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백수린 지음, 노현선 낭독 / 작가정신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빵'과 '책'을 매개로 경험을 곁들여 빚어낸 글"


첫 페이지부터 빵과 책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이 책은 '빵'과 '책'을 매개로 한 신문에 기고했던 글을 묶어 낸 책이다.

누군가에게 온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낸 이 책안에는 빵에 대한 각별한 애정 한 방울과 어우러지는 책, 그리고 여기에 얽힌 자신의 경험담이 얽혀 풀어내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인상깊게 읽었던 책과 함께 연결되는 빵, 그리고 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담은 내용으로 한 챕터를 완성하고 있다.

읽다 보면 저자가 소개한 책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빵과 책에 얽힌 저자의 삶의 조각들, 그리고 그에 대한 생각을 함께 엿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살펴보게 된다.

저자의 삶에서 떨어져 나온 생각 조각들을 통해 나의 삶, 우리의 삶을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아래는 개인적으로 공감이 가거나 살면서 한 번쯤 생각해 봤던 이야기들을 위주로 정리해 보았다. 다정한 매일을 보내기 위해 때로는 인생의 빛과 그림자를 함께 마주할 때도 필요한 법! 더 미뤄두기보다 지금 그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
여름을 배경으로 하는 일곱 편의 이야기들이 실린 <여름 거짓말>에는 이렇듯 자신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타인에게 혹은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
행복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겠지만, 일상을 괄호 안에 넣어두는 휴가가 삶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것처럼, 인간에게는 때로 진실을 괄호 안에 넣어두는 거짓말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할 때가 있다.
42페이지 中
=====

살면서 거짓말을 한 번도 안 하고 사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나 자신을 포함해 타인에게 해를 가하는 거짓말 말고, 때론 행복을 위한 하얀 거짓말도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
"인생이 그래서 그래. 발을 아주 조금만 잘못 디뎌도 비극적인 결과가 생길 수 있으니까."


아들을 걱정하는 아버지처럼, 소설 속 다른 어른들도 주인공을 위한다는 이유로 그의 자유를 억압한다.
(...)
어른들은 한결같이, 갓 성인의 세계에 입문한 주인공에게 말한다.


"너는 네 감정보다 큰 사람이 되어야 해. 너한테 이런 요구를 하는 건 내가 아니야. 인생이 요구하는 거야."


어른이란 "역겨워서 구역질이" 나더라도 "할 일은 해야 한다는 것"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인 걸까?
(...)
자신의 인생을 통제하는 일조차 번번이 실패하는 우리가 말이다.
(...)
그러고 보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사람에게 누구나 저마다 누려야 할 몫의 행복과 불행, 성공과 좌절, 자유와 책임이 있음을 깨닫고 존중할 때에야 비로소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47~49페이지 中
=====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어른이 된다는 것은 곧 자신의 자유가 억압당할지언정 할 일은 해야 하는 것이었고, 또 그것이야말로 어른들이 감당해야 할 당연한 몫이라 이야기했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것은 누구를 위한 강요고 압박이었나 싶다.

단지 어른이라는 이유로, 왜 우리는 마땅히 누려야 하는 자유와 행복을 저지 당하고 책임만 강요당하는 현실에 수긍해야 했는지 모를 일이다.

잘못된 인식과 교육이 대대손손 이어져 오다 보니, 평등에서 멀어진 차별이 발생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새삼 이제라도 조금씩 바로 잡히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나뿐일까?


=====
어린 시절 나를 무섭게 만드는 것은 비현실의 세계였다. 귀신이나 지옥처럼, 누구도 명료하게 그 존재에 대해 설명할 수 없는 것들. 그런데 이제는 오히려 너무나 명료한 것들이 더 두려울 때가 있다. 이를테면 칼로 벤 자국처럼 선명한 말이나 확신에 찬 주장 같은 것들. 자신이 틀렸을 수도 있음은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이상한 신념들.
54페이지 中
=====

생각해 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어린 시절 공포를 야기했던 '무엇'을 살펴보면 귀신이나 바람 소리와 같은 비현실적인 것,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대다수였다.

그런데 이제는 명료하고 명확한 것들이 더 두렵고 무섭게 다가온다. 악의를 가진 사람들의 말과 행동,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자기만의 확신이나 신념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재단하는 것들. 나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서 두려움과 공포감을 느낀다.


=====
소설 속의 인물들이 모두 그러하듯 사람들은 뜻하지 않은 상처를 타인에게 입히고 후회할 일을 만들지만, 또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하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 끝에는 반드시 죽음이 있겠지만, 어둠을 밝히는 다정한 불빛들이 있는 한 길을 잃었던 어린 소녀가 무탈하게 집을 찾아 돌아오는 기적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 삶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축복>은 우리가 쉽게 흘려보내는 일상이야말로 누구에게나 주어진 공평한 몫의 축복이라는 사실을 환기시켜 준다.

※켄트하루프의 <축복>

80페이지 中
=====

사람들은 축복을 멀리에서 찾지만, 실상 우리가 생활하는 일상 그 자체가 어쩌면 축복이 아닐까 한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 그 속에서 나름의 몫을 살아내는 것!

그 자체가 축복이 아닐까 한다.


=====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타인의 죽음을 끊임없이 살아내는 일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타인의 죽음은 결코 온전히 극복되지 않는 상실이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인한 고통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아직 그런 상실을 경험해 보지 못했거나, 그럴듯한 거짓말쟁이일 뿐일 것이다.
185~186페이지 中
=====

격렬히 공감되는 말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죽음을 경험하게 된다. 거기에는 그냥 아는 사람도 있지만, 사랑하고 아꼈던 이들도 포함된다.

누군가는 시간이 지나면 죽음이 극복될 거라 쉽게 말하지만,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이를 잃어본 경험이 있는 이들은 이 말이 거짓임을 알고 있다.

진정한 상실은 시간이 지난다고 결코 잊히지 않는다. 치유되지 않는다. 그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극한 자극에서 무뎌질 뿐이지 여전히 그 흉터는 그대로 존재하고 있음이다.


=====
바쁜 현대인들은 무엇이든 선명한 것을 선호한다. 좋은 것과 나쁜 것, 약과 독, 선과 악. 그래야 시간 낭비 없이 취할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에 대한 정보들이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것 역시 그런 이유는 아닐까?

하지만 좋고 나쁨은 그렇게 획일적일 수 없다. 인간들이 저마다 고유한 무늬를 손끝에 비밀스럽게 간직하고 태어난 존재들인 한, 모든 이에게 절대적으로 좋은 음식이나 나쁜 음식이 있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잘 먹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도, 결국엔 각각의 인간이 자신만의 역사와 맥락 속에 놓은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는 점에 대해서 나는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오랫동안 곱씹는다.
209~210페이지 中
=====

사람들은 확실하고 선명한 것을 선호하지만, 인간 자체는 그 범주에 들어갈 수 없다. 태어날 때부터 인간들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저마다의 무늬를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사람은 자신만의 경험이 쌓이며 서사와 역사가 더해진다. 점점 더 다른 나만의 뚜렷한 무늬와 색채를 형성해 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누구와 비교하거나 평가, 판단하는 행위는 옳지 않다. 인간이기에 그렇다.


=====
나의 몸을 어떤 성취를 위해 쓰고 버리는 도구처럼, 누군가에게 내보이고 평가받아야 하는 전시품처럼 여기며 살고 싶지는 않다. 내 몸을 살뜰히 아끼면서, 귀한 손님을 대접하듯, 간만에 해후한 연인을 맞이하듯 애틋하게 보살피며 살고 싶다.
211~212페이지 中
=====

몸을 그저 도구로 여기며 함부로 평가하고 판단 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어딘가에 걸려있는 전시품이나 조각품을 마치 품평하듯 '몸매가 어떻고', '외모가 어떻고'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몸은 누군가의 눈요기나 성취를 위해 쓰고 버리는 도구가 아니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게 평가받거나 품평될 이유가 없다.

