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위대한 떨림 - D.H. 로렌스의 이야기 유럽사
D.H. 로렌스 지음, 정종화 옮김 / 민음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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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르거나 읽고나서 제목이 어울리게 잘 달려있는 책을 보게 되면 그것또한 기쁨이 됩니다. 이 책은 제목과 표지에서 아주 잘 책 내용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물론 movement를 '떨림'이라고 표현한 것은 조금 애매하지만 말입니다. 제가 주목하는 것은 '이야기 유럽사'입니다.

저자가 아주 유명한 소설가라고 합니다. 소설가라고 해서 모두 글을 매끄럽게 쓰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매끄럽게 읽혀집니다. 매끄럽게 읽혀지는 것과 그것이 체계적인 것은 물론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보통 재미있는 부분을 위해서 시간을 왔다갔다 하며 이야기 하거나 여러가지 생소한 이름들을 들먹이게 됩니다. 이 책은 그와 같습니다. 총 19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챕터는 하나의 나라 혹은 사건, 인물이 주제가 되어 이야기 자락이 펼쳐집니다. 하나의 챕터가 모두 독립적인듯 보이지만 역사라는 것이 그러하듯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앞에서 한얘기가 나오고. 다 끝난줄 알았던 이야기가 다시 나오고 하는 일이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그것이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좀 오래전에 쓰여진 책이라 그런지 몰라도 약간의 편견이 섞인 글들이 섞여있습니다. 특히나, 유럽인을 제외한 다른 민족들에 대해서는 비하하는 말투가 섞여있죠.

하지만, 그 모든 엉성함과 거슬리는 것들도 챕터별로 쉽게 이야기하듯 풀어내는 매력을 없애지는 못합니다. 역사라는 것이 그렇듯이 역사의 배경지식을 조금만 가지고 읽기 시작하다면 꽤나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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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플루엔자
존 더 그라프 외 지음, 박웅희 옮김 / 한숲출판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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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읽기전에 그저 그런 유행서적 중의 하나인줄 알았습니다. 거무튀튀한 표지디자인과 무슨 뜻인지 생소한 ' 어플루엔자'라는 책 제목부터 말입니다. 아주 힘겹게 읽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책은.. 이게 웬걸 소설책 읽는것 처럼 아주 술술 넘어갑디다. 왜 그러냐구요?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바로 우리가 느끼고, 우리가 절망하고 우리가 고통받는 상황을 사례들을 들어가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비록, 책에서 보여지는 우리의 모습이 아름답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지만 말입니다.

제목만 보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플루엔자'는 일종의 '소비중독증'이라고 보면 됩니다. 서구의 자본주의 방식이 그것에 유일하게 대항하던 사회주의가 무너져 버린 후 득세한 이 시대에 최대한의 '물질적 소비'를 추구하는 것은 전혀 부끄럽지 않은 합리적인 인간의 선택이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사회는 신용카드 남용으로 인한 개인적인 파산이 늘어나고있고, 환경문제가 끊임없이 터지고 있으며,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바쁘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닙니다. 그 와중에 점점 잔인한 범죄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우리가 '추억'이라고 일컬어지는 자그마한 것들(상점과 주위의 자연들을 포함하여)이 급속하게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거대한 쇼핑센터에서 쇼핑을 하는 것을 유일한 즐거움이나 스트레스의 해소방안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그런데, 우리는 점점 더 공허해지고 점점더 불행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더 많은 것을 얻기위해 나의 모든것들을 쏟아부으면서 까지 일을 했는데 그리고 그 돈을 가지고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광고에서 약속된 물건들을 죄다 모았는데 우리의 행복은 어디에도 있지 않고 불행지수만 올라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 모든 증세에 대해서 '어플루엔자(소비중독증)'라는 질병에 감염된것이라고 진단합니다. 이렇게 진단만 내려주었더라도 이 책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이었겠지만 추가적인 대책까지 세워줌으로해서 이 책은 더구 빛납니다. 비록, 그 내용이 IMF이후 서구(정확히는 미국식) 자본주의와 자유무역이라는 미명하에 다국적 기업들이 주도하는 시장경제체제로 바뀌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황당무개하며 배부른 소리일지 모르지만 마땅히 귀기울여 들어봄직 한 것들입니다.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우리들의 삶에서 더욱 풍성함을 얻기 위해 책에서는 '덜 일하고 덜 받기'라는 대안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경제성장율의 지표인 GDP(국내 총생산)을 버리고 'GPI(Genuine Progress Indicator:진정진보지수, 시장가치로 나타내는 경제활동 외에 가사노동 및 범좌, 환경오염, 자원고갈 등의 요소비용과 편익을 포괄하는 개념)를 도입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기업개혁과 조세제도 개혁, 경제성장 인식에 대한 전환 등을 제시합니다.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이러한 행동을 실제로 행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 뿐만 아니라 이책의 저자들이 내세운 솔직함이었습니다.

