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사망법안, 가결
가키야 미우 지음, 김난주 옮김 / 왼쪽주머니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불러온 현실의 민낯을 만나볼 수 있는 이야기!"



만약 국가 정책으로 인해 70세까지만 살 수 있다면 어떨까? 긴 수명을 살지 않아도 된다며 환영할까? 아니면 임의로 사람의 목숨을 정해두는 것에 반발하게 될까?


이 소설은 저출산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국가가 붕괴 위기에 놓이게 되면서 법으로 해당 국적을 가진 사람이라면 70세가 되는 생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전제로 시작된다.


전 세계 최초로 시행된 법이라, 여러 방면에서 시끌시끌하지만, 국가 재정이 바닥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때문에 이 입법은 이미 국회를 통과해 시행까지 2년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주제이자, 앞으로 곧 우리가 겪게 될 문제이기에 여러모로 흥미롭게 읽은 소설이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비롯해 곧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70세 사망법안, 가결'이라는 비현실적이고 충격적인 설정에 다소 당황할 수는 있으나, 이 법안이 통과된 이면의 속 사정과 소설에서 다뤄지는 한 가정의 이야기를 살펴보다 보면, 결코 헛소리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이미 차곡차곡 예금이자처럼 쌓이고 있는 비참한 현실의 모습과 꽤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은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이기에 더 그렇다.


소설이지만, 너무 현실적인 모습을 담고 있어 더 가슴 아팠던, 많은 질문을 쏟아내게 했던 이 책을 계기로 이제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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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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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라다 도요코

-55세

-정신은 정정하게 살아있는데 운신하지 못하는 시어머니를 집에서 돌보고 있는 며느리


■다카라다 시즈오

-58세

-70세 사망법안 시행을 앞두고 남은 인생을 마음껏 누리기 위해 조기 퇴직하고 세계 여행을 떠나는 도요코의 남편


■다카라다 모모카

-30세

-시어머니 수발에 지친 엄마가 직장을 그만두고 도와 달라고 하자 집을 나가 혼자 살면서 현재 노인 요양원에서 일하는 딸


■다카라다 마사키

-29세

-일류 대학을 나와 좋은 회사에 취직했지만 인간관계에 치여서 3년 만에 퇴직하고는 3년이 지나도록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집에 틀어박혀 생활하는 아들


■기쿠노

-13년 동안 누워 지내며 며느리 시중을 받고 있음

-재산은 많으나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70세 사망 법안으로 인해 점점 더 죽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 며느리를 불러대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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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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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이들

-바쁘다는 이유로 뭐 하나 도우려 하지 않고 그러면서 잊을만하면 찾아와 꼬투리를 잡음


■미네 지즈루

-마사키의 첫사랑이자, 중학교 때 같은 반 친구로 우연히 마주치게 되면서 인연이 됨

-아버지가 아프면서 가업을 물려받아 사업 운영 중


■후쿠다 료이치

-모모카와 같은 요양원에서 근무 중

-료이치의 할머니도 이 특별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음

-요양원에서 선망의 대상


■후미코

-시어머니 기쿠노의 친구(한동네 친구이자 초등학교 같은 반 친구)

-장수하는 집안의 딸


■아이코

-도요코의 고등학교 친구로 오랜만에 만나, 도요코를 각성시키는 역할을 함


■모리조노 시즈요

-도요코가 독립한 아파트에 사는 주민으로 친구가 됨


■아야코

-도요코가 독립 후 일하게 된 도시락 가게의 아르바이트 동료


■후지타

-남편 시즈오의 등산 친구

-따끔한 일침으로 일깨우는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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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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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은 멀쩡하지만 누워서 생활하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며느리 도요코는 요즘 모든 것이 버겁다. 홀로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는 것은 물론, 직장을 그만두고 3년째 방안에 틀어박혀 생활하는 아들 뒤치다 거리에, 밤낮 할 것 없이 불러대며 시집살이를 시키는 시어머니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지쳤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 '70세 사망법안 가결'로 2년 후면 이 모든 것에서도 해방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그러던 중 남편이 조기 퇴직을 선언한 후 홀로 친구와 세계여행을 떠나기로 하면서, 경제권까지 가져가자 도요코는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된다.


그 시점에 고등학교 친구인 아이코를 오랜만에 만나게 되고, 그러면서 잊혀진 자신의 빛나던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남은 시간 15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렇게 남은 생을 마감할 수 없다 생각한 도요코는 더 이상 홀로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의미 없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가출을 감행한다.


그렇게 도요코는 홀로서기를 시작하게 되고, 남은 가족들은 도요코의 빈자리로 인해 우왕좌왕 난리가 난다. 먼저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방에 콕 박혀 3년의 시간을 보냈던 아들 마사키는 어쩔 수 없이 할머니를 부양하게 된다. 더불어 손도 대지 않았던 집안 일과 요리도 조금씩 시작하게 된다.


한편 친구와 단둘이 세계 여행을 떠난 아빠 시즈오는 아들의 연락으로 아내가 가출을 한 것을 알게 되고, 이 사실을 함께 여행하는 친구 후지타가 듣게 되면서 반강제적으로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면서 아내가 하던 집안일 일부를 분담하게 되고, 아내가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알게 된다.


딸 모모카는 할머니를 돌보는 일에 회사까지 그만두라는 엄마의 말에 집을 나와 따로 생활하다가 이내 엄마의 가출 소식을 듣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엄마처럼 홀로 할머니와 집안일을 감내하고 싶지 않아 망설인다. 그러다 요양원 동료의 도움으로 함께 집에 방문해 할머니 목욕 시중을 들며 도움을 준다.


70세 사망법안만큼이나 이 가정에서 엄마인 도요코의 가출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가족들은 다시 똘똘 뭉치게 되고, 모두가 회피하며 모른척했던 일을 비로소 마주하게 되면서 분담하여 하나씩 일을 처리하기에 이른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엄마가 견디다 못해 이행한 가출이라는 충격요법은 이들 가족에게 가족의 정의, 협동심, 독립심, 자립심, 수용, 용서 등을 가르치는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인간의 이기심과 돈에 대한 집착과 소유욕이 얼마나 큰지도 엿볼 수 있었다. 자신의 삶을 위해 병들고 나이 든 부모조차 내버리는 고모들의 면면에서 시커먼 속내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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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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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코 가족의 일상과 생각들을 살펴보다 보면, 우리 일상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다. 결코 현실과 다르지 않은 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과연 잘 살아가고 있는지, 가족이란 무엇인지, 사회 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 여성의 역할이란 무엇인지,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가부장제가 끼치는 영향 등을 돌아보게 된다.


이렇듯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되면서,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다양한 가정문제, 사회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또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도 깨닫게 된다.


이를 통해 아직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아 방치하고 있는 이 문제가 곧 우리를 덮칠 것이라는 공포 어린 염려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조금 어이없고 황당하게 느껴지는 70세 사망법안에 이르게 된 경위, 그리고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투영해 보고, 이제부터라도 해결책을 하나씩 모색해 봤으면 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생각과 행동이 우리네 삶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기에, 이들의 언행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려 한다.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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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사망법안이 가결되었다.

이에 따라 이 나라 국적을 지닌 자는 누구나 70세가 되는 생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반드시 죽어야 한다. 예외는 왕족뿐이다.

(...)

지난 10년간 이 나라의 저출산 고령화 현상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진행되었다. 그 여파로 연금제도가 붕괴되었으며, 국민 의료보험은 바닥을 드러내기 직전이다. 나아가 장기 요양 보험의 인정 조건이 점차 까다로워졌음에도 재원은 충당되지 않고 있다.

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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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파산 위기에 도래한 것이 그 원인으로, 그리하여 70세 사망법안은 곧 실행을 앞두고 있다.



1. 아내 도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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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사망법안이 가결로 며느리는 2년 뒤 시어머니가 없는 삶을 상상해 본다.

생활상이 완전히 바뀔 것이다. 시어머니에게는 정말 미안한 일이지만, 상상만 해도 해방감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1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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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후면 남편이 정년퇴직하는 시기와 겹친다.

(...)

가족의 생활도 크게 변할 것이다.

남편은 마사키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 줄 것이다.

2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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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모든 것을 감내하며 살아가는 도요코는 70세 사망법안이 실현되는 2년 뒤를 무척 고대하고 있다. 시어머니에게 묶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녀는 시어머니가 없는 세상을 내심 꿈꾼다.


생각만으로도 해방감을 느끼는 것은 물론, 혼자서는 어쩌지 못하는 가족의 생활 또한 크게 바뀔 것이라며 그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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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가족이란 무엇일까.

아무도 나의 수고를 돌아보려 하지 않는다.

6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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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몸이 불편한 당신을 위해 누구든 병 수발을 드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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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현실은 언제나 비참하고 또 피곤하다. 가족들은 아무도 나서서 도요코를 도와주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시하고 갈취하려고만 든다.


특히 시어머니의 경우 점점 더 괴팍하게 굴며 몸이 불편한 당신을 병 수발드는 것이 당연하게 여긴다. 여기에서 희생되는 것은 언제나 도요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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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자유롭고 싶다.

내일부터라도. 아니, 지금 당장.

어떻게 하면 자유로워질 수 있지?

이 집을 뛰쳐나가는 길밖에 없다.

그렇다면, 가출?

그러니까, 그 말은.... 이혼?

하지만 혼자서 살려면 돈이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좋지?

돈..... 돈!

그다음 순간, 후다닥 시어머니 방에서 뛰쳐나갔다.

(...)

2층으로 뛰어 올라가 침실에 있는 오동나무 서랍장을 열었다.

결혼할 때 친정 엄마가 만들어 준 기모노가 들어 있다.

(...)

봉투가 손끝에 닿았다. 안에 50만 엔이 들어 있다.

시어머니 병 수발을 들기 시작해서 몇 달이 지났을 무렵 모든 것을 내던지고 집에서 나가고 싶은 충동을 억누를 수 없는 날이 있었다. 그런 시기에 가출 비용으로 남편의 월급에서 조금씩 떼어 모은 돈이다.

(...)

남편 명의의 예금통장을 꺼냈다. 집을 사지 않은 덕분인지 꽤 많은 돈이 쌓여 있다.

(...)

일찌감치 돈을 좀 빼두자.

남편 명의의 카드를 앞치마 주머니에 넣는다.

중요한 것은 가출 계획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67~6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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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으로 내몰렸을 때 도요코가 하는 행동은 예금통장을 꺼내 들여다보는 일이다. 그리고 조금씩 가출 비용을 모으는 일이다.


이 집을 뛰쳐나가고 싶은, 도망치고 싶은 도요코의 심정이 솔직하게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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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는 쉰여덟 살 아들을 지금도 아이처럼 여긴다.

7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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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는 하나뿐인 아들을 지극정성으로 대한다. 그만 쓸 수 있는 오래된 전용의자도 있을 만큼 무조건적으로 지지한다. 반면, 아내인 자신은 언제나 늘 찬밥 신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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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집에 있어 주면 시어머니 병 수발도 한결 편해질 테고, 마사키 문제도 넘길 수 있다. 게다가 무엇보다 내가 외출하기 쉬워진다. 대학 시절 친구들과 여행도 같이 할 수 있다.

아, 고마워라.

(...)

남편과 힘을 합해서 이겨 나가기로 하자.

10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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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한 착각이 있을 수 있을까? 처음에 남편이 조기 퇴직하고 세계여행을 간다는 말을 했을 때 도요코는 내심 속으로 기뻐했다. 남편에게 고마워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한순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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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인생, 다 때려치우고 싶다.

말로만 자상하게 굴었던 것이다.

10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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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왜 이렇게 자기 생각밖에 못 하는 것일까.

도요코는 속으로 남편을 경멸했다.

10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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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말로만 자상하게 구는 남편의 모습에 이제는 진저리가 처진다. 자기만 아는 남편, 자기 위주로 삶을 살아가는 남편의 모습은 더한 실망감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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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힘 좋은 남자가 둘이나 있는데도, 무거운 것을 옮기는 일이며 순번대로 돌아오는 동네 하수구 청소며 언제나 도요코의 몫이다.

11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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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정부 겸 재택 요양보호사에 불과한 듯하다.

울컥할 것 같은 기분에 방석을 들고 얼른 방에서 나왔다. 도망치듯이 부엌으로 들어간다.

1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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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코의 모습을 보며, 내심 가족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됐다. 무 쓸모의 힘 좋은 남자가 둘이나 있으면 뭐하나 아무도 도와주는 이가 없는데.


