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코난 도일,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 - 모든 파도는 비밀을 품고 있다 Short Story Collection 1
남궁진 엮음, 아서 코난 도일 원작 / 센텐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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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시리즈와 같은 느낌을 기대하고 읽었다면 살짝 실망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사건을 깊게 파고드는 현란하고 매끄러운 탐정과 이것을 요리조리 피해 가는 악당과의 사투는 이 책에서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단편 컬렉션인 만큼 소설은 짧고 가볍게 전개되고 추리 결과는 때로 허무하게 끝을 맺기도 한다. 흉악물이나 범죄물과 비슷한 맥락으로 전개되지만 실상은 '단편 소설'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선상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를 다룬 6가지 이야기와 전설적인 해적 샤키 선장의 모험기를 다룬 4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의 6가지 이야기는 개별적인 전개로 진행되는 형태를 취하고 있고, 뒤의 해적 샤키 선장의 모험 이야기는 결이 비슷한 방향으로 전개됨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이 선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공통적으로 배와 선장, 선원들이 등장하는데, 여기에 더해 의사 또한 많은 단편에 등장함을 알 수 있다. 이는 아마도 작가인 아서 코난 도일의 직업이 의사라서가 아닐까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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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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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22년 존 머레이 출판사에서 <Tales of Pirates and Blue Water(해적과 푸른 물 이야기)>로 출간되었다가, <The Dealings of Captain Sharkey, and Other Tales of Pirates(샤키 선장의 거래&해적 신화)>라는 제목으로 1925년 재출간되었다. 국내에는 이 책이 공식적인 최초의 번역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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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아서 코난 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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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코난 도일은 영국의 의사이자 소설가로, 셜록 홈즈 시리즈를 성공시킨 추리 소설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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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자세히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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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출항한 배 위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 혹은 미스터리한 어떤 현상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배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 더 공포심을 자극하는 것 같다.


승객들이 머무는 각 선실은 작고 좁으며, 배의 크기에 따라 지하와 상층부, 그리고 선장과 선원들이 머무는 조타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곳에서 주로 사건이 일어난다.


파도는 출렁이고 빙하가 떠다니는 바다 한가운데서 갑자기 사라진 선장, 혹은 안개가 뿌옇게 낀 바다 한가운데 의문스럽게 떠있는 비어있는 배, 값나가는 물품 중 유달리 열어보지 말라고 쓰여있는 네모난 상자와 같은 설정들이 호기심과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이 중에서 어떤 이는 목숨을 잃고, 또 어떤 이는 살아남는데, 살아남은 이가 당시의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 풀어내는 이야기처럼 전달하는 형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어떤 이야기들은 진짜 사건사고가 벌어지기도 하지만, 또 어떤 이야기는 의혹만 가득한 채 결국 엄한 결론에 다다르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살짝 허무함이 느껴진다.


후반에 다루고 있는 4가지 샤키 선장에 대한 이야기는 기승전결로 연결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샤키 선장에 얽힌 에피소드 묶음으로, 한창 잘나가던 때의 샤키 선장의 모습과 죽음에 다다르게 되는 샤키 선장의 모습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죽음에 이르는 이들은 어떤 것에 홀리거나, 재물에 눈이 멀어 결국 죽게 된다. 반면 그중에서 살아남는 이들은 욕심이 없거나 누군가를 도와준 덕분에 살아남는다. 여기서도 권선징악이 통하는 모양이다.


만약 아서 코난 도일이 쓴 작품 중 딥하지 않으면서 가볍게 맛보기 형태로 읽어보고 싶다면 이 책으로 시작해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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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학교 - 마음속 날뛰는 감정을 현명하게 길들이는 지혜 48
안셀름 그륀 지음, 배명자 옮김 / 나무의마음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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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기에 감정을 빼놓고 인간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때론 감정 때문에 우리는 많은 것을 얻고 또 많은 것들을 잃기도 한다


때문에 감정으로 인해 큰 폭풍을 경험한 사람들은 이것에 휘둘리는 것을 자제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려 노력하지만 이것 또한 쉽지 않다.


이 책은 48가지의 다양한 감정에 이름을 붙이며 감정을 자세히 살펴보고 감정이 가지고 있는 힘과 이를 적절히 활용해 우리 삶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나와 다른 사람을 연결하는 관계 형성은 물론 우리 인격 깊숙이 들어가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으면서 감정이 축복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컨트롤하기 쉽지 않은 48가지 감정에 대해 자세히 다루며 철학적, 심리학적, 종교적으로 풀어낸다.


각 감정의 단어가 가지고 있는 어원부터 이것이 실제 우리 생활 속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또 이것을 잘 활용했을 때 어떤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까지 다루며 감정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도록 돕는다.


덕분에 어떤 상황이나 순간에 발생한 감정이 왜 발현되었는지, 또 이것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었다.


또 부정적 이미지로만 느껴지던 감정들도 사실은 우리가 어떻게 컨트롤하느냐에 따라 달리 쓰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날뛰는 감정을 현명하게 길들이는 법을 알려주는 '감정 안내서'를 통해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은 어디에서부터 기인했고, 이것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이 책에서 저자는 감정을 생명력과 행동의 원천으로 봐야 하며 그렇기에 우리를 움직여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더불어 감정은 언제나 현재에 머물지 않도록 이끌어 줄 것이며 감정을 통해 세상을 더 인간적이고 희망적으로 바꿀 수 있기에 우리는 감정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배우고 연습해야 한다 말한다.


이 책을 통해 다음과 같은 것들을 꼼꼼히 점검해 보면 좋겠다. 감정을 받아들이는 새로운 방법, 감정 표현을 자신감 있게 표현할 수 있는지, 감정을 삶의 기쁨과 활기의 원천으로 만들 수 있는지, 있는 그대로 감정을 경험할 수 있는지를 자세히 살펴보면서 나의 감정을 제대로 들여다보면 어떨까 한다.


아래는 48가지의 감정 중 몇 가지 대표적인 감정들을 기록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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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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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은 우리 대부분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감정이다. 이 감정은 우리 마음속 깊이 파고들어 와서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 또한 분노나 절망 같은 매우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우리는 상대가 기대와 다른 행동을 할 때 실망한다. 그들의 행동이 우리의 확신과 반대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도 있다. 심지어 배신할 때도 있다. 그때 실망감은 상대를 더 현실적으로 보라는 초대다.


또 우리는 스스로에게 실망한다. 실수하거나 마음의 중심을 잃을 때, 우리는 스스로 만들어 놓은 이미지에서 벗어나 좀 더 현실적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받아들어야 한다.


실망은 그동안 감고 있던 눈을 뜨게 해 나 자신과 타인 그리고 상황을 더 현실적으로 마주하고 대처할 수 있게 한다.


실망은 우리를 자기중심적 경향에서 해방시킨다. 중요한 건 상대의 인정을 바라기보다 자기 본성과 이상에 얼마나 부합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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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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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이 항상 진짜 죄와 연관되는 건 아니다. 죄책감은 보통 명료함과 자신감 부족의 표현이다. 많은 사람은 자신의 '초자아'가 자신을 고발하기 때문에 죄책감을 느낀다.