어떤 모양을 하고 있든, 본인에게 있어 몸은 소중하고 또 소중하다. 그렇기에 누구든 자신의 몸에 대해 알뜰히 아끼며 대접해 줄 필요가 있다.

혹여나 스스로 '죽으면 썩어 없어질 몸'이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몸을 함부로 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부디 그 생각은 고이 접어두길 바란다.

내가 내 몸을 아끼고 사랑해 줘야 남 또한 귀하게 여겨준다. 나의 생각과 함께 자라고 있는 내 몸을 부디 귀한 손님 대접하듯 애틋하고 귀하게 대접해 주자. 몸은 귀한 대접 받은 만큼 더 오래 건강하게 버텨줄 것이다.


*****

다정한 매일을 살아가는 데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좋을 소재들이 콕콕 박혀있는 이 책을 읽다 보면, 삶에서 우리가 제대로 마주 봐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삶에는 기본적으로 빛과 어둠이라는 기본 옵션이 장착되어 있기에 단순히 좋은 것, 예쁜 것만 경험하고 본다고 해서 좋은 날들이 이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회피와 외면으로 상처는 곪고 더 안 좋은 상황으로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마주하고 직시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는 것을 구분 지어 삶을 환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여태껏 그래왔기 때문에'라는 말 대신, 지금 내가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또 어떤 것들에 변화가 필요한지 마주한다면 일상은 지금보다 조금 더 다정해지지 않을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맙습니다, 그래서 나도 고마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원태연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나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의 말들"


'원태연'이라는 이름과 '원태연 시인'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는데, 찾아보니 정작 그가 쓴 시는 읽어 본 적이 없는듯하다. 그래서 어떤 책을 읽다가 문득 그의 이름이 보여 반가운 마음에 냉큼 그가 쓴 에세이를 먼저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에 대해 검색해 보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생각보다 대중과 가까이에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시만 쓰는 게 아니라 영화, 드라마, 작사 분야까지 매우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시작으로 그가 쓴 시와 책들을 보다 다양하게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짧지만 속 깊은 저자의 마음을 담고 있는 책으로, 순서대로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시와 같은 짧은 구절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두 문장만으로도 전해지는 속 깊은 이야기와 톡톡 튀는 발상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마치 실로폰을 통통 튕기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제목에서 본문으로 이어지는 리듬감과 현재 페이지에서 다음 페이지로 연결되는 구문 등이 그런 느낌을 선사하는 것 같다.

내용적으로는 그다지 밝은 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런 구성 자체가 그런 느낌을 자아내는 듯하다.

내용을 살펴보면, 그동안 꽁꽁 마음속에 숨겨둔 이야기를 풀어두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일반적인 산문 형태와는 다른 형태로 풀어내고 있어 색다르게 다가온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인생의 여러 순간을 떠올리고, 언제나 함께 했지만 혼자라고 생각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며, 그동안 미처 나에게 하지 못했던 나 자신에게 마음을 전하는 글들로 가득 차 있는 이 책에는 사과, 위로, 위안, 응원, 고마움 등의 감정들이 가득하다.

덕분에 진실을 마주하는 것은 물론, 지금껏 기꺼이 함께해 준 나 자신에게 사과와 고마운 마음을 전하게 되면서, 나 자신과 비로소 화해를 하게 된다.

이런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와 우리의 이야기로 연결됨을 깨닫게 되는데, 그 속에서 공감과 위로를 얻게 될 것이다. '맞아, 내가 원했던 것은 이거였어!'하고 느끼게 될 것이다.


=====
힘든 하루를 보낸 날 술친구에게


친구야, 내가 힘들다고 얘기할 때 내 눈을 바라보면서 해결책을 내놓거나 돌파구를 찾아주려고 하지 말고 그냥 술잔을 채워줘. 혹시 내 잔이 채워져 있다면 그 잔에 쨍! 건배하면서 "마셔, 태연아" 하고 이름을 불러줘.
61페이지 中
=====

힘든 순간, 술친구에게 가장 바라게 되는 건 이런 태도가 아닐까? 여러 말보다 그냥 술 한 잔을 채워주며 옆을 지켜주는 행동.

그저 들어주는 것. 그것만큼 큰 위로가 또 있을까?


=====
그러니까 친구야


(...)
알아, 다 내 생각 해서 그런다는 거. 근데 그렇게 나를 생각한다면 내가 지금 뭐가 필요한지, 당장 뭘 하고 싶은지 물어보는 게 먼저 아닐까? 아냐? 나 같으면 그럴 것 같은데....
63페이지 中
=====

직설적인 이 말이 때로 목구멍에 걸려 차마 내놓지 못하는 때가 있다. 어쩌면 친구가 건네는 자존감이니, 자긍심이니 하며 말들은 어쩌면 본인을 위한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는 사실.

마음이 너덜너덜 걸레처럼 허물어져 있을 때는 부디, 상대방이 듣기에 거북한 말은 삼가주길 바라본다.


=====
질량보존의 법칙


모든 일에는 다
그만한 대가가 따르는 법이지
세상에 공짜란 엄마의 밥상 단, 하나뿐이니까
93페이지 中
=====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말은 살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그래서 온몸으로 나를 품어주는 사랑이 담긴 엄마의 따뜻한 밥상에 그토록 눈물이 나나 보다.


=====
남의 잔


탐욕, 여보게, 정신 차려 이 친구야
148페이지 中
=====

=====
막잔


거짓말. 모두의 거짓말
150페이지 中
=====

=====
가득 차 있는 잔


교만. 희망을 잃어버린 괴물들
153페이지 中
=====

=====
첫 잔


여행. 미지와의 조우
비행기를 놓치는 건 무섭지 않아, 멤버가 중요하지
155페이지 中
=====

5장에는 각종 잔에 대한 글이 실려있는데, 그중에서 완전 마음에 와닿았던 공감 가는 잔에 대한 글을 모아봤다. 딱 읽는 순간 '맞아'라는 말이 툭 튀어나오는 글에서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한다.


*****

살다 보면 항상 함께 하는 '나'이기에, 누구보다 가까운 나' 이기에 그 어떤 관계보다 더한 갈등을 야기하게 된다.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마음 같지 않아서, 실망스러워서, 부끄러워서 언젠가부터 그런 '나'는 저편에 미뤄두고 못 본척하며 우리는 살아간다.

그렇게 시간이 쌓이다 보면 내 속의 나, 세상과 나, 타인과 나 사이에서 생기는 갈등으로 인한 균열은 점점 커져 어느새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데, 부디 더 멀어지기 전에 그런 나 자신에게 사과하며 고마움을 전해보기를 바란다.

앞서 언급한 그런 나 또한 나 자신이기에, 더 잘하고 싶어 노력한 또 다른 나 자신이기에 이제 그만 두 팔 벌려 꼭 안아주며 응원과 고마움을 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 마음이기에 기꺼이 더 아껴주고 사랑해 주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서관의 야식
하라다 히카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허기진 마음과 속을 채워주는 밤의 도서관!"


밤에만 열고, 사망한 작가들의 책만 수집하는 도서관이 있다면 어떨까? 밤과 죽음이 공존하는 도서관. 어쩐지 음침할 것 같지만, 실상 이 도서관이 주는 느낌은 그 반대다.

삶에 지쳐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치유의 장소이자 든든하게 속을 채워주는 장소가 되어 주고, 장서를 아끼고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온전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되어 준다. 또 학자들에게는 연구에 도움이 되는 희귀자료를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되어 주기도 한다.

