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질문 - 프로젝트 라이프
아키씨 지음 / 언더라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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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고, 발견하기 위한 욕망 질문들!"

여태껏 수많은 책들을 만나봤지만, 필사 책을 제외하고 이토록 흰 여백이 많은 책은 처음 만났다. 그럼에도 까만 글씨로 빽빽하게 채워진 그 어느 책보다도 더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

특히 질문 글을 읽으면서 문득 다른 책에서 읽은 글귀 하나가 떠올랐는데, 그 책에는 이런 글이 쓰여있었다. '어떤' 질문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질문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이다.

이 책에는 204개의 욕망 질문들이 담겨있는데, 읽다 보면 질문의 퀄리티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때때로 스스로에게 질문을 할 때가 있는데, 이 질문들을 읽고 보니 어쩌면 잘못된 질문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질문을 나 자신에게 해봄으로써 내가 나로서 살기 위한, 내가 바라는 삶을 살기 위한 욕망을 확실히 확인해 보면 좋겠다.

더불어 이를 종합하여 시각화시키는 작업까지 완료하게 되면 제대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처럼 체계적인 질문과 방법들을 통해 나 자신을 보다 명확히 정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주체적으로 살기 위한 욕망 질문들을 통해 잘못된 욕망은 걸러주고,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 더해 6트랙을 통해 확인한 욕망들을 취합 정리하여 시각화시키고 디자인하는 작업까지 도와줌으로써 내가 찾고자 하는 진짜 욕망은 무엇이고 또 이것을 미래 계획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1부에서는 저자가 말하는 기본 개념을 익히고, 2부에서는 204개의 욕망 질문들을 통해 나의 진짜 욕망을 파헤치는 작업을 하며, 3부에서는 다양한 도표를 활용해 실제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시각화 작업을 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개인적으로는 2부 욕망 질문들에 한참 머물러 있었는데, 의미 있는 질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속 깊이 파고드는 질문부터, 애써 피하고 싶은 질문들, 마음 저편에 밀어두었지만 내가 진짜 욕망하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는 질문들까지.

도표나 시각화 작업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2부에 실려있는 질문들만 따로 필사하여 수시로 들여다보며 나에게 질문을 건네며 삶의 방향을 잡아가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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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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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란?사전적으로는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하는 마음이라고 정의한다.
이 책은 '나는 무엇을 욕망하는가?'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가?'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나의 욕망을 찾아야 하는 이유어쩌면 내 욕망을 이해하는 일이야말로, 인공지능 시대에서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때문에 주체적으로, 나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의 욕망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고정되어 있지 않은 욕망이라는 대상 자체를 분석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6트랙으로 알아보는 욕망 관계망저자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질문을 하다가 문득 '인생이라는 인류 공통의 프로젝트는 무엇일까?라는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이 질문에서 시작된 삶에 대한 하나의 메타포를 '프로젝트 라이프'라고 명명했다.

다시 말해, 스스로 선택하고, 시도하고, 좌절하고, 성취하는 다양한 행위들과 상태들을 '나'로서 인식하는 과정이 프로젝트 라이프라고 생각한 것이다.

(미트릭스 6트랙)



▶내 삶을 맥락적으로 한눈에 조망하기저자는 경험을 통한 정보나 기억을 정리하여 맥락(관계) 적으로 한눈에 조망하기 위해 미트릭스라는 툴킷을 만들었다. 시간이라는 흐름 안에서 나를 형성한 나를 규정하는 것들, 공간환경, 인간관계, 라이프스타일, 개념 환경, 일(이하 6트랙)을 살펴볼 수 있는 툴이다.

미트릭스 툴킷은 한 사람의 삶이 6트랙의 맥락으로 분류된 대상들과 끊임없이 관계를 맺으며, 다양한 '나'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을 전제로 한다.

6트랙으로 인생을 바라본다는 것은, 내가 세상의 다양한 존재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의미한다. 그리고 이런 맥락 안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인 '나'의 모습이 어떤 유형과 방식으로 드러나는지를 발견하게 된다.

1. 나를 규정하는 것들(me-info)6트랙의 첫 번째는 신체적, 사회적으로 나를 규정하는 것들에 대한 내 정보(me-info)다. 물리적으로 나를 규정하는 몸, 생물학적 성별부터 사회적으로 규정된 역할이나 캐릭터, 나를 나타내는 다양한 보통명사들이 이 트랙에 해당된다.

'남자로서', 여자로서', '아들-딸로서', '부모로서', '인간으로서' 혹은 '나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나 역할과 관련이 있다.


2. 공간환경(space)두 번째 트랙은 나를 둘러싼 공간환경이다. 내가 사는 공간, 학교 또는 회사, 소비를 향유하는 쇼핑센터나 문화공간, 자연환경이나 인공 환경 그리고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공간에서 나는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고,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며 스스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살펴본다.

욕망의 탈주라는 용어처럼 공간의 경계를 넘어 다른 맥락의 공간으로 이동하게 되면, 공간과 엮여 있는 다른 트랙들도 분명 쉽게 변화한다. 또한 장소나 공간에 대한 취향 혹은 소유욕과도 관련이 있다.


3. 인간관계(people)세 번째는 나를 둘러싼 인간관계 트랙이다. 이 트랙을 통해 '나와 너, 나와 우리'라는 관계망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 트랙에 해당하는 욕망은 내가 관계 맺은 집단 혹은 사회 시스템의 인정을 받는 것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누구의 인정을 받고 싶은지, 왜 받고 싶은지, 그 인정을 위해 내가 어떤 태도를 가지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4. 라이프스타일(lifestyle)네 번째 트랙인 라이프스타일은 주로 나를 둘러싼 사물과 콘텐츠가 대상이다. 내가 향유하고, 소유하고 싶은 것들을 통해 소유욕과 소비 욕구를 살펴보고, 그 근원을 고민해 보자. 또한 나의 취향도 살펴볼 수 있다.


5. 개념 환경(issue&keyword)다섯 번째 트랙은 보이지 않지만 나를 늘 둘러싸고 있는 개념 환경이다. 과거에서 현재까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이슈들과 개념들은 과연 어떠한 환경과 과정을 통해 내 안에 자리 잡았을까?
이렇게 과정을 돌아봄으로써 내 안에 어떤 생각의 씨앗과 전제, 개념, 믿음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그것들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발견해 볼 수 있다.

보통 개념 대부분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다. 심지어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경우도 많기에 나와 나의 삶을 주도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고찰이 필요한 트랙이라고 생각한다.


6. 일(worklife)여섯 번째 트랙은 일이다. 공식적으로 하는 작업부터 개인 작업까지, 내가 세상을 향해 생산하고 창작하는 활동들을 살펴보자.

인간은 끊임없이 신체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표현한다. 그중에서도 이 트랙은 생산적, 창조적 방식으로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의지적 행위와 관련되어 있다.

※주의: 스스로에게 욕망을 질문하길 두려워하지 말 것!이 6트랙의 욕망은 개별적이면서도, '나'라는 개념을 유지하고 존재 가치를 인정받으며 자아를 실현하는 욕망으로 통합되어 있다. 인간을 자의식을 가진 삶-경험 기계로 정의한다면, 그 원동력은 욕망일 것이다.

나로서, 나답게 주도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를 규정하는 관계망 안에서 욕망이 나를 통해 어떻게 발현되는지, 그러한 방식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이해하면서, 내 선택의 가능성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나'라는 존재를 세 가지 차원으로 분석하기욕망이 발현되는 '나'에 대하여 이 책에서는 1) 생물학적인 몸 '육체적 나' 2) 맥락에 따라 변화하며 발현되는 복수의 '개념적 나' 3) 관계망 안에서 맥락적으로 규정하기 이전의 '존재감으로서의 나'라는 세 가지 차원의 구조로 정의하려고 한다.

욕망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욕망이 발현되는 매개체 혹은 주체가 이 셋 중 어느 위계에 속한 것인지를 인지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즉, '주체적 삶을 위해서 욕망의 제어자(컨트롤러)가 될 것인가, 욕망이 나를 지배하게 할 것인가'하는 문제는, 어떤 나에 집중할 것인가, 어떤 관점과 원리로 욕망을 해석하고 반응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욕망은 나를 통해 영향력을 형성한다.관계가 형성된 범위 내에서만 서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영향이 미치는 한계는 곧 실질적 관계가 된다. 욕망은 무의식적 과정을 통해 개인이 지각하는 범위를 따라 관계를 형성한다.

인간은 생물학적 몸을 가지고, 내면에서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통해 추상화하는 작업을 한다. 또한 감정과 이성을 통해 외부 대상들을 추상화하고 개념화하면서 요구와 욕망을 느낀다. 그리고 다시 몸을 통해 그것을 실현하고 충족시키려 다양한 활동을 수행한다.

욕망은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이다. 구체적이지 않은 욕망은 소비하는 욕망이며, 내가 주체로서 무엇을 바라는지를 점점 잃어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욕망계를 탐사하는 3단계<욕망 질문>은 나를 통해 표현되는 욕망계를 탐사하는 자신만의 탐험 기록지다. 욕망의 대상과 활동을 스스로 명확하게 인지하고, 욕망이 벌어지는 나의 구조를 신체, 의식적 주체로서의 에고, 맥락으로부터 자유로운 존재자로서의 나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나누어 정리해 보며 나와 내 삶의 관계망을 이해한다.

2부에 있는 204개의 질문은 내 삶의 관계망 안에서 내가 어떤 대상들을 욕망하는지, 어떤 활동들을 하면서 욕망을 발현시켜 왔는지를 살펴본다.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욕망이 아니라 나를 거쳐 가는 6트랙의 관계망에서 구체적인 욕망 메커니즘의 역사를 하나씩 꺼내어 서술해 보는 발굴 작업을 한다. 하나씩 써 내려가다 보면, 우리의 내적 세계에서 가장 은밀하고도 근원적인 욕망을 서서히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이해하기 어려웠던 내 모습들을 긍정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3부에서는 욕망을 구체적 대상과 활동으로 나누어 정리하고, 다양한 기준과 프로세스를 통해 시각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을 거쳐, 내 욕망을 정의 내린다.

이 과정을 통해 그동안 막연하게 느껴왔던 욕망이 내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조금은 더 선명하게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껏 솔직해지자!<욕망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궁금증을 가지고 마음껏 솔직해지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질문에 대한 답을 한 번에 써 내려가기 힘든 경우 처음에는 추상적이더라도 키워드로 적어 보기 바란다. 하나의 단어에서 점차 관련된 상황과 대상, 활동으로 연결되어 점점 구체적으로 될 때까지 여러 번에 거쳐 써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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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통해 나의 '욕망'을 파헤쳐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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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질문들은 단순히 답을 찾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답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는 여정임을 기억하자!




질문들나를 규정하는 것들을 통해 사회적 정체성과 나의 욕망의 관계를 찾아볼 수 있다.


앞선 질문들을 취합하여 나를 규정하는 것들과 관련된 욕망의 주요 대상 혹은 활동을 도표에 적으면서 정리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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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을 이해하고, 분석하고, 설계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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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을 실현하는 4단계3부는 '욕망 분석 → 욕망 시각화 → 욕망 정의 → 욕망 디자인'이라는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 욕망 분석: 첫 번째 단계는 자신이 가진 욕망이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탐구하는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통해 나의 욕망이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해 왔는지를 메타인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2. 욕망 시각화: 두 번째 단계에서는 자신의 욕망을 구체적으로 시각화한다. 우선순위 포지셔닝 도구 등을 사용해 시각적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관점으로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3. 욕망 정의: 세 번째 단계에서는 자신의 욕망을 스스로 정의하고, 그 욕망이 자신의 삶에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 다시 한번 성찰한다. 이는 실질적인 계획을 세우는 근거가 된다.

4. 욕망 디자인: 마지막 단계에서는 정의된 욕망을 바탕으로 자신의 미래를 디자인한다.

이 4가지 과정을 통해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욕망을 기반으로 원하는 미래의 모습을 형상화할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욕망을 단순히 추상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목표와 연결하는 것이다. 시각적으로 명확히 보면, 그 욕망을 실현할 방법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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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았던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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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나만의 집을 짓는다면, 어디에 짓고 싶나요? 어느 정도의 크기와 어떤 구조이길 바라나요? 또 집 주변에 어떤 시설(상점, 도서관 등)이 있으면 좋을까요?