그들은 자기 내면의 공격성을 감지하는 순간 죄책감으로 스스로를 처벌한다. 자신의 공격성을 잘 살펴 자기 삶의 일부분으로 통합시키는 대신, 그 공격성을 자신에게 돌리는 것이다.


죄책감에는 두 가지 위험성이 있다. 하나는 죄책감에 머물러 자신의 잘못된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죄책감을 억압하고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는 것이다. 후자는 오늘날 널리 만연된 메커니즘이다. 사람들은 희생양을 재빨리 찾아내 자신의 모든 죄를 떠넘기고, 그 사람을 희생시킨다.


우리는 스스로를 비난하는 대신 용서해야 한다. 우리에게 죄를 지은 다른 사람들을 증오와 강경으로 응수하는 대신, 그들을 용서해야 한다. 토미 웅게러가 말했듯 '인생이란 희극', 즉 우리의 상호 관계에서 서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최선의 길이 바로 용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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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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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후회는 단순한 감정적 충격 그 이상이며, 실수를 속상해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후회라는 감정에는 항상 지난 행동에 대한 적극적인 '반성'과 앞으로 변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포함되어 있다.


단순한 감정적 후회는 때때로 잘못된 행동을 더욱 고착시킨다. 따라서 우리는 후회 속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대신, 과거를 떠나 새로운 행동으로의 변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후회는 과거의 행위와 태도에 대한 반성과 새롭게 시작하려는 의지다. 따라서 후회는 과거를 성찰하고 놓아주며,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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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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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을 다스리는 방법 첫 번째 단계는 일단 멈추어야 한다. 바닥을 보려면 소용돌이가 멈춰야 하듯이 감정의 혼돈을 가라앉히려면 일단 멈추어야 한다. 내가 고요해지면 혼란은 저절로 해소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는 그물처럼 얽힌 감정과 생각을 하나씩 풀어 보는 것이다. 왜 이런 감정과 생각이 생겼는지, 그 뒤에 어떤 갈망이 숨어 있는지 살펴야 한다.


혼란은 멈추고 자세히 들여다볼 때 저절로 명료해진다. 우리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렇게 할 수만 있다면 우리의 생각과 감정은 다시 서서히 질서를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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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는 공격성과 관련이 있다. 사실 화는 우리가 화난 사건을 마음속에서 털어내고, 우리를 화나게 하는 것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초대다. 화에는 부정적인 말이나 사건에서 거리를 두게 하는 힘이 있다. 때로는 화가 변화를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화는 우리에게 자신의 그림자를 상기시켜 그것과 화해하도록 한다. 이 감정은 일종의 거울로, 그 안에서 우리 자신을 잘 들여야 봐야 한다. 화가 가진 또 다른 기능도 있는데, 화는 우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로부터 거리를 두게 한다.


화를 다루는 방법 첫 번째는 화를 인식하고, 그것이 나에게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자문하는 것이다. 화를 억누르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먼저 화 뒤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것이 명확해지면, 우리는 화를 다른 방식으로 다룰 수 있고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화를 표현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더불어 화는 관련 있는 당사자에게 적절하게 표현해야 한다.


우리는 화에 휘둘리는 대신, 그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도록 해야 한다.


또 다른 방법은 화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신체 활동은 우리의 영혼뿐만 아니라 몸에 쌓인 화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화를 다루는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화가 난다고 대책 없이 화를 터뜨릴 것이 아니라 창의적으로 그것을 다룰 방법을 찾아야 한다. 화에는 항상 의미가 있다. 그러니 그 의미를 이해하고,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화를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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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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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는 견고함과 충실함과 관련이 있다. 자신을 신뢰하는 사람은 견고하고 당당하며 스스로를 믿고 지지한다. 자신을 믿으면 다른 사람도 신뢰할 수 있고, 동시에 신뢰를 받을 수 있다. 또한 내가 나를 믿을 때, 내가 믿는 친구에게도 충실함과 견고함을 제공하여 관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이런 신뢰를 세우려면 먼저 건강한 자기 신뢰와 신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다른 사람을 신뢰할 수 있다.


자존감은 단순히 자신감 있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자유를 의미한다. 남들의 시선을 의지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를 믿을 수 있고, 사람들이 나에 대해 뭐라 말할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다. 설령 내 신뢰가 배신당하더라도 나는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


누군가를 신뢰하는 능력은 유년기의 경험에 달려 있는데, 아이는 어머니를 통해 세상으로부터 환영받는다는 느낌을 배운다. 이때 어머니 곁에서 보호받으며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무조건적인 수용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것이 아이에게 삶에 대한 깊은 믿음을 심어 준다.


아버지도 아이에게 신뢰감을 심어 준다. 그러나 이 신뢰를 다른 성질을 갖는다. 이는 세상에 나가 위험을 감수하며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신뢰다. 두 종류의 신뢰 모두 아이가 삶을 배우는 데 꼭 필요하다.


항상 남들보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릴 때 자신을 신뢰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또한 강점과 약점을 모두 가진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살게 허락할 때 다른 사람을 신뢰하는 법도 배울 수 있다.


그러나 무한정한 신뢰는 위험할 수 있다. 신뢰는 자라는 것이다. 상대를 신뢰하려면 그의 선한 씨앗을 믿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선한 씨앗을 믿음으로써 그 사람이 나를 신뢰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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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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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으로 표현하면 '순전한 존재'가 되는 것은 곧 행복을 의미한다. 순전한 존재는 자신을 증명할 필요가 없고, 인정받으려 애쓸 필요도 없으며, 반드시 행복을 느껴야 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그저 존재하는 것 자체로 행복하다. 모든 존재와 완전히 조화를 이루면 행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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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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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을 본다. 언론 매체가 호들갑스럽게 외치는 문제 그 이상을 본다. 확신은 모든 외적인 것들 외에도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본다.


확신은 신뢰와 희망의 단짝이다. 확신을 가진 사람은 미래에 대해 신뢰하고, 낙관적 관점을 유지한다. 그러므로 확신은 우리에게 좋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으며, 우리가 그 미래를 위해 함께 일할 가치가 있다는 믿음을 준다.


확신은 눈으로 확인하는 것에서 비롯되므로 세계를 대하는 자세에도 영향을 준다. 우리는 눈을 크게 뜨고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그러나 또한 다가오는 것을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함께 보고, 지금까지 본 것으로부터 확신을 얻는다.


목표에 혼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도달하기 위해 명확히 보는 것, 그것이 확신이다. 그래서 확신은 단지 우리에게 자신감을 주고 자존감을 강화하는 감정일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쳐 함께 목표를 추구하고 달성하게 하는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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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세세히 들여다보니, 감정에는 여러 가지 자양분이 숨어 있으며 이 각각의 존재를 발견해 어떻게 활용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하느냐에 따라 달리 표현될 수 있음을 느낀다.


