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우연한 시선 - 최영미의 서양미술 감상
최영미 지음 / 돌베개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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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미술에 대해서는, 특히 그림은 그림에 대한 지식만을 머리속에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의 수준과 비슷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명화나 어떤 그림을 보았을때 그림을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고 머리로 이해하는 사람들.

이 책에서는 작가의 주관과 작가 나름대로의 이야기로 그림을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이 작가의 다른 책을 본 적이 없어서, 전체적으로 어떠한지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은 책보는 쏠쏠한 재미를 줍니다.

제목부터 '우연함'을 내세웁니다. 마치 우연하게 동시에 한 그림을 보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리고, 우연하게 그 사람의 감정이 내게 들려왔다고나 할까요?

저자가 선택한 그림들 중엔 유명한 것들(기준은 저의 지식수준에 근거합니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알아야 한다'라는 강박관념 없이 저자가 보여주는 그림을 우연히 쳐다보고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따라가면 됩니다.

그러면서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게되면 그림에 대한 느낌이 배가 되는 것이고, 공감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제 나름대로 이해하면 됩니다.

분량도, 책에 쓰여진 그림도 그리고, 저자의 말투까지 '우연히'고른 책 치고는 괜찮은 선택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책 뒷편에 쓰여진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자화상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그녀의 자연스러우면서도 부자연스럽고, 강하면서도 약해보이고, 열정적이면서도 그늘이 진 모습처럼 보이는 그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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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육과 문명 - 서구의 세계 제패에 기여한 9개의 전투
빅터 데이비스 핸슨 지음, 남경태 옮김 / 푸른숲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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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두꺼운 책을 선택하여 읽고나서 느낌은 '참으로 책이 두꺼웠다'입니다. 이 책에서는 '서구'(이 말 자체에서부터 불분명함이 있습니다. 유럽대, 이슬람의 구도가 어느새, 극동과 유럽외의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가 이렇게 세계를 제패하게 된 이유를 9개의 전투를통해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책속에서 '저자'는 역사적 '승자'만이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말들을 너무나 방대하고, 세세하며, 천재적으로 잘 모아놓았습니다.

하나의 전투를 설명하기 위해서 그 전투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아주 상세한 인물정보와 그 전투에 쓰였던 '무기', 그리고 무엇보다 그 전투와 관련된 역사지식과 문화정보까지. 너무 자세하고 치밀한 구성에 감탄하게 됩니다. 물론, 덕분에 책은 두꺼워졌습니다.

마치 옆에서 보고있는 듯한 저술과 각 전투에서 뽑아내는 자신감있는 서구의 승리요인들! 그 자신만만함에 박수 세번 보냅니다. 한참이나 저자의 글솜씨와 화려한 언어에 빠져있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어.. 그런거 같아..'

조금 나쁘게 말해서 모든 세계의 문제는 '미국이 해결해 준다'라는 헐리우드 영화의 치밀한 '학술적 배경'이라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당당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저자가 말했듯이 '서구'(저자가 하고 싶었던 실제 말은 '미국')의 세계제패는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힘센 사람이 '내가 힘센 이유는 이러이러해!'라고 말하면 어떤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겠습니까? 당연히 '맞는거 같애'라고 하겠죠.

그러니, '우리는잘났어'라는 책이 그 나라의 베스트셀러가 되고 추천을 받아 '올해의 도서'로 선정되었다는 남사스러운 문구는 숨겨놓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역시 '서구의 경박스런 문화'의 후계자임을 밝히듯이 저자의 자신만만한 사진이 표지에 박혀있습니다.

서구의 이런 자만감과 자신감을 주장하는 책속에서 물론, 읽을 거리가 있고 저자의 치밀한 구성은 칭찬해 줄만 합니다. 그리고, 책꽃이에 꽂아 두기에 책이 두꺼워서 아주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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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발견
스튜어트 매크리디 엮음, 남경태 옮김 / 휴머니스트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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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아무런 고민도 없이 '몇 시', '몇분', '몇초'까지 따지곤 합니다. 우리가 너무나 쉽게 이야기 하는 '시간'이란 것에 대해서 이 책을 보게 되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매달리고 노력해 온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시간과 관련하여, '시간에 대한 개념'과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 '시계의 발견', '심리적 시간'과 '시간에 대한 수수께끼'까지 시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다양한 필자들에 의해서 이야기 되고 있습니다.