Q. 이 세상은 점점 살기 좋은 세상이 되어가고 있나요? 아니면 반대인가요?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어보세요.

Q. 무언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나에게 어떤 가치를 주나요?

Q. 삶을 마감하기 전에 반드시 이루고 싶은 최후의 욕망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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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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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함에 따라 우리는 공간적, 사회적 환경, 사람들, 물건(콘텐츠) 등을 통해 다양한 개념과 역할들을 학습하며 '나'를 구축해 나간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내가 바라는 것과 환경, 타인의 욕망들이 마구 뒤섞여 진짜 내가 욕망하는 것을 잃어버리거나 알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럴 때 이 책에서 제안하는 6트랙의 맥락 안에 있는 질문을 통해 내가 어떤 대상을 욕망하는지, 그것들은 어떤 욕망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살펴보면 어떨까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진짜 욕망하는 것을 알지 못하면 때때로 헛헛한 감정이 들거나 허무한 감정에 휩싸여 방향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앞만 보고 나아가기 보다 한 번씩 스스로에게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이고 어떤 미래를 설계하고 싶은지를 물어보면서 살아가자.

때때로 그 욕망들은 나만 알고 싶거나, 깊숙이 숨겨져 있어 미처 알아채지 못하거나, 외부의 욕망과 혼동하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하지만 차분히 나의 삶을 살펴보고 나만의 기준점에 따라 하나씩 찾아가다 보면 다른 가능성과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때 반드시 전제해야 할 것은 솔직한 감정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고,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다.

초반에는 스스로 질문하고 실천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개념을 이해하고 지속적으로 훈련하다 보면 나만의 욕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점차 내가 주체가 되어 나답게 사는 삶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무언가를 욕망한다는 것은 곧 자유로운 내 의사와 방향에 따라 살아간다는 것이므로, 이것이야말로 진짜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나다운 삶'에 부합하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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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코인 세탁소 서사원 일본 소설 3
이즈미 유타카 지음, 이은미 옮김 / 서사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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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이들의 마음을 말끔히 세탁해 주는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


겨울 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에 살짝 실망감이 밀려들 때쯤 다시 찾아온 매서운 추위. 덕분에 적응하지 못한 몸과 마음이 금세 차갑게 얼어붙었다. 이때 만나게 된 소설 한편이 있는데, 바로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다.

예전에는 긴긴 겨울을 나는 방법으로 방구석에 콕 틀어박혀 이불을 온몸에 둘둘 만 뒤에 만화책이나 소설책을 읽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고는 했는데, 요즘은 그럴 여유가 사라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모처럼 그때의 기분을 살려, 크리스마스를 소설책과 함께 보냈는데, 차가운 눈 속에 뒹굴다 먹게 된 따뜻한 코코아처럼 따뜻하고 다정하게 다가오는 소설이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저마다의 이유로 상처 입은 이들이 등장한다.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를 운영하는 점장 마나를 비롯해 3년간 악덕 부동산 회사에서 일하다 탈탈 털리고 번아웃이 온 주인공 아카네, 그리고 세탁소에 방문하는 손님들 모두 그렇다.

어쩜 이리도 상처 입은 사람들만 모아 놓았을까 싶지만, 우리가 사는 현실을 고려해 보면 지극히 당연하고 또 매우 현실적인 모습이라는 생각도 든다.

저자는 코인 세탁소를 배경으로 '세탁하는 행위'와 '세탁 후 말끔해진 옷을 입었을 때의 기분'을 소재 삼아 이웃 간의 관계를 형성하고, 상처를 치유해 주는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소설을 읽는 독자들 역시 보송한 촉각과 향기로운 후각, 깨끗해진 시각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세탁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소설에 등장하는 이들의 '생존' 즉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상징하며, 저자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세탁이 살아감의 행위 중 하나라는 것을 은연중에 어필한다.

이에 걸맞은 특히 도드라지는 에피소드로 '슌조'의 이야기를 꼽을 수 있는데, 슌조는 정년퇴직한 노년의 남자로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자기 아내가 사망하는 일을 겪게 된다.

집안일은 모두 아내가 도맡아 처리하고 있던 터라 집안일에 있어서만큼은 문외한이었던 그는 간간이 몸을 수건으로 닦는 것으로 최소한의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오랜만에 들른 딸아이가 심각한 아버지와 집 상태를 보고 잔소리를 퍼붓게 되고, 이를 견디다 못한 그는 세탁을 핑계로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로 도망치게 된다. 그리고 거기에서 만난 마나와 아카네를 통해 자신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으며,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제대로 다시 집안일을 배워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이를 통해 세탁이 왜 중요한지, 세탁을 통해 무엇을 이뤄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뽀송한 옷을 입고 기분 좋은 향기를 맡으며 '오늘'을 다시 살아갈 힘에 대해 전하고 있는 이 소설을 그럼 지금부터 조금 더 자세히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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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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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코인 세탁소
-2월 1일 리뉴얼 후 재오픈함
-영업시간: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
-오전 11시~12시 / 오후 3시~4시에는 세탁 대행 접수를 하지 않음(점장의 휴식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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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지마 아카네
-가족관계: 부모님과 자신 그리고 열두 살 된 골든리트리버 네네
-대학 졸업 후 요코하마의 악덕 부동산 회사에서 3년간 일하다가 홧김에 그만두고 현재는 백수 상태
-평소 외모로 웃음거리가 되는 경우가 많았음
-부동산 회사에서 일할 당시 실적 압박과 무리한 일정으로 인해 피폐하게 살았음. 덕분에 집을 소개한 세입자에 대한 후회와 자책이 마음 깊이 자리 잡고 있음
-보름 만에 마음먹고 세탁기를 돌려보려 하지만 고장 난 세탁기로 인해 집 근처 코인 세탁소를 찾아가면서 세탁소와의 인연이 시작됨


■아라이 마나
-서른여덞 살
-코인 세탁소의 점장
-셀프 세탁소를 운영하며 세탁 대행도 함께 하고 있음
-세탁소 운영전에는 오랫동안 요양원에서 근무함
-싱글맘이었던 엄마로부터 어렸을 때 방임학대를 당함
-초등학교 3학년 때 보육원에서 지내게 되면서 처음 빨래를 해봄
-처음으로 뽀송뽀송하고 은은한 세제 향이 베어든 옷을 입었을 때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면서 언젠가 많은 사람들에게 이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됨
-보육원을 나온 뒤로는 야간 전문학교에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고 비샤미치에 있는 요양원에서 일함. 그러다가 방문 요양보호사로 이직하면서 에비하라 씨라는 분을 만났고 덕분에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를 시작할 수 있었음 (에비하라씨는 노부인 자산가임)

***

■오쓰카
-서른다섯 살로 이혼남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의 단골 중 한 명
-직장인(월요일과 금요일은 재택근무)
-아카네가 처음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에 방문했을 때 마주한 사람
-세련된 옷차림으로 재택근무하는 날에는 세탁소에 매번 등장하여 애플 로고가 박혀있는 맥북을 펼쳐놓고 일을 함


■스즈키 켄고
-간나이역에서 게이힌도호쿠 네기시선 쪽에 위치한 사립대학교에 다니는 1학년 학생
-현재 학교 근처 연립주택에서 자취 중
-늘 돈키호테의 비닐봉지를 세탁기 유리문에 걸어놓고 방치하여 아카네가 눈여겨보고 있는 인물임


■다카오카 오사무
-리스토란테 다카오카 레스토랑의 사장이자 셰프
-미쓰루의 일란성 쌍둥이 동생


■다카오카 미쓰루
-클리닝 다카오카(세탁소)를 운영 중
-마나가 세탁기능사 자격증을 딸 때 도움을 준 사람


■가미야 시오리
-남편과 이혼 후 18개월 된 딸 리리카와 함께 얼마 전 이사 옴
-세 살 연상의 남편이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회사 후배와 바람이 난 것을 뒤늦게 알게 됨
-싱글맘에 무일푼 신세지만 딸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 중


■슌조
-가족관계: 죽은 아내와 외동딸 사치코(사치코는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 중)
-한 달 전 아내 히사에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 혼자 살고 있음
-정년퇴직 후에도 집안일은 아내가 모두 도맡아 했기에 혼자 남겨지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됨
-오랜만에 방문한 딸아이의 잔소리를 피해 간 곳이 마침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였음


■다니구치 쇼
-10대 학생
-엄마와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주먹을 휘둘러 엄마를 다치게 한 뒤 도망침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하기 위해 세탁소 앞에서 진을 치고 있다가 목격자들에 의해 발각되었고, 추후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됨


■오카모토 나카지마
-아카네가 부동산 회사에서 일할 당시 고객
-직업은 파견직 시스템 엔지니어
-오로지 해가 잘 드는 집을 찾아달라는 오카모토씨의 요청에 매번 집주인에게 시달려왔던 애물단지를 떠넘김으로써 아카네가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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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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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후 3년간 악덕 부동산 회사를 다니며 영혼까지 털털 털린 아카네는 홧김에 회사를 그만두고 보름 째 집 안에 틀어박혀 무기력하게 지낸다.

이 사실을 부모님이나 소꿉친구에게도 말할 수 없던 그녀는 혼자 끙끙 앓으며 보름을 지내다 이대로 있다가는 그대로 폐인이 될 것 같다는 두려운 마음에 밀려있는 빨래를 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3년 전 중고로 마련한 드럼식 세탁건조기는 작동 버튼이 고장 나 먹통이 되었고 이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 없었던 그녀는 지도 앱을 통해 집 근처 코인세탁소를 찾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집 근처에 있는 코인세탁소를 발견한 그녀는 그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그리고 들어서려는 순간 세련된 모습으로 앉아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하게 되면서 순간 멈칫하게 되고, 초라한 자신의 모습과 너무나도 비교되는 모습에 돌아서려던 순간 누군가 자신을 향해 낭랑한 목소리로 인사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녀는 데님 재질의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가냘픈 인상의 여자로, 코인 세탁소의 점장을 맡고 있는 마나였다. 그녀는 자신의 소개를 하며 세탁소 이용방법에 대해 설명해 주겠다고 말하게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간신히 세탁을 마칠쯤 우연히 창밖으로 지나가던 오카모토씨를 보게 된 아카네는 부동산 회사에서 일할 당시 실적을 위해 좋지 않은 매물을 떠넘긴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고, 죄책감을 느낀 그녀는 도망치듯 세탁물을 가지고 그 자리를 벗어나게 된다.

건조도 하지 못한 빨랫감을 말리기 위해 집안 이곳저곳에 걸어두지만 빨래는 잘 마르지 않는다. 젖은 채로 그냥 입을까 잠시 생각도 해봤지만, 어쩐지 덜 마른 빨래처럼 비참한 생활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 그대로 다시 빨래를 걷어 코인 세탁소로 향한다.

그리고 건조대에 넣어 돌린지 얼마 안 돼 뽀송하고 부드러운 빨래를 만나게 된다. 이와 동시에 어쩐지 마음이 누그러지고 부드러워지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이후 한층 너그러워진 아카네의 마음에 더해 다정하게 대해준 마나를 산책로에서 다시 만나게 되면서 둘은 친분을 쌓게 되고, 체력적 한계로 인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할 생각이 있다는 마나의 말에 덜컥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게 된다.

그렇게 마나가 점장으로 있는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에 아카네는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게 된다. 주 5일,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일하고 점심시간은 1시간, 휴일은 수요일과 일요일로 일을 하면서 어느새 육 개월에 접어든 아카네는 이제 코인 세탁소에 있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렇게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카네는 점차 마나 주변의 사람들은 물론 세탁소에 방문하는 이웃들과도 친분을 나누게 되고, 관계를 맺는 법, 세탁이 주는 힘, 일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깨우치게 된다. 그러면서 점점 더 단단한 관계를 맺게 된다.

아카네는 이제 세탁기능사 자격증을 따겠다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그리고 위태롭던 자신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 마나 씨를 도우며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추측건대 이후에는 새로운 연인도 생기지 않을까 싶다.

아카네는 3년간의 회사일로 몸과 마음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다. 하지만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 덕분에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좋은 이웃이 있었다. 저마다 마음에 상처를 입고 처음에는 서로 부딪히는 사건들도 있었지만, 이내 서로 보듬으며 이겨낼 수 있었다.

먼저 마나의 세탁 스승인 미쓰루 씨는 자연스러운 핑계로, 상대방을 배려하며 편안하게 대해주었다. 그의 일란성 쌍둥이 동생 오사무 씨는 리스토란테 다가코카에서 맛있는 음식으로 기꺼이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다.

첫 만남부터 무례함으로 다가왔던 오쓰카 씨는 사실 관계를 맺는 것에 서툴렀다. 하지만 마나 씨의 직구에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깨우치게 된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세탁건조기에 늘 돈키호테의 비닐봉지를 유리문에 걸어놓고 방치함으로써 아카네의 눈총을 샀던 스즈키 켄고는 사실 첫 자취생활이 녹록지 않아 빨래를 제때 찾아갈 수 없었음을 알게 된다.

명품 옷을 걸친 아기 엄마 가미야 시오리는 처음에 날카롭게 다가왔지만, 실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회사 후배와 바람난 남편과 이혼하고 싱글맘이 된 무일푼의 아기 엄마임을 알 수 있었다. 추후 이런저런 도움을 주고받게 되면서 알게 된 사실은 다소 덜렁이라는 점이었다.

