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초에 시작한 직장이 요번달 말이면 끝이다. 한국책을 빌려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직장인데도 일하러 가는 게 즐거웠지만, 사실은 한 달 전에야 학교 수업이 끝나서 책을 읽고 띵가띵가 할 기회는 사실 한 달 정도 뿐이었다. 그러고나니 어느새 직장계약은 끝이 날 참이고 게다가 여름학기 수업이 코 앞에 와 있다. 평소에는 우편료 때문에 마음대로 못 사는 (최근에는 또 전자책 회사는 해외신용카드를 안 받아서 고민이다)  터라 왠 횡재냐, 하고 한국책을 잔뜩 빌려다가 자폐아처럼 몇 주 동안 코 빠트리고 읽었는데 아직도 빌려온 책이 이십 권쯤 더 있다. 하지만 그 책들은 아마 읽어보지도 못하고 월말에 반납하게 되겠지. 소설책을 몇 권 읽었더니 서울의 골목길들이 눈 앞에 밟히고, 고미숙의 열하일기를 읽었더니 순 내용이 우정예찬론이라 더욱 서울이 그리워졌다. 수업이 시작된다는데도 시큰둥하고, 이력서를 쓰고 새 직장을 찾아 인터뷰를 보러 다녀야한다는 것도 영 성가시기만 하다. 술까지 사다 마셨는데도 깨어보니까 영 맹숭맹숭하고 기운이 안 난다. 꼭 책 탓만은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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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6-06-15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운내세요..잘 될거에요..가끔 그렇게 다운될때가 있잖아요.금방 지나갑니다.

치니 2006-06-15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외국에 있을 때 한국 소설이 너무 목 마르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보내드리고 싶어요.
주소랑 보고싶은 신간 알려주세요. 생각 날 때 보낼게요 ~ ^-^

검둥개 2006-06-15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
빌려온 책이 이십권이나 더 있다니깐요. ^^ 걱정마세요.
의지가 있으면 설마 책을 못 구해 읽겠습니까!
그보다 새 직장이나 빨리 생기라고 기도해주세요. :)

파비아나님, 금방 지나간다니 믿겠습니다. ^. ^
내일이 사랑니 빼는 날이라 어제 마시다 남은 술도 못 마셔요 우웅웅.

2006-06-15 1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6-15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대한 읽고 갔다주세요.
요즘 구하기 어려운 책도 많이 읽으신다 했더니만.
검둥개님 마음에 흡족한 곳에 취직되시기 바랄게요.^^

검둥개 2006-06-15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제가 한 발 늦었네요. 어쨌건 계속 시도해보겠습니다. ^^

로드무비님, 아유 고맙습니다. 어떻게든 되겠지요.
빌려온 책들은 이제 산을 이루어서 각 권마다 한 장씩만이라도 읽자, 이런 각오를 세웠어요. 그래도 짧은 동안이나마 신나게 읽었으니, (서둘러 읽느라고 고생은 했지만서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이제 다시 슬슬 슬로우 페이스로 돌아갈 땐가봐요. ^^

비로그인 2006-06-16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치과가시는 건가요? 앓던이? 쑤욱 잘 빼시고 기운 내십시요~

검둥개 2006-06-20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nci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