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게 그러나 단단하게
정영욱 지음 / 부크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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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닥토닥 유난스럽지 않게, 그러나 보다 단단하게 잡아주며 건네는 위로와 위안.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이기에 매번 겪어도 매번 새로운 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니리라. 상실로 겪는 고통에 오랫동안 아파하지 않기를 바라며 저자는 우울, 공허, 상실감 등의 어두운 감정들을 거부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마주 보고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그것을 통해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더 성숙해질 수 있다고 그렇게 성장하는 거라고.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위해 잔잔하지만 단단한 위로를 건넨다.

 

소용돌이치는 감정을 담담히 가라앉히고 가만히 기다려보면 어떨까? 언젠가 아픔은 끝나기 마련이다. 모두가 겪는 일이라고 해서 당연하게 여길 필요도, 그렇다고 너무 무겁게 여길 필요도 없다. 시간이 지나면 상처에 새살이 돋듯 마음의 상처도 그렇게 나을 것이기에. 촉촉이 스며들 잔잔한 위로를 통해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얻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삶을 바라보는 태도나 진짜 성숙한 사람에 대한 문장들이 마음에 와닿아 그 문장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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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하고 담백한 삶으로 향하고 싶다. 지난 일들에 연연하지 않되, 과거로부터 미래를 배워 나갈 수 있는 것. 주변의 시선으로 나의 결핍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나의 결핍을 채워 줄 수 있는 삶. 건네는 다정이라거나 미움이라거나 하는 것들이 순간의 이기심이 아닌,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올 수 있는 정직함.
(...)
뭐든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은, 나의 삶을 담백하게 만들어 주지 않는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을 행함은, 결코 단단함과는 거리가 멀다.

단단하고 담백한 삶으로 (16~1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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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구하고 싶은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던 문장이다. 내 안에서 우러나오는 정직함으로 스스로 결핍을 채워줄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그렇게 단단하고 담백하게 살고 싶다. 쉽게 얻는 것들은 쉽게 잃어버린다고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담백함과 단단함으로 내 안을 채우고 싶다.

 

=====
이젠 안다. 둥글어 보이는 사람과 뭉툭해 보이는 사람만큼 칼을 쥐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성숙하지 못할 때야 쉽게 이용해도 될 것 같고 막 대해도 될 것 같았지만 삶을 기어코 겪어 낸 요령 있는 사람들은 안다. 그런 둥근 사람들이 나를 가장 무너뜨리기 쉬운 사람들이며, 그들의 마음을 가볍게 대하면 안 된다는 것을.

(...)

그럼에도 한결같이 묵묵함을 보여주는 당신 곁에 얼마큼 깊은 지지자들이 있는지를. 또 당신의 삶이 얼마큼 소중한 이들을 지지하고 있는지를.

모서리가 없는 사람들 (18~1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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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끄트머리에서 가만히 대중을 바라보면, 미성숙한 사람들이 행하는 태도와 성숙한 사람이 행하는 태도에 확실한 차이가 보인다. 그중 한 가지 예시를 바로 위의 문장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는데, 진짜 곁에 둬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또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적시하는 문장이 아닐까 싶다.

 

오랜 내공을 가지고 둥글어지고 뭉툭해진 사람들, 그렇게 한결같이 묵묵함을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 또 그러한 사람을 곁에 두어보자. 서로가 서로에게 지지자가 되고 소중한 사람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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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줄 거라면 빌려주지 말아야 한다. 건넨 마음에는 이자가 없음을 알고, 던져 버리듯 돌아오지 않을 걸 알고. 나를 슬프게 만들어도, 준 만큼 내게 돌아오지 않아도, 그것이 그의 최선의 마음임을 익숙하게 여기며. 줄 거라면 떼어 낸 나의 마음 구멍을 넘치게 채워 달라 조르지 않으며 구멍 난 채로 건네줄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이 그의 이기적임이 아닌, 나의 선택이었음을 인정하는 것. 마음은 빌려주는 것이 아니니, 줄 수 있어야 한다.

(...)

정말 내 마음을 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마음을 줄 거라면 (6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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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와닿았던 문장이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을 '빌려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빌려주었기에 더 많은 상처와 슬픔을 겪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진짜 내 마음을 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빌려주지' 말고, 구멍 난 채로 '주자'

 

마음을 주는 것은 나의 선택이기에, 온전히 건네는 그 마음까지도 내가 감당하고 책임져보자. 그것이 사람을 대하는 성숙한 마음가짐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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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소중한 것은 언제나 나를 떠나간다는 생각을 했는데, 정신 차려 보니 떠나간 것들이 소중해지는 거더라.

(...)

젊은 날에 젊음을 모르듯, 모든 빛나는 것들이 다 그렇더라. 지나고 떠나고 없어진 후에야 아, 그거였구나 싶은 것들. 내 삶을 밝혔던 것들은 왜 죄다 밤이 되어서야 그게 밝았음을, 미리 알아차리지 못했나.

밤이 되어서야 그게 밝았음을 (21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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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지나간 후에야 뒤늦게 소중함을 깨닫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곁에 있는 사람을 비롯해 특정 물건, 공기, 물, 대지 등 당연하다고 생각해 무시하고 신경 쓰지 않았던 것들이 사실은 너무 소중한 것이었음을 우리는 뒤늦게 깨닫는다.

 

곁에 머물러 있을 때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여보자. 무엇이 나를 빛나게 하는지, 무엇이 진짜 소중한 것인지. 생각보다 우리는 아주 가까이에 소중한 것들을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모든 것은 내 안에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사랑을 주는 마음도, 상처를 받는 마음도, 또 나를 단단하게 하고, 누군가에게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것마저도 모두. 굉장히 특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 같지만, 사실은 마음먹기에 따라 작은 변화가 큰 울림과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여기에는 어떤 유난스러움이나 화려한 언행은 필요 없다.

 

그저, 상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곁에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진짜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들에는 구멍 난 마음 한 조각도 그대로 내어줄 수 있는 마음 하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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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집구석 - 재혼가정 자녀의 가족 성장 에세이
정다영 지음 / 파지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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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속 깊은 이야기를 담은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듯했던 <보통의 집구석>은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가 겪어왔던 가정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그땐 그랬지' 싶은 라떼가 주를 이루는 이야기지만 어쩌면 지금의 현실에서도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유독 응답하라 시리즈의 드라마적 배경요소가 많이 떠올랐는데, 시대적 배경으로 보면 그때랑 은근히 비슷한 점이 많아 더 그런듯하다. 가부장적인 아버지, 외부 활동보다는 집안 살림을 해야 하는 어머니, 집에 하나쯤 키우고 있던 큰 화분, 아들을 우선하는 남아선호사상, 명절이면 대가족이 모여 함께 보내던 명절 등 지금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그때는 너무도 당연한 풍경이고 문화였다.

 

그때는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경우가 많았고, 가족 간에는 배려보다 남편, 아들 위주로 돌아가는 상황도 빈번했다. 동등한 입장에서 다독이고 위로하기 보다 어른이 결정하면 아이들은 따라야 했고, 어른의 말씀에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보다 무조건 맞춰야 했다. 그게 그 당시를 살던 우리와 부모님들의 모습이었고, 시대상이었다.

 

지금의 모습에서는 꽤 의아하게 느껴질 만큼 투박하고 일방적인 사회와 가정의 모습이 그때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이 기준을 벗어나는 사람들은 특이한 사람, 튀는 사람, 부적응자 등으로 취급받았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때 그 시절이 많이 떠올랐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 시대는 참 많이 달라졌구나 싶은 생각도 들면서 또 한편으로는 여전히 뿌리 깊이 존재하는 악성 문화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책의 주요 스토리는 재혼가정의 아이가 부모님의 이혼을 겪고 다시 재혼을 경험하며 겪는 심리적, 정서적 성장담과 변화 과정을 담고 있는 이야기로 아이의 입장에서 매우 솔직하고 깊이 있게 담아내고 있다. 

 

아주 어릴 때부터 겪던 가정의 불화, 그로 인해 매일이 불안했던 심리상태를 비롯해 어느 날 갑작스레 통보하듯 들은 부모님의 이혼과 아빠의 재혼, 이로 인해 무너져내린 마음을 혼자 추스르며 사춘기를 보내야 했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포함해 대학생이 되고 성인이 된 현재까지 성장담과 가족의 변화에 대한 내용을 스스럼없이 담았다.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흔하게 표현되는 가정의 모습이지만 정작 그 과정을 함께 겪는 아이들의 시각과 입장에서는 제대로 살펴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는 그런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부모님의 이혼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난데없이 가족의 범주에 들어온 새엄마는 어떤 존재인지, 또 분리된 가정 속에서 어떤 방황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이혼과 재혼을 겪은 아이들이 어른들이 미처 감지하지 못하는 시야 속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문제점들을 어떻게 겪어 나가는지, 또 그들이 겪는 불안과 초조, 현실적인 어려움과 말 못 할 사정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살펴보면서 안쓰러움과 안타까운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여기에는 당시의 시대적인 사회문화도 한몫을 차지했는데, 이혼이나 재혼을 한 가정을 결손가정이라 칭하며 마치 문제가 있는 가정이라는 식의 인식이 강했고, 또 이를 쉬쉬하며 숨기기 급급한 문화들이 성행하면서 아이들 사이에서는 놀림거리가 되거나 부끄러운 일로 치부당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혼이나 재혼, 사별 등으로 이루어진 편부, 편모 가정도 그저 보통의 가정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지지만 그때는 왜 그토록 가혹하게 비난하고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는지 모를 일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가정에 크고 작은 문제없는 집 없고, 진짜 중요한 것은 힘들고 어려울 때 어떻게 서로 보듬으며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인데도 외부에 보이는 모습에 치중한 나머지 어쩌면 내 가족과 가정을 돌아볼 여력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야기의 처음은 저자가 중학생 시절 한창 부모님의 부부 싸움이 가열되어 있던 때부터 시작된다. 방안에서도 거침없이 들려오던 부모님의 싸움 소리는 어떻게 해도 귀를 뚫고 들어오고 있었다. 이때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방안에 틀어박혀 두 귀를 막는 것뿐이었는데 당시 아이들이 하던 행위를 보며 꽤 오랫동안 이골이 난 상태구나 짐작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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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만 연신 흘리는 열네 살 동생과 다르게 나는 미간을 한껏 찌푸리고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이런다고 해서 안 들릴 게 아니라는 걸 알았지만, 최대한 외부의 소리를 피해 내 안의 소리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8~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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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잦은 싸움으로 오고 가는 노성과 거친 언성, 실내에 자리하고 있던 물건들이 부서지는 소리는 얼마나 아이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했을까? 대화 속에서 오고 가는 이야기는 방문을 타고 넘어왔을 것이고, 싸우다 이내 집을 나가버리는 한쪽 부모님의 모습에서 안정감이라는 걸 과연 가질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처음에는 공포에 울어도 보고, 이불 속에 피하면서 벌벌 떨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다 이내 반복되는 일과에 나중에는 독기 어린 마음이 차지 않았을까? 이럴 바엔 차라리 이혼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고, 왜 우리를 낳아서 이런 상황을 겪게 하는지에 대한 원망도 일었을 것이다. 더불어 나는 나중에 부모가 되면 이러지 않을꺼야라는 다짐을 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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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부모라면 싸움이 일어난 후 폐허가 된 상황을 절대로 자식들에게 보여 주지 않을 거다. 폭력과 폭언으로 망가진 어른들의 표정과 적막을 아이들이 볼 수 없도록 두 눈을 가려 줬을 거다. 하지만 우리 시대의 어른들은 그런 섬세함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삼시 세끼 먹여 주고, 튼튼한 집과 멀끔한 옷만 입혀 주면 부모의 도리를 다한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그때도 많았고, 지금도 많이들 있다.
(...)
참 이상한 일이었다. 불편한 상황을 멋대로 만들어 놓았으면서, 평온하게 지내고 있는 안정을 흔들어 놓은 게 당신이면서 멈춰 달라고, 어른들의 일이라고만 치부한다. 그래 놓고 열네 살짜리 동생에게는 편가르기를 한다며 혼쭐을 내는 모양새가 우스웠다. 나는 이때부터 어른이 된다는 건 꼭 나이를 먹는 것이 필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10~1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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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본 어른들의 불공정하고 불공평한 행위에 대한 고발처럼 다가오는 문장이다. 성장하면서 한 번쯤 해봤던 질문이자 진짜 어른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하는 문장이었다.

 

더불어 여전히 섬세함을 갖추고 있지 않은 어른들의 행패에 고개가 내저어지기도 한다. 조금만 배려해 줬으면, 조금만 돌아봐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에 니일 내일이 어디 있을까? 어쩌면 아이들만 불완전하고 미성숙한 건 아닌 것 같다. 이만큼 어른이 되고 보니 엄마 아빠 역시도 처음 겪는 부모 노릇이었고, 그 나이대를 처음 사는 거였다. 우리 모두가 처음 겪는 불완전한 삶이었던 것이다.

 

에세이를 읽다 보면 아주 오래전 지나온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도 엿볼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당시의 불공평하고 힘든 삶을 살았던 '엄마'의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산후 우울증에도 고생하면서 독박 육아를 하고, 밤낮없이 우는 아이를 달래느라 고단했던 엄마의 모습, 그리고 어느 정도 성장한 후부터 종종 듣던 엄마의 죽음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 이로 인해 늘 내 세상의 전부인 엄마가 사라질까 봐 전전긍긍하며 불안에 떨었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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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너의 때문에 아빠랑 산다", "진짜 너희가 없었으면 그때 죽었을지도 몰라" 같은 말들로 얼마나 큰 희생을 하며 불행을 안고 사는지 확인시켜 주려고 했다. 
(...)
자식 입장에서는 우리가 엄마의 행복을 방해하고 삶을 망가뜨리게 한 불운한 존재가 된 것 같아 늘 죄책감에 시달렸다.
(...)
그래서인지 나는 '나의 쓸모'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은 물론 필요했지만, 그 이상으로 하게 되면 스스로에게 불신이 생겨 버렸고 극단적이게도 본인을 쓸모 없는 인간이라고 단정 지어 버렸다. 엄마의 의도가 어땠건, 감정의 해소가 우리들에게는 독이었고 상처이기도 했다.

