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검사 한 사람이 생각났다.

시골에서 농사짓고 계시는 부모님이 있고, 장남이고...

서울에서 4년동안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공부를 했고, 머리가 크게 좋지 않아 서른 다 된 나이에 고시 붙었고, 연애를 못해 선봐서 결혼했지만, 사법연수생 프리미엄 붙이지 않아 평범한 집안의 평범한 여자랑 결혼한...

결혼 전부터 타던 1500cc 차 12년째 타고 있고, 공무원 월급봉투 빤한데 거기서 수사비한다고 오히려 돈을 가져가서 마누라한테도 큰소리 못 친다고...

맨날 늦게 들어가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내미가 아빠를 옆집 아저씨 보듯 슬슬 피했다나...

다른 집 자식들은 다들 아빠가 하는 일을 제일 멋있게 생각하는데, 그 집 자식들은... 한 번도 장래희망을 검사나 판사, 변호사를 하고싶다는 생각도 안 한단다.

그도... 검사를 하려면 설경구처럼 결혼하지 말았거나, 아니면 강신일처럼 처자식 시골로 내려보내서 부모님 봉양하면서 살게 했어야 했다. 아니면 그 조검사처럼 빌딩 여러 채 가진 장인을 두던가.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깍두기 2005-02-02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공공의 적2를 보고 '대한민국 검사들이 다 여기 나온 검사들 같다면 내가 그들을 존경해 주지'라고 했는데, 교만한 발언이었군요.
어디나 열심히 일하시는 분은 계시죠. 일부가 욕먹이는 거고.

호랑녀 2005-02-02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깍두기님 그 글 봤어요. 저두 역시 잘 만들어진 검찰홍보영화...라는 느낌은 받았지요.
전부 설경구처럼 하면 큰일나지요. 피의자 인권... 완전히 무시하잖아요...ㅠㅠ
아무리 확신한다고 피의자한테 가서 주먹다짐하면 되겠습니까. 그 비서(수족인가?) 혼자 놔두고 밖에 나갔잖아요. 저는 그때 그놈 탈출할 줄 알았죠.
그게 잘 되서 한건 한 거지, 잘못되면 표적수사죠.^^
아직 안 주무시네요. 저는 정말 오랜만에 이 시간에 들어왔는데...

마태우스 2005-02-03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친구는 좋은 집에 장가갔어요. 압구정동 살구요, 애 둘 낳았는데 맨날 돈없다고 징징거려요. 검사 월급 얼만지 아냐고... 그래도 전 그 친구가 멋지게 보입니다. 검사가 좋은 이유는 월급이 많아서가 아니라 세상이 그 직업을 인정해 주고 스스로의 일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애들도 아마 나중에는 검사 하겠다고 하지 않을까요.

호랑녀 2005-02-04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검사 마누라가 그러더군요. 검사할 사람, 부잣집에 장가가는 거 이해한다. 부럽더라. 좋아보이더라.
압구정동 살면서 돈 없다고 징징거리는 건 안 어울리는데요, 마태우스님? ^^
혹시 그 친구가 마태우스님 끌고 ㄹㅆㄹ 간다는 그 친군 아니죠?

2005-02-07 1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호랑녀 2005-02-07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소곤거린 님...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뭐 잘못한 줄 알고...
제가 워낙 드물게 글을 올리다 보니... 알라딘 서버가 인식을 못하나 봐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