한가지 고백해야 될 것은 이른바 '지구과학'적인 지식이 좀 더 있었다면 더 재미있었을 텐데 라는 것입니다. 그저, 아주 쉽게 이야기 하는 '동지'와 '하지', 그리고, 별자리 들에 대해서 조금만 더 지식이 있었다면 아주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즐거이 동참해 나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한 아쉬움을 멋진 그림들과 도판들로 달랠 수 있는 것이 또한 이 책의 장점입니다. 말과 글로만 설명되는 '개론서' 분위기에서 탈피하여 잘 정리된 도판과 그림들은 보는것만으로도 사람들을 뿌듯하게 만듭니다.

우리나라 대도시에서도 별을 제대로 볼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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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글 그림, 김호영 옮김 / 열린책들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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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 책을 저에게 주지 않았다면 저는 쳐다 보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이왕 받은거 아무 생각 없이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반복되는 그림이 있다는 것을 금방 아셨을 것입니다.

이 책은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그러면서 소심한 사람들에게 너무 잘 어울리는 책입니다. 그들의 우정과 그들의 등장은 그림을 통해서도 나타납니다. 그들에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그림과 색깔과 그들의 말. 단어들.그림책이기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반복과 성장과 아주 세밀한 변화들이 보여주는 그림이 가슴에 꽉찹니다.

TV나 헐리우드 영화에서 보여주는 화려함과 눈부심은 없지만, 유럽문화답다고나 할까요? 어딘가 쓸쓸하면서도 풍성하게 채워주는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그림책입니다. 그러니, 글자도 중요하지만 그림을 보세요! 그럼 더 애정이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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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잘못되었나 - 서구와 중동, 그 화합과 충돌의 역사
버나드 루이스 지음, 서정민 옮김 / 나무와숲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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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을 읽게된것은 '책을 내면서'라는 서문에 '저자'가 직접적으로 9.11 테러 이전에 이미 출간이 완료가 된 것이라며, 9.11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기존의 사건과 사상, 감정적 태도에 대해 보다 큰틀에서 설명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그 말에 집어 들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이 책은 모 일간지의 기자가 평가했듯이 '중동을 바라보는 서구의 전문가의 대표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요약을 하면 이것입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라는 질문에서 떠나서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상황을 바로 잡을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돌아가라는 것입니다. 또한 이렇게 중동과 서구와의 갈등이 '이슬람의 전적인 내부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힘있고 역사를 주도하는 입장에서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치부해 버리고 싶긴 하지만, 분명 그네들의 이야기 중에서도 읽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들은 있습니다. 어째서, 중동의 이슬람문명이 그렇게 축소되고 후진국 취급을 받는 지경까지 왔는지에 대한 그들의 지적은 나름대로 설득력과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이 책제목은 '중동을 바라보는 전문가의 친절하고 논리적인 의견'이라고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미국의 천박스런 문화행태 중 하나인 거만스러운 저자의 표정의 사진은 그대로 두고 말입니다.

마치, 현재 미국을 '서구'의 정통 후계자이며, 이슬람을 서구에 대항하는 '동방' 혹은 '아시아' 라고 표현하는 - 중국은 변방이죠. 우리나라는 변방에 붙은 알지도 못하는 존재이고- 그러한 논리는 여기에서도 보입니다.

역사적으로 풀어내고자 했지만, 자신들의 행위 모두가 다 '합리'와 '자유'혹은 '과학'등등의 말로 포장하여 이슬람과의 갈등을 단순히 '이슬람 내부'의 문제로 설명하려는 태도는 승자만이 가질 수 있는 태도인것을 다시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책에서 배울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슬람은 야만이 아니었으며, 서구의 '전쟁을 통한 우위'도 얼마 되지 않은 역사라는 사실이죠.

이슬람의 자랑할만한 문화들의 조각들을 발견할 수 있는 면에서는 훌륭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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