막연히 '이렇다'라고 느끼고 말게 아니라, 이번을 계기로 각각의 감정들을 세세히 분리해서 관찰하며 긍정의 방향으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감정은 우리를 순식간에 뒤흔들어 놓을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기에 동기를 부여하고, 열정을 쏟아부으면 강한 폭발력을 바탕으로 또 다른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왕이면 이것을 우리가 원하는 긍정의 방향으로 이끌어 감정의 고삐를 제대로 쥐면 감정은 축복이 되고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만나는 통로가 될 것이다.


인간적이라는 말 안에 자리한 따뜻한 감정을 타인과 나누며 온기, 친근감, 사랑, 인간애 등을 나눠보면 어떨까 한다. 그때부터 감정은 우리에게 진짜 선물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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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만의 방
김그래 지음 / 유유히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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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가정을 살펴보면, 부부방, 아이방, 내방, 서재방(=아빠방)과 같은 방은 존재하는 데 유달리 '엄마방'은 잘 없다. 가족 중 거의 유일무이하게 '엄마방'만 없는 것이다.

맞벌이 부부가 아닌 이상, 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집에서 일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도 엄마인데 정작 엄마방은 없는 것이 좀 이상하게 느껴진다. 취미생활이나 쉼의 공간, 나만의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엄마만의 방'의 왜 없는 걸까?

이 책에서는 비로소 베트남으로 떠나고 나서야 나만의 방을 가지게 된 엄마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물리적 거리만큼 떨어진 뒤에야 비로소 '엄마'라는 사람을 새롭게 보게 된 딸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에서 일을 하던 엄마가 쉰이 넘은 나이에 베트남으로 혼자 일을 하러 떠나게 되면서 겪은 일상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담고 있는 이 책은 딸의 시점에서 바라본 엄마의 삶과 새롭게 알게 된 엄마라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엄마의 베트남 이주가 결정 난 시점부터 딸과 엄마의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 것을 알 수 있는데, 특히 출국 일주일 전 짐을 쌀 때부터 딸은 자신과 엄마가 많이 닮아 있음을 깨닫게 된다.

상황의 반전으로 평소 여행을 갈 때 하던 엄마의 잔소리를 이제는 딸이 하고 있었고, 밥 잘 챙겨 먹어라, 잘 지내라 와 같은 말을 통화할 때마다 딸이 엄마에게 하고 있었다.

엄마의 해외 생활이 길어질수록 딸은 점차 엄마를 나의 엄마가 아닌 또 한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는데, 덕분에 엄마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한편, 자신과 너무도 똑 닮아 있는 비슷한 면모도 함께 확인하게 된다.

엄마의 해외 생활은 가족들에게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켰는데,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았음을, 엄마도 한 명의 사람이었음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된다.

딸은 언젠가부터 한국으로 휴가를 왔다가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엄마가 '집에 간다'라고 말할 때마다 내심 서운한 감정을 느끼는데, 엄마를 응원하는 마음은 가득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편안하게 생각하는 집이라는 공간이 이젠 다른 곳을 의미하는 것 같아 떨어진 몸만큼 마음의 거리도 멀어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베트남으로 떠난 엄마의 적응기와 일상생활, 그리고 엄마를 한 사람으로 바라보게 된 딸의 시선, 여기에 더해 딸과 엄마라는 관계에서 오는 필연적인 감정들에 대해 담고 있는데, 읽다 보면 공감 가는 부분들이 꽤 많다.


나의 엄마가 아니라, 엄마를 한 사람으로 떨어뜨려놓고 보니 엄마 또한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이었다는 걸 저자는 깨닫는다.

항상 부지런했던 엄마가 때론 미루기도 하고, 또 뭐든지 잘해내는 사람이 아니라 해내야만 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토록 모든 것에 완벽했던 사람이라는 것 또한 알게 된다.

가족들과 떨어져 오롯이 나 자신으로서 살아가며 삶의 가치를 경험해 보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우리의 모습을 떠올려보게 한다.


엄마가 베트남으로 떠난 뒤 딸과 엄마의 역할이 바뀌면서 딸은 과거 자신을 키우며 느꼈을 엄마의 심정을 비로소 알게 된다.

'아마 이런 심정으로 나를 지켜보고 계셨겠지?'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점점 더 겁이 많아진다. 그래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도 실패를 감당하는 것도 더 이상 시도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어쩌면 정작 감내할 수 있는 일조차 우리는 '할 수 없다'로 결론짓고 그냥 지나쳐 왔을지도 모르겠다. 안주하는 삶에 그냥 익숙해진 것이다.

저자는 엄마 역시 그럴 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베트남에서 홀로 생활하는 엄마의 일상을 지켜보며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된다.

엄마는 지금도 용기를 내어 한 발 한 발 내디디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었다.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세계를 더 넓혀가며 멋진 인생을 살고 있었다.

저자는 그런 엄마를 보며 용기를 배운다.


엄마의 '혼자 사는 삶'은 엄마에게 자기 자신을 되찾아 주는 것은 물론 쉼을 주었다. 한국에서 '엄마'의 역할이 녹록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저자가 왜 엄마의 '혼자 사는 삶'을 응원하는지 알 수 있다.

특히 휴가를 받아 오는 날이 명절이라도 되는 날이면, 역시 또 엄마는 쉼이 아닌 고된 노동으로 고된 일상을 살다 돌아가야 한다.

휴가가 모든 사람들에게 '쉼'이 될 수 없기에 저자는 다음 휴가는 부디 엄마에게 '쉼'이 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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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휴가를 마치고 베트남으로 돌아가면서 집에 가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을 때 정체 모를 감정이 떠올랐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게 섭섭함 이었음을 깨달았다. 그가 베트남에서 잘 자리 잡은 덕에 그만큼 그곳이 편안해졌다는 말일 텐데 왜 그게 내 마음을 찔렀을까. 그와 내가 생각하는 '집'이라는 공간이 더 이상 같지 않아서 우리가 멀어졌다고 느꼈을까.

사실 진작에 이 감정의 정체를 알아챘으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컸다. 평생 고생만 하다가 이제야 제 삶을 살게 된 엄마에게 응원만 보내도 부족한데, 섭섭함은 그 역할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
28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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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베트남에서 생활한 이후 저자는 자신도 모르게 이중적인 감정을 느끼게 된다. 엄마가 편안하길 바라는 마음 한편으로는 여전히 같은 마음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뒤섞여 복잡하다.