덕분에 도요코는 엄마나 아내가 아니라, 이 집의 가정부 혹은 노예처럼 느껴졌다. 더불어 최근에 우연히 다시 보게 된 '아따맘마'라는 애니메이션이 떠올랐다.


홀로 모든 살림을 도맡아 하는 엄마의 모습, 어쩐지 낯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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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얼른 뛰어가서 사 올게."

놀라서 남편을 쳐다보았다. 집안일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사람이, 왜 부모나 누이들에게는 이렇게 친절한 것인가.

결혼한 후로 줄곧 뭔가 마음에 걸렸는데 그게 바로 소외감이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115~11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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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풍경, 낯설지 않은 모습에 울컥한다. 이 때문에 시댁에서 남편은 좋은 오빠, 착한 아들이지 않았을까? 덕분에 며느리만 늘 못된 역할을 도맡게 된다.


아내나 자식을 위해 집안일을 해줄 수는 없었을까? 아니면 맛있는 한 끼 요리를 해주거나 좋아하는 간식을 사다 줄 수는 없었을까?


결혼 후에 늘 혼자 모든 일을 도맡아 하지만, 소외당하는 것 또한 도요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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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수발은 아내 역할이라는 데 일말의 의심이 없다.

11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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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부모인데 남편은 아무것도 거들지 않는다. 모든 것을 아내인 도요코에게 맡겨두고 자신의 인생을 즐긴다. 때문에 도요코는 늘 외롭고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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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냉담하다. 친딸이라는 사람들이.

그런 데다 사위들의 경박함이란.

도요코는 분노가 치밀어 손이 다 떨렸다.

대체 가족이란 무엇일까.

(...)

두 딸이 주고받는 대화를 듣고 있자니, 그저 기가 찼다.

129~13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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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가 재산 분배를 한다는 말에 모인 가족들의 모습에서 도요코는 냉담함과 경박함에 치를 떤다. 돈만 보고 찾아온 이들 앞에 부모도, 형제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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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가고 싶다.

친정 엄마는 일흔여덟 살, 아버지는 여든 살, 부모님 모두 살날이 앞으로 2년밖에 남지 않았다. 모시고 온천 여행이라도 가고 싶다. 나는 세 자매 중 맏이다.

1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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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뒤 시어머니도 70세 사망 법안의 대상자가 되지만, 친정 부모님 또한 대상자이기에 그녀에게 남은 시간은 2년뿐이다.


병환으로 드러누운 시어머니를 간호하느라 도요코는 집 앞조차 마음대로 나갈 수 없기에 부모님을 못 만난 지도 꽤 오래되었다. 그녀 또한 세 자매 중 맏이인데 정작 친정에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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껴안고 싶어서 껴안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을 뿐이다. 나 혼자만 피폐해지고 있다. 그런 건, 한 지붕 아래 사는 사람이라면 누가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아는데 도와주지 않는다. 그런 사람에게 새삼스레 무슨 말을 하랴.

17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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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혀 무너지다 보면, 도요코는 가족들에 대한 원망이 점차 쌓인다. 알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현실에 그저 모든 것을 포기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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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도요코는 새장에 갇혀 폐쇄 공포증에 떠는 새가 된 기분이었다.

(...)

돈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으면 보통은 가출을 포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반대다. 한시라도 빨리 이 감옥에서 도망치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

서랍장에 숨겨 둔 50만 엔과 지갑에 든 2만 3000엔 정도, 그리고 부엌 서랍에는 지난 주 은행에서 한꺼번에 꺼낸 생활비 중에서 95만 엔 정도가 남아 있을 것이다.

합해서 147만 3000엔.

내가 들고 나갈 수 있는 돈은 그뿐이다.

179~18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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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홀로 세계여행을 간다고 선언한 것도 잠시, 모든 경계권을 가져간다며 통장과 도장, 현금까지 몽땅 가져가게 되면서 이 행동은 도요코의 가출에 도화선이 된다.


덕분에 망설이던 도요코가 마침내 이 집으로부터 도망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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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참 별거 없다.

(...)

애당초 가족이란 무엇일까.

26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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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도요코에게 있어 가족은 아무런 힘이 되어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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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혀서 맥이 좍 풀렸다.

역시 없어도 되는 거였다.

아니, 없어도 되는 게 아니라 없는 편이 좋았다.

자신이 없어지니 리모델링이다, 휠체어다, 하고 개선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자신이 없으면 우왕좌왕 뒤죽박죽이 될 것이라 여겼는데 큰 착각이었다.

35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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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모든 것을 감당할 때는 다들 나 몰라라 하더니, 자신이 가출한 후에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리모델링을 하고 휠체어에 개선점을 찾아 줄줄이 변화를 준다는 게 어쩐지 도요코에게는 괘씸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자신이 없으면 아무것도 굴러가지 않는다는 일념 하나로 버텨왔는데, 이 모든 게 착각이었다니, 내가 사라지는 편이 더 나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때로는 충격요법도 필요하구나 느끼게 된다. 모든 것을 홀로 감당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게 된다.



2. 남편 시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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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병 수발을 들고 있으니, 회사 다니는 네놈보다 자기 시간이 훨씬 적을 거라고."


"그렇게 계속해서 잠을 못 자면 몸이 남아나질 않아."


"부인 취미가 뭐지?"

"병 수발하느라 취미 생활할 틈이 없는 거야. 대체 뭘 보고 있는 거야?"


"요양 보호사를 부르면 되잖아. 그동안이라도 부인이 쉴 수 있게."


"싫어하는 어머니를 설득하는 게 아들인 네가 할 일 아닌가."


"그래서 여행을 기분 좋게 보내 줬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렇지가 않아. 부인은 포기한 거라고."

"너란 인간을."

306~307, 31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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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위주로 생각하던 시즈오를 친구인 후지타는 따끔한 일침을 남겨 일깨워준다. 이미 부인을 먼저 떠나보내며 깨달은 바가 있었기에 후지타는 하나하나 꼬집으며 도요코가 얼마나 힘든 생활을 해내고 있는지를 짚어준다.


만약 이때 후지타가 여타 친구들처럼 그냥 넘겼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지 아찔하다.



3. 딸 모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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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그만두라고까지 했던 엄마는 집에서 나가는 딸을 막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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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노인을 돌보는 일만은 딱 질색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노인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다.

8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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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을 돌보는 일은 그렇게 싫었는데, 막상 직업으로는 나쁘지 않은 것을 보면 아이러니하다. 그만큼 가족을 돌보는 게 더 힘들다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문가가 있고, 전문기관이 있는 것이 아닐까?



4. 아들 마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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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교수의 추천서 덕분에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쉽게 취직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그걸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고마운 마음도 별로 없었다.

(...)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야 자신에게 무엇 하나 무기가 없다는 걸 알았다.

3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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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를 졸업하고 취직까지 순조롭게 이뤄지다 보니, 진짜 모든 것이 자신의 공이라 착각했다. 그래서 특별히 고마운 사람도, 진짜 어려움도 알지 못했다.


그러나 회사를 그만두고 보니 자신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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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

역시 그 상사나 동료나, 누가 보아도 이렇게 방에 틀어 박혀 사는 나보다는 훨씬 낫다. 나는 내 밥벌이도 못 하고 있다. 병에 걸린 것도 아니다. 병은커녕 이렇게 식욕도 좋고 수면 시간도 넉넉한데, 일은 하지 않는다. 어느 모로 보나 인간쓰레기다.

어디든 취직을 해야 하는데...

4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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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마사키는 위와 같은 생각을 수십 번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제대로 도전하지 못한다. 고학력자라는 것, 주변을 의식한 눈치 때문에 아무 일이나 할 수 없다 생각한다.


때문에 그럴듯한 일에 도전하지만 번번이 미끄러지기 일쑤고, 아르바이트 같은 일은 도저히 할 수 없다. 이렇듯 갭이 크다 보니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도 피하게 되고 자꾸만 자기 방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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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순조로울 때는 학력이나 직장이 소문 거리가 되면 내심 기뻤다. 하지만 인생이 뒤틀리고부터는 나란 존재 자체를 잊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5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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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공감하는 진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요즘 같은 시기는 더 그렇다. 때문에 혼자가 편하고, 사적인 얘기는 서로 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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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좋으니 나도 취직해야 하지 않을까.

일을 한다는 건 바람직한 일이고,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13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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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키의 모순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자신은 엄마를 위해, 주변의 시선 때문에 아무 일이나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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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이런 걸 사 왔을까. 식사 준비도 할 수 없을 만큼 지친 것일까.

뭐, 이유는 뭐가 되었든 상관없다. 오랜만에 맛있는 걸 먹을 수 있으니.

어차피 내일이면 기분이 바뀌어 있을 것이다.

1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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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손수 지은 집밥을 맛있게 만들어 주던 엄마가 어느 날 패스트푸드를 덜컥 내밀었는데, 오히려 맛있는 걸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말하는 한심한 아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어쩌면 이렇게 다들 엄마에게 무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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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고모에게 할머니는 친엄마니까 당연히 옆에 붙어서 수발을 들 줄 알았다. 또 혼자 남고 말았다. 이대로 가면 자신의 입장이 위태로워진다. 본의 아니게 할머니 수발을 들다가 끝까지 돌봐야 하는 신세가 되면 어쩌나.

2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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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수발을 드는 일은 모두가 피하는 일이다. 그러나 엄마의 가출로 인해 이 일이 어느새 마사키의 일이 되어버렸다. 고모는 잠깐 들렸다가 도망치듯 가버렸다.


집 안에 홀로 남은 마사키는 이 상황이 두렵다. 자신이 모든 것을 떠안게 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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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이렇게 다들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것일까. 이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라 생각하니 한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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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끊고 나자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마치 남의 일처럼 말하는 아버지, 그리고 누나와 통화할 때의 자신은 오십 보 백 보가 아닐까. 모든 것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고, 자기만 편하자고 드는 점이.

270~27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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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인 도요코가 하던 고민과 생각을 이제는 마사키가 하게 된다. 다들 나 몰라라 하는 상황에서 마사키는 비로소 아버지의 무심함과 누나의 모른 척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엄마가 홀로 할머니를 돌볼 때 자신이 하던 행동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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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투덜거리기만 했지 전혀 보탬이 안 된다.

아아, 다 싫다. 다 싫어.

대체 가족이란 무엇일까.

27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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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감당하는 상황이 되자, 마사키 또한 가족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다 싫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을 엄마인 도요코는 장작 13년 동안 버텨왔다.


잠시 잠깐 돌봄을 행하는데도 힘든데, 도요코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5. 시어머니 기쿠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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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쿠노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부르지 않으면 며느리가 영원히 오지 않는 건 아닐까. 자신이 여기 누워 있다 죽어도 모르지 않을까.

15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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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시어머니의 아집과 고집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툭하면 트집 잡고 상처 주며 며느리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라는 듯 행동하는 시어머니는 심지어 망상까지 한다.


이 생각 때문에 테스트를 하기도 하는데, 정작 이때 며느리는 가출한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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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부모를 훨씬 더 소중히 여겼다. 부모 봉양이라는 걸 알았다. 그런 생각을 하면 빨리 죽고 싶은 마음이 있는 반면, 이렇게 억울한 심정을 지닌 채 그래도 죽을 수 있나 하는 생각도 든다.

(...)

노인 수발을 피하기 위해서는 다들 거짓말도 태연하게 하는 듯하다.

이 악물고 살아야겠다.

30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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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사망법안은 어찌 보면, 전래동화에서 보던 고려장을 떠올린다. 그래서 더 씁쓸하다. 경제적으로 능력이 있는 시어머니 또한 자식들에게 이런 취급을 받을진데, 가난하고 무능력한 부모들은 어떠할까 싶어 더 그렇다.


노인 수발을 기피하는 자식들(딸 둘과 아들) 때문에 순간 독기가 오른 시어머니는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6.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온도차


1)며느리 도요코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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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도 집을 나갈 결심은 서지 않았다. 앞일을 생각하면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언제나 잠이 부족해 피곤하고 머리도 맑지 않다. 시어머니가 밤중에 몇 번씩이나 벨을 누르기 때문이다. 등을 긁어 달라느니 귀가 윙윙거린다느니, 제발 그런 일로 벨을 누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 번이어도 몸이 고단한데, 요즘에는 자다가도 대여섯 번씩 일어나야 한다.

