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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 - 도망가고 싶지만 오늘도 이불 밖으로 나와 ‘나‘로 살기 위해 애쓰는 모든 어른들에게
김유미 지음 / 나무사이 / 2025년 7월
평점 :
"훌륭한 무엇이 되기보다 나다운 어른이 될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 넣어주는 책!"
엉덩이를 쭉 빼고 있는 귀여운 판다 이미지와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이보다 더 귀여운 이미지와 공감 가는 내용 때문에 다 읽고 난 뒤에도 한참을 더 붙잡고 있었던 것 같다.
영감을 주는 그림들이 머릿속을 휘저었고, 그 때문에 더 욕심을 부리게 되었는데, 이러다가는 정작 시작조차 못 할 것 같아 욕심을 좀 내려놓기로 했다. 아니, 그보다 앞서 일단 '시작'부터 해 보자고 마음먹게 되었다.
그리고 한 자 한 자 써 내려가며 생각을 정리해 보지만, 한 번 들어간 힘을 다시 빼는 건 역시 쉽지 않은 듯하다. 그럼에도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용기'를 함께 나눠보고 싶어 꾹꾹 눌러써본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도망가고 싶지만 나답게 살기 위해 한 발 내디딘 이들에게 용기와 격려를 건네는 책으로, 나답게 사는 것이 지닌 의미와 즐거움까지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책을 살펴보면, 저자 역시 한때는 지루하고 무기력한 생활을 이어나갔던 사람 중 하나로, 어느 날 우연히 들어선 화실에서 평생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게 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덕분에 10년이 넘는 동안 매일 사표를 마음에 품고 다니면서도 직장 생활과 화가로서의 삶 모두를 잘 이어나가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타인이 보기에는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부분이 내면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제는 혼자 하루를 충만히 보내는 법과 무료한 하루 속에서 반짝이는 순간들을 발견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은 아마도 삶을 대하는 태도와 생각이 달라졌기 때문에 일어난 변화가 아닐까 한다. 이런 변화로 인해 이제는 자신을 사랑하는 일뿐 아니라, 주변 사람까지 돌아볼 수 있는 여유까지 생겼다고 말하는 저자의 삶을 살펴보며 우리 또한 용기를 내어 나만의 인생을 개척해 보면 어떨까 한다.
저자는 이처럼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묵묵히 자신의 인생을 즐기는 모습을 판다에게 투영해 그림으로 표현했는데, 이 책에 실린 판다 유화 그림 58점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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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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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많은 사람이 좋아해 줘도, 내가 해낸 일을 내가 긍정하지 못하면, 자기 의심과 불행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맹목적으로 자신의 최애를 위해 주접을 떨고 실드를 쳐주는 극성팬처럼, 내가 내 1호 팬이 되어주기로 하자. 사랑받는 '최애'는 더욱 빛날 것이고, 자신감이 더해진 최애의 퍼포먼스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그러면 언젠가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당당한 월드 스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난 오늘도 최애의 밝은 미래를 응원하는 첫 번째 팬이다.
2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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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갖는 자긍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나타내는 문장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존중해 줘야 내 인생도 그만큼 빛날 수 있다.
그러니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내 1호 팬이 되어 주자! 그 누구보다 내가 나를 믿어주고 사랑해 주자. 그것이 가장 첫 번째로 우리가 인생을 변화시키기 전에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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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사소한 실수로 오늘 하루를 망친 것 같다면, 당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은 하루를 망친 게 아니라 인생에 재밌는 이야깃거리를 하나 더한 것뿐이다. 그리고 꼭 한 마디 더 덧붙여주겠다.
"너무 귀여운 거 아닙니까?"
엉망이어도 괜찮다. 귀여우니까. 귀여우면 다다.
7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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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서 '귀여운 게 최고!'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자기 자신도 그렇게 귀엽게 봐 주자. 사소한 실수에 매달려 하루를 망치기보다, 관점을 바꿔 인생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하나 만들었다고 생각하자.
더불어 실수한 나 자신을 귀엽다고 여기면, 웃으면서 하루를 무난히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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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생이란 무엇인지, 내가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정답이 없는 채로 살아가는 우리가 불안하고 초조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그냥 그 사실을 인정하고 불안은 설렘으로, 조급함은 추진력으로 바꾼다면 언젠가 조금은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9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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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것까지 책임지려 애쓰지 말자. 어떤 것들은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고, 또 어떤 것들은 긍정적인 태도로 바꿔 나가자.
그러다 보면 언젠가 나를 가두던 불안과 초조로부터 자유로워질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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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버틴다. 누군가는 단맛에 기대고, 누군가는 몸을 움직이며 생각을 떨쳐낸다. 때로는 먼 곳으로 여행을 가기도 하고, 점괘 속으로 마음의 실마리를 얻기도 한다.