차마 섣불리 내뱉을 수 없어 어쩌면 더 심란한 마음이 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잘 적응하고 잘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으면서도 나를 잊은 것은 아닐까 나와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약간의 불안감도 느껴졌으리라.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고 생각이라 공감이 간다. 특히 부모가 아닌 자식의 입장이라면 더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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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나의 관계를 직시할 수 있는 기회와 앞으로 엄마와의 관계를 잘 가꿔나갈 힌트를 얻은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나에게 엄마는 어떤 의미인지, 지금 이 시간들을 기록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가족이란 너무 멀 때만큼이나 가까울 때도 서로를 다치게 한다. 어느 누구와의 관계보다 어려운 게 가족이라는 걸 <엄마만의 방>을 통해 다시 배웠다. 고단한 삶을 뒤로하고 훨훨 날아가 자기만의 삶을 살아내는 엄마처럼. 나 또한 몇 발 떨어진 곳에서 씩씩한 눈을 하고 내 삶을 살아내고 싶다.
28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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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해외 생활로 인해 떨어져 살게 되면서 저자는 비로소 엄마라는 사람, 가족, 그리고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가지게 된다.

더불어 <엄마만의 방>을 출간하기 위해 엄마와 더 자주 연락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비로소 엄마에 대한 마음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고 전한다.

우리는 때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제대로 상대를 보려고 하지 않는 때가 있는데, 저자는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며 오히려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어쩌면 이 일을 계기로 인생을 앞서 걷는 엄마를 보며, 저자 역시 힘과 용기를 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미 훌륭한 인생의 멘토가 있기에 적어도 힘든 순간 무너지거나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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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제이슨 벨을 죽였나 -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3 여고생 핍 시리즈
홀리 잭슨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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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지 말아야 할 3부작 대단원의 끝판왕!"


600페이지를 거뜬히 넘기는 두께에도 불구하고, 숨죽이며 자꾸 읽게 되는 이 시리즈는 진심을 담아 권하 건데, 꼭 1부부터 순서대로 보라고 말하고 싶다.

여타 시리즈물에 비해 앞의 사건들과 연계되는 인물, 사건, 관계 등이 맞물려 있어 만약 중간부터 끼어들게 되면 헤맬 수 있다. 특히 등장인물들이 많고 반복적으로 등장해 사전에 인물들의 특성이나 관계성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면, 사건을 따라가는 데 있어 방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오로지 핍의 사건 파일에 집중하고 싶다면, 경고하건대 1부부터 시작해 각 인물들과 관계도를 주의 집중해서 파악해두길 바란다.


3부 시리즈의 완결편인 이번 편은 여타 사건들의 해결사 역할을 도맡았던 핍이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읽다 보면 현실감 돋는 내용에 절로 소름이 돋는다.

특히 2부 말미에 핍이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면서 궁금증을 자아냈던 장면들이 연이어 3부로 이어지면서 핍의 내밀한 감정을 밀도 있게 표현했는데, 이때야말로 몰아치던 사건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몰아쉴 타이밍인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곧이어 '진짜'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서게 되면 그때는 정말 돌아볼 겨를도 없이 사건에 휘말려 버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반에는 기존의 속도보다 살짝 느리게 흘러간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초반을 넘어서면 메인 사건을 중심으로 여러 사건들이 이리저리 뒤엉키고, 마침내는 1부와 2부에 일어났던 사건들마저 끌어와 허리케인이 온 마을을 휘저어놓은 것 같은 쑥대밭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핍 개인에게는 매우 힘든 시간이었던 트라우마를 겪는 시간들이 사실은 폭풍의 눈 속이었음을 곧이어 알게 될 것이다.


3부의 핵심 키워드는 표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바로 범죄현장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테이프'다. 사람을 결박하기 위해 쓰는 테이프, 범죄 현장을 보존하기 위한 테이프.

3부에서 저자는 타인에서 '나'로 이야기를 끌어들여와 핍을 통해 모든 감정과 상황을 보게 만들고, 마침내 분명하고 명백하게 마침표를 찍는다. 히든으로 남겨뒀던 뒷이야기까지 풀어내며 1부와 2부에 결점처럼 남아있던 모든 이야기를 깔끔하게 마무리 지으면서 완전한 결말에 다다른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마음 한켠에 석연치 않은 '무언가'를 자꾸만 떠올리게 된다. 더불어 어쩌면 정의사회 구현, 윤리와 도덕, 법과 제도와 같은 이야기를 꺼내게 될지도 모르겠다.

'핍'이라는 인물은 어찌 보면 홍길동이나 로빈 후드와 같은 인물이다. 국가나 사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으로써 태어나게 된 사적 응징 혹은 정의 구현을 위한 인물이라고나 할까?(그것이 십 대 여고생이라는 점이 특이사항이라면 특이사항이지 언제 어디서든 나타날 수밖에 없는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우리 사회가 만약 약자를 보호하지 못하고, 제대로 법제 시스템이 운영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핍'과 같은 인물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핍이 살고 있는 리틀 킬턴 마을 사람들처럼.

그래서 이 소설은 단순한 추리나 스릴러라는 장르를 넘어 트루 크라임 장르에 가장 부합하는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3부 완결 편에서는 피해자가 된 핍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데, 이 이야기 속에서 핍은 앞선 피해자들처럼 사법 시스템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다. 그래서 '네가 사라지면 누가 널 찾지?'라는 범죄자의 질문에 핍은 섣불리 대답할 수 없다.

하지만 이미 몸으로는 알고 있었다. 자신만이 자신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때문에 그녀는 흔들리는 멘탈 속에서도 자신을 구하기 위해 나름의 전략과 계획을 가지고 움직인다. 스스로 '선택'한 방식을 통해 범죄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구해내는 기염을 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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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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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핍(핍 피츠-아모비)
-곧 대학에 진행 예정인 여고생으로, 팟캐스트를 운영하며 사건을 파헤치고 진실을 향해 주도적으로 나아가는 여고생 탐정
-가족: 부모님과 11살 동생 조쉬
-앞선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와 심한 불면증을 앓고 있음
-루크 이튼을 통해 수면제를 구매 후 가족 몰래 복용 중
-일상생활을 되찾고 싶어 회색 영역 말고 흑과 백이 명확한 사건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탈피하고자 노력 중
(회색 영역: 모순, 혼란, 모호한 영역)
-3부에서는 본인이 피해자이자 해결사로 나서게 된다.

※수면제 정보
현재 복용 중인 수면제: 자낙스
자낙스보다 더 센 수면제: 로히프놀


■라비 싱
-선배이자 핍의 든든한 남자친구
-사건을 푸는데 늘 함께 하며 핍과 손발이 잘 맞는 파트너
-변호사가 되기 위해 로펌 인턴으로 근무 중


■샐 싱
-라비의 형
-앤디의 남자친구
-앤디의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뒤집어 쓰고 엘리엇 워드에 의해 사망함


