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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데리러 갈게
서석하 지음 / 인생첫책 / 2024년 12월
평점 :
"올바른 육아란 무엇인가를 제대로 알려주는 책!"
엄마들이 화자가 되는 보통의 육아 에세이와는 다르게, 할배의 입장에서 쓴 육아 에세이라 처음에는 참신하다는 생각으로 펼쳐들었다.
그리고 알록달록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림에 한번, 정답고 다감한 이야기에 또 한 번 반했다. 더불어 '가족'과 '육아'에 대해 새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할배는 둘째 딸이 육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아내와 함께 오산 생활을 정리하고 새삼 먼 안동으로 거쳐를 옮기게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 맞은편에 살며 쌍둥이 육아를 돕게 된다.
이 책은 그런 둥이들의 육아를 도우며 쓴 일련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으로 읽다 보면, 노인의 가치와 가족 간의 관계성, 육아의 어려움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할아버지가 둘째 딸의 육아를 돕기 위해 안동으로 이사를 간 후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을 글로 담은 것으로 힐링 육아법을 제대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육아가 쉽지는 않지만, 딸부부와 약속된 방식으로 함께 육아하며 서로를 보듬어가는 일상을 살펴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더불어 '함께'하는 공동체 육아 방식 아래 노인과 맞벌이 부부를 포함한 삼 대가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은 현대사회에 여러 교훈을 안겨준다.
따로 또 같이를 시전하며 이들이 육아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통해 '가족'의 의미는 물론, '육아'에 대한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행동 패턴을 보인다. 일관적인 부모의 교육방침과 태도 등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 쌍방향의 소통과 상호 존중의 형태로 노부부와 부모가 공존하는 방식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사회가 떠안고 있는 여러 육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 오산에서 터를 잡고 살다가 갑자기 다 큰 자식을 위해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착해서 산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둘째 딸의 육아 고충을 알고 있던 노부부는 과감하게 오산의 생활을 정리하고 딸부부가 살고 있는 안동으로 거쳐를 옮기게 된다.
그리고 둥이네와 마주 보는 오십미터쯤 떨어진 아주 가까운 곳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된다. 이때부터 육아도우미가 되어 할아버지는 둥이들의 친구이자 보호자로 함께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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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육아가 쉽지 않음을 뜻하는 말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그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맞벌이를 하는 둘째 딸 부부를 돕기 위해 도우미를 자청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육아에 올인하지는 않는다. 각자 독립된 생활을 하다가 사정이 있거나 꼭 필요한 경우에 한 해 아이들을 돌봐주는 형태로 진행을 한다.
그뿐 아니라, 딸부부와 약속된 방식으로 쌍둥이들을 교육하고 육아한다. TV를 보는 시간, 공평하게 놀아주는 방식, 달콤한 간식을 먹는 횟수 등 생활 전반에 있어 일관된 형태를 유지한다.
또 쌍둥이들이 어디에서 하루를 보내건 하루를 마감함에 있어 모든 일상이 양쪽 모두에게 공유되기에, 육아의 공백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상과 벌 또한 공개적으로 오픈된다.
쌍둥이라서인지 유난히 한쪽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과하다고 느껴지는 어김없이 클레임이 들어오고는 하는데, 그래서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필수다.
교육을 통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명확히 알려주고, 또 놀아줄 때는 여덟 살 비슷한 또래가 되어 놀아주는 할아버지의 사랑을 엿볼 수 있는 이 이야기를 통해 육아의 기쁨과 행복을 만끽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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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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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그림, 글쓰기, 사진 찍기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가지고 있다.
-틈새 둥이 육아를 통해 행복 에너지를 가득 채운다.
■딸 쌍둥이(이하나)
-빛나는 것을 좋아해서 '반짝이 요정'으로 불린다.
■아들 쌍둥이(이하진)
-자동차를 무척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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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왔던 육아 지침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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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배에겐 간식에 대한 원칙이 있다. 간식으로 과자 하나를 주더라도 반드시 예쁜 그릇에 담아서 낸다.
(....)
이는 먹는 이는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하기 위함이다.
(..)
