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미국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학원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조작극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기까지 13년의 옥고를 치르던 중 야생초를 키우며 관찰한 내용을 편지로 남긴 글이다.
내 주위의 모든 생태계(모기, 파리들로부터 인간에게 뽑혀 나가는 잡초에 이르기까지)가 모두 내 몸의 일부라는 인식을 깨우치게 되었다.
겨울의 한 가운데서 외부의 소음과 찬란한 햇빛과도 단절한 채 호젓한 조용함을 즐기는 데는 뜨거운 커피와 내 베란다를 가득 채운 짙푸른 화초의 공을 제외 시킬 수 없다.
그러나 이젠 창문을 열고 주차장 한 권의 작은 땅을 내다보며 꿈을 키운다.
감나무, 대추나무, 이름 모를 나무의 그늘로 햇볕 한점 온전히 받을 수 없는 땅이지만 야생초로, 또 이름 모를 잡초로 가득 채울 푸르름을 그린다.
달싹달싹 땅을 헤집고 올라오는 여린 새싹이 너무나 보고 싶다.
내 소망이 이루어져 작은 정원을 가꿀 수 있고 나이 들어 땅에 흠뻑 재미 붙여 산다면. 그리고 뭔가 자연과 인간의 친밀한 이치에 몰두하게 된다면 이 저자의 영향을 받았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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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해 봄, 내 조각조각 땅에는 많은 것들을 심어 놓고 수시로 들여다보았다. 백일홍, 채송화, 분꽃, 미니토마토, 난타나(수입야생화), 개부랄꽃, 황국, 패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