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과 바람의 속삭임 고래뱃속 세계그림책 20
마리안느 뒤비크 지음, 임나무 옮김 / 고래뱃속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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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의 여행을 통해 돌아볼 수 있었던 삶의 변화와 성장!"



책 속에서 발견한 또 다른 책 중 눈에 띄는 그림책이 있어 읽어보게 되었다. 소개 글만으로도 어쩐지 그냥 그림책으로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출간되는 그림책들은 아이들만을 위한 그림책이라기보다,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이 많아 고민 없이 읽을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읽으면서 삶과 성장, 변화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는데, 어쩌면 곰의 여행처럼 우리 삶 또한 익숙한 집을 떠나 낯선 경험들을 통해 성장하며 배워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 독립을 통해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하고, 취향을 알아간다는 것의 의미와 과정을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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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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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주인공인 곰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곰에게는 안온하고 예쁜 집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곰은 친구들과 즐거운 오후 시간을 보내고는 했다. 이 집에는 곰이 좋아하는 소파와 딸기 타르트 냄새가 풍기고는 했는데 그래서인지 곰의 삶은 늘 달콤했다.


하지만 그 모든 건 예전의 일로, 모든 게 뒤바뀌기 전의 일이다. 어느 날 곰은 누군가로부터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여기에 더해 햇살 한 줄기와 살랑이는 나뭇잎과 부드러운 바람도 새롭게 시작해 보라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에 곰은 과거에 좋아하던 것이 여전히 그 집안에 존재했지만, 예전만큼 맛있거나 행복한 느낌이 들지 않았던 그 집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이내 보따리를 챙겨 이 집이 필요한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집의 문을 열어두고 떠나게 된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어디론가 가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무작정 떠나게 된 것이다.


그렇게 길을 떠나며 곰은 외로움과 자유로움, 두려움 등의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기도 하고, 새로운 친구를 만나기도 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게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며 낯선 것들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연습도 하고 또 누군가를 이해하는 마음과 공감하는 마음, 그리고 도움을 주고 배려하는 마음도 배우게 된다.


여기에 더해 만남과 이별, 추억에 대한 경험은 물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취향을 알아보는 시간도 가지게 된다.


그러다 잠시 과거의 편안하고 달콤한 삶을 그리워하며 떠나온 것에 대해 후회하기도 하지만, 더 이상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었고 여기에 더해 폭풍우를 만나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상태로 숨어있게 된다.


그러다 이내 익살스러운 작은 생쥐 '뮈'의 부름에 다시 밖으로 나오게 되면서 곰은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세상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거기에는 작은 골짜기와 풀 냄새, 햇살 냄새가 있었고, 또 흐르는 시냇물과 블루베리 열매들, 나뭇잎의 속삭임이 있었다. 이렇듯 곰은 예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곰에게는 이제 다시 새로운 집이 생겼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장소도 생겼으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명확히 알게 되었다. 그렇게 곰의 여행은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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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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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색감과 푸근한 스케치로 다가온 이 그림책은 곰의 여행담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여행담을 통해 보여주는 삶의 도전과 모험은 새로운 것을 익히고 습득해 나가며 성장해가는 우리 모습을 떠올리게 만든다.


곰이 익숙한 집을 떠나 또 다른 집을 가지기까지의 여행담은 마치 부모 밑에서 자라던 아이가 독립을 통해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처럼 느껴졌는데, 비슷한 것 같지만 완전히 다른 곰의 시선과 생각에서 그것을 발견할 수 있다.


곰이 부족한 것 없었던 집을 떠나게 된 것은 누군가의 속삭임 때문이라고 서술하고 있는데, 이는 어쩌면 아이가 어른이 되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 내는, 내면의 목소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새로운 환경에서 낯섦을 경험하고 싶은 도전의식, 나도 모르게 피어오르는 용기 덕택에 무작정 짐을 싸서 길을 나서지만, 곰이 마주한 것은 예상치 못한 외로움과 두려움이었다. 물론 가끔은 자유로움도 느끼긴 했지만, 어쩐지 점점 용기가 사그라드는 느낌이다.


그러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 배려와 도움이라는 감정도 경험해 보고, 만남과 이별의 시간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숙한 면모도 갖추게 된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다가온 폭풍우는 여전히 두렵기만 하다.


하지만 익살스러움으로 다가온 또 다른 친구 덕분에 곰은 비로소 제대로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고된 여행길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은 곰은 마침내 그곳에서 새로운 집을 갖게 되고, 자신의 길 위에서 진짜 사랑하는 것들과 함께 하게 된다.


우리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안온함 속에 살다가 문득 어떤 일을 계기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게 되고, 그 도전이 불러온 여러 어려움들을 겪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도달해 있는 그 길 끝에는 내가 찾는 내 모습이 거기 있지 않을까 한다.


때로는 불안함과 좌절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발 한 발 나아가다 보면, 그 속에는 새로운 인연과 새로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마 과거를 포함해 앞으로 경험하게 될 많은 것들은 나를 단단하게 하고, 나를 이루는 모든 것이 될 것이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이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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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카드 컬러링북 - 색칠할수록 편안해지는
마음책방 편집부 지음 / 마음책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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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마음 다스리는 방법으로 유행했던 컬러링북! 가지각색의 스케치 위에 나만의 색을 칠하며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어 더 좋았던 그 책을 이번에 다시 만나보았다.

과거에는 멋모르고 복잡하고 예쁜 스케치로 골라 색칠하느라 힘들어서 오히려 잠깐 하다 말았는데, 이번에 만난 컬러링북은 단순하고 눈에 쉽게 들어와 스트레스 풀기용으로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예전의 나처럼 컬러링북을 처음 사용해 보거나, 힐링을 위해 취미용으로 하고자 하는 사람, 치매예방을 위한 목적이나 단순한 동작을 통해 활발한 두뇌활동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적합한 단순한 디자인이라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29개의 타로카드 형태로 구성된 이 컬러링북은 애착, 완벽주의, 열등감, 불안감, 공허함, 베풂, 이별, 연애 등의 누구나 고민하는 마음을 담은 마음카드와 해당 단어를 설명하는 내용이 함께 표기되어 있다.

때문에 마음카드를 칠하는 동안, 스스로를 돌아보며 마음을 비울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 외에도 오롯이 색칠에 집중하는 시간을 통해 창작활동도 이어나갈 수 있다.

혹여 색칠하는 것에 자신이 없거나, 그림에 소질이 없어도 상관없다. 참고할 수 있는 마음카드가 함께 제공되기에, 따라서 칠해도 되고,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나만의 방식으로 개성 있게 표현하면 된다.


타로카드 형태의 디자인이라 호기심을 끌기도 하지만, 각 페이지마다 자리하고 있는 시선을 잡아끄는 스케치도 한몫을 한다.

순서 상관없이 그날그날 마음에 와닿는 스케치를 펼쳐놓고, 색연필, 사인펜, 크레파스, 파스텔, 수채화, 연필 등을 활용해 마음의 그늘을 지우고, 색색의 컬러를 입혀보면 어떨까?




색칠하다 보면, 더 많은 도구나 색칠 방법에 있어 욕심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이번에는 어떤 방법으로 칠해볼까? 어떤 컬러로 칠해볼까? 덕분에 홀로 있는 시간이 즐거워질지도 모르겠다.







단순한 디자인이라, 표현 방법에 따라 완전히 다른 디자인으로 탄생할 여지가 너무나 많다. 망설이지 말고 내 마음속에 간직한 로망이나 상상력을 맘껏 발휘해 보자!

오늘은 어떤 디자인을 선택해 볼까?





스케치만 들여다봐도 영감이 마구 떠올라 자꾸 페이지를 펼쳐들게 된다. 사랑으로 가득 채워진 바구니에 오늘은 어떤 옷을 입혀줄까?

모두 다 칠하지 않아도 좋다.
선, 면, 입체 표현 방식에 따라 내가 바라보는 스케치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태어날 테니, 그저 원하는 대로 슥슥 손만 움직이면 된다.


모처럼 잊고 있었던 나 홀로 조용히 즐길 수 있는 취미를 다시 발견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필요한지 너무 잘 알기에, 이 시간이 더없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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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소나타 1
최혜원 지음 / 맑은샘(김양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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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 같은 말랑하고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소설"



사람은 저마다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는다. 나 역시 그러한데,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읽다 보니 그만큼 읽는 목적 또한 다양하다. 정보 습득, 재미, 스토리 구상, 아이디어, 배움, 깨달음, 자아성찰 등등 덕분에 읽으면 읽을수록 더 책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이 중에서 오늘 소개할 책은 개인적으로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 주로 읽는 소설 분야로, 스토리에 푹 빠져들어 읽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복잡했던 머릿속이 조금은 정리되기 때문이다.


그런에 이런 소설 분야의 책들이 최근 들어 좀 많이 무거워진 느낌이다. 복잡한 사건과 이슈들을 쫓아가기 바쁘고, 사회, 정치, 여러 소재를 덧입히면서 분석하고 파악하기 바쁘다.


덕분에 복잡다난한 사회문제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동기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스토리에 빠져보고 싶은 때도 있다.


최근에는 그런 소설을 찾기 어려웠는데, 오랜만에 클래식한 소설 한 편을 발견하게 되었다. 전개 방식이나 스토리도 라이트하고, 그냥 가볍게 따라갈 수 있는 풋풋한 사랑 이야기라 더 반가웠던 것 같다.



