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 노인이 소년에게 남기고 싶은 것
고민곤 지음 / 좋은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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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득한 어린 시절 읽었던 <노인과 바다>라는 책을 오랜만에 보니 너무 반가웠다. 처음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청소년 필독서로 추천을 받아 읽게 되었는데, 그때는 그냥 읽는 것에만 목적을 가지고 내용 파악에 주력을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숨겨진 저자의 의도나 사회적 메시지, 사회&문화적 배경 등을 파악해 볼 생각도 하지 못하고 넘겼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노인과 바다>라는 책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다시금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더불어 청소년 책으로 접하는 것과 원문을 통해 접하는 것의 차이점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는데, 처음 읽은 것 같은 낯섦을 느낄 수 있었다. 알지만 모르는 이야기들은 새삼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듯한 이색적인 기분도 느끼게 했는데, 보다 내면에 담겨있는 시대적 배경 이야기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사회적 메시지와 같은 내용들을 설명을 통해 풀이를 해줌으로써 모르고 지나쳤거나, 혹은 미처 깨닫지 못했던 부분들을 깨달을 수 있게 해주었다.

 

개인적으로 '새삼' 새로 알게 된 부분들이 꽤 많았는데, 아마도 너무 어린 시절 읽은 후에 제대로 다시 읽어보지 못해서 더 그렇게 느끼는 것 같았다. 이를테면 노인은 그저 '노인'으로만 표현되어 있어 그저 노인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에서는 노인의 이름과 그 의미를 짚어줌으로써 작가인 헤밍웨이가 의도한 바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새삼 알 수 있었다.

 

이외에도 노인의 여정 속에 담긴 고기와 상어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시대적 배경이 쿠바이며 작품 속에 녹아든 쿠바의 사회적 배경과 역사&문화가 이 작품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작품 속에 대립점으로 나오는 젊은 어부와 노인이 지니는 의미는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헤밍웨이의 생애와 그가 지니고 있는 가치관에 대해서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책 구성이 원문과 더불어 간략한 줄거리 다음에 해석이 담긴 페이지 형태로 되어 있어 줄거리 자체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으나(과거 읽었던 적도 있었고) 해설을 읽으면서 느낀 건 다시 한번 <노인과 바다>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고전은 읽을 때마다 느껴지는 바가 다르다고 하던데, <노인과 바다> 역시 해설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읽어보면 과거 느끼지 못했던, 혹은 보지 못했던 1mm의 숨겨진 뭔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기 때문이다.

 

<노인과 바다>를 재해석한 저자를 통해 생각지 못한 즐거움도 발견했는데, 과거에는 이 책의 분위기가 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면, 이 해설본을 읽으면서는 동적인 느낌이 들어 더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들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망망대해 바다와 노인으로 각인되어 있던 책의 스토리에 아기자기한 디테일이 살아나는 기분은 마치 흑백이 컬러가 되는 느낌처럼 다가왔다.

 

원문과 해석의 끊는 포인트도 육지-바다-육지 형태로 리듬감을 주었는데,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보다 저자인 헤밍웨이가 의도한 바와 사건의 의미 등을 설명하고 있어 깊이 있게 소설을 파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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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Santiago): 이 소설의 주동인물로, 고기잡이에 관한 모든 것을 소년에게 알려주는 헌신적인 어부로, 노인은 84일간 고기 한 마리도 잡지 못한, 가난하면서도 늙은 어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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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다섯 살 때부터 노인에게서 고기 잡는 것을 배우고 노인을 잘 보호해 주는 어촌마을의 젊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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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소년을 자식처럼 사랑하고 소년은 노인을 부모처럼 따르고 보살피는데, 이는 서로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노인이 소년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은 고상한 정신, 삶의 성공, 자기 자신의 정체성과 방식의 신념, 인내, 아름다운 존엄(위엄) 등과 같은 것들이며, 노인이 필사적으로 원하는 것은 정신적인 성취이다.

 

노인을 먼 바다까지 오게 한 것은 젊은 어부들과 다른 방식으로 자연의 법칙을 준수하면서 어부로서 큰 고기를 잡아서 많은 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목표와 신념 때문이었는데, 그러한 신념은 한편으론 그를 지탱해 주는 희망이었다. 그리고 노인의 희망 안에 내재한 것은 기회가 찾아왔을 때 준비된 사람만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경구가 생각나는 부분이었다.

 

<노인과 바다>라는 작품을 통해 헤밍웨이가 보여주고자 하는 견해는 철학적, 사회적, 경제적인 면에 기반한 등장인물들의 행동의 정확한 평가로 보이는데, 노인의 마을에서 어부들을 두 부류로 나누는 일반적인 범주가 가장 두드러진다.

 

하나는 자연을 존중하고 자신들을 자연 일부분으로 보는 노인과 같은 어부들로 구성된 집단을 말하는데, 그들은 밀접한 공동체 생활과 대가족을 고수한다. 바다를 여성으로 부르고 바다의 아름다움과 잔인함이 종종 공존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살아있는 모든 생물체와의 동료의식(연대감)을 가지고 있다.

 

또 하나는 젊은 집단의 어부들을 말하며, 자연을 무시하고 실용적인 가치만을 추구하는데 자신들의 꾸준한 수입을 확실히 보장하기 위해서 그들은 자신의 기술을 의존하기보다 모터가 달린 보트나 부표에 연결한 줄과 기계에 의존한다. 그들은 지역의 공동체와 대가족을 고수하지 않으며, 바다를 그들이 정복해야 할 경쟁자 아니면 적으로 생각한다.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서 자연 세계를 강탈하는 것이 그들의 생활철학이다.

 

헤밍웨이의 작품 <노인과 바다>의 배경이 쿠바이며, 쿠바의 많은 요소를 이해하는 것이 작품을 파악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에 대해 설명하는 대목도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 이는 작품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지만 당시 쿠바의 어부들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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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에 등장하는 노인은 실제 쿠바에 살았던 인물이기 때문에 그의 언어, 종교 같은 많은 요소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노인을 이해할 수 없으므로 <노인과 바다>는 등장인물 뿐만 아니라 그 당시 쿠바의 어부들에 관한 민족성 연구에 많은 부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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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의 여러 요소들에 감춰져 있는 부분 중 또 다른 가치들도 여럿 확인해 볼 수 있는데, 종교와 독특한 쿠바 문화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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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에서 주요한 인물들의 이름, 노인이 하는 기도, 주인공의 집 벽에 걸려 있는 종교적인 사진은 기독교의 가치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스페인인에 의해서 영향을 받아 온 쿠바 문화와 특별하게 관련된 로마 가톨릭의 가치를 나타낸다.