덕분에 여타 도서관과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지만 여전히 이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이 있으며, 특히 생전 작가들이 사후 자신의 장서를 이곳에 기부하고 싶다는 약조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죽음'과 '밤'이 주 무대지만, 그에 반해 내용면에서는 '힐링'과 '치유'가 주된 키워드다. 이는 목차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는데, 밤의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야식 메뉴로 목차를 설정함으로써 허기진 배와 마음을 채워주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이 도서관은 운영시간이나 운영되는 방식, 또 도서관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의 조합들이 매우 흥미로운데,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밤에만 운영되는 이 도서관은 '밤의 도서관'이라 불리며, 통상 일반적인 도서관이 문을 닫는 시간에 열어 자정까지 운영된다. 도서관이지만 입장료가 있고, 작고한 작가들의 책을 기부받아 운영되는 형태다.

직원들을 위해 무상으로 기숙사를 제공하며, 유료로 야식도 제공된다. 야식 메뉴는 책에 나오는 요리를 재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맛은 기가 막힌다.

직원들은 대부분 SNS를 통해 발굴되어 오너의 얼굴, 목소리 등 그 어떤 것도 공개되지 않은 형태로 면접이 진행된다. 이들은 모두 개인적인 사정이나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다.

신기한 것은 도서관 안에 헌책방 주인, 서점 직원, 도서관 직원이 함께 상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
밤의 도서관 소개
=====

▶도쿄에 위치

▶티켓 판매대와 입장 게이트가 별도로 있음

▶유료로 진행
-입장료 1000엔
-월간 이용권 1만 엔
-연간 이용권 5만 엔

▶저녁 7시부터 자정까지 오픈

▶직원 근무시간: 오후 4시부터 심야 1시까지(휴식시간 1시간)

▶작고한 작가들의 장서를 보관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는 없는 귀중한 책이 보관되어 있음

▶도서관 직원들은 까만색 앞치마를 입음

▶도서관 직원들의 업무는 작가가 작고한 뒤 책을 기부받아 도서관에서 전시하고 정리하는 일이 주요 업무

▶대여는 하지 않음

▶실수령액 월 15만 엔, 무료 기숙사 제공

▶오너와는 Zoom으로 면접 진행하며 음성변조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음성으로만 면접 진행

▶책을 전시하기 전에 반드시 장서인을 책 뒤표지 안쪽에 찍어서 누구 건지 알 수 있도록 표시

▶보통 저녁 10시쯤 야식을 먹으며, 2층 한쪽 끝에 식당이 있으며, '도서관 카페'라고 적힌 나무 간판이 있음


=====
등장인물 소개
=====

<도서관 직원>

■히구치 오토하
-소설을 이끌어 가는 주요 등장인물
-키가 160센티미터 조금 못됨
-책과 관련 있는 일을 하고 싶어 문학을 전공하고 국어 교원 자격증과 서예 교사 자격증까지 땀. 하지만 취업활동에 실패하면서 결국 고향으로 돌아와 서점에서 계약 사원으로 일함. 그러나 어떤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일을 그만두게 됨.
-퇴사를 고민하던 중 취직 후 운영하던 SNS를 통해 취업 제안 다이렉트 메시지를 받고 밤의 도서관에 입사하게 됨
-입사 후 장서 정리 부서에서 근무


■사사이 유즈루
-도서관 매니저
-키가 175센티미터 정도에 말랐고, 생김새는 평범하지만 코의 형태가 아름답다.
-기숙사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별도로 생활
-약간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도서관 오너
-누구와도 직접 만나지 않는 미스터리한 인물
-세븐레인보우라는 이름으로 SNS에 올라온 사람들의 활동을 관찰하고 도서관으로의 이직을 권유


■기타자토 마이
-접수처 담당
-가라테 전국 대회 우승자


■에노키다 미나미
-약 160센티미터 정도로 보임
-시 계약조건으로 인해 3개월 단위로 도서관 사서로 아르바이트하다가 밤의 도서관으로 이직


■도카이 나오토
-180센티미터쯤 되는 큰 키에 몸집이 단단해 보임
-10년 넘게 헌책방에서 일했음


■아코
-장서 정리 부서에서 근무
-작은 서점에서 근무하다 밤의 도서관에 입사하게 됨
-딸이 하나 있지만 연락 두절 상태


■마사코
-장서 정리 부서에서 근무
-대형 도서관에서 일하다가 밤의 도서관으로 이직


■도쿠다
-몸집이 통통하고 둥근 안경을 썼음
-반년 전 입사
-사사이 매니저보다 열 살 연상이지만 평사원인 것에 불만
-조금 신경질적이고 연공서열에 집착하는 면이 있지만 그 외에는 다정하고 일도 잘함


■구로이와
-도서관 탐정
-전직 경찰
-도서관 이용 시간에 근무하며 경비원 역할

■기노시타
-전직 유명 셰프로 현재 밤의 도서관 식당에서 근무
-여러 권의 책을 읽고 책에 등장하는 음식을 실제로 요리하여 야식으로 제공

■고바야시
-도서관의 청소원 겸 연립주택 관리인
-나이 든 여성으로 작고 마름
-새하얀 단발머리
-사람들과 말을 섞지 않는 것이 특징


<단골 고객>

■니노미야 기미코
-도서관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살며, 단골 고객 중 한 명
-거의 매일 같이 와서 다카기 고노스케의 책장 앞에 머무름
-다카기 작가의 정부


=====
밤의 도서관 야식 메뉴
=====

야식 메뉴는 책에 나오는 요리를 재현하는 방식이며, 식사에 커피 포함해서 300엔!


▶월요일은 <시로밤바>
-이노우에 야스시의 <시로밤바> 책에 나오는 요리를 재현한 것으로 오누이 할머니가 만드는 카레라이스다.

▶<마마야>의 당근밥
-수프, 반찬 두 개, 그리고 주황색 당근밥
-무코다 구니코 씨가 여동생에게 운영하길 권한 요릿집으로 '마마야'의 콘셉트는 여자 혼자서 연근조림이나 고기 감자조림 같은 안주로 술을 한잔하고, 마무리로 한 입 카레를 먹을 수 있는 가게였다고 함

▶<빨간 머리 앤>의 밤
-버터 오이 샌드위치와 로스트 치킨 샌드위치
-식후 커피와 함께 주사위 모양의 앤의 초콜릿 캐러멜까지 포함

▶다나베 세이코 나이트
-매주 금요일은 다나베 세이코의 날
-그녀의 날은 다른 작가와 달리 '오코노미야키의 날'이나 '오사카식 오뎅의 날'등이 있어서 메뉴가 하나는 아니다.

▶모리 요코의 통조림 요리


=====
줄거리 살펴보기
=====

목차는 야식 메뉴로 설정되어 있지만, 실상 이 이야기의 메인은 도서관과 관련된 이야기와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주라고 할 수 있다.

비밀스러운 도서관이 생겨나게 된 배경, 그리고 미스터리한 오너와 매니저, 도서관 직원들이 '밤의 도서관'으로 흘러들어오게 된 배경과 그들의 속 사정을 하나하나 살펴보다 보면 어느새 허기진 마음이 조금씩 채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것이다.

잠 못 드는 밤, 특별하지만 소박한 야식과 함께 밤이 주는 침묵을 친구 삼아 작고한 이들이 남긴 희귀한 장서들에 둘러싸여 힐링의 시간을 맛보면 어떨까?

첫 에피소드의 주인공인 히구치 오토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중간중간 도서관 직원들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속 사정에 대한 에피소드는 이야기를 한 층 더 풍성하게 해준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에피소드인 오너와 매니저에 얽힌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로웠는데, 마치 판타지 세계에서 볼법한 사랑 이야기에 더해 가족 간의 애틋한 이야기가 남다르게 다가와 더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닐까 싶다.

스릴러와 추리소설에 버금가는 밤의 도서관에 얽힌 이야기를 흥미롭게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에 다다라서는 쓴맛 없이 깔끔하고 개운한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하나의 오점도 없이 밝혀지는 이들의 숨겨진 속 사정에는 사랑, 이별, 그리움, 질투, 새 출발, 단념, 다짐 등등의 감정을 엿볼 수 있는데, 밤의 도서관에서 이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서서히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나가는 장면은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특히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못했던 오너의 마음을 오토하가 정직하게 마주함으로써 매니저와의 관계 변화는 물론, 도서관 재오픈에 대한 긍정적 시그널까지 예감할 수 있어나도 모르게 다음을 기약하게 된다.