16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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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고 낮이고 불러대는 시어머니로 인해 이제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지친 상태다. 별일 아닌 이유로 밤낮 소리를 질러가며 불러대는데, 이제는 제발 사소한 일로 부르지 않았으면 하는 게 며느리인 도요쿄의 입장이다.



2)시어머니 기쿠노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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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죽어야 한다고 하니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다. 밤중에도 몇 번이나 눈이 저절로 떠지고, 그럴 때마다 불안감이 덮쳐 온다. 이대로 죽을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서 없어질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면 끔찍하고 두려워서 소리를 지를 뻔하곤 한다. 그럴 때 누군가 옆에 있어 주었으면 싶다. 아니, 이 방이 아니라도 며느리 도요코가 옆방에서 자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다.

14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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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사망법안이 통과되면서 마치 시한부 인생처럼 두려움에 휩싸일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자다. 불안한 생각이 들면 가족들을 불러앉혀 놓고 자신의 불안감을 이야기하며 도와달라 요청할 수 있다.


그런데, 아들도 아니고, 딸도 아닌, 며느리만 붙잡아두고 내내 괴롭힌다. 자신의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내내 핑계를 만들어 며느리를 불러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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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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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사람을 변하게 해. 지금까지 수많은 노인들을 봐 왔지만, 나도 아직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실감하면 삶의 의욕이 다시 생기는 것 같았어."

34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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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목적에만 그치지 않는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다. 일은 사람에게 살아갈 목적과 삶의 의욕을 불어넣는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어쩌면 더 일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고령화 되어가고 있는 사회에서 무조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일을 못 하게 하는 게 과연 맞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모든 것을 젊은 세대에게 미루는 것이 어쩌면 억측이자 무례한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노인이라고 무조건 대우받고, 무료로 대접해 주기보다 스스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도록 돕는 게 더 맞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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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나 보탬이 안 되는 신세를 졸업하면 70세가 넘어서도 살 수 있다는 이면 법안이 있다는 거야."

(...)

"그게 다는 아닌가 봐. 무료 봉사도 필요하대."

(...)

"그 정도 봉사를 하면 정부에서 증서를 준다는 거야?"

"당연하지. 연금도 받지 않는 데다 무료로 요양보호사 역할까지 하겠다는데."

151, 153~15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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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한 바락이자, 빈익빈 부익부에 따라 갈라지는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금도 여전히 법망을 피해 요리조리 자신의 세를 불리는 이들처럼, 아마 이런 법안이 가결되면 또 나름대로 피해 가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하게 될 것이다.


당장 먹고 살 길도 없는데, 자신의 권리를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것도 있는 자만이 가능한 일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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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코 너를 만나고부터 왠지 화가 났거든, 나"

(...)

"내 친구 도요코가 이래저래 곤욕을 치르고 있어. 난 그걸 용서할 수가 없나 봐. 넌 훨씬 더 패기도 넘치고 늘 리더 같은 여자여야 하잖아. 내가 아는 도요코는 소심하고 남 보기 좋으라고 짓는 미소가 어울리지 않아. 그런 도요코는 보고 싶지 않아."

(...)

"도요코, 뭐가 어찌 되었든 앞으로 15년밖에 살 수 없어. 

남은 인생, 좀 더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없을까? 그럴 여지도 없는 거야?"

194~19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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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지만 차마 내려놓을 수 없었던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불을 붙여준 친구의 한마디는 도요코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자신을 위해 화내주고 자신의 본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아이코의 말 덕분에 도요코는 비로소 자신을 위해 인생을 살아야겠다 결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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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가출한 뒤로 할머니 많이 변했어. 나랑 단둘이 있을 때 막 울었다. 엄마에게 몹쓸 짓을 했다면서."

36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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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급진적인 배경을 가지고 출발했지만, 결론에 다다라서는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여기에는 수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꽤 희망적인 결론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시어머니의 입을 통해 전해지진 않았지만, 아들을 통해 시어머니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다는 점은 꽤 고무적이다.


'나이 많은', '시어머니', '13년 부양'이라는 키워드만으로도 '절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을 거라 추측하게 되는데, 시어머니는 이 모든 과정을 건너뛰고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하고 털어놓기까지 했다.


내용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다시 찾아온 며느리에게 직접 사과하는 모습이 어쩐지 머릿속에 그려져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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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은 앞으로가 시작입니다. 오래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회를 반드시 실현해야 합니다."


"옳은 말씀! 몸이 늙고 병들어 누군가가 도와줘야 하고 또 수발을 받아야 하는 미안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게 중요하죠. 그렇지 않고는 행복한 노후라고 할 수 없으니까요."

37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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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킹했던 '70세 사망법안'은 결국 폐지된다. 총리의 발표로 이뤄진 이 소식은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하는데, 결론적으로 보면 이것은 정치공작이자 충격요법을 통해 국민 교육 실현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듯하다.


한마디로 정치인의 쇼에 국민들이 대대적으로 놀아난 것이다. 그렇다고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덕분에 국민 의식 함양과 기부제도 확립, 그리고 모두가 위기의식을 느끼게 되었으니 국가로서는 가장 큰 것을 얻은 셈이다.


국민들은 이 법안으로 인해 이제 노후에 대한 준비와 각오를 다지게 되었다. 국가로서는 부족한 재원 마련 방법과 요양 부문에 전문화, 열악한 필수 부문에 대한 기본 시급 상승은 물론, 실버산업 육성에 대해 대대적으로 실현할 계획이다.


오래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으로 여겨질 수 있도록 국가와 국민 모두가 준비하고 참여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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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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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황당하고 어이없는 법안이지만, 이 덕분에 많은 것이 변했다. 한 가족의 구성원 모두가 변했고, 사회와 국민, 국가를 책임지는 이들 또한 다시 해보자는 희망을 얻었다.


처음에 70세 사망법안이 가결되었다는 소식이 퍼지며 사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어차피 모두 죽는데 뭘 아등바등하게 사느냐 하는 사람도 있었고, 죽는 게 억울하다며 인권침해라 부르짖는 이들도 있었다. 또 어떤 이들은 70세에 죽을 수 있어 감사하다고도 했다.


각자의 상황과 사정에 따라 이 법안은 다르게 해석되고 또 다르게 받아들여졌다. 저출산 고령화는 생각보다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사람들이 당장 인지하지 못해서 그렇지, 국가가 운영되는 모든 자금이 결국 국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더 그렇다.


생산인구가 줄고, 케어해야 하는 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큰 부담을 야기한다. 추후에는 이로 인해 국가가 소멸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럼에도 심각하기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자극적인 제목에 비해 내용상 균형을 잘 잡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가족구성원에 대한 해석과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비현실적이지 않아 더 그렇다.


이미 같은 상황을 겪고 있고, 더 심각한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는 상태이기에 이제는 정말 진지하게 현재를 바라보고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100세 시대'라며 장수를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이던 때와 달리 이제는 장수가 부담으로 적용되는 시대다. 과거와 달리 더 오래 일해야 하고, 더 오래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여성(혹은 주부)에게만 짊어지게 했던 집안 일과 돌봄에 대한 부담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도요코의 가족들이 그러했듯 여전히 잔존하고 있는 가부장제와 여성에게만 미루는 일들을 이제는 가족 모두가 분담해야 할 때다.


한 사람에게 의지하기보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은 스스로 하고, 자기가 맡은 바는 책임지고 해내는 것이야말로, 살아있는 것이 서로에게 미안하기보다 의지가 되고, 행복할 수 있는 이유가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미래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쌓이고 쌓여 사회에 드러난 문제점들을 현재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노년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도요코 가족에게 있어 돌파구는 도요코의 '가출'이었다. 가출을 계기로 이 가정은 온갖 해결책을 마련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 사회와 현재 우리들에게 산재해 있는 많은 문제들은 단순히 '가출'로 해결할 수 없다.


때문에 다방면에서 의견을 나누고,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제 덮어두는 것으로, 미루는 것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실정에 다다랐다 생각한다. 보다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아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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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나려 꽃 1
임해연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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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화책을 읽어본다. 거의 텍스트로 된 책(혹은 가끔 그림책)만 읽다가, 모처럼 카카오 웹툰에서 눈에 띄는 이야기가 있어 읽다 보니 단행본으로 된 만화책까지 손대게 되었다.


학창 시절에는 한때 만화책을 즐겨보기도 했는데, 그 역시 유행처럼 지나가고, 한동안 만화책은 거의 볼일이 없었던 것 같다.


솔직히 카카오 웹툰으로 이미 진도가 꽤 나간 상태지만, 읽는 것에 비해 업데이트되는 속도가 느리고, 모처럼 직접 단행본을 보며 옛 추억도 느껴볼 겸, 다시 단행본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본다.


모바일로 페이지를 넘기는 것과는 다른, 손으로 넘기면서 보는 재미가 쏠쏠히 있어 만화책을 펼쳐들 때면 여름방학을 맞은 느낌도 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과거에 보던 작고 아기자기한 사이즈보다 조금 큰 사이즈로 제작되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읽는 데는 큰 문제가 없으므로 패스!


과거에는 만화책을 고를 때 그림체를 제일 많이 봤는데, 언젠가부터는 스토리도 꽤 따지게 되었다. 잠시 잠깐 내려두고 빠져들 수 있는 책, 유치하지만 재미를 얻을 수 있는 책들도 종종 즐긴다.


만화책으로 먼저 끝을 보게 될지, 웹툰으로 먼저 끝을 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한동안의 유흥거리가 생겨 나름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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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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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궁궐 안에서 벌어지는 후궁들의 암투와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스토리로, 영화나 만화책 등에서 자주 다뤄지는 소재 중 하나다. 그럼에도 작가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 스토리나 그림체로 인해 봐도 봐도 이런 이야기들은 질리지 않는듯하다.


현재까지 읽은 스토리를 기반으로 살펴보면, 황후 자리(혹은 황제의 옆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후궁들이 벌이는 끈질긴 구애와 협작, 그리고 삼각관계, 짝사랑, 차이가 많이 나는 집안 등과 같은 소재들이 어우러져 흥미를 끈다.


특히 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지방 하급 관리의 딸 설석의 행보는 눈여겨볼 만하다. 원체 눈썰미가 좋고 현명했던 그녀는 하루아침에 재녀가 되고, 거기에서 천방지축 룸메이트이자 동기와 엮이며 어느새 황후에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렇게 든든한 뒷배도, 자신을 지켜줄 일가친척도 없는 상황에서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굳건히 황후의 자리를 지키며 후궁들을 관리하고 다스린다.


비록 자신이 원하지 않았던 삶이지만, 그 속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설석(설화)를 보며, 앞으로 그녀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해진다.


황궁이라는 위태로운 공간 안에서 그녀는 어떤 인생을 살게 될까? 더불어 그녀에게도 과연 사랑이 찾아올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지켜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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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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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도서관에서 만화책을 빌려본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는데, 최근 들어 만화책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도서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덕분에, 이렇게 대여를 통해 만화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다른 도서에 비해 유독 허들이 높아 여전히 구비된 만화책만 볼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아쉽고, 한편으로는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든다.


과거에 소설을 다른 장르에 비해 낮게 보았듯, 만화책 또한 그런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인식의 개선과 더불어 정책의 변화가 참 더디고 느리다는 생각을 하며,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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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순간, 치트키 독서 - 실패의 순간에 나를 일으켜준 것은 언제나 ‘책’
이혜주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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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와 좌절에 무너진 순간, 길을 잃고 헤매는 순간, 치트키가 되어 줄 독서!"


현대인들에게 독서는 여전히 고상한 취미라거나, 이력서에 쓸 게 없어 채우는 또 하나의 빈칸 채우기용 일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독서는 가까이하기에 먼 당신이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반면, 독서의 매력에 빠져든 사람들에게 있어 독서는 앞선 이유들과는 다른 이유로 책을 더 가까이한다. 좌절의 순간 힘을 얻기도 하고, 관계에 있어 어려움에 있을 때 해결책을 얻기도 하는 친구이자 스승 같은 존재로 늘 함께 한다.