16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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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의 저자인 어니스트 헤밍웨이에 대한 간략한 연보와 그가 추구했던 가치관에 대한 부분도 살짝 엿볼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그가 어떤 생각을 지니고 있었고 어떤 것들을 표출하고 싶었는지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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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운동을 좋아하는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기자로서 전쟁터에 자진해서 참전하는 등 자신의 의지와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작가였다. 그의 다양한 활동을 살펴보면, 서재에서 글만 쓰는 평범한 작가는 아니었는데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인간의 욕심과 탐욕에 의해서 발생한 전쟁에 참여하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던 사람이었다. 또한 그는 여행을 좋아하는 작가였다.

1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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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쿠바의 인종적인 문제 특히 노예와 인종차별적인 문제에 대해서 작품을 통해 자기 생각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16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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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각을 과감 없이 표출하고, 여행을 좋아하며, 잘못된 것은 바로잡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사람으로 파악된다. 그리고 이는 그의 작품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헤밍웨이 연보를 통해서 그의 삶에 영향을 미쳤던 주요 사건들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29세 아버지가 오크파크에서 권총 자살을 함
47세 메리 웰시와 4번째 결혼을 함
52세 모친 그레이스가 사망
53세 <노인과 바다>로 퓰리처상 수상
55세 노벨문학상 수상
62세 엽총으로 생을 마감

 


<노인과 바다>라는 작품은 물론, 저자인 어니스트 헤밍웨이에 대한 부분도 탈탈 털어 작품을 디테일하고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노력한 저자의 흔적이 엿보였다.

 

<노인과 바다>를 재해석한 저자가 마지막 에필로그에 남긴 글도 상당히 인상 깊었는데, <노인과 바다>가 삶과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담고 있는 작품인 만큼 이 작품을 해석한 저자가 아들에게 남긴 이야기 또한 남다른 삶에 대한 깨달음을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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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

인생이란 여행에서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은 목표가 절대 될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인생을 살아보니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누군가 너에게 가르쳐 주는 것도 한계가 있고, 네가 살면서 깨닫는 것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것을 가르쳐 주고 배우는 것은 머리로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실생활에서 옮기기는 쉽지 않다. 오롯이 너의 지식, 지혜, 경험, 의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
책이나 강의를 통해서 인간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등등에 관해서 배우고 듣고 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듣고 배워도 실생활에서는 잘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
인생을 살면서 순간순간의 깨달음이 네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소홀히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깨닫는 순간부터 실천에 옮기는 것이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꼭 생각했으면 좋겠다.
(...)
중요한 것은 삶 속에서 행복한 삶을 추구하려고 노력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삶의 질에 차이가 많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
가족 간에는 사소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때그때 맞는 일들을 자녀들과 함께 해야 가족 간의 유대가 강화된다.
190~19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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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쿠바가 궁금해졌고, 삶을 대하는 방식과 목표에 있어 다시금 점검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같은 저자의 같은 책인데 어떻게 해석했는지, 언제 읽었는지, 어떻게 읽었는지, 시대적 배경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에 따라 보이는 것과 깨닫는 것의 범위가 확연히 달라짐을 느낀다. 이것이 문학의 힘! 고전의 힘인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꽤 오랫동안 고전은 가까이하지 못 했던 것 같다. 다시금 고전을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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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베트남 중부 & 북부 - 2022-2023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김경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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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이 많이 가는 여행지 베트남. 그 중 이번에 중북부 지역을 함께 묶은 여행책을 통해 베트남 주요도시들을 여행해 보았다. 일부 도시만 여행해도 좋고, 장기 일정을 잡고 중북부를 두루 둘러봐도 좋다. 혹은 주요도시들을 둘러본 후 천천히 주변 도시들을 둘러보는것도 방법이다.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을 직접 보고 느끼며 오감체험을 한 뒤에는 아직까지 전통적인 생활풍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소수민족들의 삶을 천천히 경험해 보는것도 추천한다.

 

이 책을 통해 베트남 중북부 도시들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하노이 주변 도시들에 눈길이 많이 갔다. 고산지대이면서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눈을 볼 수 있는 사파는 다양한 소수민족들의 삶을 엿볼 수 있어 매력적인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강가에서 신선놀음을 즐길 수 있는 닌빈, 신비로운 석회암 동굴을 탐험할 수 있는 퐁냐케방 국립공원도 꼭 한번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이 만든 거대한 동굴 탐험을 통해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흠뻑 빠져들게 만들었던 베트남 중북부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베트남의 역사>


■약 천년 동안 중국의 지배를 받다!
베트남은 풍요로운 나라이지만, 풍요 때문에 중국의 지배를 받게 된다. 중국의 지배를 받는 동안 한자와 유교가 베트남에 널리 퍼지게 되면서 문자가 없었던 베트남 사람들은 한자를 쓰기 시작했으며, 유교문화가 곳곳에 퍼져 나간다. 다행히 베트남 사람들의 생활과 잘 맞아 지금도 베트남 곳곳에서 유교 문화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프랑스와 미국으로부터 독립하다!
프랑스 지배를 받던 베트남은 독립을 위해 프랑스와의 오랜 전쟁 끝에 제네바 협정으로 남과 북이 분단되면서 남쪽은 민주주의 정권이, 북쪽에는 공산주의 정권이 세워진다. 이후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을 장악한 미국과 벌인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통일을 이루게 된다.

 

<베트남의 먹거리>
베트남하면 다양한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쌀국수를 포함한 베트남 BEST10 음식 및 열대과일과 맥주, 커피, 디저트 음료 외에도 500개 이상의 라면을 소개하는 페이지도 만나볼 수 있다. 베트남 북부를 여행하기 전 음식들에 대한 사전 정보를 미리 확인해 보고 출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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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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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수도이자 홍강 삼각주의 중심 도시인 하노이는 '강이 많다'는 뜻으로 도시에서 강과 호수가 차지하는 면적이 넓다.
▶베트남 사람들은 하노이를 '천년 고도'라고 부르는데 정말로 천년을 맞이한 도시임과 동시에 하노이의 전통이 오래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북부에 있는 하노이는 대만이나 중국 남부 '하이난'과 흡사한 아열대기후로 추울 때는 감기에 금방 걸릴 정도로 추울 수 있어 경량 패딩 정도는 준비해야 한다.
▶과거 프랑스가 식민지로 지배를 했던 곳이라, '리틀 파리'라고 부를 정도로 하노이 시내는 북부 베트남 특유의 건물과 함께 프랑스풍 건물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건물로는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를 꼽을 수 있다.
▶시내에는 근사한 카페 및 아기자기한 갤러리도 많은데, 밤이 되면 열리는 야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의 길거리 음식도 즐길 수 있다.

 

◆풍흥 벽화거리
하노이는 오래된 도시인만큼 다양한 감성을 담아낼 수 있는 장소가 많다. 그중에 단연 으뜸은 풍흥의 벽화거리로 베트남의 특징을 담고 있는 독특한 벽화거리이다.