'그렇게(이 책에서 주장한 대로 일을 덜하고, 소비를 줄이고, 기업들이 대가를 지불하게 한다면)되면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될까? 일부 경제학자들이 말하듯이 붕괴하는 건 아닐까?정직하게 말하면, 우리는 정확히는 알 수 없다. 주요 산업국가중에 그런 여행을 시작한 나라는 아직 한나라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길이 갈 만한 길일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이유는 많다' (P375)이들은 그길이 경제적 효율로 측정하여 가야할 길이라고 말한것이 아닙니다. 게다가 어디로 가게 될지 정확히 모른다고 합니다. 영화속 대사외에는 너무나 오랫만에 들어보는 '갈 만한 길일것이라고 생각' 하기 때문에 그리로 가자는 것입니다.우리나라에서부터 시작을 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좀더 적게 쓰고 조금 더 불편한 삶을 추구하는 방식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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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 미국, 그 마지막 제국
이냐시오 라모네 외 지음, 최병권 외 엮음 / 휴머니스트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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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읽으면서 전세계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놓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기획하여 제작한 책이라는 사실에 일단 감동받았습니다. 이제 이러한 다양한 시각을 갖춘 책을 '번역본'을 통하지 않고도 자체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에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9.11테러이후 미국의 독단적인 행보와 우리나라 여중생 사건으로 통해 비춰진 오만한 모습의 미국. 우리나라를 위해 자국의 젊은이들의 피를 뿌린 자유의 미국. 그리고, 온갖 차별과 이기적인 땅과 꿈을 이루게 해주는 나라 등 미국에 대한 시각은 개개인 모두 다를 것입니다.

이 책의 장점은 그러한 미국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잘 담아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이라는 나라의 위상이 이미 전 세계적으로 가장 정점에 서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음은 미국에 대해 글을 쓴 다양한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모두 다 일리가 있으며 어딘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와 다 한자락씩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첫부부은 '제국'으로 변한 미국에 대한 냉소적이며 비판적인 것으로 시작합니다. '점잖은 反미 교과서'같이 시작된다고나 할까요. 그러다가 미국의 '힘'에 대한 이야기들로 확대됩니다. 그들의 힘이 이미 '군사력'뿐만 아니라 '정보'와 '문화'까지 퍼져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해주죠. 세번째 주제는 그들이 지닌 힘의 '원천'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그 오만하고 유치한 미국을 지탱해주는 힘의 원천들을 사실적으로 그려줍니다. 이때부터 우습고 어리석게만 보였던 미국을 향해 어느정도 부러움을 갖게 되죠. 마지막 부분은 미국의 '미래'에 대한 것들입니다. 불안한 경제와 다른 나라들이 가져야할 관계등에 대해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미국에 대한 전세계 사람들의 다양한 행태 및 가치관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어떤 사람은 '반미'로 어떤 사람은 '친미'로 주장할 근거들을 찾아낼 수 있을만큼 솔직하고 편중되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많은나라 사람들이 쓴 글이지만 마치 나의 친구들, 주위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우리나라는 특히나 미국에 대한 애증의 관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미국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결정짖기 위해서라도 다른이의 미국관을 엿볼수 있는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길 권합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는 곧 미국에 대한 이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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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을 위한 경영 전략
제임스 콜린스 외 지음, 임정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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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진 구절을 책에서 발견하게 되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 구절은 이 책을 다 읽어야만 발견하게 됩니다. 뒤에서 부터 책을 읽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죠 -_-이 책에서는 '비결'같은 것은 없다고 하지만, 실제 '비결'은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 '비결'을 알려주겠다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실제 그 질문에 대답했던 사람들이 이야기 했듯이 '비결'들은 이 책에 나오지 않습니다. 우리가 다 알고 있고 경험으로, 그리고 평범한 상식으로 다 이해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만이 전개가 됩니다.