어쩌면 그래서 오토하가 이 소설의 주요 인물이자 화자가 된 것이 아닐까 싶다. 휴무 이후 어떤 식으로 밤의 도서관이 재오픈할지, 또 그때 이들의 관계와 상황은 어떻게 변화할지 내심 기대가 된다.


<오토하 ep>

책과 관련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여러 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지만, 결국 도쿄에서 방법을 찾지 못한 그녀는 고향으로 내려와 서점의 계약 사원으로 일하게 된다.

쥐꼬리만한 월급에 연일 부려먹는 상사로 인해 지칠 대로 지쳤던 오토하는 마침 어떤 일에 휘말리게 되면서 서점을 그만두게 된다.

서점 취직 후 SNS를 통해 평소 익명으로 글을 올리고는 했는데, 현재 상황에 대한 넋두리 글을 올리게 되면서 다이렉트 메시지 하나를 받게 되고, 이 일로 인해 밤의 도서관으로 이직을 하게 된다.


<미나미 ep>

시 규약 때문에 3개월 단위로 사서 아르바이트가 연장되는 시스템에 불공정함을 느끼던 미나미는 SNS를 통해 이런 처우에 대해 토로 글을 올리게 되고, 이를 본 오너의 제안으로 그녀 또한 '밤의 도서관'으로 이직하게 된다.

지금보다 3만 엔이나 많아지는 급여, 무료 기숙사에, 부모님의 잔소리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그녀는 놓치고 싶지 않았고, 무엇보다 결혼 전 혼자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던 차에 이 모두를 이룰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미나미에게는 남들이 모르는 고민이 한 가지 있었는데, 특별히 책을 좋아하거나 많은 책을 읽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필요한 책만 읽고 그 이상은 특별히 더 찾아서 읽거나 공부하지 않았는데, 남들은 그녀를 독서가처럼 보았기 때문이다.

이런 괴리감 때문에 그녀는 언젠가 이 가면이 벗겨질까 봐 늘 두려워한다.


<마사코 ep>

대형 도서관에서 오래 일한 마사코는 어느 날 문득 자신의 상태가 이상함을 느낀다. 집에 읽지 않는 책이 쌓여만 가고 집중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인지하지 못했고, 그다음은 시간이 없으니까, 바쁘니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몇 년이 걸려 간신히 자신의 이런 상태를 인정하게 된다.

한때는 다독가라 할 만큼 책을 즐거하고 집중력이 좋았던 그녀가 책을 읽지 못하게 되면서, 그녀는 독서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사정에 관해 인터넷 커뮤니티 도서관 관련 게시판에 무심코 글을 남기게 되고 그것을 본 어떤 이의 제안으로 면접을 보고 밤의 도서관에서 근무하게 된다.


<도카이 ep>

10년 넘게 헌책방에서 일한 도카이는 학생 때 우연히 들른 헌책방 사장님과의 인연으로 프랜차이즈 헌책방부터 시작해 꽤 일찍이 성공한 케이스다.

그러다 업계에서 유명한 라이트노벨 작가 '토리코롤 미쓰미'와 친분을 가지게 되었고, 심지어 작가로부터 자신이 죽으면 자신의 책을 도카이 씨가 처분해 달라는 부탁 말까지 듣게 된다.

하지만 작가가 급사하게 되면서 책은 모두 '밤의 도서관'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에 도카이는 '밤의 도서관'에서는 책의 가치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책이 죽어버릴 것 같다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밤의 도서관'의 연락처를 알아냈고, 토리코롤 미쓰미 선생의 장서 정리를 돕고 필요 없는 책은 양도받고 싶다는 제안을 먼저 하게 된다.

이에 오너는 최소 3년간 도서관에서 일한다는 조건을 붙이고, 도카이가 받아들이게 되면서 밤의 도서관에서 근무하게 된 것이다.

어느새 3년의 기한 중 반년을 채운 도카이는 앞으로 어떻게 할지 종종 생각하고 있다.


<아코 ep>

아코에게는 유일한 가족인 딸이 한 명 있다. 하지만 연락 두절이 된지는 오래되었다. 남편은 딸이 어렸을 때 죽었는데, 이후 딸에게 지나치게 집착하고 기대를 과하게 하면서 어느 날 딸이 집을 나가버렸다.

그리고 연락이 두절되었다.

아코는 시골에 있는 아주 작은 서점을 어떻게 할까 내내 고민하다가, 이번 도서관 휴무일을 계기로 마침내 팔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판 금액을 딸의 계좌번호로 보내주고 딸을 놓아주기로 결심하게 된다.


<사사이 유즈루 ep>

어릴 적 부모를 여의고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내던 그는 뒤늦게 이모와 연락이 닿으며 이모와 함께 생활하게 된다. 이모는 세계 곳곳을 떠돌며 생활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사사이 역시 특별한 걱정 없이 이모를 따라 전 세계를 누비며 생활하게 된다.

그러던 중 사사이가 갑자기 앓아눕게 되면서 이모는 자유롭게 살던 생활을 청산하게 되고, 이 일을 계기로 이들의 떠돌이 생활은 방향을 달리하게 된다.

그리고 사사이 역시 자유롭게 살던 생활을 접고 학교를 성실히 다니며 졸업까지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밤의 도서관'을 운영하겠다는 이모의 계획에 사사이가 동참하게 되면서 이들은 함께 밤의 도서관을 운영하게 된다.

-----
이모가 하고 싶은 일이 '밤의 도서관'이었다. 이모는 미술을 공부하면서 과거를 보존하는 것에서 큰 의미를 찾았다.
(...)
"그러니까 나는 과거를 봉인하려고 해."
나는 '밤의 도서관'이라는 구상을 듣고 바로 말했다.
"그거 나도 같이하게 해줄래요?"
(...)
이모가 그 일에 목숨을 거는 이유도 어렴풋하게 알 것 같았다. 지금까지 이모에게 받은 은혜를 갚을 수 있다는 것도.
내 말을 듣고 이모가 고개를 끄덕였다.
334~335페이지 中
-----


<밤의 도서관에 숨겨진 비밀 ep>

■이모가 '밤의 도서관'을 만든 이유
사랑하는 이가 쓴 유일한 소설책을 사후 자기 곁에 두기 위해. (그는 사후 장서를 일본 '밤의 도서관'에 기증한다고 유언장을 작성했다. 그건 정체 모를 동양인 여성 개인으로서는 절대 받을 수 없는 것이었다)

■'밤의 도서관'을 밤에만 여는 이유
1)낮에는 햇빛 때문에 귀중한 책이 상하기 때문
2)낮 시간의 도서관을 자기가 쓰고 싶기 때문

낮이면 이모는 도서관의 진실한 주인이 된다. 오로지 책과 언어의 바다에 푹 빠져 독서를 이어간다.

■도서관 현관에 있는 나방 표본
도서관 현관에 있는 나방 표본은 그(이모가 사랑하는 사람)가 보낸 것으로, 나방의 이름은 곧 도서관의 비밀을 푸는 열쇠이자 힌트가 된다.

이모의 이름은 고바야시 고코, 무지개의 아이라고 쓰고 고코라고 읽는다.


=====
기억에 남았던 문장들
=====

-----
"우리 도서관의 좋은 점은 생각할 시간이 많다는 거야."
(...)
"월급은 박봉이고 대우도 그냥 그렇고, 일도 조금 지루한 면이 있지만 생각할 시간만은 충분해. 그런 것 같지 않아?"
241페이지 中
-----

밤 시간, 생각할 시간이 많다는 것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 자기 안에 깊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 여유가 있다는 점이 아닐까?

덕분에 '밤의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미래에 대해, 타인에 대해, 그 외에 많은 것들에 대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일반적인 직장 생활에서는 절대 가질 수 없는 그 무엇을 '밤의 도서관'에서 만큼은 누릴 수 있는 것이다.


