 인용되는데, "체념과 허무가 가득한 세상 속에서도 살아가야 한다"라는 그의 세계관을 상징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고독을 강조한다. 의사는 주인공과 대화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어 하지만, 그의 말은 주인공에게 무의미하게 들린다. 피난민 부인도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며 동정을 구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단순한 푸념으로 치부된다.


이러한 단절은 현대 사회에서도 빈번히 벌어지는 현상으로, 우리가 누군가와 소통한다고 믿으면서도 진정으로 연결되지 못한다고 느끼는 이유다.


이 작품은 결국 우리가 삶에서 경험하는 갈등과 고독을 다시금 돌아보고, 그것을 성찰의 기회로 삼도록 안내한다.


주인공이 느낀 무력감과 고독을 통해, 우리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그 과정에서 타인의 삶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키울 수 있다.



■여학생


<여학생>은 한 소녀의 하루를 통해 인간관계의 내면의 갈등, 그리고 정체성의 성찰을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 여학생의 시선으로 그려진 세계는 그녀의 복잡한 내면과 엇갈린 감정을 통해 깊이 있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나는 누구인가?', '왜 이렇게 행동하는가?'와 같은 의문은 여학생의 내면 성장을 이끈다.


여학생과 어머니의 모습은 인간관계의 복잡함을 잘 보여준다. 이를 통해 세대 간 갈등과 공감을 드러내며, 관계 속에서 성숙해지는 인간의 모습을 강조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힘은 여학생의 감정이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는 점이다.


<여학생>은 단순한 성장 이야기를 넘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개인에게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우리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떤 존재로 성장해 가는지 끊임없이 성찰하게 할 뿐 아니라, 인간다움을 잃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직소


<직소>는 신약성경 속 '가룟 유다'의 시선을 빌려, 애증이라는 감정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작품이다. 성경 속 인물을 다루면서도 종교적 색채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다자이는 유다의 배신을 통해, 인간의 감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모순적이며, 때로는 파괴적인 결과를 낳는지를 보여준다.


다자이는 실제로 자신의 자전적 경험을 문학 속에 자주 반영했다. 그가 배신자인 '유다'의 입장에서 유다의 선택을 복합적으로 통찰한 것은, 스스로를 '배신자', '도망자'라고 비난하며 살아온 자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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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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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더는, 정말로 살아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깊은 불안감.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말하는 '불안'이라는 감정일까. 가슴속으로 고통스러운 파도가 밀려왔다가 또 밀려가고, 그것은 마치 소나기가 그친 뒤의 하늘을 흰 구름이 쉴 새 없이 몰려다니며 스쳐 지나가는 모습처럼, 내 심장을 죄었다 풀었다 하며 옥죄는 것이었다.

26~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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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을 읽을 당시의 내 마음 상태를 잘 표현한 문장이라 가져와 봤다.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불안은 한동안 내 마음을 죄었다 풀었다 하며 옥죄었다.


하나의 불안을 몰아내면, 어느새 또 다른 불안이 찾아와 감정을 많이 소모하게 만들었던 당시 내 심정이 위 인용 글과 같았다.


여전히 불안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방법은 모르지만, 나름의 여러 방법을 통해 오늘도 나는 불안에서 벗어나려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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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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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고 나서도, 막상 서평을 쓰려니 처음에는 조금 막막했다. 수십, 수백 권의 책에 대한 서평을 꾸준히 써왔음에도, 이렇게 한 번씩 막막함을 느낄 때가 있다.


이 책은 원문에 대한 글이 아니라, 편역가가 문장과 주제별로 재구성한 편역본이다. 그러다 보니 편집자의 의도에 맞춰 어디를 기준으로 서평을 쓸지부터 우선 정해야 했다.


만약 내가 이 책에 실린 원문들을 미리 읽어봤다면, 원문과 편역본을 비교하며 서평을 쓸 수 있었겠지만, 실제로 나는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는 상황이라 그렇게 하기는 어려웠다.


보통은 책을 읽고 떠오르는 영감에 따라 글을 쓰지만, 이 책은 누군가의 손을 거쳐 재구성된 것이어서, 그런 영감에 기대어 쓰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재구성된 기획에 따라 솔직한 내 느낌과 생각을 기록했으며, 그것이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서평의 내용이다. 원문 전체에 대한 기록을 알 수 없이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정보 안에서 최대한 자세하게 의견을 남겼다.


