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검사 한 사람이 생각났다.
시골에서 농사짓고 계시는 부모님이 있고, 장남이고...
서울에서 4년동안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공부를 했고, 머리가 크게 좋지 않아 서른 다 된 나이에 고시 붙었고, 연애를 못해 선봐서 결혼했지만, 사법연수생 프리미엄 붙이지 않아 평범한 집안의 평범한 여자랑 결혼한...
결혼 전부터 타던 1500cc 차 12년째 타고 있고, 공무원 월급봉투 빤한데 거기서 수사비한다고 오히려 돈을 가져가서 마누라한테도 큰소리 못 친다고...
맨날 늦게 들어가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내미가 아빠를 옆집 아저씨 보듯 슬슬 피했다나...
다른 집 자식들은 다들 아빠가 하는 일을 제일 멋있게 생각하는데, 그 집 자식들은... 한 번도 장래희망을 검사나 판사, 변호사를 하고싶다는 생각도 안 한단다.
그도... 검사를 하려면 설경구처럼 결혼하지 말았거나, 아니면 강신일처럼 처자식 시골로 내려보내서 부모님 봉양하면서 살게 했어야 했다. 아니면 그 조검사처럼 빌딩 여러 채 가진 장인을 두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