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안도현)


 제비꽃이 하도 예쁘게 피었기에 
 화분에 담아 한번 키워보려고 했지요 
 뿌리가 아프지 않게 조심조심 삽으로 떠다가 
 물도 듬뿍 주고 창틀에 놓았지요 
 그 가는 허리로 버티기 힘들었을까요 
 세상이 무거워서요 
 한 시간이 못되어 시드는 것이었지요 
 나는 금세 실망하고 말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그럴 것도 없었어요 
 시들 때는 시들 줄 알아야 꽃인 것이지요 
 그래서 
 좋다 
 시들어라, 하고 그대로 두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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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9-17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비꽃 보면 볼 수록 이뻐요^^

비로그인 2005-09-17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아침에 읽으니까 참 좋은 시네요. 저도 시들어가는 제비꽃 함 올려봅니다.

검둥개님, 텅 빈 알라딘에서 일케 만나뵈니 반갑네요, 안냥요~


검둥개 2005-09-17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저도 제비꽃이 저렇게 예쁜 줄 찾아보고서야 알았답니다. ^^*

복돌이님, 그런가요? 헤헷. 시들어가는 제비꽃도 아주 예쁘네요. 가지가 참 가는 것이 제게는 아주 인상적이네요. 복돌이님을 만나뵈어서 저도 무척 반가워요. ^^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 ^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