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주목신간을 추천하는 일이 진짜 '일'이 될줄은 몰랐다. 주는 대로 받아먹다가 먼저 골라야 하는 입장이 되니 많이 다르다. 이래서 다들 고만고만하게 사는가보다. 주체적으로 사는 사람이 존경받는 이유이기도 하고.. 

잠시 드는 뻘생각.  '인문/사회'냐, '인문/사회/과학'이냐 하는 문제.  신간평가단 게시판 이름조차도 두 용어가 혼용되어 있다.  아무래도 '(자연)과학'은 나중에 빼꼼 들이밀고 자리잡은 표기인듯한데, 아무튼 나는 반갑다.  앞으로도 과학과 역사쪽에 절반 이상 비중을 두고 추천할듯하고.  물론 다른 분들이 어떤 생각이냐에 따라 보게될 책이 정해지겠지만...

 

1. 생명의 도약 

 저자의 전작 [미토콘드리아]를 읽은 적이 있는데 하나의 주제(미토콘드리아)를 가지고 한 권을 끌어간만큼 꽤 전문적인 내용도 적지않은 책이어서 버겁다는 느낌이 있었으나 이 책은 부제가 진화의 '10대 발명'인 것처럼 여러가지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조금은 읽기가 수월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미토콘드리아 하나로 인류기원을 찾아가는 이야기도 놀라운데 10대 발명은 또 얼마나 많은 비밀을 알려줄것인가 기대가 많이 된다.

10개의 주제는 '생명의 기원'으로 시작해서 'DNA', '광합성', '성', '시각' 등을 다루고 마지막 주제로 '죽음'을 다룸으로써 정말 생명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2. 나와 너의 사회과학 

 우석훈 박사의 새 책이다.   얼마전에도 [디버블링]이라는 책을 냈는데 금방 새로운 책이 나왔다.

 책을 둘러보니 사회과학 입문서 같다는 느낌이다.책 제목조차 사회과학이다.   무엇보다 이 책이 기대되는 이유는 '' 사회과학을 하느냐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것 같아서이다.  학문 그 자체로써가 아니라  사회 공동체를 위해서 말이다.   주변을 크게 둘러보면 사실 우리에게 제일 필요한건 TV도 야구도 뉴스도 인터넷도 음악도 아니다. 그런 것들은 이미 과잉이고 비만으로 판정받은 살들처럼 잉여로 인한 부작용이 있을 정도다. 제일 부족한건 사회과학인듯 싶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제목은 '우리에게 필요한 사회과학'으로 바꿔도 되지않을까싶다.

 

 3.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 

 빌 브라이슨의 책을 처음 만난것은 [거의 모든 것의 역사]라는 책이다. 깨알같은 글씨에 그림도 별로 없는 5백쪽짜리 교양과학 책을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거의 모든'이란 표현은 분명히 '과장'이기 때문에 평가에 마이너스 요소이지만 책을 재미있게 쓴다는 점은 인정해야할듯 하다.

 너무 진지하지 않게 휴식처럼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4. 그리스인 이야기 1 

 제목만으로는 그닥 매력적이지 않은 책인데 소개를 보니 거의 [로마제국 쇠망사]급의 평가를 받는 것 같아 관심을 가져본다.  흔히 신화를 이야기할때 '그리스로마 신화'라 하고, 서양문명의 뿌리를 논할때도 그리스와 로마를 빼놓을수가 없다.(사실, 전부라고 할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리스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접할 기회는  로마보다 훨씬 드물었던게 사실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탓(덕?)이 클듯) 

로마보다 먼저, 그리고 더 크게 이 세상에 그 자취를 남긴 그리스 문명에 대한 진지하고 자세한 해설이 기대된다.

 

 

 ps. 이미 읽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진짜 포함하고 싶던 책중의 하나가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인데 출간일이 2월이라 빠질수 밖에 없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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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싸리 2011-04-04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롭게 인문사회과학 서평단 하시나 보군요.

추천 페이퍼 작성하는 것도 일이더라구요. 저는 그냥 되는대로? 읽고 싶다기 보다는 소장하고픈 책 중심으로(과학책은 특히 무지 비싼것들)추천을 남발했지요. ㅎㅎ
재밌고 유익한 서평단 활동 되시길,,,
 

나의 TV시청시간은 과장포함해서 인터넷 서핑시간의 10분의 1쯤 된다.  해석하기 나름인데, 인터넷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일 수도 있고 TV를 거의 안보는 것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TV는 동료들과의 대화에 끼지 못하는 일이 일상사가 될 정도로 못보는 편인데 그래도 가끔 꾸준히 보게되는 프로그램이 생기곤한다.   무한도전은 워낙 스테디한 프로라 부침이 있는편이고, 얼마전 드라마를 몇 년만에 제대로 봤는데 그게 크게 히트하면서 나의 예능감(?)을 새롭게 발견하기도 했다.( '시크릿 가든' 말이다.) 