 

◆하노이 기찻길 마을
하노이 역 부근 감성 스팟인 하노이 기찻길 마을은 지금도 기차가 운행되고 있는 실제 기찻길로 코앞에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인지 유럽풍인 느낌이 있다.

 

◆롯데센터
하노이에 롯데 그룹이 지은 마천루로 하노이 시티 콤플렉스라고 부르는 별칭이 있다. 하노이의 풍경이 펼쳐지는 스카이 워크를 걸으며 발아래로 구름이 흘러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호안끼엠 호수>


▶하노이 시민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호수는 단연 호안끼엠 호수로 호수 한가운데는 탑 주어(거북이 탑)가 있다. 베트남 건국의 전설과 관련된 탑으로 이곳에 사는 거북이가 중국의 침략을 막아주었다는 전설이 있다.
▶호수 한복판의 섬에 위치한 응옥선 사당은 하노이에서 가장 아름답고 평온한 장소로 베트남 전통 양식으로 건축되었다.
▶응옥선 사당에는 베트남의 영웅인 쩐 흥 다오를 비롯해 문, 무, 의의 세 성인을 모신 곳이다.

 

<호치민 묘>


▶이 묘는 많은 베트남인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장소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하노이 명소 중 한 곳이다.
▶거대한 묘에는 방부 처리된 베트남 전 대통령인 호치민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다.
▶'호 아저씨'라고 부르는 호치민 전 대통령은 베트남의 독립운동을 이끌었고 베트남 민주공화국 설립에 기여한 인사였다.
▶호치민 묘는 호치민 전 대통령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던 바딘광장의 한가운데 있다.

 

<바딘 광장>


▶호치민은 바딘 광장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베트남 민주공화국을 수립하였다.
▶바딘 광장 구역에는 대통령궁을 비롯하여 투자계획성, 베트남 국회, 외무성 등의 주요 시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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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롱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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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롱베이를 방문하는 가장 좋은 시기는 3월과 10월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록된 하롱베이의 절경은 바다에서 솟아오른 수천 개의 석회암 섬들 때문이다.

 

<티톱 섬>
소련의 우주비행사 이름을 딴 티톱섬은 베트남의 유명 관광지이자 세계 7대 절경에 속한다.

 

<메쿵 동굴>
해수면이 낮아지기 전에는 다슬기의 군락지였다고 하는 메쿵 동굴은 입구가 꽤 크다.

 

<깟바 섬>
▶하노이에서 베트남 북부의 깟바 군도를 구성하는 367개 섬 중에서 가장 큰 섬이다.
▶험한 특성의 산악지대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깟바 섬은 하롱베이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많은 섬으로 '여자 섬'을 의미한다.

 

<깟바 섬 동굴 투어>
▶병원동굴: 베트남 전쟁 중 폭격을 막을 수 있는 동굴의 병원은 베트콩 지도자에게는 안전가옥이나 마찬가지였는데 3층짜리 건물은 1975년까지 사용되었다.
▶대포요새: 해발 177m 높이에 위치한 대포 요새는 오래된 벙커와 헬리콥터 착륙장을 관광지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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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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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북서쪽, 라오까이 성에 있는 고산 지대의 휴양지로 프랑스 지배 시기에 개발되었다.
▶가장 위도가 높은 북부에 있으며 고산지대의 대륙성기후를 가지고 있는 사파는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눈이 오는 신기한 지방으로 알려져 있다.
▶베트남에서 새벽의 구름과 함께 신선이 찾아온다고 할 정도로 선선하지만 상대적으로 햇빛이 강하여 선크림은 미리 준비해야 한다.
▶사파 여행은 산길의 흙을 밟으면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여행으로, 다양한 계단식 논들도 만나볼 수 있다.
▶사파에는 12개의 베트남 소수민족들이 모여 살고 있으며, 그들의 전통 생활 풍습도 엿볼 수 있다.

 

<캣 캣 마을 투어>
▶마을에는 전통 공연과 물레방아 등의 볼거리가 있다.

 

<타핀 마을>
▶아직 관광객에게 덜 훼손된 문화를 가진 레드 다오 주민들의 마을이다.

 

<흐몽마을>
▶건축물이 흥미로운 마을이다.

 

<박하마을>
▶박하는 작은 도시로 고원지대에 자리하고 있다.

 

<라오 까이>
▶중국과의 국경지대인 라오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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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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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의 하롱베이라고 하는 닌빈은 나룻배를 타고 여유롭게 뱃놀이를 하는 땀꼭과 베트남의 옛 수도인 호아르, 최초의 국립공원까지 곳곳에 아름다운 관광지가 많이 있다.
▶낭만이 있는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닌빈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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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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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짜반도>
선짜 반도는 희귀한 붉은 얼굴 원숭이의 서식지이기도 해서 몽키 마운틴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베트남 불교도에게는 중요한 성지인 린웅 사원과 베트남 전쟁 중에 미군이 사용하던 레이더 돔 2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더불어 선짜 반도의 많은 부분이 울창한 밀림으로 덮여 있기는 하지만 일광욕과 수영을 즐길 수도 있다.

 

<논 누옥 비치>
논 누옥 비치는 대리석산 기슭에 자리한 다낭의 멋진 해안선 중 5km에 이르는 구간으로, 파도가 일정한 편이라 서핑 장소로도 유명하다. 

 

<미케비치>
다낭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으로 백사장에 깨끗한 바닷물이 아름답게 펼쳐진 곳이다. 미군은 '차이나 비치'라는 별명으로 불렀는데, 베트남 전쟁 이후 최고급 리조트가 터를 잡았다. 하이킹 및 수영, 수상스키, 스쿠버다이빙 등에 도전해 볼 수 있다.

 

<한강다리>
베트남의 첫 선개교인 한 강 다리는 중요한 교통적 연결로일 뿐만 아니라 현대 건축적, 예술적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한 강 다리의 화려한 설계적 특성을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걸어서 다리를 건너는 것이다.

 

<바나힐>
바나힐은 다낭의 대표 테마파크로 정원, 사원, 호텔, 레스토랑, 놀이공원 등이 모두 있다. 1년 내내 평균기온이 17~20도로 시원한 편이며 우기에는 추위, 폭우, 짙은 안개가 자주 나타나기 때문에 날씨에 신경을 써야 한다. 건기에는 쾌적하고 시원하여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시기이다. 선명한 바나힐을 즐기고 싶다면 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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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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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이 수도를 하노이로 옮기기 전까지 베트남의 문화, 경제적 중심지는 후에였다. 응우옌 왕조 200년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베트남 최초의 세계문화유산인 후에에는 찬란했던 과거의 유산이 곳곳에 남아있다. 후에 왕조의 자부심인 후에 전통 요리는 베트남 최고 별미로 꼽힌다.