아직 출간되지 않아 총 권수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이 책은 1권에 해당하는 책으로, 총 3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개도 빠르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내용이라 그저 스토리에 몰입해서 읽으면 된다. 특히 유명인과의 사랑 이야기는 한때 유행했을 만큼 빠져드는 매력이 있는데, 이 책 또한 유명 농구선수와의 사랑을 그리고 있어 풋풋한 옛 감성과 달달한 사랑 느낌을 함께 느껴봐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건, 전체 스토리를 한꺼번에 완독할 수 없다는 점이었는데, 어떤 책을 읽든 중간에 끊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더 그랬던 것 같다.


나중에 이어서 읽게 될 경우 처음에 느꼈던 감성이 휘발된 상태에서 다시 그 감성을 더듬어 가야 한다는 번거로움과 빠른 시일 내 후편에 손이 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약간 먹다만 느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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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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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수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대학생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 중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종종함


■이승규

-유명 농구선수

-2007년 KBL 연봉 순위 1위를 찍을 정도로 프로농구 선수 중 최고임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시고, 형과 함께 생활 중으로 형은 의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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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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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준

-은수와 집안끼리도 아는 지인이자 선배, 그리고 은수 학교의 교수

-은수와의 결혼을 꿈꾸고 있음


■민정

-은수의 엄마


■민숙

-은수의 이모


■영희

-미국 유학 중 만난 룸메이트로 같은 학교 사회학과를 전공한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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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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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없이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은수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종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한다. 그러던 중 미국 유학을 앞두고 4개월짜리 아르바이트를 찾지만 생각만큼 자리를 구하기 힘들다.


결국 지인인 유민 원장을 통해 영어 강사 혹은 개인교습 선생 자리를 부탁하게 되고, 이때 한 농구팀의(유니콘스 농구단) 기초영어강의 영어 선생 자리를 제안받게 된다.


그렇게 매주 목요일 3시간짜리 기초영어강의를 시작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소속 선수인 승규를 알게 된다. 계약 전 유명 선수인 승규와의 스캔들을 조심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데다 유학 준비로 바빴던 은수는 성실하게 영어수업을 이어나가게 된다.


그런데 처음 본 순간부터 어쩐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은수를 본 승규는 그녀를 관찰하기 시작하면서 매주 빠짐없이 그녀의 강의에 출석하게 된다.


외모, 나이, 패션, 태도 등을 하나하나 관찰하던 승규는 그녀의 인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표현했는데, 이것을 통해 승규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은수에게 빠져들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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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무뎌 보이거나 초라하지 않았다. 오히려 단아했고, 귀하게 보였다.

(...)

부드럽지만 힘이 느껴지고, 순수하면서도 우아한, 암튼 뭐로도 감춰지지 않는 그 아우라의 근원을 생각하다가 더 많이 그녀를 떠올리게 됐다.

4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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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녀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가던 중 마침내 그녀가 농구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과 유명 농구선수인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점이 약간 억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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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넘게 지켜보며 알아낸 것들을 가지고 최은수라는 여자를 추측해 보았다.

(...)

처음엔 자신에 대한 사적인 질문이나 관심도 원천 봉쇄하는 그녀를 보면서 치밀한 여우라고 생각했다.

(...)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여자는 그것과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됐다. 그녀가 언제나 한결같이 공부와 인연 없는 선수들을 유치원 선생님처럼 반복하며 가르치는 걸 보면서 그녀에게 적용했던 삐딱한 생각들을 바꿨다. 그녀가 농구에 대해 함구하는 것도 농구를 모르기 때문이다. 라고. 솔직히 이걸 받아들이는 게 가장 힘들었다.

4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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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그런 유명세가 귀찮기도 했지만, 자신이 관심을 가진 그녀가 정작 자신을 몰라본다는 것이 승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이다.


아마 승규 자신이 얼마나 농구를 잘하는지, 또 얼마나 많은 여자가 애달아서 바라보는 인기 많은 남자인지를 안다면 그녀가 자신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던 것 같다.


은수의 이런 태도 때문에 승규는 그녀의 수업 시간에는 유명 선수에게 편중되는 관심 또는 지나친 배려 같은 것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이후에도 은수를 향한 승규의 관찰은 지속되는데, 어느 날 갑자기 강의실로 들어온 비둘기로 인해 그녀가 새를 무서워한다는 점도 알게 된다. 승규는 빠짐없이 강의에 나와 그녀를 관찰하는 자신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설레었는데 이것을 감추기 위해 수업 시간 내내 무표정하고 무관심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화난 사람처럼 한번 다문 입은 좀처럼 열지 않았다.


그러다 강의를 듣던 한 동료 선수가 그녀의 신상에 관한 질문을 하게 되고 이에 은수가 답하게 되면서 승규는 충격을 받게 된다. 그녀가 예상했던 것보다 어린 나이였다는 것이 상당히 쇼킹하게 다가왔고, 여기에 더해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라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에 대한 호기심을 놓을 수 없었던 승규는 종종 그녀를 찾아가 개인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호감을 표하게 된다. 그러다 그녀가 강의 종료 후 미국으로 유학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를 위해 마음과는 다른 잊겠다는 말을 전한다.


하지만 결혼관이 바뀔 만큼 마음으로는 절대 그녀를 놓을 수 없었던 승규는 결국 보고 싶은 마음을 참지 못하고 은수가 알려준 메일 주소로 메일을 보내게 된다.


그렇게 메일과 전화, 그리고 잠시 잠깐의 만남을 통해 그들은 마침내 연인이 되고 마음을 키워나가게 된다. 여기에 어린 시절부터 가까이 지냈던 선배이자 대학교수인 성준까지 더해지면 이들의 엇갈린 인연이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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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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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규는 한 방울씩 떨어져 그의 몸 구석구석을 치료하고 채워주는 이 주사액이 형의 마음인 걸 잘 알고 있다. 이런 사랑을 받으며 살아온 자신이 억세게 운 좋은 놈이라는 것도.

4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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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지만 서로 바쁜 일정 탓에 자주 보지 못하는 형제는 서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서로를 챙기고 아낀다.


승규는 의사인 형이 한 번씩 링거를 놔주는 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자 표현임을 알기에 기꺼이 감사해 하며 링거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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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헤어짐으로 점철된 승규의 연애사는 화려하고 요란했지만, 결혼까지 언급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승규는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엄마도 여자 형제도 없이 자랐고, 10대의 순정으로 따라다닌 여자친구조차 없었던 승규에게 여자는 엄마처럼 그립지만 닿을 수 없는 막연한 존재다.

(...)

어려운 대상...

승규는 그 알 수 없는 존재와 한 공간에서 살아야 하는 결혼이 그래서 싫었다.

7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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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세 덕분에 여자들이 끊이지 않았고, 쉬는 타임에는 종종 여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진짜 마음은 준 적이 없는 승규는 여성의 존재가 그저 어렵고 막연하게만 다가왔다.


그랬기에 그에게 있어 결혼은 먼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었는데, 그런 그에게도 어느새 가까이하고 싶고 결혼을 떠올리게 하는 그녀가 나타났다. 최은수, 바로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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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지랄 같은 그 비만 쏟아지지 않았어도, 무섭다며 내 옷소매를 붙잡지만 않았어요, 내 추리닝 입은 모습이 그렇게 이쁘지만 않았어도, 아주 잠깐 내 품에 머물렀던 그녀를 지울 수만 있었어도.... 난 깨끗이 정리하려고 했었다. 맹세코...

7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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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남학생이 좋아하는 여학생을 떠올리는 듯한 약간의 유치함과 설렘을 엿볼 수 있는 문장으로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다.


더불어 승규 눈에 은수가 어떻게 보이는지, 어떤 필터가 씌워져 있는지를 통해 승규가 얼마나 푹 빠져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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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규는 이루마 곡을 말하는 은수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루마 때문이 아니라 예쁘게 움직이며 소리 내는 입술에 닿고 싶고, 그의 마음마저 챙기는 따뜻함에 담기고 싶어서.

(...)

저토록 고운 여자랑 나란 놈이 뭘 할 수 있을까...

88~8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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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규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은수에게 강렬하게 끌리면서도 막상 스스로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인지 이성을 놓고 강하게 치달으는 수컷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순간 멈칫하는 모습들을 목격할 수 있다.


자신의 끓어오르는 본능을 어쩌지 못해 주먹으로 문을 치거나 열을 식히기 위해 베란다에서 몇 시간을 죽치고 있는 모습을 통해 한창 피 끓는 청년의 모습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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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는 전화를 꺼 놓은 것으로 자신의 의중을 분명히 했다.

(...)

결국, '시작조차 못 한 거다'라는 사실에 승복한 승규는 패배의 기운을 씻어 낼 곳이 필요했다. 나긋나긋한 애교와 열화와 같은 환영이 넘쳐나는 곳으로 찾아가 향기로운 술과 감미로운 멜로디에 기대 웃고 있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그녀를 대신할 그 어떤 것도 찾지 못할 거라는 걸.....

10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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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를 만난 후로 승규는 더 이상 여자들과 향락에 빠져 살지 않는다. 예전 같으면 감정이 이끄는 대로, 마음껏 열기를 뿜어내며 나이트클럽이나 술에 진탕 빠져 살았을 텐데 그것이 결코 해법이 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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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날개를 펴고 비행을 기다리는 델타 에어 라인을 본 은수의 뇌리에는 애틋했던 이별과 불편했던 고백은 지워지고, 오직 저 커다란 환상의 새가 데려다줄 그곳으로 뜻하는 바를 해내고 말겠다는 마음뿐이다.

(...)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게, 끝나면 후딱 와야 해.' 이 말이 하고 싶어 달려갔던 건데, 난데없이 마음을 접겠다고 한 건..... 어차피 보내 줄 거, 마음 편히 가게 해주고 싶어서였어. 잘 가고, 잘 지내!