■앤디 벨
-사망
-라비의 형인 샐 싱과 연인 관계
-숨겨진 앤디의 이메일이 드러나면서 앤디 죽음의 원인을 비로소 알게 됨


■베카 벨
-앤디의 동생
-현재 수감생활 중으로 14개월의 형기가 남아 있음
-맥스 헤이스팅스가 약을 먹이고 베카를 범함


■제이슨 벨
-앤디와 베카의 아버지
-그린 신 및 클린 신 리미티드의 소유주이자 최고 경영자


■카라 워드
-핍의 가장 친한 친구
-1권에서 다뤄진 살인범이자 납치범이 되어버린 아버지로 인해 불면증을 앓고 있음


■나오미 워드
-카라의 친언니


■엘리엇 워드
-우연히 앤디를 죽였다고 착각하고는 그걸 감추려 샐을 죽임(라비형인 샐은 그렇게 숲속에서 주검으로 발견됨)
-사실 앤디를 죽인 진범은 따로 있었는데 그 진실은 3부에서 밝혀짐
-카라와 나오미의 아빠가 라비의 형을 죽이고 실종된 여자를 5년씩이나 감금한 것으로 현재 수감 중


■스테파니
-카라의 새 여자친구(사귄 지 약 두어 달 됨)


■코너 레이놀즈
-핍의 친구
-친형인 제이미 레이놀즈가 사라지면서 2권에서 핍에게 실종사건을 맡아달라며 의뢰, 이후 친한 사이가 됨


■제이미 레이놀즈
-코너의 친형
-추도식 날 갑자기 사라진 이후 행방불명 되었으나 핍 덕분에 발견됨
-사건 후 나탈리 다 실바와는 연인 사이가 된 것으로 추측됨


■나탈리 다 실바
-1권에서 맥스 헤이스팅스가 약물을 탄 음료를 먹고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 중 하나
-제이미의 행방불명 사건 이후 연인 사이로 발전된 것으로 추측됨


■다니엘 다 실바
-나탈리 오빠로 경찰
-지속적으로 핍의 경계망에 들어와 있는 사람


■맥스 헤이스팅스
-1권에서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을 저지른 가해자
-늘 파란색 물병을 가지고 다님
-존재하는 것만으로 위험 그 자체인 인물
-요리조리 법망을 잘 빠져나감으로써 여러 사람의 원망의 대상자


■해리엇 헌터
-DT 사건에서 희생당한 피해자의 유가족(동생)
-숨겨져 있던 앤디와의 관계가 3부에서 드러남
-해리엇과의 만남은 DT 사건은 물론 앤디의 죽음, 스토커 사건을 풀어나가는데 단초가 됨


■루크 이튼
-나탈리의 전 남자친구로 마약 및 약물 판매상
-핍은 불면증 약을 루크를 통해 불법으로 구매


■호킨스 경위
-핍의 사건들을 담당했던 경찰관
-마을의 사건사고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넘기는 스타일로 피해자에게는 최악의 담당자임
-3부에서는 유독 핍에 대해 날카로운 촉을 발휘


■찰리 그린
-2권에서 스탠리 포브스를 살해한 살인자로 현재 도주 중


■스탠리 포브스
-동네 신문사에서 무료 봉사했으나 찰리 그린에 의해 살해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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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Key 내용(사후 경과 시간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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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핍은 강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불면증, 환각, 환청들을 앓지만 병원에서는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며 더 이상 도움을 주지 않는다.

가족을 비롯해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를 털어놓을 수 없었던 핍은 불법적인 루트를 통해 수면제를 구매해 짧게나마 잠을 청하려고 노력한다.

스탠리의 죽음을 정면으로 마주했기에 핍은 주기적으로 자신을 비롯한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을 떠올리며 어느새 사후 경과 시간에 대한 내용을 검색해서 확인해 보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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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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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에서 스탠리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핍은 강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한동안 병원 치료를 받지만, 이내 그것도 강제 종료되며 여러 증상을 겪는다.

걱정을 끼치기 싫었던 핍은 가족을 비롯한 남자친구 라비에게 증상이 호전되었다는 거짓말을 하고 몰래 루크를 통해 수면제를 구매하며 근근이 생활하게 된다.

하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수면제로 겨우 버티며 생활하던 중 몇 가지 이상 현상을 목격하게 된다. 현관 앞 목이 잘린 채 죽어 있는 비둘기 두 마리, 몇 달 전부터 시작된 익명의 '네가 사라지면 누가 널 찾지?'라고 쓰인 이메일 그리고 바닥에 분필로 그린 다섯 개의 막대 그림은 처음에는 핍과 연결 짓기에는 다소 모호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서서히 이 모든 증거가 하나로 모아지며, 자신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 핍은 무언의 압박을 느끼며 마침내 자신을 향하고 있는 스토커를 대비하기 위해 목록을 작성하고, 증거를 수집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사실을 남자친구인 라비에게도 공유하며 관련된 키워드를 한꺼번에 넣어 검색하던 중 과거 연쇄살인사건 중 하나인 DT 살인범에 대한 기사가 결괏값으로 나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이내 피해자 동생인 해리엇 헌터의 인터뷰 내용에서 검색한 키워드에 대한 내용을 발견하게 되면서 여기서 실마리를 얻게 된다. 또 DT 살인범으로 지목된 '빌리 카라스'의 모친이 페이스북을 통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이를 함께 지켜본 라비의 부추김으로 인해 핍은 빌리의 모친인 마리아에게 전화를 걸게 되고 조금씩 DT 사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트라우마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자신을 스토커하고 있는 이를 찾던 중 돌연 핍은 납치를 당하게 되고 거기에서 이 모든 일의 시작이자 끝인 진짜 범인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앞서 자신이 해결했던 사건과 DT 연쇄살인사건, 그리고 자신을 스토커하고 있던 범인이 한 명으로 좁혀지는 동시에 DT 살인사건의 여섯 번째 희생자로 핍이 지목되면서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된다.

경찰서에서는 앞선 사건들을 겪고도 여전히 핍의 스토커에 대해 무대응으로 대응했는데, 때문에 무방비 상태에서 핍은 고스란히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거기에 더해 앤디의 히든 메일을 통해 알게 된 앤디 죽음의 진실과 여기에 경찰의 커넥션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핍은 섣불리 신고를 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핍 자신의 힘으로 벗어나야 함을 깨닫게 된다. 당장 죽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앞서 기사를 통해 꼼꼼히 독파했던 DT 사건의 내막과 피해자들의 상황들을 되짚어 보면서 핍은 자신만의 탈출 계획을 세우게 되고, 다행히 무사히 죽을 위기에서 탈출하게 된다.

하지만 핍은 거기에서 도망치지 않았다. 앞선 경험을 통해 법도 경찰도 믿을 수 없었던 핍은 큰 결심을 함과 동시에 자신의 '선택'에 따라 스스로 범인을 처단하는 길을 택한다.

그리고 2장에서는 이 모든 판이 깔린 가운데 핍이 직접 만들어 가는 사건의 재구성을 만나볼 수 있다. 손이 덜덜 떨리고 호흡이 가빠질 만큼 두려웠지만, 법이 해결해 주지 않는 상황에서 어쩌면 이 상황은 다시없을 기회였기 때문이다.

이 기회를 놓치면 또 앞선 피해자 및 핍과 같은 피해자가 양산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기에 핍은 용기를 내서 이 사회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두 악을 엮어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사건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누구도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명백한 알리바이를 만들어 내면서 완전무결한 범죄현장이 마침내 완성된다.

