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안도현)
제비꽃이 하도 예쁘게 피었기에 화분에 담아 한번 키워보려고 했지요 뿌리가 아프지 않게 조심조심 삽으로 떠다가 물도 듬뿍 주고 창틀에 놓았지요 그 가는 허리로 버티기 힘들었을까요 세상이 무거워서요 한 시간이 못되어 시드는 것이었지요 나는 금세 실망하고 말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그럴 것도 없었어요 시들 때는 시들 줄 알아야 꽃인 것이지요 그래서 좋다 시들어라, 하고 그대로 두었지요
에궁. 아침에 읽으니까 참 좋은 시네요. 저도 시들어가는 제비꽃 함 올려봅니다.
검둥개님, 텅 빈 알라딘에서 일케 만나뵈니 반갑네요, 안냥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