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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육과 문명 - 서구의 세계 제패에 기여한 9개의 전투
빅터 데이비스 핸슨 지음, 남경태 옮김 / 푸른숲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이 두꺼운 책을 선택하여 읽고나서 느낌은 '참으로 책이 두꺼웠다'입니다. 이 책에서는 '서구'(이 말 자체에서부터 불분명함이 있습니다. 유럽대, 이슬람의 구도가 어느새, 극동과 유럽외의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가 이렇게 세계를 제패하게 된 이유를 9개의 전투를통해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책속에서 '저자'는 역사적 '승자'만이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말들을 너무나 방대하고, 세세하며, 천재적으로 잘 모아놓았습니다.
하나의 전투를 설명하기 위해서 그 전투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아주 상세한 인물정보와 그 전투에 쓰였던 '무기', 그리고 무엇보다 그 전투와 관련된 역사지식과 문화정보까지. 너무 자세하고 치밀한 구성에 감탄하게 됩니다. 물론, 덕분에 책은 두꺼워졌습니다.
마치 옆에서 보고있는 듯한 저술과 각 전투에서 뽑아내는 자신감있는 서구의 승리요인들! 그 자신만만함에 박수 세번 보냅니다. 한참이나 저자의 글솜씨와 화려한 언어에 빠져있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어.. 그런거 같아..'
조금 나쁘게 말해서 모든 세계의 문제는 '미국이 해결해 준다'라는 헐리우드 영화의 치밀한 '학술적 배경'이라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당당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저자가 말했듯이 '서구'(저자가 하고 싶었던 실제 말은 '미국')의 세계제패는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힘센 사람이 '내가 힘센 이유는 이러이러해!'라고 말하면 어떤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겠습니까? 당연히 '맞는거 같애'라고 하겠죠.
그러니, '우리는잘났어'라는 책이 그 나라의 베스트셀러가 되고 추천을 받아 '올해의 도서'로 선정되었다는 남사스러운 문구는 숨겨놓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역시 '서구의 경박스런 문화'의 후계자임을 밝히듯이 저자의 자신만만한 사진이 표지에 박혀있습니다.
서구의 이런 자만감과 자신감을 주장하는 책속에서 물론, 읽을 거리가 있고 저자의 치밀한 구성은 칭찬해 줄만 합니다. 그리고, 책꽃이에 꽂아 두기에 책이 두꺼워서 아주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