은수를 보내고 승규는 불 꺼진 방구석에 무너지듯 앉았다. 커튼이 드리워진 캄캄한 어둠에 안기고서야 그는 가슴에 박아 뒀던 말을 쏟아내며 울었다.

1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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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떠나는 은수와 남겨진 승규의 심정을 대변하는 문장을 통해 대조적인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은수는 자신을 향한 두 남자의 구애는 저 멀리 제쳐두고 미래를 향한 기대감만을 가지고 미국으로 향한다. 반면,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은 하지 못한 채 그녀를 위한 말만을 남기고 돌아온 승규는 어둠 속에 잠기고서야 차마 내뱉지 못한 말을 쏟아내며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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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는다고 했고, 그래서 접으려고 하는데, 그게 안돼. 은수, 넌 말이야, 하나뿐인 단 하나뿐인 내 꺼거든.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미치게 갖고 싶은 내 꺼...."

15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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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감정일지언정 당시 은수에 대한 감정이 새삼 깊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문장이다.


이를 통해 은수를 향한 갈망과 집착, 소유욕을 엿볼 수 있었는데, 은수보다 오히려 승규를 통해 애달픈 사랑의 감정을 더 많이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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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는 지금까지 봐왔던 것처럼 결혼 후에도 홍성준과 무난하게 살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어렴풋하게 하고 있었다.

그랬던 은수의 결혼관이 미묘한 감정이 생겨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

그래서 그녀와의 결혼을 당연하게 말하는 성준이 불편했고, 가까이 온다고 하면 지금처럼 은수의 가슴은 답답해졌다.

16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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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나 지인 그 이상의 감정은 없었지만, 오래도록 알고 지내면서 그렇게 결혼까지 연결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은수의 심경에도 결혼에 대한 변화의 바람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바로 승규에 대한 감정을 깨닫게 되면서부터인데 때문에 종종 일상의 대화처럼 건네는 프러포즈의 말이나 결혼을 이야기할 때면 은수는 불편함과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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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치유되지 않는 상처가 어딨어? 좀 빠르고 더딘 건 있겠지만 결국엔 다 아무는 게 상처인걸. 살아 봐요. 내 말이 맞다는 걸 알게 될 테니."


승규의 이 말이 이상하게 위로가 됐다. 처음이었다.

28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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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연습하지 못하고 치른 테스트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예상한 은수는 눈물을 보이게 되는데, 그 순간 짠! 하고 나타난 승규는 그녀를 향한 진심 어린 위로의 말을 건네며 힘을 북돋아 준다.


세상 처음 위로를 경험한 그녀는 덕분에 가라앉아 있었던 기분도 회복하고 승규와 함께 모처럼 좋은 시간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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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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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농구선수와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있는 여대생의 사랑 이야기는 말 그대로 풋풋함을 선사한다.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오는 꽃향기 속에 녹아든 설렘과 애틋한 사랑에 저도 모르게 다가가 풍덩 빠져들게 만든다.


주인공인 승규와 은수는 과거 남성성과 여성성을 대변하던 이미지를 그대로 떠올리게 하는데, 살펴보면 이렇다.


승규는 유명 농구선수라는 타이틀을 통해 역동적이고 활동적인 모습에 더해 수컷의 남성성을 과감 없이 보여준다. 반면 은수는 바이올린 전공자와 대학생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부드러움과 단아함 등의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클래식한 남성성과 여성성의 느낌을 더한다.


여기에 더해 여성에 대한 경험은 많지만, 가장 사적인 부분에서 여성이 부재함으로써 승규는 은수를 통해 첫사랑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때문에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거나 그가 은수에 대해 표현하는 장면에서는 순수함과 열정이 엿보인다.


반면, 은수는 남성에 대한 경험은 없지만, 자신에 대한 일이나 현실적인 부분에서는 지극히 성숙하고 굳건한 모습을 보여준다. 부지런히 아르바이트를 하고, 공부나 바이올린 연습도 꾸준히 하며 자신만의 커리어를 조금씩 쌓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인지 은수는 누군가에게 기대거나 위로를 받는 일이 드물었고, 승규는 사적으로 여성에 다가가는 것이 서툴고 어려웠다. 그러던 둘이 만나며 이들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워주기 시작한다.


서툴지만 풋풋한 사랑 이야기에 기대감이 샘솟다가도 여러 조건들로 난관이 예상되는 가운데, 과연 이들의 애틋한 사랑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궁금해진다.


뜨거운 여름날, 더위를 잊을 이야깃거리로, 지루한 일상에 시간을 때울 이야깃거리로 이만한 이야기도 없다는 생각을 하며, 하루빨리 2편이 나오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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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말 - 인생을 살아내기 위한 철학, 에센셜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가나모리 시게나리 엮음, 김재현 옮김 / 빅피시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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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를 알게 된 이후 그의 철학에 깊이 매료되면서 그가 쓴 책들을 이것저것 찾아 읽게 되었는데, 이 책 또한 그중 하나라 할 수 있을 것 하다.

그를 수식하는 말 중에는 독설가라는 말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가감 없이 이야기하는 그의 철학과 사상들이 분명하고 솔직해서 더 좋았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뭉뚱거리거나 애매모호한 자세를 취하게 되면,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여지기도 하는데, 쇼펜하우어의 말들은 명료하고 군더더기가 없어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오히려 뼈 때리는 말들에 잠시 정신이 혼미해질지언정, 뒤가 구리거나 음흉하게 느껴지지 않아 '아프지만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어 준다.

오늘날 여러 방면에서 적용하고 공감할 말들이 많아 더 의미 있게 다가왔던 <쇼펜하우어의 말>을 이제부터 소개해 보려 한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각 장의 주제에 따른 쇼펜하우어의 말을 키워드에 따라 핵심 문장만을 정리해서 모아 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어렵지 않게 그가 추구하는 철학과 행복, 위로의 문장을 만나볼 수 있다.

사이즈나 두께도 딱 적절한 형태라, 언제 어디서든 가지고 다니며 읽기 좋은 책이다. 또 핵심 문장만으로 담았기에 키워드별 페이지도 한 페이지를 넘어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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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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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쇼펜하우어의 책 중 그의 중심 사상을 엮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와 그의 인생사를 집대성한 <소품과 부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인생에 유익하다고 생각되는 명언을 주제별로 정리한 책이다. 덕분에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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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사는 게 원래 힘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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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산다는 것은 괴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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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생기는 문제와 씨름하는 게 삶의 본질이다

인간은 기대와 욕구가 구체화된 존재이며, 무수한 욕망의 덩어리다. 이러한 욕망을 품은 인간은 살면서는 오직 자기 자신의 욕망과 고통만을 선명하게 느낄 뿐, 그 외의 모든 것을 제대로 알아차릴 수 없다. 그렇기에 욕구나 고통을 극복하기 어렵다. 이렇게 매일 생기는 난제들과 씨름하며 근근이 살아가며 걱정에 휩싸이는 것이 인간 삶의 본질이다.

(3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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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살아야 할까?'라고 생각하기 보다, 매일 생기는 문제들을 마주하고 해결해 가며 사는 삶이야말로 우리 삶의 본연이라 생각하면, 삶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쯤 누그러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산다는 것이 이렇게 매일 투닥거리며 사는 거라는데 이보다 더한 위로가 어디 있을까? 오늘도 우리는 여지없이 난제들과 씨름하며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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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불행의 차이

"많이 웃는 사람은 행복하고, 많이 우는 사람은 불행하다."
이 단순한 진리 때문에 이 문장을 잊을 수 없었다.

(3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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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가? 해답은 여기에 있다. 많이 웃는 사람이 될 것인가 아니면 많이 우는 사람이 될 것인가!


[욕망] 매일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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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내 작은 행복을 위해 남의 모든 행복을 뺏는 존재다.

이기주의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은 사람들이 법과 질서에서 벗어난 직후다. 토머스 홉스가 말했듯이 이때는 모든 다툼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각 개인은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손에 넣고자 타인의 것을 빼앗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행복을 아주 조금 늘리려고 남의 모든 행복을 빼앗거나, 전 재산까지 파괴하려는 자도 종종 나타난다. 이것이야말로 이기주의 그 자체다.

(4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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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우리는 뉴스와 각종 매체를 통해 쉽게 사람들의 이기적인 순간을 목격하고는 한다. 법과 질서가 있는 세상에서도 이럴진대, 없을 때 벌어질 일들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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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이 분명해야 하는 이유

애매한 목표는 반드시 권태로 이어진다.

(5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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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순간 '해야 하는 것'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의 경계는 불명확해진다. 이 때문에 쉽게 미루거나 게으른 행태가 지속된다.

삶이 권태로운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명확한 목표부터 세워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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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행복을 느끼려면

세상에서 말하는 행복은 반드시 괴로움이나 결핍을 경험한 뒤에야 오기 마련이다. 또 행복을 얻은 후에도 후회, 고뇌, 허무함, 불쾌감이 뒤따른다. 그러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접한 후 얻는 행복은 전적으로 순수하다. 다만 이 순수한 행복은 생애 내내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극히 한순간을 충족시킬 뿐이다.

(5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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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뭉뚱그려 말하지만, 행복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우리가 흔하게 말하는 행복은 시련 뒤에 오는 행복으로, 행복 후에는 또다시 허무함이나 후회 등이 뒤따른다.

반면, 순수한 행복은 앞뒤에 다른 감정을 동반하지 않지만, 지극히 짧은 순간에 찾아왔다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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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온전히 자기 의지대로 살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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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중심이 없는 인생은 타인에게 영원히 휘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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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말은 행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생각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 보라. 타인의 평가는 우리의 행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타인의 생각에 휘둘리지 마라.

