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로 첫 출근
이서영 지음 / 솔아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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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쓰기에 앞서 이 책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여러모로 고민한 끝에 여태 그래왔듯 가장 나답고, 솔직한 서평을 작성하기로 마음먹었다. 가치 판단은 각자의 몫이기에 이 글에서는 나의 가치 판단에 따른 글로 가득 채워보려 한다.

이 책이 블린이(블로거 초보자)가 작성한 책이지만, 한번 읽어보자 마음먹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나 역시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이기에 어떤 것이든 도움 되는 내용이 있으면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 읽게 되었다.

저자가 블로거 초보자였기에 대단한 팁이나 노하우를 기대하기보다, 내심 처음 시작하는 것에 대한 열정이나 열망, 혹은 에너지 같은 것을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읽을수록 어째 생각했던 방향과 많이 다른 것은 물론 섣부른 자기 자랑과 TMI 같은 이야기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표지와 출판사의 소개 글을 다시 한번 읽어보았다. 대체 이 책은 뭘까? 무엇을 위해서 쓰인 책일까 내심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결론은 허울좋게 꾸며진 저자의 자기자랑 기록물이었다.

그것도 저자의 TMI가 가득 담긴 일기장 같은 단순한 기록물에 지나지 않은 책이었던 것이다.(아뿔싸!) 블로그 초보자가 8개월간 블로그에 집중하면서 조금씩 경험치를 늘려간 기록물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앞에는 '15권 출간 작가'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추후 책을 읽다 보면 이 수식어는 여러 번 반복적으로 언급되는데, 진실성 있게 쓴 책이 맞나?라는 생각과 함께 광고와 수익성을 위해 쓴 책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오히려 그토록 강조하는 15권의 출간 작가라는 말이 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물론, 이 책이 16번째 책이라고 말하는 것이 되려 부끄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더불어 다소 애매모호한 8개월간의 블로그 운영 경험을 가지고 책을 낸다는 것이, 또 책에서 언급하는 5000명의 이웃과 게시물에 대해 언급하는 내용이 실제 블로그에서는 확인 불가하다는 점에 있어 신뢰를 잃게 만들었다. (그래서 자꾸만 책표지와 출판사 소개 글을 반복해서 읽게 되었다)

보통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운영하는 작가들의 경우 육안으로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실제로 모두 직접 들어가서 확인해 봄) 중간에 사정상 아예 폐쇄하거나 출간 소식만 남겨두는 경우를 제외하면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경우는 극히 드문데, 읽을수록 자꾸만 의문이 생겨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이처럼 알쏭달쏭함을 유발했던 이 책을 읽은 소감, 그리고 그나마 몇 개 얻은 참고사항 등을 이제부터 풀어보려 한다.


총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 저자가 추구하는 블로그 방향(가치형 vs 수익형)과 그에 대한 생각, 서평단 참여 경험, 저자의 글쓰기 비법, 체험단 경험, 블로그 이웃에 관한 내용, SNS 수익화 도전기, 블로거로 사는 것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럴듯해 보이는 내용이지만 실상은 그냥 블로그에 담은 내용들을 그대로 옮겨온 내용들도 여럿 보인다.

첫 출간을 한 작가들도 요즘은 기성작가 못지않게, 프로페셔널하거나 독특한 자기만의 개성을 잘 살리는 문체로 써서 시선이 가는 작가들이 많은데, 15권이나 낸 출간 작가가 이렇게 쓴다는 것이 실상 좀 납득이 되지 않았다.

이 책을 출판한 솔아 북스가 자비출판사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자비출판이라 그런 걸까? 구성이나 편집, 오타수정도 잘 되어 있지 않았다.

SNS를 하는 데 있어 가치 추구가 아닌, 수익형을 목적으로 하는 것? 괜찮다. 각자 자신의 인생계획에 따라 운영하는 것이니 어떤 목적으로 운영했든 사기 치거나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게 아니라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더해 이 경험들을 책으로 내는 것? 이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책으로 새로운 독자를 만나고, 공감하며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이들과 좋은 팁들을 나누는 것도 환영이다.

그런데 적어도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있거나, 아니면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있는 상태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알맹이가 들어있는 내용이어야 하는 게 아닐까?

단순한 자기 과시나 기록물을 적은 책을 내고 독자를 모은다는 것이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내 일기장에 구구절절 적은 미숙한 내용들을 그냥 오픈하는 것이 맞는가라는 것에 의구심이 든다. (SNS가 아니라 책으로 낼 때에는 적어도 읽는 독자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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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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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25일부터 시작해 2024년 1월까지 8개월 동안 블로그에 출근해 내가 해 온 가치지향과 수익 지향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는지를 조망하는 시간에 대한 기록이다.