그러다 보니 독서를 즐기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로 양분화된 느낌이다. 치열하게 독서를 즐기는 이들은 더 다양한 책을 섭렵하려 노력하지만,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있어 책은 그저 뜨거운 냄비를 받치는 받침대이자,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책을 가까이하게 된 저자의 경험과 더불어 책을 통해 변화된 인생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독서 기록법, 도서 인플루언서로의 성장, 독서모임에 관한 이야기, 주도적인 삶을 위한 독서법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책을 읽는 목적과 동기부여, 그리고 책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력과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여러 이점들을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기존에 책을 즐겨 했던 이들도, 또 관심이 없었던 이들도 두루두루 책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지혜를 가진 어른을 통해, 경험이 많은 인생 선배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실마리를 찾거나 해결책을 찾았다면, 요즘은 사람을 통해 무언가를 얻기란 쉽지 않은 세상이다. 이럴 때 가장 효율적인 도구는 바로 책이다.

독서를 통해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인생 교훈 깨우칠 수 있도 있고, 다방면의 지식을 습득할 수도 있으며, 원하는 만큼 힌트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또 꼭 책을 구매하지 않아도 다양한 방법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만큼, 독서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삶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등대가 되어 줄 독서를 통해 인생의 또 다른 해법을 찾아보자! 분명 새로운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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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책으로 변화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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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독서를 시작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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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도피하고 싶어서였다. 직장 생활이 힘들고 인간관계가 지긋지긋했지만 매일 징징거릴 수 없었다. 투덜거려서 달라질 수 있다면 24시간 불평불만을 늘어놓겠지만 그럴수록 나에 대한 평가만 나빠질 뿐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현실을 잊고자 책으로 숨었다.
(...)
두 번째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싶어서다. 퇴사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떤지, 직장에서 기쁨을 발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떤지, 경험하지 못한 다른 세계의 삶에는 내가 모르는 무슨 이야기가 있는지 궁금해 책을 읽었다.

마지막으로 나와 타인을 이해하고 싶어서 책을 읽었다. 나는 공감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내 기분과 상황만 알았지 나와 다른 타인의 마음과 상황이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27~2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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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책을 읽게 된 계기를 통해 얼마나 내몰린 상태였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어쩌면 꽤 많은 사람들이 이와 비슷한 이유로 책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현실 속에서는 답을 찾을 수 없기에, 방법을 찾기 위해, 도피하기 위해, 뭔가를 이해하기 위해 말이다.


■자기 분석과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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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휴대폰에 저장된 연락처를 살펴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을 알고 있는데 어쩜 연락이 하나도 오지 않을까? 생각한 날이 있었다.

바로 그날, 저자는 사람들이 찾는 사람으로 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
사람들을 만날수록,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은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64~6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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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내게 연락하지 않았던 이유는 오답을 강요하던 나를 피하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여전히 그 길이 아니라고, 그런 방법이 아니라고 끼어들고 싶고 상대의 지도를 힐끗거리며 따라가고 싶을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되뇐다. 자신만의 지도를 가진 자만이 타인에게 갈 수 있고 다시 내게 돌아오는 법도 아는 거라고.

세상에는 수천수만의 지도가 존재함을 인정할 때 대화가 즐거워진다. 타인의 삶과 선택을 인정하는 순간 또 다른 배움의 장, 대화의 장이 열린다고 믿는다.
68~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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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핸드폰을 들여다보다 문득 저장되어 있는 사람들의 숫자에 비해 연락이 오가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러다 이내 깨닫게 된다.

자신도 모르게 사람들에게 오답을 강요하며 불편한 상황을 만들어 사람들이 자신을 피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이내 자신의 그런 잘못된 행동에 대해 반성하게 되면서 이제는 타인의 삶을 인정하고 또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이 모든 것은 책을 통해 얻은 깨달음 덕분으로, 관계를 맺는 법, 타인의 삶을 존중하는 법 등을 배우고 익히게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책 속에서 발견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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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힘을 믿는 무수히 많은 작가들이 작품을 펴내고, 나와 같은 독자들이 그들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목격한다.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 손을 뻗게 되는 건 책이다. 희망을 발견하고 싶을 때도 마찬가지다. 희망과 위로, 사랑의 힘을 확인하기 위해 책을 펼치는 데 드는 비용은 없다. 속는 셈 치고 읽는다고 손해날 일이 전혀 없다는 말이다.
7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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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저자는 책을 통해 우리네 삶과 작가들이 작품을 통해 그려내는 삶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음을 목격하게 되면서, 책이야말로 모든 희로애락을 품고 있는 그야말로 해결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때문에 희망과 위로, 사랑의 힘을 확인하고 싶을 때는 책을 펼쳐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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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도서 인플루언서의 독서, 그리고 기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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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인플루언서가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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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변화뿐 아니라 삶의 기준과 방식도 바꿀 수 있게 한 책을 만나고 소개하는 것이 즐거웠다.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전할 수 있다면 책으로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떨어지고 떨어져도 계속 문을 두드릴 수 밖에 없었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분명히 있다고 믿었다.
8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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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블로그에 도서 리뷰를 작성하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변화를 체감하기 시작했다. 삶의 주도권을 스스로 가지게 되었고, 타인의 눈치를 보기보다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점점 더 책을 만나고 소개하는 것이 즐거워졌고 그래서 누군가에게 만약 영향력을 전할 수 있다면 책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에 도서 인플루언서로의 도전은 놓칠 수 없었다 전한다.


■네이버 인플루언서로 선정되면 얻게 되는 혜택

1. 광고 수익
애드 포스트를 신청하면 노출되는 광고 클릭 수에 비례해 수익을 낼 수 있다. 자신의 블로그 주제에 맞는 게시글 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헤드 뷰 광고: 블로그 게시물과 토픽 최상단에 노출되는 광고
▶프리미엄 광고: 블로그 본문 중간 영역에 이미지/동영상형 광고로 노출되며 일반 광고보다 높은 보상을 제공한다.
▶애드 포스트: 다양한 영역에서 추가로 일반 광고나 노출된다.

2. 검색 상위 노출
실제 저자가 느끼는 가장 강력한 혜택으로, 인플루언서가 작성한 콘텐츠는 네이버 검색 결과에서 더 먼저, 더 많이 보이게 된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상단에 있는 게시물을 클릭하게 되며 이는 광고 수익 및 브랜드 협업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다.

최근에는 블로그, 포스트, 네이버 TV,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채널의 내 콘텐츠를 불러와 하나의 완성된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토픽이라는 기능으로 또 하나의 노출 경로가 생겨 노출 및 수익의 가능성이 더 커졌다.

3. 브랜드 커넥트(대기업 및 브랜드와 협업)
네이버 인플루언서 센터는 주제별 전문성을 갖춘 인플루언서들에게 국내외 브랜드와 협업할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한다.

브랜드 커넥트는 브랜드에서 제안한 캠페인(체험단)을 조회하여 나의 주제와 맞는 캠페인을 신청할 수 있다. 인플루언서는 신뢰도 높은 제휴 툴을 통해 브랜드와 협업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며 기업은 성공적인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캠페인은 상품과 서비스만 제공되는 경우, 원고료까지 제공되는 경우 등 다양하며 투명하게 보상이 모두 제시되어 있다는 점에서 선택이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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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인플루언서인 저자에게 있어 이런 혜택 중 가장 좋은 것은 바로 검색 상위 노출이라 말한다. 이는 곧 다른 사람보다 내게 기회가 먼저 주어진다는 의미로, 무엇을 하든 먼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어떤 도전을 하고, 어떤 기회를 잡을 것인가는 오직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말한다.


■네이버 인플루언서가 되는법
인플루언서 선정 기준을 네이버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지만 네이버가 어떤 플랫폼인지 생각해 보면 길이 보인다.

검색 시장에서의 위치, 진행하고 있는 챌린지를 생각하면 네이버는 정확한 정보, 양질의 콘텐츠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분야를 나누어 인플루언서를 선정함으로써 누구나 아는 정보가 아닌 전문적인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하기를 원하고 있다.

※좋은 문서의 특징
①신뢰성 있는 정보
②솔직한 경험
③독창적 정보
④심층적 구성
⑤좋은 가독성

네이버가 신뢰도와 정보성 거기에 개별화된 전문성과 가독성까지 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검색하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정확한 정보이되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틀에 박힌 정보가 아닌 개인 맞춤형 후기여야 한다.

그런데 사실 이 또한 확실한 답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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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기준이 없으니, 실상 이 모든 기준을 충족했다고 해도 떨어지는 것은 부지기수다. 그래서 수많은 이들이 이유도 모르고 실망하고 낙심한다. 그럼에도 현재는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었으니 저자는 의미 없는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여전히 이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이유도 모르고 떨어진 이들에게는 의미 없는 시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인지 이런 심사에는 명확한 기준이 공개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본다. 누군가에게는 기만처럼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 콘텐츠 찾아 집중하기

1. 우선 내가 재밌는 SNS 활동이어야 한다.
그래야 지속할 수 있다. 큰 에너지를 쓰지 않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 그리고 나에게 맞는 플랫폼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2. 누가 뭐래도 계속할 수 있는 콘텐츠를 택하면 오래갈 수 있다.
한 가지 팁을 더하자면 '나를 추가한 이웃'이 누구인지 이웃 추가가 들어오면 해당 블로그를 방문해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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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을 말하자면 내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활동 중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지속할 수 있는 것을 힘 빼고 쓰면 된다고 전한다.

삶의 크고 작은 이벤트 속에서도 흐름이 끊기지 않는 콘텐츠, 이렇게도 저렇게도 변주하며 써도 큰 에너지가 쓰이지 않는 이야기가 곧 나의 콘텐츠라고 전하며 지치지 않고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한다.

마음과 에너지를 뺏기지 않으려면 페이스 조절이 중요한데, 하나씩 천천히, 서툴러도 지속적으로, 그것만큼은 내가 지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야 한다고 전한다.


■독후감이든 서평이든 써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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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읽었다면 기록해야 한다. 이유는 너무나 단순하고 명확하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이 나지 않으니까. 메모, 필사, 일기, 독후감, 서평까지 기록의 결과물은 다양하다. 책을 읽고 난 후 어떤 방식을 거치든지 자기화를 거쳐 한 줄 메시지를 남기는 것을 목표로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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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에 동감한다. 많이 읽고, 많이 접하는 경험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기억에는 한계가 오기 마련이다.

일단 읽고, 정리하고, 쓰다 보면 조금 더 임팩트가 남는다. 여기에 더해 기록으로 남긴 것은 언제든 읽어볼 수 있으므로 일석이조다. 더불어 이미 읽은 책을 다시 읽기는 어렵지만, 자기화 시켜 남긴 메모나 기록들은 언제든 다시 꺼내 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기록은 필수다!


■책 언제 읽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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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거나 빌려오면 정독을 하기 전에 이 책을 언제 어느 장소에서 읽으면 좋을지 먼저 훑어보기를 권한다. 생각보다 어려운 책이 있고, 쉽게 읽히는 책이 있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에 따라 분류를 해두면 좀 더 효율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

책을 분류하는 것처럼 나의 에너지 상태도 체크를 해둔다. 언제 가장 집중할 수 있는지, 하루 중 가장 효율성이 높은 시간이 언제인지, 내게 적정한 수면 시간은 총 몇 시간인지 내 시간의 흐름, 내 몸의 컨디션을 체크하여 생활한다면 틈새 시간을 흘려 보내지 않을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을 죄책감 없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아하는 일에도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잊지 말고 역할에 따라 해야 하는 일을 우선적으로 처리한 후 짧은 시간이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책에 집중하자. 분명 더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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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틈새 책 읽기 시간을 살펴보면, 직장 다닐 때는 출퇴근 왕복 2시간을 활용해 독서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주말에는 주로 외출을 해서 거의 독서를 하지 못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아 집에서 쉴 때는 침대에 누워 책을 보다 자는 식을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또 장소 곳곳에 분류해둔 책들 덕분에 언제든 손을 뻗으면 책이 있어 무의식적으로 책을 집어 들 수 있는 환경을 설정했다고 전한다.

또 아이가 앉아서 놀 때쯤 육아에 한숨 돌리며 아이가 깨어 있는 시간에 책을 읽는 것으로 책 읽는 시간을 확보했다고 말한다.

이렇게 살펴보고 나니,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든다. 사람마다 책에 집중하는 시간, 독서 방법이 다르겠지만 나만의 루틴을 찾아 나가다 보면, 일주일에 1시간이라도 독서시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책 어떻게 읽나요?

<저자가 책 읽는 순서>
①표지 먼저 보기
②책 날개의 저자 소개를 본 후
③목차의 전개를 보고
④책 뒤표지를 살펴본다.
⑤와닿는 문장, 기억하고 싶은 부분을 발견하면 책 귀를 접어두는 편이다.