그것이 도망이든 충전이든, 자신이 덜 다치는 방법이면 된다. 어떤 방식이든 자신을 돌보려는 그 마음 하나면 충분하다.
11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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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버티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그걸 두고 옳다 그르다 가치판단을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저 어떤 방식이든 스스로를 돌보려는 마음 하나면 충분하다.
그러니 자신이 덜 다치는 방법, 나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에 집중하여 오늘을 살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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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마무리하며 24시간을 얼마나 생산적으로 살았나 셈해보기보다는 오늘 하루가 스스로에게 얼마나 의미 있었는지를 생각해 본다. 퇴근길에 내려야 하는 정류장을 지나친 탓에 남의 동네에 내렸지만, 그 덕에 SNS에서 본 소금 빵 맛집을 발견했다. 비록 그림 진도는 좀 더뎠지만, 판다 엉덩이에 핑크를 더하다가 내가 그린 귀여움에 쓰러질 뻔했다. 이 정도면, 오늘도 아주 잘 살아낸 하루다.
177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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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을 읽으며 순간 멈칫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더불어 왜 우리는 '생산적'인 것에 그토록 목을 매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사람은 기계가 아닌데 왜 매번 '얼마나 생산적으로 살았나'를 고민하는지 모를 일이다. 그러다 보니 삶이 지루해지고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앞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일, 도전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얼마나 의미 있는 하루를 보냈나'에 중점을 맞춰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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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잘 활용한다는 건 단지 많은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을 맞추며 유연하게 사는 것이다.
18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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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간을 잘 활용하기 위해 수많은 자기 계발서를 읽는다. 여기에서 본질적으로 우리가 체크해야 할 부분은 많은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방법이 아니라, 삶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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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모든 걸 다 끝내지 못해도 괜찮다. 방향만 잃지 않는다면, 결국엔 다 해낼 것이다.
19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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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당장 끝내지 못한 것에 대해 좌절하고 불안감을 느끼던 때도 있는데, 이제는 내가 방향만 잃지 않는다면 언젠가 해내리라는 것을 안다. 당장 끝내지 못해도 괜찮다. 그러니 숲을 보고 천천히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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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에서 애매하다는 이유로 그냥 버려지곤 하는 30분, 10분의 시간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시간은 매우 상대적이다. 30분은 귀여운 판다 하나가 나오기에 충분한 시간, 친구와 커피 한잔하며 우정을 나누기에 적절한 시간이다. 그러니 시간이 없다고 좋아하는 일을 자꾸 뒤로 미루지 않았으면 한다.
그런 자잘하고 행복한 30분이 쌓여 아름다운 일상이 완성된다.
20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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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 어린 조언이 담긴 문장이다. 애매한 시간이라고 우리가 그냥 흘려보내는 30분, 10분을 알차게 보내다 보면 그 시간들이 쌓여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나 역시 뭘 하기엔 애매하다는 핑계로 적당히 넘겨버린 시간들이 꽤 많은데, 앞으로는 그 시간들을 허투루 쓰지 말고 좋아하는 일에 써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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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자기만의 시간대가 있다고 한다.
(...)
나의 태양이 늦게 뜬다고 해서 내가 뒤떨어진 것이 아니다. 중요한 건 해처럼 계속 뜨고 지기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
223~22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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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 비교하며 나를 구박할 필요는 없다. 저마다 꽃이 피고 지는 시기는 다르니 멈추지 말고 내 갈 길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만의 무게중심을 잡고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 피고 지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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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완벽을 꿈꾸는 건, 그때 그냥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충이라도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진심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 그냥, 대충, 시작해 보자!
233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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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의 서평을 그냥, 일단 시작한 것처럼, 무엇이든 꿈꾸는 바가 있다면 대충이라도 시작해 보자. 그래야 완벽도 꿈꿀 수 있다.
생각만 할 때는 몰랐는데, 시작해 보니 뭐든 첫발을 내디뎌야 그다음도 있음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그러니 '일단'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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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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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한 방송에서 이효리가 말했다. '뭘 훌륭한 사람이 돼? 그냥 아무나 돼!"라고. 이 말에 은근히 감동받은 사람이 많아 한때 인생 명언으로 불리며 여러 번 회자되었었다.
이 말처럼, 꼭 무엇이 되려고 하기보다, 그냥 '나'로서 살아가는 것에 충실하자. 나답게 사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
삶은 누구를 따라가는 게 아닌, '나만의' 인생을 내 방식대로 만들어 가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후회가 없다.
삶이 지루하고, 허무한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당신이 좋아하는 일에 뛰어 들어보자. 그것이 꼭 생산적인 일이 아니어도, 그저 내가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도전해 볼 만하다.
한 번뿐인 인생, 엉뚱한 데 시간을 낭비하기 보다 나다운 삶을 사는 데 시간을 투자해 보면 어떨까? 당장 어딘가 도달하지 않아도 좋다. 그저 한 발짝 용기를 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