1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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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레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푸념처럼 하는 '너 때문에 산다'라는 말이 주는 무게감과 상처에 대한 이야기도 엿볼 수 있었다. 자식을 소유욕으로 생각해서였을까? 아니면 단순한 감정의 해소를 위함이었을까? 드라마에서도 많이 나오고 현실에서도 많이 듣고 적용되는 말이지만, 이 말을 듣는 아이 입장에서는 십중팔구 좋은 말이 나오진 않는다. 겉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속으로는 스스로를 무쓸모한 인간으로 여기거나 어쩌면 큰 상처가 되는 말이 이 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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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지 않을 거라면, 가족을 진정으로 지키려고 한다면 부부가 함께 잘 살려고 노력을 하는 게 우선이지 않았을까.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서 가족의 틀만 갖고 싶은 엄마와 아빠가 너무 이기적인 것 같았다.

1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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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어른들의 사정이 있다지만,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어른들의 세상은 참 복잡하고 이기적이게 보인다.

 

그러다 저자가 막 고등학교 입학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에 적응할 새도 없이 부모님은 두 아이들을 불러다 이혼 하기로 했다며 통보한다. 이때 저자는 슬프기보다 억울하고 화나는 감정이 먼저였다고 한다. 사과나 사정을 설명해 주는 것도 없이 일방적인 통보와 결정만 있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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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의 나는 마음이 좌절감과 슬픔이 가득한 나머지 바깥으로 쓸 에너지를 사용하지 못하고 무기력한 상태에서 하루를 맴돌았을 뿐이었다. 이 사실을 나를 포함한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2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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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하게 지원해 주고 마음을 어루만져 줄 진짜 어른이 이들 곁엔 없었다. 각자 자기 하나 감당하기도 버거운 시기였다. 이때 도서실에서 종종 만나던 잘 모르던 친구 미혜의 한마디가 아니었다면 지금 이토록 마음 편히 잘 지낼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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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이혼을 털어놓은 이후 미혜의 첫마디는

"너 괜찮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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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혜에게 처음으로 이야기를 꺼낸 것이 저자에겐 행운이었을지도 모른다. 호기심 어린 질문보다 저자를 더 생각해 주는 물음 덕에, 놀라지 않고 그 이후에도 혼자만 비밀을 간직해 줬던 그녀 덕분에 주변 사람들을 더욱 믿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엄마와 이혼 후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자 아빠는 부쩍 수상쩍은 행동들을 많이 했다. 그 시기 저자는 부모님의 이혼에 과도기를 겪고 있었고 동생 또한 학업 스트레스와 집안 문제로 인해 홀로 고통받고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느닷없이 아빠는 또 폭탄 같은 재혼 통보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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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동안 함께 살았던 엄마와 헤어지자마자 바로 다른 여자를 집안으로 끌어들인 아빠 또한 경멸스러웠다.

4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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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추스를 시간도 없이 겨우 버티고 있는 아이들에게 준비할 시간도, 또 적응할 시간도 없이 가파르게 새로운 환경을 툭 던져주는 아빠가 왜 밉지 않았을까?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재혼은 아마 이혼과는 또 다른 문제로 다가왔을 것이다. 빠져나가는 소중한 빈자리, 그 자리에 새로운 무언가가 아무런 대책이나 준비도 없이 채워진다는 것이 얼마나 큰 혼란으로 다가왔을지 가히 짐작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자신이 재혼을 한다면 반드시 지키고 싶은 항목을 이렇게 정리해 놓았다.

 

스물 아홉이 된 지금, 이제는 부모님의 이혼도, 새어머니와의 재혼도 아무렇지 않게 느껴진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오기에는 무수히 많은 변화와 상처를 겪어야 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가장 가깝다고 말하는 가족에게서 버려지고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은 온전히 홀로 이 모든 것을 감내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혼한 엄마를 그리워하던 정정했던 할머니는 아빠의 생일날 자살로 생을 마감하셨고, 엄마는 이혼 초반에 우울증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힘든 삶을 살았지만 현재는 새로운 삶을 가꾸며 누구보다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갑작스럽게 가족이 된 새엄마가 집에 들어온 이후에 마치 남의 집에 얹혀사는 것처럼 불편했지만, 지금은 또 한 명의 엄마로 잘 지내고 있다.

 

항상 일방통행이었던 아빠와는 대학생 시절 자취 집을 찾아와 자취 집의 안전과 따뜻한 패딩을 챙겨주며 하는 진심 어린 사과에 그동안 저자와 소통하려 했던 아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어 이후 조금씩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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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엄마를 보며 이혼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 즐겁고 좋은 삶을 누리기 위해 잠시 고통스러운 시간을 갖고 맞서는 용기. 우리 엄마에게는 그런 용기가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엄마는 이전보다 훨씬 더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이었다.
(...)
우리 곁에서 50대 여성이 홀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 삶의 안정은 남자나 제도가 주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의 완전한 마음과 믿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엄마가 보여주는 삶의 모습을 통해 나도 동생도 자신에 대한 믿음을 더욱 확고히 굳혔다.

14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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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오히려 어렸을 때 느끼지 못했던 가족의 든든함도 알게 되는데, 한참 직장 생활로 힘들었던 그날 고충을 털어놓던 저자에게 아빠가 건넨 "직장 그만둬!"라는 한마디는 어쩌면 평생 잊지 못할 한마디가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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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두라는 말 한마디에 흥분했던 마음이 가라앉고 속상한 감정들이 녹아 버렸다. 무너졌던 자존감도 아빠가 나를 지지해 주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자 되살아났다. 그래, 나에게는 든든한 지원자인 아빠가 있었다.
(...)
굳이 나를 버리면서까지 버티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아빠가 알려줬다.
(...)
이렇게 가족의 지지를 받는다는 건, 힘든 사회생활 속에서 한 줄기의 동아줄이 되고 그 동아줄이 내 인생을 조금 더 찬란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162~16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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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넘는 세월을 버티고 견뎌오면서 저자는 자신과 같은 사정을 가진 가정의 친구가 자신의 가정환경을 불행하다 생각하지 않고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 딱 보통의 인생처럼 대하는 것을 보면서 어느새 자신 역시도 보통의 가정이라고 받아들이게 된다.

 

이렇게 저자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더 이상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혼과 재혼가정에서 겪게 되는 명절 문제(어느 집을 먼저 갈 것이냐), 새엄마를 엄마로 부르는 문제, 추후 결혼할 때 혼주 석을 채우는 문제 등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산재해 있다. 하지만 가족이 되어가는 격동의 세월을 겪고 나서보니 이제는 자연스레 안고 갈 문제이며 스트레스로 받아들이기보다 하나하나 풀어가야 할 미션처럼 느껴진다.

 

 


심리적으로 꽤 힘든 나날들을 보냈지만, 그만큼 오랜 시간 돌아오면서 여러모로 관계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법도 터득하게 되었고, 이제 비로소 가족의 의미도 알게 되었다. 저자는 말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단순히 나이를 먹는 것 이상으로 자신을 섬세하게 알게 되는 과정 같다고. 그래서 앞으로는 과거의 상처를 돌아보기 보다 현실을 마주하고 미래를 꿈꾸는 삶을 살겠다고 말한다.

 

혹자는 내가 겪는 내 삶의 울타리인 가족 혹은 관계에 있어 남들과 조금 다르다고 느끼는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다른 것이지 틀림이 아니므로 나만의 특별함으로 받아들이고 찬란한 인생을 살아보면 어떨까? 주눅 들고 주저하기 보다 당당하게 자신의 삶에 앞장서서 나아갈 수 있는 주체가 되어 반짝반짝 빛나는 인생을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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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로빈스 거인의 생각법 - 내 안의 무한 능력을 꺼내는 힘
토니 로빈스 지음, 도희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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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읽기 전, 토니 로빈스라는 사람이 궁금해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먼저 그의 강연을 보게 되었는데, 굉장히 열정적으로 강의하는 모습이 임팩트 있게 다가왔다. 일반인들은 물론 세계 최고의 운동선수, 연예인, CEO, 심지어 각국 대통령 및 정상급 오피니언 리더들까지 그에게 전략적 코칭을 받는다는 글을 통해 궁금하기도 했고, 호기심도 일었다.

 

어떤 내용과 방식으로 강의를 하길래 이토록 그에게 열광하는 걸까? 일단, 내용은 접어두고서라도 그가 강의하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에너지가 느껴져 어쩐지 그가 말하는 대로 따라 해야 할 것만 같은 강한 힘이 느껴졌다. 이를테면 트레이너 선생님의 '한 번 더'라는 힘찬 구령에 마지막 힘을 쥐어짜 따라가는 퍼스널 트레이너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에 담긴 내용은 영상에서 보이던 토니 로빈스의 힘찬 목소리와 강한 어조는 들리지 않았지만, 종이책만이 주는 짧지만 강력한 힘이 있었다. 되뇌고 싶은 문장에서는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을 수 있었고, 또 필요한 부분을 선별하여 언제든 오고 가며 찾아 읽을 수 있었다.

 

총 12개의 주제에 담긴 365개의 문장들은 각각 꿈, 마음 상태, 신뢰의 힘, 질문, 습관, 말, 감정, 마음훈련, 가치, 경험, 건강, 나눔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는데, 핵심이 되는 임팩트만 담겨있어 쉽게 읽히고 쏙쏙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인생을 바꾸는 진정한 방법에 관한 질문을 매번 던지는데, 이것을 바탕으로 내가 추구하는 삶과 가치 등을 되돌아보게 하고, 이를 통해 지금 당장 변화할 수 있는 마음가짐부터 행동지침, 그리고 서서히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습관까지의 각종 실천법을 압축적으로 제시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내 안에 있는 능력'을 바탕으로 인생을 바꾸도록 이끌고 있어 획일적이지 않고 맞춤별 적용이 가능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다음 2가지를 전달할 목적으로 책을 썼다고 하는데, 첫째는 독자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고, 둘째는 사람들이 작은 실천을 꾸준히 이어가도록 함으로써 그 에너지를 모아 주목할 만한 결과로 발현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읽다 보면 이런 그의 목적대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영감과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얻을 수 있다. 

 

시작도 하기 전에 너무 겁을 먹거나, 무리하게 큰 목표만을 좇느라 정작 실행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어쩌면 이 책은 작은 실천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해 주는듯하다.

 

돈, 행복, 부자, 성공, 경제적 자유, 건강한 삶 등 무엇을 원하든 결단의 힘에서 출발하여 구체적인 단계로 진입해 보자. 이 책을 통한다면, 최소한의 시간으로 최대치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래는 365개의 임팩트 있던 문장 중에, 개인적인 관심사나 동기유발을 일으킨 문장, 가치에 부합하는 문장 등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다. 특히 경험에 큰 가치를 두고 있어서인지 12가지 주제 중에 '경험'에 관련된 문장들이 유독 더 눈에 많이 들어왔다.

 

=====
모든 행동의 근원은 무엇인가?
(...)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의 결단이다.

내가 결정을 내리는 순간 내 운명도 형태를 갖는다. 그렇다. 인생은, 운명은 조건이나 상황이 아니라 나의 결심이 결정한다.

운명을 결정짓는 결단 (1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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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지만 잊고 사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결심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도,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그 시작에는 '나의 결심'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때로 운명이나 조건, 환경 탓을 하지만 사실은 그런 핑계를 앞세워 결단하지 못한 나의 탓이다. 소소하게는 방 청소를 하는 것부터 크게는 인생의 수레바퀴를 굴릴 운명을 만드는 것까지 또한 '나의 결심'에 달려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해 본다.

 

=====
진정한 능력을 발휘하려면 자신의 열정과 창의성에 불을 붙일 만큼 흥미진진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

스스로 한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떠올려보고 가장 흥분되는, 그야말로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한밤중까지 매달리게 만드는 목표를 골라라. 마감시간을 정하고 왜 그때까지는 꼭 마쳐야 하는지 적어두자. 목표는 스스로를 북돋아 주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한계를 넘고 잠재된 능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나를 흥분시키는 일 찾기 (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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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계를 시험해 보고 도전해 보는 것은 개인적으로 꼭 한 번쯤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나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어야 실천이 가능한데, 몇 밤을 새우더라도 흥분되고 행복해할만한 일을 우선 찾는 것이 필요하다. 이후 스스로 만족할 만큼 매달려보면 한계를 넘어 잠재된 능력을 비로소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소위 말해 미쳐서 해볼 만한 일을 찾는 것! 그리고 그 일을 하면서 사는 것만큼 인생에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
미루는 것은 고통을 피하는 가장 흔한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실행을 늦추면 나중에 더 힘들어질 뿐이다. 서둘러 끝내야 할 4가지를 찾아 목록을 만들고 다음 질문에 대답해 보자.

 

⊙왜 아직까지 이 일을 시작하지 않았는가? 혹시 이 일과 관련된 안 좋은 기억이 있는가?
⊙미뤄둔 동안 어떤 기분을 느꼈는가?
⊙지금 내가 실행하지 않는다면 어떤 희생을 치르게 될 것인가?
⊙미뤄둔 일들을 지금 당장 시작한다면 어떤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까?