블로그를 8개월 동안 운영하며, 나는 무엇을 해왔고 앞으로 무엇을 할 예정인가, 어떤 결합을 통해 N잡러로서 생존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 · · · ·


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해당 블로그를 통해서는 확연히 차이 나는 이웃수와 게시글로 인해 저자가 말하는 수익성 블로그로 제대로 잡았는지는 명확히 알 수 없다. 오히려 4000여 명이 빠진 이웃수와 게시글로 인해 매치가 되지 않는 느낌이 더 강하다.

더불어 이 기록물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알 수 없다. 저자가 겪은 실전 체험기는 어쩌면 부모님 세대에 처음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들에게 소일거리로 이야기하기에 적합한 내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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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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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반복적으로 언급하며 강조하는 내용이 몇 가지 있는데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15권의 인문서적을 썼고, 1만 권 정도의 책을 읽었다.
▷하루에 2만 자를 필사하거나 썼고, 그렇게 10년을 써왔다.
▷인문 강의를 오래 해왔다.

솔직하게 말하면, 블린이로서 쓰는 책에 이런 내용들이 크게 의미 있는 내용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블린이로써 느낀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썼다면 오히려 더 공감이 갔을 것 같다. 이런 내용들이 반복되면서 오히려 이질감이 들었던 건 나뿐일까?

여기에 더해 사람들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가장 관심 있어 할 요소 중 '이웃을 늘리는 법'에 대해 서술한 부분을 확인해 보면, '부지런히 서로 이웃을 신청하면 된다.'라고 서술하고 있다.

이런 말을 들으려고 독자가 이 책을 돈을 지불하고 읽어야 할까? 더불어 무작정 이웃 신청하고 이웃을 늘리는 게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광고성을 목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거나 혹은 초반에 블로그의 규모를 키우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진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웃을 늘리는 게 의미 있는 행동일 수 있다. 그런데 추후 그런 이웃들은 다 정리된다.

그 와중에도 몇 가지 참고할 만한 정보는 얻을 수 있었는데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이웃 신청은 하루 100명, 총 이웃 신청이 5000명까지만 신청할 수 있다. 이후에는 시스템상 불가하다.
▶새롭게 배우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무엇이든 꾸준하게 노력해야 한다.
▶ISBN 시스템은 1967년 독일과 영국에서 처음 도입되어 국제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1978년도에 도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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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어디서나 문제는 늘 발생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하나하나 해결해 가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 생각이 우리를 다양한 세계로 안내한다. 어차피 이제는 인공지능이 워낙 빠른 속도로 발달하고 있으므로 문명의 틀 자체가 요동치고 있다. 무엇이든 새롭게 배우지 않으면 트렌드를 따라갈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배워야 한다. 적극적으로 배우고 소통해야 한다.
4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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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처음'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저자가 기존에 운영하던 플랫폼을 떠나 새롭게 블로그를 시작하고 또 익히기 위해 노력한 시간에 대해서만큼은 무한한 박수를 보낸다.

익숙한 것을 떠난다는 것, 그리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 둘 모두 쉽지 않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시대의 흐름을 읽고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 또 현실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도전하고 배우려 했다는 점에 있어서만큼은 격하게 지지하고 싶다.

이 부분은 생각만큼 행동이 따라주지 않아 모두가 어려워하는 부분이기에 더 그렇다. 처음이기에 더 집요하게 배우려 노력했고, 또 성장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봄으로써 블로그는 물론 자신 역시 성장하고 발전하는 경험을 충분히 했을 것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더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군더더기 내용들은 빼고 그런 과정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겼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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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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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을 읽는데도 시간과 에너지를 들인다. 없는 시간 쪼개고, 집중력 듬뿍 담아 책 한 권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런데 알맹이 없는 책, 광고성 가득한 책을 읽고 나면 이런 내 시간을 그대로 날린 것 같아 어쩐지 허무함만 남는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헤르만 헤세의 말처럼 허무한 다독 리스트를 추가한 것 같아 씁쓸한 마음도 든다.

읽다 보면 때로 경험치가 부족해 어렵게 느껴지거나, 상생이 맞지 않아 이해가 가지 않는 책을 만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적어도 앙꼬 없는 찐빵 같은 책을 만나고 싶진 않다.

두근두근 첫 출근 같은 기대감으로 이 책의 첫 페이지를 열었는데, 결국 씁쓸함과 안타까운 마음으로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다음을 기약하는 저자의 다음 책은 부디 앙꼬 가득한 찐빵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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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이야기
공성식 지음 / 좋은땅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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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급박하고 치열한 순간을 사는 응급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


최근 병원과 의사 관련 이슈들이 한참 뜨거운 시기에 마주한 응급의학과 의사가 쓴 이야기는 읽는 내내 여러모로 복잡한 생각이 들게 했다.

현실 속에서 한 명의 개인이 아닌 의사 집단이 불특정 다수의 환자 목숨을 볼모로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 더 그러했던 것 같다.

더군다나 빅 5 병원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있는 저자가 직접 삶과 죽음의 문턱에서 마주한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이게 맞나?'라는 생각과 함께 씁쓸한 감정이 들었다.

