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의 기술>, <너의 슬픔이 아름다워 나는 편지를 썼다> 두 권 모두 아무 기대 없이 손에 들었는데, 의외로 묵직하게 와 닿았다. 특히 <한숨의 기술>이. <한숨의 기술>은 일종의 책방 폐업기이다. 얼마전 읽은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와 비슷한 이야기이지 않을까 했지만 읽다보니 전혀 다른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았다. 훨씬 무겁고, 내용도 그 이상의 이야기를 담았달까. 싶었다.

<너의 슬픔이 아름다워 나는 편지를 썼다>는 저자가 아내를 잃은 후, 자신과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다른 이들에게 쓴 편지를 엮은 것이다. 재미는 없었지만 그래도 이심전심이랄까. 엄마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나에겐 저자의 위로가 꽤 진실되게 느껴졌다. 마음에 와 닿는 문장들도 많았고.

 

이번주는 <출판하는 마음>을 읽고 있다. 편집자, 저자, 번역자, 디자이너 등 책을 출판하는 데 관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인터뷰를 실은 책이다.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함께 설레고 읽는 이의 기운도 북돋는데, 하물며 책에 관련된 직업군에서야. 특히 편집자, 저자, 번역자 등 글을 쓰고 만지는 사람들의 인터뷰는 문장 자체도 훌륭하다. 글과 말의 수준과 아름다움은 항시 같이 가는 것인가. (경험으로 보아 그렇지 않던데.) 아니면 인터뷰어의 문장이 좋아서 그런 것인가.

책을 쓴 은유는 나에겐 생소한 작가였는데 알고보니 꽤 이름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그에 대해 따로 검색해보거나 했던 것도 아니고, 단지 그의 책을 읽고 그렇게 판단했던 것 뿐이니 티도 나지 않게 스스로를 드러내는 필력이라니 과연,,, 하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마 자주 그의 책을 찾아 읽게 될 듯 싶다.

지금은 도서관의 책을 빌려 읽고 있지만, 조만간 사서 소장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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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방은 내 작업실이었는데, 책상에 앉으면 반쯤은 벽을, 또 반쯤은 커튼을 마주하는 구조였다. 반쯤은 막혀있고 반쯤은 보일 듯 말 듯 한 앞이, 고개를 들면 볼 수밖에 없는 그 장면이 그렇게 막막할 수가 없었다. 벽과 커튼 뒤에서 울다가 누가 들어오진 않을까, 얼른 눈과 코를 문질러 닦곤 어차피 아무도 안 올 텐데, 라며 자조했다.

큰 방은 전면 유리라서 볕이 참 달 들었는데, 작업실로 쓰는 작은방은 볕도 잘 안 들어서 가을, 겨울, 봄 모두 추웠다. 빗자루에 청소기, 대걸레까지 들고 설치며 청소를 해대기도, 가만히 잘 있는 책들의 자리를 몽땅 바꿔가며 일부러 움직여 보기도 했지만 열기도 잠깐이었다. 내 자리에 앉으면 몸도 마음도 천천히 얼어붙는 기분이었다.
(46p.)

문제는 기다림이었다. 가게라는 건 그 자체가 기다림의 공간이었다. (...) 언제 들어올지 모른는 누군가를 늘 신경 쓰는 동시에, 언제나 나밖에 없는 공간을 마주해야 했다. 초 단위로 반복되는 기대와 실망 사이로 흐르는 시간이 무서웠다.
(48p.)

어느 날은 가만히 앉아있다가 아무도 안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한 골목에 자리 잡은 책방의 위치부터, 어설픈 취향 따라 골라놓은 책과 정신없이 짖어대는 초배까지 무엇하나 즐겁게 소개할 자신이 없었다. 과연 내가 책방을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 걸까, 이게 책방인 걸까 늘 불안하고 의심스러웠다.

아무도 안 왔으면 좋겠다는 그 생각이 책방을 닫기로 한 결정의 가장 큰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직 오지도 않은 타인의 반응에 미리 좌절하고, 긍정적 반응보다는 부정적 반응에 더 큰 비중을 두며 대부분의 시간을 갉아먹었다. 지속할 수 있을지 가늠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대로 지속될까 봐 무서웠다.
(56p.)