피하고 싶던 일 끄집어내기 (56페이지 中)
=====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일 중에 하나가 바로 미루기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미룬 만큼 고통은 가중된다는 것 또한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음에도 벼랑 끝에 닿아서야 겨우 해내거나 어설프게 마무리를 짓는 일을 반복하곤 한다. 당장의 안위를 위해 더 이상 미루는 일은 그만두자. 위의 4가지 목록을 통해 스스로 질문하고 답함으로써 깔끔하게 하루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내가 되길 바란다.

 

=====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최고의 방법 가운데 하나는 감정의 스펙 트럼을 넓히는 것이다. 일주일에 평균 몇 가지 감정을 느끼는가? 지금 목록을 만들고 자세히 살펴보자. 만약 12가지가 안 된다면 당신이 특히 좋아하고 꾸준히 느끼고 싶은 감정을 더해보자.
(...)
초점을 조절하고 표정이나 자세를 바꿈으로써 감정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
움직여보고, 몸짓도 취해보고, 그 감정이 섞인 목소리로 이야기해 보자. 그렇게 했을 때 자기의 감정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즐겨보자.

감정의 스펙트럼 넓히기 (6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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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 반듯한 건물에서 획일화된 업무를 하고, 늘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며 점점 무표정의 회색 도시가 되어 가고 있는 사회에서 나만의 색을 덧입혀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보자. 삶을 온전히 느끼고 감정 표현을 보다 다채롭게 넓히는 방법은 의외로 별것 아닌 행동 하나에서 시작된다. 작은 몸짓, 감정이 섞인 목소리 등을 통해 평소 행동에서 약간 변형된 형태를 취하기만 해도 변화된 감정의 변화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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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어떤 식으로든 자신이 발견하고 있음을 느끼는 데서 삶의 진정한 안도감을 얻을 수 있다. 나는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매일 삶이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나아질 것이다 (101페이지 中)
=====

 

매일매일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똑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매일 미세하게 발전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에서 나의 삶은 이미 그만큼 높아지고 있음을 기억하자. 타인과 비교할 필요도, 이에 대해 걱정할 필요도 전혀 없다.

 

=====
"화가 난다", "미치겠네"라고 말할 만한 상황에서 '약오른다'라는 단어를 써보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습관적으로 쓰던 단어만 바꿨을 뿐인데 내가 느끼는 부정적 감정의 강도가 약해졌다.

(...)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때 내가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를 떠올려보자. 그런 다음 기존의 패턴을 깨뜨리고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다른 말을 찾아보자.

부정적 감정을 순화할 단어 찾기 (181페이지 中)
=====

 

말이 주는 언어의 힘이 있다. 무심코 내뱉는 언어 습관이 어쩌면 나의 감정과 행동에도 영향을 크게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 역시 이 실험을 통해 실제 부정적 감정의 강도가 약해졌음을 깨달았다고 하는데, 훅 올라오는 화나 분노가 나를 잠식시키려 할 때, 부정적 감정의 강도가 약한 단어를 사용해 보자.

 

그리고 이것을 습관으로 만들어 나의 감정을 다스리는데 유용하게 써먹어 보자. 어쩌면 이는 다른 누구보다 나를 위해 가장 좋은 팁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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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을 키우자.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발전하길 원한다면 어린아이처럼 모든 것에 궁금증을 갖자. 호기심이 풍부한 사람은 결코 지루할 틈이 없다. 삶 전체가 끝없는 배움의 장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런 자세로 사는 이들이 더 많은 기회, 부와 성공의 가능성을 포착하기 마련이다.

부자 마음 3. 호기심 (23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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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까지 세상 모든 것에 관심과 호기심이 많아 세상 사는 게 지루하다 느껴지지 않으니 내 기준에서도 이 말은 참이다. 보통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며 사람들은 호기심을 많이 잃어버린다. 세상과 등을 맞대고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조금만 주변에 관심을 기울이면 배울 것, 궁금한 것 투성인데,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출퇴근길, 주말의 한가한 오후 언제라도 잠시 주변으로 눈을 돌려 보자. 작은 호기심 덕에 생각보다 가까이에 그토록 바라던 부와 성공의 가능성이 자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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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훈련을 하는 10일간 깨끗하게 비워진 마음에 영양을 공급하는 독서를 해보자 자신이 선택한 새로운 삶의 방식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통찰력과 전략을 얻을 수 있다. 기억하라. 리더는 책을 읽는 사람이다.

독서로 마음 채우기 (25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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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무수히 많은 책에서 여러 번 강조하는 내용 중에 하나다. 이쯤 되면 왜 이렇게 독서에 대해 강조하는지 한 번쯤 의문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경험에서 모두 얻을 수 없는 통찰력과 지혜를 책을 통하면 무한대로 습득할 수 있다. 이미 이것만으로도 책을 가까이할 이유는 충분하다.

 

=====
어떤 일이 생겨야 행복감을 느낄까?
(...)
진실은 행복해지는 데 어떤 일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지금이라도 스스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
무엇을 망설이는가? 단지 '내가 행복해지려면 반드시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한다'는 잘못된 믿음만 버리면 된다. 이런 믿음을 깨고 자신이 마땅히 누려야 할 행복을 즐겨보자.

행복의 조건은 없다 (29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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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단어들을 붙이며 행복에 조건부를 붙이는 일들이 어느새 당연시 되어버렸다. 명품을 사야, 맛있는 것을 먹어야, 좋은 옷을 사야만 꼭 행복한 걸까? 문득 그런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그렇게 생각하는 믿음을 깨버리는 순간 진짜 행복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우리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인가.

 

=====
인생을 위한 새로운 기본 원칙을 세울 때 잊지 말아야 할 기준이 있다. 바로 즐거움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
사랑을 느끼기 위해서는 그저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른다. 헛소리처럼 들릴지 몰라도 즐거움을 주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절대 즐거움을 놓치지 않기 (307페이지 中)
=====

 

삶의 의미는 어쩌면 즐거움을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돈을 많이 벌고, 좋은 직장을 다니고, 여행을 가는 이 모든 욕구 충족의 가장 최상위는 결국 즐겁게 살기 위해서이니 이 모든 것은 어쩌면 즐거움을 위한 수단일 뿐일지도 모르겠다. 즐거움을 느끼는 것, 즐거움을 주는 것 이 모든 대상이 나 자신이니 어쩌면 가장 쉽고도 어려운 삶의 원칙이 아닐 수 없다.

 

=====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과 나를 차별화시키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을 독특한 존재로 만드는 매우 중요한 요소는 바로 나만의 경험들이다.
(...)
스스로의 인생에서 어떤 확신을 가지려면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믿음과 자신의 경험이 밑바탕 되어야 한다.

경험은 확신의 기반이다 (310페이지 中)
=====

 

나를 이루는 구성요소에서 '경험'을 빼놓고 이야기 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다. 과거에서부터 몸으로 익혀온 경험의 축적이 결국 오늘의 나를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인생에 대한 확신이 필요한 순간 나에 대한 믿음과 경험을 돌아보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다.

 

=====
문학작품, 이야기, 신화, 시, 음악을 탐구하는 것은 자신의 경험 자료 도서관을 확장시키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세미나에 참석하고, 낯선 이들과 대화를 나누자.

이 모든 것이 참고 자료가 되며, 각각 힘을 가지고 있다. 그중 어떤 것이 삶을 변화시킬지는 아무도 모른다.

경험 도서관 확장하기 (316페이지 中)
=====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한 번씩 경험해 보면 어떨까? 어쩐지 그런 욕심이 드는 문장이다. 현실적으론 불가능하겠지만,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경험 레벨치가 급상승할 것만 같아 당장 도서관과 전시회, 뮤지컬 공연 등을 보러 뛰쳐나가야 할 것만 같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경험 도서관을 확장하러 지금 함께 가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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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새로운 환경에 놓인 인생이 어떨지 생각해 보자.
(...)
낯선 환경과 문화 속으로 들어가 다른 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느끼는 한계는 제한된 경험 자료에서 비롯된 결과다. 자료를 늘려라. 삶 전체가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낯선 일에 도전해 보기 (320페이지 中)
=====

 

익숙한 곳에서만 생활하다가 낯선 곳을 경험해 보면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가장 흔한 예가 해외여행인데, 이런 한계선을 마주해보면 문득 더 넓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일곤 한다. 사람은 경험한 만큼 인지하고, 경험한 만큼 보인다. 

 

그래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의 경험 확장폭을 넓히면 신세계가 보인다. 나도 모르는 나의 모습, 내 안에 숨겨진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물론 앞선 선택지에 없던 또 다른 선택지를 발견하는 순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후루룩 읽다 보면 나의 생각과 행동 패턴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시도해 봐야 하는지, 또 나의 어떤 면을 되돌아봐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외부에서 찾던 수단과 목적을 내부로 끌어들여 내 안에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추구하는 이상과 가치는 무엇인지부터 찾게 된다.

 

어쩌면 진짜 내가 찾던 목적지로 가는 방법은 이미 내 안에 모두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단지 엉뚱한 곳을 헤매느라 정작 제대로 된 실천이나 실행을 하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돌고 있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하루에 하나씩, 가능하다면 하루에 두 세개씩도 좋다. <거인의 생각법>을 통해 나를 발견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기와 에너지를 얻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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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B 스파이 유리
박현숙 지음 / 좋은땅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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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에서 멋드러진 스파이의 모습을 볼때면 때때로 '내가 만약 스파이가 된다면?'이라는 짜릿한 상상을 하게 될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스파이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로, 현실적 배경위에 그린 스파이 유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남자들에 의해 나도 모르게 진행된 납치와 스파이 활동. 도망칠수도,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도 없다.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딱 하나! 그들이 원하는 대로 능력있는 스파이가 되는 것이다.

 

평범한 중학생이었던 그가 도대체 어떻게 소련 KGB 에 납치 되었고 여기서 스파이로 활동하게 되었는지, 또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두 눈 크게 뜨고 함께 만나보자.

 

이야기는 유리가 납치되기 전 중학생 시절부터 연도별로 순차적으로 진행되는데, 상황적 묘사가 굉장히 디테일하게 표현되어 있다. 마치 사건의 보고서를 읽는 느낌으로 마주하다보면 유리에게 특정 시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상세하게 확인이 가능하다.

 

대체 유리는 약 20여년 동안 KGB에서 어떤 일들을 겪은 것일까? 보통의 사람이라면 한번 경험하기도 어려운 일들을 수도 없이 겪으며 온갖 나라를 떠돌게 되는데, 이곳들 역시도 범상치 않다. 한국에서 납치되어 모스크바, 평양을 거쳐 다시 유럽, 그리고 다시 대한민국으로 돌아오기까지의 그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소설은 KGB 요원이 된 유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눈여겨 봐야 할 사항들이 몇가지 있다. 그 첫번째는 당시의 시대상을 그린 부분으로, 적나라한 세태와 사회 모습들을 통해 특히 부정부패가 만연했던 공산주의의 한계와 자본주의가 불러온 현실적 부작용의 밑바닥을 투명하게 다룬 부분이다.

 

두번째는 유리의 심리적 변화와 납치될 당시에 머물러 있는 정신적 상태다. 아직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시기에 난데없이 진행된 납치로 인해 벌어진 참극으로 유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서서히 성격적 변화와 심리적 수긍의 상태에 접어들게 되는데, 이로 인해 겉으로 볼때는 누구보다 인정받고 성공한 KGB요원처럼 보이지만 실상 마음은 늘 공허함과 쓸쓸함이 공존한다.

 

처음에는 이를 벗어나고자 시도하기도 하지만 이내 무기력함을 느끼고 현실에 수긍하고 적응해 나가는 양상을 보인다. 마치 외로이 떠있는 섬처럼 누군가에게 의지하거나 도움을 구하지 못하고,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없는 상태로 수십년을 보내면서 타인과 깊이 교감하고 사회성을 길러나가는 부분에서는 미숙한 면을 보인다.

 

재미로 시작한 로켓발사가 가져온 끔찍한 이야기 속으로 지금부터 들어가보자.

 

소설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정리되어 있던 주요 등장 인물을 살펴보면, 미리 몇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소년 유리가 KGB 요원이 되어 성장하는 데 관계를 맺었던 이들에 대한 간단한 요약본을 통해 관계를 미리 살펴보자.

 

■1968월 1월 겨울방학,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갈 유리른 학생과학 잡지를 보며 화약을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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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을 만들자면 흑색화약과 무연화약을 얼마나 만들어야 할까? 그런 파이프를 어디서 구할까? 잠을 잘 때도 생각했다.

12페이지 中
=====

 

■1968년 여름방학이 되자마자 어머니께 용돈을 타서 서울로 갔고, 화약 재료들을 많이 사 왔다. 그리고 항구에서 선박엔진을 수리하는 창근 아저씨 철공소에서 굵고 가벼운 로켓 몸체 파이프를 만들어 왔다.

 

중학생인 유리는 한참 호기심이 왕성하여 로켓을 만드는 것에 심취해 있었다. 잠을 자는 동안에도 생각할만큼 푹 빠져 있어 스스로 재료를 공수하러 서울에 다녀오고, 선박엔진을 수리하는 아저씨를 찾아가 로켓 몸체 파이프를 의뢰할만큼 적극적이고 탐구적인 아이였다.