◆향 강에 자리한 도시 후에는 승리와 비극을 모두 담고 있는 도시로,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역으로 지정된 역사적 수도로 가로수 길을 따라 걸어 다니면서 왕들의 무덤을 구경할 수 있다.


◆후에는 1802~1945년까지 남부와 북부를 모두 통일한 베트남을 지배했던 '응우옌 왕조'의 수도였지만, 미국과의 베트남 전쟁으로 거의 폐허가 되었다. 강의 북쪽 대부분은 후에 황궁 부분으로 응우옌 왕조의 건축물을 볼 수 있는데 사원, 거주지, 유적지, 정원 등을 통해 후에라는 도시를 느낄 수 있다.

 

■깃발탑
후에 황궁 정문 앞에 있는 피라미드형 건축물인 왕궁의 게양대에는 깃대와 8개의 대포가 배치되어 있다. 나라를 창건하고 후에 성의 방어 체계의 하나로 지어진 것으로 당시에는 망루가 설치되어 있었다.

 

■오문
후에 왕궁 남쪽에 자리한 성문인 오문은 왕궁의 정문으로 황제가 왕궁에서 거행되는 행사와 병사들의 훈련을 지켜보는 누각으로 사용하였다. 왕궁 동서남북에 자리한 4개의 문 중 오문을 통해서만 후에 왕궁으로 들어갈 수 있다.

 

■태화전
국가의 식이 거행되거나 외국의 사진을 접견하는 궁중 행사에 사용할 태화전을 지었다. 현재 태화전 안에 황제의 대좌가 남아 있다.

 

■근정전
왕궁을 찾은 외국 사절단과 국빈들이 황제를 알현하던 곳으로 후에 왕궁에서 가장 큰 규모와 화려함을 자랑하는 건물이었지만 방화를 불타 현재 건물의 터만 남아 있다.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도시부터 독특한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도시까지! 베트남은 참 매력적인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들 대상으로 하는 바가지 요금만 조금 조심한다면, 베트남 곳곳을 오래도록 여행하는것도 꽤 이색적인 여행이 될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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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에는 체력이 녹아있어 - 포기하지 못할 꿈의 기록들
한유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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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느낀 첫 소감은 궁금증이었다. <눈물에는 체력이 녹아있어>라는 의미가 어떤 의미인 건지, 시적 표현 같기도 하고, 남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 얼른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더불어 '포기하지 못할 꿈의 기록들'이라는 서브타이틀은 더욱더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여기에는 나의 관심사이자 흥미를 끄는 키워드들이 한몫했는데, '꿈', '기록'이라는 단어들이 바로 그것이다. 오래전부터 '꿈을 꾸는 자', '꿈을 가진 자'에 대한 남다른 믿음과 긍정의 영향에 대한 신뢰가 있었고, '기록하는 것' 역시 오랜 시간 스스로 실천하고 있을 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포인트였기 때문이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과 눈길을 끌었던 서브타이틀의 이러한 키워드들은 이 책을 읽기 전 머릿속에서 나름의 이미지들을 형성해 나가기 시작했는데, 파란색 잉크를 톡 떨어뜨린 것 같은 새파란 표지가 거기에 더해 기대감을 높였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것은 나의 착각이었고 방향성은 완전히 달랐다는 것을 밝힌다. 사실 처음에는 조금 더 가볍고 긍정적인 분위기의 밝고 유쾌한 이야기가 담겨있을 것이라 추측했었다. 책을 읽기 전 어디까지나 나의 상상력과 추측에 불가한 기대감이었기에 옳고 그름, 좋고 나쁘고의 판단과는 하등 상관없다는 것을 밝힌다.

 

어쨌든 이러한 나의 기대감과 상상력은 잠시 접어두고 저자가 품은 이야기를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어내려갔다. 총 6부 중 1부를 읽으면서는 사실 조금 당황했다. 뭔가 살짝 이해하기 어려운 맥락도 있었고, 1부안에 담겨있는 각 이야기들이 특정 주제로 묶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이 에세이의 꼭지는 무엇일까?'에 중점을 맞추며 계속 읽어나갔다. 

 

그렇게 2부, 3부, 4부로 갈수록 '아~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구나!'라는 맥락이 잡히기 시작했다. 제목이 담고 있는 의미와 더불어, 서브타이틀의 글귀도 조금씩 이해가 가기 시작했는데, 이물감 없는 새파란 파랑을 머금고 있던 표지 속에는 생각보다 무겁고 중요한 사회 문제들과 진짜 현실이 반영된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그래 현실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지!!'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내용들이 많았다.

 

일단 저자의 상황부터 그 범주 속에 포함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는데, 수많은 아르바이트 경험과 사회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면면을 고스란히 남긴 기록 곳곳에서 그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보호받아야 할 사회 시스템 안에서 정작 보호받지 못하고 내쳐지는 수많은 약자들의 이야기들이 가슴 깊이 다가왔다.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빈민, 비정규직 들의 이야기는 비단 남의 이야기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우리의 삶 가까이에 있었기 때문이다. 매일 매 순간 불안과 폭력 속에 노출되는 여성들, 장애인이기에 기본적인 것들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포기해야 하는 상황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날 수 없는 가난과 비정규직이기에 하루살이처럼 어떤 악조건에서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들이 그저 가슴 아프다는 말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타인의 일로만, 3자의 관점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직접 발로 뛰어들어 문제를 해결하려 나서는 저자와 저자가 인터뷰한 장애 인권 운동가 김형수 씨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 뭉클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특히 뉴스를 통해 자주 거론되는 여성 관련 성폭력과 살인, 성추행, 스토킹과 같은 이야기들과 맞물려 공감 가는 내용들도 많았는데, 진정한 문제의식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이해하려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장 힘든 순간 우는 것조차 체력을 소모하는 일이라 마음껏 울지도 못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곳곳에서 확인해 볼 수 있는데, 이것이 결국 제목에 담긴 의미임을 알고 한껏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이해할 수 없었던 문장이나 의미들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
울고 싶은 순간에는 상상 속에서만 조금 울었다.
눈물에는 체력이 녹아있어 한 방울이라도 몸 밖으로 내보내면 결국 나만 힘들다.

94페이지 中
=====

 

한 번씩 나의 블로그 '끄적끄적' 게시판에 끄적이는 일상의 기록들이 결국 그런 이야기들이겠구나 생각하니 쉽게 납득이 갔다. 타인은 이해하지 못할 문장이나 의미 모를 이야기들이 타인에게는 그저 느낌이나 감정적으로 '슬픈 일이 있구나', '기쁜 일이 있구나', '힘든 일이 있구나' 정도로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한없이 머리를 처박고 땅으로 곤두박질 쳐지는 순간들에 대한 기록도 분명 담겨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여 여태까지 살아있고, 살아남았으며, 살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점이다. 남들에게 말해봤자 득보다 실이 많을 여러 질병들을 주렁주렁 달고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저자의 삶은 그렇게 희로애락을 담고 있었다.