둥이들만의 원칙도 존재한다. 하루에 한 번 또는 두 번만 '달콤'이가 허용된다. 여기서 말하는 달콤이란 당류가 많이 함유된 과자나 음료를 말한다. 둥이들은 엄마가 만들어 놓은 규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
할배가 주는 것은 괜찮다며 권해도 둥이들은 단호하게 거절한다. 약속을 어기는 행위이고, 양심을 속이는 거짓은 절대로 안 된다며 거절 이유를 설명한다. 둥이들의 절제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
엄마의 음식과 질병에 관한 사전 교육이 있었단다. 그렇더라도 간식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을 텐데 참으로 대단한 아이들이다. 무엇보다 규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말에 할배가 감동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30~3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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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 하나를 주는데도 나름대로 규칙이 있다. 보통 조부모님에게 맡길 경우 이 규칙이 어그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의 경우는 철저히 지켜진다.
할배는 간식을 내어주는 데에도 허투루 내어놓지 않는다. 맛있게 먹기를 바라는 마음과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하기 위해 항상 예쁜 그릇에 담아내어준다.
한편 둥이들은 엄마의 철저한 교육 아래 달콤한 간식 횟수를 철저히 지킨다. 엄마의 직업이 약사인 만큼 어릴 때부터 건강에 대한 교육은 아마 철저히 한 결과물이 아닐까 한다.
이런 규칙이 잘 지켜지고 있기에 이들의 따로 또 같이는 평화롭게 유지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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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배합 비율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이런 비율이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 어쩌면 오래전부터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한 레시피가 존재했는지도 모른다. 특히 가족관계를 위한 훌륭한 레시피는 만들어보려고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할배도 가장 이상적인 관계의 배합 비율을 찾고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4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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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육아를 함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다. 할배는 어른이라는 이유로 육아 방식을 고집하거나 일방적으로 내세우지 않는다.
오히려 항상 관계에 있어서 적절한 배합 비율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덕분에 가까이 살지만 육아에 있어 크게 부딪히는 부분은 없는 듯 보인다.
이 모든 게 서로 노력하고 애쓴 덕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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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들이 하는 행동으로 보아 그냥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다 어디서 배웠니?"
"유 선생님이 알려줬어요."
"유 선생님이 누군데?"
"유튜브요!"
(...)
할배는 정말 상상도 못하던 세상을 아이들이 살고 있다. 미디어가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측면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는지도 걱정이다. 둥이들도 제공되는 미디어의 좋고 나쁨에 대한 판단을 하기에는 아직 어리다. 보고 듣는 모든 것들을 그대로 흡수해버리는 것이 아이들이다.
'아이들 보는 데서는 냉수도 마시지 못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보는 대로 배우는, 마치 스펀지 같은 흡수력으로 모방을 하는 아이들을 염두에 둔 속담일 게다. 미디어 시청을 제한하는 둥이 엄마의 교육 방법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되었다.
90~9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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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이 하는 말과 행동을 보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모두 미디어에 과도하게 노출된 탓이다. 그렇게 분별없이 노출된 아이들은 모든 것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여 그대로 흡수해버린다. 그리고 좋고 나쁨의 판단을 내리기도 전에 그런 행동과 말을 한다.
이미 그때는 늦는다. 오히려 그 행동과 말을 고치는 게 더 힘들다. 그러기 전에 시청을 제한하고 어느 정도까지는 유보하는 것이 맞다.
나 편하자고, 교육을 위해서, 맞벌이 등의 사유로 아이를 방치하게 되면 후에 반드시 후회할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 흔한 만큼 더 간과해서는 안되는 부분이 바로 '미디어 시청 제한'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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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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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은 다하되 올인하지는 않는다. 할배가 하는 힐링 육아의 본질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다. 자신만의 독립적인 생활은 유지하되, 꼭 필요한 때는 적절하게 도움을 주면서 양쪽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은 전하고 있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배합을 계속 맞춰가며 이들은 노력했고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선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둥이들은 할배 집에서 머물든, 아니면 자신들의 집에서 지내든 별 타격감이 없다. 엄마 아빠가 바빠 미처 데리러 갈 수 없을 때는 할배에게 SOS를 친다.
그러면 할배는 공평하고 신선한 방식으로 아이들을 케어하며 욕구를 채워준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에게 있어 할배의 인기는 단연 최고다.
이는 어쩌면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주기 위해 매번 새로운 레시피를 고민하고, 새로운 놀잇감을 개발하는 할배의 정성을 아이들이 알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할배는 이런 둥이들 덕분에 '노인'으로 불리는 것은 싫지만, 할아버지로 불리는 것에 있어서만큼은 가슴이 뛴다고 전한다.
육아의 어려움으로 인해 점점 출산이 줄어드는 현 시국에서 어쩌면 이 책에 서술된 방법들은 현시대에 가장 필요한 육아법이자 대안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