 

■1968년 8월 하순, 유리가 로켓을 발사하려고 벼랑 위에 막 올라섰을 때 지난번의 푸에블로호 자리에 또 함정이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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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위에 돌을 괴어 로켓을 기대 세우고 그 함정 쪽으로 방향을 맞추었다.
(...)
도화선이 타는 냄새가 바람을 타고 코에 닿는 순간 「슈-슈-슝」 소리가 났고 로켓은 사라졌다. 로켓이 어디로 얼마나 날아갔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일단 대성공이었다. 신이 나서 날아갈 것 같은 기분으로 노래를 흥얼대며 집으로 돌아왔다.
(...)
발사 다음 날 유리는 혼자 마루에서 작은 책상을 놓고 공부하고 있었다. 그때 백인 남자 하나와 동양인 남자 하나가 마당에 들어섰다.
(...)
방학이 끝나갈 때라 방학숙제도 또 고등학교 입시공부도 해야 했다.

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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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들은 신문지를 펼쳐 놓고 햇빛에 말리던 화약과 발사장치의 전선과 배터리와 우산대 파이프를 살펴보며 사진을 찍었고 이내 북한식 악센트를 쓰는 동양인 남자가 말을 걸었다.

 

그들은 유리의 일거수일투족을 꼼꼼히 질문했고, 유리는 신나게 그들의 대답에 답했다. 이후 로켓을 유리가 직접 만들었고, 부모님이 집을 비우고 주말에만 오신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돌아갔다.

 

다음날 오전 어제의 그 두 사람이 다시 찾아오면서 그들은 직접 로켓발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요구한다. 유리는 이에 그들을 데리고 솔밭과 사구와 해변을 따라 바위벼랑까지 가서 어제의 그 절벽 위에 올라갔고 자랑스럽게 로켓을 쏜 경위에 대해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그들은 흔적을 살피고 메모를 하고 사진을 찍었고, 그렇게 내려와보니 고무보트 한 대가 끼워져 있었는데 그들은 유리에게 함선을 구경시켜 준다는 핑계로 이내 배로 유인한다.

 

함선에 다다르자 옆에 잘 보이지 않던 곳에 자리하고 있떤 잠수함을 먼저 구경시켜준다는 말로 유리를 잠수함으로 이끌었고, 거기서 그들에게 받은 음료와 빵을 먹은후 잠에 빠져든다. 그렇게 유리는 그들에게 납치당하며 스파이로써 길러지게 된다.

 

그렇게 외아들이었던 유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들의 누구인지도 모른채 끌려가게 되었고, 마을사람 누구에게도 목격되지 않는 집 동편의 소나무 숲 속 사구를 통해 해변으로 나가게 되면서 흔적도 없이 그렇게 마을에서 사라지게 된다.

 

진실을 확인해보자면, 사실 이때 유리가 발사한 로켓은 소련의 정보수집함의 브릿지 유리창을 뚫고 들어가 폭발하면서 합장과 통신장교가 중상을 당하게 되었고, 이로인해 임무를 중단하고 블라디보스톡 사령부기지로 급히 돌아가게 된다. 이로 인해 로켓을 발사한 유리를 납치 후 조사하게 된것이다.

 

이들은 북한 간첩들이 쉽게 침투하고 활동하도록 해안 지형과 주민 생활 모습과 군부대와 경찰의 해안경계근무실태를 수집하여 북한에 지원해 주던 임무를 수행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유리를 납치해 블라디보스톡만 속 깊숙이에 있는 소련 해군 태평양 함대사령부 기지에 도착해 그곳 지하 건물에 유리를 가두고 심문하면서 조사를 하게 된다.

 

■1968년 11월 중순, 지하조사실에서 두 달 반을 보내고, 소련 해군정보본부는 블라디보스톡의 유리사건 조사결과를 소련 KGB(국가보안위원회) 본부에 보고했고 KGB 의장 안드로포프는 해군정보본부에서 올라온 <중요사건 보고서>를 읽다가 보고서 끝 판단 의견에 흥미를 느끼고 KGB 공작요원으로 키울것을 지시한다.

 

=====
(...)
중학생의 순수한 장난으로 발생된 특이하고도 비중 있는 사건임.

27페이지 中
=====

 

■1968년 12월 8일 일요일 오후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하여 류반카 광장의 노란색 대형건물 뒤편에 있는 KGB 본부 지하조사실로 이송된다.

 

여기서 유리는 온갖 고문을 받게 되는데, 그들은 유리를 무자비하게 괴롭히며 재미있어 했다. 억센 큰 손발로 때리고 차고 밟고, 발을 묶어 거꾸로 매달기도 했고, 벌거벗긴 채 욕조의 물속에 머리를 집어넣거나 수건을 얼굴에 씌워 놓고 호스로 찬물을 틀어 숨을 못쉬게도 했다. 이를 통해 오한으로 떨다가 까무러치기도 했는데 공포감에 아픔을 느낄 여유도 없었다. 

 

그렇게 아침부터 밤까지 종일 그러다가 그 다음 날부터 두주일 동안은 아무일도 없이 지나갔는데, 12월 하순 다시 방문한 그들은 한국을 방문해 유리가 만들었던 로켓에 대한 조사 내용들을 다시 하나하나 대조하며 재차 조사를 하고 이후에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1969년 1월 초 주말부터 1월 중순까지는 소련식 크리스마스 연휴였는데 이번에는 군복이 아닌 두꺼운 코트와 털모자까지 새것으로 갖다주기도 했다.

 

■1969년 1월 중순 서서히 신변에 대한 자유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방문을 활짝 열어두라고 했고 책을 주며 공부를 시켰다. 몇명은 과일과 속옷을 갖다 주기로 했다.

 

아마 이때쯤이 조사를 마무리 짓고 혐의없음으로 결론내고서 본격적으로 KGB 공작요원으로 키우기 위한 시작단계에 돌입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어리둥절했고 무슨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몰랐던 듯 하다. 아무도 설명해주는 이 없었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받아들이고 따르는 수밖에는 별도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1969년 1월 20일 월요일 아침 한 요원이 유리를 지프에 태워 데리고 간 곳은 모스크마 도모제 도보 공항으로, 여기서 군수송기를 타고 베를린의 쇠네펠트 공항에 도착하게 된다. 여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브란덴부르크 주도 포츠담이었다. 포츠담 시내를 통과해 바벨스베르크 구역에 있는 KGB 7번 기지 지부는 KGB 동독본부였다.

 

이 곳 KGB 감옥안 독방에서 혼자 지내게 되면서 유리는 KGB 수사관들이 부를때마다 수시로 조사실을 드나들며 잔심부름과 몇가지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8월까지 일곱달을 지내면서 러시아어와 독일어, 영어를 배우게 된다. 

 

이곳에 있으면서 한때 탈출해 볼 궁리를 해보기도 하지만 이내 가짜신분증도 가방도 갈아입을 옷도 돈도 지도도 여권도 비행기표도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은 후 포기하게 된다.

 

■1969년 4월 1일 월요일 방문한 KGB요원은 유리를 믿을만한 학생으로 판단했다며 앞으로 성실히 공부와 운동을 잘하면 훌륭한 사람으로 키워줄것이라는 말을 남기며 앞으로 유리가 해야 할 일과도 정해준다. 매일 오전에는 청소하고, 낮에는 운동과 공부를 하고, 저녁에는 소각을 하고, 밤에는 공부를 하는 똑같은 일과를 보내며 지냈다.

 

■1969년 8월 25일 월요일 아침 우아즈 지프에 가방을 들고 다시 어딘가로 이동되는데 그곳은 KGB 감독에서 몇 백 미터 근처에 있는 KGB 하급요원과 군부대 장교들이 사용하는 독신자 숙소였다. 독신자숙소 1층의 구석방으로 복도 끝 구석에 있는 골방을 배정받고 바센카 중사를 통해 9월 1일 이곳 7번 기지근처에 있는 소련인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음을 통보받는다. 독일어와 러시아어, 영어와 운동으로 체력을 키워야 한다고 거듭 전해 듣는다.

 

완전 소련식으로 운영되는 슈콜라 씸 10학년에 입학하면서 그는 학교생활에 점차 적응하게 되었고, 학생들과도 점차 어울리게 되었다. 7번 기지 지부장 셰닌 장군의 아들 알버트와 7번 기지 관리국장 계오르기 주코프 준장의 아들 이반(그는 유독 유리를 좋아했고 감수성이 예민하여 문제가 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반에게는 한살 많은 누나 예레나(1년이 빠른 11학년이었지만 나이는 유리와 동갑) 학교합창반과 정교회에서 성가대를 하면서 특히 예레나와 이반과 친하게 지내게 된다.

 

학교를 다니면서 하루는 골방에 일찍이 찾아온 추위로 인해 난로를 피우고 자다가 가스중독으로 쓰러지는 일이 발생하는데 이때 맞은편 방에 사는 군의관 내과의사 드미트리 소령이 구해주게 되면서 친해지게 된다. 그는 유리보다도 나이가 열살넘게 많았지만 친구가 되어주었다.

 

■1971년 3월 짧은 봄방학이 끝나고 11학년의 마지막 학기 시작되었다. 집을 나온지 3년째이고 열아홉 살이었지만 의지할 곳도 앞날에 대한 희망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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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년째 진행되어 온 KGB의 <납치요원양성 장기프로그램>에 따라 자기도 모르게 본격적으로 KGB 요원 교육 훈련을 받아야 할 단계에 와있었다. 유리는 벌써부터 KGB 요원으로 키워지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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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5월 말 7번 기지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유리와 졸업생 모두가 소련의 대학입학자격시험 EGGE에 합격해있었다. 유리는 러시아어와 독일어는 문제가 없었고 학교성적도 괜찮았으며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었다. 운동을 많이해서 체격도 좋아져 있었다.

 

바센카를 통해 7월말에는 정식으로 KGB에 입대하게 된다는 내용을 듣게 되고 레닌 그라드(샹트 페테르부르크) KGB 학교로 가서 앞으로 2년간 기초과정교육을 받고나면 다시 이곳 7번 기지로 돌아오게 될것이라는 설명을 듣는다.

 

■1971년 7월 31일 토요일 보안서약서와 충성서약서를 작성한 유리는 <KGB입대식>을 하게 되고 이내 KGB 신분증도 받게 된다. KGB 소위 후보 예비요원 교육생이 된것이다. 이후 유리는 다음날인 8월 1일 레닌그라드의 오크다에 있는 초급요원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401 KGB학교>를 찾아 가게 되고 8월 2일 월요일 아침에는 입교식을 하게 된다.

 

이때 유리는 앞으로 KGB의 방침과 지시에 절대적으로 철저하고 충실하게 따르기로 혼자 다짐한다. 여기서 유리는 세상에 있는 모든 공작기술을 몸에 익히고 각종 이론과 정보분석 및 보고서작성법을 배우는 것은 물론 첩보수집 공작활동 기법과 특징, 소련 활동목표에 대해서도 공부하게 된다.

 

■1972년 12월 1일 70명 전원 중위 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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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의 긴장 속에서 고된 생활을 하느라 2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몰랐다. 고강도의 긴장속에서 고된 생활이었다. 거의 기계적으로 암기하며 회피와 기동행동을 반복함으로써 몸에 익숙해지게 만들고 체질화시키는 습득훈련의 하루하루였다.
(...)
그야말로 생사가 걸린 실전의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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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7월 27일 금요일 군사정보방첩과정 2년 교육을 마치며 수료하였고 표창도 받았다. 유리는 이제 소련 KGB 요원 중위였고 즉시 포츠담 7번 기지 KGB 지부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돌아온 후 첫 근무가 시작된 8월 한달은 7번 기지 KGB 군사정보방첩국 사무실에서 과거의 기록들을 읽어나가며 업무들을 파악하고 잡일들을 도맡아서 했다.

 

한달만인 8월말 또 교육에 입교하라는 명령을 받게 되는데, 포츠담 대학교 국제학부의 2학년에 위탁교육생으로 들어가 3년 동안 국제관계학을 공부하는 것이었다. 교육을 마치고 돌아온지 한달만에 또 대학교에 정식과정으로 입학하게 되자 사무실에서는 모두가 의아해하며 질시하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1973년 9월 3일 월요일부터 매일 유리는 수업시간에 맞춰 대학교 국제학부 캠퍼스까지 걸어서 왕복했다. 이때 이반은 포츠담 대학교 역사학과의 3학년이었는데, 유리와 다시 만나게 되면서 자주 주말이면 어울려 지내게 된다.

 

■1973년 11월 7일 가을방학 막바지 이반을 만나러 그의 집을 방문하지만 예레나 외에는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게 된다. 돌아가려는 유리를 집으로 들인 예레나와 유리는 서로 사랑을 나누게 되고 이로써 남모르는 연인사이가 된다.  

 

■1974년 8월 5일 월요일 예레나는 <차이콥스키 기념 국립 모스크바 음악원>으로 진학이 결정되어 있어 모스크바로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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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레나가 떠나자 유리는 정신도 영혼도 마음도 모두 잃었다. 세상은 암흑이었다. 유리는 지옥 속에 빠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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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유리는 정신적으로 많이 피폐해져 있었던것 같다. 오랫동안 짝사랑 하고 있던 예레나와 마침내 연인이 되었음에도 숨기며 사랑을 나누어야 했고, 자신의 처지가 좋지 않아 끝끝내 다시 떠내보내야 하는 사랑이 아쉽고 또 아쉬웠으리라.

 

■1976년 6월 중순 포츠담 대학교에서 연구주제논문이 통과되어 졸업하게 되고, 7월 1일부로 대위로 진급되면서 군사정보방첩국 사무실로 복귀하게 된다.