<책을 읽을 때 참고하면 좋을 내용>
목적에 맞는 책을 읽어야 오래가는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다. 책을 읽는 태도,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저자가 이런 이야기를 하겠지? 예상하며 맞추는 재미도 있지만, 아는 이야기를 해도, 뻔한 이야기를 해도 새로운 관점이 있을 수 있다고 겸손하게 수용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책을 읽고 나면 리뷰를 빠르게 쓰는 편이다. 사진첩의 사진을 지우기 위해서다. 핸드폰의 용량도 소중하니까.


■책 읽고 리뷰 쓰는 법

1. 전략 세우지 말고, 비교하지 말고, 우선 마음이 가는 대로 쓴다.
지금 생각나는 대로, 주먹구구로 우선 시작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시작이 빠를수록 나만의 이야기가 더 많이 쌓여 시행착오 자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처음은 어설프고 아마추어 같을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자. 어설픈 기록이라도 한 공간에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려면 충분한 양의 기록이 모여야 보인다.

2. 질문을 품고 책을 읽는다. 질문에 답한다는 생각으로 리뷰를 작성한다.
어느 정도 리뷰의 양을 채웠다면 한 가지 질문에 답을 얻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는다. 무엇을 하든 목적의식을 가지라는 자기 계발서의 가르침을 책 리뷰에 적용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질문은 수정될 수 있고 나의 질문이 얼마나 우스운지 또는 얼마나 예리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3. 나는 생각이 달라, 다른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기
책 중엔 나와 생각이 전혀 다른 이야기도 있다. 다른 관점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수용할 수 있다면 새롭게 알게 된 것을 쓰고 전혀 동의가 되지 않는다면 무조건적인 비난이 아닌 내 생각을 뒷받침해 주는 근거와 자료를 찾아 기록해 둔다.

4. 회색 인간은 안돼. 나만의 필터를 장착하자.
특별히 나의 책 추천이 필요한 이유, 나만의 필터를 소개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문장 수집, 관리하는 법
처음에는 읽은 책을 짧게라도 모두 리뷰하려고 인스타그램 책 계정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점차 같은 취미의 사용자와 소통하며 내 멋대로 쓰는 감상이 더 어려워지면서 혼자만 보는 한글 파일에 기록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이런 생각이 불쑥 고개를 디밀었다고 한다.

'지금 내가 대충 봐서 그렇지 시간이 지나서 다시 보면 좋을 수도 있지 않을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래서 그중 좋았던 문장을 함께 적었다. 문장 수집은 그렇게 시작됐다.

저자는 현재 노션이라는 도구를 사용 중으로, 노션은 책마다 좋았던 문장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이고 태그로 책의 주제 또는 다양한 글감을 여러 개로 지정할 수 있어 내가 모아둔 문장의 주제에 맞춰 여러 개의 태그를 달아 두고 같은 태그로 필터링을 하면 필요할 때 쉽게 문장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문장을 수집하는 일은 리뷰를 쓸 때도 큰 역할을 한다. 리뷰를 쓰기 전 문장 수집을 먼저 해놓기 때문에 리뷰를 쓰기 위해 책을 뒤적거리거나 좁은 장소에서 책과 노트북 둘 다 꺼내 자리 정리하지 않아도 된다.

노션은 PC와 스마트폰 앱 모두 동일하게 사용 가능해 장소 구애 없이 이동하면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또한 큰 장점이다.

한번 다 읽은 책을 다시 꺼내 읽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앱을 열어 문장을 들여다보는 일은 매우 쉽고 편리하다. 책은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매체지만, 활용하는 방법은 디지털 능력에 따라 다양하게 뻗어갈 수 있다.

저자의 지식을 도움닫기 삼아 기록과 사유로 확장하여 나의 메시지로 만드는 일. 문장 수집은 지식의 정확한 출처가 될 뿐 아니라 상유 과정의 즐거운 재료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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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수집이나 관리하는 법은 각자만의 방식을 찾는 것이 가장 베스트 하다. 여러 사람들의 관리 방식을 하나씩 체험해 보고 나한테 잘 맞는 방식과 방법을 찾아야만 활용도도 높고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다.

특정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것이 걸림돌이 되기도 하기에 프로그램 운영 능력, 활용도, 편리성, 접근성 등을 고려하여 수집과 관리를 이어나가 보자.

꼭 책에 관련된 내용이 아니라도 업무, 취미 외 다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기에 자기만의 관리 방법 한 가지 이상은 꼭 알아두자!


■필사, 나의 마음을 발견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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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를 하면 책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다. 부분 필사든 전체 필사든 손으로 옮겨 적는 작업을 통해 문장을 한 번 더 보게 되고 새삼 눈에 들어오는 단어가 생기기도 한다. 눈으로만 읽을 때는 하지 않았을 저자의 마음도 헤아려 보면서 예기치 않게 나의 마음을 만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필사는 책의 내용을 더 또렷하게 기억하게 하고 느리게 읽는 시간을 통해 미처 알아봐 주지 못한 감정을 발견하게 한다. 여기에 덧붙여 일기 쓰듯 나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면 새로운 카타르시스와 쓰기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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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보면 은근히 필사를 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독서보다 필사에 더 집중하여 천천히 읽어나가면서 오히려 책의 매력에 빠지는 사람들도 있으니, 만약 책 읽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게 다가온다면 필사를 통해 독서를 시작해 봐도 좋겠다.

필사는 생각을 비우고 오로지 쓰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덕분에 잠시 책 속에 빠져 저자의 생각에 동기화될 수도 있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도 있다.

특별히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도, 준비물이 크게 필요한 것도 아니라서 접근이 용이하다. 어떤 것에 깊게 빠져드는 경험을 하고 싶다면 필사를 통해 시도해 보자. 특별한 자기화의 경험이 될지도 모른다.


■즐거운 독서와 기록을 위한 장비들
다른 것을 돌볼 여유가 없고 오직 책으로 도피하기 위해서라면 장비 같은 것은 갖출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 꼭지를 쓴다는 것은 그래도 구매한 것이 있다는 이야기다.

긴 글이든 단 한두 문장이든 쓰고 싶을 때 바로 쓸 수 있도록 환경 설정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펜과 노트를 많이 샀다. 그리고 퇴사 후 오직 집에서만 책을 읽다 보니 필요해진 것이 있었으니 바로 높이 조절이 되는 독서대였다.

<그 외 소소한 독서 용품>
1. 툴러 10센티미터 독서용 자
2. 문진 또는 독서 집게
3. 독서 링

예쁜 장비가 무엇을 지속하는 데 기쁨을 주는 것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독서만큼은 처음부터 장비를 갖추려고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읽고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지속하게 한다.
꾸준히 책을 읽고 싶다면, 정말 멈추지 않고 지속하고 싶다면 반드시 000이라는 저마다의 정체성을 만들어 보라고 권한다.

저자는 도서 인플루언서라는 정체성이 주어진 이후로 매사 책을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다고 말한다. 비슷한 듯 다양한 정체성은 서로를 지지하며 계속 책이 있는 곳으로 나를 이끄는데, 모임을 운영하기 위해 책을 읽고, 소화하고 나누기 위해 기록이 이어졌다.

이처럼 어떤 이유로 책을 다양하게, 그리고 많이 읽고 싶다면 그렇게 해야 하는 상황으로 나를 데려가거나 스스로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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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으로 나를 이끌기 위해서는 그만한 환경을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생각한다. 그냥 생각만으로, 다짐만으로 무언가를 이루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저자는 도서 인플루언서라는 정체성이 생긴 이후 지속적으로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듦으로써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었다고 전한다.

집 곳곳에 언제든 책을 꺼내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습관을 만들어 책을 읽는 시간을 확보하고, 또 독서모임 등을 활용해 계속 움직이도록 만든 것이다.

이런 노력들이 모이다 보면, 결국 000라는 정체성이 굳어질 수 있다.


■일상에서 독서와 기록을 실천하는 법
먼저 재미나 스트레스 해소를 목적으로 읽은 책이 목적에 맞게 흥미진진했다면 미루지 않고, 가장 편한 플랫폼에 한 줄 평을 올린다.

'정성을 다해 쓰고 싶어'라고 생각한다면 그 마음은 우선 접어 두고 지금 당장 책 표지만이라도 찍어 업로드 한다.

우선 기록해야 후에 수정을 하든 새로운 게시물을 작성하든 선택할 수 있다. 의외로 재밌는 책 리뷰는 잘 쓰고 싶은 마음에 안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잘 쓰려는 마음은 많은 것을 무겁게 한다.

문장이 아름다워 기억하고 싶은 책들의 경우엔 완독 후 울리는 것보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만났을 때 바로 해당 부분 사진을 찍어 당시의 감상과 함께 게시하는 것을 추천한다. 완독하지 않았다고 기록하지 말란 법은 없다.

관심 분야의 깊이 있는 공부를 위한 책을 읽었다면 밑줄을 치고, 플래그를 붙이고, 다른 사람의 서평과 북튜버들의 영상까지 확장하는 독서를 해야 한다. 이때는 책에 최대한 알아볼 수 있게 표시를 많이 해두고 사진을 찍어둔다. 

책의 장르에 따라 시간을 두고 생각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경우도 있어 짬짬이 노트에 정리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공통적으로 꼭 해야 하는 일은 그때그때 사진을 찍어두는 것이다. SNS 기록을 위해서는 사진 찍는 습관이 필수다.

더불어 재미와 효율은 중요하다. 그래야 꾸준히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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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기록을 일상에서 실천하기 위해서는 일단 미루지 않고 한 줄 평이든, 표지사진이든 일단 업로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특히 잘 쓰고 싶은 마음이 들 경우 오히려 미루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결국 기록으로 남기지 못하고 건너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완독을 하지 못했어도 일단 기록으로 남겨 두면 추후에 수정을 통해 얼마든지 보완할 수 있으니 미루지 않는 습관을 기르는 것을 우선으로 하자. 더불어 그때그때 사진을 찍어두는 습관을 기르면 추후 활용하기 좋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에는 재미와 효율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끊기지 않고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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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우리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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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을 시작하게 된 계기
저자의 첫 독서모임은 '네가 하면 나도 한다. 나는 더 잘해'라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래서였는지 첫 독서 모임은 저자의 경제 지식을 뽐내는 데뷔 무대가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두 번의 모임 끝에 결국 이런 쇼는 그만두었다고 한다.

저자 자신은 이 시작이 부끄러웠지만, 덕분에 비대한 자의식을 정리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도 생각한다고 한다. 이후 시작한 독서 모임은 평소 아끼지만 자주 보지 못했던 사람들과의 정기적인 만남을 위한 자리였는데, 누군가 독서 모임 참여하고 싶다고 댓글을 단 것이 시작이었다고 한다.

읽은 책을 소소하게 나누는 온라인 독서 모임은 굿나잇 독서 공지를 올려서 모임을 개최하는 방식이었다. 굿나잇 독서의 운영은 쉬우면서도 어려웠는데, 기대하는 것이 없으니 쉬웠고 그래서 동력이 쉽게 사라졌다고 한다.

첫 독서 모임이 저자 자신을 위한 모임이었다면 두 번째 독서 모임은 타인을 위한 것이었는데, 나를 위한 모임이 잘못됐다는 생각에 시선을 타인에게 두었는데 일정한 시간이 지나자 이 또한 길을 잃고 말았다고 말한다.

좋은 마음으로 시작해도 그만두고 싶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당황스러워고, 또 나의 문제인가 고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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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독서모임을 시작한 저자를 보며, 용감하다는 생각과 함께 이후 저자의 행보를 보며 역시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독서모임 또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에, 아무리 '책'을 주제로 모인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처음 목적을 이어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

길을 잃기도 하고, 관계가 어그러지기도 하며, 때론 아예 와해되는 경우도 있어 풍부한 경험과 방법을 다방면에서 고민해 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읽고 사유하고 기록하는 독서
독서 모임을 다시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 책이 좋았고 나누는 것은 더 좋았지만, 그 외의 것이 넘치거나 모자라거나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나가 되는 독서를 시작하면서 내가 생각한 보상은 후기와 경험이었다. 단순한 무료 모임이 아니라 운영 경험을 쌓아 신뢰도 높은 모임장이 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

그래서 하나가 되는 독서를 나만 아는 경험이 아니라 글로 남겨지는 후기를 목표로 했다. 그래서 읽은 책에 대한 리뷰를 남기되 해시태그에 '하나가 되는 독서'를 넣어 달라고 했다.

