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책이 교보문고 ‘오늘의 책’으로 선정되어 대문에 걸렸다. 책을 낼수록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자는 생각하게 된다. 그다지 상업적으로 성공적이지 못한 저자의 자괴감에서 생긴 감정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학생들에게는 지나간 시험에 연연하지 말고 다가올 시험에 대비하라는 잔소리를 늘 하면서도 나는 늘 지나간 결과물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매일 아침에 눈 뜨자마자 인터넷 서점의 판매 포인트를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버릇이 한 십 년은 넘은 것 같다. 이게 무슨 내 경력에 도움이 될까 싶다.

 

차라리 앞으로 쓸 원고를 좀 더 생각하고 가다듬는 것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지. 지난 책 뉴스를 검색하고 판매 현황에 신경을 쓸 시간에 지금 쓰고 있는 문장 하나를 더 살펴보는 것이 결국 좀 더 좋은 책을 내는 지름길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문과의 눈으로 보면 과학 고전이 더 재밌어진다>처럼 굳이 베스트셀러는 아니지만 좋은 책이라는 칭찬은 따르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내가 늘 죄송스럽게 생각하는 출판사에도 도움이 되겠거니.

 

아마도 <문과의 눈으로 보면 과학 고전이 더 재밌어진다>는 내가 쓴 책 중에서 가장 공을 들인 책일 것이다. 이 책을 쓸 때만큼은 오로지 이 책에 집중한 것 같다. 글 쓰는 것을 늘 취미로 삼았는데 이 책은 글을 쓰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걱정을 할 정도로 열심히 그리고 재미나게 쉽게 쓸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늘 내가 쓴 책을 다시 보지 않는데 이 책만은 어떤 페이지를 열어도 쉽고 재미나다. 처음으로 내가 쓴 책을 부끄럽지 않게 제자에게 서명해서 선물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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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7 18: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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