그땐 책에 대한 애정이라고 착각했던 감정이 책을 잘 아는 사람처럼 보이고자 하는 욕구였다는 것과 생각보다 책을 별로 안 좋아한다는 걸 책방을 운영해본 덕분에 알게되었지만 말이다.
(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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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사람은 슬픔을 짊어지게 됩니다. 그 슬픔 속에는 상대가 살아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깊고 진한 ‘정(情)‘이 담겨 있습니다.(...) 이만큼 강렬하게 누군가를 생각하는 일이 가능한가 싶을 만큼 깊고 진한 마음이 생겨납니다.

(누군가를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일 中 27p.)

또한 사랑은 만드시 살아있는 상대가 있어야만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이라는 감정 또한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요. 그러니 보이지 않는 감정을 보이지 않는 상대와 나눈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지요.

(누군가를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일 中 28p.)

슬픔의 아름다움이란 허망하고 외롭고 비탄한 가운데도 하루하루를 용기 내어 꿋꿋이 살아가는 사람이 발산하는 빛과 같습니다.

(쌓여가는 슬픔 中 43p.)

나는 슬픔이란 곁은 떠난 사람이 다가오는 신호라고 여길 때가 있습니다. 심지어 옆에 있을 때보다 더욱 강하게 가까이 있다고 느낍니다. 힘들 때 곁에서 나를 도와준다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내 말을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사실입니다.

(어둠 속에서 홀로 베개를 적시는 밤 中 57p.)

다카코는 이런 시도 남겼습니다.

아름다운 말이 잇달아 떠올라
잠들지 못하는 밤이 있다
새로운 시가 잇달아 태어나
잠들지 못하는 밤이 있다
그 밤을 위해 건배
그 밤을 위해 건배


(어둠 속에서 홀로 베개를 적시는 밤 中 65p.)

비평가 고바야시 히데오 역시 슬픔의 밑바닥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한 인물이었습니다. <모차르트>라는 작품 속에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슬픔은 질주한다. 눈물은 그 슬픔을 따라잡을 수 없다.


(보이지 않는 눈물 中 121p.)

슬픔, 고독, 외로움, 불안의 감정들은 홀로 남겨졌을 때보다 사람들 속에 있을 때 더 강렬하게 느껴지죠. 그래서 누군가 "괜찮아?"라고 묻기에 "괜찮아"라고 답하고 나면 어쩐지 더 슬퍼집니다.

(보이지 않는 눈물 中 126p.)

요즘 사람들은 모두 무언가를 말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제대로 보고 듣기도 전에 입을 엽니다. 반면 말을 상실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말로 표현되지 않는 무언가에 진실이 담겨 있음을 압니다. 말하기보다 듣기에 진정한 의미가 있음을 압니다.

(영혼에서 피어나는 꽃 中 132p.)

앞을 보여다오 뒤를 보여다오
아아, 떨어지는 단풍이여

이는 에도 시대 승려이자 시인인 료칸이 말년에 즐겨 읊었다는 시구입니다. 사람은 앞면과 뒷면을 모두 보이며 살고 죽는 것이 좋다는 의미입니다. 앞면은 존경이나 사랑을 받는 일이요, 뒷면은 약하고 부족한 일을 가리킵니다. 자신의 양면을 솔직히 드러내며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모습이 료칸이 바라는 이상적인 삶이었습니다.

(읽고 쓰는 것이 주는 위로 中 160~161p.)

슬픔은 우리의 힘을 벗어난 우연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로부터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진정한 슬픔은 내면의 가장 낮은 곳에 우리의 시작을 축복해줍니다. 앞으로 당신이 행복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글을 마치며 中 20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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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들지 않은 인생은 없다라는 한 마디가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이다.

 

성실한 성품의 40대 주인공 데이비드 폰더가 실직과 함께 들이닥친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교통사고를 당하는 순간 환상의 여행을 겪게 된다. 여행 중 만나는 7명의 역사적 인물들로부터 인생의 중요한 교훈을 받아 깨어나는 순간 새로운 활기를 얻어 희망찬 생활을 시작한다는 색다른 구성의 소설이다.