온라인 독서 모임은 오프라인보다 참여자들의 활발한 소통이 어려울 때가 많은데, 하지만 우리에겐 읽고 쓴 리뷰가 있었고 덕분에 모임에서 자세히 알 수 없었던 참여자의 생각을 더 깊이 알 수 있었다. 또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도 공유된 글을 통해 리마인드 할 수 있어 좋았다. 작성자의 기록이 쌓임은 물론이다.

후기와 경력이 필요해 부탁한 리뷰가 생각을 확장시켜주었고 넓어진 시각만큼 나만의 깊이도 생겼다. 나의 필요로 시작한 일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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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모임을 운영할 때 사람들이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장착하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변형을 주려고 하면 방법을 수만 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선정하는 것에서부터, 어떤 식으로 계속 긴장감을 가지고 재미있게 참여하게 할 것인가가 곧 이 모임의 참여율과 지속성을 이끌어 줄 최선의 치트키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너무 큰 부담감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 또한 운영자의 몫이 아닐까 싶다.


■좋은 책 선정하는 법
독서 모임의 책 선정을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한마디로 답하자면 시대의 변화를 다룬 책을 읽고, 함께 읽을 만한 책을 미친 듯이 찾아 선정한다.

책을 선정하는 특별한 기술은 없다. 궁금한 만큼 읽고, 함께 하고 싶은 만큼 노력해서 책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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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하는 질문이지만, 실상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각자의 기호나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나에게는 유익하고 재미있었던 책이, 상대방에게는 지루하고 관심 없는 분야의 책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좋은 책이라는 것은 없다고 본다. 나에게 맞는 책은 좋은 책, 맞지 않은 책은 좋지 않은 책으로 분류하는 게 어쩌면 가장 적합한 답이 아닐까 싶다.


■책에서 질문하고 답을 찾기
서 말의 구슬과 꿰는 힘, 둘 다 필요하다. 질문과 답을 여러 차례 학습하다 보면 저자의 답이 아닌 나의 답을 발견하는 때가 온다.

읽고, 생각하고, 질문하고, 답을 찾으면, 실천한다. 완벽한 독서의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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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떤 기술이라기보다는 꾸준함과 시간의 힘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나만의 답을 찾게 된다.

그래서 저마다의 해석과 방법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지속성과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실천하다 보면 어느 순간 얻데 되는 득템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다.

읽고, 생각하고, 질문하고, 답을 찾고, 실천하는 일련의 행위를 놓치지 마라! 이것이야말로 독서의 선순환이며,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이점이 아닐까 싶다.


■구슬을 꿰는 힘, 생각의 힘은 어떻게 기를까?

1. 궁금해하는 마음을 갖는다.
본격적으로 생각하기엔 피곤하고 번잡하니 우선 그 이유가 뭘까? 질문을 심어둔다.

2. 나의 상황으로 가져온다.
감명을 받은 가수의 태도가 있다면 나의 경우엔 어떻게 적용할지 생각하고, 발상의 전환을 한 화가가 있다면 나의 닫힌 사고는 무엇인지 점검한다. 좋아하는 마음은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연결된다.

3. 다른 매체에서 얻은 감동 포인트와 나의 상황을 연결하여 느낀 점을 기록한다.
아하 포인트에서 그치면 놀라고 말 일이다. 하지만 기록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더 많은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된다. 이곳저곳에서 떠오른 생각들을 나의 궁금증과 연결하여 기록을 통해 눈에 보이게 시각화 한다.

4. 정리된 생각도 다시 본다.
깊게 생각한 주제가 있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한다. 정리된 생각을 여러 분야에 적용해 보고 수정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5. 내 생각을 존중해 줄 만한 곳에서 이야기 한다.
나의 이야기를 존중해 주는 곳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꺼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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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해 생각의 힘을 기를 수 있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무작정 책을 읽는다고 해서 생각의 힘을 기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제안한 방법을 통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여러 상황에 대입해 보고, 기록으로 시각화하여 다양한 방식에 적용해 봄으로써 습득한 것을 꺼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실제 적용 사례에 걸맞은지 확인할 수 있으며, 다양한 생각들을 더 넓게 확장시킬 수 있다. 그냥 책을 읽고 깨달음으로 끝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남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책을 통해 몇 배의 결과물을 얻고 싶다면, 관심을 갖는 것, 깨달음을 얻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눈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거나, 혹은 누군가와 아는 것을 나누거나, 아니면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을 통해 적용해 봐야 한다.


■함께 읽으면 좋은 점

①혼자서는 완독할 수 없었던 책을 함께 읽으며 완독할 수 있다.
②편독을 방지할 수 있다.
③확증 편향이라는 인지적 왜곡에서 벗어날 수 있다.
④다른 사람의 감상을 통해 내가 놓친 저자의 견해를 다시 보며 사고에 깊이가 더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자연스레 새로운 관점을 수용하기도 한다.
⑤상상도 못할 새로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책에서 전혀 이해가 안되던 인물의 행동도 누군가는 공감되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저자는 이와 같은 이유로 만약 독서 모임에 참여한다면 묵은 궁금증이 싹 해소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뻔한 이야기라 생각될지라도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완전한 문장으로 발언한 이후엔 내 생각에 힘이 실리며, 한번 더 생각하게 되고, 막연히 '~해야지' 했던 다짐에 실천이 뒤따라 오기도 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함께 읽으면 좋은 점으로 저자는 느슨한 연대감을 꼽았는데, 기록된 나의 이야기를 통해 묘하게 연결감을 느낄 수 있다 말한다. '당신도 그런 생각이 있군요' 공감하고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전한다.

*****

같은 관심사를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더 신나는 일이다. 그래서 어쩌면 사람들은 취향이나 흥미가 있는 것들에 대해 모임을 갖고 시간을 공유하는지도 모르겠다.

앞서 저자가 언급한 '함께 읽어서 좋은 점들'은 어디까지나 좋은 독서 모임에 참여했을 때 국한되는 내용들이라, 개인적으로는 이보다 앞서 여러 참여를 통해 나에게 잘 맞는 독서모임을 찾으라 말하고 싶다.

아무리 좋은 목적을 위해 모였다고 해도, 실제 함께 하는 멤버가 잘 맞지 않거나, 관심 없는 책, 공격하거나 헐뜯는 독서모임의 분위기라면 절대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독서 모임으로 달라진 점

①공감과 경청의 요정
②리스너
③열린 마음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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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독서 모임을 통해 달라진 점 3가지를 꼽았는데, 살펴보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항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요즘같이 타인을 시샘하고, 자신의 상황이나 이야기만 고집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서 이런 자세를 확장시켜 나갈 수 있는 독서모임은 배움과 깨달음을 전해주는 시간이 아닐까 한다.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마음을 나누고, 공감하고, 경청하고,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배워나간다면, 앞으로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져보게 된다.


■나와 잘 맞는 독서 모임 찾기

1. 내가 좋아하는 책들의 리스트를 작성한다.
2. 책의 종류가 소설인지 자기 계발서인지 과학, 인문 분야인지 분류한다.
3. 가장 이야기하고 싶어 미치겠는 주제가 무엇인지 적는다. 작품에 대한 분석인지 내 삶에 적용하고 싶은 실제적인 방법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4. 독서 모임을 하고자 하는 이유가 단순히 이야기 욕구인지, 커뮤니티 형성인지 확인한다.

1, 2번의 질문은 참여할 독서 모임의 주제와 관련이 있다. 반면, 3번은 독서 모임의 색깔을 결정하는 주요 질문이다. 모임의 성격과 나의 목적이 맞아야 즐거운 독서 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 궁금한 사람은 좋아하는 분야의 일반적인 독서 모임을, 저자의 생각이 궁금하다면 북토크 참여를,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사람은 읽고 쓰는 모임 또는 글쓰기 모임을 고려해 보면 좋을 것이다.

4번은 3번과 연결되는 질문이자 오프라인 다른 활동으로까지 확장되는 영역이다.

모임에 참여하기 전 나는 어떤 쪽인지 생각을 해두면 후속 활동에 당황하지 않고 현명하게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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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경우 어떤 기준으로 독서모임을 찾아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이 항목들을 염두에 두고 찾아보면 어떨까?

1~4번 항목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독서모임, 북토크, 글쓰기모임 중 특성을 고려해 선택해서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독서 모임을 만들고 싶다면?
모임을 만들기 전 우선 다양한 모임에 참여해 보시기를 권한다. 다른 모임의 참여로 나의 강점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를 이렇게 할 수 있구나, 나는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겠구나, 오히려 나만의 메시지가 또렷이 보이기도 한다. 또한 참여자로서 모임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보완점을 찾을 수 있다. 실제 모임을 꾸린 후 경험한 독서 모임의 좋은 것만 반영하며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게 된다.

함께 읽고 싶은 이유, 즉 목적을 정하는 것도 모임의 색깔을 결정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운영 방식이다.

온라인, 오프라인 병행하며 읽고 있는 책의 분량을 온라인 공간에 인증할 수 있으며 줌을 통해 소리 없이 함께 읽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주제와 목적, 운영 방식까지 정해졌다면 다음은 모객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소수의 인원이라도 일단 시작하고 경험을 쌓는 게 좋다. 이중 SNS 채널은 독서 모임뿐 아니라 기록을 통해 나라는 서사를 쌓기에도 도움이 되기에 꼭 운영하시라고 권한다.

연령에 제한을 둘지, 시즌제로 운영할 지 매회 모임마다 모객을 할지, 유료로 할지, 무료로 할지 역시 고민할 사항이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다수 모이는 곳이기에 간혹 소통의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모임의 규칙을 미리 공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 만큼 경청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동의하고 싶은 한 사람의 의견이 있더라도 치우치지 않고 참여자들의 생각을 모으고 정리하는 운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어야 한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생각을 꺼내놓을 수 있는 환경을 가꾸는 게 나의 역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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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독서모임에 참여해 보지 않고 무작정 리더가 되고 싶은 욕심에 독서모임을 주관하는 것은 지양하라 말하고 싶다. 어떤 것이든 어느 정도 기본 지식과 경험이 바탕이 되어야 실수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다양한 독서모임을 통해 나만이 이끌 수 있는 독서 모임의 성격과 목적, 색깔을 결정짓는다면 보다 더 안정적으로 독서모임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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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책으로 주도적인 삶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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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말하는 방식대로 했는데 변하지 않는 이유는 어떤 삶을 원하는지 명확히 구체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기에 답답한 시간을 보내며 만족할 수 없을 뿐이지 실패는 아니다.

독서는 여유 있는 사람들의 고상한 취미생활이 아니다. 시간과 돈이 절실한 사람이 만날 수 있는 가장 성공한, 친절한 안내자다. 저자가 책을 끊임없이 읽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변화를 통한 실제적인 유익을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글쓰기는 그런 나를 발견하는 도구였으며, 꼭꼭 숨어 있는 나를 발견하고 욕망을 꺼내 주는 지루한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만약 두 가지 이상의 일을 병행해야 한다면, 스스로를 실패한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으면 된다. 커리어, 꿈, 아름다움, 나 자신. 어느 시점을 지나면 또 다른 모습으로 마주할 수 있음을 믿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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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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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파트에 맞는 추천책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실패와 좌절의 순간 저자에게 힘이 되었던 책도 함께 실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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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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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해 삶의 변화를 경험해 본 저자가 쓴 이점과 변화를 살펴보며 나에게 책은 어떤 의미였는지, 또 어떤 변화를 가져다주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중간 점검 같은 개념으로 하나씩 살펴보게 되었다. 몇 년 전과 비교해 책 읽는 횟수, 시간, 독서 습관, 관심도의 차이, 기록하는 방식과 기록하기까지 이루어지는 과정 등등.

중간에 지난한 과정을 겪기도 했지만, 어쨌든 책은 나에게 친구이자 스승이었으며, 호기심을 자극하는,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아니었나 싶다.

더불어 독서의 시작이 호기심과 재미에서 비롯다는 것에, 그렇게 이끌어준 사람들에 대해 늦게나마 마음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가끔 독서를 즐겨 하는 다른 이들은 어떤 식으로 책을 읽고, 기록하고, 정리하는지 궁금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조금은 해소할 수 있었다.