한 달 전 아내 히사에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 혼자 살고 있는 슌조는 홀로 집에 남겨진 상태다. 씻는 것은 물론 세탁 등 집안일에 문외한인 그는 그저 방치한 채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중 오랜만에 집에 들른 외동딸은 잔소리를 퍼붓게 되고 이로 인해 코인 세탁소로 도망친 그는 자신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기에 이른다.

다소 까탈스럽고 무례한 노인이라고 생각했던 그가 사실은 모르는 것에 대한 불안함으로 인해 방어자세를 취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마나와 아카네는 솔직하게 현 상태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세탁 방법과 주변에 도움을 청할 것을 권한다.

어느 날 세탁소 주변을 어슬렁거리기 시작한 다니구치 쇼는 비행청소년으로, 어머니에게 폭행을 가하고 도망쳐 다니는 10대 소년이다. 방임학대로 방황하는 것을 알게 된 이웃들은 그에게 옷과 먹을 것, 지낼 곳을 알아봐 주며 소년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돕는다.

한때 아카네의 죄책감 리스트에 올라가 있던 오카모토 나카지마는 비행청소년인 다니구치 쇼를 돕는 과정에서 재회하게 되면서 아카네의 죄책감을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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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왔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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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자기가 맡은 일을 감당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워했기에 아카네는 업무에 관해 상담하거나 의지할 만한 사람을 주위에서 찾기 어려웠다. 그야말로 고독했다.
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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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장에서 아카네는 무리한 영업 방식과 성과에 시달리게 된다. 그럼에도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었다. 심지어 이직률이 높아 입사한 지 반년 만에 부점장이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되면서 그 부담감은 더했다.

여기에 더해 점장이 큰 키를 두고 희롱하는 말을 할 때면, 웃음거리가 되고는 했는데, 하지만 아카네는 그저 홀로 견뎌야만 했다. 그렇게 일상은 망가졌고 심하게 번아웃이 왔다.

아카네의 일상을 살펴보며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건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일이자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카네의 삶을 보며 공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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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해치는 것과 그다지 다를 바 없는 일을 하던 때의 기억. 마음이 완전히 오염되어서 새까맣게 변해버렸던 날들에 관한 기억이었다.
3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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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완전히 오염되어서 새까맣게 변했다'는 느낌을 나는 알고 있다. 여기에 더해 아카네는 일을 하는 데에 있어 자부심은커녕 '사람을 해치는 것과 그다지 다를 바 없는 일'이라는 말로 얼마나 괴로운 일상을 보냈는지를 말해준다.

3년,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첫 직장에서 보내는 근속 기간이 1년도 안된다고 들었는데 현시대를 말해주는 지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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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를 손에 들고 잠시 망설였다. 그냥 이대로 입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
'아니야 그런 건 싫어.'
몸서리치듯 고개를 크게 내저었다.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이런 생활은 이제 지긋지긋했다. 덜 마른 빨래처럼 비참한 생활은 더는 사양이었다.
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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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하게 말린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해도 모자랄 판에, 늘 축축하고 비참한 생활을 이어갔으니 얼마나 괴로웠을까. 매일 아침에 눈뜨는 것조차 몸서리치게 싫었으리라.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점점 주변을 둘러볼 겨를도, 여유도 사라져 갔을 것이다. 어쩌면 조금씩 매일 늪에 빠져드는 기분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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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가 말한 대로 바짝 말라 있어서 햇볕에 말린 듯한 냄새와 온기가 느껴졌다. 마치 털이 복슬복슬한 동물을 끌어안은 것처럼 마음이 누그러지고 부드러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오늘, 없던 힘을 짜내서 세탁하러 오기를 정말 잘했다.
4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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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게 소확행이 아닐까? 포근하고 따뜻한 온기와 냄새를 머금은 깨끗한 세탁물을 한껏 끌어안는 것.

그럴 때면 한껏 날카로워진 신경들도 짐짓 누그러지고 부드러워진다. 덕분에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으며, 편안한 게 잠자리에 들 수 있다.

한 발짝 내디딜 힘이 없어 겨우 코인 세탁소에 들렸지만, 덕분에 아카네는 좋은 기운과 힘을 얻고 갈 수 있었다. 모처럼 깨끗한 옷을 입고 산책도 가고 밥도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얼룩진 내 마음을 깨끗이 만들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앞을 향해 내디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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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계속 변해요. 옛날 가치관으로 요즘 사람들을 비판해서는 안 되듯, 우리도 지금의 가치관으로 이전 세대의 삶을 부정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 요양원에서 일할 때 항상 그렇게 스스로 되뇌곤 했어요."
20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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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변한다. 그래서 옛날 가치관으로 요즘 사람들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미처 반대로는 생각해 보지 못했다. (늘 이전 세대가 요즘 사람들을 두고 훈계하거나 무례하게 구는 것만 봐서 더 '왜 저래'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던 것 같다)

아카네는 보통의 사람들처럼 종종 세탁소에서 무례한 행동을 하거나 타인에게 불편을 주는 사람들을 향해 비판하거나 경고성 글로 주의를 주자고 이야기한다.

이에 대해 마나는 다독이며 때론 다정하게, 또 어떨 때는 단호하게 이야기하며 아카네에게 깨달음을 전한다. 이는 비단 아카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손님들에게도 강약을 조절하며 핵심을 잘 전달하는 덕분에 관계가 잘 풀리는 것은 물론 좋은 이웃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문장인 동시에, 현실 속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관계는 일방적이 아니라,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는 일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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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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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세탁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소설을 읽으며 문득 '현실+판타지'가 결합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카네나 이웃들이 겪는 상황들은 지극히 현실적인데, 세탁소를 거치며 변화하는 삶은 어쩐지 판타지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요즘 세상에는 남모르는 이에게 함부로 거대한 유산을 상속하지 않는다. 더불어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아프다는 이유로 집 주소를 마구 알려주지도 않는다. 아무 이유 없이 선의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베푸는 일도 드물다.

그렇듯 현실에는 잘 일어나지 않는 기적 같은 일들이기에 어쩌면 판타지적 요소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덕분에 구깃 했던 마음이 깨끗하게 펴진 기분이다. 책을 읽는 내내 뽀송뽀송한 햇빛 냄새와 부드러운 촉감을 한껏 느낀 기분이다.

때때로 우리는 무기력에 빠져 집 안에 틀어박혀 아무렇게나 쌓인 빨랫감처럼 지낼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

그럴 때 대청소를 해보면 어떨까? 묵을 때를 박박 씻어내다 보면, 어느새 개운함과 시원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몸에 붙은 무기력과 아픔을 털어내다 보면 어느새 더러운 얼룩이 조금씩 옅어지지 않을까 한다.

이 책에 언급된 에피소드들처럼, 저편에는 여전히 악덕 기업가나 바람피우는 배우자, 방임하는 부모 등 우리를 상처 입히는 것들이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묵혀둔 냄새 나는 빨래처럼 살지는 말자. 씩씩하게 일어나 주변을 깨끗이 정돈하고 밖으로 나가 한껏 깨끗한 공기를 들이마시자. 먼지나 얼룩은 툭툭 털어버리고 힘차게 내 삶을 이어나가자.

p.s
일본 소설인데,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음식들은 대부분 중국음식들이다. 저자가 즐겨먹는 음식이 중국음식이거나 유난히 중국음식을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오죽하면 읽다가 중국 작가가 쓴 중국 소설인가 몇 번을 다시 살펴봤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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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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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선택한 나태주의 시! 이번 시집의 키워드는 '오늘'과 '나'와 '집'이었다. 겨울에 잘 어울리는 느낌의 시여서인지, 아니면 공감 가는 느낌의 시가 많아서인지 푹 빠져서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과거에는 '시'라고 하면 숨겨진 의미 파악을 하거나 시인만의 표현력을 따라잡느라 어렵게 느껴졌는데, 최근에 출간되는 시들은 쉽게 쉽게 다가와서 더 자주 읽게 되는 것 같다.


만약 아직 시와 친하지 않다면, 이 책을 시작으로 시와 친해져보는 시간을 가져봐도 좋겠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시집에는 저자만의 감성과 삶을 되돌아보는 시선들이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마치 앨범을 들여다보며 추억을 떠올리듯 선연하게 다가온다.


덕분에 나의 삶, 우리 사회, 올 한 해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다. 특히 연말과도 잘 어울리는 시들이 많아 지금 딱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때때로 사랑이나 이상에 대한 내용만 다루는 시들을 만날 때면 뭔가 좀 공허하거나 겉도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나태주 시인의 시에서는 삶과 세월이 묻어나 오히려 더 정겹게 다가오는 듯하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귤 까먹으며 오늘 시집 한편 읽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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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읽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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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023년이 개인적으로 힘든 한 해였다는 나태주 시인. 스스로 짚어봐도 우울증 증상이 분명했다고 전한다. 하는 수없이 가볍게 우울증 약을 먹으며 두문불출 지내기로 한다. 젊은이들 말로라면 번아웃이 된 것이다.


그토록 허방지방 어지럽던 시기에 쓰인 글들이 모여 이 시집 <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가 되었다. 키워드는 '오늘'과 '나'와 '집'. 사람이 살아가는 데 그 세 가지가 가장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누구나 힘든 하루, 집으로 돌아가는 것 자체가 위로와 기쁨이 아니겠나라고 전한다.


이 시집은 나태주 시인의 52번째 시집으로 새롭게 써 내려간 178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저자는 이 시집에 대해 감사란 말을 넘어서는 감사가 담긴 시집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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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왔던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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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안녕, 오늘아



나 지금 집으로 돌아간다

고달픈 하루, 일과를 접고

무거운 팔과 다리 데리고 집으로 간다

집에 가면 낯익은 얼굴 주름진 얼굴

나를 반겨주겠지

(...)

오래된 얼굴이 기다리는 집

어둑한 불빛이 반겨주는 집


편안한 불빛 속으로 나 돌아간다

안녕 안녕, 오늘아.

18~1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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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떠올리면 드는 생각들이 압축적으로 잘 담겨있는 시라는 느낌이 든다.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가는 길이 서글프지 않은 이유는 돌아갈 집이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고달픈 하루를 보내고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가는 길이 다소 피로하게 느껴지기는 해도 집에 간다는 생각만으로도 안도감, 쉼, 편안함 등이 느껴져 다시금 집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된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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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 식물



잘 자라지 않는다

쉽게 시든다


거름 부족이거나

햇빛 부족이 아니라

물 과잉이 원인이다


오늘날 우리들 삶이 그렇다

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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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심장하게 다가왔던 시다. 여러 부분에 이 시의 내용을 접목해 볼 수 있는데, 실제 식물을 비롯해 사람에게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식물을 키워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어떤 것이 부족해서 죽기보다 오히려 과잉 관심으로 인해 자주 주는 물이 식물이 죽는 원인이라는 것을.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사랑이라 앞세워 말하는 언행이 사실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이제는 깨달아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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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회고



잘 사는 인생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기가 살고 싶은 대로 사는 인생

하지만 세상에 공짜란 없는 법

제멋대로 아무렇게나 되는 것은 없는 것

무언가 소중한 것을 포기하고 내려놓을 때만 가능하다

(...)

남 앞에서 떵떵거리며 잘난 체하기 같은 것들도 포기해야 했다.

그런 다음에야 내가 갖고 싶은 것들을 가질 수 있었다.

(...)

어렵게 얻은 자발적 고독

그렇게 사는 것만이 정말로 내가 잘 사는 인생이었다.

130~13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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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고자 한다면 무언가는 내려놓고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저자 역시 남 앞에서 떵떵거리거나 잘난 체하기 같은 것들을 포기한 뒤에야 비로소 자신이 갖고 싶은 것들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런 과정을 겪고 난 뒤 비로소 어렵게 얻은 자발적 고독이기에 아마도 저자 스스로 누구보다 소중하고 귀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삶의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 진짜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취해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

눈 감는 시간



아들아

소리 내어 울지 마라

울 힘이 있거든

그 힘으로 용서하라

그리고 너 자신 편안해져라

그것이 비로소 평화이고

사랑이고

인생의 완성이란다

17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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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의 제목 '눈 감는 시간'을 나는 '죽음'으로 보았다. 죽음을 목전에 둔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하는 일종의 당부처럼 느껴졌는데, 짠함과 동시에 애잔함, 깊은 사랑의 감정이 동시에 느껴졌다.


실제로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에게 하는 인사 중에 용서하고 편안하게 가라는 인사말을 건네는 경우가 있는데, 이 시에서는 오히려 아버지가 남겨진 아들을 다독이며 마음 편하게 살라는 안부를 건네고 있어 더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

지우지 못한다



어머니

어머니 전화번호

어머니 세상 뜨신 지 4년째

내 핸드폰에서 지우지 못한 번호

010-9450-1086


문득 전화 한번 걸어보고 싶어

전화기 누르려다가 멈칫


정말로 어머니가 받으시면 어쩌나?