원 소재와 내용이 매력적이라, 추후 이 책에 실린 원문들도 따로 읽어 볼 생각이다. 인간의 본질을 다루는 작가라지만, 땅을 파고 들어가는 암울한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꽤 흥미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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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그림 정원 타샤 튜더 캐주얼 에디션 5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1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음이 따뜻해지는 타샤의 그림 속에 빠져볼까요?"



관심도서에 한참을 담아두고 이제서야 꺼내 읽어본 <타샤의 그림 정원>. 처음 타샤를 알게 됐을 때 사실 동화 작가인 그녀의 그림을 보고 싶어 <타샤의 집>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는데, 막상 당시에는 그녀의 그림을 제대로 볼 기회가 없었다.


대신 내가 몰랐던, 그녀의 다양한 재주와 재능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덕분에 그녀가 그림만 잘 그리는 게 아니라, 남다른 손재주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대한 내용은 아래 <타샤의 집>을 통해 확인해 보길 바란다.


그리고 이번에, 마침내 처음 그녀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부터 보고 싶어 했던 그녀의 그림을 직접 만나보게 되었는데, 실력이 출중할 뿐 아니라 꽤 정교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더불어 전반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받았는데, 아마도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았던 타샤의 생활이 그림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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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타샤 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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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잉글랜드에서 태어난 타샤 튜더는 평생 역사적인 전통에 충실한 클래식한 생활 방식을 유지하였고, 이를 예술로 표현하였다. 타샤가 그리는 따뜻한 감성의 수채화는 가족에 대한 소중한 사랑과 추억을 다시금 상기시키고, 보는 이들이 타샤처럼 자연과 동물과 아이들을 끌어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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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그림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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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는 이 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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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금까지 내게 큰 기쁨을 안겨 준 것들을 그림으로 담은 것이다.

(...)

과거와 현재의 추억에서 건져 올린 기쁨의 말만 오롯이 담겨 있다.


내가 그림을 그리며 행복을 느꼈듯,

여러분도 그림을 곱씹으며 행복을 찾기를.


그림은 내가 그렸고, 글은 '다른 이들이 남긴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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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오롯이 그림으로 자신의 일상과 기쁨에 대해 표현했다. 마치 그림일기처럼.


그래서인지 그림에 표현되는 사람들의 표정이나 행동이 매우 자연스럽고, 생동감이 느껴진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풍경과 추억들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과거의 그녀가, 그녀 주변의 풍광이, 가족들과 동물, 식물들이 어떤 모습으로 그녀와 함께 했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는 그림들이다.


이 그림 속의 장면들은 우리가 바라 마지않는 여유 있고 따뜻한, 꿈에 그리는 그런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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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가 평생에 걸쳐 아끼며 암송해온 45개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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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해 자신 있게 걸어간다면,

꿈꾸는 대로 살기 위해 노력한다면,

꿈은 기대하지 않은 순간 일상이 될 것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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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은 좋은 독자가 만든다.

어느 책에나 마음을 찌르는 한 구절,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읽는 사람에 따라 모두 다르다.

그렇기에 가장 심오한 사상과 열정은

그와 똑같은 영혼을 가진 이가

발견해 줄 때까지 잠자고 있다.


-랄프 왈도 에머슨,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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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더 좋은, 최고로 좋은!

좋은 것은 더 좋아지고

더 좋은 것은 최고로 좋아질 때까지 쉬지 말라.


-마더 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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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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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있으면 어딘가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림들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그 속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저 여인은 무엇을 쓰고 있는 걸까, 저 아이들은 물장구를 치며 얼마나 신날까, 고요히 보내는 시간만큼 값진 시간도 없지. 열정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어쩐지 멋있게 느껴지네.


하며 스스로 그림에 스토리를 입혀보게 된다.


자주 눈에 띄는 선반 어딘가, 혹은 드나드는 출입구 쪽 어딘가 그림을 붙여놓고 계속 보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타샤의 그림들은 희망적이고, 편안하고, 또 따뜻한 정서가 느껴진다.


이런 분위기에는 실제 그녀의 삶이 고스란히 배어 있어, 사람들은 그녀의 무수한 재주와 함께 그녀의 삶 또한 사랑하고 아꼈는지도 모르겠다.


살다가 문득 삶이 버겁게 느껴질 때, 생활에 여유가 없을 때, 다소 퍽퍽하다는 생각이 들 때, 그녀의 그림을 펼쳐 들고 잠시 소소한 일상에 녹아들어 보자.


그러다 보면 어느새 조금 느슨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림 속 타샤와 그녀의 가족들의 모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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