 

저자의 삶을 찬찬히 바라보며 참 삶은 아이러니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표현하기 어려운 복잡한 감정들이 밀려들어 가슴이 답답해졌다. 아무리 노력해도 가난에서는 헤어날 수 없고,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삶이 피폐함에도 불구하고 '오늘'을 살기 위해 매일을 쓰고 기록해야만 하는 삶을 사는 그녀에게 병원에서는 휴식과 입원을 권유하지만 살기 위해 쉴 수 없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게 다가왔다.

 

병을 고치려면 쉬어야 하는데, 오늘 하루 입에 풀칠하기 위해 그 잠깐의 쉼마저 허락되지 않는 삶. 살기 위해 일해야 하고, 살기 위해 쉬어야 하는 이중적 고충. 그 와중에 겪은 의지했던 반려동물과의 이별과 사랑은 가슴에 묻어야 하는 걸까? 드러내야 하는 걸까?

 

=====
이 순간에도, 지금 이 순간에도 그래도 아직 살아있어서 다행이다. 우는 모습도 봐줄 만해서, 문자를 수족처럼 부릴 수 있어서. 친구들을 만나러 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다시 하면 되지. 뭐든 다시 하면 돼. 자고 일어나자. 다시 할 수 없는 시간이 올 때까지 포기하지 말자. 내일 저녁엔 소면 삶아서 열무 겉절이랑 비벼 먹어야지. 참기름 넣어서. 콩고기 만두를 딱 세 개만 구워서 소면에 곁들여 먹을 거야. 꼭 그럴 거야.

266페이지 中
=====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다시 일어서려 노력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확인해 볼 수 있는데, '오늘'을 살기 위해, 살아가기 위해 지금 즐길 수 있는 것들에 '다행'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포기하지 말자고, 다시 일어서자고 스스로 되뇐다.

 

그녀가 쓴 글 중에 특히 와닿았던 문장이 있는데, 어쩌면 너무 현실적인 문장이라 더 와닿았던 것 같다.

 

=====
좋은 이야기들은 분명 미래 세상에 보탬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에게는 아직 미래가 안 왔다. 그가 느끼는 바는 다음과 같다. 돌봄 받는 경험은 역시 가족이나 연인, 돈이 있지 않으면 어렵구나. 나는 오롯이 내 몫이다. 끝까지 정신 차리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스스로를 돌보지 않으면 그다음은 없다.

23페이지 中
=====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절망감 혹은 현실감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기록 노동자라 칭하는 저자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즐거운 일로 가득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어딘가 남겨진 글귀가, 기록들이 모두 좋은 일들에 대한 기록들로 가득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부록에 담긴 김형수 장애 인권 운동가의 인터뷰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기억에 남았던 몇 글귀들을 옮겨본다.

 

=====
열등감, 분노를 에너지로 바꾸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내가 비장애인이 될 수는 없잖아요. 좋은 것도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차별받는 경험 한 번 있으면 존중받는 경험 백 번 있어야 사라져요. 일대일로 대응되면 참 좋겠는데 화나는 일이 하나 생기면 이걸 없애려면 좋은 경험이 백 개는 생겨야 해.

 

'내 인생이 왜 이래. 짜증 나' 이런 기분이 들더라도, '그래도 아프니까 이런 경험도 해보지' 그런 것들. 친구들의 웃음소리. 그게 쌓여가지고 내 삶의 에너지가 되거든요. 그런 에너지를 충전해야 해요. 그래서 가끔 저는 힘들 때 친한 친구한테 "야, 내가 장애인이어서 좋은 점 얘기해 봐" 이래요. 외부에서 에너지를 끌어와야 해요.

281페이지 中
=====

 

=====
게르니카 동아리 활동하고 이러니까 사람들이 저를 불쌍한 장애인이 아니라 동지로, 오빠, 형으로 보면서, 사회적인 역할이 생기는 거예요. 기존에 제가 갖고 있던 사회 경험들이 깨지기 시작했어요.


(...)
내가 좀 더 멋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지적을 하는 거지. 그 사람들이 계속 지적하니까 저도 배우기 시작한 거죠.
내 애인이 남성성을 요구하잖아요? 그러면 그 요구가 너무 중요한 거예요. 존중받았다고 느끼니까.


(...)
매너와 에티켓. 궁극적으로 장애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거. 관계 속에서 친구들이나 선배들이 나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거죠. 그러다 실패해서 연애가 깨지면, 운 좋으면 몇 년 뒤에 만나서 내가 무슨 실수를 했는지, 왜 헤어졌는지 알려주기도 하고.

282페이지 中
=====

 

무엇이 진짜 중요한 것인지, 어떻게 삶의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바꾸어 나갈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는 인터뷰였다. 비단 이것들은 장애인, 비장애인 여부를 떠나 우리 모두 배워야 할 삶의 자세가 아닐까? 

 

열등감, 분노를 에너지로 바꾸는 연습, 외부에서 에너지를 끌어오는 방법, 타인을 존중하는 법과 타인을 통해서 배우는 법, 이를 통해 스스로 성장하고 매력적인 사람으로 거듭나는 것!

 

핵심 포인트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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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푸꾸옥 - 2022~2023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신혼여행지이자 휴양지로 알려진 푸꾸옥! 그래서인지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도시는 아닌듯하다. 베트남 여행책을 통해 여러 도시들을 둘러보면서 베트남이 생각보다 크고 갈 곳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과거에는 '여행'하면 북적이고 사람 많은 것이 으레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는데, 요즘은 남들 모르는 사람이 적은 곳을 찾아가는 게 진정한 의미의 '여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혼여행도 좋고, 친구나 가족과 함께 해도 좋다. 쉼과 자연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베트남 남부에 위치해 있는 푸꾸옥 섬은 어떨까?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여러 나라를 이동하고 두루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때론 한곳에 머물며 다양한 것들을 즐겨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 푸꾸옥 섬에는 천혜의 자연은 물론 액티비티와 워터파크의 대명사 빈펄 랜드도 만나볼 수 있어 한 달을 머물러도 지루할 시간이 없을듯하다.

 

오로지 '푸꾸옥' 한곳만 완전히 분석하여 담아둔 <해시태그 푸꾸옥> 책을 지금부터 살펴보자.

 

■푸꾸옥의 사계절
▷몬순의 열대성 기후로 비가 오는 우기와 건조한 계절인 건기로 구분된다.
▷우기는 5~9월, 건기는 10월~다음 해 4월까지 지속된다.