하지만,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흠 하나가 발견되면서 핍은 위기 상황에 빠지게 되고 이에 주변의 사람들을 끌어들이지 않기 위해 핍은 자수를 결심하지만, 라비의 도움으로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게 된다.

그 과정은 매우 혼란스럽고 때로는 두려움에 잠식당할 만큼 힘겨웠지만, 핍은 자기 자신과 가족, 그리고 가까운 이들을 지켜냄과 동시에 사회의 악을 처단함으로써 마침내 그토록 원했던 평화로운 일상을 오랜 시간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이뤄내게 된다.

물론 예전과 같지 않은 일상이었지만, 적어도 두려움에 떨며 쫓기는 듯한 느낌에서는 벗어난 듯하다. 핍은 그렇게 여태껏 그래왔듯이 리틀 킬턴의 수호자가 되어 끝까지 많은 사람들을 구하게 된다.

여기에서 한 가지 소름 돋았던 장면은 호킨스의 촉과 무시하지 못할 한마디 말이었는데, 어딘가 핍을 주시하고 있는 듯한 발언으로 인해 핍은 대학생이 된 이후 사람들과 거리를 두며 홀로 긴긴 시간을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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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핍은 행여 이런 사건에 엮이더라도, 절대 잡히지 않겠지?"
61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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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 앞에서 오로지 홀로 싸워 살아남은 핍의 기상천외한 세 번째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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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커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한 핍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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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커일지, 증거사진, 잠재적 적의 목록)


핍은 자신과 소중한 이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둘러싼 의문점들을 하나하나 분석하여 기록해 나가기 시작한다. 스프레드시트에 기록한 스토커일지와 쉽게 지워져 흔적을 남기지 않았던 분필 그림은 세 번째부터 사진으로 남기면서 확실한 증거수집 목록에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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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제이슨 벨을 죽였나'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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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8개월 16일(697일 차) 후 라비가 핍에게 전송한 문자메시지를 통해 독자는 기다려 왔던 최종 재판 결과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

그동안 목구멍에 걸려있던 가시를 속시원히 빼 낸 느낌이 드는 건 비단 나뿐일까? 아마 이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던 모든 독자가 그렇지 않을까 한다.

더불어 법이 바로 서지 못하고, 국가기관이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때 사람들에게 있어 윤리와 도덕의 기준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환기시키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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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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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없는 눈빛이라고들 하던가? 생기 없이 멍하니 공허한 눈. 눈을 한번 깜빡일 때나 예외일까, 이제 그 영혼 없는 눈은 언제나 핍을 따라다녔다.
(...)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 그리고 뒤이어 조용히 울리는 잔향 속 총성. 죽은 눈과 더불어 핍을 늘 따라다니는 그 소리에 핍은 다시금 움찔했다.
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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핍은 10대 여고생이 겪기엔 끔찍한 살인사건을 마주하며 큰 트라우마를 겪게 된다. 한동안 병원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이내 스스로 이겨내라는 말과 함께 더 이상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인지 핍은 여러 트라우마 증상(공허함, 환청, 환각, 불면증 등)을 겪으며 괴로운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면서도 정작 소중한 이들에게는 티를 내지 않으려 발버둥을 치는 모습은 안타깝고 안쓰럽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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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짓을 또 하다니, 죄책감이 들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오늘이 마지막이야.' 집으로 걸어가며 핍은 스스로 되뇌었다. '마지막이야. 이젠 정말 끝이야.'

최소한 오늘 밤은 조금이나마 잠을 청할 수 있을 터였다.
(...)
그래, 오늘은 잠이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
4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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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약을 중단한 이후로 잠을 잘 수 없었던 핍은 조깅과 불법적인 루트로 구매한 수면제를 통해 짧은 잠을 청한다.

분명 잘못된 것을 인지하고 있기에, 핍은 매번 '이번이 마지막이야'라는 생각으로 구매하지만, 정작 수면제를 끊지는 못한다.

처음 살인을 목격하고 죽음을 느낀 것이 꽤 충격적으로 다가왔지만, 정작 전문가나 그 외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는 없었다.

이로 인해 핍은 스스로 방법을 찾아냈지만 죄책감이 더해지며 또 다른 괴로움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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핍의 웹사이트를 통해 보내온 이메일이었다. 또다시 같은 메시지였다. '네가 사라지면 누가 널 찾지?' 발송 주소는 anonymous987654321@gmail.com이었다. 메일 주소만 달리했을 뿐 같은 내용으로 다른 휘황찬란한 악성 댓글들과 함께 몇 달째 핍에게 날아오는 이메일이었다.
5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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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핍은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몇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같은 메시지였음에도 말이다. 그러나 서서히 자신을 옥죄어 오고 있는 다른 이상 현상들이 목격되며 핍은 자신을 쫓는 스토커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서 '사라진다'는 곧 죽음을 뜻하는 것으로, 이는 다시 말해 핍의 죽음을 암시하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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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킨스 경위는 핍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동안 벌어진 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호킨스는 핍을 믿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다. 라비에게도 그럴 거라고 얘기했었다.
(...)
안 봐도 뻔한 전개였는데 말이다. 핍이 바보였다. 어리석었다.
1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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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속에서도 핍처럼 도움이 필요한 순간, 정작 도움은 받지 못하고 무기력함과 자책만을 안고 돌아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알고 있다.

핍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이들이 모두 이와 같은 과정을 겪은 후 결국 핍에게 도움을 요청했음을 기억하고 있다면 이것은 비단 핍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호킨스 경위는 앞서 몇 번의 일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했다. 전혀 바뀌지 않았다. 핍의 말에 귀 기울여 주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핍은 위험에 빠졌고, 이제 다시는 경찰서를 방문하지 않을 거라 다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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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정의라는 건 법 밖에서만 실현 가능한 건지도 모르죠. 이런 경찰서 밖에서만. 이해한다면서 절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당신 같은 사람들이 없을 때에만."
11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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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호킨스 경위를 보며, 핍은 화가 나 위와 같은 말을 내뱉는다. 피해자를 오히려 이상한 사람 취급하며, 날카롭게 반응한다는 식의 대응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데 말이다.