 

이곳에서의 활동은 유리에게 있어 공산주의자의 한계를  실감하게 하는데 이에 대해 서술한 장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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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기강해이 사건들이 동독주둔군에서 뿐만 아니라 소련군과 소련사회 전체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소련의 전반적 문제였다. KGB에서도 군에서도 외기의식이 있었다.
(...)
자구적 노력으로 이 상황을 변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럼에도 단속 강화만을 강요하며 되풀이하고 있었다. 비판의식과 이성과 양심이, 자율성과 창발성이 마비된 공산주의 일단 독재체제 아래서의 한계였다. 진실을 감추고 거짓과 허위를 선전선동하며 지탱시켜 온 생명력을 잃는 체제의 말기적 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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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7월 1일 소령으로 진급하게 되면서 제르진스키 고급학교 해외공작 전문과정에 1년간 입교 명령을 받게 된다. 이곳은 모스크바 미추린스키 프로스펙뜨에 있는 KGB 최고의 전문학교로, 추후 이것이 게오르기 쥬코프 장군이 도와준 것임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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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는 KGB 아카데미교육생 생활이 너무 재미있었고 교육내용이 좋았다. 특히 언론과 무역은 흥미진진해서 앞으로 적극 활동해 보고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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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8월 19일 모스크바로 향하게 되고, 마침내 2년만에 예레나와 재회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알버트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 충격에 교통사고를 당한 그가 병원에서 우연히 과거 포츠담의 KGB 7번 기지 숙소방 앞에서 지냈던 드미트리를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리고 뜻밖에 미모의 동양여성 서혜령을 만나게 되는데, 북조선 사람으로 같은 병원에 입원한 환자였다. 그녀는 유리를 보자마자 동향사람이라며 반가워했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일주일 동안 따라다니며 유리의 곁을 맴돈다.

 

■1978년 12월 31일 일요일 방학 겸 정교회 크리스마스연휴 시작일에 텅빈 학교숙소에서 교육생 로라의 제안으로 함께 서커스를 보러 간다. 서커스를 보고 나오는 길 우연히 서혜령과 언니 서미령을 마주치게 되면서 식사 대접을 받게 되고, 이것이 계속 이어지면서 서혜령의 집에서 술자리를 가지게 된다.그리고 눈보라로 인해 하룻밤을 신세지게 된다.

 

새벽일찍 떠나는 서미령과 그녀를 배웅하며 함께 로라가 집을 나서자 이후 서혜령은 본색을 드러내며 4일동안 유리를 가두고 강제로 자신의 쾌락을 욕망을 풀게 된다. 그렇게 강제 감금과 성적도구로 지내다 서미령이 방문하면서 겨우 풀려 나게 된다.

 

■1979년 2월 유리와 로라가 한조로 편성되면서 함께 활동하게 되는데, 이들의 성과는 최우수 감청공작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2월 한달동안 감청 장비를 비밀리에 은닉 설치하는데 성공했을뿐만 아니라 또 설치된 감청장비들의 수신감도도 매우 좋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의 실습활동의 실습지도관은 수십년간 영국에서 비밀활동을 하다가 은퇴한 신화적인 공작관 폐바르쉰이 맡게 되면서 더욱 더 힘을 받게 된다.

 

이곳에서의 활동을 최고로 마무리 짓고 이후 유리는 타스통신사에 입사하여 흑색요원으로 장기활동하라는 새로운 임무를 받게 된다.

 

■1979년 10월 1일 월요일 모스크바의 타스통신 본사에 기자로 입사했고 수습기자가 된다. 그리고 소령으로 진급하게 된다. 여기서 조선민주주의 인문공화국 평양 특파원으로 인사명령을 받게 된다.

 

■1979년 12월 12일 수요일 평양으로 출발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감시 때문에 그는 한정적인 공간에서 매번 동일한 패턴으로 생활하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여러 기회를 엿본다. 최현장군을 만나 도움을 받기도 하고, 현무광(외국요원 감시 및 반탐국의 챔이지도원)을 통해 중요한 정보를 얻기도 한다.

 

덕분에 북한내부의 깊숙하고 은밀한 통신선을 감청할 수 있게 되면서 KGB로부터는 더욱 더 인정을 받게 된다. KGB 본부에서는 이에 대해 격찬을 하며 역사적 성과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1981년 1월 1일부로 소령에서 중령으로 특진하게 된다.

 

좋은일만 있었던 것 아니다. 김정일의 특이한 사정을 알게 되면서 아찔한 상황도 연출되는데, 이는 직접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바란다.

 

■1984년 12월 하순 평양에 유리의 후임자가 파견되면서 평양에서 만 5년을 근무후 다시 모스크바로 복귀하게 된다.

 

■1985년 1월 8일 KGB의 명령으로 타스통신사에 사표제출 후 퇴직한다.

 

■1985년 1월 25일 벨기에 안트베르펜으로 무역실습수슬 파견근무 명받아 다이아몬드 무역실무 익히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1985년 1월 28일 월요일 모스크바를 출발해 안트베르펜으로 떠난다. 이때 스위스 국적의 정식여권 발부받게 된다. 이곳에서 지내며 업체들과 호의적 관계를 조성하여 최고 혜택대우를 보장받아 놓는 것이 해야 할 임무였다. 유리는 벨기에에 대해 처음으로 느끼는 자유로운 서방세계였다고 말한다.

 

■1985년 10월 29일 서울로 파견근무를 명받는다.

 

■1986년 1월1일부로 대령으로 승진된다.

 

한국에 들어가 정착하여 안트베르펜 가공 다이아몬드, 스위스 고급시계, 보드카 등을 수입 판매하는 업체를 설립하라는 명을 받는다. 앞서 교육받은 안트베르펜의 업체들을 통해 전체 아시아 지역에서 제품 공급, 가격, 대금 결제기간 등에서 최고의 우대를 해준다는 약속을 다짐받는다.

 

■1985년 12월 12일 목요일 스위스 여권을 가지고 김포국제공항으로 입국한다. 납치된 후 18년 만에 돌아온 대한민국은 그전에 봤던 모습이 아닌 낯선곳이었다

 

■1986년 2월 중순 세종대로의 빌딩에 점포를 정하고 유한회사 <안트베르펜>을 만든다. 그리고 수입무역을 담당할 직원 우경희와 고객접대와 안전경비를 담당할 직원 강용기를 채용한다. 유리는 이곳에서도 조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낸다.

 

■1986년 6월 로라 안트베르펜에 동업자로 파견된다. 여기서 다양한 직업을 가진 고위공무직 및 돈 많은 사모님 등을 만나면서 많은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이들을 통해 연줄을 만들 생각으로 술과 밥을 대접하고, 화젯거리를 나눌 장소도 제공한다.

 

유리는 이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들으며 대한민국에 대한 느낌을 다음과 같이 전하는데, 속에 담긴 다른 의미를 파악하기 보다는 그들이 전하는 그저 겉핥기 식의 이야기를 그대로 믿는듯해 보였다. 이때가 전두환 군사독재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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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대한민국에서는 소련의 KGB에 비교한다면 형사법절차가 잘 지켜지는 구나! 어디에서든 기관에 대한 협조자들이 생겨서 도와주게 마련이구나! 소련에서는 법도 절차도 없이 무조건 잔인한 고문으로 시작해서 죽게 만들거나 불구로 끝을 낼 뿐인데 한국은 인권이 보호되는구나! 유리는 놀라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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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2월 구정이 다가오자 고향에 가보기로 결심하고 직접 방문한다. 그러나 막상 도착한 그 곳에서 가난했던 고향을 사라졌고, 원자력 발전소가 세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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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은 어디쯤이었는지 묘지는 어디였는지 흔적도 표시도 없었다. 마을 입구 팽나무도 유리네 집도 이웃마을도 수십리나 길고 하얗게 눈부시던 해변도 모래에 누워 지평선까지 펼쳐 있었던 해송숲도 없었다. 그 자리가 어디쯤인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높고 거친 벼랑이 기운차게 바다 위로 휘돌며 만든 항구만이 한쪽에 그대로 있었다.

34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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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접기에는 아쉬워 부모님 생사라고 알고 싶은 마음에 유리는 여러 방법을 강구해 현재 부모님이 살고 계신 주소지를 마침내 찾게 된다. 그곳은 미국 북버지니아 패어팩스카운티 아난데일이었다.

 

유리는 계속해서 여러 정계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통해 대한민국 깊숙이 숨겨져 있는 여러 이야기를 듣는다. 여기에는 적나라한 대한민국에 대한 현실을 서술한 장면도 포함되어 있는데,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그런 대한민국 실태에 대한 현실감 있는 고발이라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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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에 한이 맺혀서... 자기를 희생시켜서라도 배고픈 집안을 돕고 동생을 공부시키겠다고 온몸을 던지는 것입니다.
(...)
그런데 대학을 졸업하고 돈벌이가 잘 되면, 고시를 합격해서 부잣집에 장가들면, 출세를 하면, 농토가 수용되는 큰 보상액이 걸리면 어느새 집안에는 갈등이 생깁니다.

큰돈이 눈앞에 있으면 순수하던 영혼도 양심도 인정도 황폐해지고 탐욕의 광기에 빠집니다.
(...)
모두가 돈 원리주의자 극단주의자가 되고 돈을 위한 순교자가 되는 것 같습니다.
(...)
이제는 새치기와 낙하산, 탈법과 특혜와 차단 장벽이 능력, 미덕, 정상으로 돼 가고 있습니다.

376~37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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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소련의 상황으로 돌아가보면, 매우 어지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었다.

 

■1982년 11월 10일 소련 공산당서기장이 사망하고 상황이 어지러워지기 시작한다.

 

■1980년대 말 동유럽 공산주의국가들에서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소비에트연방 국가들도 독립을 요구하면서 상황에 맞춘 소련헌법이 개정된다. 소련은 반란이 일어나고 계속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하는데, 쿠데타가 일어났으나 실패로 끝나면서 8월 29일 소련공산당이 해체되게 된다.

 

이로인해 쿠데타에 앞장섰던 <소련국가보안위원회 KGB>를 손보게 되면서 1997년 10월 11일 크렘린의 과도통치기구인 <국가평의회>는 KGB 해체를 결정하게 된다.

 

■1991년 12월 3일 KGB는 최종적으로 완전 해체된다.

 

■1991년 12월 11일 KGB의 해체 관련 소식을 접한 유리는 로라와 상의해 안트베르펜을 폐업 신고한다. 그렇게 소련 연방은 붕괴되어 14개의 독립국가로 분리되어 버린다.

 

이로인해 살길이 막막해진 이 둘은 고심끝에 유리는 한국에 남기로 하고, 로라는 다시 모스크바로 가기로 결정한다. 한국과 시차도 있고 KGB나 소련의 소식을 바로 접하기 어렵다고 느낀 로라는 모스크바에 가면 방법이 있을것이라며 사랑을 내려놓고 각자 살길을 찾아 나선다.

 

이때 소련의 상황은 이들이 생각한 것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었는데, 국가평의회는 KGB를 최종 해체한후 1991년 12월 18일 다시 4개의 기구로 분리해서 되살리기로 확정한것이다. 이것을 유리와 로라는 뒤늦게 알게된다.

 

그녀를 김포공항에서 보내고 돌아나오는길에 유리는 한 여성을 만나게 되는데, 그녀의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유리는 다시금 공작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이십여 년 후에 유리는 이스탄불에 도착해 있었다.

 

 


대략적인 사건 경위서처럼 날짜별로 정리해 보았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건 고문 후 유리는 적극적이고 탐구적이었던 성격이 순종적이고 이끌려가는 수동적 형태로 변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로켓 만들기에 심취해 있던 호기심 많던 소년은 어느새 주위를 살피며 자신이 설곳을 찾아 성실하게 임하는 청년이 되어 있었다.

 

특이했던건 어느 누구의 연줄이나 깊은 관계성을 맺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승진과 고등교육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것은 촘촘하게 기록된 날짜와 승급된 이력들을 통해서 확인되는데, 이외에도 서술된 주변인들의 반응에서도 얼마나 특혜를 받고 있는것인지 짐작이 가능하다.

 

그 못지 않게 유리는 실패가 단 한번도 없을만큼 운도 굉장히 좋았다. 또 노력하는 그 이상의 성과를 통해 KGB의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전대미문의 결과라고 칭할만큼 독보적인 결과를 내는것은 물론 이로인해 자주, 빠르게 교육을 받고 나라를 이동하는 등의 상황이 계속 벌어진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최초 보고서를 통해 KGB 요원으로 키워보자는 말을 전했던 KGB 의장 안드로포프의 입김이 계속 작용했던 것일까? 아니면 중간에 한번 도움을 주었던 이반과 예레나의 아버지 게오르기 쥬코프 장군의 힘이었을까?

 

이런 공산주의 국가에서 과연 아무런 연줄도 없이 이국의 땅에서 온 낯선 아이를 이렇게 끝도 없이 승진과 교육을 시켜줄 수 있었을까?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본다. 그 나라의 현지인들조차 이토록 좋은 교육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기 쉽지 않은데 그에 비해 유리는 혈혈단신으로 많은 것을 이루어내며 KGB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은 끝까지 언급되지만, 끝끝내 유리는 그들을 찾아나서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 한줄을 통해 그는 끝까지 KGB에 충성하며 꽤 오랫동안 몸담았음도 알 수 있다. 어쩌면 유리는 KGB의 생활이 잘 맞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을 통해 받는 교육, 일상, 숨돌릴틈 없이 돌아가는 일정들은 그가 공허함이나 쓸쓸함에 빠질 겨를을 주지 않는다.

 

마치 어딘가에서 그를 지켜보고 있는 듯 필요한 시기 적절하게 사랑도 나누게 해주고, 장소도 이동시키면서 유리가 한 순간도 딴 마음을 품지 않도록 새로운 자극을 지속시킨다. 그렇게 유리는 언젠가 마음먹은대로 KGB에 종속되어 그들에게 충성하는 삶을 이어나간다.

