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선, 면 다음은 마음 - 사물에 깃든 당신에 관하여
이현호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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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호 시인의 <점,선,면 다음은 마음>은 사소하면서 고귀한 책이다. 스마트폰, 실내화, 도마, 책장, 모뎀 등 우리 주변에 너무 흔해 빠져서 보이지 않아도 표시가 나지 않는 사소한 물건에 대한 시인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일찍이 괴테는 모든 사람의 인생은 각별하고 독특하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흔해 빠진 사소한 물건이라도 주인에 따라 각자의 사연과 특이점을 소유하기 마련이다. 


가령 이 책에 수록된 ‘휴지’는 이토록 사소한 물건에 이토록 따뜻한 감정을 내재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잘 더러워진다는 것은

오히려 더 깨끗하다는 뜻이다.


살짝 힘을 주면 툭 끊어져서

함께 울어주는 사람,

위로하는 사람.


혼자 구겨져서 울기도 하지만,


자기를 전부 풀어내고 나서야 

그 단단한 심지를 알게 되는 사람.


아주 오랜만에 따스함이 느껴지는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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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2-26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사소한 것에서 사소하지 않은 마음을 찾아내는 시인이란 이들은 뭔가 같은 사람이 아닌듯요. ^^

박균호 2023-02-27 09:00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감성이 남다른 분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