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여자애들 둘과의 대화
A : 아, 딱 1억원만 있으면 좋겠어. 천만원으로는 좀 부족하고, 1억원은 되어야겠어.
B : 야, 로또해. 방법은 로또 뿐이야. 니네 엄마 아빠가 1억원 달라면 주겠냐?
나 : (잠깐 끼어들어서) 1억원이나 되는 돈이 어디에 필요한대?
A : 일단 컴퓨터 3대 사구요, MP3하고 핸드폰 좋은 걸로 사구요. 그리고 동방신기 판을 엄청 사서 순위 팍팍 올라가게 하구요.
나 : 컴퓨터하고 MP3하고 핸드폰이 공부하는 데 가장 방해가 되는 3가지라고 하더라.
B : 로또만 되면 돈 있는데 뭐하러 공부해요? 동방신기랑 결혼해서 판 내주고 같이 살면 되지. 그런데 선생님, 진짜로 우리는 로또 사면 되도 돈 못받아요?
나 : 아마 그럴걸? 미성년자는 로또 같은 복권 못 하게 되어있지 않나?
B : 아, 진짜 재수없어. 뭐든 지네 맘대로야. (휑 ~ 쾅 ! => 문 닫고 나가는 소리 )
이 아이들뿐 아니다. 다른 아이들과 얘기할 때도 느낀 건데, 장래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은 어떤 직업이 일 덜하면서 돈 많이 버는가 하는 것이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아이들도 정말 많다. 고귀한 사명의식이나 봉사정신과는 아무런 상관 없이 의사가 되고싶어 하고, 정의의식 없이 법관이나 변호사가 되고싶어 한다. 물론 연예인과 프로게이머를 원하는 아이들도 많은데, 그 이유는 신나게 놀면서도 몇억씩 팍팍 버니까 란다.
누가 아이만을 탓할 수 있겠는가. 아이만을 탓하기에는 너무 많은 아이들이 그렇다. 이건 아이들의 아빠 엄마, 그리고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땀의 소중함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 땀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들에게 자유는 방종이 되지 않을까.