핍은 자신이 내뱉은 말처럼, 법 밖에서 실제로 정의를 찾았다. 법이 해주지 않기에, 경찰이 도와주지 않기에 스스로 정의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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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섬세해. 너무나 똑똑하고. 경찰은 날 미친 사람 취급하지. 나를 고립시키는 거야. 다른 사람들한테 도움을 청하지 못하게. 가뜩이나 다들 이미 내가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아아주 똑똑해."
(...)
"마치 전에도 해본 사람처럼."
15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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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심장한 이 한마디를 시작으로 핍과 범인의 게임이 시작된다. 이 메시지를 알아보고, 전후 상황을 모두 파악한 핍 또한 나에게는 아주 똑똑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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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핍은 깨달았다. 핍에게 이제 평온이란 없다. 그 무엇보다 핍이 바랐던 한 가지,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일은 이제 불가능해졌다. 이 모든 일을 벌인 이유도 오로지 평범한 일상을 되찾겠단 바람 그 하나 때문이었건만, 결국 핍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
피할 수 없단 걸 핍은 깨달았다. 그러나 정작 핍에게 그건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다.
6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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핍은 살인사건을 직접 목격한 후에 트라우마를 겪게 된다. 하지만 이내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여 다시 예전처럼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하지만, 이제 어떤 식으로든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닫는다. 이미 많은 일들을 겪으며 많은 것들이 변화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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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일차. 핍이 이 유배길에 오른지, 자신만의 연옥에 들어온 지 겨우 두 달 반밖에 되지 않았다. 핍은 울퉁불퉁 자갈이 박힌 굽이진 이 옛길을 따라 걷고 또 걸었다. 매일같이 걸으며 핍은 약속했다. 앞으로 다른 사람,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고. 그리하여 제 인생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되찾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6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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핍은 위기를 맞는 매 순간,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지 않았다. 트라우마를 겪는 순간, 죽을 위기에 놓인 순간, 이후 사건을 재구성한 순간 모두 핍은 자기 자신보다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우선했다.

홀로 보내는 긴 시간 속에서도 핍은 만약을 그리며 더 나은 사람, 자격을 갖춘 사람이 되겠다 다짐한다. 이를 통해 핍이 얼마나 정신이 건강한 사람인지, 또 따뜻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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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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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부 2장의 이야기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핍의 방식에 대해 의문을 표하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랬어야 했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피해자가 된 핍의 입장에서 더 이상의 방법은 없었다. 초반에 맥스 헤이스팅스와의 조정 이야기만 보아도 성범죄자가 되려 핍을 상대로 고소하겠다 날뛰는 상황에서 핍은 '협의 거부'라는 대안밖에는 별도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

성범죄자에 대한 명확한 증거와 녹취록, 피의자 진술이 있음에도 맥스는 법적 처벌을 전혀 받지 않는 무죄가 나왔고, 이로 인해 되려 불똥이 핍에게 튀며 핍은 또 다른 억울한 일에 휘말리게 된 것이다.

분통이 터지고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지만, 법이 그렇단다. 또 스토커에 대한 의문점과 두려움을 경찰관인 호킨스 경위에게 털어놓지만 혹시나가 역시나가 된 상황이다.

정석적인 방법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으로 체득한 핍은 이제 법과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이다.

이런 전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보면, 핍의 이런 결정과 방법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누구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내가 위협과 위험으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위험을 제거하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핍은 그런 혼란스러운 겪고도 끝까지 이타심을 발휘해 억울한 누명을 쓰고 몇 년째 감방생활을 하고 있는 빌리 카라스를 구하기 위해 자신이 수집한 증거들을 호킨스 경위에게 전달한다. 자신과 같은 피해를 겪은 앞선 피해자들의 죽음의 이유와 진짜 범인을 색출하기 위해 힘을 보탠 것이다.

'누가 제이슨 벨을 죽였나'가 제목이지만, 실상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쩌면 그 이면에 있는 숨겨져 있는 사라진 법과 제도가 아닐까 한다.

죽어 마땅한 제이슨 벨이었고, 또 핍이 사건을 조작해 또 다른 사건을 만들었지만 이 모든 일의 배후에는 결국 망가진 법과 제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쩌면 제이슨 벨은 그런 망가진 사법제도와 국가기관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이 아닐까 한다. 만약 법과 제도가 바로 서 있었다면 그렇게 많은 희생자가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도 제대로 처벌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요즘 나라의 정세를 보면, 왜 법과 제도가 바로 서야 하는지, 시대에 맞는 입법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이 책이 에둘러 그런 현실을 소설이라는 형태를 빌어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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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들려주는 단단한 말
김종원 지음 / 퍼스트펭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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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단단하게 잡아줄 문장들!"


몇 주 간의 길고 긴 대기시간을 거쳐 만난 책이지만, 막상 읽는 시간은 몇 시간 되지 않았다. 후루룩 페이지를 넘겨보다 그냥 그 자리에서 완독해 버렸기 때문이다.

감성적인 일러스트와 철학자들의 명언, 여기에 더해 눈에 쏙쏙 들어오는 문장들은 미처 다 채우지 못한 빈틈을 채워주는 것은 물론 내면이 더 단단하게 여물 수 있도록 돕는다.

처음으로 청소년을 위해 쓴 인생철학 에세이라서 저자가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도 온 마음을 담았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다.

덕분에 쉽게 읽히고, 또 빠르게 흡수가 되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심지어 문장 말미에 압축된 필사 문장까지 만나볼 수 있어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은 책이다.

살면서 도움이 되는 70가지 문장들 속에는 자존감, 관계, 꿈, 가치관, 지성, 관계 등 여러 주제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그래서 꼭 청소년에 국한해서 읽기보다 오히려 범위를 넓혀 다양한 사람들이 읽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한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전반적인 레이아웃과 내용이 꽤 알차면서도 쉽게 다가오도록 구성되어 있다. 텍스트마다 강약 조절을 하여 시인성을 높이는 한편, 중간중간 일러스트를 배치해 피로감을 덜었다.

또 알아보기 쉽도록 각 장마다 주제를 설정하고 그에 따라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다양하게 다루는 한편, 문장의 말미에는 이를 압축하는 필사 문장까지 더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문장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긴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필요할 때는 언제든 특정 문장을 필사하거나 되새기는 것으로 스스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꽤 많았는데, 그래서 고민 끝에 '철학자들의 명언'과 '본문의 내용들'을 분리해서 기록해 보려 한다.

사람마다 뇌리에 박히는 문장들은 제각기 다르므로, 더 확실하게 기억에 남는 문장들을 선별해 마음에 담아두고 필요할 때 꺼내보면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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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의 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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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그들은 비웃으며
"그걸 왜 하냐?라고 묻겠지만
나중에 그들은 경탄하며
"그걸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물어볼 것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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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말에 굳이 흔들릴 필요 없다는 말이다.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는 데에는 일정 부분 염려와 걱정의 마음이 섞여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시기와 질투가 뒤섞인 감정으로 인해 이런 말을 내뱉는 경우가 더 많다.