 

■About 푸꾸옥
▷푸꾸옥 섬은 서울시 정도의 크기로 BBC 선정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10위로 선정되었다고 하는 베트남 남쪽 끼엔징성에 속하는 가장 큰 섬이다.
▷푸꾸옥은 베트남 최남단에 자리한 그림 같은 섬으로,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이다. 맑고 투명한 바다와 99개의 산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깨끗한 바다는 진주를 양식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그래서 '베트남의 진주'라고도 불린다.
▷푸꾸옥 섬을 여행하기 전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해두면 도움이 된다. 빈펄 랜드는 섬 북쪽에 있고, 관광지로 유명한 해변은 섬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섬의 중심에는 야시장과 경치가 좋은 해변에 호텔과 리조트들이 늘어서 있다.
▷푸꾸옥 섬 여행의 시작은 보통 섬의 중심지역인 즈엉동에서 시작된다.

 

 


<즈엉 동 타운>
푸꾸옥 섬에서 가장 유명한 마을인 즈엉동은 섬의 중심 마을로, 수많은 즐길 거리를 경험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다채로운 거리와 북적이는 항구, 멋진 시장을 둘러보며 마을 자체를 알아가는 것도 좋다.

 

■푸꾸옥 진꺼우 야시장
푸꾸옥 여행에서 저녁에 즐길 수 있는 즐거움으로 야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진꺼우 야시장은 섬의 주요 도시인 즈엉동 서쪽에 있는데 깔끔하게 배치된 100여 곳의 가판대에서 늦은 오후부터 자정까지 다양한 해산물과 생선요리를 판매하고 있다. 야시장은 푸짐하고 다양한 전통 베트남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푸꾸옥 섬 최고의 명소이다.

 

■진 꺼우 사원
매월 1, 15일에 바다를 나간 어부들을 위해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야시장 근처에 있다. 푸꾸옥 사람들이 어부로 살아갔던 섬이기 때문에 중요한 사원이다. 현지인에게는 사원의 제사가 중요하지만, 관광객에게는 일몰의 풍경이 아름다워 중요한 사원이다.

 

■후추농장
푸꾸옥 섬은 베트남 최대의 후추 생산지다. 덩굴로 덮인 후추나무는 이색적인 풍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베트남 최고 품질의 후추를 직접 맛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도 제공한다.

 

■롱비치(=바이 즈엉)
푸꾸옥에서 가장 긴 해변인 바이즈엉의 영어 이름은 롱비치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따뜻한 바다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다.

 

 


<푸꾸옥 북부>

 

■건저우 곶
작은 어촌 마을이었던 건저우는 빈펄 리조트가 들어서면서 급성장하는 장소이다. 앞에는 산호초 섬이 있고 파도가 잔잔하여 스노클링과 스쿠버 다이빙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자이 해변
빈펄 리조트가 들어서 있는 앞 바다에 있는 바다가 자이 해변이다. 특히 자연 그대로의 보존이 잘 된 해변에서 일몰 풍경을 즐긴다면 추억에 남을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답다.

 

■푸꾸옥 국립공원
도로의 북동쪽 방면은 유네스코에서 생물 보호구로 지정한 푸꾸옥 국립공원으로 산봉우리와 열대우림을 포함하고 있다. 90%가 숲으로 뒤덮여 있는 푸꾸옥 국립공원은 나무들과 해양 생태계가 공식적으로 보호 받고 있다.

 

■옹랑 해변
빈펄 랜드로 가는 길목에 있어서 쉽게 갈 수 있는 비치이다. 고운 모래가 펼쳐진 곳도 있지만 바위나 돌들이 있는 해변도 있다.

 

 


<푸꾸옥 빈펄 랜드>

▶앞서 베트남 한 달 살기 책을 통해 빈펄 랜드 소개를 보며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푸꾸옥에서도 빈펄 랜드를 만나볼 수 있었다.
▶베트남에 가면 워터파크의 대명사가 빈펄 랜드인데 나트랑에서 시작된 빈펄 랜드는 현재 휴양지로 성장하는 푸꾸옥에서도 이름값을 하고 있다. 특히 푸꾸옥 빈펄 랜드는 사파리와 워터파크까지 갖춘 종합 테마파크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아쿠아리움과 국립공원에 있는 대규모 사파리를 체험할 수도 있다.
▶빈펄 사파리에서는 400여 종의 식물과 150종의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2번째로 큰 규모로 아프리카를 연상케 한다.

 

 


<푸꾸옥 동부>

 

■사오 비치
푸꾸옥 섬의 남동쪽에 위치한 별처럼 반짝이는 해변이라는 사오비치는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해변이다. 베트남어로 '사오'는 별을 의미하는데, 이름에 '별'이 붙은 이유는 옛날에는 밤이 되면 수천 마리의 불가사리가 파도를 타고 물가로 이동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함닌 마을
푸꾸옥 섬 동쪽 해안에 자리한 작은 어촌 마을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마을이다. 함닌 마을 주민들은 대나무를 이어 만든 벽에 짚으로 엮은 지붕을 얹은 수상가옥에 살면서 바다 속에서 진주를 캐고, 그물로 해삼이나 게 등 해산물을 잡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호국사
2012년 12월 14일에 완공된 현대적인 불교 사원으로 푸꾸옥에서 가장 큰 사원이다. 입구로 들어서면 옥으로 된 불상과 18개의 돌조각으로 장식된 용 다리가 있다. 사원의 정상에는 커다란 종탑과 다양한 불교 예술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코코넛 수용소
코코넛 수용소는 베트남 전쟁 당시 포로 감옥으로 사용된 곳을 보존해 베트남 전쟁의 실상을 알리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식량으로 사용되던 코코넛을 다 먹은 뒤 코코넛의 껍질로 땅을 파 탈출을 시도했다고 해 '코코넛 수용소'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잔인한 고문의 현장이 그대로 재현한 곳에서 여전히 죽지 않고 살아 있는 듯한 장면들을 볼 수 있다.

 

 

<푸꾸옥 남부>

 

■안터이 군도
푸꾸옥의 해상 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안터이 군도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 보존지역에 속해 있다. 산호 군락이 형성된 지역에서 스노클링과 스쿠버 다이빙을 하고 아름다운 해변에서 여유롭게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선 월드 해상 케이블카
세계에서 가장 긴 해상 케이블카로 높은 위치의 케이블카에서 보는 남쪽 바다의 풍경은 환상적이다. 케이블카는 작은 섬 3~4개를 지나가면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어선들을 보면서 약 25분 정도 이동한다.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점은 우기에는 많이 비가 오기 때문에 안전 문제로 인해 실제로 케이블카의 운행이 수시로 중단되므로 참고하자.