 

겉모습은 이토록 온갖 성실함과 성과로 무장한 유리지만, 막상 그의 속내를 가만히 살펴보면 사실 끈달린 인형같다는 생각도 든다. 마음속은 그 어린시절 중학생의 마음을 여전히 가지고 있어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당연히 갖게 되는 사회성이나 가치관을 습득한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저 타인이 말하면 말하는대로, 투명하게 그대로 받아들이는 형태를 취한다. 어떤 거부나 반항도 없다. 사랑을 나눌때도 수동적인 형태를 취하게 되는데, 만날때도 헤어질때도 모두 마찬가지다. 아마도 오랫동안 KGB로부터 학습되어온 명령과 이행으로 인해 어쩌면 그렇게 굳어진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KGB가 해체된다는 소식에 그 많은 교육을 받고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독립적으로 살아보겠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던 유리의 모습은 그래서 더 의존도 높은 아이를 연상케 한다. 로켓 하나로 인생이 바뀐 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그 옛날의 모습을 잃어버린것 같아 씁쓸함이 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유리가 KGB를 벗어나 미국에 계신 부모님을 만나고 다시금 사랑을 듬뿍 받으며 정신적으로 멈춰있던 중학생 아이에서 어엿한 성인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스파이의 세계는 어떨까 궁금했던 이들에게 어쩌면 이 책은 모험을 하는 기분으로 다가갈지도 모르겠다. 유리가 받는 교육, 기술, 나라별 동향이나 세태를 살피고, 그가 받고 실행하는 임무 등이 마치 함께 하는 듯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실제 경험하기 어려운 평양의 생활이라던가, KGB의 모습들은 영화에서나 볼법한 모습들이라 더 그러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초반에 유리는 완전히 KGB에 적응하기전 이렇게 말한다. 돌아가면 부모님 말씀 잘듣고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이다.

 

어쩌면 가상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에 더 최선을 다하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 현재의 우리의 삶에 더 충실해보자. 그렇게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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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생각 버리기 연습 - 나쁜 심리 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아 심리학
스즈키 도시아키 지음, 양필성 옮김 / 클랩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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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싫은 일투성이다'라고 생각하든 '이 세상은 좋은 일로 가득하다'라고 생각하든, 그 사람에게는 그것이 진실이다. 요컨대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살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생각의 90%는 쓸데 없는 걱정이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것이다. 문득 문득 떠오르는 생각과 염려, 사람들과의 관계, 일, 불현듯 드는 불안감 등 우리는 무수히 많은 생각과 관념에 사로잡혀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벗어나고 싶지만 쉽지 않고, 어딜가나 따라다니는 이 생각들은 대체 어디에서 기인하며 어떻게 떨쳐버릴 수 있을까?

 

이것에 대한 해답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 이 책의 저자는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에서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주입되고 학습되어 굳어진 '고정관념'은 무의식중에 자리잡아 이내 곧 살아가기 위해, 나의 욕구 충족을 위해 계속해서 자아를 지배해 나가기 시작하며, 이것은 곧 나의 생각과 관념을 집어삼켜 걱정과 고민을 낳으며 무한히 반복되는 사슬에 갇히게 만든다.

 

이는 곧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도 생각과 관념을 투영하여 부정적 시각을 가지게 만들고, 틀에 갇혀 진짜 원하는 삶을 향해 나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방해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저자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그 원인이 되는 원리와 발생과정, 그리고 해결책까지 꼼꼼히 기록하여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무의식 속에 차곡차곡 쌓인 나쁜 심리 습관인 '고정관념'의 특성을 통해 어떻게 원하는 삶과 인생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지, 또 가벼운 삶을 살 수 있는지 지금부터 하나하나 발가벗겨 볼 예정이다.

 

읽으면서 생각치 못한 많은 행동과 태도 속에 참 많은 고정관념이 숨어있었구나 느끼는 동시에 인생은 정말 마음먹기 달렸구나 라는 것도 다시 한번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더불어 모든것은 내 안에 있으며 이것을 내가 '인지' 하는 순간 행복으로 가는 고속열차에 탑승하는 것임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를 계기로 내 마음의 상태는 어떤지, 나는 어떤 고정관념을 지니고 있는지, 또 어떤것에 영향을 받고 평소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그리고 이런 고정관념을 타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제대로 방법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만약 지금의 상황이 불만족스러워 '나를 바꾸고 싶다', '성격을 바꾸고 싶다', '인생의 흐름을 바꾸고 싶다'라고 생각각을 하고 있다면 이 책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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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원리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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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각본을 쓴다. 그리고 그 각본대로 살아간다. 우울함과 불행으로 가득한 각본을 쓴 사람은 안타깝게도 그런 인생을 살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인생 각본'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인생 각본이란 교류분석 이론으로 유명한 정신과 의사 에릭 번이 제창한 심리적 프로그램을 말하는데, 심층 심리에서 무의식적으로 각본이 쓰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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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신에 대해 어떤 생각이나 신념을 갖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그에 맞는 행동을 하게 되며, 결국 그 신념은 현실이 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자기성취적 예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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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각본은 주로 7~8세의 유년기에 만들어지는데, 부모의 훈육이나 주변의 평가, 그밖에 학교 교육 등을 통해서다. 

 

특히 이들 중에 금지령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사람은 부정적인 인생 각본을 갖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 금지령이란 문자 그대로 '~하면 안 된다'라는 명령을 말한다. 이외에 말로 하지 않는 금지령도 해당되는데 이를테면 부모의 태도나 표정, 몸짓 등에서 전해지는 '안돼' 라는 메세지도 금지령에 속한다. 이런 부모의 행동이나 태도, 몸짓, 말투, 명령어 등으로 인해 생존 본능으로 아이는 스스로 자기 행동을 제한하면서 금지령을 내리게 된다.

 

어릴 때 생긴 고정관념은 어른이 되어서도 쉽게 없어지지 않는데, 그 결과 예컨데 '가까이 오지 마'라는 금지령을 받은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사람들과 소통하는 능력이 미숙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외톨이 인생을 살게 된다.

 

※참고로 이러한 금지령은 모든 아이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아이가 받아들이는 양상에 따라 다양하다는 점은 숙지할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 금지령에 따라 어떤 영향을 주고 받는지, 또 이것이 어떤 고정관념을 만들어 내는지 미국 의학박사이자 국제교류분석협회 회장을 역임한 로버트 굴딩과 부인 메리 굴딩이 분류한 열세가지 금지령을 통해 살펴보자. 이를 통해 자신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생각하며 살펴보면 조금 더 도움이 될것이다.

 

1. 아무것도 하지마
이 금지령을 품고 있는 아이는 순종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통제하며, 그 결과 어른이 되어서도 적극성이 부족하고 자기 의견보다 타인의 의견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경우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이 배어 있지 않아 누군가의 지시 없이는 무엇을 해야할지 모른다.

 

2. 네가 아니어야 했어
자신의 성별이나 정체성을 부정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갖기 쉬운 금지령으로, 이 금지령을 품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성에 자신감을 갖지 못한다. 또 자존감이 낮기 때문에 주위의 평가나 대외적인 평판에 행동이 좌우되기 쉽다.



3. 어린애처럼 굴지 마
이 금지령을 품고 있는 사람은 일찍부터 자립을 강요당해 어린 시절을 아이답게 구김살 없이 보내지 못하고 고지식한 사람이 되기 쉽다. '내가 해야 해!'라는 책임감이 너무 강해서 그것이 삶의 족쇄가 돼버린 경우다.

 

4. 성장하지 마
'계속 어린아이로 있으려면 아무것도 못 하는 게 낫다'라고 생각하여 이른바 '마마보이'가 여기에 해당된다.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가 자녀 대신 배우자를 찾거나 당사자들 없이 부모끼리만 맞선을 봐서 결혼 상대를 결정하는 사례도 이에 해당한다.

 

5. 느끼지 마
감정을 억누르는 게 버릇이 되어 매사에 무관심하고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 울거나 화를 내는 일이 없는 사람, 목소리에 억양이 없고 표정이 단조로운 사람은 이 금지령의 영향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6. 생각하지 마
늘 신경질적으로 말하거나 짜증을 내는 부모 밑에서 자라면 이런 금지령이 생기기 쉽다. 이 금지령은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하게 한다. 점이나 미신 등을 맹목적으로 믿는 사람도 이 금지령에 지배당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7. 가까이 오지 마
이 금지령을 품고 있으면 부모와 대화를 나누거나 자신의 기분을 부모에게 쉽게 말하지 못하며 자신의 생활이나 속마음을 주변에 털어놓지 못한다. 혼자서 해결하려 하는 사람,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어도 '내가 참으면 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금지령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8. 성공하지 마
부모가 성공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실패에만 관심을 보이면 아이는 '성공해선 안 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이유없이 망하기를 반복하는 사람은 이 금지령에 묶여 있을지도 모른다.



9. 원하는 것을 말하는 안 돼
이 금지령을 품고 있는 사람은 욕구를 솔직하게 말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행운을 남에게 양보하거나 스스로 행복을 깨뜨리는 행동을 한다. 자신도 그 사람을 좋아하지만 감정을 억누른 채 친구를 응원하는 사람도 여기 속한다.

 

10. 건강하면 안돼
이 금지령을 품고 있는 사람은 병이나 부상으로 동정을 사려고 하거나 돌발 행동 또는 우스꽝스러운 말로 주위의 이목을 끌려고 한다. 또 폭식과 폭음을 반복하거나 건강검진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도 생활 습관을 고치지 못하는 사람 역시 여기 속한다.

 

11. 중요한 사람이 돼선 안돼

항상 눈에 띄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책임지는 것을 싫어한다. 지극히 수수한 옷을 좋아하거나 말수가 적고 작은 목소리로 소곤소곤 말하는 사람은 이 금지령 탓일지도 모른다. 리더가 되면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중요한 사람이 돼선 안돼'라며 스스로 제동을 걸기 때문에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12. 소속돼선 안 돼
직장이나 자신이 속한 그룹에 녹아들지 못하고 혼자 행동하는 일이 많다. 동아리 MT나 회사 워크숍 등을 가서도 혼자서 행동하는 사람, 회식이나 미팅을 제의받아도 항상 거절하는 사람이 그 이 금지령에 사로잡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

 

13. 존재하지 마
가장 괴로운 금지령으로, 어렸을 때 학대를 받았거나 부모에게 불행의 원인을 지목받은 아이는 이 금지령을 가슴에 새기게 된다. 그래서 '나는 존재해서는 안돼'라는 고정관념 탓에 자기 몸과 목숨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게 된다. 술이나 약물 등에 의존하는 사람은 이 금지령의 영향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

 

 


앞서 열거한 금지령에 따라 세상을 보는 네 가지 방식이 만들어지는데 이를 '태도'라고 부른다. 인생의 바탕에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으냐에 따라 어른이 된 뒤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이 달라지므로 이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1. 나도 OK, 너도 OK
자신과 타인을 모두 긍정하는 태도로 이런 태도를 가진 사람 중에는 행복한 인생 각본을 가지고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인격자 또는 존경할 수 있는 리더 유형으로 아량이 넓고 다른 사람의 기분에 솔직하게 공감할 줄 알며 타인도 존중한다. 또한 언제나 긍정적이며 자신감에 차있다. "다 함께 열심히 합시다!", "다들 잘했어"와 같은 말을 자주 한다. 

 

2. 나는 NO, 너는 OK
자신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만 타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태도로, 어려서 부모의 과도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경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자존감이 낮고 매사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경향이 있으며 자신을 낮추기 쉽다. 그래서 이 경우 타인의 지배를 허용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기도 해서 불합리한 요구를 묵묵히 따르는 사람은 어쩌면 이 태도가 몸에 뱄기 때문이다.

 

3. 나는 OK, 너는 NG
자신은 긍정하지만 타인은 부정하는 태도로, 유아기에 부모에게 과보호를 받으면서 꾸중 한번 없이 자란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며, 타인을 지배하려 하고, 의심이 많다. 힘으로 통제하려는 폭군 유형이다. 그래서 타인의 성공을 용납하지 못하고 성공한 사람의 흉을 보거나 약자를 괴롭히며 울분을 풀려고 한다.

 

4. 나도 NG, 너도 NG
가장 문제가 있는 태도 유형으로, 자기 껍데기에 틀어박혀 모든 인간관계를 부정하고 스스로 상처를 입힌다. 그래서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이 극단으로 치닫게 된다. 이 유형에는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가 있는가 하면, 사이비 종교의 신도처럼 타인을 전적으로 믿고 의존하는 사람도 있다.

 

유년기에 생긴 금지령에 따라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이처럼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결정되므로 다음 세대를 대하고 가르치는 방식에 있어 좀 더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앞서 아이는 금지령과 마찬가지로 부모의 언행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했는데, 심리학자 태비 칼러는 이를 '드라이버'라고 불렀다. 즉, 아이를 행동으로 몰고 가는 메세지를 말한다.

 

드라이버에는 다음 다섯가지 유형이 있다.

 

■완전해져라.
■기쁘게 해라.
■노력해라.
■강해져라.
■서둘러라.

 

이는 부모가 이런 메세지를 직접 전한 게 아니라는 점에서 금지령과 차이가 있다. 이 다섯가지 드라이버는 우리 삶에 어느 정도 필요한 요소지만, 때로 너무 강하게 지배당하면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그럼 이제 다섯 가지 드라이버 유형을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면밀히 살펴보자. 여기에는 다음 네가지 체크포인트를 기준으로 살펴보려 한다. 