아니, 다른 사람 목소리가 대신

전화받으면 뭐라고 말하나?


전화기 내려놓고

전화번호 지울까 말까

이번에도 차마 지우지 못한다.

18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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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읽으며 나 역시 지우지 못한 번호 하나를 새삼 다시 꺼내보았다. 문득 생각나 문자라도 보내볼까 하다가 멈칫 거리며 보내지 못하고 접어두던 세월. 시간이 많이 흘러 이제 그만 전화번호를 지우자 마음먹다가도, 차마 지우지 못하고 저장되어 있는 번호.


그런 숨겨둔 내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던 시를 읽으며, 그때의 나를 다시 떠올려본다.



-----

춘추



점점 봄과 가을이 빨리

지나간다

머리를 잠깐 보였는가 하면

이내 꼬리를 보인다

아 그래서 옛 어른들도

당신들 나이를 봄과 가을

춘추라 불렀던 것일까

봄과 가을은 빨리 지나간다

그처럼 너희의 날들도

빨리 지나가리라.

23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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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문득 깨달음을 얻었던 시다. 점점 더 짧아지고 있는 봄과 가을. 붙잡으려 해봐도 붙잡을 수 없는 춘추.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 빨라지는 세월. 맞다, 그래서 어른들 나이를 춘추라고 이야기했나 보다.


이 시집 곳곳에는 시인이 자신 또한 살 날이 많이 남지 않았음을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어쩌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문득 '나이'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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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일



사람이 아는 길만

길이 아니고

눈에 보이는 길만

길이 아니라

더 좋은 길은

숨어 있는 길

사람이 모르는 길

그 길을 짐작으로라도

조금씩 알게 될 때

그 사람은 이미 늙은 사람이 되지만

그때라도 그 길을

알게 됨은 고마운 일이다.

26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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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는 길로만 다니고 아는 길이 정답이라 생각하고 앞만 보고 걸어간다. 하지만 한참 시간이 흐르고 늙은 사람이 되었을 때 문득 모르던 숨은 길을 발견하게 되는 때가 있다.


보이는 길만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관심을 두지 않아서, 숨어 있어서 몰랐던 것이다. 이제라도 알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이고 고마운지.


더 나이 들기 전에, 때로는 멈춰 서서 모르던 길, 안 가본 길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벌써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는 나태주 시인.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며 주며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어 주고 있다.


이 시집은 유난히 힘든 나날을 겪고 난 후 새로 쓰인 시가 많아선지, 인간 나태주에 대한 내용들이 유독 많이 담겨있는 듯하다.


그의 삶, 생각들을 살펴보며, 내 삶 속에 깊숙이 감춰둔 감정도 꺼내보고, 또 미래의 내 모습도 떠올려본다.


그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모난 곳 없이 달콤한 과실을 얻기 위해서는 오늘의 나를 더 잘 보살펴야겠다고. 매번 알던 길만 가기보다 새로운 길도 가보고, 과한 것은 덜어내어 부족한 부분에 채워줌으로써 균형을 맞춰주고, 몸이 편한 것보다 마음이 편한 것에 더 중점을 두어보자고 말이다.


그러면 언젠가 다시 멈춰서 삶을 돌아 보았을 때 후회로 남는 일들보다 고마움과 행복감으로 남는 일들이 더 많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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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리셋 - 모든 성공은 좋은 기분에서 시작된다
알리 압달 지음, 김고명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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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생산성을 발휘하기 위한 방법"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기분을 리셋할 수 있는 뭔가 획기적인 방법이 담겨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그런데 막상 속을 열어보니,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내용이 담겨있었다.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내 삶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긍정적인 생산성의 방법들'을 감정과 연관 지어 설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다루고 있는 방법들은 여타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성공에 있어 좋은 기분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금 더 강조하며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조금 다른 점이라면 다른 점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구조를 살펴보면, 저자가 정한 3가지 꼭지에 또다시 하위 개념의 소주제를 펼치는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또다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험'을 여섯 개씩 소개하는 형태로 담고 있다.


그런데 하위개념으로 계속 펼치는 방식으로 전개하다 보니, 읽을수록 점차 처음에 이야기하고자 했던 원주제에서 좀 멀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모든 성공은 좋은 기분에서 시작된다는 포인트에서 떨어져 나와 개별적인 소주제에 발을 담갔다가 다시 빠져나와 원주제를 찾아가려 애쓰는 양상으로 읽다 보니, 먼 길을 돌아온 느낌이다.


사실 하나하나 정리해 보면 별 내용이 아닌데, 굳이 이렇게 멀리 돌아올 필요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시간이 더 많이 있었다면 2차, 3차 추리고 추려 더 핵심 요약본으로 정리할 수 있었겠지만, 시간 관계상 그렇게까지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군더더기는 한차례 걸러내고 최대한 원주제에 맞게 한 덩어리로 뭉칠 수 있도록 정리해 보려 노력했다. 다만, 저자가 쓴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기에 다소 애매모호하다 느끼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총 3부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성공적인 삶을 위해 스스로 생산성을 증진할 수 있는 도구들을 확보하는 방법들을 전한다. 그리고 이 방법에서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억지스럽기보다 즐겁고 좋은 기분으로 도구들을 활용했을 때 더 놀라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자신에게 맞는 기분 좋은 생산성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행동 지침들이 소개된다. 사람마다 성공과 행복에 도달하는 방법이 다르기에, 직접 시도해 보고 선택적으로 차용해서 사용하면 된다.


이 책을 활용하는 방법을 살펴보면, 저자가 나눈 세 꼭지를 기준으로 나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우선 하나 선정한다. 그리고 소개된 여러 방법 중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직접 시도해 보는 것이다.


맞지 않으면 탈락시키고, 맞는 방법은 계속 발전시켜나가며 꾸준히 삶에 적용하고 응용해 나가다 보면 기분 좋게 삶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 방법들을 저자는 '도구들'이라고 표현하며, 긍정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러 대안을 제시한다.


앞서 여러 자기 계발서를 읽어본 경험이 있다면, 이 책의 저자가 언급하는 내용들은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표현상의 어휘만 다를 뿐 실천방식이나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실천으로, 이 책을 계기로 다시 한번 동기부여를 가짐과 동시에 나에게 맞는 도구를 찾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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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알리 압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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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사업가, 세계 최다 팔로워를 보유한 생산성 전문가. 영국 케임브리지 의대를 다니며 사업을 시작했고, 학업과 사업을 모두 잡느라 고군분투하다 생산성의 과학에 빠져들었다.


2021년에 병원을 휴직한 뒤 생산성을 높이고 살맛 나는 삶을 살기 위한 과학적 원리와 기법을 전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분 리셋>은 그의 첫 번째 책이다.


저자는 본업(의사)와 부업(유튜버이자 생산성 전문가)을 병행하며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해 애써온 결과 마침내 새로운 비결을 찾아냈다. 뭐든 기분 좋게 할 수 있다면 생산성은 저절로 좋아진다.


이 책에서 그는 우리가 기분 좋은 생산성의 과학적 원리를 활용하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준다. 기분 좋은 생산성으로 나아가기 위해 마인드셋을 전환하고 간단하면서도 다양한 행동 지침을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더 많은 것을 성취하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철학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다시 말해 독자가 생산성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고 직접 삶에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각 장에 과학적으로 검증된 간단한 아이디어를 세 개씩 실어 생산성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험'을 여섯 개씩 소개한다.


이 책을 끝까지 읽은 후에는 기분 좋은 생산성을 일, 관계, 삶에 적용하기 위한 도구들이 확보될 것이다.


기분 좋은 생산성은 버거운 일을 흥미로운 도전으로 바꾼다. 주변 사람들과 더 깊이 결속되게 한다. 매일 하는 일에서 의미 있는 상호 작용을 일으킨다.


무엇이 자신을 기분 좋게 만드는지 알고 활용할 때 달라지는 것은 일뿐만이 아니다. 인생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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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충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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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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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을 창조해라

놀이는 우리의 첫 번째 에너지원이다. 인생은 스트레스다. 놀이는 인생에 재미를 불어넣는다. 우리 삶에 놀이 정신을 접목하면 더 기분이 좋아지고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


◎모험을 복원하는 첫 번째 방법: 일상에 모험을 집어넣어라.


>>How?

적절한 수단만 있으면 어릴 때 쇼핑몰을 내달리고 나뭇가지에 매달릴 때 느꼈던 흥분감을 회복할 수 있다. 그 출발점은 캐릭터 선택이다.


실험을 통해 대부분의 사람이 한두 가지 유형의 캐릭터로 노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①수집가는 모으고 정리하기를 좋아해서 희귀 식물 찾기, 기록실 뒤지기, 벼룩시장 탐방 같은 활동을 즐긴다.


②경쟁자는 게임과 스포츠를 즐기고 최선을 다해서 승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③탐험가는 하이킹, 장거리 자동차 여행 같은 모험을 통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몰랐던 장소와 사물을 찾는 것을 좋아한다.


④창작자는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매일 몇 시간씩 그림 그리기, 작곡, 원예 등에 몰두할 수 있다.


⑤이야기꾼은 풍부한 상상력으로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ㅁ나들어준다. 글쓰기, 춤, 연극, 롤플레잉 게임 같은 활동에 매력을 느낀다.


⑥장난꾸러기는 남들을 웃기고 싶어서 스탠드 업 코미디나 즉흥 코미디를 하거나 장난을 많이 친다.


⑦연출자는 계획하고 준비하고 통솔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공연 감독, 경영자, 정치나 사회 운동가 같은 역할과 활동에 잘 맞는다.


⑧운동 능력자는 곡예, 체조, 프리 러닝 같은 신체 활동을 좋아한다.


위에 언급한 캐릭터 중에서 자신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를 고른 후 그 캐릭터가 됐다고 생각하며 일해보자.


자신의 놀이 인격을 선택하고 탐색하면 어린 시절을 지배했던 모험을 되살릴 수 있다.


◎모험을 복원하는 두번째 방법: 호기심을 살려라. 호기심이 있으면 삶이 더 재미있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집중력도 더 오래 유지된다.


>>How?

한 가지 방법은 저자의 방식으로 표현하자면 '사이드 퀘스트'를 찾는 것이다.


일상에 사이드 퀘스트를 추가하면 호기심, 탐험, 놀이의 여지가 생겨서 놀랍고도 예상외인 뭔가를 발견할 수 있다.



■재미를 찾아라

어떤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뇌에서 대뇌 피질로 대표되는 가장 고차원적이고 복잡한 부위만 중요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즐거움은 우리 신경계에서 더 원시적이고 기초적인 부위와도 관련이 깊다.


그러니까 놀이의 혁명적 효과를 발현하는 두 번째 단계는 어디에 가든 재미를 찾는 것이다.


◎재미를 찾는 첫번째 방법: 스스로에게 '만일 이게 재미있는 일이라면 어떤 식일까?'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만약에 지금 하기 싫은 일이 있다면 '만일 이게 재미있는 일이라면 어떤 식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봄으로써 조금 더 재미있게 만들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재미를 찾는 두번째 방법: 결과가 아닌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모든 일에서 재미를 찾는 방법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에 집중하는 것이다.



■부담을 덜어내라

수많은 연구를 통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놀이를 할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럴 때에는 창의성, 생산성, 안녕감도 같이 저하되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우리가 살펴볼 놀이의 마지막 구성 요소를 알 수 있다. 잘 놀려면 모험과 재미만 찾아서는 안 된다. 부담이 적고 마음이 놓이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실패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


◎부담을 덜어내는 첫번째 방법: 실패를 보는 관점을 바꿔라.

만약에 우리가 살면서 실패할 때마다 실점하는 게 아니라 득점한다면 어떨지 생각해 보자. 우리가 조금 삐끗했을 때 사람들이 비난하지 않고 응원한다면 어떻게 될까? 어떤 일을 할 때 그게 실험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래서 실패도 성공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우리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상상해 보자.


그러면 인생이라는 게임이 조금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갑자기 부담이 줄어든다. 갑자기 놀이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조금 늘어난다.


실패는 결코 실패에 불과하지 않다. 실패는 새로운 시도를 위한 초대장이다.


◎부담을 덜어내는 두번째 방법: 진지 말고 진심으로 대하라.

실패를 데이터 포인트로 보기 시작하면 놀이 감각으로 사는 데 방해가 되는 스트레스를 한결 쉽게 해소할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일이 너무 힘들면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덜 진지해지고 조금 더 진심으로 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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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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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성공 비법을 살펴보면, 사업 초기 리드 헤이스팅스가 패티 매코드를 최고 인사책임자로 기용한 점을 꼽을 수 있다. 매코드는 자유와 책임을 중시하는 원칙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힘'이라고 말했다.


