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권을 목표로 읽었지만, 58권밖에는 못 읽었다.

어차피 목표가 숫자는 아니었다. 숫자는 단지 책 읽는 시간을 넷플릭스에 빼앗기지 않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

 

22년도 목표는 더 줄였다. 한 달에 5권. 일년 60권,

업무는 늘어날테고, 신경 쓸 일은 많을테고,

지친 심신은 죄책감 없이 넷플릭스에 양보할테다. 그것이 오히려 살 길이다.

 

21년에는 업무 덕에 만화를 많이 읽었다. 좋은 만화가 많았다. 글책보다 나은 것도 있었다.

<여중생A>, <아이들은 즐겁다>는 가슴을 먹먹하게 했고, 허5파6 작가에게 깊은 존경을 가지게 되었다.

수신지 작가의 <곤>을 읽고서는 화가 났다.

<메이드 인 경상도>를 읽고서는 이해의 폭이 넓어졌달까.

 

 

 

 

 

 

 

 

 

 

 

 

 

 

 

 

이제 문학보다 사회과학 도서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중 <포노 사피엔스 체인지9> <외모강박>을 재미있게 읽었다.

=

 

 

 

 

 

 

 

 

 

 

 

 

 

 

올해도 여성 문제를 다룬 책들에서 손을 뗄수 없었다. 

특히 <우리가 우리를 우리가고 부를 때 : N번방 추적기>는 충격적이었다.

 

 

 

 

 

 

 

 

 

 

 

 

 

 

 

즐거웠고, 행복했다.

22년도에도 더 좋은 책을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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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독서일지.

급하게 많은 책을 읽었는데, 정리 할 시간이 없었다.

재미있게 읽었던 것도 있고, 실망스러운 것도 있었다.

 

그중 최고는 <외모 강박>

쉽고, 깊고,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이제 한 해가 지났다.

올 해는 58권밖에 읽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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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년째 일산 신도시에 살고 있다. 50살 때 이사 와서 지금 70살이 되었다. (...)
20년 전의 어린 나무가 이제는 크게 자라서 잎이 무성하고 그늘을 거느려서 사람과 새를 모은다. 나는 내가 점찍어놓은 나무들이 자라는 과정을 20년 동안 들여다보았다. 나무의 우듬지 쪽 윗가지들은 새롭게 뻗어나와서 바람에 출렁거리지만, 밑동에 가까운 굵은 가지들은 더 굵어지고 껍질이 더 거칠어지기는 했지만, 가지가 벌어진 각도나 방향은 어렸을 때의 표정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호수공원의 산신령 中)

- P21

여성 노인들은 아들 편을 들었다가 며느리 편을 들었다가, 며느리를 욕했다가 자랑했다를 반복하면서 끝없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야기는 날마다 이어진다. 누구의 삶인들 고단하지 않겠는가. 이러니 남에 대하여 말하는 것은 얼마다 두려운 일인가.
한 생애를 늙히는 일은 쉽지 않다.

(호수공원의 산신령 中)


- P35

여러 빈소에서 여러 죽음을 조문하면서도 나는 죽음의 실체를 깨닫지 못한다. 죽음은 경험되지 않고 전수되지 않는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은 죽은 자들의 죽음에 개입할 수 없고, 죽은 자들은 죽지 않은 자들에게 죽음을 설명해 줄 수가 없다. 나는 모든 죽은 자들이 남처럼 느껴진다. 오래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염을 받고 관에 드시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면서 범접할 수 없는 타인이라고 느꼈다. 죽은 자는 죽었기 때문에 제가 죽었는지를 모르고. 제가 모른다는 것도 모르고 산 자는 살았기 때문에 죽음을 모른다. 살아서도 모르고 죽어서도 모르니 사람은 대체 무엇을 아는가.

(늙기와 죽기 中)

- P71

날이 저물고 밤이 오듯이, 구름이 모이고 비가 오듯이, 바람이 불고 잎이 지듯이 죽음은 자연현상이라서 슬퍼하거나 두려워할 일이 아니라고 스스로 다짐하지만, 그런 보편적 운명의 질서가 개별적 죽음을 위로할 수 없다.
문상 온 친구들이 그렇게 고스톱 치고 흰소리해대는 것도 그 위로할 수 없는 운명을 외면하려는 몸짓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문상의 자리에서 마구 떠들어대더 친구들의 소란을 나는 미워하지 않는다.


(늙기와 죽기 中)

- P72

당신들은 이 송년회가 후지고 허접하다고 생각하겠지. 나 역시 그러하다. 그러나 덧없는 것으로 덧없는 것을 위로하면서, 나는 견딜 만했다. 후져서 편안했다. 내년의 송년회도 오늘과 같은 것이다. 해마다 해가 간다.

(해마다 해가 간다 中)

- P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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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상호적이고, 깊고, 부드럽고, 한결같은. 어떤 사랑에 관한 것이다. 삶에서, 죽음에서.

- P17

작은 부처상이 놓여 있는 책장 위, 창문 옆에서 너는 명상을 즐겼다. 네가 하도 현명하고 평온해 보여서 "나의 고양이여, 나는 너를 숭배한다. 너는 적어도 헛된 허영심에 휘둘릴 위험은 없으니까." 라고 말하면서 네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는 했다. 그러면 너는 동의의 표시로 눈을 깜빡였다.

- P63

파스칼은 "연극이 아무리 아름다웠더라도, 마지막은 참혹하다. 우리는 흙을 얼굴에 뿌리고, 그리고 그것이 영원이다."라고 <팡세>에 썼다. 우리는 언제 이 마지막 행위가 시작되는지 알까? 이 세상에 오는 순간부터. 우리는 태어나면서 삶이라는 죽음의 병에 걸린다.

- P73

너를 통해 부드러움, 애정, 순수함을 동경했을 뿐 나는 비난받을 만한 나쁜 일을 하지 않았다. 어쩌면, 인간들이 서로 목을 베는 이 야만의 세상에서 신의 영혼은 소박한 영혼, 짐승의 말없는 사랑에 숨어든 것이 아닐까?

- P99

이렇게 너는 부처상 근처, 네가 자주 앉았던 선반 위에 머문다. 집에서 가장 빛나는 곳에 빛의 묘를 만들어 주었다. 너는 내 안에 머문다. 네 죽음은 내 기억에 은신처를, 내 마음에 기억이 울리는 소라 고동을 팠다. 살아 있는 사람의 마음은 죽은 이의 진정한 무덤이다. 유일한 무덤. 내가 사는 한 너는 내 안에서 산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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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적이고 좌절하게 하는 현실이지만, 미래에 기술이 더 발전하면 해결될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갑시다." 희망 없는 현실에서 희망을 찾고자 하는 그 마음을 이해한다. 하지만 미래가 아닌 지금 이곳에서 조금 더 잘 살아갈 가능성은 없는 걸까? 치료와 회복만이 유일한 길처럼 제시될 때 장애인들의 더 나은 삶은 끝없이 미래로 유예된다.
(...) 사람들이 과학기술과 의학에 기대하는 것은 언제나 장애인을 치료하고 교정하는, 누운 자리에서 일으켜 세우는 극적인 효과다.

(1장 사이보그가 되다 中)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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