(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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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잘못된 판단이나, 추켜 세워주는 듯한 기분에 도취되어 우리는 종종 타인의 말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다고 착각하고는 한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것은 그저 휘발되는 잠시 잠깐의 만족감일 뿐이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타인의 생각에 휘둘리기보다 내면에 더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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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자신의 생각과 의지로 살라

인생은 자신의 생각과 의지로 살아가는 것이고, 타인의 평판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는 단순한 진실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좀 더 행복해질 것이다.

(6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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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바라기 전에 내 삶의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자. 이것만으로도 잃어버린 행복의 많은 부분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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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객관화가 더 중요하다

내가 남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지를 신경 쓰지 말고, 스스로의 가치를 냉정하게 평가하라. 그쪽이 행복해지는 데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다.

(6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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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불행한 이유 중 하나는 나의 시선으로 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닌, 타인의 눈에 내가 어떻게 보일지를 신경 쓰기 때문이다.

눈치 보는 것은 이제 그만 두자!


[성공] 당장의 결과에 연연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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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비슷한 것에 끌린다

누구나 자신과 동질적인 면만을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다. 평범한 자에게는 평범한 것, 저속한 자에게는 저속한 것, 산만한 자에게는 혼란한 것 그리고 아둔한 자에게는 무의미한 것이 동질적인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자신과 완전히 비슷한 것을 가장 마음에 들어 한다.

(7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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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나의 취향이나 기호를 한번 살펴보자. 내가 좋아하는 것과 끌리는 것이 곧 나를 대변하는 것들이다. 비슷하기에 끌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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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박수받기를 기대하지 마라

남에게 박수받는 게 중요한 사람일수록 사실 박수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에 가깝다.

(8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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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나 권력욕을 탐내는 사람들을 보면 자신만이 가진 진짜 무기가 없기에 보여지는 것에 더 집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밖에 내밀 수 있는 게 없기에 더 원하는 것이다.

반면, 타인과 차별화되는 나만의 무기를 가진 사람들은 그런 것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 이미 나 자체로 충분하기에 굳이 그 이상을 바라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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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명성은 어디까지나 이차적인 것으로, 경탄의 원인은 경탄 그 자체보다 더욱 가치가 있다. 진정으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명성이 아니라 무엇으로 명성을 얻었는가 하는 것, 즉 업적 그 자체에 있다. 더 정확하게는 그 업적을 만들어낸 그들의 사고 방식이나 능력에 있다.

(8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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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 보내는 경탄이나 평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 가진 가치와 직접 만들어낸 결과물에 있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성취와 만족을 얻는다.


[관계] 서로 견딜 수 있는 적당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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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사람들 사이에 있지 마라

어리석은 사람들 가운데 올바른 통치력을 갖춘 인물이 존재한다면 그는 온 동네 시계탑이 모두 고장난 도시에서 홀로 바르게 움직이는 시계와 같다. 그의 시계만이 올바른 시각을 나타낼 것이다. 하지만 이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온 세상은 물론 자신의 시계만이 올바른 시각을 가리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조차 잘못된 시계에 맞춰져 생활하게 되는데 말이다.

(9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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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시각,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싶다면 그만큼 환경이 중요함을 이르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말로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라는 시조를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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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한 호의를 베풀면 쉽게 본다

인간은 너그럽게 대하면 버릇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어린아이를 닮았다. 따라서 누구에게는 너무 관대하거나 다정해서는 안된다.
(...)
친구에게 과한 친절과 호의를 베풀면 오히려 그가 상대를 쉽게 여겨 결국 파국을 초래한다.

(9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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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 있어 참고하면 좋을 글귀다. 의외로 사람들은 호의가 지속되면 권리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과한 친절과 호의는 피하자.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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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일수록 마음을 숨겨라

만약 정말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그 마음을 숨겨라. 사람 사이에서의 우월감은 '어떤 경우에도 당신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신할 때 생긴다. 그러므로 상대에게 때때로 '당신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때 오히려 우정이 돈독해진다. 때로는 상대방에게 약간 무관심한 태도를 취해도 좋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탈리아 속담에는 "존경하지 않는 자가 존경받는다"라는 말도 있다.

(9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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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 사이에도 적절한 밀당과 비밀은 필요하다. 아무리 친해도 너무 많은 것을 내어주면 되려 상대방이 우월감을 가지고 나를 업신여길 수 있다.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싶은가? 그렇다면 상대방에게 너무 의지하기보다 때때로 홀로서는 모습을 통해 상대방이 약간의 긴장감을 갖도록 하는 것은 필수다.


[돈] 어떻게 소유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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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은 돈도 쓸모가 있다

사기당한 돈만큼 효과적으로 쓰인 돈은 없다. 평생 얻기 어려운 현명함을 그 대가로 주기 때문이다.

(11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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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주는 인생 교훈을 잘 활용하면, 그 대가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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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나를 지키면서 원하는 인생을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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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 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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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남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가능하면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는 반박하지 않는 게 좋다. 왜냐하면 사람을 화나게 하는 것은 쉽지만, 상대의 생각을 바꾸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11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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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통해 굳이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 대화를 이어가거나 내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열을 올릴 필요가 전혀 없음을 느낀다.

어차피 상대의 생각을 바꾸기란 불가능에 가깝고, 말을 이어갈수록 서로 기분만 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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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친절을 경계하라

거짓된 친절과 어리석은 우정은 두고두고 조심해야 한다. "사랑하지도 말고, 미워하지도 말라"라는 말이 처세술의 절반이라면, "아무것도 말하지 말고, 아무것도 믿지 말라"가 나머지 절반이다.

(1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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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거짓 친절과 어리석은 우정으로 상처받거나 곤란해지는 상황에 처할 때가 있다. 이런 것을 겪고 싶지 않다면 타인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는 일은 자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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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쉬이 드러내지 마라

분노나 미움을 말이나 표정으로 드러내는 것은 쓸모없고, 어리석고, 우스운 일이다. 따라서 이런 감정은 드러내지 않는 게 좋다. 분노나 미움을 완벽하게 드러내지 않을수록 잘못된 행위는 더 자명하게 보인다.

(12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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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어쩌면 상대방에게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하는 일이나 다름없다. 그러므로 특히 분노나 미움의 말이나 감정은 가급적 드러내지 말자. 이것이야말로 삶을 살아가는 현명한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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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할 때는 흥분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이 내 판단을 믿게 하려면 냉정하게 말해야 한다. 모든 격렬함은 의지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주장할 때 흥분하면 사람들은 당신이 이성적으로 판단했다기보다 들끓는 감정에 따라 판단했다고 여길 것이다.

(1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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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화가 나는 일을 겪을 때는 감정을 컨트롤하는 게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흥분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 말에 신뢰성을 더하기 위해, 내 말에 힘을 싣기 위해 주장할 때는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잊지 말자.


[대화] 내가 말한 것이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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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우정은 원래 얻기 어렵다

진정한 우정은 상대방의 행복과 불행에 대한 객관적이고, 완전히 무심한 관심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관심은 자신과 친구와 동일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한 우정을 방해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둥지를 틀고 있는 이기심이다. 그러니 진정한 우정이란 거대한 바다뱀처럼 지어낸 이야기이거나, 그 존재를 알 수 없는 희귀한 것이다.

(14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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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일평생 진정한 우정을 갖기를 원하지만, 이것은 실상 얻기 어려운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에 대해 객관적이고 집착적이지 않은 관심이 필요한데, 사람은 이기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어 이것이 유지되기 쉽지 않다.

상대방이 잘되고 있다고 판단되면 시기, 질투하는 마음이 샘솟거나 반대의 경우 무시하거나 업신여기는 마음이 싹트기 때문에 진짜 상대방을 마음으로 위해주는 마음을 가진 진정한 우정은 존재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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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일에 집중하라

먼 미래보다 눈앞의 일과 행동에 집중해야 한다.

(1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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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먼 미래를 보며 나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보다 중요한 것은 눈앞의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 성공으로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현재에 충실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독] 고독 가운데서야 진짜 나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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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때우는 사람, 시간을 활용하는 사람

평범한 사람은 그저 어떻게든 시간을 때울지 생각만 하고, 재능이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주어진 시간을 활용하려 한다.

(16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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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를 보면 평범한 사람인지, 재능이 있는 사람인지 판단할 수 있다. 스스로 되물어보자! 나는 어떤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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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는 것은 그 자체로 훌륭하다

삶은 어떻게든 끝내야 하는 어려운 과제나 다름없다. 그래서 인생을 견뎌내는 것은 그 자체로 멋진 것이다.

(16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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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단한 성과를 내서가 아니라, 그냥 삶을 견뎌내는 것 자체로도 당신은 이미 훌륭한 사람이다. 그러니 너무 낙심하거나 좌절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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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이 알려주는 것

현명한 사람은 고독한 상태에서 자기를 직면할 때 자신의 진짜 모습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

(1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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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있는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야말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다. 고독은 외로움을 느끼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제대로 직면하는 시간이다.

그러므로 때때로 고독한 시간을 즐겁게 즐겨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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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원천

기쁨의 원천을 자기의 내면에서 발견하는 사람일수록 행복해진다.

(17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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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멀리에 있지 않다. 내면에서 행복의 요소를 찾으면 누구보다 행복할 요소가 많다. 덕분에 더 자주, 저 많이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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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그럼에도 우리를 위로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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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살아 있어야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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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받아들이는 자세

중요한 것은 일어난 일 그 자체가 아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인생에 닥치는 모든 일보다 중요한 것은 받아들이는 자체다. 행복과 평온은 내면에 달렸을 뿐, 그 외의 것은 중요하지 않다.