매코드가 말하는 힘은 내 일에 내 손에 달렸고, 내 삶이 내 손에 달렸고, 내 미래가 오로지 내 손에 달렸다는 감각, 곧 자기 내면에서 느끼는 힘이다. 그 힘은 남에게 휘두르는 게 아니라 스스로 느끼는 것이고 옥상에서 "나는 할 수 있다!"라고 외치고 싶게 하는 에너지다.


힘은 우리의 두 번째 에너지원으로서 좋은 기분과 생산성의 필수 요소다. 더군다나 다른 사람에게서 뺏지 않고 스스로 만들 수 있다.



■자신감을 향상해라

우리는 어떤 일을 완수할 능력이 있다고 자신하면 그 일을 할 때 기분이 좋아져서 더 잘하게 된다.


자기 효능감은 그런 느낌, 즉 자신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의 강도를 가리키는 말로 그가 만든 용어다.


조금 단순하게 말하자면 자기 효능감은 자신감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그리고 자기 효능감을 키우는 것이 바로 자신의 힘을 강하게 느끼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이다.


◎자신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첫번째 방법: 나만의 자신감 스위치 만들어 보기

자기 효능감은 놀랍게도 외부의 영향을 잘 받는다. 또 연구를 통해 자기 효능감은 쉽게 교육된다는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자신감은 타고나지 않고 학습된다는 것이다.


앞선 연구진은 자기 효능감을 크게 향상하는 방법을 몇 가지 찾았는데 그중 하나가 언어적 설득이다. 어떤 말을 많이 하면 그대로 믿게 되는 게 자기 효능감에 관한 단순한 진실이라고 말하곤 했다.


"넌 할 수 있어!"나 "거의 다 왔어!"와 같이 짧지만 긍정적인 개입을 들으면 자신감이 부쩍 강해질 수 있다. 이는 타인을 비롯해 자기 자신에게 하는 응원 역시 효과가 있다.


◎자신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두번째 방법: 사회적 본보기 기법을 통해 대리 숙달 경험하기

대리 숙달 경험이란 자신이 할 일과 비슷한 일을 타인이 수행하는 것을 보거나 듣는 경험을 뜻하는데, 타인의 사례를 보면 자신감이 커진다.


저자가 즐겨 쓰는 방법은 롤 모델들이 만든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다. 책이나 팟캐스트, 동영상으로 내가 강한 힘을 느끼고 싶은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 자신감이 대폭 향상되는 것을 느낀다.


당신과 똑같은 난관을 헤쳐 나가는 사람을 찾아서 같이 시간을 보내자 혹은 그런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방법을 찾아보자. 대리 성공에 몰입하면 마음속에 강력한 믿음이 생긴다. 그들이 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



■능력을 레벨 업 해라

앨버트 밴듀라는 학습 경험을 지칭하기 위해 '직접 숙달 경험'이라는 근사한 용어를 만들어 냈는데, 밴듀라에 따르면 직접 숙달 경험은 행동에 의한 학습 과정을 가리킨다.


행동에 의한 학습은 인간 심리에서 가장 강력한 기제에 속한다. 그리고 우리가 자신의 힘을 강하게 느끼기 위해 필요한 두 번째 핵심 전략이다.


그 이유는 어떤 일을 많이 할수록 통제감이 커지기 때문인데, 배우면 능력이 레벨 업 된다. 그러면 자신감이 커진다. 그리고 내면에서 더 강한 힘을 느낀다.


◎능력을 레벨 업 하는 첫번째 방법: 초심자의 생각을 우리 삶에 접목하기

'초심'은 초보자의 마음을 말한다. 초심은 모든 일과 상황에 초보자와 같이 호기심 많고 개방적이며 겸손하게 임하는 태도를 뜻한다.


초보자의 시각을 우리 삶에 접목하는 방법은 간단한 사실을 자각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자신이 모든 것을 안다는 생각, 혹은 모든 것을 알아야만 한다는 생각을 버리면 오히려 더 강한 힘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초심이 있을 때 우리는 더 강한 호기심, 겸손, 회복 탄력성으로 난관에 대응하고, 그것이 학습에 도움이 된다.


◎능력을 레벨 업 하는 두번째 방법: 프로테제 효과를 이용하기

남을 가르쳐야 하는 학생들이 내용을 더 잘 이해하는 현상을 '프로테제 효과'라고 부른다. 이런 현상 때문에 맏이가 평균적으로 IQ가 더 높고 학교 성적도 더 좋다고 학자들은 주장한다.


철학자 세네카는 '가르치는 사람은 배운다'라고 말했는데, 프로테제 효과의 위력을 알면 어떤 위치에서든 '선생' 역할을 맡기가 훨씬 쉬워진다.


이때 주의할 점은 권위자가 될 필요는 없다. 안내인의 역할이면 충분하다는 점은 명심하자.



■일의 주인이 돼라

자기 결정 이론에 따르면 내적 동기가 외적 동기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 오래 지속되는 동기는 내면에서 나온다.


데시와 라이언은 내적 동기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도 증명했는데, 그들은 내적 동기를 증진하는 몇 가지 요인을 규명했고, 그 핵심은 '자율성'이었다. 다른 말로 주인의식이다.


◎주인의식을 갖기 위한 첫번째 방법: 과정의 주인이 돼라

상황의 주인이 되지 못한다면 과정의 주인이 되면 된다.


어떤 일의 결과가 타인의 손에 달렸을 때에도 웬만하면 우리가 그 과정의 주인이 되는 방법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주인의식을 갖기 위한 두번째 방법: 마음가짐의 주인이 돼라

'해야 한다'라는 말은 강압적인 어감으로 스스로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 '선택한다'라는 말은 자율성을 강조해 힘을 느끼게 한다.


어떤 일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생각해 보자. 어떤 선택으로 그 순간에 이르게 됐는가? 그리고 '해야 한다'를 '선택한다'로 바꿀 방법이 있는가? 만약에 정말로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면 그 일을 처리하는 방식과 관련해 무엇을 선택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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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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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찾아라

시니어스는 현장을 뜻하는 'scene'과 천재를 뜻하는 'genius'를 조합한 말로 공동체의 구성원이 상호 작용을 통해 더 우수한 능력을 발휘하는 현상을 뜻한다.


◎다른 사람에게 에너지를 얻기 위한 첫번째 방법: 동지 의식

일상에서 시니어스를 의식할 수 있는 방법은 작은 변화에서 출발한다. 협동을 재정의하는 것이다. 행위보다 인식에 더 무게를 두는 관점을 말한다.


우리가 어떤 작업을 혼자 하더라도 자신을 팀의 일원으로 인식하는 방법은 놀라운 만큼 쉬운데, 바로 옆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같은 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에너지를 얻기 위한 두번째 방법: 동시성을 찾아라

사람은 동시성을 느끼면 타인을 돕고 싶어진다. 그리고 자기 자신도 돕고 싶어진다.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다 해도 동시에 일하면 집중력이 대폭 향상되고 기분도 더 좋아진다.



■조력자의 쾌감을 느껴라

조력자의 쾌감은 성장과 사회 변화를 위한, 그리고 기분 좋은 생산성을 위한, 강력한 도구였다. 여기서 우리가 타인 덕분에 기분이 좋아져서 중요한 일을 더 많이 하기 위한 두 번째 방법을 알 수 있다.


◎조력자의 쾌감을 얻기 위한 첫번째 방법: 임의의 친절 행위를 하라

임의의 친절 행위가 우리의 일상에 조력자의 쾌감을 접목하는 첫번째 방법이다. 잠깐 하던 일을 머추고 임의의 타인에게 도움을 주면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다.


예컨대, 동료에게 커피나 차를 타주거나 친구에게 감사의 카드를 쓰거나 낯선 사람에게 순서를 양보하는 것과 같은 아주 사소한 행동을 통해 친절을 베푸는 행위를 하면 그 효과는 결코 사소하지 않을 것이다.


◎조력자의 쾌감을 얻기 위한 두번째 방법: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해라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그 사람이 우리를 더 좋게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우리가 남을 돕는 행위의 효과를 뒤집은 격이다. 우리가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그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그 사람과 거리감을 줄이는 요령>


*첫째, 부탁을 망설이는 마음을 극복해야 한다.


*둘째, 올바른 방식으로 요청해야 한다. 무엇보다 되도록 직접 대면으로 부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올바른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이런 거 부탁해서 정말 죄송한데요."처럼 부정적인 말은 삼가고 " 이번에 도와주면 다음번에 저도 도와드릴게요"처럼 거래를 암시하는 말도 금물이다.


당신이 높게 평가하는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면 상대방은 진심으로 자신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생각해 더욱 기꺼이 요청에 응할 것이다.


마지막 부분이 핵심이다. 적절한 언어로 도움을 요청하면 도움을 받는 사람만큼 도움을 주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를 이용하고 싶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도움을 요청하되 절대로 대가를 암시하는 말은 쓰지 말아야 한다.



■넘치도록 소통해라

우리는 충분히 소통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충분치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가 공유한 정보를 다른 사람은 다르게 해석할 수 있고 애초에 서로 처한 상황이나 이해도가 달라서 오해가 생길 수 있다.


과잉 소통은 의도적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최소한의 분량보다 많은 분량으로 소통해서 결과적으로 정확한 분량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뜻한다.


◎과잉 소통을 위한 첫번째 방법: 좋은 것을 과잉 소통해라

좋은 것을 과잉 소통하는 첫번째 방법은 긍정적인 소식을 전하고 긍정적인 소식에 활기차게 반응하는 것이다.


좋은 소식이 있다면 무조건 최대한 긍정적이고 활기찬 태도로 과잉 소통하자. 과잉 소통은 상대방에게만 기운을 불어넣지 않는다. 스스로에게도 기운을 불어넣는다.


◎과잉 소통을 위한 두번째 방법: 별로 좋지 않은 것도 과잉 소통해라

대신 이때 '솔직' 대신 '진솔'이라는 표현을 택하자. 솔직하다는 것은 자신이 진실을 안다는 의미다. 보통은 도덕적 우월감이 내포돼 있어 거부감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진솔'이라는 표현은 "내 생각은 이래. 내 말을 듣거나 나를 도와줄래? 같이 해보자"라는 말이 더 가깝기에 거부감이 덜할 수 있다.


진솔한 피드백 문화를 위한 첫번째 단계는 비난조가 아니고 객관적인 말로 자신의 견해를 전달하는 것이다.


두번째 단계는 잘못된 행위가 초래한 가시적 결과에 초점을 맞추자. 객관적으로 당신이 목격한 결과만 강조하면 된다.


세번째 단계로, 문제가 아닌 해법에 초점을 맞추자.


이상의 간단한 3단계를 이용하면 불쾌한 소식을 과잉 소통하기가 조금 더 쉬워진다. 여기서 보듯 나쁜 소식을 전하더라도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분을 좋게 만들 수 있다. 여기에 거짓말은 낄 자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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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제거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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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명확성을 추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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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는 습관에 맞서는 유서 깊은 싸움에서 정말로 효과적인 무기는 바로 '제거 해법'이다. 제거 해법은 애초에 왜 그 일을 불편하게 여기는지 알아차리고 정면으로 문제에 대응하라고 말한다.



■불확실성의 안개

기분 좋은 생산성을 막는 첫 번째 장애물은 안개에 휩싸여서 어쩔 줄 모르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불확실성의 안개라고 부른다.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이 약한 사람은 불확실한 상황을 위협적으로 여기고 불안감을 느껴서 할 일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 특히 그 일에 조금이라도 모호한 구석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몇 가지 적절한 질문을 던지면 불확실성의 안개를 걷어낼 수 있다.


1)‘왜?’를 물어라

불확실성이 미루기로 이어지는 주원인은 우리의 최상위 목적이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떤 일을 왜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면 그 일을 실행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5단계의 '왜'를 반복해서 물으면 우리가 정말로 집중해야 할 것을 알고 매진하게 된다. 그러면 긴급하지만 무의미한 작업이 덜 중요하게 느껴진다. 가장 큰 목적, 커다란 '왜'가 확실히 부각된다.



2)‘무엇?’을 물어라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불확실하다면 시작할 엄두도 내지 못하게 막는 장벽이 생길 수 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에너지가 고갈돼 탈진한 기분이 든다.


그 해법은 추상적인 목적을 구체적인 목표와 행동으로 바꾸면 된다. '왜?'에서 '무엇'으로 넘어가야 한다.


◎'무엇'을 묻는 첫번째 방법: 나이스 한 목표

저자가 선호하는 방법은 외적 결과나 목표점을 고집하지 않고 기분 좋은 여정을 강조한다. 그 토대는 저자가 규정한 나이스(NICE) 한 목표다.


*단기(Near-term): 단기 목표를 세우면 우리의 여정에서 당장 필요한 단계에 집중하게 된다. 보통 일간 목표나 주간 목표가 가장 효과적이다.


