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상호적이고, 깊고, 부드럽고, 한결같은. 어떤 사랑에 관한 것이다. 삶에서, 죽음에서.

- P17

작은 부처상이 놓여 있는 책장 위, 창문 옆에서 너는 명상을 즐겼다. 네가 하도 현명하고 평온해 보여서 "나의 고양이여, 나는 너를 숭배한다. 너는 적어도 헛된 허영심에 휘둘릴 위험은 없으니까." 라고 말하면서 네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는 했다. 그러면 너는 동의의 표시로 눈을 깜빡였다.

- P63

파스칼은 "연극이 아무리 아름다웠더라도, 마지막은 참혹하다. 우리는 흙을 얼굴에 뿌리고, 그리고 그것이 영원이다."라고 <팡세>에 썼다. 우리는 언제 이 마지막 행위가 시작되는지 알까? 이 세상에 오는 순간부터. 우리는 태어나면서 삶이라는 죽음의 병에 걸린다.

- P73

너를 통해 부드러움, 애정, 순수함을 동경했을 뿐 나는 비난받을 만한 나쁜 일을 하지 않았다. 어쩌면, 인간들이 서로 목을 베는 이 야만의 세상에서 신의 영혼은 소박한 영혼, 짐승의 말없는 사랑에 숨어든 것이 아닐까?

- P99

이렇게 너는 부처상 근처, 네가 자주 앉았던 선반 위에 머문다. 집에서 가장 빛나는 곳에 빛의 묘를 만들어 주었다. 너는 내 안에 머문다. 네 죽음은 내 기억에 은신처를, 내 마음에 기억이 울리는 소라 고동을 팠다. 살아 있는 사람의 마음은 죽은 이의 진정한 무덤이다. 유일한 무덤. 내가 사는 한 너는 내 안에서 산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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