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마당에 깃드는 꿈
(황인숙)


눈이 온다
먼 북국 하늘로부터
잠든 마당을 다독이면서

단풍나무 꼭대기에서 갸우뚱거리던 눈송이가
살풋이 내려앉는다
살풋살풋 둥그렇게
마당이 부푼다
둥그렇게, 둥그렇게

눈은 마당에 깃드는 꿈
마당은 커다란 새가 됐다
그리고 단풍나무 꼭대기에서
작은 새가 내려앉는다
저 죽지에
뺨을 대고 싶다
하지만 어떻게 그의 잠을 깨우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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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바람 2005-12-02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만났다. 검둥개님~~~

저는 단풍나무 꼭대기에 앉았던,
앉았다 날아간 새의 자리,
그 구멍난 허공이 보고 싶은데
어떻게 보지요. 새는 없는데...

검둥개 2005-12-02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바람님 ^ .^ 와락, 부비부비.
근데 왤케 어려운 거만 물어보시는 거야요. 히잉 *^_________^;;;

플레져 2005-12-03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인숙의 시, 마지막 행은 늘... 가슴을 찌리리 하게 만들어요.

검둥개 2005-12-04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솔직히 마지막 행에서 약간 고민했어요.
뭔 뜻인지 잘 모르겠어서 ^^;;; 어쨌든 시가 좋기만은 무척 좋아요
시는 넘 어려워요.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