*투입기반(Input-based): 투입 기반 목표는 멀고 추사적인 최종 목표가 아니라 과정을 강조한다. 투입 기반 목표는 '매일 10분씩 걷기', '매일 아침 소설 100단어씩 쓰기'처럼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한다.


*통제가능(Controllable): 우리는 자신의 통제 아래에 있는 목표에 집중하기를 원한다. 더 통제 가능한 목표(예를 들면 매일 20분씩 쓰기)를 설정하는 편이 훨씬 더 현실적이다.


*에너지(Energising): 우리가 귀찮고 번거로운 일을 포함해 어떤 일을 수행할 때 더 큰 에너지를 발휘하기 위한 원칙과 전략을 이미 많이 알아봤다.


◎'무엇'을 묻는 두번째 방법: 수정 구슬 기법

머릿속으로 발생 가능성이 있는 문제를 생각해 보기만 해도 현실에서 그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급격히 낮아진다. 저자는 이를 수정 구슬 기법이라 말한다.



3)‘언제?’를 물어라

불확실성의 안개를 걷어내기 위한 마지막 단계는 시간 관리다.


◎'언제?'를 묻는 첫번째 방법: 실행 의도

어떤 일을 언제 할 거라고 미리 정하면 실제로 그렇게 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실행 의도를 형성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X 하면 Y 하겠다'라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ex)식당에 갈 때 사과를 먹겠다


그 효과는 탁월하다. 더는 언제 할지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냥 하게 된다.


◎'언제?'를 묻는 두번째 방법: 시간 블록화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한 시간을 훨씬 직관적으로 확보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시간 블록화다. 시간 블록화는 쉽게 말해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일정표에 적기'라는 뜻이다.


시간 블록화는 시간의 예산을 세우는 것과 같다. 소득을 월세, 식비, 문화생활, 저축 등 범주에 배정하듯이 24시간을 여러 활동에 배정한다. 예산을 세우면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지듯 시간을 블록화하면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당장 시간 블록화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3단계 기법을 만들었는데 다음과 같다.


*1단계는 지금까지 기피했던 일을 하기 위한 시간을 배정하는 것이다.


*2단계는 하루를 블록화하는 것이다.


*3단계는 '이상적인 일주일'을 블록화하는 것이다.


그런 체계가 생기면 그만큼 불확실성의 안개가 걷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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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용기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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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재능이나 영감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주범은 두려움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용기를 찾는 것이다. 두려움을 직시하고, 인정하고, 지나가야 한다.



■두려움의 실체를 알아라

두려움의 실체를 아는 것이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두려움의 실체를 알기 위한 첫번째 방법: 감정 이름표 붙이기

두려움의 실체를 포착하는 탁월한 방법으로 '감정에 이름표 붙이기' 방법을 활용해 보자. 이는 쉽게 말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언어로 표현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인지하고 이해하는 기법이다.


그 효과는 두 가지다. 첫째, 자기 인식이 향상된다. 둘째, 반추가 감소한다. 그러면 해야 할 일을 미루게 만드는 반복적 생각에서 벗어난다.


◎두려움의 실체를 알기 위한 두번째 방법: 정체성 이름표 붙이기

베터는 우리가 자신에게 부여하는 이름표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증명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발견에 '낙인 이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부정적인 이름표가 두려움을 키운다면 긍정적인 이름표는 두려움을 극복하게 한다.


자꾸 할 일을 미룰 때 자신이 붙인 이름표를 확인해 보고 반대로 긍정적으로 정체성을 규정하려면 어떤 이름표를 쓰면 좋을지 고민해 보자. 사소한 변화인 것 같아도 그렇지 않다. 이름표는 우리가 자신을 바르게 인식하도록 돕는다. 보통은 이름표를 바꾸면 행동도 바뀐다.



■두려움을 완화해라


◎두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첫번째 방법: 10/10/10 법칙

두려움의 위력을 줄이는 첫 번째 방법은 관점을 바꾸는 것이다.


이 과정을 전문 용어로 '인지적 재평가'라고 한다. 상황을 재해석해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이다. 인지적 재평가의 취지는 어떤 사건이나 생각, 감정을 보는 관점을 바꿔서 더 긍정적인 정서 반응을 경험하는 것이다.


간단히 인지적 재평가를 하려면 어떤 것이 지금은 너무나 부정적으로 느껴지더라도 십중팔구 미래에는 중요하지 않으리란 사실을 기억하면 된다. 이때는 다음의 세 가지 질문을 생각해 보자. 저자는 이를 10/10/10 법칙이라고 부른다.


이게 10분 후에도 중요할까?

이게 10주 후에도 중요할까?

이게 10년 후에도 중요할까?


10/10/10 법칙을 쓰면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는 문제의 진짜 중요도를 알 수 있다. 보통은 지금 걱정하는 실패가 평생 자신을 규정하진 않을 것이고, 지금 느끼는 두려움이 평생 그렇게 중요하진 않을 것임을 알게 된다.


◎두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두번째 방법: 자신감 방정식

은근히 성가신 자기 의심의 형태로 목표 달성을 방해하는 두려움도 존재한다. 내가 아직 부족한 것 같다는 두려움이다.


저자는 이른 자기 의심을 일종의 가사 상태로 본다. 자기 의심은 양립 불가능한 두 개의 신념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다. 그 결과는 마비다.


단지 미루기를 멈추고 싶을 뿐이라면 더 간단한 탈출법이 있을 수 있다. 기적적으로 자기 의심을 격파하려 하지 않고 그것을 그저 사소한 문제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잘 못할 것 같아도 일단 해보는 것이다. 일단 시작하고 완벽은 한참 후에나 생각해 볼 문제다.



■두려움을 극복해라

미루기를 가장 많이 유발하는 요인은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이다. 하지만 우리가 남들에게 들킬까 봐 겁내는 것, 즉 실수, 사소한 헛발질, 단점은 우리가 남들을 볼 때 웬만해서는 눈치채지 못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자기 자신을 볼 때에는 실제보다 훨씬 크고 중요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두려움의 힘에서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방법이 필요하다.


그러자면 두려움에서 용기로 나아가야 한다. 그 시작은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당신을 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이다. 그 중요한 사람이란 바로 당신 자신이다.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첫번째 방법: 조명을 꺼라

남들이 내 행동을 주시하고 비판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조명 효과'라고 한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데 그로 인해 항상 자신에게 조명이 비친다고 믿고 주변 모든 사람이 끊임없이 자신을 주목하고 자신의 행동을 분석해 인간으로서 가치를 평가한다고 착각하며 산다.


하지만 사실 모든 사람의 주 관심사는 자신이고 자신이 남들에게 어떻게 비칠지다. 그래서 우리에게 관심을 기울여봤자 잠깐이다.


따라서 조명 효과는 아무도 나에게 신경 안 쓴다는 사실만 기억해도 완화된다. 특히 두려움 때문에 뭔가를 못 하고 있을 때 그런 생각을 하면 큰 도움이 된다.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두번째 방법: 배트맨 효과

제2의 자아가 되는 변신법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 학계에서 붙인 재미있는 명칭도 있는데, 이름하여 '배트맨 효과'다.


우리는 대담하고 자신만만한 제2의 자아로 변신함으로써 평소에 자기 안에서 잘 느끼지 못했을 용기와 의지를 발현할 수 있다.


끝으로 주문이나 확언을 만들어두면 도움이 된다. 제2의 자아가 견지하는 마음가짐을 반영해 기운을 북돋는 문장을 짧게 만들어보자. 용기나 의지가 더 많이 필요할 때 그 문장을 외우자.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나는 자신 있다.

나는 대범하다.

나는 천하무적이다.


주문을 외우면 우리에게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힘이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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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시작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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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찰을 줄여라

변화를 통해 우리는 어떤 일을 시작하는데 요구되는 에너지를 대폭 줄일 수 있다.


◎마찰을 줄이는 첫번째 방법: 환경의 마찰을 줄여라

핵심은 자신이 시작하고 싶은 일이 가장 당연하고 기본적인 선택이 되도록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반대로 하기 싫은 일은 더 어려운 선택이 되게 해야 한다.


환경을 바꾸면 바람직한 선택, 즉 정말로 하고 싶은 선택으로 행동의 저울이 기운다. 무심코 나쁜 선택을 할 확률이 줄어든다.



◎마찰을 줄이는 두번째 방법: 감정의 마찰을 줄여라.

당연한 말이지만 시작이 어려운 이유는 환경에만 있지 않다. 기분도 문제다. 그 장애물이란 저자가 사는 영국에서 속칭 CBA, 즉 '귀찮아 죽겠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CBA는 가장 흔한, 그리고 가장 심각하게 마비를 일으키는, 시작의 장애물이다. 하지만 쉽게 대처할 수 있다. 가장 현명하고 가장 유구한 생산성 증진법을 쓰면 된다. 바로 '5분 법칙'이다.


5분 법칙은 어떤 일에 딱 5분만 집중하게 하는 간단하지만 강력한 기법이다. 자신이 피하고 있는 일에 5분간 전적으로 집중한 후 5분이 지나면 계속할지 말지 정할 수 있다. 저자가 직접 해본 경험으로 5분 법칙은 의외로 효과적이라고 전한다.


저자는 약 80퍼센트의 확률로 5분 후에도 하던 일을 계속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억지로 계속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그랬다가는 5분 법칙이란 명칭이 무색해진다.


그리고 중단을 허용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새빨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5분만 하자고 해놓고 억지로 계속한다면 5분 법칙은 마력을 잃을 것이다.



■행동해라

우리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목표가 아니라 명확하고 구체적인 행동 계획이 필요하다. 그런 계획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 할 공산이 크다. 이 행동 편향은 바로 관성을 극복하는 두 번째 방법이다.


◎행동하는 첫번째 방법: 다음 행동 단계를 정의해라

팀 피칠은 자신이 뭔가를 이루고 있음을 자각하면 그냥 속으로 묻는다고 한다. '다음 행동 단계는 뭐지?' 가령 요가를 미루고 있다면 다음 행동 단계는 요가 매트를 펼치고 서는 것이다. 그거면 된다.


그렇게 간단할 리가 있나 싶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다.


◎행동하는 두번째 방법: 진척도를 추적해라

진척도 추적법은 대단한 위력을 발휘한다. 2016년에 연구자들이 그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총 2만 명가량의 참가자를 아우르는 도합 138편의 논문을 메타 분석했다. 그랬더니 진행 목표를 적든 결과 목표를 적든 간에 진척도를 추적하면 실제로 그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고 확인됐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첫째, 진척도를 추적하면 자신이 뒤처지고 있는 부분이나 조정이 필요한 부분을 알 수 있다. 둘째, 진척도를 추적하면 크고 작은 성공을 자축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진척도를 추적하면 목표에 점점 다가서고 있다는 구체적 증거가 생긴다. 이만한 의욕 증진제도 없다.



■스스로를 지원해라

관성을 극복하기 위한 마지막 방법은 시작 전이 아니라 시작 후에 발생하는 미루기와 관련이 있다. 일이 잘 진척되거나 깊은 수렁에 빠진 듯 아무것도 안 하게 됐을 때에는 의욕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그 해결책은 스스로를 지원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스스로를 지원하는 첫번째 방법: 상호 검사자를 찾아라

어떤 일을 혼자 시작하려면 함께 시작할 때와 비교도 안될 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 검사해 줄 파트너를 찾으면 관성을 극복할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그 이유는 일단 사람이 주는 에너지 때문이다. 타인은 기분 좋은 감정을 증폭시켜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상호 검사자는 그 외에도 훨씬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바로 의무감을 무기로 만드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타인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서로 검사하는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을 저자는 3단계로 나눴다. 첫째, 파트너를 찾는다. 서로 가치관이 맞는 사람이면 이상적이다.


둘째, 어떤 검사 문화를 만들지 합의해야 한다. 최고의 상호 검사자는 다섯 가지 기준을 충족한다. 최고의 상호 검사자는 극기심이 있고 도전적이고 참을성이 있고 응원자여야 하고 건설적이어야 한다.


셋째, 검사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의논하는 것이다. 바람직한 상호 검사자는 부드러운 동료 압력으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스스로를 지원하는 두번째 방법: 스스로를 용서해라

우리는 어떤 일에 탄력을 유지하지 못할 때 자신을 책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래봤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상황만 나빠질 뿐이다. 관성을 자기혐오를 부추긴다. 그리고 자기혐오는 유익한 행동을 할 확률을 더욱더 감소시킨다.


이 파멸의 고리를 끊어낼 방법은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다. 저자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을 저자 자신은 ' 승리의 발견'이라고 부른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아무리 상관없는 것이라도 찾아서 자축하는 것이다.