어쩌면 이 책이 출판된 이 점에는 의사가 아닐 수도 있는, 혹은 의사들의 파업에 동참하고 있을 수도 있는 의사일 수도 있어 그가 담고 있는 이 책의 모든 내용들이 어쩌면 그저 허울만 남은 옛이야기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총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 자신의 투병생활을 포함한 내방한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말 그대로 응급실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삶과 죽음의 치열한 교차 지점에서 정작 환자들의 기억 속에는 남지 않는,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겪은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긴박함과 혼란스러움이 여실히 느껴진다.



응급실을 잠깐 거쳐가는 수많은 환자들 속에는 암 환자를 비롯해, 아이들, 임산부, 사사로운 피부 관련 질환으로 오는 환자들까지 다양한데, 생각보다 더 공장같이 운영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어쩌면 이것은 시대가 변해서일 수도 있고, 혹은 개인의 문제일 수도 있으며, 아니면 이랬으면 좋겠다는 나의 바람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이 모든 것이 뒤섞여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환자가 생각하는 응급실의 풍경과 의사 입장에서 바라보는 응급실의 모습은 확연히 다르게 다가왔는데, 특히 환자를 구분하는 방식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였다.

아무래도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는 '응급실'에 대한 이야기라 더 그런 면이 있지 않았나 싶다.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생각해 본다면,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나 병원 운영 시스템, 의사 모두 개선이 필요해 보였는데 지금이 딱 그것을 개선하고 해결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환자 입장에서 본다면 긴급하지 않은(간단한 피부과 진료) 사유로 한밤중에 응급실을 내원하는 행위는 지양하고, 국가에서는 명확한 상급/중급/하급 병원의 시스템을 개편해서 명확하게 구분 짓는 일이 필요해 보이며, 의사들은 공장 같은 진료가 아닌 환자 한 명을 꼼꼼히 살피며 안팎으로 진료해 줄 수 있는 상황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통합적으로 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 말이다)

특히 환자 입장에서는 응급상황을 스스로 진단할 수 없기에, 이에 대해 의사는 단순히 '별거 아닌 것'으로 치부하기보다 꼼꼼히 들여봐주고, 상황에 따라 기본 의원이나 병원으로 전원을 보내거나 추가 검사 혹은 다른 병명을 더 살펴봐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겨진다. (돈 벌기 수단을 위한 추가 검사나 진료는 그만!)

실제 책에 소개된 내용 중에도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했다가 별거인 상황이 벌어져 마음을 다잡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확인해 볼 수 있는데, 환자 입장에서는 하나뿐인 목숨을 잃는 일이 될 수도 있어 더 큰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퇴원했다가 다음날 사망 상태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음)

내가 의사가 아닌 상황이라 그들이 사표를 내고 시위를 하는 진짜 이유는 잘 모른다. 하지만 위급한 상황에 119 구급대가 갈 병원이 없어 뺑뺑이를 돌다 길바닥에서 환자가 죽었다는 이야기, 아이가 아픈데도 치료할 의사가 없어 지방 곳곳에서 병원을 돌고 돌다 결국 서울의 어느 병원에 겨우 치료를 받았다는 이야기, 임산부가 분만할 병원이 없어 분만 의사를 찾아 먼 곳까지 가서 아이를 낳았다는 이야기들을 들을 때면 필수의료 의사를 늘리는 것이 꼭 필요해 보이는데 왜 그것에 반대를 하고 반기를 드는지 이해 못 할 노릇이다.

일단 진단하고 치료할 의사가 있어야 그다음에 시스템 개선을 하든, 필수 의료 의사를 늘리든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한 명의 의사가 전문의로 성장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앞서 이미 여러 차례 인원 증원이 반대에 부딪혀 끌어온 시간을 생각해 보면 조금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생각도 든다.

사람이 부족해서 밤샘하고, 수술하느라 쉴 틈이 없고, 줄 서있는 환자들로 외래가 복작이는 걸 생각해 보면 의사 입장에서도 수를 늘리는 것이 만세를 부르며 환영할 일인 것 같은데, 밥그릇 뺏기는 느낌이 들어서인지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지 도통 모를 일이다.

어쨌든 저자가 경험한 것처럼 의사도 환자가 될 수 있고, 누구나 급하면 응급실을 찾을 수 있다. 때문에 그 속에는 수많은 사연과 이야기가 존재하는데, 저자가 책에서 다룬 내용들만 봐도 우리가 직시하고 고민해 봐야 할 문제들이 꽤 많음을 알 수 있다.