(1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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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났든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좋은 일도 나쁜 일이 될 수 있고, 나쁜 일도 좋은 일이 될 수 있다. 마음의 평온과 행복을 찾고 싶다면 벌어진 일에 대해 마음가짐을 달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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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해야 삶이 존재한다

행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고, 그다음 중요한 것이 삶의 지탱하는 본질적인 자산인 '고상한 인격', '뛰어난 두뇌', '명랑한 마음'이다. 명예, 영광, 지위, 명성 등은 본질적인 자산과 경쟁할 수 없으며, 대체할 수도 없다. 오히려 명예, 영광 같은 것들은 망설임 없이 버릴 수 있어야 한다.

(18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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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할 때는 건강을 제외한 다른 것에서 삶의 우선순위를 생각하지만, 정작 건강을 잃어보면 건강이 삶에 가장 우선순위임을 깨닫게 된다.

건강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건강해야 삶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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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좋지 않으면 쉽게 감정이 상한다

행복은 기분과 건강 상태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같은 일을 겪어도 건강하고 차분할 때와 몸이 좋지 않고 언짢을 때의 감정을 비교하면 잘 알 수 있다. 즉, 행복과 불행은 결국 건강에 달렸다.

(19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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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경험해 보면 즉시 알게 되는 것이 있는데, 건강이 감정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건강하면 웬만한 일에 크가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작은 일에도 쉽게 흔들리고 감정이 좌우될 수 있다.

결국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건강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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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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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말 중에서 깨달음과 공감이 가는 문장들을 우선으로 선정해 보았다. 이 중에서도 유독 더 눈에 들어왔던 부분은 1장에서 말하는 '사는 게 원래 힘든 이유'와 키워드로는 '관계', '태도', '고독', '건강'에 대한 문장들이었다.

이 문장들을 통해 행복한 삶을 위해 무엇을 우선순위에 둬야 하는지, 또 어떤 것들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덕분에 오늘보다는 더 나은 내일이 기대된다.

<쇼펜하우어의 말>을 읽다 보면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어려워하고 고민하는 주제는 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200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어떤 면에서는 미스터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말과 책이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오늘을 헤쳐나갈 용기와 지혜를 얻을 수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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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변의 법칙 - 절대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23가지 이야기
모건 하우절 지음, 이수경 옮김 / 서삼독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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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동이 반복되는 것이다.


-볼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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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코앞에 닥친 일을 수습하느라 바쁜 근시안적 시야를 가진 이들에게 전하는 충고이자 조언을 담고 있는 이 책은 거시적 시야를 갖기 위해서는 불투명한 미래에 집중하기 보다, 오히려 과거를 통해 변하지 않는 것들에 집중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전한다.


수백, 수천 년이 흘러도 공자나 맹자, 철학자들이 남긴 말과 글에서 여러 문제의 해답을 찾 듯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고, 결국 이 특성을 통해 인간의 행동양식과 반복 패턴을 알게 되면 불안감에서 벗어나는 한편,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말한다.


저자가 발견한 세월이 흘러도 영원히 변치 않을 <불변의 법칙>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또 이것들을 어떻게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영원히 변하지 않는 인간 불변의 법칙이 담긴 23개 이야기로 구성된 이 책은, 흥미로운 역사 스토리와 일화들을 통해 재미있고 쉽게 내용을 전한다.


더불어 각 23개의 장이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언제 어느 페이지를 펼쳐봐도 무방하다. 덕분에 끌리는 장부터 읽거나 시간이 될 때 틈틈이 읽어도 상관없다. 각 장의 페이지 또한 길지 않으니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만약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통해 세상사의 이치와 변하지 않는 특성, 그리고 인간의 변하지 않는 행동 방식을 먼저 파악해 보자. 후에는 현재 당신의 모습과 세상의 모습을 조금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후에는 다가오는 미래를 위해 어디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 어떻게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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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토록 아슬아슬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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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과 우연에 이토록 취약한 세상에서 나는 두 가지를 늘 기억하려 애쓴다.


하나는 특정한 사건이 아니라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토대로 예측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 책의 전제이기도 하다. 앞으로 50년 후에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때도 여전히 사람들이 탐욕과 두려움에 지배 당하고, 기회와 리스크, 불확실성, 집단 소속감, 사회적 설득에 반응할 것이라는 사실은 장담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사건은 나름의 후속 결과를 낳고, 이는 또다시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앞일을 예측하기가 지독히도 어려운 것이다.


내가 기억하려 애쓰는 또 다른 하나는 열린 상상력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즉 현재 상황을 뛰어넘어 늘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돈과 마찬가지로 사건도 복리 효과를 낸다. 그리고 복리 효과의 가장 주요한 특징은 미약하게 시작된 뭔가가 나중에 얼마나 거대해질 수 있는지를 처음에는 직관적으로 느낄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영향을 줄 수 있는 크고 작은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토대로 예측하게 되면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패턴을 가지고 움직이기에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더불어 다양한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고 열린 상상력을 가지고 있다면 보다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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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보이지 않는 것,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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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뉴스, 가장 큰 리스크, 가장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는 사건은 늘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다. 바꿔 말하면 이렇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거나 낮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잠재 리스크를 파악하는 정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만약 가장 큰 리스크가 뭔지 안다면 뭔가 대비책을 세울 테고, 대비책을 세우면 그 일은 덜 위험한 것이 된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곧 위험한 일이다. 그래서 리스크를 결코 완전히 정복할 수 없는 것이다. 장담하건대, 앞으로도 여전히 그럴 것이다.


예측할 수 없다는 속성이 리스크를 위험한 것으로 만든다. 중요한 것은 현실에 대한 우리의 관점과 지식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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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왜냐하면 대비책을 세우는 일은 리스크에서 덜 위험한 것으로 분류될 수 있지만,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은 늘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고 결국 이것이 가장 큰 위험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위험요소를 완전히 없앤다는 생각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관점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빨리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어쩌면 더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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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대치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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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두 가지를 명심하는 것이 좋다.


첫째, 부와 행복은 두 가지 요소로 이뤄진 등식임을 항상 기억하자. 두 가지란 당신이 '가진 것(현실)'과 '기대하는 것(기대치)'이다. 이 둘은 똑같이 중요하다. 따라서 가진 것을 늘리는 데에는 엄청난 노력을 쏟으면서 기대치를 관리하는 데에는 거의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둘째, 기대치 게임의 원리를 이해하라. 기대치 게임은 결국 멘탈 게임이다. 누구나 낙담하고 스트레스를 겪는다. 동시에 모두가 할 수밖에 없는 게임이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게임의 규칙과 전략을 알아둬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자신과 세상을 위해 발전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하지만 대개의 경우 사실이 아니다. 정말로 원하는 것은 기대한 것과 실제 결과의 차이를 경험하는 일이다. 즉 우리는 기대한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 만족과 성취감을 느낀다. 그리고 이 등식에서 기대치 부분은 중요할 뿐 아니라 현실 상황보다 더 쉽게 통제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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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항목은 행복을 좇지만 따라잡을 수 없어 절망하고 있는 이들이 알아두면 좋을 내용으로, 기대치와 현실의 법칙을 이해하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행복과 만족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좌절하고 실망하는 이유는 기대한 것보다 더 나쁜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기대치를 낮춘다면 작은 결과물로도 충분히 만족을 얻을 수 있다.


특히 현실 상황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많기에,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기대치를 조절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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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간, 그 알 수 없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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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한 가지에서 비정상적으로 뛰어난 사람은 다른 어떤 것에서는 비정상적으로 형편없는 경향이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그런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마치 그들의 뇌는 지식과 감정을 수용하는 용량이 제한돼 있어서, 한 부분에서 비정상적으로 뛰어난 능력이 발휘되는 대신 성격의 다른 부분이 희생되는 것 같다.


당신은 부러운 누군가의 행동, 욕망, 가족, 행복도, 인생관, 자아상까지 빠짐없이 포함해서 그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의 24시간을 기꺼이 그대로 살 의향이 없다면, 그의 인생 및 정체성과 당신의 것을 통째로 바꿀 의향이 없다면, 그를 부러워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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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완벽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가만히 살펴보면 어딘가 비정상적인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뛰어나면 뛰어날수록 다른 부분에서는 형편없는 경우가 많은데, 만약 누군가를 동경하거나 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뛰어난 부분뿐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못난 부분까지 수용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등을 예로 들 수 있는데, 그들을 부러워하기 보다 그냥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더 발전시켜 성장시키는 것이 어쩌면 더 의미 있는 행동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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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확률과 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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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는 이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미래를 바라보는 정확한 관점을 원한다고 믿지만, 사실 그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확실성이다.


"경기 불황이 시작될 가능성이 60퍼센트다"라는 말은 고통을 별로 줄여주지 못한다. 어쩌면 오히려 고통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올해에 경기 불황이 찾아올 것이다."라는 말은 사람들에게 꽉 붙잡고 의지할 수 있는 뭔가를 제공한다. 미래를 통제할 수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사람들은 일어날 수도 있었을 다른 결과에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우리는 좀처럼 그러지 않는다. 우리는 확률과 불확실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확실성은 너무나 소중해서 사람들은 그것을 얻으려는 시도를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대다수 사람은 만일 미래가 얼마나 불확실한지 확실히 깨닫는다면 하루를 시작할 의욕조차 생기지 않을 것이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고통스러운 결과를 겪게 된다면 그 일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확률 따위는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늘 경계하고 집중해야 할 것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치명적인 리스크다. 예컨대 조종사가 1만 번의 비행 중 단 한 번 추락하는 것은 치명적 리스크다.