저자는 보통 "X를 안 했지만 Y를 했다"라는 형식을 쓰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ex)오늘 새벽에 운동을 안 갔다. 하지만 한 시간 더 잤더니 평소보다 개운하다.


완전히 뿌리 뽑을 수 없는 미루기 습성을 수용하고 용서함으로써, 그리고 작은 승리를 축하함으로써 미루기의 손아귀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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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지속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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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보존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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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의 정의에 따르면 번아웃은 '에너지가 급감하거나 소진된 느낌, 직업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 증가, 직업과 관련된 부정적이거나 냉소적인 감정, 업무 효율 감소'를 특징으로 하는 '직업 현상'이다. 무엇보다도 번아웃은 일에 쓰는 시간과 무관하다. 중요한 것은 일에 대한 느낌이다.


번아웃을 일으키는 3대 요인은 명확하다. 첫번째는 과부하 번아웃으로, 단순히 일을 너무 많이 해서 발생하는 유형이다. 매일을 일로 꽉꽉 채우다 보니 기분이 나빠지는 것이다.


다음은 휴식을 취하는 방식이 잘못돼서 발생하는 번아웃으로, 자신에게 그런 깊은 휴식 기간을 허락하지 않아서 기분이 나빠지는 유형이다. 이를 '고갈 번아웃'이라고 부른다.


끝으로 엉뚱한 일을 해서 발생하는 번아웃이 있는데, 에너지를 엉뚱한 방향으로 쓰는 것을 말한다. 이를 '불일치 번아웃'이라고 부른다.



■과부하 번아웃과 그 해법

과부하 번아웃의 원인은 너무 많은 일을 너무 빨리 할 때 생기는 부정적 감정이다. 해결책으로는 에너지를 아끼는 것이다. 더 적게 하면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


1)일을 줄여라

◎일을 줄이는 첫번째 방법: 에너지 투자 포트폴리오 만들기

과잉 수락을 막는 첫 번째 방법은 어디에 에너지를 쓰고 있는지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노'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먼저 무엇에 '예스'라고 말하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


◎일을 줄이는 두번째 방법: 거절의 힘

새로운 일이나 책임을 수용할지 말지 고민할 때 우리에게는 두 가지 안이 있다. '죽이네' 아니면 '노'다. 그 중간은 없다. 이미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고 '죽이네'가 아니라면 굳이 할 가치가 없는 일이다.


두번째 기법은 기회비용을 따져보는 것이다. '예스'가 무엇에 '노'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지 생각해 보고 결정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6주 함정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몇 주 후에 뭔가를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이렇게 생각해 보자. '만약에 이 일을 내일 해야 한다고 하면 신이 날까? 아니면 그냥 미래의 나에게 문제를 떠넘기는 게 쉬우니까 지금 "예스"라고 말하려는 건 아닐까?'라고.


6주 후면 일정이 다 비어 있으니까 분명히 이 일을 할 에너지와 시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산이다. 내일 하라고 하면 수락하지 않을 일을 한 달이나 그 후에 하라고 했다고 수락해서는 절대 안 된다.



2)주의 분산을 거부해라

우리의 목표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단 하나의 작업에 집중하되 가끔 한눈을 팔아도 자책하지 않는 것이다.


◎주의 분산을 거부하는 첫번째 방법: 마찰을 더해라

기술을 사용할 때 마찰을 더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주의 분산을 거부할 수 있다. 이를테면 중독돼 있는 SNS 앱을 휴대폰에서 삭제하는 것이다. 이 방법이 안 통한다면 로그아웃하자.


더 강경한 기술 저지법으로는 인위적으로 특정한 앱의 로딩 시간을 늘려서 마치 1990년대 모뎀을 쓰던 시절로 돌아간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도구를 설치하는 것이다.


◎주의 분산을 거부하는 두번째 방법: 경로를 바로잡아라

해결책은 관점의 변화다. 주의 분산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그러니까 주의 분산을 허용하자. 주의가 흐트러지면 계획을 완전히 폐기해야 할 때를 알리는 신호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저 일시적으로 경로를 벗어났을 뿐이라고 생각하자. 경로만 바로잡으면 계획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3)더 많이 쉬어라

에너지를 보존하기 위한 마지막 방법은 앞의 두 방법보다도 간단하다. 일하는 날에 아무것도 안 할 시간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을 수용하는 것이다.


◎더 많이 쉬기 위한 첫번째 방법: 휴식 시간을 정해라

휴식은 특별한 선물이 아니다. 휴식은 확실한 생활 필수품이다.


◎더 많이 쉬기 위한 두번째 방법: 에너지 충전용 딴짓을 수용해라

어떤 딴짓은 즐거움을 준다. 우리가 살면서 매 순간 집중력을 유지할 수는 없다. 잠시 우연과 즐거움이 들어올 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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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재충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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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으로 재충전해라

창조적 활동에는 기분이 좋아지는 데 특히 도움이 되는 네 가지 특징이 존재한다. 저자는 그 특징들을 기억하기 쉽도록 약자로 평온을 뜻하는 캄(calm)이라고 부른다.


*첫째, 창조적 활동은 유능함(competence)을 느끼게 한다.

*둘째, 창조적 활동은 자율성(autonomy)을 느끼게 한다.

*셋째, 창조적 활동은 해방감(liberty)을 느끼게 한다.

*넷째, 창조적 활동은 우리를 편안하게(mellow) 만든다.


◎창조적으로 재충전하는 첫번째 방법: 캄 취미

취미는 우리가 캄 활동을 삶에 접목하는 첫 번째 방법이다. 취미는 본질적으로 부담이 없는 활동이다. 취미는 기본적으로 승패가 없고 사업화할 수 없다.


이처럼 창조적인 취미 활동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려면 취미를 취미로 남겨두는 것이다. 다음으로, 취미는 어떤 부담스러운 목표를 추구하지 않고 오로지 과정 자체를 즐겨야 한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자.


취미의 주목표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하는 것이다. 진짜로 재충전하고 싶다면 삶에서 출세욕이 전혀 개입하지 않는 영역을 남겨둬야 한다.


◎창조적으로 재충전하는 두번째 방법: 캄 프로젝트

창조적으로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또 다른 방법은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프로젝트는 최종 목표에 도달했을 때 성취감이 생기므로 유능함과 자율성을 강하게 느끼고 싶을 때 특히 도움이 된다.


명확한 목표점만 있다면 웬만한 창조적 활동은 모두 캄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 만일 캄 프로젝트의 효과를 더욱더 키우고 싶다면 타인을 끌어들이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한다.



■자연으로 재충전해라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면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고 집중력을 회복시키는 생리적 반응이 일어나 치유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수십 년에 걸친 울리히의 연구로 증명됐다.


따라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끼는 게 올바른 재충전을 위한 두 번째 방법이다. 자연은 우리의 인지력을 회복시키고 에너지를 증진시킨다. 자연은 기분을 좋게 만든다. 우리에게는 그 효과를 휴식에 접목할 방법이 필요하다.


◎자연으로 재충전하는 첫번째 방법: 자연을 불러들여라

집에 작은 정원을 만들거나 실내 식물을 들인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그럴 시간이나 여건이 안 된다면 침대 옆 테이블에 자연을 담은 사진만 놓아도 재충전 효과가 있다.


아니면 침대에 누워서 딱 5분 정도만 휴대폰으로 열대 우림 소리를 들으며 심신을 이완하고 잠을 청해도 된다.


◎자연으로 재충전하는 두번째 방법: 산책해라

또 다른 재충전 방법은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는 앱을 내려받는 것보다도 쉽다. 바로 나가서 걷는 것이다.


즉각 에너지를 보충하고 싶다면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바로 나가서 걸으면 된다. 이때는 굳이 시간, 거리, 목적지를 정할 필요 없다. 가능하면 공원이나 숲, 하다못해 풀과 나무가 자란 거리를 걸으면 좋다.



■무의식적으로 재충전해라

무의식적 재충전은 굳이 어떻게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는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무의식적인 행위가 대체로 장기적 재충전 전략으로는 썩 좋진 않아도 잠깐씩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무의식적으로 재충전하는 첫번째 방법: 마음 방황을 허락해라

우리는 아무것도 안 할 때 놀라울 만큼 생산적일 수 있다.

이 '무위'의 시간을 우리 삶에 접목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의도적으로 주간 일정에 '아무것도 안하기' 시간을 배정하는 것이다.


가끔은 그렇게 뇌가 정처 없이 방황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럴 때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던 관점에서 문제의 해법이 보인다.


◎무의식적으로 재충전하는 두번째 방법: 땡땡이 법칙

저녁에 땡땡이치고 진짜로 쉬면 안 될 이유가 있나? 이런 내적 갈등으로 고민하던 저자는 마침내 새로 찾은 관점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용어를 발견했다. 이름하여 '땡땡이 법칙'


땡땡이 법칙은 뭔가를 성취하려는 행위를 일부러 중단하고 땡땡이치는 날을 자신에게 허락하자는 것이다.


땡땡이 법칙을 받아들이려면 가끔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게 필요함을 인정해야 한다. 샤워 중에 깊은 생각에 잠기는 것조차, 조용히 사색하는 것조차 삼가는 시간.


가끔 멈춤 버튼을 누르고 지속적 압박에서 벗어나면 성장과 창조를 위한 여백이 생긴다. 오늘 덜 함으로써 내일 중요한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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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일치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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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한 세 가지 번아웃 중 불일치 번아웃은 목표가 자아상에 부합하지 않을 때 생기는 부정적 감정에서 비롯된다. 진정성 있게 행동하지 않으면 기분이 나빠지고 따라서 성취도가 떨어진다.


그럴 때에는 외부의 힘이 우리의 행동을 추동한다. 우리의 정체성과 현재 행위가 더 깊은 차원에서 일치하지 않는다. 그 일치 상태는 내적 동기와 동일시 동기를 통해서만 형성된다.


그렇다면 해법은, 자신에게 정말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현재의 행동을 더 깊은 차원의 자아상과 일치시킴으로써 기분 좋은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



■장기적 지평

행동과 가치관을 일치시키려면 생각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것도 아주 장기적으로. 바로 죽음을 생각하면 인생이 더 명확히 보인다는 것이다.


인생의 끝을 생각해 보자.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지금 여기서 중요한 게 무엇인지 재평가하자.


◎장기적 지평을 위한 첫번째 방법: 추도사 기법

*현재 경로: 계속 현재 경로로 간다면 5년 후에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지 상세히 적자.

*대안 경로: 완전히 다른 경로로 간다면 5년 후에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지 상세히 적자.

*비약 경로: 완전히 다를 뿐만 아니라 돈, 사회적 의무, 타인의 생각이 중요시되지 않는 경로로 간다면 5년 후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지 상세히 적자.


이 계획의 취지는 가능성 있는 미래들에 눈을 뜨는 것이다. 자기 앞에 어떤 길들이 나 있는지 적어보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길을 알 수 있다.



■중기적 지평

이 추상적 인생 계획을 더 가까운 시기, 말하자면 앞으로 1년 살기 위한 체계적 전략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바로 가치 확인 개입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가치 확인은 우리의 가장 추상적인 이상을 현실로 바꿔주며 그 과정에서 자신감을 향상하기 때문이다.


이 기법은 특히 장기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을 실제로 이룰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할 때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중기적 지평을 위한 첫번째 방법: 인생의 수레바퀴

먼저 동그란 원을 그리고 그것을 아홉 칸으로 나눈다. 그렇게 만들어진 수레바퀴의 각 바큇살 가장자리에 인생에서 중요한 영역들을 적는다.


다음으로 각 영역에서 자신이 느끼는 일치감을 평가한다. 나의 가치관과 얼마나 일치하느냐에 따라 전부 칠하거나 비워놓으면 된다.


◎중기적 지평을 위한 두번째 방법: 12개월 축하하기

12개월 축하하기는 모든 게 잘 되는 과정에 집중하여 12개월 축하하기를 현실로 만들려면 앞으로 1년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그리고 그 첫번째 행동 단계는 무엇일지를 고민하고 일정표에 축하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당장 몇 달간 밟아야 할 행동 단계들이 생겼다.



■단기적 지평

단기적 지평은 바로 오늘 행동을 일치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같이 마음 가장 깊은 곳에 간직한 자아상과 일치된 결정을 내리면 마음이 편해지는 효과만 있는 게 아니라 기분 좋은 생산성을 일으키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가 된다.


그래서 일치의 마지막 구성 요소는 마음가짐의 변화다. 일생과 세월이란 차원에서만 가치관을 생각하지 않고 매일의 선택이란 차원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방법은 적절한 도구를 활용해 다시 초점을 맞추고 그에 따라 더 오랫동안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


◎단기적 지평을 위한 첫번째 방법: 3대 일치 지향적 퀘스트

건강, 일, 관계에서 각각 그날 집중할 하위 범주를 하나씩 선택한 후에 퀘스트를 매일 달성하는 방식이다.