연명치료, 독거노인, 범죄자 치료, 의료 전달 체계, 안락사 등의 예민한 주제들이 현재는 미뤄진 상태로 다음을 기약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보면 어쩌면 우리는 너무 사소한 것들에 매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서로의 안녕은 물론, 웰빙과 웰다잉을 위해 서로가 조금 더 질 높은 의사결정과 방향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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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은 우리 응급의학과 의사들을 보고 찾아오지는 않는다. 가까워서, 119가 데려다줘서, 다른 병원에서 안 받아 줘서, 병원이 유명해서, 외래에 유명 교수님께 다니던 중이니까 이 응급실로 찾아온다. 그러고는 누군가 마침 그 시간에 근무 중인 응급의학과 의사에게 배정이 되어 잠깐 스쳐 지나간다. 이렇게 우리는 이름 없이 살아가고 있지만 급박한 상황에서는 그들이 의지할 유일한 의사이기도 했고, 난처할 때는 갈피를 잡아 주는 등대이기도 했다.
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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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과 의사들이 갖는 자부심만큼, 환자와 그들을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 역시 같은 생각과 마음으로 그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와 내 가족에게 긴급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언제든 마음을 의지할 수 있는, 등대 같은 안내자가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마 그렇게 서로 마음이 통하는 상황이 된다면 그들이 이름 없는 의사, 얼굴 없는 의사로 환자에게 기억될지언정 그들의 노고만큼은 오래도록 마음에 깊이 남지 않을까?

더불어 응급실을 방문하는 이유에, 그때 그 응급실 의사선생님 덕분에 위험한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는 이유가 추가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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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해낼 당신에게
남상훈 지음 / 부크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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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한 번씩 삶이 힘겹다 느껴지거나 관계에 허탈감이 들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거나 혹은 자책과 원망의 마음이 들어 우울과 자괴감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사람보다 책에서 위로와 위안을 얻어보자. 때론 침묵이 답이 될 때가 있고, 수많은 이들이 남긴 경험과 방법들이 해답이 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삶이 지치고 힘들 때 자주 웃으려고 노력하면서 느꼈던 단상을 옮겨적은 책으로, 삶, 관계, 인생, 인연 등에 대해 담고 있다.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어떤 상황이나 타인에게 듣게 되는 말속에서 상처를 받거나 좌절하게 되는 상황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격려하는 말들이 주를 이룬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며 인연이라는 부분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는데, 과거와는 달라진 생각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특히 함께 하고 싶은 '배우자'상에 있어 그 무엇보다 마음이 잘 통하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아주 작은 한 끗 차이로 사람은 상처를 받거나 위안을 얻고는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보면 크고 물질적인 것을 크게 안겨주는 사람보다, 나를 위해 작지만 디테일한 부분을 신경 써주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살다 보면 타인의 말과 행동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또 예상치 못한 순간에 눈탱이 맞는 것 같은 어이없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사람임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스스로 어떤 말에 귀 기울이고 또 어떤 말을 피해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독이고 또 다독이는 다정한 말들을 통해 부디 자주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바라며 의미 있게 다가왔던 문장들을 함께 나눠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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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잘' 지내라는 말에 집착하지 말자. 너무 치열하게 살지 말자. 삶에서 가장 잘해야 하는 건 오래 달려갈 수 있도록 호흡을 가다듬고 여유를 가지는 것이다.
1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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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장거리다. 그런데 우리는 때로 '잘'이라는 말에 휘둘려 단거리 하듯 인생을 살아갈 때가 있다. 부디 자신만의 호흡과 속도로 나아갈 수 있는 인생을 나아가기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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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사랑, 관계, 더불어 다른 모든 것의 가능성에 대해서 내일의 답을 얻으려다 오늘을 망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매 순간, 현재를 살며 내일에 대응하는 마음. 지금껏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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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는 우리지만, 정작 오늘은 나 몰라라 하고 과거에 매여있거나 미래만 바라보고 살아가다 오늘을 망치는 일을 종종 목격하고는 한다.

최선을 다하는 '현재'가 있어야 후회하지 않는 과거를 남길 수 있고,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음을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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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것 하나 없는 처음을 마주하는 이들에게, 해 보고 싶은 일을 정말 잘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이 말을 해 주고 싶다. 누구나 처음일 때가 있다고. 처음이기에 낯설고 어설프고 어려운 것이라고. 그러니 움츠러들지 말고 자신을 응원하길 바란다고.
5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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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능력 좋고 현란한 능력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기 마련이다. 나보다 잘하는, 출중한 이들과 비교하기보다 나만의 '처음'을 즐겨보면 어떨까?