그러나 우리는 확률과 큰 숫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상적이고 필연적인 리스크, 확률적으로 볼 때 언제고 일어나게 되어 있는 리스크에 과도하게 민감해진다. 인간은 지금까지 늘 그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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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어떤 전망을 내놓거나 예측을 하는 경우 보통 사람들은 정확성을 요구한다. 스스로 확률을 토대로 사고하려 하기보다 타인의 결정이나 예측 결과를 이분법적으로 '맞는지 아닌지'를 판단하기에 더 바쁘다.


그 이유는 어쩌면 확률과 불확실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렇기에 언제고 일어날 수 있는 리스크에 그토록 민감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만약 확률을 따져보고 언제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판단되어 미리 준비할 수 있는 대처능력이 있다면 리스크에서 보다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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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뛰어난 스토리가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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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스토리에는 긍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힘이 있다. 사실적 정보와 수치를 제시할 때는 외면당하던 주제라도 스토리를 가미하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당길 수 있다.


또 스토리는 타인을 설득할 때만 요긴한 것이 아니다. 당신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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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주는 힘은 생각보다 꽤 크다.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으로 풀리지 않던 것들도 이야기를 통하면 풀리는 경우가 많다. 필요할 때는 스토리를 가미해 나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도 설득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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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통계가 놓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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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감정과 느낌과 두려움이 있다. 그것들이 우리의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그것들은 측정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지금까지 늘 그래왔다. 인간은 늘 감정과 비합리성에 지배당했다. 그리고 앞으로 그럴 것이다. 어떤 투자 대상이나 기업이든, '현재의 숫자'에 '미래에 관한 스토리'를 곱한 결과가 그것의 가치다.


경제적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유용성이나 이윤이 아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사람들이 원하느냐 원하지 않느냐가 중요하다. 경제와 관련한 수많은 행동 및 의사결정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은 결국 인간의 욕구와 감정이다. 때때로 그러한 감정 요인을 분석하거나 예측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측정할 수도, 예측할 수도, 모델을 수립할 수도 없는 그 한 가지가 모든 비즈니스와 투자 활동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다. 군에서도, 정치에서도, 직업 선택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통계와 계산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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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무언가가 결정된다고 생각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대부분 무언가를 결정짓는 요인은 결국 인간의 욕구와 감정에서 기반함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측정할 수도, 예측할 수도 없는 항목으로, 때문에 세상에는 통계와 계산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너무나 많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어쩌면 이성적으로 무언가를 이해하려는 행동이 어려운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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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평화가 혼돈의 씨앗을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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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고 시장이 민감해진 상태는 풍전등화와 같다. 아주 작은 사건이나 변화로도 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 아이러니는, 시장이 절대 폭락하지 않을 것 같을 때 폭락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는 사실이다.


시장이 안정돼 있다는 믿음이 낳은 '똑똑하고 합리적인' 행동이 자산 가격을 높이고, 그렇게 높아진 자산 가격이 불안정성을 초래한다. 안정성이 불안정성을 낳는 것이다. 또는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이렇다. 평화가 혼돈의 씨앗을 뿌린다.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혼돈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는 평화.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비극이 벌어질 가능성을, 비극의 결과를 과소평가하게 한다. 사람들이 가장 안전하다고 느낄 때 상황은 가장 위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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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다고 느끼는 순간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은 결국 우리가 방심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은 없다. 그런데 평화를 맛본 순간 사람들은 잠시 일어날 위험을 잊거나 과소평가함으로써 더 큰 위험을 초래하고는 한다.


잊지 마라! 어떤 순간에도 방심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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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더 많이, 더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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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좋은 것이다. 왜소하고 약한 개체는 결국 강자에게 잡아먹힐 테니까. 그러나 강제적인 성장, 지나치게 빠른 성장, 인위적인 성장은 역효과를 내기 십상이다.


사랑이든 일이든 투자든,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은 이 두 가지가 있어야 가치 있는 뭔가가 된다. 인내심과 희소성이다. 인내심을 지녀야 그것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고, 희소성이 있어야 그것의 소중함을 느끼며 감사할 수 있다.


하지만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대할 때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택하는 접근법 두 가지는 뭘까? 더 빨리하려는 것, 더 규모를 키우려는 것이다. 언제나 그게 문제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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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빨리빨리를 추구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있어 더 빨리하는 것, 더 규모를 키우는 것은 빠뜨릴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그래서 더 깊이 와닿았던 내용으로, 성장도 좋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는 것, 그리고 희소성을 통해 그것의 소중함을 느끼며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을 더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 여유가 더 건강하고 튼튼한 삶, 경제, 사회, 국가를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 어쩌면 지금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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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마법이 일어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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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평화와 달리 우리의 집중력을 발휘시킨다. 늑장과 망설임을 허용하지 않는다. 해결해야 할 문제를 우리의 턱밑에 들이밀어 당장 그리고 모든 역량을 동원해 해결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두려움과 고통, 역경은 궁정적 감정이 결코 따라갈 수 없는 강력한 동기 부여 요소다. 이것은 역사가 주는 큰 교훈이다.


그리고 이 교훈은 결국 우리에게 이런 깨달음을 준다. '어떤 삶을 원해야 할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하라.'


아무런 걱정도 고통도 스트레스도 없는 삶이 행복할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삶에는 동기부여도 발전도 없다. 역경을 두 팔 벌려 환영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창의적 문제 해결과 혁신의 가장 강력한 연료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과거의 고통은 현재 우리가 누리는 좋은 것들을 낳은 토대이며, 현재의 고통은 미래에 누릴 것들을 위한 기회의 씨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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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고통과 스트레스가 없는 삶을 원하지만, 실상 우리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키는 것은 '두려움', '고통', '역경'과 같은 것들이다. 덕분에 집중력을 발휘해 해결하거나, 어느 단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일부러 이런 감정들을 불러들일 필요는 없지만, 만약 이런 감정이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면, 지금이 인생역전의 기회라는 생각으로 더 문제 해결에 집중해 보자.


당시에는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는 또 다른 기회였음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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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비극은 순식간이고, 기적은 오래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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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사회 발전, 브랜드, 기업, 인간관계 등 모든 영역에서 그렇다. 발전에는 언제나 시간이 걸린다. 종종 너무 오래 걸려서 발전이 일어났는지 알아챌 수도 없다.


하지만 나쁜 일은 어떨까? 나쁜 일은 망설임도 없고 미묘하지도 않다. 나쁜 일은 순식간에 일어난다. 너무나 빨리 우리를 덮쳐서 우리의 관심을 몽땅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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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간이 지나도 절대 변하지 않는 법칙! 발전에는 시간이 걸려도, 나쁜 일은 순식간에 일어난다는 것을 명심하자.


노력하는 일에 큰 성과가 없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지만, 나쁜 일에 대해서는 늘 대비하는 마음을 지니는 것 또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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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사소한 것과 거대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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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재앙은 일련의 작은 리스크가 쌓이고 증폭되어 거대한 뭔가로 변할 때 일어난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놀라운 성공이나 성취도 작고 하찮은 뭔가가 쌓여 특별한 것으로 변할 때 일어난다.


큰 리스크는 간과하기 쉽다. 작은 사건들의 연쇄 반응이 만들어내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작은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곤 한다. 따라서 결국 큰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을 과소평가 하게 된다. 그런 일은 늘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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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우리는 작고 사소한 것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재앙이든 놀라운 성공이든 작고 하찮은 것들이 모여 결국 이루어지는 결과물이므로, 조금은 작고 하찮은 것들에 관심을 기울여 보자.


어쩌면 성공은 그다지 멀리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반대로 재앙 또한 그리 멀리 있지 않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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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희망 그리고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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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발전을 위해서는 낙관주의와 비관주의가 공존해야 한다. 이 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언제나 인생에 꼭 필요한 기술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최고의 재정 전략은 비관론자처럼 저축하고 낙관론자처럼 투자하는 것이다. 앞으로 잘 될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현재에서 그 미래로 가는 길에서 실패와 절망, 충격을 끊임없이 만날 수밖에 없는 현실, 이 둘의 조합은 역사 곳곳에서 그리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목격된다.


역사를 보면 한 가지 중요한 점을 깨닫는다. 장기적으로는 대개 좋은 결과에 이르고 단기적으로는 대개 나쁜 상황을 겪는다는 사실이다. 단기적 역경과 장기적 관점을 균형 있게 관리하는 법을 깨달으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그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대개 결국 비참한 비관주의자가 되거나 파산한 낙관주의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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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전략으로 성공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 낙관주의와 비관주의의 균형을 통해 우리는 보다 공격적이면서 안전한 삶에 다다를 수 있다.


쉽지 않은 방법이지만, 장기적인 안목과 단기적인 도전을 통해 수많은 경험을 시도하면서 하나에 빠지지 않고 끝까지 이어간다면 결국 원하는 삶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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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완벽함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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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측면'에서 완벽하도록 진화하는 종은 없다. 하나의 능력이나 특성이 완벽해지면 결국 생존에 필수적인 다른 능력이나 특성을 잃기 때문이다.


진화 논리는 자연 세계의 모든 종이 완벽하지는 안되 생존에 필요한 적당한 수준의 특성들을 갖게 만들어놓았다.


하나의 능력이 완벽해질 경우 다른 능력을 희생해야 한다면 개체가 지닌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하지 않는 것이 이상적이다. 38억 년 동안 진행된 진화는 약간의 비효율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해왔다. 우리는 여기에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많은 일에서 '생각할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생각할 시간은 전통적인 업무 일정표에 들어가는 일이 거의 없다.