우리는 '리더십'과 '비젼'이 중요하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회사에서 꼭 필요로 하는 것인데 없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그 중요한 것들을 틀어막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조금은 실망스럽게도 '비결'이 아니라 '현상'과 '관찰된 사실'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옳바르다고 생각되는 '길'만을 제시할 뿐입니다. 그러니 읽을수록 '어.. 당연한거잖아.. 이게 비결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성공하는 기업과 성공하지 못한 기업의 차이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느냐 없었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이 책에서는 그러한 사람들을 어떻게 모을 수 있느냐 하는 것과 그러한 조직구조를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너무 부족합니다. 그리고, 소위 '뜬구름 잡는 식'의 대안제시가 많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되면 모두다 이렇게 얘기할 수 밖에 없지요'맞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그러면서 머리를 긁고 뒤돌아서서는 멍청한 관리자들과의 현실적인 문제에 다시 묻혀 버리고 말죠. 그렇다고 이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하는 허접한 책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특별한 '비결'을 알려주는 책은 아닙니다. 너무 큰 기대없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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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년의 리더십 광종의 제국
김창현 지음 / 푸른역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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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오게 된 이유는 'TV드라마'때문입니다. TV드라마에서 고려시대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또한 그러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지 않았다면, 이 책은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나왔더라도 몇몇 관심있는 전문가들에 의해서만 읽히고 말았겠지요. tV가 대단하긴 한가 봅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죄다 고려사에 관심을 가지고 고려시대에 관해 한두마디 이야기 할 수 있을 지경이 되니 말입니다.

그런데, TV때문에 나온 책인데, TV가 잘못되었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 책의 주제입니다. 허허. 자기가 태어난 것이 TV때문인데 고맙다고는 못 할 망정 '자네는 잘못되었네'라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이 조금은 민망스러운지, 저자는 머릿말에 조심스레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드라마가 잘못된점이 많아서 책을 쓰지만, 드라마의 공로를 무시하는 것도 아니며 나의 책도 잘못된 점이 있을것이다'라는 것이죠.

이 책의 내용을 아주 간단하게 이야기 하면, TV에서 나온 대하드라마 중 최근에 나오는 드라마의 실제역사본이라고 하면 될것 같습니다. 마치, 드라마는 '삼국연의'요. 이 책은 '정본 삼국지'이다 라고 이해하면 되겠지요.책의 내용은 요약하기도 편합니다. 고려초 4대왕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중 드라마와 다른 점이라면, 고려 500여년의 토대를 닦은 '광종'이 잘한점이 아주 많지만 그에 못지않게 잘못된 점도 많이 했고, 광종의 선대 왕들, 그중에서도 2대왕이었던 '혜종'에 대한 바로잡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드라마상의 혜종은 아주 병약한 이미지였지만, 실제로 그는 밤에 침입한 자객을 맨주먹으로 때려 잡을만큼 강인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가장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드라마상에서는 절친한 사이였던 3대왕 정종(왕요)와도 실제로는 그리 절친하지 않은 사이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밝힙니다.드라마상에 나타났던 많은 좋은 것들이 역시나 사람 사는 곳에서 권력을 추구하고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뻔한 이야기들로 덤덤하게 돌아옵니다.

아무리 현실적이며, 사실적인 이야기라 하더라도 드라마의 재미만큼은 주지 못하네요. 드라마는 이야기가 허구라도 살과 피를 가진 사람이 연기를 통해 보여주기 때문인듯 합니다. 드라마를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한번 이 책을 통해 곱씹어 보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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