때때로 방향을 읽거나, 아이디어를 찾고자 할 때 참고하고자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은 자세히 기록해 두었다. 만약 독서에서부터 기록, 모임 등 일련의 과정이 어렵다고 느껴지거나 방법을 모르겠다면 위의 기록들을 차근차근 살펴보자.

꼭 A부터 Z까지 한 번에 이룰 필요는 없다. 일단 나의 관심사부터 알아가 보자.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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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감성 장인 임영웅의 힘
서병기 지음 / 성안당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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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최근 들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문화적 현상의 단면을 파악해 보고 싶어서였다. 사실 트로트나 임영웅, 경연 프로그램들은 나의 관심사에 들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고 관심을 갖는 현상들은 한 번씩 살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깊이 들여다보고자 했다.


어쩌면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다른 어느 독자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오로지 이 책을 통해 앞서 이야기한 키워드들을 살펴보고, 대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종종 이슈가 되어 기사를 통해 접하기는 했지만, 장윤정 이후 특별히 트로트를 듣거나, 해당 경연 프로그램을 보거나, 임영웅이라는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았기에 더 그렇다.


그렇기에 말하자면, 이 책이 처음이다. 임영웅이라는 사람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되고, 그의 음악을 찾아 들은 것이, 그리고 관심 없었던 트로트라는 것에 대해 제대로 대면한 것이 말이다.


싫다는 감정은커녕 아예 관심이 없었기에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 분명히 트로트라는 장르에도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공감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트로트 외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섭렵하는 임영웅이라는 가수의 등장은 분명 또 하나의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임영웅이라는 가수에 대한 이야기부터, 트로트의 역사와 성장 방향, 그리고 경연 대회가 불러온 트로트의 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이 속에는 임영웅에 대한 저자의 팬심도 가득 들어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서문과 프롤로그, 그리고 내용 전반에 그를 찬양하는 반복적인 이야기들이 수두룩하게 담겨있었다.


다방면의 취재 내용과 분석 자료들은 분명 이런 문화나 현상들을 파악하기에 좋을 내용들도 많았지만, 같은 단어와 문장이 반복적으로 서술되는 부분들은 눈살을 찡그리게 만들었다.


이를테면 처음 서문을 읽고는 임영웅이라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한껏 들었다.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싶다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러다 이내 프롤로그에서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것을 보고 조금 질려버렸다. 분명 분석적 내용을 담았다고 했는데, 분석이 아니라 팬심을 가득 담은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1장까지 연결되었는데, 2장 이후 다행히 제대로 된 분석과 기사, 인터뷰 등의 내용을 통해 비로소 알고 싶던 내용들을 파악할 수 있어 그나마 집중할 수 있었지만, 이내 후반부에서 또 팬심이 작용하면서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팬심은 내려두고 보다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내용으로 내용을 채웠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더불어 반복적인 단어 선택과 문장들을 자제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팬심은 싹 빼고, 가급적 객관적인 사실과 현상에 근거한 내용들을 위주로 이 책에 대한 내용을 담아보려 한다. 더불어 자주 언급되는 임영웅이 불러온 트로트 문화의 변화에 대해서도 함께 다뤄보고자 한다.


사람들에게 하나의 현상처럼 다가온 임영웅의 매력과 문화적 파워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정리해 보았다. 이를 통해 여전히 K 컬처의 건재함과 그 변화의 끝은 알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대한민국이 가진 똑똑한 기획력과 아이디어, IT 기술의 합작으로 더 많은 K 컬처가 나오기를 고대해 본다. 하지만 이 속에서도 폐쇄성 짙은 방식과 자만심은 경계가 필요해 보인다.


더불어 최근 이슈가 되었던 아이돌에 대한 생각도 함께 담아보았다. '가수'라는 직업이 가져야 하는 필수 덕목과 더불어 문화라는 이름 안에 가려진 이들의 모습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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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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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임영웅 현상을 보다 더 구조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기획됐다. 또한 임영웅에 대한 무조건 찬양 일변도가 아니라 임영웅이 우리 대중문화에 끼친 영향력과 역할, 의미 등을 객관적으로 분석, 파악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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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임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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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임영웅 음악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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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은 지르지 않는다. 그의 노래에는 절규 톤과 같은 기교, 강-강-강이 없다. 더도 덜도 아닌 딱 그만큼만의 감정을 사용해 노래 효용을 극대화시킨다. 이는 그의 노래가 소통력과 공감력을 높일 수 있는 근거다.


임영웅은 발라드와 스탠다드 팝 등을 두루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다. 트로트 가수로서 임영웅의 다양성이 잘 발휘되는 모습은 지난 경험에서 다져진 '베이스'에서 나온다.

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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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함께 수록되어 있던 QR코드를 통해 그가 부른 다양한 음악들을 함께 들어보았다. 단순히 트로트 가수라고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는 것을 보고 좀 놀랐다.



2. 임영웅 공연의 강점과 차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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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의 공연을 보면서 임영웅의 강점과 차별점 몇 가지가 여전히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다.


첫째, 노래 가사 하나하나의 전달력이 최고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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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임영웅은 트로트와 발라드, 댄스, 팝, 힙합, 랩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을 뿐만 아니라 진지함과 유쾌함, 거기에 유머감각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내공과 열정을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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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임영웅은 여느 공연에서 볼 수 없는 엔터테이너적 볼거리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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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임영웅은 엔딩 요정이라는 점이다.

65~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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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통해 그의 공연이 효도 콘서트라는 말로 연일 화재가 되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단순히 공연의 구성이나 짜임 외에도 공연을 도와주는 스태프들의 일화까지 알고 보니, 세상 이런 공연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돌 콘서트만 다녀봐서인지, 팬들에게 무례하고 큰소리만 치는 스태프만 보다가 업어서 자리를 안내해 주고, 쓰러진 관람객의 병원비까지 내주는 공연은 어쩐지 생소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관객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연! 어쩌면 미래 우리 공연문화에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꼭 업거나 병원비를 내달라는 게 아니라, 적어도 친절한 안내와 말투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3. 임영웅에 대한 평가와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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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를 좀 더 넓게 해석했다는 평가의 중심에 임영웅이 있다. 임영웅은 발라드를 부르다 트로트 가수가 됐다. 말하듯이 노래를 툭 부르고 여백의 미를 잘 살린다. 발라드 감성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그가 부르는 트로트는 또 다른 감성을 자아낸다.


그런가 하면 임영웅은 트로트 가수로서는 이례적으로 음원에서도 강자다. 멜론 차트 100위 안에 항상 4~8곡이 상주해 있다. 트로트 가수의 음원 차트 올킬급은 극히 이례적이다.

(...)

트로트 가수가 강한 곳은 음원이 아니라 행사다..

19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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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은 트로트만 부르는 '트로트 가수'가 아닌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그냥 '가수'다.

19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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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은 가사의 감정을 오롯이 전달하는 탁월한 보컬리스트다.

19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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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음원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임영웅에 대한 평가를 살펴보면, 기존의 트로트에서 보다 확장됐다는 이야기와 함께 여백의 미를 잘 살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더해 음원에서도 강자로 불리며, 이례적인 행보를 보인다. 이것은 곧 소장해서 들을 가치가 있다는 말로, 새로운 움직임이자 변화로 해석된다.


여기에 더해 여러 장르를 트로트 형태가 아닌 자기만의 보이스로 재해석해 부르는 것을 보면, 그를 단순히 '트로트 가수'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그는 OST 등을 통해 탁월한 보컬을 뽐내기도 했는데, 여타 트로트 가수와는 완전히 다른 행보다.



4. 임영웅의 보컬과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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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듯 말을 건네는 듯 차분하게 노래를 부르며 절제미를 발휘, 노래의 맛을 살려내는 임영웅은 긍정적이고 활달하면서도, 시종 겸손을 잃지 않는 태도를 지녀 팬들의 사랑을 오래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매력은 임영웅의 노래가 왜 음원에서도 강세를 보이는지를 잘 설명해 준다.

20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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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의 보컬과 그의 태도를 가만히 살펴보면, 기본이 탄탄하다는 것을 금방 파악할 수 있다. 그럼에도 멋을 부리거나 과한 기교는 부리지 않는다. 덕분에 담백하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트로트 가수하면 꺾기나 기교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임영웅에게서는 그런 것들을 발견할 수 없어 더 가사에 집중하며 들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활달하지만 지나치게 과시하지 않는 태도 때문에 어쩌면 그를 이토록 대중들이 오래도록 사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런 임영웅의 영상과 노래를 들으며, 문득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아이돌의 처참한 보컬이 떠올랐는데 가수라는 본업을 가지고도 비주얼로만 승부하려는 이들의 태도는 기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립싱크에 가려진 음색이나 보컬이 대형 공연이나 라이브 공연에서 드러나면서 뭇매를 맞기도 했는데, 적어도 가수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기본적인 실력은 갖추고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오래 사랑받는 가수들을 살펴보면 그만한 노력과 자기만의 뚜렷한 음색과 컬러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에게 기본기는 그야말로 기본이고, 여기에 더해 지속적인 자기 발전과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이들은 끊임없이 노력한다.


노래로 대중에게 어필하고 싶다면, 사랑받고 싶다면 적어도 가수로써 가져야 하는 '기본'(실력+태도)은 갖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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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의 역사와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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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로트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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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전 트로트 시장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용어가 '트로트 4인방'이다. 태진아, 송대관, 설운도, 현철 등 트로트 4인방은 장수했다.

(...)

그러다 2005년 장윤정의 네오 트로트 '어머나'가 터졌다. 장윤정을 시작으로 박현빈, 홍진영 등 네오 트로트가 기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트로트 4인방은 무너지지는 않았다.


트로트에서는 임영웅을 대중 스타로 만든 <미스터트롯>이 방송된 2020년과 함께 장윤정의 '어머나' 신드롬이 펼쳐진 2005년은 기억할 만한 해다.

13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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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4인방의 시대는 꽤 길고 독보적으로 이어졌다. 그래서인지 어릴 적 자주 접했던 트로트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고만고만하고 따분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흥을 돋우는 데는 트로트만 한 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매번 비슷한 운율과 가사, 똑같은 얼굴들이 나와서 불러대는 트로트는 그다지 맛이 없다고 느낀다.


그래서인지 장윤정이 나왔을 때는 트로트가 새롭게 다가왔다. 당시 트로트를 부르는 그룹에 비해 젊은 여성이 맛깔나게 부르는 '어머나'는 부담스럽지도 거부감이 들지도 않았다. 그저 즐겨듣는 가요에서 약간 빗겨난 새로운 변형으로 다가왔다.



2. 장윤정의 성공과 이후 트로트의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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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신드롬에는 특기할 만한 현상들이 자리 잡고 있다. 장윤정은 기획 가수 출신이 아니다.

(...)

장윤정을 스타로 만들어 준 주된 세력은 참여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던 네티즌들이다.

(...)

장윤정의 트로트를 부르면, 좀 더 튀는 다양성으로 봐줬기 때문이다. 당시 대중 음악 평론가 이대화가 그 시절 장윤정에게 부여해야 할 위치는 '처녀판 송대관'이 아니라 '이수영의 트로트 버전'이라고 했던 건 그런 이유 때문이다.

(...)

장윤정과 이어 나온 박현빈은 한의 정서를 지닌 정통 트로트를 경쾌함이라는 흥의 요소를 가미해 신세대 트로트를 개발해 행사 시장이 두터운 트로트 장르 공약에 성공했다.

(...)

2020년 <미스터트롯>이 터지고 임영웅이 탄생했다.

131~132, 13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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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의 성공은 한동안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트로트의 부흥을 다시 이끌어 냈다. 덕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러 신인 트로트 가수들이 등장하게 된다.


때문에 이때 한참 트로트 관련 예능 프로그램과 트로트 가수들이 TV에 많이 출연하기도 했다.



3. 트로트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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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트로트 가사의 상투성과 유치함은 계속 논란이 돼왔다. 트로트 음악의 튀는 가사에 대한 상반된 입장이 대립하고 있는 것.

(...)

트로트 음악이 시대 정신을 담을 필요는 없지만 좋은 음악이 대중의 정서를 순화시켜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점에서 자극적이고 유치한 가사는 세련되면서 공감 가는 가사로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133, 13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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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몇 가지 이미지가 있다. 반짝이는 의상, 반복되는 유치한 가사, 정적인 움직임 등.


이렇듯 트로트만 유독 특정 영역에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듯하다. 마치 그걸 벗어나면 트로트가 아니라고 누가 기준이라도 세워준 듯 트로트는 제자리걸음이다.


