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마당에 깃드는 꿈 (황인숙)
눈이 온다 먼 북국 하늘로부터 잠든 마당을 다독이면서 단풍나무 꼭대기에서 갸우뚱거리던 눈송이가 살풋이 내려앉는다 살풋살풋 둥그렇게 마당이 부푼다 둥그렇게, 둥그렇게 눈은 마당에 깃드는 꿈 마당은 커다란 새가 됐다 그리고 단풍나무 꼭대기에서 작은 새가 내려앉는다 저 죽지에 뺨을 대고 싶다 하지만 어떻게 그의 잠을 깨우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