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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고전 필사 노트 - 하루 한 장 일상이 빛이 되는
용윤아 지음 / 솜씨컴퍼니 / 2025년 7월
평점 :
"고전은 읽는 것이 아니라, 쓰며 드는 것!"
원문으로 책을 만나는 경우도 있지만, 가끔은 인용된 문장을 먼저 접하고 거꾸로 책을 찾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은 아마도 후자에 해당하는 책이 될 것 같다. 그전에, 이 책이 가진 효용성과 매력부터 먼저 들여다보면 어떨까 한다.
보통의 필사 책들을 살펴보면, 명언 위주로 짧게 필사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책들이 많다. 그런데 이 책은 독특하게도 고전의 명장면을 발췌해 그대로 옮겨 담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책의 한 구절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이는 곧 호기심으로 연결되는데, 추후 원문을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여기에 더해 하단에는 주요 어휘와 표현을 따로 기재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영어 공부로도 이어진다.
이를 통해 고전 읽기+영어 공부+일상의 필사 루틴까지 한 번에 챙길 수 있어, 누군가에게는 좋은 습관을 기르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0편의 고전 속 100개의 명장면으로 채워져 있다. 이것은 다시 사랑, 성장, 행복이라는 세 가지 테마로 나뉘어 정리되어 있는데, 읽다 보면 고전만이 주는 깊은 울림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더불어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고전의 원문을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 것이다. 그럴 때 원문을 직접 읽어본다면, 고전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아래는 세 가지 테마 구별 없이 내 마음에 스며드는 문장 혹은 장면들을 위주로 꼽아보았다. 어떤 것은 장면 전체가, 또 어떤 것은 장면 속 특정 문장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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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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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며든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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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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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n my younger and more vulnerable years my father gave me some dvice that I've been burning over in my mind ever since.
"Whenever you feel like criticizing anyone," he told me, "Just remember that all the people in this world haven't had the advantages that you've had."
He didn't say any more, but we've always been unusually communicative in a reserved way, and I nderstood that he meant a great deal more than that. (36페이지 中)
어린 시절 지금보다 훨씬 섬세하고 상처받기 쉬운 아이였던 나에게 아버지는 몇 가지 충고를 해주셨고, 난 항상 마음속에 그 말을 담아 두고 있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어질 때마다 이 말을 기억하렴. 세상의 다른 사람들이 너처럼 유리한 입장이 아니란 사실을 말이다."
아버지는 그 이상 말씀을 하진 않으셨지만, 우리는 항상 우리만의 방식으로 대화를 나누어 왔기 때문에 아버지의 말씀에 단순한 말 이상의 무언가가 더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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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행동하곤 한다. 그래서 때로는 타인의 처지를 잊은 채, 조심성 없이 말하거나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어릴 때 일찍이 부모가 위와 같은 가르침을 주었다면,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그 말을 마음에 새기며 살게 되지 않을까?
2.
Life is much more successfully looked at from a single window, after all.
(42페이지 中)
인생이란 결국 하나의 관점으로 깊이 있게 바라볼 때 더 성공적으로 볼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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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핵심은 '깊이 있게 바라볼 때' 인 듯하다. 인생이든 사람이든 겉핥기 식으로 판단하고 바라보는 경우가 많은데, 어쩌면 지금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관점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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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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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rue human being needs so few things.
(64페이지 中)
실상 사람이 사는 데 필요한 것은 그다지 많지 않은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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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많이 소유하고 있지만, 실상 돌아보면 쓸모없는 것들이 대다수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정말 필요한 것은 그다지 많지 않은데 왜 우리는 그토록 많은 것을 가지려고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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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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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n when luck comes you are ready.
(106페이지 中)
행운이란 녀석은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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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가슴에 새기며 살아간다면, 당신도 언젠가 행운을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 행운은 준비된 자만이 알아볼 수 있고, 또 쟁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행운을 원한다면, 삶을 그냥 흘려보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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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4대 비극(햄릿)
윌리엄 셰익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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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ness, when taken to extremes, can lose its value. We should act when we feel the urge, as our desires are always shifting.
(202페이지 中)
어떤 일이든 극단으로 치우치면 그 가치를 잃는 법. 인간은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열의에 가득 찼던 마음도 변하기 마련이므로, 하겠다고 마음먹은 일은 즉시 실행에 옮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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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을 읽는 순간 사람들이 흔히 하는 극단적 다짐들이 떠올랐다. 이를테면 새해 다짐, 휴가를 앞두고 하는 다이어트, 여행 후 영어 공부와 같은. 사람들은 이처럼 특정 시점에 부르르 끓어오르지만, 금세 식어버리기 일쑤다. 그렇게 원대한 목표가 어느새 말끔히 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뭔가를 놓치지 않고 이루고자 한다면, 마음먹은 즉시 실행에 옮겨보자. 그렇게 쌓인 시간과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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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대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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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has taught us that love does not consist in gazing at each other but in looking outward together in the same direction.
(230페이지 中)
사랑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임을 삶이 우리에게 알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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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사랑이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매일 마주 보고 살다 보면, 어느 순간엔 다툼이 생기기 마련이다.
반면,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나아가는 사랑을 다르다. 같은 것을 보고 경험하며 고비를 이겨낸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결국 '둘이 함께 살아간다'는 건,
관점과 방향이 같으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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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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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 책이 지닌 매력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테면, 책을 좋아하는 사람, 고전의 깊이를 아는 사람, 영어 공부를 재미있게 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필사를 즐기는 사람 등.
이런 이들에게라면, 이 책이 꽤 괜찮은 동반자가 되어주지 않을까 싶다. 요즘은 필사책도 워낙 다양하게 출판되고 있으니, 취향과 구성에 따라 다채롭게 경험해 보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