어리숙하고 어설픈 처음일지언정,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시간이기에 스스로 하는 격려와 응원을 통해 이 시간을 잘 보낸다면, 후에 그 어설펐던 시간마저 사랑할 수 있는 행복한 추억담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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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다는 건 어떻게든 버티는 게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서는 사람의 모습이라는 것을. 그들은 여러 번 넘어져 보며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운 사람들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필요한 건 붙잡고 버틸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니라 다시 일어나겠다는 마음을 다잡는 것이다.
8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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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수없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가 생각나는 문장이다. 넘어져 본 자만이 다시 일어나는 법을 안다는 말처럼, 수많은 실패와 고난의 경험은 나를 더 단단하고 굳건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넘어진 것에 아파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덜 상처받을지, 또 어떻게 하면 잘 일어날 수 있는지를 염두에 두고 삶을 살아보자.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강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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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끝이 되니 알겠다. 대단하지 않아도 그럴듯한 삶이 아니었대도 묵묵히 내일을 살아 내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를. 그러니 지나간 시간을 탓하고 아쉬워하고 부정하지 않기로 한다. 열렬하고 참 애썼으니 그걸로 됐다고 그때가 있었으니 지금의 내가 된 거라고. 딱 그 정도의 마음만 쓰기로 한다. 흘러가는 시간 앞에서 내 믿음을 믿고 조금씩 나가갈 뿐이다.
10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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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과거는 그냥 흘러간 대로 두자. 아쉽고 부족하다 느낄 수도 있지만, 돌이킬 수 없는 시간에 얽매여 시간을 탓하고 내 행동을 탓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다.

생각해 보면 그 모든 시간, 나는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안된 것, 잘못된 것에 마음을 쓰기보다, 그 시간에 들인 노력과 수고에 더 집중해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지지해 주자.

그렇게 한 발 한 발 묵묵히 하루를 살아가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멋진 인생이니 그것으로 되었다 믿고 앞으로 나아가 보자.


=====
상대방이 내게 어떤 사람인가 아는 방법은 그 사람과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내 마음이 어떤가를 통해서 알 수 있다.
(...)
그래서 이제는 생각 없이 아무 사람과 연을 시작하고 싶지 않다.
(...)
이왕이면 함께 있을 때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 돌아오는 길에 좋은 감정을 떠오르게 만드는 사람, 잔잔한 호수처럼 심적 안정을 가져다주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
15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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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딱 내 마음을 대변하는 문장이다. 나이가 들수록 관계가 좁아지고, 인연이 줄어드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런 생각이 뇌리에 깔려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누군가를 만나고 돌아서는 길, 찝찝하다거나 불편하다거나 어딘가 부정적인 감정이 드는 사람들은 이제 다시 만남을 가지기 꺼려진다.

나도 상대방도 부디 서로 돌아서는 길이 좋은 감정으로 남기를, 그리고 그런 인연들로 가득한 관계를 맺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자꾸 꺼져가는 생각을 다시 들어 올리는 방법은 자주 생각을 전환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이런 습관 같은 행동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 깊이 새겨져 무너지는 순간이 왔을 때 나를 일으켜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다독이고 또 다독이며, 스스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별거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이 되어보자. 그런 위로와 격려가 쌓여 빛나는 내일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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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각성
정원 지음 / 북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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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고 즐겨 하는 나에게 있어 '여행'이라는 말은 곧 스위치와 같아서 이 말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가곤 한다. 어쩌면 그래서 이 책이 내 레이더망에 들어왔는지도 모르겠다.

여행하면 보통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경험하는 것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때로 책으로 읽거나 구전으로 듣는 이야기 또한 간접 여행을 할 수 있기에 못지않게 즐겁다.

처음에 <여행 각성>이라는 제목을 보고 무엇에 대한 각성을 말하는 것일까 내심 궁금한 마음이 들었는데, 모든 여정을 함께 하고 보니, 동질감과 공감의 마음이 들어 힘찬 응원을 보내고 싶어졌다.

누가 뭐라든 내가 좋아하는 거 하면서 사는 게 최고라는 말과 함께, 나 자신과 저자 모두에게 파이팅을 외쳐본다!


총 3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세 장소를 각기 다른 사람과 여행하며 느낀 감정과 여정을 담고 있는데, 읽다 보면 함께 하는 사람에 따라 다른 느낌과 색깔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여행지는 오사카로, 인생 처음으로 혼자 떠난 여행지에서 겪게 되는 어리숙함과 홀로 사유하며 느낀 감정들을 솔직 담백하게 담고 있어 잔잔함 감성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두 번째 여행지는 뉴욕&보스턴으로, 형제의 출장길에 동행하게 되면서 따로 또 같이 즐기는 여정을 담고 있다. 처음은 낯선 장소에서 겪는 이질감과 소심함에 주눅 들기도 하지만, 이내 곧 마이페이스를 되찾으며 뉴욕을 한껏 즐기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 여행지는 삿포로로, 엄마와 함께 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한 눈꽃 세상에서 마주하는 속 깊은 이야기와 함께이기에 서로를 배려하고 챙기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비슷한 고민과 경험을 했었던 과거의 내 모습이 많이 생각났다. 취준생 시절 발 동동 구르며 고민하던 모습, 첫 해외여행의 설렘과 걱정들, 엄마와 함께 했던 여행의 추억, 지인이나 친구들과 했던 여행에서의 에피소드 등이 하나 둘 떠오르며 잊고 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러면서 내 인생 또한 저자처럼 여행 덕분에 많은 것을 각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생각보다 혼자 여행하는 것이 꽤 멋진 일임을, 여행하는 사람에 따라 여행의 맛이 달라진다는 것을, 내가 보고 듣고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그렇기에 더 넓은 세상에서 원하는 일을 맘껏 해도 큰일이 일어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걷고, 쓰고, 사진을 찍는 것이 어느새 일상에 세트처럼 당연한 것이 되었는데, 그래서인지 저자가 여행에서 비슷한 행동 패턴으로 하루하루를 채웠다는 일화는 어쩐지 반갑기까지 했다.