 

<네가지 체크포인트>
①자주 쓰는 말이나 말투
②몸짓
③자세
④표정

 

1. '완전해져라' 드라이버를 가진 사람

 

①자주 쓰는 말이나 말투
말을 할 때 숫자를 자주 사용한다. 정확함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는 것을 중시하기 때문에 어린아이 같은 말투나 편안한 말투, 거친 어조는 사용하지 않는다. 정중하고 빈틈이 없는 말투다. 그런데 지나치면 무례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②몸짓
모두에게 모이도록 일부러 손가락을 접으며 수를 세는 사람으로, 생각할때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 마치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손으로 턱을 괴거나 양 손가락을 맞대는 포즈를 취하는 사람이 이에 속한다. 

 

③자세
자세가 좋고 등을 곧게 펴고 있는 사람이 많다.

 

④표정
입꼬리가 다소 긴장되어 있으며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사람이 많다. 또 이야기 할때 시선이 앞이 아니라 위를 향하는 경향이 있다.

 

2. '기쁘게 해라' 드라이버를 가진 사람

 

①자주 쓰는 말이나 말투
칭찬이나 감사의 말을 자주 사용하며, 상대의 의견을 묻는 형식의 말투를 사용한다. 단정적인 말투는 피하며 항상 상대방의 반응을 확인하며 대화를 한다.



②몸짓
상대방의 말을 들을 때 "응, 응"하며 고개를 자주 끄덕이며 양손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경우가 많다. 눈을 치켜 뜨거나 올려다보는 식으로 상대의 기분을 살피는 표정을 자주 짓는것도 특징이다.

 

③자세
대화를 할때 몸을 앞으로 내미는 사람이 많다.

 

④표정
항상 입꼬리를 올리고 있어서 언뜻 보면 웃는 얼굴처럼 보이지만,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3. '노력해라' 드라이버를 가진 사람

 

①자주 쓰는 말이나 말투
내용을 제대로 확인해보지도 않고 경솔하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으로 깊이 생각해 보지 않고 '이건 어려워'라고 말하는 사람도 이에 속한다. 작은 일에도 '힘들어 죽겠어'라고 어필하면서 자기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색을 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②몸짓
시력이 나쁘지도 않으면서 눈을 가늘게 뜨고 사물을 본다. 귀에 손을 모으고 이야기를 듣기도 하며 과장되게 한숨을 쉬거나 책상에 털썩 엎드리는 등의 몸짓으로 '열심히 했다', '드디어 끝났다'라는 점을 암시하는 특징을 지닌다.

 

③자세
'열심히 한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자기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내미는 사람이 많다.

 

④표정
미간을 찌푸리거나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짓는 경향이 있다.

 

4. '강해져라' 드라이버를 가진 사람

 

①자주 쓰는 말이나 말투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을 다른 존재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으며, 낮은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하는 사람이 많다.

 

②몸짓
차분하게 행동하며 눈에 띄는 몸짓을 하지 않는다. 몸짓을 억제함으로써 자신의 약점을 숨기고 강인함을 강조하려 한다.

 

③자세
사람을 내려다보는 듯한 자세나 팔짱을 끼는 등 강한 모습을 어필하는 자세를 많이 하는 편이다.

 

④표정
표정에도 변화가 적다.

 

5. '서둘러라' 드라이버를 가진 사람

 

①자주 쓰는 말이나 말투
자신이나 주위 사람들을 재촉하는 말을 많이 하며 말도 빠르다. 그리고 일단 말을 시작하면 자기 말만 계속한다.

 

②몸짓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기도 하고 발끝으로 바닥을 두드리거나 다리를 떠는 전형적인 몸짓을 보인다. 이야기 할때 수시로 시계를 들여다보기도 한다.

 

③자세
가만히 있지 못하고 수시로 자세를 바꾸며 바쁘게 움직인다.

 

④표정
시선을 고정하지 못하고 두리번거린다.

 

이처럼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중에 나타나는 이러한 습관은 사람들의 인생을 조종한다. 여태까지 나열한 것들을 바탕으로 인생을 큰 그림으로 보면, 유년기에 부모의 말이나 태도를 통해 아이는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고 그것이 인생 각본이 되어 간다. 

 

또 이를 통해 삶에 대한 태도를 구축하고 계속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거나 보상을 받기 위해 어떤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인생 게임'이라고 부르는데 무의식적으로 자기 삶을 완성하기 위해 게임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애정이나 돈, 행복감 같은 보상을 얻기 위해 날마다 행동을 이어간다. 그리고 자신의 태도를 확인할 때마다 인생 각본은 점점 강화되는데 이는 자신의 세계관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작업이다.


인생 각본을 진행시키기 위한 게임에는 공식이 있는데 전개 과정은 다음과 같다.

 

미끼 + 약점 → 반응 → 역할 교대 → 혼란 → 보상

 

①미끼
미끼는 말 이외에 전해지는 '숨은 메세지'를 말한다.

 

※숨은 메세지란 입으로 뱉은 말 뒤에 감춰진 진짜 메시지를 말한다.

 

②약점
상대가 던진 미끼를 자기도 모르게 물어버리는 충동과 그 원인을 의미한다. 충동의 원인은 콤플렉스, 식욕이나 성욕 등의 욕구, 고민이나 과도한 자신감 등 다양하다.

 

③반응
미끼와 약점이 잘 맞아떨어져서 게임에 휘말린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반응'하게 된다.

 

④역할 고대
게임을 시작한 쪽과 휘말린 쪽의 처지가 바뀌는 것을 의미하며 공사가 뒤바뀌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것을 말한다.

 

⑤혼란
예상(기대)이 빗나가며 갑자기 역할이 교대되자 혼란해지는 것을 말한다.

 

⑥보상
게임을 시작한 플레이어가 최종적으로 얻고 싶어하는 감정이나 스트로크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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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을 가지게 되는 이유와 영향을 미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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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은 고정관념을 가지는 걸까? 고정관념이 뇌의 부담을 줄여주므로 편하게 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은 보다 효율적으로 살기 위해 불필요한 생각을 하지 않도록 고정관념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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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정보를 모아서 질서를 만들어냄으로써 불완전한 데이터에서 완전한 의미를 읽어내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그 과정은 마음의 필터를 통해 진행된다. 자신에게 편리한 질서를 만들어냄으로써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완전한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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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편하게 살기 위해 고정관념으로 이루어진 사람에 대한 근거는 다음 세가지 재료로 설명할 수 있는데, 첫째 과학적/객관적 데이터, 둘째 지위나 직함, 셋째 상식이나 평판이다. 그러나 이 근거로 쓰이는 재료들조차 고정관념 투성이다.

 

<고정관념의 세가지 근거>

 

1. 과학적/객관적 데이터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데이터라고 해서 반드시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숫자는 객관적 사실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데이터를 생산한쪽의 의도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숫자 자체를 객관적으로 보여도 '그것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어떤 숫자를 도출할 것인가'에는 역시 사람의 고정관념이 영향을 미친다.

 

2. 지위나 직함
지위나 직함은 어디까지나 사람이 나중에 만들어낸 것이다. 그것에 가치가 있다거나 신용할 수 있다는 것은 전적으로 고정관념에 지나지 않는다.

 

3. 상식이나 평판
사람들은 대체로 상식이나 세상의 평판을 근거로 삼는 경향이 있는데, 이 역시 고정관념에 지배당하기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고정관념은 온갖 인지편향으로 형성되는데, 대표적인 인지 편향 네 가지를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단정적 사고
심리학 용어로 '스키마'라는 것이 있는데 마음의 틀을 의미한다. 예컨데 일본의 넷우익을 꼽을 수 있다.

 

2. 욕망
욕망의 밑바탕에는 인지편향이 있다. 이를테면 '단것이 먹고 싶다'라는 욕망 아래는 '단것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라는 인지편향이 숨어있다.

 

3. 감정
기쁘다, 즐겁다, 괴롭다, 무섭다 같은 감정도 편향을 만든다.

 

4. 자기의식
자신을 특정짓고 성격을 분석하는것 역시 편향에 지나지 않는다. 반복 학습되고 그렇게 명기함으로써 이는 점점 강력해지고, 점차 거짓도 진실이 되어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지 편향은 고정관념을 만들어내고 강화한다. 스스로 이런 편향에 빠져 있다는 것을 의식하기만 해도 조금은 냉정해질 수 있으니 참고하자.

 

고정관념은 우리 삶 곳곳에 존재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이 세상은 고정관념으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인생은 자신이 쓴 각본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했는데, 인생 각본 또한 수많은 고정관념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나쁜 고정관념을 버리면 인생 각본을 다시 쓸 수 있다. 그러기 위해 고정관념의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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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의 구조와 문제가 시작된 고정관념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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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을 형성하는 네 가지 외적요인>

 

1. 가족
유년기에 가족, 특히 부모에게서 받은 영향은 생각보다 훨씬 커서 지금의 당신을 좌우하고 있다.

 

2. 교육
특히 어릴 때 받은 교육은 고정관념을 형성하는 커다란 요인이 된다. 교육은 고정관념(신념, 이념)을 기반으로 성립한다. 그 나라의 문화나 역사에 따라 굳어진 선악, 옳고 그름과 같은 기준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다.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은 나라마다 다르므로 사실은 어떤 교육이든 '반드시 옳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3. 직업
회사나 직업 또는 업계도 그 안의 사람들에게 다양한 고정관념을 주입한다. 업계라는 것은 고정관념을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예로, 사회적 통념이 고정관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4. 상식
상식은 당연한 것처럼 생각되지만 사실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자동사고'의 특징>
고정관념을 이해할때 중요한 개념으로 '자동사고'라는 것이 있는데, 어떤 상황이나 사건에 맞닥뜨렸을 때 불쑥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 습관을 '자동사고'라고 부른다. 근거나 이유를 건너뛰고 결론에 도달하는 자동사고는 애초에 인간이 자기 몸을 지키기 위해 익힌 능력이다.

 

1. 의식적으로 통제하기 어렵다.
2. 발동 조건과 자극이 다양하다.
3. 행동의 결과가 부정적이기 쉽다.

 

<성급한 판단을 만드는 인지적 왜곡, 자동사고 습관>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한쪽으로 치우친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거나 정보가 불완전한 채로 성급하게 판단하기도 한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휴리스틱'이라고 하는데, 여러 문제에 당면했을 때 깊이 생각하지 않고 직감이나 경험에 의지해 순간적으로 판단해버리는 것을 말한다. 사고 왜곡의 패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흑백 사고, 모 아니면 도 사고
2. 과도한 일반화
3. 마이너스화
4. 결론을 비약하기
5. 확대해석과 과소평가
6. 감정적으로 단정 짓기
7. 해야 한다
8. 낙인찍기
9. 자신과 관련짓기

 

<고정관념을 밝혀내는 방법: 고정관념 차트 분석법>

 

■1단계: 문제 리스트를 만든다.
이 단계에서는 가벼운 마음으로 느긋하게 적어본다. 깊이 따져보는 게 아니라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적는다'라고 생각하면 된다.

 

■2단계: 고정관념 차트 분석도를 만든다.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의 근거를 가시화함으로써 자신이 빠져있는 고정관념을 발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차트다. 이를 통해 자신의 사고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탐구해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3단계: 사고 왜곡의 종류를 밝혀낸다.
차트가 완성되면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이 어떤 사고 왜곡에 빠졌는지 찾아보자.

 

■4단계: 고정관념의 출발점을 밝혀낸다.
차트를 보면 현재의 고민이 반드시 고정관념의 출발점과 일치하는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실패는 공포'라는 고정관념이 출발점이 되어 자기 행동에 제약을 가하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이 깨달음을 바탕으로 고정관념은 고정관념에 지나지 않으므로 그냥 버리면 된다. 쉽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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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않은 감정이나 고정관념이 고개를 들었을때 당신이 취할 수 있는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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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은 자동사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만큼, 자신이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멋대로 진행되는 사고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 자동사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자신의 평소 사고방식, 사물을 보는 관점을 의심해봐야 한다.

 

즉, 자동으로 조종되는 사고의 스위치를 끄고 조종사인 자신이 직접 조종간을 잡고 수동으로 조종해야 한다. 그렇다면 자동에서 수동으로 바꾸는 스위치는 어디에 있을까? 답은 '인지'다.

 

<부정적 자동사고를 끊어내는 아홉가지 방법>



1. 흑백 사고, 모 아니면 도 사고 끊어내기
어떤 계기를 만나 마음이 꺾여버리면 다시 일어서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마음의 강도를 적절히 조정하는 방법을 익혀두는 게 좋다.

 

▶극복하는 방법 1 : 사고의 확신도를 0~100% 사이에서 수치화하는 방법을 활용하면 막연한 불쾌감이나 불안감이 사라진다. 흰색 아니면 검은색만 있는 것이 아니라 회색 지대가 더 넓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100%의 실패나 실수는 거의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극복하는 방법 2 : 감정방식을 버리고 가점 방식으로 바꾸는 방법을 통해 잘한 점을 찾아내면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어 결과적으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다.

 

▶극복하는 방법 3 : 원그래프 방법을 활용해 왜 실패했는지 그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서 자신이 원인인 것은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하면 실패의 원인 전부가 자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면서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2. 과도한 일반화 끊어내기
단정짓는 사고법을 말하며 이를 끊어내는 방법은 '절대, 모두, 항상'이라는 표현을 되도록 사용하지 말자. 다시말해 '예외'를 찾는 것으로 그러면 '절대, 모두, 항상'의 근거들이 와르르 무너져 내릴 것이다.

 

3. 마이너스화를 끊어내기
▶해결방법 1 : 장점과 단점을 생각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목표를 세울 수 있다. 그렇게 깨달음을 얻으면 부정적 필터를 걷어낼 수 있다.