-----
여기가 언제까지 있을지는 모른다.
그래도 영원하지 않기에 이토록 아름다운 것이라고 오토하는 생각했다.
366페이지 中
-----

'영원하지 않기에 아름답다'라는 말은 중의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특히 밤의 도서관이 작고한 이들의 책을 기부받아 전시하는 장소이기에 그 의미는 더 남다르게 다가온다.

이를 우리 삶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 우리 삶 또한 영원하지 않기에 어쩌면 더 아름다운 것은 아닐까?


=====
마무리
=====

타인과 크게 부딪히지 않아 스트레스가 적으며, 고요하고 생각할 시간이 많은 환경, 여기에 더해 맛있는 야식은 물론 무료로 제공하는 기숙사까지!

월급이 조금 적을지언정 그럼에도 어찌 보면 요즘 사람들에게 이곳 '밤의 도서관'은 최고의 꿈의 직장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너가 누구인지, 어떤 경로로 이곳에 취직할 수 있는지 등 알려진 정보가 없어 이곳은 미스터리하면서 신비감을 조성하는 곳이기도 하다.

소설을 살펴보면, 이곳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저마다의 사정과 상처를 안고 이곳에 들어왔다. 그리고 가지각색의 화려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조합이 형성되기도 한다.

이들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일을 하며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돌아보며 숙고의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마침내 숨죽이며 고민하던 것들에서 벗어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서서히 전진한다.

어쩌면 '밤의 도서관'은 이처럼 방황하고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는 시간이자, 외부 세계에서 빠져나와 도망칠 수 있는 아늑한 도피처와 같은 곳일지도 모르겠다.

충분히 생각하고, 맛있는 음식(야식)을 먹으며, 고요히 지낼 수 있는 곳. 여기에 더해 서로를 보듬으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곳!

마음의 안식을 얻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환상의 공간이 어쩌면 '밤의 도서관'이 아닐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걷는 독서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박노해 시인'이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정작 제대로 작품을 만나보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423편, 약 7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분량의 책을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읽고 보니 작가와 더 많은 작품이 궁금해진다.


더불어 삶의 지혜와 영감을 전하는 데 '단 한 줄'이면 충분하구나 깨닫게 된다. 구구절절 읊어대며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하기보다 핵심만 짚어 전하는 문장 속에서 확실한 해답을 얻는다.


어쩌면 온몸으로 부딪히고 깨우치며 얻은 인생의 문장들이기에 더 깊이 와닿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만약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 혹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와 같은 의문들로 머릿속이 어지럽다면, 저자가 차곡차곡 쌓아 전하는 문장들 속에서 삶의 희망과 방향을 찾아보면 어떨까 한다.



=====

저자 박노해

=====


저자는 인생을 돌아보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가난과 노동과 고난으로 점철된 인생길에서 그래도 자신을 키우고, 지키고, 밀어 올린 것은 '걷는 독서'였다고. 그러면서 이것이야말로 어쩌면 모든 것을 빼앗긴 인생에서 그 누구도 빼앗지 못한 나만의 자유였고 나만의 향연이었다고 말한다.



=====

기억에 남았던 문장들

=====


-----

삶은 짧아도 영원을 사는 것.

영원이란 '끝도 없이'가 아니라

'지금 완전히' 사는 것이다.


No matter how short,

life is a matter of living eternity.

Eternity is not a matter of

'having no end,' but of 'living fully now.'

35페이지 中

-----


보통 '영원을 산다'라는 해석을 영원히 산다라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지금 완전히' 사는 것으로 해석했다.


'얼마나 오래'가 아니라, '지금 온전히 집중하는 삶!'. 그것에 영원히 있다고 본 것이다.


생각해 보면 삶을 물리적인 시간만 가지고 '산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예컨대, 식물인간 상태로 오래 산다고 우리는 산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시간만 흘려보내는 것 또한 제대로 사는 것이라 말하기 어렵다.


때문에 짧은 생을 살아도, '지금 완전히' 내 삶에 충실하다면 우리는 영원을 사는 게 아닐까 한다.



-----

나는 이 지상에

비밀히 던져진 씨앗 하나.

아무도 모른다.

내 안에서 무엇이 피어날지.


I am a seed sown

secretly here on earth.

Nobody knows

what will blossom within me.

39페이지 中

-----


삶을 정말 딱 적절히 표현한 문장이 아닐까 한다. 우리 모두는 어떤 씨앗을 품고 태어났는지 아무도 모른다. 어떤 꽃을 피우고 어떤 모양새로 성장할지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 수 있다.


때문에 우리 모두는 비밀을 품고 태어난 씨앗이라 말할 수 있다.



-----

자기밖에 모르는 삶은 흔한 비극이다.

자기마저 모르는 삶은 더한 비극이다.


A life aware only of itself

is a common tragedy.

A life unaware even of itself

is a greater tragedy.

63페이지 中

-----


이 문장은 내가 나를 왜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는지 확실히 일깨워 주는 문장이다. 비극적인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가?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는 어떤 사람인지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

생각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생각의 차원이고

생각의 방향이다.


More important than

the speed of a thought

is its level

and direction.

79페이지 中

-----


'생각'의 자리에 '삶'을 대입시켜보자.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해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무언가를 얻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이다.


More important than gaining something

is not losing myself.

155페이지 中

-----


때때로 사람들은 무언가를 얻으려 나 자신을 잃는 경우가 있다. 아니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나 자신보다 세상에 중요한 것은 없다. 부디 잘못된 신념에 사로잡혀 나 자신을 잃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

그저 그런 책 백 권을 읽는 것보다

단 한 권의 책을 거듭 읽는 게 낫다.


Reading one book over and over

is better than reading

a hundred of that kind of books.

185페이지 中

-----


다독하며 느낀 경험이자, 그래서 더없이 공감이 갔던 문장이다. 요즘은 쉽게 작가가 되는 만큼, 그저 그런 책을 생각 없이 출판하는 출판사나 작가가 많다.


그런 책을 만나면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다는 생각에 허무함이 느껴질 때가 많은데, 부디 남의 귀한 시간을 허비하는 그저 그런 책의 출간은 여러모로 자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아무리 위대한 현자도

사심이 깃들면

한순간에 바보가 된다.


No matter how wise someone is,

when self-interest comes sneaking

in a flash he's a fool.

259페이지 中

-----


사심이 깃들어서 멍청한 짓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흔하게 만나볼 수 있다. 뉴스만 보아도, 직장동료나 상사, 친구, 지인 등만 보아도 욕심, 명예욕, 승진욕, 손해 보고 싶지 않은 마음 등의 사심으로 한순간에 추락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아무리 자신을 우선시하는 것이 본능이라지만, 적어도 적절한 선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 과욕은 금물이다.



-----

'바빠서'라는 건 없다.

나에게 우선순위가 아닐 뿐.


There is no such thing

as 'being busy.'

It's just that

I have no order of priorities.

319페이지 中

-----


이 문장을 읽으며 뒤통수를 얼얼하게 한방 맞은 기분이었다. '바빠서'라는 핑계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뒤로 미뤘는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당장 행하지 않은 수많은 것들은 결국 '바빠서'가 아니라 나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기 때문에 실행되지 못한 것이다. 그 말이 맞다. 그 말이 정답이다.



-----

호랑이가 곶감을 무서워하는 것은

곶감이 뭔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는 건 그리 두렵지 않다.

무지가 두려움을 부른다.


The reason the tiger fears

the dried persimmon

is because it does not know what it is.

What we know is not so frightening.

Ignorance invites fear.

421페이지 中

-----


우리를 두려움에 갇히게 하는 것은 '무지'다. 컴컴한 어둠이 두려운 것은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처럼, 무지가 우리를 두려움으로 이끄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두려움을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은 앎을 습득하는 것이다.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시간을 쏟으면, 우리는 두려움에서 점차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

수많은 고통 중에 가장 큰 고통은

나 홀로 버려져 있다는 느낌.

