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마이클 샌델의 '왜 도덕인가?'를 읽기 시작했다. 아직 30%정도밖에 읽지는 않았지만  일단 동저자의 작년 베스트 셀러인 '정의란 무엇인가'에 비하면 좀 쉽다는 느낌이다.

여러 매체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이라고 하니 아마 그때문일것이다. 수재들을 모아놓고 하는 하버드 강의보다는 신문 컬럼이 아무래도 쉽겠지.. ^^

지금까지 읽은 부분에서 교육부문에 시장원리가 도입되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미국이야기라서 우리나라와는 현실이 다르기는 하지만 아주 다르다고도 할 수 없고, 우리나라만큼 미국을 닮기 좋아하는 나라도 드므니 곧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느끼며 읽었다. 

미국에서는 교내에 패스트푸드나 청량음료광고를 설치하고 기업들이 제공하는 교육교재나 방송으로 교육을 하는 학교들이 늘어나는 중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몬산토(다국적 종자기업. 일명 죽음을 생산하는 회사라 불린다) 같은 회사가 촉진제 주사를 놓고 생산하는 우유가 좋다고 하는 교재를 제공하거나, 사탕회사가 제공한 사탕의 톡터지는 느낌을 화산폭발에 비유한 글을 지으라고 하는 것등이다. 

지금은 어처구니없게 생각되지만, 사실 둑이 무너지면 금방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미 교과서의 기업에 대한 묘사가 맘에 안든다며 기업들이 움직임을 보였었다. 온갖 부정부패와 무책임과 불법으로 성장하고 유지되고 상속되는 기업들이, 맷값 주고 노동자를 방망이로 패고, 직원이 자살하거나 불치병에 걸려 죽어도 외면하는 기업들이 왜 자기를 존경하지 않느냐며 말이다.   

 센델이 말하는 이러한 상업주의의 가장 큰 폐해는 바로 교육과 상반되는 가치관의 주입이다. 교육은 욕망에 대한 억제를 가르쳐야 하는데 교육현장의 상업주의는 소비조장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니 문제라는 것이다.

마침 책을 읽는 중에 아이가 교육방송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하나의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니 광고가 여럿 나온다.  무엇들일까?   아이들 대상으로는 장난감과 놀이동산, 같이 보고 있을 부모를 향해선 교육교재나 조미료 등 생필품 광고들이 쏟아진다.  아이는 광고 하나 하나마다 코멘트를 한다.  "나 저거 사주세요", "저기 가고 싶어요", "저거 많이 넣으면 맛있어진대요"  ...    이거 원, 광고만 골라서 안보기도 힘들고... 
갑자기 교육방송만이라도 광고가 안붙으면 안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명색이 교육방송인데... 

하려면 이런 책 광고나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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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 & 포퍼 :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지식인마을 25
장대익 지음 / 김영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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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정의하는 과학적인 방법을 고민한다. 철학과 친해질 마음만 준비된다면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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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쓰고보니 한 10년쯤 뒤에 써야할것 같은 제목이다.
이래놓고 계속 쓴다. 그러고 보니 문체가 서재의 누군가를 닮아가는 느낌이다....
암튼,

하루에도 여러번 알라딘 서재에 들어와 글을 읽는다. 명색이 서점이라 책리뷰가 주류이어야할것 같은데 알라딘 서재는 그렇지 않다. 마치 일기장 같다. 책에 대한 글을 써도 꼭 생활사같은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많다. 그뿐아니다. 내용의 폭과 깊이도 다양하다. 그런 모자이크같은 서재를 보면서  이란 매개체를 통해 모인 공간인데도 글을 쓰는 이유는 참 다양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나는 '왜 쓰는가'가 아니라 '왜 읽는가' 하는 물음을 떠올렸다.   왜냐하면 이러한 다양성은 주로 그들이 읽은 책과 글로부터 나왔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만 해도 백지 상태로 지금의 상태에 이른 것은 아니다. 한때는 그러했지만-.-..   책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게되고, 책을 통해 경험을 하고, 책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런 생각들이 흘러나왔다가 여유가 생길때마다 글로 써지게 된것이니 말이다.   