 

상심에 차있던 주인공이 왜 하필이면 나야?”라는 분노와 함께 살얼음의 노면에서 참나무를 들이박는 순간 혼절과 함께 인생의 스승들을 만나게 된다.

 

역사적 상황에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인물과 우연한, 짧은 만남 후 헤어지면서 건네받는 메모지에 교훈이 적혀있는 형식이어서 묘한 여운을 남김이 이 글의 또 다른 매력이 될 수 있었다.

 

<만난 인물들>

 

1. 해리 트루먼. 독일 베를린 근교의 포츠담. 1945. 7. 24. (이 회의에서 일본 원자폭탄 투하가 결정됨)

   “공은 여기서 멈춘다.”

    내 과거에 대해, 선택에 책임임을진다. 결단의 시기에는 반드시 결단을 내리고, 과거에 집착 말고, 미래 지향적으로,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노력한다.

 

2. 솔로몬. 생모를 판정하는 옥좌의 재판관의 상황.

    “그 아이를 둘로 나누어 반쪽은 이 아이에게 나머지 반쪽은 저 여자에게 주리라.”

    “나는 지혜를 찾아 나서겠다.”

     닭을 친구로 사귄다면 땅을 후벼 파며 빵 부스러기를 쪼아먹는 법을 배울 것이다. 독수리와 벗한다면 하늘 높이 나는 법을 배울 것이다.

 

3. 죠슈아 로렌스 체임벌린. 게티스버그, 메인 20연대. (’장군과의 격돌)

    “나는 행동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나는 결코 그만두지 않는다. 새로운 나를 창조하고, 새로운 미래를 만든다. 선택한다.

 

4. 콜럼부스. 대서양 한가운데 산타마리아 호.

    “내 운명은 내가 개척한다.”

     나는 기다리지 않겠다. 단호한 의지가 내겐 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진리를 믿고 첫발을 내딛는다. 그 힘을 행사한다. 그리고 새로이 개척한다.

 

5. 안네 프랑크. 독일 암스ㅔ르담의 다락방. 1943. 10. 23. (14개월째 은신 중)

    “나는 오늘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을 선택한다.”

     행복은 하나의 선택이다. 여러 가능성들에 마음을 활짝 연다. 내 시력, 호흡, 청력. 하느님은 나에게 많은 선물을 주셨다. 기적이다.

 

6. 에이브러햄 링컨. 펜실베니아주 게티스버그. 1863. 11. 19. (전사자용 공동묘지를 헌정하기 위하여 옴)

    “나는 매일 용서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맞이하겠다. 분노는 일종의 일방적인 것이다. 그들의 비전 없음을 용서하고, 나의 앞길을 간다. 용서는 노력이 아니라 공짜로 나누는 선물이다.”

 

7. 가브리엘 천사(, 188m의 거구로 표현). 어떤 특별한 구조 없는 장소. 밝은 빛, 적당한 온도. 온 세상의 사물이 가지런히 나열된 편안한 장소.

    “나는 어떠한 경우에도 물러서지 않겠다.”

     현명한 사람은 상황에 지배되지 않고, 무기로 삼습니다. 곰곰히 연구해야 할 교훈이며, 새로운 지식과 지혜를 얻는 터전입니다. 우회는 인생의 교훈을 주지 않습니다.

폭풍우를 두려움에 떨며 바라보는 선장은 엉뚱한 해로를 선택하게 되며, 현명하고 노련한 선장은 그의 시선을 등대에 고정시킨다.

 

 

주인공은 메모지의 쌈지를 고마운 마음으로 여미며 동작을 멈추고, 감았던 눈을 떠보니 20년 후 성공한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블랙홀로 빠져든 후 병원 침상에서 깨어나 가족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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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고 생각하고 써야 한다. 독서는 공부이고 생각은 실험이며 쓰기는 실천이다.
(개정판 프롤로그 中, 10p.)

