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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5년 5월
평점 :
충격이다!
과자를 워낙 맛있게 잘 먹으면서도 늘 무언가 찜찜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기에 이 책에 살짝 관심이 가긴했다.
그러나 책제목에 ‘아이’란 단어도 들어가고 표지그림엔 웬 막대사탕이 그려져 있길래 단지 그 이유만으로 솔직히 무시해왔었다. 왠지 깊이도 없고 별 특별한 내용이 있겠냐란 예상.
게다가 엄청 많이 팔리기도 했다. 소문난 집에 먹을거리 없다고 왠지 좀 가볍고 유치한 제목과 표지에 더해 그 유명세는 굳이 이 책에 손이 가는 것을 막았다.
솔직히 이 책을 구매하게된 것도 알라딘 5만원 이상 구매시 2천원 적립금을 위한 금액 딱 맞추기, 인기도서 할인쿠폰 등의 마케팅전략에 말려들면서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약간 떨떠름한 느낌으로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결국 이 책을 읽고난 후의 평가는, 충격이다! 충격! 즐거운 충격!
16년간 국내 유명 과자회사의 신제품개발부와 구매부에서 근무했던 저자. 과자를 사랑했고 과자를 아꼈으며 이러한 과자로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졌던 그. 그런데 과자업계에 종사하는 선배, 거래처의 관계자들이 건강악화로 고통받고 세상을 떠나가는 것을 보고, 저자 스스로 건강이 안좋아져간다는 느낌을 받으며 그는 어느 때인가부터 심각한 의문과 회의에 빠진다. 막연한 의문과 회의를 돌파하기위해 그는 각종 도서를 구매하여 공부에 임한다. 공부의 결과, 그는 바로 16년간 몸담았던 과자회사를 박차고 나온다. 그 순간부터 각종 가공식품과도 결별이다. 그 후 그는 이 책을 썼고 그를 깨우쳤던 외서들을 번역하여 내놓았으며 지금은 슬로우푸드를 통한 삶의 진정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후델식품건강연구소를 운영중이다. 아, 물론 저자의 건강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한다.
저자는 오늘날 끊임없이 급증하고 있는 성인병 -암, 심혈관 질환, 당뇨병-을 ‘생활습관병’ 혹은 ‘문병병’으로 바꿔 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만큼 오늘날 사망원인의 다수를 차지하는 암, 심혈관 질환, 당뇨병은 우리의 생활습관과 밀접히 관계되어 있다는 말이다. ‘먹는 것이 곧 약’, ‘You are what you eat'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일상에서 무엇을 먹는가가 우리의 건강을 나아가 우리의 삶을 좌우하게 된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 밥상과 간식거리의 대부분을 점령하고 있는 가공식품을 우리의 건강에 대한 파괴, 공포로 보고 있다. 책에서는 앞에서 소개했듯 저자가 가공식품에 대해 문제점을 인식하고 공부하며 그 것을 뛰어넘기위해 힘쓴 실천 이야기들이 진솔하게 펼쳐지며 라면, 초코파이, 바나나우유, 청량음료, 피로회복제, 소시지, 아이스크림 등 우리들이 너무도 즐겨먹는 각 가공식품들의 유해성이 세세하게 분석되고 있다. 우리와 너무도 친숙했던 이 식품들에 대한 저자의 친숙하지 않은 분석은 분명 즐거운 충격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저자가 판단하는 심각한 가공식품 문제의 큰 세 줄기인 (1)정제당 (2)나쁜 지방 (3)식품첨가물에 대해서 심도있는 해설이 이어진다. 여기에서는 신체의 혈당조절시스템, 지방산의 결합구조, 세포의 활동 등 정신을 바짝 차리고 머리를 굴려야만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처음 이 책에 대해 가졌던 ‘가벼울 것이다’란 편견은 온데간데없이 난 잠시 머리를 싸매고 있어야만 했다. 그만큼 이 책을 통한 즐거운 충격은 깊이까지 있다!
여기서 잠시 시끄러운 소고기 정국을 떠올려보자. 애초에 정부는 미국산 소고기의 광우병 유발 위험성에 대해 국민에게 알릴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결국 양식있는 지식인들에 의해 미국산 소고기의 광우병 유발 위험성은 온 국민이 알게 되었다. 이런 소고기 사기로 국민의 건강을 팔아넘기려는 오만과 불손으로 촛불의 도화선에 불이 붙은 것인데 끊임없이 광우병 괴담을 외치며 적반하장의 끝없음을 보이는 정부는 과연 언제쯤 미친 잠에서 깨어날지 참 답답하지만 어쨌든 소고기 정국을 통해 우리는 앎의 힘, 앎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광우병 유발 위험성에 대한 앎을 얻지 못했다면 우리는 그저 값싸고 맛좋다며 연신 미국산 소고기를 구워댔을 것이다. 하지만 앎이 있기에, 지식을 갖췄기에 우리는 아무리 싸고 맛 좋더라도 미국산 소고기를 멀리하게 된다. 혹여 어쩔 수 없이 먹게 되더라도 무언가 께름칙한 느낌은 가시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가공식품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알면 보이고 지식을 갖추면 눈에 들어온다. 앎과 지식이 없을 때에야 그저 야참으로 보글보글 라면을 끓여먹고 무더위에 아이스크림을 쪽쪽 빨고 친구를 만나 햄버거에 콜라를 그저 즐겁고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일단 앎과 지식이 생긴 후라면 이미 세상은 달라져있다. 나 개인의 경험으로도 이 책을 통한 즐거운 충격!, 그로인한 앎과 지식의 획득, 깨달음은 식품을 보는 나의 눈을 총체적으로 바꾸었다. 물론 안다고 실천까지 당연히 되는 것은 아니다. 처음엔 내가 습관을 만들지만 후에는 습관이 나를 만들고, 처음엔 습관이 바뀌지만 후에는 나의 인생이 바뀌게 된다. 또 다른 세상, 더 나은 삶, 그를 위한 우리의 실천을 위해 일단 알자! 우리 모두 이 책을 펴자!
오늘날 주부들은 두 가지 점에서 경제성장에 크나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무분별하게 가공식품을 소비함으로써 식품산업을 번창시킨다는 점이요, 또 하나는 가족을 질병에 걸리게 함으로써 의료산업을 발전시킨다는 점입니다.
- 어느 의학 평론가의 발언
내가 느꼈던 이 즐거운 충격!을 당신도 받길 바란다. 나아가 나의 삶도 당신의 삶도 한층 나아질 수 있길.
덧글> 안병수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