 

왜 읽는지 정리해 보려면 무엇을 읽었는지 되돌아보는게 우선일듯 하여 기억을 더듬어가며 나만의 클래식들을 몇 권 정리해본다.

우선, 나에게 코페르니쿠스적 영향을 준 노엄촘스키의 '507년, 정복은 계속된다'.  

 

 


 

예전 읽은 책은 절판 되고 지금은 제목을 약간 바꿔 '정복은 계속된다'로 나와 있다.  이 책은 미국과 미디어에 대한 기존의 상식을 무참히 깨어버림과 동시에 당시 가졌던 우리나라의 사회현상에 대한 의문을 시원하게 풀어준 책이다. 물론 이 책 이전에 완전 무지상태였다는 것은 아니지만  결정적으로 훅 가게 만든 한 방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이 책 이후로 촘스키와 지금은 작고한 하워드 진의 책들을 여럿 구해서 읽었다. 나의 사회관은 16년간의 공교육과 대학교육이 아니라 이 책들이 만들어준 것이다.    

 

한 번 이렇게 필이 꽂히니 가지에 가지를 치면서 읽는 책들의 폭이 넓어져갔다. 자연스럽게 사회과학과 경제분야가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지만 개인적인 관심에서 과학분야 책을, 부족한 교양을 채우기 위해 예술 분야 책들도 구해 읽었다.  

이상하게도 과학책들은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 많으면서도 재미가 있어서 종종보게 된다. 상대성이론? 그거 죽었다 깨어나도 그 공식과 증명을 이해할 수 없을것이다. 그러나 그 이론이 암시하는 무한한 가능성들은 기분 좋은 꿈을 꾸는 것 같은 즐거움을 준다,   

 

 

 

특히 시간여행이나 카오스이론 같은 것에 흥미가 많아서 종종 읽었다. 단지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우주의 시작과 끝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그런 과학분야 책 중에서 남다른 느낌을 준 책이 있다면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을 들겠다.  속표지부터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는데 천문우주과학자의 인문학적인 설득력과  마치 시같은 느낌을 주는 글은 내 소중한 책(마이 프레셔스 ~~ ^^)이 된 이유다. 이 책을 읽은 후 내 별명은 푸른점(bluedot)을 쓰게 되었다.  

 

역사분야도 나에게는 중요하다. 순전히 흥미나 관심도만 따지면 사학자의 길을 갔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백제와 일본이 얽힌 고대사는 풀리지 않을것만 같은 미스터리로, 꾸준한 나의 관심사다. 물론 책을 꾸준히 읽는 건 아니다. 별로 새로운게 없으니.. 예전에 '비류백제와 일본서기'라는 책도 읽은 것 같은데 지금 그 제목으로는 책이 검색되지 않는다. 아마도 제목을 헷갈리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엔 근현대사책을 많이 보려고 하고 있다.  이이화, 한홍구 의 저작들이 주 대상들. 물론 세계사 책도 재미있어 한다. 로마인이야기는 7권인가 8권째 읽고는 나가 떨어진 상태이고 로마제국 쇠망사는 1권을 사놓고 바라만 보고 있다. 저 두꺼운 책을 한 달음에 읽을 기회만 기다리는 중이다.  십자군전쟁 관련 외에도 여러권 봤던것 같은데 기억이... 

 

좋아하는 책으로 SF를 빼 놓을 수 없다.  

 

 

 '멋진 신세계'는 이정도는 읽었다는 테를 내기 아주 좋다.^^  오래된 책이기는 하지만 재미도 있고 오래된 만큼 여기저기 인용이 많이 되는 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 그거? 멋진 신세계라고, 거기 나오는 이야기야"라고 한마디 해줄수 있다는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ㅎㅎ    '당신 인생의 이야기' 도 상당히 기억에 남는 책이다. 뭐랄까.. 나랑 코드가 맞는다고나 할까, 착착 붙는 느낌을 받은 SF다.