드러커가 말하는 개인의 우수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려면(...) 첫째, 탁월한 성취의 경험이 있어야 한다. 같은 일을 오래 한다고 해서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남들과 비교할 수 없는 괄목할 만한 성취가 있어야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는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목표 수준을 높여야 한다. 자신이 추진하는 일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완벽을 추구해야 그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인생이 재미있어지는 최고의 공부법 中, 27p.)

그는 매일 출퇴근하는 데 2시간가량을 지하철에서 보낸다. 당신이라면 이 상황에서 글 쓰는 시간을 어떻게 확보하게는가? 다음과 같은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첫 지하철을 탄다. 구석 자리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해 1시간쯤 지나면 회사 앞 지하철에서 내린다. 회사에 도착하면 커피와 함께 간단히 아침을 먹는다. 식사를 마치고 6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2시간 동안 글을 쓴다. 다른 직원들이 출근할 무렵이 되면 글쓰기를 중단하고 업무를 준비한다. 첫 책을 낸 많은 직장인이 이런 방식을 따랐다.
(매일 꾸준히 써라 中, 91p.)

책상에 앉기까지의 머뭇거림, 첫문장의 부담감, 진부한 도입부, 튼튼하지 못한 구성, 어딘가에서 꽉 막혀 전진할 수 없을 때의 답답함, 깔끔하지 못한 마무리, 뭔가를 쓰고 싶지만 고갈된 소재, 에너지가 완전히 방전된 듯 끔찍한 슬럼프, 몇 번이나 반복해야 하는 고단한 고쳐 쓰기, 수시로 찾아드는 ‘내 주제에 무슨 책을 써?‘ 하는 자괴감, ‘과연 책으로 출간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그리고 어렵사리 원고를 완성하고 나서도 몇번씩이나 겪게 되는 출판 거절. 이런 온갖 어려움은 책을 쓰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직면하는 일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종종 글쓰기라는 끔찍한 책임감과 부담감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그는 거의 매일 아침 6시부터 정오 무렵까지 글을 썼는데, "정말 견디기 힘든 건 다음 날 글을 쓸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즐거움과 괴로움을 모두 껴안아라 中, 108~109p.)

자유롭게 생각하면서 떠오른 단어와 연관된 모든 생각을 적어본다. 글감이 전혀 생각나지 않거나 쓰고 싶은 글감이 아니더라도 무작정 써본다. 의식의 흐름을 따라 써보는 것이다. 중요한 건 머리로만 생각하지 말고 손의 감각을 이용해서 써 내려가야 한다는 점이다. 쓰다 보면 마음에 드는 뭔가가 나타나는데 그것이 쓸거리다. 그것에 관해 집중적으로 써본다.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에 이런 말이 나온다. "글은 생각하고 쓰는 것이 아니다. 아무 생각 없이 쓰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자판을 두들기다가 마침내 살아남는 단 한가지의 그 무엇에 대해 쓰면 된다."
(결정적 순간 붙잡기 中, 144~145p.)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방법이 하나 더 있어요.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의 저자 나탈리 골드버그가 활용하는 방법으로, ‘의식의 흐름을 따라 쓰기‘예요. 이 방법의 핵심은 처음 떠오른 생각을 놓치지 말고 계속해서 쓰는 거죠.
(글쓰기 클리닉 - 글쓰기가 두려워요 中, 181~182p.)

내가 시간을 어떻게 확보했는지 생각해 봤다. 방법은 간단했다. 첫째, 금주했다. 보통 일주일에 두세 번 술을 마셨지만, 지난 40일 동안은 한 번도 마시지 않았다. 둘째, 약속을 잡지 않았다. 전에는 일주일에 3일은 약속이 있었는데 그런 약속을 모두 없앴다. 셋째, 주말을 낭비하지 않았다. 총 여섯 번의 주말 중에 ‘꿈벗 모임‘이 있던 날을 제외하고는 하루에 8시간을 꾸준히 썼다. 물론 책 읽고 자료 찾는 데 걸린 시간은 빼고 계산한 것이다.
(출간일기 中, 40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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