단순한 예측에 만족하면, 시간과 정신적 에너지를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다. 예측을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하면 당신의 시간과 자원을 다른 곳에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진화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더 완벽해지려 할수록 여러 면에서 더 취약해짐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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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진화 논리를 살펴보면 어떤 부분에 완벽하다는 것은 곧 생존에 필수적인 다른 부분이 취약하다는 것을 전제하므로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증명해 왔다.


때문에 오히려 약간은 부족하지만 적당한 수준을 가지는 것이 더 생존에 알맞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우리 삶 전반에도 적용해 볼 수 있는데, 시간과 정신을 한곳에 유지하며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다.


때때로 시간 사이에 산책이나 생각할 시간들을 추가함으로써 우리는 시간과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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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모든 여정은 원래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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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빠르고 쉬운 길에 혹하기 쉽다. 고생하지 않고 성공 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하지만 실제로 그런 길은 거의 없다.


비효율성이 사방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어떻게 하면 그것을 피할까?"가 아니다. "혼란스럽고 불완전한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비효율성을 견디는 것이 최선일까?"라고 물어야 한다.


만일 그것을 견디는 능력이 '제로'라면, 즉 의견 충돌, 개인적 인센티브, 비효율적인 일, 의사소통 오류 같은 것들을 극도로 혐오한다면, 타인과의 교류나 협력이 필요한 일에서 성공할 확률도 제로에 가깝다.


그 반대, 즉 엉터리 같은 일이나 성가신 문제, 불편함을 무조건 참고 받아들이는 것 역시 나쁘기는 매한가지다. 그러면 당신은 세상에 산 채로 잡아먹힐 것이다.


우리가 놓치기 쉬운 사실이 있다. 문제를 완전히 없애려고 하면 오히려 문제가 더 커지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개 나쁜 것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것이 완벽하게 없애는 것보다 더 나을 수 있음을 안다. 도둑질이 좋은 예다.


슈퍼마켓에서는 가게 문을 나가는 모든 손님의 몸을 샅샅이 수색하면 도둑질을 없앨 수 있다. 하지만 그러면 아무도 가게를 다시 찾지 않을 것이다.


가게 주인은 도둑에게 어느 정도 물건을 잃는 것을 번영에 따르는 불가피한 비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형태의 비효율성도 이와 비슷하다.


이렇듯 성가신 문제나 불편함을 얼마만큼 견디는 것이 최선인지 판단하는 능력은 중요하다. 이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깨닫지 못한다.


장기적인 성공과 발전의 연료가 되는 것은 인내심이다. 힘들고 혼란스러운 시기를 묵묵히 견디는 것은 결점이 아닌, 적정한 수준의 불편함을 받아들일 줄 아는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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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인내심을 갖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담고 있는 내용으로, 사회, 관계, 소통에 있어 너무 한쪽으로 편중된 태도나 관점은 여러 가지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전한다.


때문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절히 유연성과 융통성을 발휘해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태도로 인내심을 발휘하다 보면 장기적으로는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말한다.


어느 정도까지 인내하고 견뎌야 하는지, 또 어느 선에서 끊어내야 하는지 알기 어렵기에 우리는 삶의 모든 순간을 힘들다 말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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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계속 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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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우위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경쟁 우위를 얻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그것을 잃지 않는 일이다.


경쟁 우위를 잃는 주요 이유는 다섯 가지다.


▶첫째, 연이어 옳은 결정을 내리며 성공을 맛보면 자신이 틀릴 리 없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둘째, 성공하면 규모가 커지는 경향이 있으며 대게 이는 의도된 결과다. 하지만 작은 규모에서 통하던 전략이 큰 규모에서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


▶셋째, 사람들은 미래에 언젠가는 열심히 노력할 필요가 없어지기를 바라면서 경쟁우위를 얻으려고 열심히 노력한다. 그 목표를 이루고 나면 이제 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며 경계심을 내려놓는다. 그러는 사이 변화한 세상이 그들의 경쟁 우위를 위협하고, 경쟁자들이 밀고 올라온다.


▶넷째, 한 시대에 중요한 기술이 다음 시대에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다섯째, 때로 성공은 마침 그 시기에 마침 그 자리에 있었던 덕분에 찾아온다.


경쟁 우위에 유통 기한이 있다는 사실은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든 것이 받아들여야 할 기본 전제다. 하지만 그것이 꼭 비극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경쟁 우위는 수명이 짧다. 성공이 몰락의 씨앗을 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제자리라도 지키려면 '계속 달려야 하는 것', 그것이 진화의 원리다. 삶에서 대부분의 것도 그렇지 않을까? 비즈니스도? 제품도? 일도? 국가도? 인간관계도? 맞다. 전부 그렇다.


진화는 가차 없고 냉혹하다. 앞서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뒤처지는 것을 멸종시킴으로써 가르침을 준다.


두 가지를 기억하자.


▶첫째, 한 시대를 지배하는 무언가가 다음 시대에 사라지더라도 놀라지 마라. 그것은 역사에서 늘 반복된 스토리다.


▶둘째, 계속 달려라. 이미 거둔 성공에 마음 놓고 안주해도 될 만큼 확실한 경쟁 우위란 없다. 오히려 그렇게 보이는 경쟁 우위가 대개는 몰락의 씨앗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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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삶을 놓치지 않고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 수 있는 단락이다. 왜 계속 꾸준히 발전하고 성장해야 하는지, 또 방심했을 때 어떤 결과를 맞닥뜨리게 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주변을 둘려보면 실제로 성공의 괴도에 도달했던 이들이 한순간에 미끄러져 사라지는 것을 우리는 흔하게 목격하고는 하는데, 이를 통해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갖자.


이 시대에 확실한 경쟁 우위란 없으며, 어느 누구도 앞서거나 뒤처질 수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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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미래의 경이로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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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혁신은 예측하기 힘들고 동시에 과소평가하기 쉽다. A에서 Z에 이르는 길은 대단히 복잡할 수 있다. 또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상한 지점에 도착하곤 하므로, 현재 우리가 지닌 기술과 도구의 미래 모습을 추정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어딘가에서 미래를 완전히 바꿔놓을 뭔가를 연구하거나 발명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한동안 그것을 전혀 모를 가능성이 높다. 지금껏 늘 그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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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과 미래를 바꿔놓을 어떤 것들은 한순간에 펑 하고 나타나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쌓이고 쌓이면서 이것들이 어느 순간 빛을 내뿜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것도 이루어진 게 없다고 생각하거나, 과소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삶 역시 마찬가지다. 차곡차곡 쌓아가는 다양한 경험들이 어느 순간 미래를 완전히 바꿔놓을 밑거름이 될 수 있으므로 매 순간을 소중히 하며 최선을 다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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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보기보다 힘들고, 보이는 것만큼 즐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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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는 고난은 크게 다가오지만 타인의 고난은 알아채기 힘들다. 그래서 나는 남들이 가진 특별한 능력을 가지지 못했고, 남들이 아는 비결을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우리는 성공한 이들을 무슨 초인적 능력의 소유자처럼 바라보면서 "나라면 절대 못 할 거야"라고 말한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자신이 우러러보는 그 사람도 슈퍼맨이 아니라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 그저 성공 확률을 높이는 일련의 결정과 행동을 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더 많은 이들이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할 텐데 말이다.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누구나 이런저런 문제와 힘겹게 싸우고 있다. 당신이 상대방을 깊이 알기 전까지는 그 사실을 알 수 없다. 그러니 그것을 잊지 말고, 당신 자신과 타인에 대해 더 너그러워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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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힘들고 어렵다 느끼면서 정작 타인의 고통과 시련에 대해서는 무감각하게 느끼거나 쉽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드러나지 않거나 내가 모를 뿐이지 상대방도 이런저런 문제로 힘겹게 싸워 나가고 있는 것은 똑같다. 그러니 부디 그것을 잊지 말고 자신의 상황에 대해 타인과 비교해서 미리부터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 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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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인센티브: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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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센티브는 문화적인 또는 집단적인 성격도 지닐 수 있다. 즉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적 집단에서 배제 당하거나 그 집단을 동요시키고 싶지 않아서 뭔가를 지지한다. 많은 이들이 경제적 인센티브는 뿌리칠 수 있지만 문화적, 집단적 인센티브는 더 뿌리치기 힘들다.


인센티브의 또 다른 강력한 힘은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욕구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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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센티브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장으로,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인센티브라고 해도 쉽게 뿌리치기 힘든데, 문화적, 집단적 인센티브에 휘말리게 되면 더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그래서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게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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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겪어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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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스트레스와 고통을 겪은 후에는 그 경험이 없었다면 받아들이지 않았을 생각이나 목표를 쉽게 받아들이는 현상을 역사의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시장이 호황일 대는 이런 심리적 변화를 예상하기 어렵다.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라는 워런 버핏의 조언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은 많아도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은 훨씬 적다.


기업, 일,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위기와 역경은 사람들이 평화로운 시절에 예상하지 못한 생각과 행동을 하게 한다.


그리고 반대 방향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자신이 엄청난 횡재나 놀라운 행운을 만났을 때 어떻게 반응할지 알 수 없다.


기대치와 욕구도 자신의 예상보다 더 빨리 변할 수 있다. 성공과 명예를 얻은 뒤 어떻게 반응할지 예상하기 힘든 것도, 반대로 리스크가 현실이 됐을 때 어떻게 반응할지 예상하기 힘든 것도 결국은 같은 이유에서다.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그 상황 안에서 일어날 감정적, 심리적 반응을 완벽하게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미래의 성공과 행복을 상상할 때 현실적 측면은 쏙 빼놓고 이상적인 그림만 그린다. 그러나 실제로 삶에서는 언제나 좋은 것과 나쁜 것이 뒤섞여 공존하면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당신은 어떨지 안다고 생각하겠지만 직접 경험하고 나면 '아, 이런 거구나' 하고 깨닫는다. 상황은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요컨대, 겪어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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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어떤 일에 무감각하거나 잘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직접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라고.