 

그 외에 신화, 종교, 환타지 ... 등등 

 

사실 이 페이퍼를 쓰기 시작할땐 이런 내용으로 나가려고 한게 아닌데 엉뚱한 방향으로 빠져버리고 말았다. 게다가  '왜 읽는가'가 아니라 아예 '무엇을 읽었나'가 되어버렸다.  그러다보니 끝도 안나고 정리가 안되려고 한다.  어쩌나...     

이만큼 쓴 페이퍼를 지워버리자니 아깝고, 그래서  제목에다가 '1'번이라고 달아두고 대충 이렇게 마무리 해야겠다.  '1'은 쓰다 만 글에 대한 아름다운 변명이 될것 같다.  마치 시리즈물처럼. ㅎㅎ   

물론 2번째 글은 예정에 없다. 언제 시간나는데 까먹지 않았다면 쓸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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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크릿 결말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나도 보면서 마지막은 저게 뭐지?, 뭐지? 했는데 결국 저게 다 김주원의 꿈이다, 아니다 길라임의 꿈이다 하는 소리가 있었네. 마침 어제 우연히 본 짧은 글도 꿈이야기였는데.. 부귀영화를 꿈꾸던 한 사람이 길을 가다 우연히 노인을 만나고 노인이 식사를 준비하는 사이 노인이 건넨 목침을 베고 잠이 들었는데 그 후 80년 동안 그토록 원하던 부귀영화를 누리며 잘 살다가 밥 다됐다는 소리에 깼다는..  생각해 보면 현실같은(?) 오늘 하루도 내일이 되면 꿈과 다를바 없다.  인생이란... 
 

2. 어제 집에가는 길에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팟캐스트로 들으면서 버스를 내리고 있었다. 교통카드 태그를 하기 위해 출구를 바라보는 자세였는데,  라디오에서 약간 우스운 상황이 연출되어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는 순간, 내리는 문 앞에 먼저 와 있던 처자와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다. 우 흡! 순간 호흡정지.. 마치 내가 계속 , 그것도 (음흉한)미소를 지으며 지켜본듯한 상황.  내리자 마자 그 처자를 제끼고,  그러니까 난 너같은건 관심없어! 이런 포스를 내뿜으려 집으로 달려가듯 걸어갔다.  남성에 대한 사회적 역차별도 무시 못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하면서...

  

3. 작년 중반에 페이스북 이야기를 하면서 이 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는 잘되기 힘들것 같다고 했는데 역시 내 예상은 헛방임이 증명되고 있다. 점점 페이스북 친구 하자고 하는 메일이 늘어나는 추세. 아직 몇명 안되지만.. 결정적으로 출판사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페이스북 이벤트를 한다는.. 작년에 트위터 이벤트로 저자 사인본 2권 포함 5권 정도 선물을 받은 터라 가만있으면 안되겠다 싶다. 근데 이 놈은 좀 자세한 공부가 필요할듯.  마침 알라딘서재의 승주나무님이 페이스북 자료를 정리중이시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4. 오늘 지하철 2호선 또 고장이다. 항상 피곤해서 앉아다닐려고 일찍일찍 나오는데 오늘은 고장 덕분에 서서 팔운동 하면서 출근했다. 이리저리 떠밀리다보면 허리에 무리가 가기때문에 좀 신경쓰이는데... 출근해서 뉴스보니 35분만에 운행재개했다는데 고장원인은 아직 모르지만 고쳐서 다니고 있다고. 엥? 원인은 모르지만 고쳤다?  이거 이거 퇴근도 불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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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1-18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 참 희안하네요. 원인을 모르는데 뭘 어떻게 고쳤다는?? (지하철이 자판기도 아니구.. 안되니까 발루 한 대 툭 쳤나?ㅎㅎ)

울산으로 오세요. 지하철 없는 도시 울사안~~~~~! ^^

귀를기울이면 2011-01-18 15:39   좋아요 0 | URL
ㅋㅋ 말씀 너무 재밌으세요.^^ 뉴스에 의하면 고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곳에서 또 고장이 났다고 하더군요.(영등포구청역) 그럼 그렇지... 버뮤다, 아니 영등포 삼각지대라도 있는 건지 몇년 전엔 태풍때문에 약간 떨어진 영등포역에서 더 못가고 강제로 내렸던 기억도 있는데 말이죠.
 