여행 에세이이기에, 단순히 책의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사진을 보며 도시 곳곳을 탐험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두 가지 포인트를 가지고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첫째는 삶과 인생에 대해 사색하며 여행하는 관점을 바탕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여유와 낭만, 즐거움을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하지만, 여행이 주는 더 큰 목적은 일상을 벗어나 낯선 나를 마주하는 것에 있다고 본다.

저자는 그런 사유의 시간을 가지며 꿈과 미래, 인생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책에 담았는데, 이를 통해 나의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듯하다.

두 번째는 동행자에 따라 일정이나 여행 스타일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중점적으로 보는 것이다. 아무래도 혼자 여행하는 것과 동행자가 있는 것은 확연히 차이가 날수밖에 없는데, 공교롭게도 세 여행지에서 각기 다른 동행자를 두고 있어 확실한 비교를 할 수 있다.(홀로 여행/형제와 따로 또 같이/엄마와 여행)

각기 다른 장단점을 살펴보고, 더 즐겁고 행복한 여행을 위해 어떤 점을 보완하면 좋을지 또 나의 여행 스타일은 어디에 더 적합한지를 살펴보면 좋겠다.


<문장으로 만나보는 여행의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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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를 선택함으로써 우리가 얼마나 간단히 살 수 있는지 배운다. 앞으로도 더욱더 힘차게 짐을 줄이는 여행객이 되고 싶다. 여행도, 지구도 모두 포기할 수 없으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선택지를 고르며 상호 공존하는 관계를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단순해진 몸과 마음은 풍성한 선물을 안긴다. 마음에 드는 물건 대신 200장의 사진이, 취향을 저격한 옷 대신 고책을 가득 채운 빽빽한 글씨가 다가왔다. 가벼움을 제일 중요하게 여긴 오사카 여행은 가장 나다운 여행이었다. 무엇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여행객으로 지구를 돌아다니고 싶다.
7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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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것저것 싸 들고 여행을 다녔던 저자는, 홀로 떠난 첫 해외여행인 오사카 여행을 통해 비움의 깨달음을 배운다.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떠나는 여행이 주는 풍성함과 이를 통해 더 큰 걸 얻는 즐거움을 알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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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텅 비었기에 순수한 욕망으로만 채워졌다. 걷고, 먹고, 사진을 찍고, 썼다. 딱 4가지의 행동으로만 열흘이 반복됐다. 단순하고 원초적인 행동들 사이에서 나는 도망쳤던 것들을 마주했다.
(...)
매일 평균 3만 보를 걷느라 신발이 눈에 띄게 닳던 여행이었다. 돌아갈 날이 가까워질수록 신발은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새로 사야만 했다. 새로운 신발로 바꿔 신자, 묘한 해방감이 발끝을 시원하게 맴돌았다. 현실은 꼭 답으로만 해결되는 게 아니었다.
(...)
세상에 몇 번을 물어도 내게 힌트 하나 알려주는 곳이 없었다. 순간순간마다 맞닥뜨린 관심에 기울이고, 시도하는 게 최선이었다. 한 번이라도 혼자 여행을 떠날 용기가 있었다면, 조금은 일찍 마주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얕게 남는다. 하지만 더 늦게 시작했기에 더 꾸준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나아가고 싶다.
90~9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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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여행을 하다 보면 반드시 사색하는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다. 걷다 보면 도망쳤던 일들을 마주하기도 하고, 또 미뤄두었던 일상의 문제들을 다시금 꺼내보면서 어느새 생각 정리를 마치게 된다.

다리는 퉁퉁 붓고, 신발은 밑창이 닳아 너덜거릴지언정, 마음이 한결 개운해짐을 알 수 있다. 생각이 단순해진다. 먹고, 자고, 사진 찍고, 쓰는 것이 어느새 일상이 된다.