그리고 문제의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하도 예고를 여러 주 해서 첫 방송때 사실은 별 생각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노래가 진지하고 듣기 좋아서, 그리고 탈락제도라는 긴장감도 있어서 즐겁게 보았다. 보는 내내 같이 보는 사람과 대화를 계속 나눌수밖에 없게 만드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이게 3회 방송에서 그만 대형 사고를 쳤다. 탈락하기로 한 가수가 정해지자 출연진들이 민감해졌고 제작진이 녹화중 룰을 변경해서 탈락한 가수의 재도전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후 시청자의 반발과 후폭풍은 엄청나서 결국 첫 탈락자가 어처구니 없게도 PD가 되어버리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인터넷에는 '가수 등수매기기'라는 기획부터 잘못되었다는 주장들이 넘쳐 흘렀다. 하지만 그런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우선, 예술이란 특정인들이 독점하는, 우러러봐야 할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요 프로의 순위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전국노래자랑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부터 묻고 싶었다.  가수협회 회원이 아니라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지 않아서, 돈을 받는 가수가 아니라서 등수매기기가 문제 없다고 할 건가? 시청자가 보기엔 실력차이는 날지언정 같은 노래인데?  보고 들으면서 즐거움을 느끼는게 본질임은 똑같은데 왜 다른 기준을 두어야 하는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둘째로, 이 경쟁은 '재미로'하는 거지 그 가수의 가치가 정말 '7등'이라고 생각할 시청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이 이유다. 누구에게든 그 사람이 좋아하는 가수와 노래가 그 사람에겐 최고이고 1등이다. 탈락자에게 편견을 갖게된다면 그 사람이 바보다. 그깟 500명의 판단을, 그것도 결국 평균치밖에 안되는 것을 절대기준으로 받아들일 이유가 뭔가?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진짜 문제가 있는 '등수매기기'는 재도전이 허락되지 않는 경쟁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입시경쟁.  한 번 탈락이 평생 꼬리표로 따라다니며 재도전을 (거의)허락하지 않는 경쟁이기에 온통 난리인 것이다.)

어쨌든 룰변경이 가져오는 혼란과 이로인한 급격한 흥미감소는 피할수 없어보인다. 안타깝다. 정말 간만에 듣는 즐거움있는 방송이었는데... 이와 관련해 김어준 딴지총수(아직도?)의 해설이 그럴듯 하다. 

"제작진이 "NO"라고 했다면 김건모는 쿨하고, 김제동은 착하고 이소라는 섬세하고  제작진은 단호하고 프로그램은 권위 있을 뻔했는데  (룰을 변경함으로써) 김건모는 찌질하고 김제동은 오지랖이고 이소라는 땡깡부리고  평가단은  바보되고 시청자는 화가 나고 프로그램은 난리가 났다" 

화가 날 정도는 아닌데, 짜증은 좀 난다. 실시간도 아니고 녹화방송인데 좀 더 신중할 수 없었는지.. 냉큼 기다렸다는듯 PD를 짤라버리는 무원칙 MBC경영진도 짜증나고..낙하산 사장 주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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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1-03-24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D가 경질됐군요. 참, 무슨 시나리오 짜도 이렇게 짜기 힘들텐데.
김어준씨의 생각에 늘 동의하는건 아니지만 핵심을 제대로 짚어내네요.
 
다음 국가를 말하다 - 공화국을 위한 열세 가지 질문
박명림.김상봉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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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여행을 맘대로 할 것처럼 기대했던 21세기가 열린지도 10년이 더 지난 지금, 한국의 한 구석에서는 (무려!)자본주의를 연구했다는 명목으로 학생들과 시민들이 경찰에 연행되는 일이 벌어졌다. 적용된 법률은 막 걸어도 다 걸린다는 '국가보안법'!  연행된 사람들의 집은 수색을 당했으며 맑스평전 및 국방부 지정 불온도서들이 다수 나온 모양이다. 

이 사건은 우연히도 이 책을 읽는 중에 발생한 사건이었는데, 내 기준에서 보자면 국방부 불온도서들 중에는 이 책 '다음 국가를 말하다'보다 훨씬 약한 책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리뷰의 제목이 '불온도서 추가!'가 되었다. 

그렇다면 책에 나온 그 위험한 이야기 몇 대목만 추려 볼까? 

"국가는 총을 들지 않겠다는 시민에게 총을 들라 강요할 권리가 없습니다."
"나를 책임지지 못하는 국가는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국기에 대한 맹세'는 .... 광기입니다."
"우리의 법은 약자에게 가혹하고 강자에게 무력합니다."
"남한이 과연 북한보다 행복한 사회입니까?"  

