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볼거리많은 멋드러진 절을 살피러 가는 걸 좋아한다고 말할때도

주위사람들은 뭐 볼게있다고 절을 가냐고들 하는데..

하물며 폐사지를 살피러 가고싶다고 말하니....혀를 쯧쯧...

눈으로 보는게 아니고 마음으로 보러가요..라고 말하고 싶어도

그 말 조차 들을 마음그릇이 없는 이들에게 대꾸한다는 거 자체가 초라해진다.

 

 

 

 

 

 

 

 

 

 

 

 

 

 

책을 고를때

내용도 내용이지만 제목이 주는 그 느낌도 무시못한다.

난 이책 제목을 보고 마음이 자꾸 아련해지고 설레였다.

왠지 이 글을 쓴 작가는

성격도 섬세할것같고, 남의 말을 참 귀기울여줄줄 알것같다.

듣기로 저자는 한국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은 민통선 지역을 다녔고

석탄산업합리화 정책 이후 문을 닫기 시작한 태백과 사북,

그리고 고한 지역의 무수한 폐광, 서해안의 염전, 도시의 재개발지역들에 대한 사진작업을 10년 이상 해왔다고 한다.

그는 쓸쓸하고, 서럽고, 가슴아픈 곳만 골라 다녔을까?

도대체 폐허인 곳에서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보았을까?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 있자니

어떤 것도 진실하게 보고 사랑하지 못한 내마음을 자꾸 꾸짖어주는 듯하고,

폐사지를 살펴본다는 것 자체가 고뤠밥과자 상자에서 숨은그림찾듯 미쳐 생각지 못한 부분도

깨우쳐준다.  황망하고 허전한 기분을 꽉 채워준 그 글들에 감사했다.

그 발걸음이 너무 진지해 보여 나도모르게 읽는내내 묵직하고,

또 다양한 역사, 인문적 지식을 토대로 폐사지안에서 펼쳐내는 글에서 깊이가 보인다.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며 살다 문득 이게 뭔가싶을때

간단히 가방하나 둘러메고 폐사지를 찾아 떠나는것도 좋을듯

혹시 아나 거기서 진짜 나를 발견할지...너무 거창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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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8-23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을 내밀다 오히려 움찔해요, 이런 제목의 책을 보면요.
제목부터 이렇게 찡하면, 내용 읽고는 너무 빠져들게 되면 어떡하지 싶어서요.
표지의 저 그림은 상형문자인가요?
저자 이름은 귀에 익어요.

블루데이지 2012-08-23 21:57   좋아요 0 | URL
시에서 제목을 가져왔다네요^^ 옛스러운 정취가 있죠?
표지의 글자는 전남편은 한자 절 사 자의 고문자, 전북편은 갈 행.자의 고문자라고하네요!
글을 읽고 사진을 보니 자꾸 짠해져요!
글과 사진모두 이지누 작가님의 솜씨인데 참 잘 쓰시고 참 잘 찍으신것같아요^^

프레이야 2012-08-23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데이지님, 무더웠던 여름날, 몸조리는 잘 하셨나요?
오늘 여긴 비가 내리고 좀 선선한 느낌이에요. 막바지 더위가 한 번 더 기승을 부릴 준비를 하고 있겠죠.^^
마음과 짝하지 마라, 자칫 그에게 속으리니.
이 글귀의 내용과 같은 말을 오늘 두 번 듣고 보네요.
마음에 속지마라,는 말을 라디오에서 들었어요, 오늘.

블루데이지 2012-08-23 21:57   좋아요 0 | URL
ㅋㅋ 마음에 속지마라가 유행어될려나봐요~~
항상 따뜻한 말씀.건네.주시는 덕분에 정말 뜨거웠던 여름 산후조리 잘.마쳤어요^^
여기 대전도 살랑살랑 초가을같은 바람이 불어 참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저 어제 프레이야님 글보고 케빈에대하여 구입했어요^^
이책 다 읽고나면 읽어보려구요~영화도 볼거예요!! 계속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서재로 자주놀러갈께요^^

라로 2012-08-24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대전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아니까 블루데이지님이 갑자기 더 가깝게 느껴져요!
어느 동네에 사시는지 물어보고 싶지만,,,^^;;
암튼 마음으로 보러 가신다는 말 참 감동적이에요!!
저 책들 가만히 담아갑니다.^^

블루데이지 2012-08-24 01:16   좋아요 0 | URL
나비님도 대전이셨어요? 아~그러셨어요? 더 반갑고, 더 감동적인데요....
저 복수동이요..대전도 생각보다 워낙 넓어서요..ㅋㅋ
아공 이제 동네 욕 못하겠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