누구 하나 알려주지 않던 인생의 힌트를 나도 모르게 찾게 된다. 현재 지금의 나에게 귀 기울이게 된다. 그래서 자꾸만 나 홀로 여행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주의사항
자신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 이런 시간을 가지고 있는 나 홀로 여행자를 방해하지 마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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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계속되는 버스 이동과 정신없는 일정에 버스 내 분위기는 피곤함에 가라앉아 갔다.(...)하지만 그 와중에도 모든 코스를 성실하게 도는 무리가 있었는데, 혼자 여행 온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고, 사진을 찍고 싶으면 가이드에게 부탁해 사진을 촬영했다.(...)누구보다 생기 있어 보이는 자들의 활력을 우리도 끝까지 무리한 스케줄을 강행할 수 있도록 도왔다. 어떤 마음으로, 어떤 태도로 이 여행에 오게 되었을까.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한 번도 투어를 도전해 볼 생각은 안 해봤는데, 어떤 하루를 남길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개인의 시간에 최선을 다해 즐기는 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래서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들이다. 자신만의 선택과 속도로 정형화된 일정에 개성을 더해 투어를 누렸다.
197~19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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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내 이야기 같기도 해서 공감이 가는 문장이었다. 홀로 여행할 때는 챙기거나 신경 써야 할 타인이 없어서인지 줄곧 모든 에너지를 여행에 쏟고는 한다.

그래서인지 여행하는 낮 시간 동안은 정말 온갖 곳을 돌아다니며 무리한 스케줄도 서슴없이 강행하고는 하는데, 그때의 내 모습이 얼핏 떠올랐다.

이후 밤 시간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냥 기절 상태로 숙면하지만, 낮 시간 동안만큼은 원하는 만큼 구경하고 먹고 사진을 찍으며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것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이 문장을 읽으며 문득 그 시간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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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난 오사카를 시작으로, 여행은 내게 글과 사진의 세상을 이어준 매개체가 되었다.
(...)
혼자 떠난 오사카 여행은 공책, 카메라, 노트북이 나의 대화 상대가 되어 가장 솔직한 이야기를 나눈 10일간의 여행이었으며 나는 앞으로도 숱한 여행을 떠나겠지만 처음 혼자서 떠난 2023년의 첫 여행은 오래도록 내 곁에 남을 것이다. 그 이후로 나는 나와 대화하는 법을 배웠다. 혼자일 때도, 혼자가 아닐 때도 스스로 말을 걸며 껍질이 두 세 겹 벗겨진 솔직한 순간들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253~25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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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하는 여행의 맛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때때로 주변에도 권유하고는 하는데, 무섭다거나 초라해 보인다는 이유로 꺼려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이처럼 나 홀로 여행은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제공해 준다. 또 여행은 나만의 잇템이나 특정한 습관을 새로 가지게 되는 계기도 된다. 저자는 글과 사진을 얻게 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일상에 치여 나를 잃어버리는 순간이 온다면 꼭 한번 나 홀로 여행을 떠나보자. 나 홀로 여행은 몰랐던 나, 잃어버린 나, 솔직한 나를 대면할 수 있는 기회이자 세상과 연결할 수 있는 새로운 통로를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시간이 없다고, 돈이 없다고 주저앉아 있지 말고 일단 떠나보면 여행이 주는 새로운 변화와 장소 덕에 삶의 활력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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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들로부터의 위로 - 넘어진 마음을 일으켜 세우는 힘
무무 지음, 이지수 옮김 / 프롬북스 / 2016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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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목록 위시리스트에 담아 두었던 리스트 중 이번에 꺼내본 책은 <사소한 것들로부터의 위로>라는 책으로, 이 저자의 책은 앞서 <행복이 머무는 순간들>이라는 책으로 먼저 만나 본 적이 있다.


그때 소소하게 다가오는 맛이 좋아 다른 책도 함께 담아두었는데, 이번 책 역시 편안하지만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어 쉽게 읽혔다.

그럼에도 한 가지 아쉬웠던 건, 앞서 읽었던 책과 중복되는 내용들이 그대로 실려있었다는 점이다. 아예 제외하거나 아니면 충분히 다른 내용으로 대체할 수 있었을 텐데, 돌려 막기(?) 하는 느낌이 들어 개인적으로는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 외에는 대체적으로 실화나 동화 등을 활용한 예시를 통해 삶의 활력과 깨달음을 준다는 점, 그리고 격려와 응원을 보내며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 있어서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나처럼 두 책을 모두 읽지 않았다면, 충분히 기억에 남을 만한 책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주제에 따른 소제목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이것이 곧 깨달음을 주고자 하는 인생의 지혜이며 위로의 글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각각의 소제목의 내용에는 불교, 유교, 사자성어는 물론 일화, 동화, 실화 등의 이야기가 함께 접목되어 있는데 읽다 보면 이야기책을 한 권 읽는듯한 느낌도 든다.

일상 속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 말하는 소확행을 이루기 위한 마음가짐과 이를 위한 실천방법을 통해 인생의 가치와 여유,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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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누리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내가 즐거운 삶을 사는 것이다. 세상의 관념이 어떠하든 세상의 시선이 어떠하든, 또 최후의 결과가 어떠하든 마음 가는 대로 살아보자. 그래야만 인생 여정에서 아무 의미도 없는 걱정과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다.
1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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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의 발달로 인해 우리는 너무 타인의 시선과 말에 휘둘리며 사는 삶을 살고 있다. 내 삶은 내 것인데, 정작 내 주관과 생각은 사라지고 세상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삶을 제대로 즐기는 여유와 행복은 포기하게 된 것이다.