여타 장르처럼, 트로트도 변해야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꼭 어떤 정신을 담을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대중의 정서를 담을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가사로의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4. 트로트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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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는 지금도 여전히 MT와 회식, 행사를 신나게 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

그런데도 트로트가 뒤로 빠져 있었던 것은 평가와 경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TV에 아노는 트로트 가수는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신인이 나오지 않는다. 신인이라는 떡잎은 있지만, 그것을 발굴해 주는 시스템이 부재했다. 한마디로 긴장감 제로 구역이었다.

14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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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는 고인 물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장르 중 하나다. 후배들을 양성하고 키우기 보다, 선배 가수들이 장악하고 그 자리를 내어주지 않으려고 하는 느낌이 들어 더 그렇게 느껴진다.


트로트 가수들은 수면 위보다 아래에서, 행사장에서 더 빛을 발한다. 그래서인지 같은 곡을 수년째 부르고도 꽤 수입이 짭짤하다고 알고 있다.


이렇게 이어져온 역사는 긴장감은커녕, 안일함과 경쟁 시스템을 마비시켜버렸다. 덕분에 트로트는 비주류로 낙인찍힌지 오래다.



5. 트로트 가수조차 트로트를 부정하는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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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자, 주현미 등 트로트 대스타들이 "나는 트로트 가수가 아니다"고 한 적이 있다.

(...)

트로트 가수가 트로트를 부정하는 것은 이 용어가 가진 협소함과 부정성에 있다고 본다. 그래서 트로트라고 하면 왜색이고, 반짝이 옷에 유행과 상관없는 촌스러운 모습이 연상되기도 한다. 행사를 뛰려고 노래하는 가수 같은 이미지도 있다.

147~14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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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트로트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왜색성, 의식성이고 또 하나는 품격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14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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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저자는 트로트의 단세포적인 가사들이 새롭고 품격있게 바뀌어야 한다고 전한다. 쉬우면서도 상징과 비유가 포함된 재기 발랄한 가사들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한다.



6. 누군가의 워너비가 아닌, 독자적인 컬러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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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후배들은 '이미자, 나훈아, 남진, 주현미, 장윤정 워너비'가 되려고 하기보다는 독자적인 컬러로 승부를 걸어야 트로트의 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다.

15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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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의 역사를 살펴보며, 기억에 남는 이름들은 그들만의 독자적인 컬러로 승부했음을 알 수 있다. 장윤정, 임영웅이 그랬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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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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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스터트롯>의 성공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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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평소 TV에 나오지 않는 실력자들이 대거 출연해 밀도 있게 2시간 25분간 방송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희소성이 있었다.


②예능 프로그램이 주로 사용하던 개인사에 치중해 감성에 호소하는 신파적 스토리텔링과 심사위원의 독설, 악마의 편집 등에서 벗어나 오로지 참가자의 노래 실력 그 자체에만 집중한 '정공법'으로 승부수를 띄웠다는 점이다.


③들을 거리만 있는 게 아니고 볼거리도 다채로웠다.


④<미스터트롯> 출연자들은 경쟁하면서도 화합했다.


⑤<미스터트롯>의 인기에는 다소 유치한 자막도 한몫했다.


⑥기존 트로트의 전형적인 틀을 완전히 깨부수고 댄스, 록, 성악, 국악, EDM, 비트 박스 등 전혀 다른 장르와의 조합을 통해 '트로트의 신장르'를 개척해 냈다.

137~14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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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경연 대회가 있었지만, 보다 색다르고, 다양하고, 풍성한 무언가를 보여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제작자들은 <미스터트롯>만의 컬러를 만들어냄으로써 앞선 <미스트롯>보다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


정공법을 선택하되, 현실을 반영한 유치한 자막,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다채로운 볼거리 등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을 것이다.



2. <미스터트롯> 개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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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 행사가 화려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버 폭주로 인한 결승전 투표 결과 발표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와 출연자와 방송사와의 계약에서 불공정하다는 논란, 결승전에서 무려 3시간 20여 분이나 방송하며 시간을 끈 것은 뼈아픈 오점이자 개선해야 할 사안들로 보였다.

141~14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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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의 성공 이면에는 뼈아픈 오점과 개선점도 존재했는데, 저자는 위의 몇 가지 사례를 제시하며, 앞으로 이런 프로그램이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보완이 필요하다 언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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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의 역사와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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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3.0시대』에 따르면 팬덤의 진화 과정을 1~3세대로 구분하면서 1세대는 추종자, 2세대는 고객님, 3세대는 기획자/전략가/홍보 마케터라고 했다.


1세대는 기획사에서 만들어진 스타를 좋아하며 따르는 팬이라면 2세대는 구매력을 갖춘 고객으로서의 팬으로, 이때 조공 문화가 생겼다는 것.


3세대 팬덤은 스타에 대해 열광과 동경만 하지 않고 거래하고 관리하는 '애정'이라는 것. 이들 새로운 팬덤은 스타를 위해 '총공&스밍만 하는 게 아니고, 기획하고 양육하는 팬덤으로 새로운 소비자라고 할 수 있다. 내가 길러냈다고 생각하므로 간섭 팬덤 성격을 띤다. 나는 이를 모성에 팬덤, 일명 감놔라 배놔라 팬덤이라고 부른 바 있다.


이들은 기획자, 전략가, 홍모 마케터 역할까지 맡는 셈이다. 이런 육성 팬덤은 음악 산업을 크게 변화시킨다. 이들 팬덤 간의 상호 작용으로 아티스트의 가치가 올라가는 게 요즘 음악 산업의 특징이다.

158~15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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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면, 스타를 사랑하고 애정 하는 방식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1세대가 단순히 애정 하는 것에 그쳤다면, 2세대는 조공 문화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했고, 3세대는 여기에 스타의 이미지까지 관리하는 기획과 양육까지 더해지며 꽤 큰 영향력을 발휘함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과거 기획사가 팬들을 휘둘렀던 것에 비해 현재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띄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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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팬덤들은 규모가 아닌 가치, 특히 이용자 가치와 연결, 참여, 세분화, 공감하는 등 시대에 더욱 큰 가치를 만들어 낸다.

(...)

산업화 시대에는 '이익'을 창출하는 연예인이 떴고, 디지털 시대에는 '가치'를 창출하는 연예인이 뜨는데, 이런 변화에는 팬덤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처럼 팬덤이 문화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팬덤 변화를 보면 점점 더 올바른 소비로 가는 소비자 인식 변화 방향을 알 수 있다. 또한 팬덤의 영향력은 커져감을 알 수 있다.

1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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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의 변화를 살펴보면 소비자 인식 변화의 방향과 시대를 읽을 수 있다. 사람들이 어떤 것에 가치를 두는지, 또 이것이 문화산업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를 통해 시장규모도 달라질 수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의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더 눈여겨볼 만한 사항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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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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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눈여겨보지 않았던, 트로트라는 장르와 역사, 그리고 임영웅이라는 가수까지 살펴보면서 기존의 아이돌 문화와는 다른, 색다른 문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한때는 10대들의 전유물이라고 말하던 팬덤 문화가 이제는 40대, 50대 혹은 그 이상까지 확장되는 것을 보며, 문화를 즐기는 데에는 특정 연령, 성별을 꼭 구분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한정된 것만을 보여주고, 누려왔기에 그동안 한계를 지어왔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다양성과 확장성을 추구하면서 즐기는 방식이나 문화도 다채로워질 수 있음을 직접 경험하며, 문화의 힘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꼭 음악 분야가 아니더라도, 뮤지컬, 연극, 전시, 그 외 공연들에서 더 많은 변화와 확장성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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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밑의 들꽃 - 삶이 그러하여도 잠시 아늑하여라
김태석 지음 / 좋은땅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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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예술을 하는 작가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하고 말이다. 그럴 때는 작가가 직접 그리고, 쓰고, 다듬고, 만든 작품을 살펴보면 약간이나마 추측해 볼 수 있는데, 이 책 역시 그러한 관점으로 살펴보면 조금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듯하다.


시인의 눈에 아로새겨진 일상의 모습이 어떻게 비치는지, 어떤 생각으로 사물들을 바라보는지를 관찰하면서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읽어 나가다 보면,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어떤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을 소재로 시를 쓴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유달리 눈에 잘 띄지 않는 것들, 관심을 두지 않는 것들에 시인의 마음과 생각을 담아낸 것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개표소, 빗물, 기침, 꽃말, 설익은 사과, 이끼, 지렁이, 민들레 홀씨, 모래알 등으로 꼽을 수 있는데, 이것을 통해 시인만의 감성을 녹여낸 듯하다.


여기에 더해 페이지 중간중간 자리하고 있던 80여 점의 사진은 시인이 쓴 약 100편의 시와 어우러져 의미를 더한다.


마치 쉼표처럼, 시를 읽다 시선을 돌려 사진을 멍하니 살펴볼 때면 그 자리에 따뜻한 감성과 고요한 침묵이 나를 감싸주고 있는듯하다.



그중에서도 유달리 시선을 끌었던 몇 개의 시를 통해 나만의 감성과 생각을 전해보고자 한다. 어쩌면 이는 시인의 의도와는 무관한 감상일지도 모르지만, 뭐 어떤가?


그 또한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이자, 또 하나의 세계를 넓혀나가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재미있는 해석, 엉뚱한 해석일지라도,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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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의 냉장고



(...)

그런 아이에게 때때로 냉장고는 키다리 아저씨의 속마음이 되기도 하여서


사랑한단 말 금방 올 테니까 잘 있으란 말 넣어두면

홀로 집을 지키는 아이는

사랑한다는 말, 금방 온다는 말은 꿀꺽 삼키고

잘 있으란 말만 남겨두어


엄마 앞에선

잘 있었단 말만 한다

28~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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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약간 서글프게 다가왔던 시인데, 키다리 아저씨의 냉장고라는 제목과는 다르게, 정작 기억하고 있어야 할 중요한 말들(사랑하다는 말, 금방 온다는 말)은 꿀꺽 삼켜버리고, 잘 있으란 말만 남겨두고 내내 엄마를 기다린 아이의 마음이 짐작되어 더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다.


'아이에게 냉장고는 키다리 아저씨의 속마음이 되기도 하여서'라는 구문에서 엄마를 생각하는 아이의 마음이 느껴져 애달프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이 시의 제목이 반어법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아이의 입장에서 읽느냐, 엄마의 입장에서 읽느냐에 따라 다른 관점으로 다가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엄마를 끔찍이 사랑했던 아이는 모든 말을 꿀꺽 삼키고 엄마를 앞에선 그저 잘 있었다 말하지만, 오랜 시간 엄마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아이 입장에서는 때로 버겁게 느껴지거나 원망스럽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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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멍울



누가 하늘에 대고

욕을 했나


하늘에 아주 까만 멍이 들었다


아이고, 많이 놀랐겠군

욕 한 놈은 어디 가고

그대 피멍울만 남았으냐

32~3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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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실둥실 떠다니는 구름은 때때로 다양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는 하는데, 모양, 색상, 두께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시를 쓴 시점의 구름의 모습은 아마도 먹구름의 형태가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새까맣게 변해버린 먹구름을 보고 저자는 누군가 흠씬 두드려 팼거나 욕을 한 바가지 해서 그토록 까만 멍이 든 것이 아닐까 하는 재미있는 상상을 한 것은 아닐까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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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



둥근 돌도 던지면 아프다


너의 말이

그렇다

6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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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임팩트가 꽤 컸던 시로, 아무리 둥근 둘도 맞으면 아프다. 말도 그렇다는 말에 절로 박수가 나왔다.


아무리 돌려 말해도 상대를 비난하거나 욕보이는 말은 상처를 주기 마련이다. 꼭 그런 말이 아니라도 툭툭거리는 말투나 단어 하나에도 상대방은 상처받을 수 있음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으며, 가끔은 뭐 대단한 일이 아니라도 일상에서 만나는 작고 사소한 일들을 이렇듯 시나 사진으로 남겨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그때 느낀 감정이나 생각들을 곁들여 남겨두면 더없이 멋진 나만의 000가(일기, 에세이, 시집 등등) 완성되는 것이니 이것만큼 소중하고 귀한 자료가 또 있을까 싶다.


이것을 통해 가끔 일상을 돌아보기도 하고, 힘들 때는 이것들을 통해 위로와 위안을 느끼며 '그땐 그랬지'하며 떠올려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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