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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과거
은희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8월
평점 :
은희경의 소설이 나왔다는 광고를 보았을 때 ‘이건 빨리 사야 해’를 외치며 순식간에 주문했다. <새의 선물>의 여운과 감동은 이토록 진했다. 읽어야 할 책과 써야 할 글은 산더미였지만 은희경의 신작 소설 앞에서는 뒷전이었다.
이 소설은 화자가 대학의 기숙사 시절 경험한 추억과 친구들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그게 다였다. 은희경 작가가 연배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는데 아줌마들이 오랜만에 대학 친구를 만나서 떡볶이를 먹으면서 옛날이야기를 한다면 딱 이 소설의 내용이 되겠다.
그 시절의 무시무시했던 군사정권의 압제도 소설 속의 여자들에게는 그냥 사귀는 남자와 관련된 일부분에 불과하더라. 해맑은 여대생의 천진난만 하고 케케묵고 재미도 감동도 공감도 없는 추억담 모음집을 왜 내가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짜증을 혼자서 내다가 읽다 말은 이 소설을 재활용 통에 버려버렸다. 다 떠나서 아무 재미가 없더라. 이제 은희경이라는 이름만으로 그의 책을 사는 읽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