이정도면 국방부 불온도서는 물론 반체제 도서로 금서가 된다한들 지금 정권에서는 별로 이상할게 없어보인다. (그러나 저 짧은 제목보다는 실제 책을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과격해보이는 주장도 실제론 너무 당연한 내용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경향신문에 연재된 두 교수의 대담을 한 권으로 엮은 책이다. 13가지의 소주제를 가지고 두 교수의 이야기를 번갈아 전개하고 있는데, 책 전체를 대표하는 단어를 꼽자면 바로 '공화국'이라는 단어다. 그동안 '민주'나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와 사건들이 있어왔고 한국에서는 어느정도 실현된 가치라고 이야기 되어왔으나 헌법 1조 1항을 구성하고 있는 '민주 공화국'이란 국체의 정의에서 '공화국'이라는 개념은 사실 일반인의 관심밖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들은 외형상 민주주의 제도가 정착된 지금도 어두운 시대라고 말할수 밖에 없게 된 이유가 바로 '공화'의 가치가 실종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공화의 개념이 무엇인지 그 유래부터 시작하여 지금 현대에 사는 시민들에게 요구되는 가치관과 행동 양식까지 소개한다.

 

백문이 불여일독!  어서 국방부 공식(?) 불온도서로 지정되어 많은 시민이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눌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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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3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귀를기울이면 2011-03-23 12:48   좋아요 0 | URL
사실 그 특강때문에 부랴부랴 사서 읽고 있었는데 사정이 생겨서 못갔습니다. 아쉽네요. 요새 바쁠때라 다른 특강도 포기 -.-;;
 
다음 국가를 말하다 - 공화국을 위한 열세 가지 질문
박명림.김상봉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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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부터 내 가슴을 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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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보는 고대사 - 민족과 국가의 경계 너머 한반도 고대사 이야기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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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지금 취약했던 과목을 집중 과외 받고 있구나..' 

책의 저자가 러시아 태생의 외부자이기도 하지만(그러나 앎과 실천에 있어서는 원주민보다 더 철저한 내부자) 평소 삐딱이처럼 보일만큼 이 사회의 모순을 꾸준히 지적해왔던 인물이기에 이 책의 내용 또한 낯설거나 불편한 부분이 없을수가 없었다.  제목부터 '거꾸로'라고 되어 있으니... 

거꾸로 서면 불편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같은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이 주는 묘미(?)는 바로 그것이다. 

책의 서술은 대부분 통일신라 이전의 삼국시대를(가야까지 포함한다면 4국시대?) 이야기 하고 있다. 그래서 '고대사'다. 최근에 중국역사와 로마제국 관련 책을 좀 봤더니 우리나라의 삼국시대는 고대같지도 않아보이긴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요점은 이것이다.  현재 우리가 배우고 그렇게 생각하도록 강요되어지는 하나의 우리민족, 우리조상은 착각이라는 것. 고대 국가들에게, 그리고 그 나라의 백성들에게 뚜렸한 국경은 물론 국적 개념이 있지도 않았으며 아예 다민족 다국적 사람들이 이리저리 이합집산하고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아왔고 고구려,신라,백제로 대표되는 한반도 국가들의 언어나 풍습도 상당히 이질적이었는데 지금의 기준으로 고대를 평가하는건 아전인수라는 것이다.   사실 '민족' 개념도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라하는 이야기도 새로운 것은 아니니 저자의 주장이 아주 낯설지는 않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까는(?) 책은 처음이다. 

안타까운 점은 '일본서기'의 위변조 내용이 많다는 제약을 알면서도 '그래도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겠느냐'하면서 일본서기를 여기저기서 판단의 근거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가능한한 먼관련성만을 이용하면서 매우 약한 수준에서 사용하고 있고, 사료가 거의 없는 마당에 그나마라도 있는 자료를 사용할수 밖에 없는 사정은 이해되지만 너무 위험할 정도로 빈번히 사용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동북아시아의 고대사는 현재 중국영토내에 있었던 여러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반도 국가들과 일본, 그리고 북방의 여러 부족국가들이 얽히고 섥힌 복잡한 드라마다.  당연히 지금과 같은 한중일 3국의 개념도 없고 생각보다 지배층의 인적 교류도 많았다. 이런 점에서 만주가 우리 땅이었느니, 동북공정이니 하는 현재기준의 역사인식은 말그대로 아전인수이며 이점을 무시한, '자기 편한대로만 생각하는 인식'에 대한 저자의 지적은 따끔하다. (침략한 역사는 지우고 피해받은 역사만 강조하는 것 등)      

고대사를 알면 알수록 이 땅에 살던 조상들이 더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아이러니가 있기는 하지만 제대로된 역사를 알기 위해서 다양한 관점의 해석을 접해야한다는 점에서 유익하고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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