인간은 세계 전체가 등을 돌려도

속마음을 나누고 나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 사랑이면 살아지는 것이다.


Among the many kinds of pain,

the greatest pain is feeling

that I am abandoned.

Even if the whole world turns its back,

so long as there's one person

there beside me

sharing innermost feelings and trusting me,

so long as that love is there, I'm alive.

477페이지 中

-----


지인의 숫자에 연연하며 살고 있다면, 이제 그 생각에서 벗어나자. 진짜 힘든 순간 나에게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것은 수많은 지인의 숫자가 아니라, 내 곁에 있어주는 단 한 사람이다.


경험해 본 사람들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나를 믿어주고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단 한 사람의 존재야말로, 살아갈 힘이자 유일한 버팀목임을.



-----

홀로일 때 충만하지 못하면

함께여도 충분하지 못하다.


If you cannot be satisfied when alone,

you cannot be satisfied even together.

539페이지 中

-----


어떤 이들은 외로워서 누군가를 만나고 결혼을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결국 그런 사람들은 누군가를 만나고 결혼을 해도 결국 그 외로움이 채워지지 않는다.


방법은 오직 하나, 홀로일 때 충만해야 한다. 홀로일 때 행복해야 함께 해도 행복하다. 내 감정을 내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어야 결국 누군가와 함께 할 때도 그 감정이 고스란히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

한 인간의 진면목은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에

확연히 드러난다.


Each person's true qualities

are surely revealed

at the best moments

and the worst moments.

603페이지 中

-----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 모두를 경험한 뒤에도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평생 갈 사람이 아닐까 한다.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은 내가 될 수도, 혹은 상대방이 될 수도 있다. 그 모든 순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변함없는 태도를 보여주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인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너를, 너는 나를 신뢰할 수 있고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함께 갈 수 있는 것이다.



-----

삶에는 준비가 없다.

삶에는 유보가 없다.

삶은, 지금 여기 이 순간이다.


There is no preparation for life.

There is no delay in life.

Life, is here now, this moment.

643페이지 中

-----


삶에는 준비도 유보도 없다. 그저 흘러간다. 모든 순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똑같은 것처럼 보여도 결코 똑같은 날은 단 한순간도 없다.


그렇기에 삶은, 지금 여기 이 순간이라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

진실로 소중한 것들은

잃어보지 않고는 귀한 줄 모른다.


Unless you loose them,

we do not realize

the value of truly precious things.

743페이지 中

-----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알지만 우리가 매번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이유는 아마도 진실로 소중한 것들은 잃어보지 않고는 귀한 줄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부디 이제라도 나와 내 주변을 살펴보며 진짜 소중한 것의 가치를 제대로 판별하고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아니, 소 한 마리를 잃었을 때라도 부디 외양간을 고치기를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더 많은 것들을 잃지 않을 방법이다.



-----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말 것.

미래를 위해 오늘을 살지 말 것.


Don't sell the past to live today.

Don't live today for the sake of tomorrow.

807페이지 中

-----


오늘을 사는 방법은 여럿이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오늘에 집중해서 오늘을 살기보다,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고, 미래를 위해 오늘을 사는 방법을 택한다.


덕분에 '오늘'은 늘 불행과 불안으로 가득하고, 과거와 미래도 덩달아 흔들린다.


행복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과거와 미래를 위해 '오늘'을 활용하기보다, '오늘'에 집중해 '오늘'을 온전히 사는 것임을 잊지 말자.



=====

마무리

=====


짧지만 임팩트 있었던 한 줄의 문장들로 인해 삶을 다시 제대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덕분에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방향을 설정하고 배울 수 있었다.


유한한 삶을 제대로 운영하고 활용하는 법, 오늘을 제대로 마주하고 집중하는 법, 삶에 필요한 진짜 가치를 구별하는 법 등 우리가 살면서 놓치는 디테일한 면면을 깨우치게 하는 지혜 덕분에 삶의 방향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얻은 기분이다.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는 살아가기 말고, '제대로' 사는 법을 일깨워 주는 문장을 통해 올바른 삶의 이정표를 발견해 보면 어떨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럽의 다정한 책장들 - 24개 나라를 여행하며 관찰한 책과 사람들
모모 파밀리아 지음 / 효형출판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꿈꿔볼 책장 여행! 이 책의 저자는 10년을 준비해 육아 휴직계를 내고 마침내 온 가족이 130일동안 유럽 24개국 113개 도서관과 서점을 방문하는 꿈같은 책장 여행을 떠나게 된다.


관광이나 휴식의 목적이 아닌, 책장 여행을 목적으로 온 가족이 여행을 떠난다는 점이 신선하기도 했고, 또 가보고 싶어도 쉽게 갈 수 있는 여행이 아니기에, 대리만족 삼아 이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볍게 맛보기 형태로 유럽의 도서관과 책, 서점, 문화 등을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디테일하고 깊이 있게 알고자 한다면 부족하다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여태껏 본 적 없는 테마(책과 글쓰기) 중심으로 여행을 한다는 점은 새롭게 다가왔고, 가족단위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아이들이 책(혹은 글쓰기, 문해력 발달 등)과 더 가까워지는 방법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꽤 유용한 책이 될 수 있다는 점에는 동감한다.


또 유럽의 책 문화와 도서관, 책방 등을 간략하게나마 접해볼 수 있어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보다 폭넓은 시야도 가질 수 있다.


특히 최근 문해력 논란과 독서율의 급감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이를 벗어날 해결책과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삶과 소통의 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꽤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총 1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책장 여행을 목적으로 24개 나라를 여행하며 관찰한 책과 사람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처음부터 관광이나 쉼을 위한 여행이 아닌, 책과 글쓰기를 목적으로 떠난 가족여행이기에 꽤 긴 준비 기간도 거쳤다.


아이들의 이름에서 글자 하나씩을 따서 '모모 파밀리아'라는 이름까지 붙이고 떠난 여행에서 이들은 이제 대한민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서문화와 책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 가지각색의 도서관의 모습과 곳곳에서 발견되는 작은 책방, 그리고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독서하는 모습까지 만나보게 된다.


심지어 책방 오픈런까지 경험하는 낯선 경험까지 하게 되는데, 이를 지켜보며 신기하면서도 어쩐지 그 삶에 뛰어들어 보고 싶은 욕망이 샘솟는 것을 느꼈다.


연출하기에 따라 책과 그리고 책을 읽는 공간이 이렇게 다른 느낌으로도 다가올 수 있구나 새삼 느끼면서,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당장 만나볼 수 없는 공간들이기에 최대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진들을 많이 첨부했으며, 도움이 될만한 문장들도 함께 기록해 보았다. 이를 통해 책장 여행의 매력을 함께 느껴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

이 책을 즐기는 법!

=====


각 장의 첫 페이지에는 국가명과 도시, 그리고 방문 장소가 함께 표기되어 있다. 또 지도를 통해 도서관(책방, 서점 등)의 위치를 표기하고 있어 지리적 위치를 파악하는데 참고할 수 있다.



=====

잉글랜드 England

=====


-----

오들리 엔드 하우스는 영국의 법관이었던 토마스 오들리 경이 왕에게 수여 받은 건물로 본래를 수도원이었던 곳을 저택으로 개조한 후 케임브리지의 작가와 학자들이 글을 쓰던 거처로도 활용했던 곳이다. 드넓은 잔디밭과 정원, 웅장한 본채와 그에 못지않은 별채까지 카메라에 채 담기 힘든 규모로 영국 귀족의 위상을 입증해 준다. 재미있는 건, 이처럼 기록된 공간일수록 실제로도 책이 많다는 사실이다.

