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 직장 동료중에 매주 로또를 구입해 지갑에 넣고 몸에 지니고 있어야 우울증에 안걸릴것 같다는 이야기를하는 분이 있다.
그분은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편찮으신 어머니를 모시고 처자식을 거느린 30대 후반의 가장이다.
물려받은 재산이나 가진 돈 없이 결혼해 부모봉양에 처자식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느라 매달 들어오는 월급으로는 외식한번이 힘들다는 대한민국 장남이자 아버지다.
우리집도 별반 다르지 않아 가끔 서로 신세한탄하며 위로해주는 술자리가 유일하게 그들에게 스트레스 해소의 방법인듯하다.
2012년 새해가 밝아 고작 며칠이 흘렀지만 유난히 신랑의 어깨가 무거워보이는 이유는 아마 작년이나 올해나 별반 다르게 생활할것같지 않다는 허무함때문이 아닐까 싶다.
업무는 점점 과도해 지고, 직위가 올라가는 것 조차 두려운 나이가 되었고,, 월급은 몇년째 요지부동인 대한민국 직장인인것이 넌덜머리가 날것이다.
신랑과 높게 틀지 않은 난방온도에 버티느라 이불을 뒤집어 쓰고 귤을 까먹으며 추적60분을 봤다.
달고 단 귤이 왜 이렇게 쓰게 느껴지는 지는 콕 집지 않아도 될듯하다.
첫 장면은 사회 구조적 문제해결을 외치며 금융자본의 문제를 지적하며 한국거래소 앞에 대학생들이 노숙하며 점령시위하는 것이었고, 그다음은 FTA체결반대하기위해 거리로 나선 성북구와 용인에 사는 3~40대 직장인들이었다.
20대 학생들과 3~40대 직장인들은 왜 이 추운 겨울 거리로 나와야했을까?
그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는 바로 요즘 내가 가진 고민과 같다.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에 불만이 많고, 내 자신의 미래에 불안감을 많이 느끼고, 나도 모르게 뉴미디어방송을 청취하며 고개끄덕이고 있고, 지금부터 아무리 노력해도 난 결코 신분상승할수 없을꺼야 , 내 노후는 커녕 내 아이들 교육은 제대로 해줄수 있을까라는 고민들.......
40대 중반의 친구언니의 아들이 중학생인데 겨울방학때 1000만원짜리 한달어학연수 안보내준다고 친구들보기 부끄러워 살수없다며 보내줄때까지 단식투쟁을 하니 결국 부모가 울며겨자먹기로 보냈다고 한다.
교육열이 대단한 그 언니는 자식을 좀 더 잘 키워보고 싶어 잘사는 동네, 학교,학원좋은동네로 이사했다. 덕분에 교육비 비싼 그 곳에서 매일매일 한숨을 쉬며 자기 발등을 찍는 다고 하니...이 망할 세상~~누굴 원망할까?
내 자식이 중학생이되어 나도 그런상황이되면 굶어죽어~~난 어학연수 못보내~~라고 쿨하게 이야기할수 있을까?
답답하고 불안하고 열받는 지금의 상황들....그래 내가 노력하지 않아서 그럴꺼야 라고 억지로 억지로 나에 뒤집어 씌우며 달래면서 ....더 이상 얘기하면 더 불안해, 더 더러워 손떨릴듯하여 그만 하련다.
그냥 이책 읽으며 방법을 찾는것이 현명할듯....
지금의 내 상황,,,내 고민들이 내 자식에게 대물림되면 어쩌니? 미안해~~
나의 20대....
그때 난 부자를 꿈꾸지 않았다.
그냥 솜사탕같이 달콤한 행복만을 꿈꾸었다.
내 인생을 두고 무엇과 무엇의 차이를 비교하는 접근방식은 정중히 사양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접근방식을 정중히 받아드리는 듯 하다.
난 내 자식들을 위해 부자를 꿈꾼다.....바보같다............
거품은 걷어버리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하던 사람이 이젠 그 거품을 숭배한다.
불쌍합니다.......이대로는 아니되오.....
오늘부터 열심히 내 자신과 대화를 시도해 봐야겠다.
읽다보니 생각이 너무 많아지고, 나에게 되묻고 싶은게 많아~~책 읽기진도가
결코 빠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