 

■혼 톰
활기차고 흥미진진한 바다의 천국인 혼톰 섬은 비치와 바다 위에 떠있는 보트가 인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홈 톰 섬의 하얀 모래사장에서 맨발로 다니면 햇빛과 푸른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선 월드 파크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게 된다. 섬 내부에서는 춤을 추고 다양한 공연을 보여주기 때문에 가족 여행객은 자녀들이 특히 좋아한다. 비치에서는 물놀이 기구를 이용해 즐길 수 있다.

 

■안터이 항구
푸꾸옥에서 가장 분주한 항구로 활기찬 생활 터전을 느낄 수 있다. 즈엉동 마을에서 차로 약 40분 거리에 있다.

 

 

낮에는 사원과 해변 곳곳을 누비며 휴식과 액티비티를 즐기고, 밤에는 야시장을 둘러보며 맛있는 것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 하는것도 좋을 것 같다. 오래 머무르는 일정이라면 숙소도 게스트하우스부터 리조트, 호텔까지 다양하게 경험해 보며 푸꾸옥을 온전히 누려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

 

푸꾸옥 여행책을 보면서 유난히 시선이 갔던 부분이 있었는데, 안터이 군도를 소개하는 페이지였다. 선 월드 해상 케이블카를 타고 작은섬 3~4개를 내려다보는 느낌은 얼마나 환상적일까? 지상에서는 스노클링과 스쿠버 다이빙과 같은 액티비티를 즐기고 때론 해변을 거닐며 일몰을 바라봐도 좋을 것 같다. 더불어 해상에서는 케이블카를 타고 섬과 섬을 잇는 바다와 바다 위에 떠있는 보트들을 바라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몇 날 며칠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과 글로 만나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었던 푸꾸옥 섬.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기 전에 먼저 푸꾸옥을 만나보면 어떨까? 생각만으로도 행복이 잦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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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할 여자들 - 유쾌한 페미니스트의 과학기술사 뒤집어 보기
카트리네 마르살 지음, 김하현 옮김 / 부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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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과학과 혁신이 과연 최선이었을까? 경제학과 문화발전에 있어 한 번쯤 되짚어 봐야 할 논점은 없을까? 20세기 이후 정체기에 접어들고 있는 과학 분야에 있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2/ 
여행 가방에 바퀴를 다는 데 왜 5000년이나 걸렸을까?
전기차가 이미 100년 전에 유행했다고?
AI는 왜 체스는 이기면서 청소는 못할까?
나사는 어쩌다 우주복을 여성용 속옷 재단사에게 맡기게 되었을까?

 

어딘가 비슷한 듯 다른 두 가지 형태의 질문을 보고 누군가는 의아해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한 번쯤 비슷한 의문을 가져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질문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는데,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이 책을 읽은 그 어느 누구도 비슷한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 자부한다.

 

위 질문들이 하나로 귀결되는 이야기의 핵심은 바로 여성적인 것을 복원시키는 것, 지금까지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던 남성성 중심의 개념을 바로잡는 것을 시작으로 새롭게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점이었는데, 역사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해 현재, 미래의 이야기까지 담고 있어 반박 불가한 여러 논점을 흥미롭게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자연스럽게 사회적 관습이나 편견에 사로잡혀 묻어두고 있던 의식과 관념을 다시금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는데, 생각보다 유쾌하고 명확한 논리에 나도 모르게 설득당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의식 너머 뿌리 깊이 박힌 고정관념과 남성성이 얼마나 많은 혁신과 과학발전, 경제학, 문화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쳤는지를 하나하나 되짚어보면서 참 멀리도 돌아왔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어느 정도 간접적인 영향은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너무나도 명백한'것을 코앞에서 놓쳐버리는 실수를 범하는 것을 보고 새삼 사람들의 인식이 과학발전의 방향과 양상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는 몇 가지 놀라운 사례를 통해서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 먼저 바퀴 달린 가방을 통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바퀴 달린 가방은 발명이 얼마나 느리게 진행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가 되었다. '너무나도 명백한'것이 코앞에서 우리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도, 그걸로 뭔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영겁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우리 머릿속에 떠오를 수 있다.

1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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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이 바퀴 달린 여행 가방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 이유는 그 가방이 남성성에 관한 지배적 견해에 들어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명백히 괴상한 일이다.

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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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보호해야 할 대상이며, 남성은 힘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려 했던 원초적인 생각들로 인해 바퀴 달린 가방의 등장은 꽤 오랜 시간 눈앞에 두고도 '발견'되지 않는다. 하지만 가방을 직접 나르기보다 편리함을 우선하는 남성 소비자를 상상할 수 있게 되고, 혼자 여행하는 여성을 상상할 수 있게 되면서 마침내 바퀴 달린 가방은 진면목을 발휘하게 된다. 이것은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를 뛰어넘어 바퀴 달린 가방의 유용함이 사회적으로 인식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요컨대 여행 가방은 우리가 젠더에 대한 관점을 바꾸었을 때, 남자가 짐을 들어야 하고 여자의 기동성이 제한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렸을 때 바닥 위를 구르기 시작했다. 젠더는 왜 가방에 바퀴를 달기까지 5000년이 걸렸느냐는 수수께끼의 해답이다.

 

또 다른 예시로 전기차에 대한 일화도 살펴볼 수 있었는데, 우리는 전기차가 일론 머스크에 의해 발명되고 유행을 탔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상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미 100년 전 전기차는 이미 유행했던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이것이 왜 발전을 거듭하지 못하고, 휘발유 차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 것일까?

 

여기에서도 젠더 이슈를 찾아볼 수 있는데, 자동차 산업에서 전기차는 여성을 위한 차, 휘발유 차는 남성을 위한 차라는 인식이 뿌리 깊이 박히면서 전기차가 여성적 장식으로 여겨지면서 결국엔 사장되고 만다. 경제적으로나 안전성 면에서 분명 휘발유 차보다 전기차가 훨씬 앞서 있었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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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편안함은 그토록 오랫동안 최첨단의 기술 혁신이 아닌 여성적 장식으로 여겨졌을까? 왜 편리함과 수월함, 아름다움, 안전은 여성만 요구할 수 있는 특성이었을까? 남성 소비자가 괴저로 죽을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시동을 걸 수 있는 자동차를 원할지 모른다는 생각은 왜 그토록 받아들이기 어려웠을까?

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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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은 왜 그토록 오랫동안 자동차 시장을 둘로(남성을 위한 시장과 여성을 위한 시장으로) 나눌 것을 고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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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여성적 '장식'이 결국 표준이 되는 길고 긴 여정의 시작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휘발유 차에는 전기 장치가 점점 더 많아졌다. '여성화'가 된 것이다.

60~6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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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돌고 돌아 100년이 지난 후에 전기차는 다시 미래 자동차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여성성이라는 이유로 배제되었던 여러 전기 장치는 이제 자동차 산업에 있어 없어서는 안되는 절대적 요소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은 생각들이 당시에는 하나의 중심축이 되어 과학발전에 있어 이렇게 다른 양상과 결과를 불러온 것을 보면, 생각 이상으로 '젠더' 관점이라는 것은 매우 강력한 것이 분명하다.