자신이 해내지 못하는 생각,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누구나 부러움과 질투의 마음이 샘솟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일단 'go'를 하자. 해낸 후에는 되려 물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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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게는 경탄할 만한 잠재력이 있다.
자신의 힘과 젊음을 믿어라.
'모든 것은 내가 하기 나름이다'라고
끊임없이 자신에게 말하는 법을 배워라.
-앙드레 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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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취의 기본 밑바탕에는 '내가 나를 믿는 것'이 전제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 일단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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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신에게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자신의 해석에 영향을 받는다.
-에픽테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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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종종 '사건' 그 자체가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착각하고는 한다. 그러나 비슷한 상황을 겪은 이들은 가만히 살펴보면, 결국 그 사건을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삶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때문에'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바꿔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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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 속에서는
친구들이 나를 알게 되지만,
역경 속에서는
내가 친구를 알게 된다.
-존 콜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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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역경을 겪고 있을 때야말로 진정한 친구를 판가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시기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이때 '관계'를 정리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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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기 자신 말고는
누구도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장 폴 사르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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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과 나이가 쌓여감에 따라 확실하게 느끼게 되는 깨달음은 바로 이 문장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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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장 폴 사르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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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살펴보면, 약속을 말로 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분명히 말하지만, 약속은 '행동'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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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도 그렇고
내 인생도 그렇다.
모든 것은 수십,
아니 수백 번 고쳐 쓰는 것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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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글을 쓸 때면 업로드 전은 너무 당연하고, 업로드 후는 물론 때론 오래된 과거 글을 보며 수정할 때도 있다. 어쩌면 우리 인생도 그렇게 조금씩 고쳐 쓰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인생에 완벽이란 없으니, 매일 매 순간 불필요한 것은 지우고 새로운 것은 도전해 보며, 필요한 것은 추가하고 고쳐나가다 보면 이상적인 삶에 조금은 가까워지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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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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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의 결과에 너무 마음을 빼앗기지 마세요. 길게 보면 마음이 좀 더 차분해지고, 오랫동안 분투한 자신에게 자부심도 갖게 됩니다.
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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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발등에 떨어진 것에 너무 마음을 쏟게 되면 일희일비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조금 더 넉넉하고 길게 인생을 살펴보자. 그러면 지금 당장 눈앞의 결과에 크게 흔들리지 않게 될 것이다.

때론 부정적인 결과가 긍정을 낳는 신호탄이 되기도 하는 법! 조금만 떨어져서 살펴보면 나의 노력과 성장세가 분명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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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는 가장 강한 자만이 해낼 수 있는 숭고한 가치입니다. 자신의 의견보다는 타인의 말을 따르고, 자신의 생각이 지닌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사람들은 결코 무엇도 인내 할 수 없어요. 반대로 무작정 감정을 배출하고, 하고 싶은 말을 다 내뱉고, 가진 힘을 다 보여주는 건 사실 약한 사람들의 자기 표현이죠.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는 그 모든 것을 자신과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잠시 인내하는 사람입니다.
2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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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하는 것의 가치와 강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키워드인 다이어트, 공부, 계획, 목표 등의 예시만 보아도 인내를 가진 자만이 숭고한 가치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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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간을 내서 내게 오는 사람'과 '시간이 나서 내게 오는 사람'이 내게 완전히 다른 마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 소중하지만 나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사랑과 행복을 선물하면서 살겠습니다.
68~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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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는 한 끗 차이인데, 상대방이 마음속에 품은 의미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벌어진다. 이왕이면 '시간을 내서' 가고, 오는 사람이 되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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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아니라 '상황'을 보면 속지 않습니다.
나는 '누가 옳은가'보다 '무엇이 옳은가'를 생각합니다.
'무엇'에 집중해야 지혜롭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10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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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 같은 말이다. 실제로 직장과 같은 집단에서 무엇을 판단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문장이다. '사람'을 보면 종종 속는 경우가 있다. '상황'을 보면 적어도 위험은 피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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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이상적인 투자는 나 자신을 나아지게 하는 투자입니다. 나는 나를 속이지 않기 때문이죠. 매년 나는 꼬박꼬박 나의 크기를 확장합니다. 자신을 믿고 실천하기만 하면 누구나 가능한 일입니다.
12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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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각종 투자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정작 자기 자신에게 하는 투자는 등한시하는 경우가 있다. 투자에 있어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나 자신에게 하는 투자이며, 이것이야말로 곱절로 돌려받을 수 있는 최상의 투자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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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경험한 것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늘 무언가를 소망하고, 사랑하고, 감동하며 살아간다면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동시에 멋지게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13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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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며 종종 느끼는 부분이다. 사람들은 경험한 것만 이해할 수 있다. 때로 '~척'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것은 진정으로 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은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때문에 긍정적 경험이든, 부정적 경험이든 더 많은 것을 경험하는 것에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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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내가 가장 소중합니다. 타인에게 의미 없는 박수를 100년 동안 받는 것보다, 단 1초라도 나 자신에게 박수 치는 하루를 사는 것이 더 빛나는 인생입니다.
163~16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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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나 자신보다 외부의 시선에 더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정작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것은 타인이 아닌 나 자신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무엇보다 우선시해야 할 것은 나의 인정, 나의 격려, 나에 대한 믿음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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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믿는 것을 찾으세요. 그리고 꾸준히 반복하세요. 때로 우리에게 가장 큰 재능은 꾸준한 반복에서 나옵니다. 그 가능성을 믿고 지금 시작하세요. 그토록 간절하게 바라는 여러분의 멋진 미래를 만나게 될 겁니다.
182~1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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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의 힘은 몇 번을 말해도 부족하다. 어렸을 때부터 꾸준함과 성실함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이것을 여러 핑계로 미뤄둔다.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면,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다면 스스로를 믿고 꾸준한 반복을 이어가 보자. 거기에 원하는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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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시작하는 사람은 시작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시작하는 모습으로 의지를 알려주죠. 그리고 매일 반복하며 그 가치를 증명합니다.
222~22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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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앞서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오늘부터 다이어트할 거야'라거나 '오늘부터 수능 공부 00일'과 같은 식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오래 가지 못한다.

진짜 시작하는 사람들은 이런 말보다 행동하는 것으로, 결과로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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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더 잘하려는 생각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나보다 잘하려는 생각이 더 큰 나로 만들어주니까요. 지금 내가 머무는 공간에서 내가 가진 힘과 능력으로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면 변화는 기적처럼 찾아옵니다.
27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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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성장시키는 가장 큰 원동력은 결국 나 자신이다. 더불어 내가 나의 경쟁상대가 되었을 때 우리는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목표도, 기준도, 삶의 방식도 같지 않은 타인은 그래서 비교 대상 자체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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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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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머리에 새기면 좋을 문장들을 여럿 만나며 모처럼 삶에 대한 열기가 활활 타오름을 느낀다. 주눅 들어 있을 때, 자신감이 떨어졌을 때, 목표를 상실했을 때, 타인과 비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 불안감이 스며들 때, 삶의 의지가 약해졌을 때, 되는 일이 없다고 느낄 때 이 책을 꺼내들어 보자.

필요한 주제에 맞는 문장들을 읽어나가도 좋고, 필사를 하며 다시 한번 의지를 다져봐도 좋겠다. 자신의 약한 부분이나 자주 허물어지는 키워드가 있다면 메모지에 써서 눈에 띄는 곳에 붙여두고 자주 들여다보자. 마음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를 일으키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힘은 결국 내 안에 있다. 많은 경험과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부디 내면이 단단해지는 '나'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그러다 가끔 마음이 약해지는 순간, 이 책 속에 담겨있는 문장과 명언들을 펼쳐들고 의지를 활활 불태워보자. 당신은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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