더불어 무의미한 걱정과 두려움까지 덤으로 얻게 되면서 눈치만 보며 사는 삶이 어느새 당연해진 것이다. 저자는 이제 그런 것들은 그만 내려놓고 내 삶을 제대로 누려보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세상의 관념과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야 한다고 전하며 마음 가는 대로 살아보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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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생활 방식이 있고 각자의 방법으로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 또한 모든 것이 완벽하고 평탄하기만 한 인생은 없으며 누구에게나 후회는 남는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을 부러워해서 괜한 근심을 만드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자.
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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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는 나를 불행으로 몰아넣는 가장 최악의 수다. 그럼에도 우리는 '비교'를 통해 마치 경쟁을 하듯 타인의 삶을 따라 하려 하고, 따라잡으려 한다.

각자 좋아하는 반찬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듯이 나만의 방식과 각자의 방법으로 나만의 행복을 찾자. 그것이 진정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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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결정짓는 것은 바로 마음가짐이다. 소극적으로 부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은 좋은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근심과 걱정이 가득할 테지만, 여유롭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은 단칸방에 살아도 웃음이 끊이지 않을 수 있다.
10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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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소유하고, 얼마나 부유한가보다 실상 행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나의 '마음가짐'이다. 제대로 행복을 누리고 싶다면, 지금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상의 소소한 목록을 작성해 보자. 그리고 그것을 하나씩 실천해 나가면서 행복을 만끽해 보자.

절로, '행복해'라는 말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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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지고 열등감이 생기더라도 당황하거나 초조해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그것을 이겨내고 초월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열등감을 해소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자신을 믿는 마음, 즉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내가 최고이며 잘할 수 있다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되뇌며 자신감을 채워 간다면 마음이 안정되고 어떤 일이든 문제없이 해낼 수 있다.
14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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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중심이 잡혀있는 사람, 자신감에 차 있는 사람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타인과 비교해서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거나 초라한 감정에 사로잡혀 열등감에 쪼그라드는 경험을 하지도 않는다.

만약 스스로 당당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자기 자신에 대한 굳건한 믿음부터 가져보자.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믿음은 곧 안정감과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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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는 사람은 행복하다. 이들은 자신의 인생과 주어진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오늘을 헛되이 보내고 나서 내일 후회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우리가 사는 '오늘'이 남은 삶의 질을 결정한다. 그러니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매일을 충실하게 산다면 멀지 않은 곳에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1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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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를 사는 사람은 불행할 가능성이 높다. 돌이킬 수 없는 후회만 하거나, 허황된 생각에 사로잡혀 제대로 된 노력을 하지 않고 시간을 허비하기 때문이다.

반면, '오늘'을 사는 사람은 행복하다.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제대로 에너지를 쓰기 때문이다.

그런 '오늘'이 모여 더 나은 내일이 되고, 후회 없는 과거가 되기에, 365일 매일이 즐겁고 행복하다.

=====
정말로 걱정할 만한 일은 예상하는 것보다 적게 일어나고 어제보다 오늘 덜 일어난다. 그러므로 우리를 정말로 힘들게 만드는 것은 대부분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걱정 혹은 과거로부터 이어진 고민들이다. 늘 걱정과 고민을 달고 사는 사람들은 사실 남들보다 걱정거리가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굳이 눈앞으로 끌어와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정작 바로 뒤에서 그들이 돌아보기만을 기다리는 행복은 보지 못한 채 말이다.
26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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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하는 이야기지만 반복해서 기록해 본다. 만약 지금 걱정과 고민으로 잠 못 이루는 매일을 살고 있다면, 그만 내려놓자.

생각보다 걱정할 일은 예상보다 적고, 실제 일어난다고 해도 스스로 충분히 해결 가능한 범위의 일들이다. 그러므로 미리 걱정하고 고민하느라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순간순간 가까이에 있는 행복에 보다 집중해 보자.

그럼 이내 확실한 행복에 접어들게 될 것이다.



일상이 행복하다 느껴지지 않을 때, 무료함으로 뒤범벅되었다 느낄 때 이 책을 꺼내들어보자. 생각보다 행복은 가까이에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나에게 집중하기 보다, 타인과 세상의 시선에 더 신경 쓰느라 놓쳐버린 작지만 확실한 행복들, 여기에 더해 무심코 놓쳐버린 사소한 행동들을 돌아보면서 나에게 맞는 행복이란 무엇이고, 또 찾지 못한 행복은 무엇인지 마치 보물찾기 하듯 하나씩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편안하게 자는 잠, 커피 한 잔의 여유,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존재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 등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일상을 채우는 기쁨과 행복을 만끽할 수 있기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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