 

이 외에도 컴퓨터 기술과 예술 분야, 문화적 관점 등 다방면에 있어 재미있는 일화를 풀어 설명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심각한 여성의 지위와 인식에 있어 새로운 고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역사의 저편의 시초에는 여성의 노동력과 소프트함, 노력의 흔적들이 깔려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낮은 지위와 임금, 부속품으로 생각하는 인식의 변화가 여전히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에는 분통이 터졌다.

 

수없이 많은 분야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도맡아 했던 여성들은 인류 보편이 될 권리마저 부여받지 못한 채 남성성이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생겨난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경제에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현재에 이르게 되는데, 왜 그런 고집스러운 남성성에 얽매여 그토록 오랜 시간 시간을 허비해 왔는지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여성은 갈비뼈로 만든 일종의 부록으로 여겨졌으며, 출산하는 사람의 서사는 전쟁에 나간 남성의 서사만큼 보편적인 것으로 간주되지 않았다. 기술사에서도 남성이 사용하는 도구는 '히스토리'에 속할 자격을 얻는 반면, 여성이 사용하는 도구는 '여성사'로 넘어갔다. 재료에 있어서도 어떤 재료는 여성적인 것으로, 어떤 재료는 남성적인 것으로 간주되면서 어떤 재료는 기술적인 것으로, 어떤 재료는 그만큼 기술적이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다. 예술에 있어서는 남성이 캔버스에 유화로 추상 작품을 그리면 그 작품은 예술이라 불렸고, 여성이 직물로 똑같은 작품을 만들면 그 작품은 공예품이라 불렸다.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들은 전반적으로 그동안 보고 들었던 보편의 관점이 아닌, 여성의 눈으로 바라본 과학사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색다른 시각과 관점을 확인할 수 있어 매우 흥미롭게 다가온다.

 

특히 생각의 관념을 바꿔주는 예시로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도구를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인류의 본성과 보는 관점을 완전히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점은 특히 더 주의 깊게 읽게 되었는데, 인간의 첫 번째 도구를 곤봉과 창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뒤지개나 수렵을 위한 장바구니로 볼 것인가에 따라 폭력, 지배, 죽음 혹은 관계, 화합, 존중이라는 다른 형태의 이미지가 그려지는 것을 보며 인류의 본성이 완전히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공감이 되었다.

 

다시 말해, 남성 중심적 인식을 여성 중심적 경험의 측면으로 재인식하게 된다면 인간이란 무엇인가의 정의가 통째로 변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의식과 인간성의 개념마저도 완전히 변하게 되면서, 근본적인 구조가 달라지고 이는 곧 최초의 발명, 과학기술의 '시작'부터 다시 되짚어보게 되는 것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사고하는 방식의 180도 전환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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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악하고', '짓밟고', '파괴하는' 것이 혁신이라는 논리는 여러 측면에서 비인간적인 경제를 낳았다. 대안을 찾으려면 젠더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하는데, 우리의 젠더 관념이 우리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고 무엇을 무시하는지를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삶에서도 그렇고 경제 전체에서도 그렇다.

19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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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주제로 이야기한 인공지능과 AI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는데, 미래 산업에서 이들이 대체할 수 없는 분야가 아이러니하게도 소위 '여성화' 분야로, 이는 추후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가능성이 더 높은 분야는 남성 중심 산업임을 의미한다. 아이러니 한 부분은 '여성화' 분야가 인류에게 있어 중요하고 꼭 필요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경제적 대우나 위상은 좋지 못하다는 것인데, 앞으로 깊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대처할 수 없는 영역을 보다 세밀하게 살펴보면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 대한 대처(인간에게는 자연스러운 영역), 여러 신체 행위(생각보다 로봇의 움직임은 한정적이다), 인간의 창의력 분야(인간의 창의력 사고를 로봇은 따라올 수 없다), 감정 지능이 필요한 업무(인간관계를 맺고 집단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 등을 꼽을 수 있는데 그동안 로봇이 우리의 일자리를 전부 훔쳐 갈 것이라는 서사는 기계에 대한 과대평가이거나 자신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은 아닐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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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가능한 이러한 상황을 우리 인간은 본능적으로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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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종업원이 사용하는 기술은 첫눈에는 간단해 보일지 몰라도 사실 수십억 년을 거친 발전의 결과물이며, 이런 발전을 통해 인간은 지구에서 생존하는 기술을 익히고 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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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적으로 이해하는 일의 복잡성을 우리는 당연하게 여길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그 능력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24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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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통해 그동안 하찮게 여겼던 진짜 중요한 가치와 인간적인 면모의 중요성을 오히려 찾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이 부분도 한 번쯤 깊이 있게 생각해 볼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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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감정과 관계, 공감, 인간과의 접촉이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지, 또는 이것들이 얼마나 우리 인간성의 중심에 있는지를 인식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우리는 이것들을 케이크 위에 올린 체리 같은 것으로, 즉 사회의 근본 기반이 아니라 다른 모든 것에 뒤이은 장식으로 여기는데 익숙하다. 그러나 이것들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사회의 기반이다. 어쩌면 로봇은 우리에게 이 사실을 보여 줄 수 있고,  그러므로 신기술은 우리의 인간성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더 인간적으로 만들어 줄 잠재력이 있다.

300~30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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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과학의 발전과 사회적 변화에 있어 여성의 관점에서 서술함으로써 그동안 통상적 관념이나 편중된 시선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반쪽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 데에는 남녀 모두의 평등한 균형이 필요하고, 동등한 기회와 가치기준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아야 보다 획기적이고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여태까지 부차적인 문제로 여겨왔던 젠더 이슈를 사실상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이것이 과학기술 발전에 핵심이라고 말한다. 여성의 관점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사실상 나무가 아닌 숲을 바라본 참신하고 획기적인 관점이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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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밖으로 몰아냈던 여성적인 것을 복권시켜야 과학이 바뀝니다. 지금껏 배제되었던 것, 그래서 새로운 것, 거기에서부터 혁신과 창의성이 나올 거예요. 과학 기술에게는 우리가 귀한 자원이죠.

3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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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와 예언자, 남자와 여자는 따지고 보면 작지만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한 번에 손바닥 뒤집듯 가볍게 생각을 뒤집을 수는 없겠지만, 미래에 보다 큰 이상과 혁신, 독특한 창의성을 기대하고 있다면 생각의 관념을 보다 넓고 크게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젠더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사람 그 자체에 중심을 두고 사람 사이에서만 주고받을 수 있는 다양한 감정, 관계, 공감을 통해 인간다움을 지녀보자. 20세기 이후 멈춰버린 과학기술의 시계 추가 서서히 다시 움직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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