요즘엔 TV를 자주 본 편이다. 아무래도 날씨가 추워서 다른 활동이 줄다보니.. 근데 주말에 TV보면서 3번은 눈물을 흘린것 같다. 자주 흘리는 편은 아닌데 유난히 그런 프로그램만 고른 것인지, 눈물이 늘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TV라는 것이 의도성을 가지고 연출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감동은 덜 할수도 있고 시니컬해질수도 있지만 그런거 다 놓고 편하게 볼 수도 있는거니까, 그럴려고 TV보는 거니까, 그냥 나혼자 바보같다는 생각은 안할려고 하며 눈가를 훔쳤다. 

마지막 눈물은 1박2일에서였다. 이별한 가족들의 가슴아린 이야기야 더 일러 무엇하리. 6명의 외국인 노동자는 각자의 사연으로 내 얼굴을 적셨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 그러나 한가지 목적. 가족을 위하여, 행복을 위하여, 더 나은 미래를 위하여 지금 견디는 생이별.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떠난 이와 남은 가족들이 저만의 그리움을 품은채로 묵묵히 살아왔던 사연은 왠지 남의 일만 같지 않더라.  

1박2일팀은 고향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 가족의 동영상을 찍어와서 선물로 보여주며 모두의 눈물을 짜내더니 잠자러가기 전에 2번째 선물이 방에 있다며 진짜 깜짝선물을 그들에게 선사한다. 동영상을 통한 만남만으로도 울컥하게 만든 가족들이 바로  거기 와 있었던것.  방에 들어가다 놀라 멈칫한 한 가족의 가장은 어깨가 들썩일정도로 흐느꼈고 그 가장의 어깨 뒤로 미간을 찡그리며 힘들게 눈물을 참던 강호동의 얼굴은 바로 내 얼굴이 되고 있었다.   하아...

강호동이 쑥스러운지 수다를 떤다. "진행자로써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는게 원칙인데...  정말 저런 거에요? 차라리 앞에서 봤으면 괜찮았을텐데,  뒤에서 보는데 남자 어깨가 저렇게 들썩거리는건 처음봐요.  (다들)저런거에요?"  

(열악한 환경의 여러 나라에서, 그것도 몰래 가족들을 데리고 오기 힘들었을텐데 제작진이 참 애썼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동시에 떠오르는 여러가지 생각들.. 열악한 환경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거나 쫒겨다니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최근에 들은 축산업 종사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야기. 구제역으로 수 천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터를 잃었을것으로 추정한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다. 축산업 종사만 허가되어 있어 무조건 출국해야한다는 이야기였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누군가에게는 생계의 전부고 세상의 전부같을텐데...   하아...     이 혹독한 천민자본주의에서 신음하는 인생들이 어디 우리뿐었을 것인가.  

바깥 날씨는 정말 우라지게 춥다. 실내의 TV에선 따뜻한 감동의 눈물이 반짝이고 있지만 진짜 사람이 있는 밖은 정말 춥다.  어깨를 떨던 네팔에서 온 사내의 딸이 모두에게 한 인사가 기억난다. 그 인사가 다시 이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이루어지기를....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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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1-01-17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서명숙 제주올레 두번째 책 읽고 얼마나 훌쩍였는지 몰라요; 나이가 드니깐 눈물이 많아진다.. 는 식은 싫은데 말입니다;;

귀를기울이면 2011-01-19 23:16   좋아요 0 | URL
경험이 늘어날수록(나이가 들수록) 공감할 일이 늘어나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잘잘라 2011-01-17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라지게! ㅋㅋㅋ 추워요. ㅎㅎ

귀를기울이면 2011-01-19 23:25   좋아요 0 | URL
새벽마다 추위를 깨고 나가야 하는데 확! 짜증이 나서 그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