예시)

건강-헬스 15:30~16:30

일-9장 계속 쓰기

관계-나니(할머니)에게 전화하기


이 방법은 12개월 목표라는 너무 거대해서 겁이 나는 목표의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년 후의 목표가 아니라 당장 지금 해야 할 단기적 행동에 초점을 맞추면 가치관대로 사는 게 당장 지금 해야 하는 것 그리고 성취할 수 있는 것이 된다.


◎단기적 지평을 위한 두번째 방법: 일치 실험

'일치 실험'을 통해 우리는 매일의 의사 결정에서 일치의 경지에 더 가까워지게 해줄 것으로 예상되는 요소가 실제로 그런 효과를 내는지 검증할 수 있다. 그 과정은 3단계로 나뉜다.


*첫째, 자신의 행동에서 별로 성취감이 느껴지지 않는 인생의 영역을 찾자.


*둘째, 가설을 채우자.


*셋째, 실행하기다. 일단 작게 시작해 변화를 주면서 그 영향을 추적해 보자. 그리고 과정에 대한 내용을 일지나 일기로 기록하자.


이 실험은 끝나지 않는 과정이며 인생이라는 실험실에서 기꺼이 실험을 수용해야 한다. 그렇게 계속 배우며 걸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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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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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저자는 성공은 좋은 기분에서 시작된다며, 더 쉽고 더 행복한 방법으로 성공과 행복에 도달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러면서 기분 좋은 생산성이야말로 더 많은 성취와 더 나은 삶을 창출해 낸다고 전하며 관점을 바꿔보라 말한다. 그리고 대안으로 3가지 주제를 제시하며, 그에 따른 여러 도구들을 안내한다.


살펴보면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 미루기를 극복하는 방법, 장기적으로 생산적인 삶을 지속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으로 누구나 삶에서 한 번쯤 고민해 봤음직한 내용들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추가로 적용해 보고 싶은 내용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첫 번째는 용기를 찾는 부분에 대한 내용이다. 두려움이 밀려왔을 때 더 나아가지 못하고 멈추는 경우가 있는데, 우선 실체를 파악하고 이후에 10/10/10 법칙이나 자신감 방정식을 통해 두려움을 완화해 보는 방법을 채택해 봐도 좋을 것 같다.


또 타인보다 나에게 더 집중함으로써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도 꽤 효과적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여기에 더해 나만의 강력한 주문을 만들어 필요 시마다 스스로 잘 해낼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어필해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두 번째는 시작하는 내용에 관한 부분이다. 어떤 것을 새롭게 시작하거나 변화를 주는 것이 생각보다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라,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일이 꽤 많은데 다음 행동 단계를 정의하고 진척도를 추적하는 방법은 꽤 효과적으로 다가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환경과 감정의 마찰 부분을 줄이는 부분은 이미 적용하고 있어 여기에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행동력까지 더해지면,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마지막 세 번째는 번아웃에 대한 내용으로, 때때로 겪고 이는 내용이라 더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나 역시 저자처럼 세 가지 번아웃이 섞여서 무력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방치하기 보다 번아웃 형태에 따라 적절히 해결책을 잘 적용해 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특히 '쉼'에 대해 더 자각하고 재충전의 시간을 제대로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경험상 잠이 부족하거나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할 경우 정신적, 신체적으로 취약해짐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앞세워 미뤄두기만 했는데 더 나은 삶을 위해 앞으로는 재충전에도 따로 시간을 할애할 생각이다.


알고 있지만, 차마 실천하지 못했거나 부족한 부분들을 책을 읽을 때마다 조금씩 채워본다. 반복되거나 비슷한 내용들임에도 계속해서 책을 읽는 이유다.


알고만 있는 것은 언젠가 잊힌다. 그리고 인지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지속적으로 인지시키고, 행동으로 이끌고, 기록함으로써 다시 한번 머리에 가슴에 육체에 새긴다.


연말연시, 많은 사람들이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시기다. 이제 그만 똑같은 형태의 반성과 계획의 굴레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조금 다른 형태의 방식을 차용해 보면 어떨까?


더 즐겁고 행복한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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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라 2024-12-24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다 책한권 다 읽은 느끼

2024-12-24 1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할아버지가 데리러 갈게
서석하 지음 / 인생첫책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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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육아란 무엇인가를 제대로 알려주는 책!"



엄마들이 화자가 되는 보통의 육아 에세이와는 다르게, 할배의 입장에서 쓴 육아 에세이라 처음에는 참신하다는 생각으로 펼쳐들었다.


그리고 알록달록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림에 한번, 정답고 다감한 이야기에 또 한 번 반했다. 더불어 '가족'과 '육아'에 대해 새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할배는 둘째 딸이 육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아내와 함께 오산 생활을 정리하고 새삼 먼 안동으로 거쳐를 옮기게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 맞은편에 살며 쌍둥이 육아를 돕게 된다.


이 책은 그런 둥이들의 육아를 도우며 쓴 일련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으로 읽다 보면, 노인의 가치와 가족 간의 관계성, 육아의 어려움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할아버지가 둘째 딸의 육아를 돕기 위해 안동으로 이사를 간 후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을 글로 담은 것으로 힐링 육아법을 제대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육아가 쉽지는 않지만, 딸부부와 약속된 방식으로 함께 육아하며 서로를 보듬어가는 일상을 살펴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더불어 '함께'하는 공동체 육아 방식 아래 노인과 맞벌이 부부를 포함한 삼 대가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은 현대사회에 여러 교훈을 안겨준다.


따로 또 같이를 시전하며 이들이 육아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통해 '가족'의 의미는 물론, '육아'에 대한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행동 패턴을 보인다. 일관적인 부모의 교육방침과 태도 등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 쌍방향의 소통과 상호 존중의 형태로 노부부와 부모가 공존하는 방식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사회가 떠안고 있는 여러 육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 오산에서 터를 잡고 살다가 갑자기 다 큰 자식을 위해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착해서 산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둘째 딸의 육아 고충을 알고 있던 노부부는 과감하게 오산의 생활을 정리하고 딸부부가 살고 있는 안동으로 거쳐를 옮기게 된다.


그리고 둥이네와 마주 보는 오십미터쯤 떨어진 아주 가까운 곳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된다. 이때부터 육아도우미가 되어 할아버지는 둥이들의 친구이자 보호자로 함께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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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육아가 쉽지 않음을 뜻하는 말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그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맞벌이를 하는 둘째 딸 부부를 돕기 위해 도우미를 자청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육아에 올인하지는 않는다. 각자 독립된 생활을 하다가 사정이 있거나 꼭 필요한 경우에 한 해 아이들을 돌봐주는 형태로 진행을 한다.


그뿐 아니라, 딸부부와 약속된 방식으로 쌍둥이들을 교육하고 육아한다. TV를 보는 시간, 공평하게 놀아주는 방식, 달콤한 간식을 먹는 횟수 등 생활 전반에 있어 일관된 형태를 유지한다.


또 쌍둥이들이 어디에서 하루를 보내건 하루를 마감함에 있어 모든 일상이 양쪽 모두에게 공유되기에, 육아의 공백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상과 벌 또한 공개적으로 오픈된다.


쌍둥이라서인지 유난히 한쪽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과하다고 느껴지는 어김없이 클레임이 들어오고는 하는데, 그래서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필수다.


교육을 통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명확히 알려주고, 또 놀아줄 때는 여덟 살 비슷한 또래가 되어 놀아주는 할아버지의 사랑을 엿볼 수 있는 이 이야기를 통해 육아의 기쁨과 행복을 만끽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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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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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그림, 글쓰기, 사진 찍기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가지고 있다.

-틈새 둥이 육아를 통해 행복 에너지를 가득 채운다.


■딸 쌍둥이(이하나)

-빛나는 것을 좋아해서 '반짝이 요정'으로 불린다.


■아들 쌍둥이(이하진)

-자동차를 무척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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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왔던 육아 지침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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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배에겐 간식에 대한 원칙이 있다. 간식으로 과자 하나를 주더라도 반드시 예쁜 그릇에 담아서 낸다.

(....)

이는 먹는 이는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하기 위함이다.

(..)

둥이들만의 원칙도 존재한다. 하루에 한 번 또는 두 번만 '달콤'이가 허용된다. 여기서 말하는 달콤이란 당류가 많이 함유된 과자나 음료를 말한다. 둥이들은 엄마가 만들어 놓은 규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

할배가 주는 것은 괜찮다며 권해도 둥이들은 단호하게 거절한다. 약속을 어기는 행위이고, 양심을 속이는 거짓은 절대로 안 된다며 거절 이유를 설명한다. 둥이들의 절제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

엄마의 음식과 질병에 관한 사전 교육이 있었단다. 그렇더라도 간식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을 텐데 참으로 대단한 아이들이다. 무엇보다 규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말에 할배가 감동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30~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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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 하나를 주는데도 나름대로 규칙이 있다. 보통 조부모님에게 맡길 경우 이 규칙이 어그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의 경우는 철저히 지켜진다.


할배는 간식을 내어주는 데에도 허투루 내어놓지 않는다. 맛있게 먹기를 바라는 마음과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하기 위해 항상 예쁜 그릇에 담아내어준다.


한편 둥이들은 엄마의 철저한 교육 아래 달콤한 간식 횟수를 철저히 지킨다. 엄마의 직업이 약사인 만큼 어릴 때부터 건강에 대한 교육은 아마 철저히 한 결과물이 아닐까 한다.


이런 규칙이 잘 지켜지고 있기에 이들의 따로 또 같이는 평화롭게 유지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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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배합 비율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이런 비율이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 어쩌면 오래전부터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한 레시피가 존재했는지도 모른다. 특히 가족관계를 위한 훌륭한 레시피는 만들어보려고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할배도 가장 이상적인 관계의 배합 비율을 찾고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4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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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육아를 함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다. 할배는 어른이라는 이유로 육아 방식을 고집하거나 일방적으로 내세우지 않는다.


오히려 항상 관계에 있어서 적절한 배합 비율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덕분에 가까이 살지만 육아에 있어 크게 부딪히는 부분은 없는 듯 보인다.


이 모든 게 서로 노력하고 애쓴 덕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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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들이 하는 행동으로 보아 그냥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다 어디서 배웠니?"

"유 선생님이 알려줬어요."

"유 선생님이 누군데?"

"유튜브요!"

(...)

할배는 정말 상상도 못하던 세상을 아이들이 살고 있다. 미디어가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측면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는지도 걱정이다. 둥이들도 제공되는 미디어의 좋고 나쁨에 대한 판단을 하기에는 아직 어리다. 보고 듣는 모든 것들을 그대로 흡수해버리는 것이 아이들이다.


'아이들 보는 데서는 냉수도 마시지 못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보는 대로 배우는, 마치 스펀지 같은 흡수력으로 모방을 하는 아이들을 염두에 둔 속담일 게다. 미디어 시청을 제한하는 둥이 엄마의 교육 방법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되었다.

90~9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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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이 하는 말과 행동을 보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모두 미디어에 과도하게 노출된 탓이다. 그렇게 분별없이 노출된 아이들은 모든 것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여 그대로 흡수해버린다. 그리고 좋고 나쁨의 판단을 내리기도 전에 그런 행동과 말을 한다.


이미 그때는 늦는다. 오히려 그 행동과 말을 고치는 게 더 힘들다. 그러기 전에 시청을 제한하고 어느 정도까지는 유보하는 것이 맞다.


나 편하자고, 교육을 위해서, 맞벌이 등의 사유로 아이를 방치하게 되면 후에 반드시 후회할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 흔한 만큼 더 간과해서는 안되는 부분이 바로 '미디어 시청 제한'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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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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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은 다하되 올인하지는 않는다. 할배가 하는 힐링 육아의 본질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다. 자신만의 독립적인 생활은 유지하되, 꼭 필요한 때는 적절하게 도움을 주면서 양쪽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은 전하고 있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배합을 계속 맞춰가며 이들은 노력했고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선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둥이들은 할배 집에서 머물든, 아니면 자신들의 집에서 지내든 별 타격감이 없다. 엄마 아빠가 바빠 미처 데리러 갈 수 없을 때는 할배에게 SOS를 친다.


그러면 할배는 공평하고 신선한 방식으로 아이들을 케어하며 욕구를 채워준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에게 있어 할배의 인기는 단연 최고다.


이는 어쩌면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주기 위해 매번 새로운 레시피를 고민하고, 새로운 놀잇감을 개발하는 할배의 정성을 아이들이 알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할배는 이런 둥이들 덕분에 '노인'으로 불리는 것은 싫지만, 할아버지로 불리는 것에 있어서만큼은 가슴이 뛴다고 전한다.


육아의 어려움으로 인해 점점 출산이 줄어드는 현 시국에서 어쩌면 이 책에 서술된 방법들은 현시대에 가장 필요한 육아법이자 대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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