경험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알지 못한다. 고로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일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하다.


그렇기에 직접 겪어 보기를, 혹은 함부로 단정 짓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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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멀리 보는 것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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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 목표를 세우면 단기적 예측 불가능성과 위기를 상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대신 이런 질문을 던져라. "끝없이 나타나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어떻게 하면 견딜 수 있을까?"


장기적으로 옳은 판단을 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당신은 장기적으로 옳은 판단을 하는 '동시에' 주변 사람들도 설득할 수 있는가? 그 둘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고, 간과하기 쉬운 문제다.


장기 계획에 목표일을 못 박아놓은 전략은 단기 전략만큼이나 운에 의존할 수 있다.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유연성이다.


시간은 눈덩이 효과를 내는 힘을 지녔으며 그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장기 전략을 세우되 목표일을 유연성 있게 관리하면, 또는 목표일을 정해놓지 않으면 성공 확률이 훨씬 더 커진다.


장기적 사고와 관련해 얘기해 둘 것이 하나 더 있다. 장기적 사고가 우리가 소비하는 정보를 좌우한다는 점이다.


지식에는 두 종류가 있다. 영속성 지식과 소멸성 지식이다. 예컨대 "사람들은 예상하지 못한 리스크를 만났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대한 답은 영속성 지식이고, "마이크로소프트는 2005년 2분기에 얼마의 수익을 냈는가?"에 대한 답은 소멸성 지식이다.


영속성 지식은 발전하기가 더 어렵다. 시끄러운 신문 헤드라인이 아니라 책 속에 묻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는 이로움은 어마어마하다.


영속성 지식은 유효기간이 없으므로 축적될수록 그 가치를 발휘한다. 또 영속성 지식은 당신이 이미 가진 지식과 합쳐지고 상호 작용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일종의 복리 효과를 낸다.


좋은 책을 읽으면 뉴스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기사와 걸러내야 할 기사를 판단하기가 더 쉬워진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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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인 안목으로 멀리 보는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담고 있는 내용으로, 단순히 멀리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 차곡차곡 쌓아두어야 할 중요한 것들을 세심하게 담고 있다.


장기적인 목표 혹은 관점을 이뤄나가기 위해 '예측 불가능한 것들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 '내가 원하는 방향에 대해 주변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또 목표를 이루는 데 있어 유연한 태도 또한 중요한데, 목표일에 대해 유연성을 가지면 목표에 달성할 확률이 더 커질 수 있음도 명심하자.


여기에 더해 장기적인 목표를 이루는 데 있어 어떤 정보 혹은 지식에 더 집중하느냐에 따라 미래를 결정짓는 방향 또한 달라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영속성을 지닌 지식은 발전하기가 어렵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축적되는 가치나 이로움은 크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책을 통해 지속적으로 지식을 쌓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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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복잡함과 단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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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진실은 이것이다. 사람들은 복잡한 것이 더 가치 있고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하고 간결한 것으로 충분한데 왜 길고 복잡한 것에 그토록 끌릴까?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단순함은 무지함으로 착각하기 쉬운 반면, 복잡함은 상황을 잘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복잡한 내용을 이해하는 누군가는 신비로워 보인다. 때때로 긴 분량은 저자의 노력과 생각의 깊이를 나타내는 유일한 신호 역할을 한다.


문제는 단순한 방법에는 고통이 따르지 않으므로 충분한 정신적 운동이 되지 않는다고 느낀다는 점이다. 그래서 뭔가를 배우는 이들이 종종 복잡하고 어려운 학습을 선호한다. 그러면 발전과 성장에 큰 도움이 되는 인지적 벤치 프레스를 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의 분야에서 통하는 진실은 이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고 어려워서 좋을 것은 없다. 복잡한 것에 지나치게 끌리고 지나치게 힘을 쏟을 수는 있다. 하지만 큰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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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분야에 대해 서술한 책들을 읽다 보면 간혹 보이는 현상들이 있는데, 바로 이해 못 할 용어나 전문용어, 혹은 딱딱한 문체를 활용해 어렵게 책을 쓴다는 점이다.


이렇듯 읽는 독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저자가 돋보여 보이는 책, 있어 보이는 책, 혹은 홍보를 목적으로 한 책들을 볼 때면 여러 복잡한 생각이 들고는 하는데, 22장의 내용을 읽으며 그 이유를 조금은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어렵게 쓴다고 더 나아 보이거나, 더 훌륭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데, 어쩌면 저자 스스로 복잡한 것이 더 가치 있어 보이거나 훌륭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기억해야 할 것은,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고 어려워서 좋을 것은 없으며, 이 때문에 오히려 책에서 더 멀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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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상처는 아물지만 흉터는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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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인간은 고난을 겪은 후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고 회복하지만 고난의 흉터는 영원히 남는다. 그 흉터는 리스크나 보상, 기회, 목표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영영 바꿔놓는다.


그러니 기억하길 바란다. 당신과 다른 경험을 한 사람은 당신과 다른 사고방식이나 관점을 지니기 마련이다. 그들은 다른 목표, 다른 견해, 다른 욕구, 다른 가치관을 지닌다. 따라서 사실 대부분의 논쟁은 의견이 아니라 경험이 충돌하는 상황이다.


눈앞의 비극을 마주한 채 '내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하는 뭔가를 경험하고 나면, 기대치와 목표가 완전히 재설정되고 이전까지 당연한 듯 몸에 뱄던 행동 방식이 바뀔 수 있다.


경험하지 못한 무언가가 내 견해를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은 심리적 불편함을 초래한다. 내가 무지하고 뭘 제대로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대신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은 나보다 생각이 짧은 것이라고 믿는 것이 훨씬 더 쉽고 속 편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늘 의견이 충돌 할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정보와 지식이 넘쳐나도 마찬가지다.


의견 충돌은 사람들이 가진 지식이 아니라 경험과 더 크게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사람들의 경험은 언제나 다르기 마련이므로 의견 충돌도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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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에 따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는 생각했는데, 의견 충돌의 원인이 경험에서 비롯된다는 말은 조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정보와 지식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면서 간접경험으로 이것이 전혀 상쇄되지 않는다는 것이, 다시 말해 직접경험으로만 사고방식이나 관점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쇼킹하면서도 색다르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때때로 머리를 거치지 않고, 바로 입을 통해 말을 내뱉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직접경험'을 통해 관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기억해 두면 좋을 것 같다.


왜 자꾸 의견이 충돌하는가에 대한, 이해 못 할 사람들에 대한 원인을 조금은 알 수 있어 후련하면서도 또 하나 배울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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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생각해 볼 만한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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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우리는 불확실한 미래를 확실한 것으로 바꾸고 싶어서 눈에 힘을 잔뜩 주고 앞을 응시한다. 더 많은 데이터로, 더 정확하게, 더 똑똑하게 미래를 예측하려 애쓴다.


훨씬 더 효과적은 방법은 사실 그 반대다. 뒤를 돌아보고 넓은 시야를 갖는 것이다.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알아내려고 하는 대신, 과거의 역사가 피해 가지 못한 굵직하고 중요한 일들을 공부하는 것이다.

(...)

나는 잘 알지도 못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하고 싶지 않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존재이고 모두에게 적용되는 보편적인 조언이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책을 마치며 실천할 행동 목록 같은 것을 제시하는 대신, 당신이 생각해 볼 질문 목록을 남겨놓겠다. 앞에서 읽은 본문 내용과 관련된 질문들이다.

394~39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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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오랫동안 축적되어 온 불변의 법칙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안갯속에 휩싸인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려고 노력한다.


저자는 이러한 모순을 꼬집으며 제대로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것은 과거의 굵직한 사건들을 돌아보고, 더 넓은 시야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세세한 것들을 충족시켜 나가다 보면, 분명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며, 생각해 볼 만한 질문을 통해 스스로 나아갈 목표와 가치를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어쩌면 저자가 모두를 향해 명확하고 분명한 조언을 건넸다면 오히려 이 책은 시시한 그저 그런 책으로 끝났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조언을 건네기 보다, 스스로 자기 상황에 맞는 가치와 생각할 수 있는 물음을 건넴으로써 왜 이 책을 읽은 이들이 찬사를 보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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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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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00페이지의 두께를 자랑하지만, 읽는 내내 두껍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을 만큼, 구성이 잘 짜여 있는 책이었다. 소제목으로 나눈 각 장은 길지 않은 페이지로 쉽게 쉽게 넘어갔고,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질문들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해 보게 했다.


무엇이든 돌이켜보면, 패턴이 있고 변하지 않는 진리나 법칙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때때로 우리는 이것을 잊고 살면서 방황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더불어 어쩌면 살기에 너무 급급해 앞만 보느라 정작 숲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때문에 알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현실이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 책은 살면서 잠깐 멈춤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깊이 알려준 책이기도 했는데, '왜 그럴까?'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었고, 또 전진만 하기보다 숨 고르기 통해 더 나은 효율을 얻을 수 있음도 알려주었다.


덕분에 사람, 돈, 이치, 관계, 투자, 세상의 이치 등을 새로운 방식으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도 되었고, 또 역사나 고전 등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가 어쩌면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이렇게 혼란한 현시대에 어쩌면 가장 필요한, 시기적절한 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 더 다양한 책을 통해 거시적 관점을 키워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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