28페이지 中

-----


-----

문학이 연극이 되고, 영화가 되고, 상품이 되어 세계화되는 걸 목격한 영국인들이 문학가에게 신뢰와 존경을 보내는 일은 당연한 이치다. 그럴수록 본질을 잃지 않은 좋은 책이 만들어지는 풍토는 단단해져 책은 그들의 자부심이 된다. 휴대폰의 습격에 책이 밀려나는 현실에도 책이 사라질까 전전긍긍하기보단 세상을 구원할 책이 분명 나타날 거란 믿음으로 제2, 제3의 셰익스피어, 조앤 롤링을 조급하지 않은 마음으로 기다릴 줄도 안다. 그게 바로 책을 일상으로 만드는 무한궤도이다.

38페이지 中

-----


이 문장을 통해 책을 대하는 영국인들의 자세가 남다름을 느낀다. 한때 휴대폰과 미디어의 발달로 책이 사라질까 전전긍긍해 하던 우리네 모습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어쩌면 이것은 실제로 문학이 확장되고 그것이 여러 문화에 적용되는 것을 목도한 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자부심이 아닐까 한다.


노벨 문학 수상자를 꾸준히 배출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으로, 책을 일상으로 만든 덕분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

스코틀랜드 Scotland

아일랜드 Ireland

북아일랜드 Northern Ireland

=====


-----

문화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도서관을 할머니들이 관장하는 모습을 보니 그들이 도시 역사의 산증인으로 인정받는 것 같아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해졌다. 노인의 역량이 과소평가되는 일은 절대 없을 폴커크는 바로 노인을 위한 나라였다.

(...)

폴커크는 켈피스 조각이 뜻하는 바처럼 도시 전체의 화합을 위해 노인에게 책을 맡겼다. 그게 바로 모두가 쓸모 있어져 최대로 행복해지는 방법일 거라 믿으면서 말이다.


노인이 모두와 행복하게 사는 나라를 만든 폴커크야말로 모두를 위한 나라였다. 이 도시에서 깨달은 감동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내가 말하지 않았던가?


Lovely~!

79~80페이지 中

-----


우리나라의 실정을 잠깐 이야기해보자면, 영국과는 사뭇 다르다. 일단 폴커크의 도서관을 관장하는 노인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꾸준히 책을 접하고 그것이 쌓여 산증인으로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도서관에 근무하는 노인들의 경우 능력이 아닌, 아름아름 인맥과 지인 찬스를 통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전문성보다는 보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고, 그마저도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하고 있어,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경우도 있다.


비단 도서관뿐만이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노인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어떤 분야에 산증인이라 말할 수 있는 노인의 수는 급감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

만약 책이 안 팔려 고민이라면, 더블린 연수를 떠나는 게 어떠하겠느냐 제안할지도 모르겠다. 이미 짐이 꽉 차 책을 사지 않고 안간힘으로 버티던 우리의 지갑을 처음으로 열리게 했던 곳이니까 말이다.

(...)

그들의 저력이 묻어나는 마케팅은 서점에서 찾을 수 있다. 목 좋은 상권을 선점하며 경쟁적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아일랜드의 대표 서점 체인인 듀브레이와 이슨의 공통점은 손 글씨로 책을 소개한다는 거다.


책꽂이 군데군데 직원들이 손으로 작성한 책의 후기를 붙여놓았는데, 궁금해서 읽다보면 그 책을 사야 할 것만 같은 충동에 휩싸인다.

(...)

전문적인 수다쟁이 직원이 마케팅에 한몫 한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일례로 듀브레이 서점에서 딸에게 줄 동화책을 고르는 손님에게 여러 분야의 책을 총망라하며 추천하는 직원을 본 적 있다.

(...)

책을 잘 알고 있다는 전문가가 자신만만하게 소개하는 책을 저 집 아이에게 빼앗길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부슬부슬 비가 내리던 더블린의 마지막 날, 공항에 가기 두 시간 전 들렀던 업스테얼즈 서점에서 우리는 마지막 마케팅 비법을 알아냈다. 이틀 전 우연히 이 서점에 들렀다가 본 바구니에는 비밀스럽게 포장된 책 꾸러미가 럭키박스처럼 들어 있었다. 흥미롭게도 포장된 책 앞에는 책에 대해 말해주는 단서가 쓰여 있었는데...

(...)

우리의 지갑은 마침내 더블린에서 열렸다.


마케팅을 풀어 말하면 제품이 시장에 나가 고객엑 팔려나가도록 하기 위한 모든 활동의 총칭이다. 한 단어로 대체할 말은 없지만, 굳이 한마디로 정의해야 한다면 나는 '확신'이라고 말하겠다. 책을 파는 사람조차 이 책이 확실히 좋다고 믿을 만큼의 '자기 확신'.

85~88페이지 中

-----


개인적으로 영업의 키는 '자기 확신'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내가 파는 상품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하면, 그 상품을 사는 구매자 역시 그 물건을 구매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봤을 때 저자가 짚은 마케팅 비법 3가지는 핵심을 찌르는 말이라 할 수 있겠다. 첫째, 손글씨로 책 소개하기, 둘째, 전문적인 수다쟁이 직원의 추천, 셋째, 럭키박스 형태의 포장과 흥미로운 단서제공 방법.


우리나라에서도 한번쯤 시도해 볼 만한 마케팅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이벤트성으로 럭키박스처럼 책은 공개하지 않고 단서만을 제공한 뒤에 고객에게 선택하게 하는 방법은 어쩐지 매우 흥미로울것 같다.


손글씨를 활용하는 방법은 실재로 어느 약국에서 약사분이 활용하고 있는 방법이라고 전해들은적이 있는데, 이 방법으로 매출을 꽤 올렸다고 들었다.


전문성을 띤 수다쟁이가 전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는 엄마나 아이, 혹은 관심없는 이들마저 귀를 쫑긋하게 하지 않을까 한다.


동네책방이나 대형서점별 규모나 행사 취지에 따라 적절히 아이디어를 반영해 책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책까지 추천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

네덜란드 Netherlands

덴마크 Denmark

에스토니아 Estonia

=====


-----

반나절 가볍게 돌아볼 요량으로 들렀던 에스토니아 탈린은 숙소를 잡지 않은 우리를 가장 한탄하게 만들었던 곳이다.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건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 키 높이만큼 책을 쌓아 두고두고 읽는 유럽의 책벌레들!

(...)

도서관에서는 예사롭지 않은 독자들이 나의 사진찍기를 방해하고 있었다. 초상권을 고려해 공간 사진만 찍길 원하는 내 앞에서 책에 초집중하는 책벌레들이 우글우글 했기 때문이다.

(...)

탈린 외곽에 위치한 포흐얄라 리드 서점은 길을 잘못 들었다는 의심이 극에 달할 때쯤 허름한 길가에서 발견되었다.

(...)

눈앞에 펼쳐진 건 벼룩시장에서 책을 건지려는 인파의 출렁거림이었다. 책을 향하는 그들의 혼잡함은 유럽에서 느껴본 최고의 어질한 감동이었다.


"에스토니아는 크게 성공할 나라인 거 같아."

혼잣말이 우렁차게도 흘러나왔다.


뜻밖의 책 사랑을 목격해 벅참을 안고 돌아온 탈린 시내에서 참한 걸음으로 도시를 둘러보다가 무의식적으로 이끌려 들어간 곳이 뤼텔 앤 마틸다 서점이었다.

(...)

찬찬히 둘러보고 서점 방명록에 흔적을 남기고 나와 마침 광장에서 숨을 고르려던 그때, 그 순간조차 우리 눈앞에 나타난 건 역시나 책이었다. 어째서 이 나라엔 도심 광장의 정중앙에까지 무료 책장이 있단 말인가.

(...)

그날부터 에스토니아는 우리에게 영국을 대신할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

161~163페이지 中

-----


가볍게 돌아볼 요량으로 들른 에스토니아였건만, 마침내 찾던 주 무대가 여기에 숨어있을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자기 키 만큼 책을 쌓아두고 읽는 경이로운 풍경을 여기저기에서 만나볼 수 있다니, 나도 한번쯤 꼭 목격하고 싶은 장면이다.