 

▶해결방법 2 : '적응적 사고'를 하면 균형을 잡을 수 있는데, 어느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은 사고를 말한다. 즉, 좀 더 현실적이고 균형 잡힌 생각을 말한다. 적응적 사고는 자동사고에 대해 근거와 반증으로 고정관념을 무력화한다.

 

4. 결론을 비약하는 사고를 끊어내기
가장 간단한 방법은 '상대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최악의 상황을 결론이 아니라 가능성으로 받아들이고 최선의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취한다면 자기 긍정감이 생기고 좀 더 객관적이고 균형잡힌 생각을 할 수 있을것이다.

 

5. 확대해석과 과소평가를 끊어내기
넓은 시야와 유연한 마음을 지니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여유'다. 이를 위해 자신을 받아들이고, 타인도 받아들이는 자기긍정감을 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장점'을 찾아야 하며 여기에서 공평한 시각이 생겨난다.

 

6. 감정적으로 단정 짓는 사고를 끊어내기
다른 선택지나 가능성을 생각해보는 습관을 들이는것을 추천한다. 세상에는 '절대'란 없음을 깨닫는 것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다.

 

7. '해야 한다' 사고를 끊어내기
'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면 '정말로?', '누가 그렇게 정했지?'라고 자문해보자. 세상에 '절대'라는 것은 없으며,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일이 더 많다는 것을 알고만 있어도 마음이 가벼워질 것이다. '해야 한다'에서 한번쯤 자신을 해방해주자. 그러면 다른 관점을 얻을 수 있다.

 

8. 낙인찍기를 끊어내기
사람에게는 다양한 면이 있다. 사람 자체와 각각의 특성이나 행동을 동일시하지 말자. 이런 습관은 꾸준히 고쳐나가는 수밖에 없다. 타인에게 낙인을 찍는 경향이 있다면, 자신이 낙인찍은 것 이외의 측면을 의식적으로 주목하자. 반대로 자신이 낙인찍힌 입장일 때 그낙인을 지우려면 먼저 자신의 성격, 성질이 '낙인'임을 인식해야 한다. 단순한 낙인임을 인식하기만 해도 큰 효과가 있다.

 

9. 자신과 관련짓는 사고를 끊어내기
이 고정관념을 깨뜨리려면 '탈중심화'라는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탈중심화는 '모든 나쁜 일은 나를 중심으로 일어난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극복방법 1 : 자신을 변호한다. 마음속에서 변호사와 피고인 입장이 되어 대화를 나누다보면 자신과 관련지을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극복방법 2 : 선택지를 늘린다. 고정관념에 빠지면 한 가지 시각에 사로잡혀 다른 시각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일부러 다른 선택지를 생각해내는 것이 이 방법이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편안한 상태에서 벗어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편으론 심란해질 수도 있는데 그래도 고정관념에 대처하는 방법을 터득하면 예기치 못한 사건이 일어나도 임기웅변으로 대처할 수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자신의 사고를 자유롭게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사고가 바뀌면 삶의 방식도 달라진다. 사고의 왜곡을 교정하면 자기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감정컨트롤 법>

 

■발코니 사고법으로 거리를 두기
발코니 사고법은 자기 자신을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방법으로, 집의 발코니에서 내려다보듯이 자기 자신 또는 사물을 높은 시점에서 객관적으로 관찰하는것을 말한다.

 

▶활용: 짜증이 날 때나 화가 날때뿐만 아니라 슬플때, 분할 때, 즐거울 때 등 온갖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습관이 들면 감정에 휩쓸리거나 고정관념에 얽매여 무작정 행동하는 일도 사라질 것이다.

 

■편향된 사고에서 벗어나 시간축과 공간축을 바꿔보기
시간축을 바꾼다는 것은 미래나 과거의 자신을 생각해본다는 뜻으로, 예컨데 지금 안고 있는 문제를 인류의 역사라는 척도로 생각해보거나, 100년 단위로 쪼개서 생각해보는 방법으로 사고하면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

 

공간축을 바꾼다는 것은 현재 있는 곳과 다른 장소에 있는 자신을 상상해본다는 의미다. 이런 사고법을 통해 조금씩 유연한 뇌로 변해갈 수 있다.

 

<고정관념을 깨닫게 하는 네가지 방법>

 

1. 말을 정의하게 한다.
말의 의미를 정의하게 하면 상대는 항상이라고 할 정도는 아님을 깨닫게 된다.

 

2. 근거를 묻는다
대개는 스스로 그렇게 믿고 있을 뿐 대단한 근거가 있는것은 아니다.

 

3. 비교한다.
비교를 통해 자신의 생활도 그렇게 나쁘지 않음을 깨닫게 해주는 방법이다.

 

4. 예외를 제시한다.
어떤 일이든 예외는 있다. 자신도 그 예외가 될지도 모른다는 데 생각이 미치면 과감하게 실행할 수 있을것이다.

 

이 네가지 방법은 상대에게 심문받는 다는 느낌을 줄 수 있으므로 가볍게 한두 번 실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포커싱을 통해 몸이나 마음이 보내는 메세지 발견하기>

 

▶1단계: 마음속에 공간을 만든다
먼저 심호흡을 해서 어깨의 힘을 빼고, 지금 느끼고 있는 문제나 마음에 걸리는 문제의 리스트를 작성한다. 각각의 문제를 상자에 담거나 서랍속에 넣어둔다고 상상하면 작업이 쉬워진다. 그렇게 문제를 정리하면 마음속에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진다. 이를 통해 우선순위를 정한다.

 

▶2단계: 몸의 내부로 의식을 향한다.
1단계에서 정리한 문제 중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문제를 고른다. 그 문제를 생각했을 때 몸이나 마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의식함으로써 감각 느낌을 찾는 것이 다음 단계다. 이때 딱 맞는 표현을 찾아내는 것을 '핸들을 잡는다'라고 표현한다.

 

▶3단계: 공명을 찾아낸다
감각 느낌과 핸들이 일치하는 것을 '공명'이라고 한다. 흔한 표현에 집착하지 말고 자신만의 느낌을 찾으면 된다. 

 

▶4단계: 느낌 전환을 일으킨다
의미가 명확해지면 몸이 느끼는 감각과 자신이 찾아낸 표현이 정확하게 일치한 결과로 부자연스러움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것을 '느낌 전환'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받아들인다'는 자세다. 어떤 마음의 소리가 들리더라도 환영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사고에 사로잡혔을 때는 반드시 그 기저에 어떤 고정관념이 숨어 있음을 알아차려야 한다. 이를 깨닫고 자각하는 것 자체가 고정관념에 대처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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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을 좀 더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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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긍정적 스트로크 늘리기
사람은 긍정적 스트로크를 갈구한다. 그런데 긍정적 스트로크를 받지 못할 때는 원하지 않는 게임을 반복한다. 긍정적 스트로크를 얻지 못할 바엔 부정적 스트로크라도 얻으려는 것이다. 부정적인 것이라도 무시당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트로크란?
스르토크에는 '쓰다듬다', '어루만지다'라는 의미가 있는데, 심리학에서는 이런 신체적인 의미와 함께 칭찬을 하거나 받아들이는 행위와 같이 상대의 존재 또는 가치를 인정하는 심리적 자극을 의미하기도 한다.

 

①먼저 상대에게 긍정적 스트로크를 준다.

 

②다른 사람에게 긍정적 스트로크를 요구한다.
직접적 표현이 아니어도 된다. 만약 상대에게 긍정적인 스트로크를 받지 못했다면, 스스로 긍정적인 스트로크를 주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③긍정적 스트로크는 받지만 부정적 스트로크는 거부한다.
상대방의 칭찬의 말에 겸손이나 비하의 말이 흔히 미덕처럼 여겨지지만 이런말을 계속하면 긍정적 스트로크가 점점 줄어든다. 그러므로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좋은 기분이 되게 하자. 이것이 중요하다.

 

부정적 스트로크가 왔다고 해서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데, 위와 같은 방법으로 저축하다 보면 '나도 OK, 너도 OK'라는 태도가 만들어진다. 그럼 모든 사고의 왜곡이 교정될 것이다.

 

2. 몸을 조정하여 체질을 바꾼다.
고정관념은 '몸이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체질을 바꾸는 세가지 습관을 활용해 보자.

 

1. 자세를 바꾼다
2. 호흡을 바꾼다
3. 표정을 바꾼다

 

3. 손으로 쓰고, 입으로 말한다.
'좋은 일 노트'를 활용해 '좋은 일'을 노트에 적는 것으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긍정적인 고정관념으로 바꾸는 방법이다.

 

①오늘 무엇을 했는지 적는다.
최대한 '좋은 일'을 적는것이 포인트다. 그리고 타인의 평가는 절대 넣지 않는것이 원칙이다.

 

②즐거움의 정도를 수치화한다.
어느정도 즐거웠는지 백분률로 수치화한다.

 

③반성할 점을 적는다.
즐거움의 정도를 높이기 위해서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를 생각해보는것이다. 이렇게 적다보면 마지막에는 '~하자'라는 긍정적인 의식이 된다.

 

4. 말버릇 바꾸기
'하지만', '그렇지만'이 자연스럽게 나온다면 부정적 사고에 지배당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면 긍정적인 일을 마주했을 때도 '안돼, 위험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게 된다. 말은 사고를 지배한다. 고작해야 말버릇일 뿐이라고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5. 감정조절하기
감정을 유발한 자신만의 사고, 판단 패턴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부정적인 감정이라도 '그 감정이 끊어올랐다는 사실'을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꾸고 싶은 현실이 있지만 바꾸지 못할때,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할때는 반드시 그와 관련된 고정관념이 숨어 있다. 

 

자기 멋대로 정한 규칙에 고통받는 사람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자신의 사고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으면 현실이 달라진다. 감정은 생각에 따라 바뀌므로, 생각을 바꾸면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고 어깨의 힘이 빠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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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을 내편으로 만드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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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편이 되어주는 고정관념의 대표적인 예로 긍정적인 자기 암시가 있다. 이를 '플라세보 효과'라고 하는데 이것 역시 고정관념이다. 이를 통해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이 좋은 이미지를 믿으면 인생의 궤도가 수정되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1. 성격바꾸기
성격은 바뀌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성격은 유전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며, 환경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이말은 곧 환경이 크게 달라지면 행동 패턴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말로 이직이나 입학등과 같은 환경이 크게 바뀔 때 과감하게 행동 패턴을 바꿔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성격을 바꾸는 네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행동을 바꾼다
억지웃음이라도 좋으니 많이 웃자.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하는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②'척'을 해본다
누군가를 따라 하다보면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형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어느새 뇌가 '그 모습이 나다'라고 믿게 된다.

 

③환경을 바꾼다
기존의 인간관계를 끊고 새로운 인간관계 환경에 뛰어드는 것도 좋다. 진학이나 이직 등이 절호의 기회다

 

④복장을 바꾼다
일단 내갸 추구하는 모습에 걸맞는 복장을 갖춰보자. 특히 자신을 바ㅏ꾸고 싶을 때일수록 평소에 자신이 선택하지 않을 옷을 골라서 입어보는 것도 좋다.

 

2. '할 수 없다'는 마음의 벽 허물기
마음의 벽은 '나는 그것을 하고 싶어. 하지만 하지 않을 거야'라고 갈등하는 상황이다. 마음의 벽을 만드는 주된 이유는 첫째 방어, 둘째 반항, 셋째 바라는 것이 따로 있다 등 세가지다.

 

바꾸고 싶은 현실이 있을 때는 고정관념의 정체를 깨닫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없어'라고 생각하는 부분에는 언제나 자신이 만들어낸 기준이 있다. 그것을 세상의 기준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결국 자신의 기준이 된다. 자신의 기준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변화를 가로막는 것이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3. 나를 읽는 시간 갖기
내면 아이와 대화하는 방법 중 하나가 '빈 의자'다. 눈앞의 의자에 어린 시절의 자신이 앉아 있다고 가정하고 대화를 해보자. 이 작업은 아무도 없는 방에서 하는 것이 좋은데 먼저 의자를 두개 준비하자. 의자에 앉은 자신의 맞은편에 또 다른 의자를 두고 그곳에 어린 시절의 자신이 앉아 있다고 상상하고 연극을 하듯이 대화를 진행한다.

 

이때 과거의 자신은 무작정 부정해서는 안된다. 먼저 받아들이고 인정해주자. 그런 다음 거기에서 사고의 왜곡을 찾아내 교정해 나간다. 과거의 장면을 재현해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바꾸고, 또 다른 새로운 행동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계획할 수 있다. 자신의 운명에 책임을 지고 자신을 치유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내면에 품고 있다. 이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금, 여기'에 있는 자신을 깨닫고,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가?'라는 목적으로 시선을 옮길 때 과거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고정관념에 대해 구석구석 살펴보다보니, 생각보다 다수의 고정관념에 둘러쌓여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성격은 절대 고칠 수 없다고들 이야기 하는데, 이런 부분마저 고정관념이었다는 점에서 생각을 좀 더 유연하게 지닐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구조적으로 부모나 주변 환경에 의해 유아기때부터 차곡차곡 고정관념은 쌓일 수 있지만, 성장하면서 내 자아가 바로 설때쯤부터는 자신의 의지로 이를 충분히 뒤집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내가 그리는 나만의 인생각본을 충분히 고쳐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미래에 그려질 인생 도화지는 무한하며 광활하다. 이것을 어떻게 활용할지, 또 어떤 그림을 그릴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으며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성장하면서 갇힌 틀, 세상의 틀, 환경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나만의 각본을 써보자. 어쩌면 이 책이 '고정관념'이라는 무거운 추를 달고 있던 당신에게 날개가 되어 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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