이렇듯 책을 자주 또 가까이에서 접하는 이들이 많으니 어디서든 책장을 만나는 일이야 식은 죽 먹기일터. 덕분에 책을 좋아하는 책돌이, 책순이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 아닐까 한다.



=====

오스트리아 Austria

독일 Germany

=====


-----

주변에서 사교육을 언제 시작할지, 어느 기관에 보내야 하는지를 물어올 때면 그 전에 꼭 아이의 그릇부터 크게 만들어 놓으라고 당부하곤 했었다. 아이의 그릇이 종지라면 제아무리 좋은 교육도 흘러넘쳐 담아낼 수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아이는 '나는 해도 안 되는 사람이구나.'라고 상심하며 좌절, 분노, 무기력을 느낄 거라고 말이다. 그에 덧붙여 이런 말도 했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그릇을 키우면서 부모가 그게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본다는 거야. 그릇이 지닌 성분, 모양, 질감, 특징, 취약점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누구겠어? 바로 부모인 거지. 그런 부모는 그릇이 언제 어떻게 어디에 쓰여야 할지를 알아서 헤매질 않는다니까."

(...)

책으로 둘러싸인 환경을 만들어 주고, 책을 주제로 가족이 대화했던 시간은 우리 가족 모두의 그릇을 키웠다. 이제 우리 부부는 아이가 내는 성과가 아니라 과정에 더 집중해 줄 자신감마저 생겼다. 그릇끼리 부딪치는 날은 있을지언정 그릇이 넘쳤다고 비난하는 아우성은 없을 거라는 뜻이다.

225~226페이지 中

-----


이들 가족의 책장여행은 그릇을 키우기 위한 과정이었다 말해도 손색이 없을듯 하다. 처음에는 책장여행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아이들도 점차 자발적으로 그 여행을 즐기게 된 것을 보면,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피력할 수 있게 된 것을 보면 성공적인 그릇키우기 여행이 아니었나 싶다.


덕분에 부모 또한 아이와 함께 대화하고 과정을 지켜보며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늘 퇴근후 결과만 맞이했던 아빠가 이 여행을 통해 더이상 성과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다는 말에서 어떤 확신이 선다.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그릇키우기의 과정을 함께 해주는것, 바로 그것이 응당 부모가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말이다. 결과로 말하기에 앞서 절실하게 요구되는 유일한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

문학에서 건강한 갈등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도 한다. 엎치락뒤치락 갈등하는 사이 편협을 벗어던진 작품이야말로 폭넓은 세계관을 지니기 때문이다. 말하지 못할 주제가 많아지면 책은 최대한 몸을 사린 채 글자 수를 채워넣지 못할 테고, 양서로 분류될 수 있는 책은 금서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책은 말할 수 있는 비밀이어야 한다.

234페이지 中

-----


책을 읽다 보면 허무하게 끝맺음을 하는 책들이 있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 수 없는, 작가만 아는 말할 수 없는 비밀로 채워진 책들말이다.


반면, 수많은 갈등을 겪고 그것을 풀어나가며 엎치락뒤치락 하다 힘겹게 결과에 도달하는 책들은 모든것을 작가와 독자가 함께 겪어 왔기에 깊이있는 울림과 깨달음을 준다.


말할 수 있는 비밀 덕분에 독자는 이야기에 매료되며, 깊이 빠져들게 된다. 문학의 재미는 바로 이런것에서 온다.


때문에 가끔 몸을 사린 책들을 만나게 되면, 허무한 느낌과 동시에 나만의 금서로 지정하게 된다. 더 이상 책으로서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

스위스 Switzerland

포르투갈 Portugal

스페인 Spain

=====


스위스에서 방문한 도서관을 소개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찾은 곳은 유니 마일 도서관으로 서적이 주는 정보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제공될 권리가 있다고 믿는 그들은 열람실에서조차 아주 어린 외국인의 방문에 눈총을 주지 않는다.


두 번째로 찾은 곳은 1559년에 설립된 제네바 도서관으로 제네바 출신 인사들의 저서 및 논문 등을 소장하고 있는 역사적인 장소이다.


제네바대학 도서관은 학생이 방해받지 않도록 일반인의 열람 및 대출을 제한하면서도, 제네바의 지성미를 여과 없이 보여줄 수 있는 일부 열람실은 개방해 모두를 만족시키고 있었다.



-----

미디어가 습격한 세상의 모습이 그와 똑같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총천연색 화면과 콘텐츠가 있는데 책을 볼 마음은 결단코 생겨나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아이들이 자기 주도하에 화면을 포기하고 책을 볼 거란 상상은 안 하는 편이 낫다.


어른인 나도 마터호른을 앞에 두고 가방에 넣어둔 책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하물며 아이가 책을 스스로 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미디어와 책이 양립할 수 없음을 깨달은 부모라면 아이의 미디어 시청을 적절히 제지할 줄도 알아야 한다. 제한이 없다면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화면이 압승할 것이기 때문이다.

353페이지 中

-----


저자는 마터호른의 풍경을 앞에 두고 비로소 깨닫는다. 미디어와 책은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어른조차 스스로 제어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하물며 아이들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을 확신하면서 부모가 적절히 시청을 제지하고 컨트롤할 수 있어야 비로소 아이가 책을 볼 기회가 생길 수 있음을 전하고 있다.


확신한 자기 주도, 컨트롤이 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아이나 어른이나 미디어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매한가지다. 때문에 통제하고 제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

마무리

=====


책을 좋아하고 자주 접하려고 노력하지만, 실상 사람 많은 도서관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데,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어쩐지 도서관을 탐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샘솟았다.


우리나라의 도서관들은 보통 공간 구성이 대부분 비슷해서 처음 한번은'우와' 하다가도 두 번은 잘 안 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도서관과 책방들은 어쩐지 호기심을 자아내는 공간들이 꽤 많았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공간들로 꾸며진 내가 모르는 책방이나 도서관이 어딘가에는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나름의 꿈을 꾸게 되었는데, 언젠가 그런 공간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책이란 무엇이고, 책을 기준으로 다른 나라의 저력을 이해하는 게 적절한지, 또 적절하다면 우리가 계속 책에 머물러도 될지에 대한 확인 작업을 하기 위해 책장 여행을 떠났다고 전하고 있는데, 굳이 이에 대한 답을 하지 않아도 충분한 답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책을 선호하는 민족, 책을 가까이에 두는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는 어디와도 견줄 수 없다. 그 자체로 저력을 지니며, 오랜 시간 쌓아온 내공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책은 시간의 흔적이고, 또 시간이 쌓이는 만큼 더 큰 힘을 발휘한다. 그렇기에 단발성이나 긴박하게 읽는 걸로는 공백을 채우기 힘들다.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문해력 논란과 독서율의 급감은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노력한다고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가족이 떠난 책장 여행은 우리 시대에 꽤 의미 있는 여행이라 할 수 있겠다. 누구도 감히 시도해 보지 못한,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선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책에 흥미를 가지게 하고, 자발적으로 그 행위를 즐길 수 있게 도우며, 이어서 글쓰기까지 연계하는 방식은 많은 부모들이 바라 마지않는 최고의 독서법이다.


보통의 부모들은 정작 자신은 동참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이 따르기만을 바라는데, 이들 부부는 직접 그 과정에 뛰어듦으로써 자녀들과 소통하고, 솔선수범했다는 점에 있어 좋은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책과 가까워지고 싶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면, 이들 가족처럼 시선을 더 확장시켜 책과 가까이 지내는 이들의 사례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이들의 생활상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어떤 일상을 보내는지, 이들의 환경은 어떤지 살펴보다 보면 그 속에 젖어들어 나 또한 그런 일상을 보내게 될 것이다.


때로는 공간에 직접 침투해 몸소 체험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가까이에 있는 것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일단 첫 발을 떼는 것부터 시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